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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28. 11:32 흥미만만/영상의 기억

성균관 스캔들을 시작으로 한국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있다. 미국에 시즌이 있고 일본에 분기가 있다면 한국은 딱히...그런 건 없구나-_-; 일제히 다같이 시작하고 다같이 끝나는 시스템이 아니라서... 뭐 그리 불편할 건 없다. 게다가 한국은 드라마 중간중간에 광고가 휙휙 들어가는 만행은 아직 안하고 있으므로 땡큐다.



SBS에서 수목 열시에 방송되고 있는 싸인. 어제가 8화였고 총 20부작이니 절반은 더 가야한다. 박신양씨와 김아중씨가 오랜만에 드라마 나들이(?)를 했다는 점- 은 사실 나와 상관이 없지만; 부검의를 주인공으로 한 옴니버스식 추리물(이라고 불러도 되나; 형사가 한 명 밖에 안나오니 형사물이라고도 할 수 없고)? 혹은 범죄스릴러? 뭐 여튼 그런 드라마는 처음이라 거기에 의의를 두고 보고 있다.

드라마는 아주아주 전형적인 구조로 아주아주 전형적인 구도로 가고 있다. 선과 악의 대립, 권력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암투, 사건 은폐의 음모, 약간의 러브스토리 뭐 그런거. 괜찮다. 아주아주 참신한 드라마를 바라는게 아니고, 이런 드라마를 참신하게 만들 수 있는 발상과 제작 환경을 한국과 일본에 기대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본다. 돈을 펑펑 쏟아부을 수 있고 이미 CSI 등 이래저래 찍어본 미국에서는 가능하겠지.
4화 정도까지는 조금 실망스러웠는데 여성 연쇄살인범 에피소드가 진행되고 나서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드라마 첫 사건(아이돌 가수 살인사건)은 옴니버스 식 진행은 아니고 조금조금 감질나게 진행시키면서 마지막에 터뜨릴 모양인가보다. 이게 음모 구조의 핵심.  

그제어제 방송된 것도 재밌었다. 요즘에 현대물 중에 일본어 안나오는 드라마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일본 로케, 일본어 남발하는데.;;; (최근에 도망자, 매리는 외박중 등) 그런 와중에 주인공들이 갑자기 또 일본가는 건 진짜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전쟁 전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건 참신한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태평양 전쟁에 관해서 좀 더 모두의 관심을 환시키실 - 물의를 일으킬만한(?;;) 소재도 좋았을텐데 잔잔하게 마무리된 건 좀 아쉬웠지만...   

불만을 말하자면 대사가 너무 평범하고, 전개가 예측 가능하며, 등장 인물들이 너무도 전형적이고 너무도 오바하며 쉽게 소리를 버럭버럭 지른다는 점이다.
시크릿가든을 보면서 대사가, 웃기긴 한데 딱히 좋다는 생각은 안했는데 시크릿가든은 양반이었던거임 ㅠ.ㅜ 이건 뭐 대사 하나 끝나고 좀 텀이 있을 때 예측되는 대사를 말하면 배우가 그대로 말한다; 김아중이 병원에서 아버지에게 "이제 나도 다 컸어. 하고 싶은 일 할꺼야." 이건 뭐...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주어진 상황 설정에서 모두가 머리속으로 떠올릴 수 있는 그런 대사들로 꽉 차있다. 너무 아쉽다. 조금만 더 맛깔날 순 없을까. 

엄마가 프레지던트를 보느라 나는 다운받아서 보는데, 어제 잠깐 프레지던트를 보다가 대통령 부인이 하는 대사가 참 인상적이어서 그 몇십초에 홀딱 반했다. (근데 지금 잠깐 조사해보니 일본 만화가 원작이네... 그 대사도 만화책에 있으면 좀 안습인데 ㅠ.ㅜ) 어쨌든 프레지던트를 보고 싶은 마음이 확 들었는데, 싸인은 몇 십초가 아니라 몇 분 동안 보고 있다고 사람들의 귀와 머리를 자극할만한 대사가 있느냐... 전혀 그렇지 않다. 아무리 이런 드라마가 전개에 급급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대사가 재미가 없어서야...흑흑흑.

그리고 고지식하고 안하무인인 윤지훈과 뻔해도 너무 뻔한 고다경, 이 평면적인 캐릭터들 보다 전광렬씨 캐릭터가 드라마에서 제일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람을 그저 사건을 막 덮고 은폐하고 박신양과 아랫사람들한테 신경질이나 내는 캐릭터로 만들어가는 거 같아서 참 아쉽다. 국과수의 발전을 위해 해선 안될 짓도 안가리고 하는 캐릭터라면 지지와 동의를 얻을 수 있을텐데-그렇다면 그렇게 윤지훈과 신경전을 벌여서는 안된다- 그저 자기의 권력욕을 위한 거라고 하기에도 너무 그런 장면을 안보여주고... 너무 동기가 미미하다. 뜨뜨미지근한 캐릭터. 중간에 부검 실수 인정하고 윤지훈을 연쇄살인 수사 책임자로 임명할 땐 입체적인 캐릭터가 될 조짐이 보였는데... 그 변호사가 등장해서 자꾸 유치하게 협박을 할 때 마다 억지 드라마처럼 보인다. 

전광렬씨가 도대체 왜 그렇게 사건 은폐에 적극적인지를 정치권과의 연결로 풀려면 그만큼 세세하게 정치판이 돌아가는 판도를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딱히 그런것에 할애할 맘이 없나보다. 그래도 친구말마따나 국과수, 검찰, 경찰이 같이 얽힌 드라마가 여태껏 없었고 이렇게 옴니버스 식으로 사건을 다룬 드라마가... 있긴 있었을테지만 기억이 안나는 걸 보니 안드로메다로 갔나보지. 여튼 새로운 시도가 겪을 시행착오에는 눈을 잠시 감고 마저 응원할란다. 이렇게 자꾸 만들어버릇해야 더 뛰어난 수사물이 나오지 않겠느뇨.
         

 
posted by steadyoung
2011. 1. 15. 14:40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지금 다니는 어학원에서 강사평써서 문화상품권 받는 거 당첨되었다! 원래 12월 말에 받았어야 했는데 선생님한테 찾아가는게 쑥스러워서 잠자코 있었더니 쌤이 수업시간에 호명해서 드디어 손에 들어왔다. 아하하하! 덕분에 만원짜리 상품권이 떡하니 생겼으므로 모처럼 일본 문고본이라도 사볼까 서점에 갔다. 원래는 게키단 히토리의 책을 살까 했는데 얄~상하니 곰방 읽을 거 같아서 돈이 아깝더라. 그래서 요기조기 둘러보는데 내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으니 그게 바로 「これからの正義の話をしよう」

 

한국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로 번역되어 베스트 셀러 코너에 놓인지 오래~된 책이다.
한국 타이틀은 뭔가 좀 거만하다. 하지만 일본어 타이틀을 좀 보라. "앞으로의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상냥해~ ㅋㅋㅋ

남들이 다 읽는 책에는 뭔가 이유가 있고 책에 대한 평도 나쁘지 않으므로 이 책을 살까 싶어 가격을 확인해보니 엔고를 적극 반영한 가격이 아닌가 ㅠ.ㅜ 나에게 만원짜리 상품권이 있어도 부담스러운 가격이야... 
그래서 한국어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책을 훌쩍 훌쩍 보니 더더더더더 읽고 싶어졌다! 뿐만 아니라, 일본어판, 한국어판을 확인하고 나니 원서, 즉 영문판도 궁금해지기 시작한거다. 이 정도(의 유명세)면 벌써 들어왔겠지 싶어서 영어 원서 쪽을 둘러보니 아니나 다를까 떡 하니 놓여있는게 아닌가. 영제는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이다.


책장을 넘겨서 좀 읽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일본어판이랑 영어판이랑 비교하면서 동시에 읽으면 얼마나 재밌을까?!??!!!



영문판과 일본판을 합치면 약 5만 7천원. 영미원서 10%세일에, 상품권에, 몇 백원의 마일리지를 합해도 4만 5천원이다. 
말도 안되는 가격이다. 순간 머리에 스치는 생각. 돈을 조금만 더 내면 일본의 논점 2011도 살 수 있을 가격이다. 
근데 어쩌지. 너무너무 갖고 싶은거다. 지금 이 자리를 떠나면 괜찮다는 것도 알지만, 그 순간 이 책을 열심히 읽으며 영어와 일본어 표현을 비교하는 등 열공하는 내 모습이 막 상상이 되는거다. 순간 나는 모국어를 제외한 2개국어 열공녀가 된다.
영어 문장 해석이 아리까리하면 일본어판을 보면 된다! 두려울게 없다!

근데 너무 비싸다. 생각하고 또 하고, 결제하러 계산대까지 갔다가 다시 오는 등, 우유부단의 극치를 나 모르는 서점 사람들에게 마음껏 어필한 뒤 결국 사고 말았다. 내가 여태까지 보고 싶은 책 참고 식대 줄인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니... 뭐 그냥 그렇다.
요전에 50%세일하는 코트를 주문했는데 결국 물량이 없어서 환불처리 받은 돈도 있겠다! 난 정말 열공녀가 될꺼다! 하며 샀다.

집에 와서 책을 들여다보면서 생각한다. 이 무슨 짓을 했느냔 말이뇨. 
이제 와서 보니 안샀어도 괜찮을 거 같지? ㅠ.ㅠ 

근데 결국은 샀다. 기왕 샀으니 열심히 읽을 것이다. 어제 일본어판을 읽다가 「そうは問屋が卸さないぞ」라는 표현이 있길래
=엿장수 맘대로는 안된다! 를 영문판으로 확인해보니 Not so fast you greedy bastards! 라고 되어있더라. 흐음. 센스 좋군.

이런거! 이런 즐거움을 위해 산 건데, 이런 걸 즐거워하는 나는 학구적이라기 보다는 지적 허영심으로 가득찬건가 싶다.
머 실은 지적, 허영심도 아니다. 언어적, 허영심인가?

그래서 지금, 후회하는 건 아닌데, 뭐랄까... 역시 큰 지출인터라 좀, 마음도 아프고 그래.



   


posted by steadyoung
2011. 1. 3. 17:54 흥미만만/지름신 강림

내가 요즘 절약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만한 사실까진 아니고...그냥 요즘 그렇다. 반달 정도 됐다, 그니까, 보름.
근데 절약이란게, 황금전설에서 스텝이 大짠돌이 카스가(오오도리)에게 이건 절약이 아니라 버티기 생활이라고, 이건 안된다고 했듯이(비유가 좀 적절치 않죠? 일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중 하나예요. 한달 동안 얼마나 아끼며 살 수 있나. 만원의 행복을 한달동안 가정집에서 촬영한다고 보시면 돼요) 무조건 안쓰고 살아야지, 하면 스트레스로 원형탈모가 생길 수도 있으니 그때 그때 사로잡히는 물욕과 식욕에 적절히 타협할 줄 아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일단 줄인 건 특히 커피값을 포함한 식대. 커피는 커피믹스로 대신하고, 아침은 다이어트 겸해서 최대한 간소하게, 대신 두 번으로 나눠서 먹기. 점심도 간소하게, 그치만 때때로 제대로 된 식사를 할 것. 특히 영어수업이 있는 날은 테이크아웃 커피도 OK. 그리고 책 값을 줄였다. 새책은 당분간 금하고 이동도서관을 이용하고 학교 도서관 이용도 고려중이다. 특히, 패션잡지의 유혹을 끊기가 너무 힘들다 ㅠ.ㅜ 진짜 한달에 두세번 보면 마는 잡지를 일본꺼 한국꺼해서 두세권이나 사고 그랬다...;;; 그러지 말아야지.

그리고 화장품. 일단 있는거 부터 다쓰고 새로 사기. 화장품의 마수가 어찌나 강력한지. 있는데 또 사고 있는데 또 사고...
그래서 꾹 참고 수분크림을 다 쓰고, 영양크림을 드디어 다 쓰고, 지금 리프팅 크림과 클리니끄에서 받은 모이스쳐 크림 샘플을 같이 사용하고 있다. 이것도 다 쓰면 모아놓은 샘플까지 다 처리하고 구매하도록 하겠다. 푸하하하하.

그 다음이 안보는 책 정리.
책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주겠다는 헌책방을 발견해서, 고등학교 때 부터 봤던 책들중 이별해도 아쉽지 않을 거 같은 책들을 일렬종대시켜서 엑셀로 목차를 만들었다. 나름 합리적으로 가격을 매겨서 약 200000원어치의 책의 약 1/4 가격에 해당하는 견적이 나왔다. 물론 내 책을 다 사줄건 아니니까... 계획대로 굴러가진 않겠지. 근데 문제는 책 목록을 작성하고 가격을 보니 내가 갖고 있는 책이 비록 이십만원어치지만 그걸 막상 오만원에 팔려고 하니 뭔가 밑지는 장사하는 기분이 들었다. 물리적 가격은 이십만원이지만 가치는 더 있지 않을까. 근데 그걸 오만원 남짓한 돈에 팔아넘겨도 괜찮은거냐 너.
하고 되물었지만 사실 난 알고 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고, 머리에서는 싹 지워진다는 사실을.
어차피 또 안읽을꺼지만 맘에 드는 책은 다 빼놨으니 내 책장에서 잠자고 있는거 보다 바깥을 나돌아댕기는게 더 좋지 않을까.
그래도 여전히 처리를 못하고 노트북 옆에 쌓아놓고 끙끙 앓고 있다. 

그리고 포인트 모으기 하하하하!
드뎌 나도 오케이캐쉬백 대열에 동참하기로 했다. 맥스카드를 신청해서 나도 알뜰살뜰 오케이캐쉬백을!!! 원래 흥, 그런거 몇푼 안하지, 하며 초 쿨한 자세로 살아왔는데(친구가 내가 산 물건에 있는 오케이캐쉬백 쿠폰을 뜯어갈 때도 관대하게 너 다 가져~했다), 앞으로 틈틈히 모으면 커피 한 두 잔 값은 나오겠지 싶다. 지마켓에서 뭐 살 때도 적립되니 꼭꼭!
CJ가 ONE으로 통합되길래 나도 카드를 받아왔다. CGV랑 올리브영이랑 빕스랑 뚜레주르 정도는 간혹 이용하니까.


해피포인트는 던킨 덕에 잘 쓰고 있고(요즘 던킨에 잘 안가지만), 특히 새해가 되서 기쁜 건 이래저래 할인헤택이 많았으나 일치감치 끝났던 통신사 카드 멤버쉽 포인트가 드디어 돌아왔다는 것!. 푸하하하. 빵빵한 금액으로 돌아왔다. 이제 내가 그 통신사 할인해주는 편의점만 가고~! 간혹 스타벅스 갈 때 사이즈업하고! 나의 어여쁜 아이들 피자 사줄 때 피자집에서 포인트 지름질 할 수 있으며! 등.
되도록 안가려고 하는데 한달에 한 번은 가게 되는 대형마트 포인트도 그렇고.
예전에는 이런 카드들이 현명한 소비생활을 위한 비결이라기 보다는 행동을 옭아매는 덫으로 보였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위에 열거해놓고 보니 더 그렇다. 근데 그냥, 모아보려고 한다. 지치면 제풀에 꺾이겠지. 아직까지는 재밌다.

그래도 쓸 때는 쓸 줄 아는게 역시 사는 낙이지 않겠어. 맛있는 것도 먹고, 사람들 선물도 사고. 후원금도 내고 옷도 사고.
그냥 예전에 돈이 없었을 땐 어차피 산다해도 곰곰이 따져보고 샀었는데 지금은 수중에 돈이 조금 있다고 휙~사고 휙~사먹고 하는게그리 좋은 거 같진 않다. 설사 내가 이렇게 궁상맞게 굴어도 결국 쓰는 돈이 크게 줄거 같진 않지만, 그냥 뭔가,
올 한해 전체적으로 나를 확! 휘어잡고 싶은 기분이 드니 몸으로 보나 재정으로 보나 학습으로 보나 일로 보나 다방면 다각도에서 좀 더 엄격한 생활을 하고 싶다.
posted by steadyoung
2011. 1. 3. 17:14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대책없이 해피엔딩'을 읽었다.
지난 주 월요일 이동도서관 버스에서 '아! 볼 책이 없어!'하며 절규하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외쳤다. 앗-싸!
 읽고 싶어서 살까 말까 고민도 하다가 어케어케 미뤘던 책인데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김중혁씨의 악기들의 도서관을 매우 재밌게 읽었고 김연수씨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별로 안재밌게 읽어서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워낙 끈(적)끈(적)한 우정을 쌓아온 두 작가 덕에 책은 쉬리리리릭 읽힌다.
김중혁씨는 소설이 주는 느낌, 홈피가 주는 느낌, 엣세이가 주는 느낌(칼럼인가...??)이 비슷비슷하다. 키득키득 웃을 수 있는 구절이 많아서 좋다. 빡빡한 느낌이 없어 부담도 없고 그러면서도 그저 마냥 가벼운 건 아니라서 더 좋다.  
새로웠던 건 김연수씨가 김중혁씨를(물론 김중혁씨도 김연수씨를) 소위 '까기'도 하고 '쪽주기'도 하고... 재밌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네가 누구든...을 읽고 빡빡하고 답답한 아저씨라고 생각했는데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열광하며 금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금연을 하려는 시도를 하다니...그걸로 담배를 끊을 수 있다고 믿는 김연수씨는 무려 조금 귀엽기까지 했다. 

근데 매사 만사가 둥글둥글한 느낌의 김중혁씨는 너무 둥글둥글하셔서 그런지 여태까지 쓴 책이 몇 권 없다. 나야 뭐 팬이라고 하기엔 공헌한 바가 하나 없으니 뭐라 못하지만, 원래 다작하는 작가들을 한 수 위로 보는 나로서는 좀 아쉽다. 
반면에 김연수씨는 매사에 진지하시고 성실하셔서 그런가 책이 많다. 이래저래 서로 다른 점을 보자니 왜 이 둘이 친한지 알거 같기도 하고 이해가 안가기도 하고... 그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서로가 서로를 갈구는 참된 우정의 장을 몸소 체험하고 나니 두 사람에게 친근감마저 품게 되었다. 마치 내 친구인 듯. 나랑 띠동갑도 넘는데! 하지만 그리하여 여하튼 오늘 이동도서관에서 김연수씨의 세계의 끝 여자친구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이 들어 빌려왔다. 근데 과연 담주까지 다 읽을 수 있을까...
 
나도 내 친구랑 이런 책 하나 쓰면 어떨까? 서로가 서로를 갈구고 쪽주고 까고...
그런 정겹고 다정한 우정을 오래토록 간직해온 친구가 한 명 있는데, 그 친구와 나눌 이야기가....별로 없다. 대책없이 해피엔딩은 일단 영화라는 커다란 주제가 있으나 나와 내 친구는 서로 좋아하는 게 좀 다르지 않은가.
아, 요즘 그 친구가 만화책을 열심히 읽고 있으니 그에 대해 얘기해보는 것도 좋겠다. 내가 그렇게 고등학교 때 부터 재밌다고~재밌따고~ 노래를 불러온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를 이제야 읽고 감동에 젖어있는 불신녀가 나를 제인에어도 안읽은 무식한 년으로 치부하며 파닭의 파를 손으로 집어먹었던 그 순간들을 글로 옮긴다면 그건 분명....


종이 낭비인가......      
posted by steadyoung
2010. 12. 18. 00:33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오늘 이기호씨의 '사과는 잘해요'까지 다 읽었다.
이로써 무사히 이동도서관에서 빌린 책  세 권을 전부 읽고 반납하게 되었다.
근래 한 2년 동안 한국 소설을 조금씩 조금씩 읽어오면서 오늘 내린 결론.
이제 더 이상 일본 소설-특히 번역본-을 읽을 이유가 없구나!! 싶었다.
그만큼 기발하고, 발랄하고(?), 재기넘치고(?) 가벼운! 소설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

1. 컨설턴트 -임성순  
죽음의 시나리오를 쓰는 주인공의 독백. 끝에 가서 좀 허물어지는 구석도 있지만 술술 잘 읽혔다.
근데 '어쩐지' 번역본 느낌. 사용되는 어휘가 '어쩐지' 제한적이고 문장이 '어쩐지' 부자연스러운 뭐 그런 느낌이다.
예를 들면 산을 올라갈 때 모두들 많이 가는 길 딱 하나로만 가는 느낌, 그게 번역본 읽을 때 마다 드는 생각이다.
국어를 다채롭게 구사하는 작가들의 책을 읽으면 산을 갈지자로 마구마구 휘저으면서 올라가는 느낌.
남들 안간 길도 가보고, 그만큼 보이는 풍경도 다양하고 느껴지는 것도 많고, 뭐 그런 거.
대체로 나이드신 분들의 오랜 소설들이 그런 느낌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더욱 더 토지가 읽고 싶어졌다.
한국 소설이 가볍고 재밌어져서 일본 소설을 읽을 필요가 없겠다, 하고 느낀 그 시점에 
한국어의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살아있지 않으면, 내가 한국 소설을 읽을 이유가 없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는게
어쩐지 아이뤄닉~ 

2. 사과는 잘해요 -이기호
이거 읽은게 아닐까 가물가물했는데 내가 이기호씨 책 봤던 건 아직 학교 앞에 살 때니까, 그니까 2008년.
이 책은 2009년에 나온 책이니 본 적이 없는게 맞다. 소설은 글씨도 크고...장편이라기엔 좀 짧지 않나.
재미는 있는데, 뭐랄까 '내 심장을 쏴라' 생각이 많이 났다. 남자 주인공이 둘, 정신 병원이 나오고,
물론 사과는 잘해요는 시설을 나온 뒤에 펼쳐지는 이야기인데, 어쩐지 비슷비슷~한 느낌. 근데 약간 좀, 별 일이
크게 없는 느낌도 들고. 좀 더 많이 썼으면 좋았을텐데.
뭔가 여동생이 몸판다는 설정도 대충 건들다 말아서 시원찮고...
단편 소설집 읽었을 때 만큼의 몰입과 충격이 덜했다. 기대를 안했음 컨설턴트 정도의 만족은 얻었을텐데.

덧붙여, '내 심장을 쏴라'는 정말 재미있었다. 사람의 긴장도를 쥐락펴락 하는 것도 대단했다. 내가 그 때 상태가 좀 
안좋았지만 너무 재밌게 읽었다. 꼭 다시 봐야겠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얼마전에 책정리를 좀 해봤는데, '팔아버려야지' 목록에 '내 심장을 쏴라'를 넣지 않는 건 당연한 센스! 
영화화 한다는 얘길 무비위크에서 예전에 읽은 거 같은데 꼭꼭 영화로도 잘 만들어졌음 좋겠다.

3. 고령화 가족 -천명관
이게 젤 재밌었다. 늙은 엄마에 늙은 아들-게다가 백수- 이혼만 두번인 물장사 여동생, 여동생의 아빠 없는 딸.
네 식구가 모여서 구질구질 궁상맞게 살다가 막판에 다들 '제 살길'을 찾아떠난다는 따뜻한 가족이야기????!!!!!!!
첫째 아들은 전 부인 아들이요 둘째 아들만 이 아줌마 아들이고 막내 딸은 아줌마가 바람펴서 낳은 딸이다.
비록 남편과는 '사랑'이 아닌'인간적인 의리'로 살았고 사랑했던 남자는 전파사 구씨 아저씨인 속모를 아낙이지만
아버지가 어머니가 서로 다른 오십 넘은 새끼들 밥 먹이며 뿌듯해하는 누구보다도 엄마 같은 그 모습이 아직까지 눈에 선하다. 
삼류 막장 드라마에 나오는 설정들을 너무도 쿨하게 갖다 박아놨는데 그걸 하하핫~ 하고 웃을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라디오스타'적인 재미??? 뭐 그런거!
마지막에 장남의 쇼생크 탈출, 주인공(차남)의 사랑 찾고 일찾기(에로 영화 찍기), 막내 딸의 순애보 등등, 현실에도 대충
있을 법한 그런 결말을 향한 과정들 중간중간에 들어차있는 자그마한 에피소드의 재미도 쏠쏠하다.
사는게 원래, 가족이란게 원래 구질구질 궁상맞지 않는가. 내가 생각하는 가족이란 이런거다.
이기적이지만 때때로 가족도 생각하고, 가족 생각하다가도 한없이 유치해지고.
첫번 째 장편 소설 '고래'에도 관심이 생겼다.


요즘 학교 도서관에 다시 가볼까 생각중이다.
집근처에 도서관이 없다. 다들 너무 멀고 애매한 위치라 종로에서 일하다가 중간에 비는 시간에 학교까지 후딱 다녀오는게
오히려 빠를 것 같다. 1월부터는 중간 시간에 들어있던 강의가 토욜로 변경되서 실현 가능한 계획.
근데 이런 치사한 것들! 암만 졸업생이라고 해도 그렇지 따로 오천원 내고 출입증을 만들게 하고 
예치금 5만원을 맡기게 하고 3권 밖에 안빌려주다니 ㅠ.ㅜ 내가 낸 등록금이 얼만데 ㅠ.ㅜ
내가 그거 지금 갚느라 흑흑흑흑 
그래도 학교 도서관이 갖고 있는 자료를 생각하면 못할 짓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휴우우우우우.
posted by steadyoung
2010. 12. 13. 10:33 흥미만만/영상의 기억

그렇게 열광했던 성균관 스캔들도 18화까지 보니 딱 볼 맘이 사라지고
그렇게 가슴 졸여했던 도망자도 12화부터 하락세를 타더니 20화까지 의리 지키겠답시고 겨우겨우 봤다.
내가 '잘생긴 아이들'에 대한 의리보다 요~만큼 다뤄준 추리+형사 '장르'에 대한 의리를 더 챙겨 지켰다 ㅠ.ㅜ

도망자는 8화 마지막 부분, 9, 10, 11화까지 온 신경을 집중해서 봤는데
12화부터 무언가 느슨하더니 왤케 갈수록 러브라인에만 신경을 쓰는거야!
막판에는 지금 복수하기까지 시간이 20분도 안남았는데 애절한 노래나 흐르고
윤 형사가 죽은거는 별로 슬프지도 않았다 ㅠ.ㅜ헐~  왜죽었니?

아, 역시 드라마는 하나만 해야하고, 그럼 한국에서는 사랑 얘기를 해야하나 보다.

무엇보다 드라마가 애를 써서 나쁜 놈으로 만든 건 양회장인데 막판에 양회장은 어디다 확 갖다치우고
별로 비중있게 그리지도 않았던 양영준을 급 나쁜 놈으로 만든 점에 분노했다.
그럼 좀 일찍부터 나쁜 놈으로 다뤄주던가! 암만 그래도 막판에 배신 한 번 때린게 과연 드라마 초중반부를 이끌어왔던 
양회장의 악당질보다 더 분할까. 이해가 안갔다.
데니랑 그 국장님도 좀 더 된통 당했어야 하는거 아닌가.
다니엘 헤니도... 왜 나왔니 ㅠ.ㅜ 그냥 중간에 나쁜 놈으로 변하게 두지. 사랑에 절절 매는게 도통 이해가 안됐다.
이나영도 패션쇼 열심히 하고 들어간 느낌. 원래 여배우가 매력이 있어야 재밌는데, 이건 뭐 예쁜 것도 아니고 못된 것도 아니고 
착한 것도 아니고 독한 것도 아니고 지금와서는 그 나무젓가락 같았던 다리만 기억난다.
비만, 비만 그나마 건졌다 싶다.


시청률 13%라는데 13%나 봤다는게 신기했다. 나 같은 사람들이 본거겠지...흠;;
여튼 오랜만에 전부 다 본 드라마인데 이리 실망스러워서 안타깝다.
흥, 나도 시크릿가든보고 좋아할란다.

담에는 제발 러브라인은 쏙 빼고 추리만 했으면 좋겠다. 마왕에 비해 도망자가 워낙 떠들썩해서 그랬지 결국 둘다 재미없었음.
어흑. 내 스무시간.
posted by steadyoung
2010. 12. 4. 12:12 흥미만만/영상의 기억

내가 류승완 감독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멋있기 때문이다.
물론 '짝패'가 재미있었다는 것도 한 이유 할꺼고, 류승완 감독이 냈던 책이 재밌었다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어제 친구와 부당거래를 봤다.
재밌게 봤다. '배우'가 '진범'으로 밝혀지는 순간 음악이 울려퍼지자 일본의 '기묘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따라라라랏- 따라라라라랏-

난 영화보고 뭘 쓸 능력이 없으므로 내가 느꼈던 것과 가장 가까운 글을 하나 링크.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4001&article_id=63595

영화 속 인물들에게 감정 이입이 안되었던데는 다 이유가 있었군.

타짜를 보고 이런 영화로 김혜수씨가 배우로 주목을 받았다는게 굉장히 불쾌했는데,
부당거래는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여성 캐릭터가 배제되면 오히려 몰입해서 볼 수 있는 것 같다.
어디 아프리카에서 발발한 내전을 보는 느낌이었다.

posted by steadyoung
2010. 11. 3. 08:51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토욜에 북오프에 가서 책을 물색했다. 내가 건진 건, 모리나가 교수의 '연봉 300만엔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이 아니라 그걸 토대로 만든 시리즈물 중 하나. 책이 많이 팔려서 비슷한 이름으로 여러가지 기획물을 만들었다고 한다. 에잇 제길. 좋다 말았지만, 그래도 샀다. 모리나가 교수는 이제 더 이상 경기가 좋아질 일은 없다- 라는 주장을 여러가지 근거를 들어 펼치는데, 그 외에도 잘생긴 놈들이 얼마나 세상 살기 편한 줄 아느냐, 그러므로 '훈남세'를 걷자, 뭐 이런 얘기도 하고 다닌다ㅋㅋ
그거랑 내가 싸랑하는(난 싸랑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미타니 코키의 에세이집. 이 시리즈 벌써 6권인가 7권째다. 몇 권만 더 모으면 고지가 눈에 보인다+_+ 3000원에 get!한 내 눈알을 칭찬해줬다.
그리고 다카무라 카오루의 에세이집. 남성적인 문체(여자이다)로 극도의 리얼리티를 살린 추리소설 어쩌구 저쩌구 하고 폭소문제의 오오타가 절찬을 해놨길래 소설을 살까 했는데 다들 너무 길거나 비싸거나 한 권만 있거나...그래서 에세이를 샀다. 이게 도통 쉽게 읽힐 것 같지 않은 글이지만, 그래서 샀다. 보고 좋으면 본격적으로 소설 입문!해야겠다.

얼마전에 '일본의 교양'(NHK) 방송 중 작년 7월 분을 보는데 우라사와 나오키가 나왔다.
내가 몬스터를 읽은 건 중학교 때. 뭔 말인지 잘 이해는 안가지만 그래도 끝이 궁금해서 다 읽었다. 다시 읽은 건 23살 때. 마지막에 엉엉 울면서 봤다. 이거 이미 우리나라 영화쪽에서 판권 구입한 걸로 알고 있다. 만들껀가. 어떻게 만들꺼지. 궁금하다.
20세기 소년은 한 권 한 권 나올 때 마다 전 내용이 기억 안나서...지금도 결말이 기억나지 않는다;;; 언젠가 완독해야겠다, 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방송에서 본 우라사와 나오키가 너무 인상 깊어서 북오프 만화 코너에서 얼쩡대면서 그의 만화를 찾았다.
몬스터도 20세기 소년도 절반 정도 있었다. 뭐든 다시 볼 맘이 있는지라 고민을 하는데 옆에 플루토가 놓여있는거라. 흠. 플루토는 한 번도 보질 않았고, 1~8권까지 한 권도 안빠지고 있길래 큰 맘 먹고 전부 다 샀다.
결국 그 날 집에 돌아와서 8권 중간까지 보고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마저 봤는데 세상에!!!!!!!!!!! 8권이 끝이야 ㅠ.ㅜ ㅠ.ㅜ
너무 빨랑 끝난 거 아냐 ㅠ.ㅜ 책 마지막 장의 END를 믿을 수 없는 눈으로 노려봤다. 이 END는 이 책'만' 끝났다는게 아닐까. 아니다.
아, 9권이랑 10권은 나왔으려나 나왔으면 그냥 한국어판으로 사서 보는게 낫겠지 하고 행복한 고민에 젖어있던 시간들, 돌려도- 흑흑.
적어도 10권은 넘었어야지- 흑흑흑.

플루토는 재미는 있는데 휘릭 끝나버려서 뭔가 허전하다. 

플루토가 갖는 의의는 사실, 잘나가는 만화가 우라사와가 그린 최신작이라는 거 외에, 그가 스승으로 여기는 '테즈카 오사무'(아톰을 그린 아저씨)와의 '합작'이라는 점이다. 물론 같이 그린 건 아니고, 테즈카 오사무의 '아톰'이 우라사와의 말끔한 그림체로 우리 앞에 다시금 나타난 것이다. 위의 그림 참고.
헐리우드에서 영화화하기로 했단다. 

간단히 우라사와 아저씨 이야기를 하자면, 만화를 굉장히 좋아했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만화가 별로 인기가 없는 걸 알고는 이 길로 간다는 건 불행속으로 뛰어드는 거 같아 편집자를 하기로 결심. 면접 볼 때 편집자들의 눈에 내 만화가 어떻게 비칠지 궁금해서 가지고 간 그의 작품을, 때마침 만난 어느 편집자(지금의 편집자)가 괜찮은데? 라고 한 걸 계기로 만화가가 되었다.
자신은 비주류의 작품을 그리지만, 그게 주류가 되는 그 시기와 맞물려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된게 아닐까. 그래서 원래 비주류여야 할 인간이 주류에 있으니 참, 이것저것 힘들다, 고 토로한다.
폭소문제(방송에서 진행&대담을 맡는 개그콤비)가 이렇게까지 새로운 발상과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만화 이외의 매체를 통해 그걸 펼쳐보고 싶은 욕구는 없는지, 라고 물어보자, "내 특기는 만화라서" "만화에서 영상쪽으로 넘어가는 걸 사람들은 '진출'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아니다. 만화는 만화일 뿐" "나는 만화를 예술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멋대로 만화를 예술 취급하는 건 싫다. 사람들에게 있어서 만화란 그저 고작 기껏해야 만화- 라는 인식으로 족하다."

아저씨 말도 잘하고. 만화도 재밌고. 머리도 부시시하고. 좋다.
흠, 신작 기다려용.


posted by steadyoung
2010. 10. 30. 15:08 흥미만만/お笑い

お笑いコンビ「爆笑問題」の太田光さんが29日、作家デビュー作となる短編集「マボロシの鳥」(新潮社)を出版し、会見を開いた。太田さんは「小説家になるのは夢だった。(世間の評価が)ダメでもいい本が出せたという気持ちになれた。あとは死んでもいいや」と喜びを語り、「売れたら爆笑問題をやめて、小説家一本でいくか?」という質問に「あります。印税生活は夢なので」と即座に回答していた。

오와라이 콤비 '폭소문제'의 오오타 히카루가 29일, 작가 데뷔작이 되는 단편집 '환상의 새'(신조사)를 출판, 기자화견을 열었다. 오오타씨는 [소설가가 되는 게 꿈이였다. (사람들의 평가가) 형편없다 하더라도 좋은 책을 냈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제 죽어도 좋다]고 기뻐하며, [소설이 잘 팔린다면 폭소문제를 그만두고 소설가로서만 활동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즉시 [그럴 수도 있다. 인세생활은 꿈이였기 때문에]하고 대답했다. 

「マボロシの鳥」は、芸人の一瞬の輝きを一羽の鳥に託した表題作、砂漠とテロの国で守りたいものを問う「奇跡の雪」、いじめに遭う高校生のプライドを描く「ネズミ」など、太田さんが1年半かけて書きためたという短編9編を収録。四六判で292ページ、1575円。ビートたけしさんや作家の角田光代さんらが帯に推薦文を寄せている。

[환상의 새]는 게닝의 빛나는 한 순간을 한마리의 새로 표현한 타이틀 작품 [환상의 새], 사막과 테러의 나라에서 지키고 싶은 것을 묻는 [기적의 눈], 왕따를 당하는 고등학생의 프라이드를 그린 [쥐] 등, 오오타씨가 1년 반에 걸쳐 써내려간 단편 9편을 수록했다. 46판으로 292페이지, 1575엔. 비트다케시(키타노 다케시가 게닝으로 활동할 때의 예명)와 작가 카쿠타 미츠요씨의 추천문이 실려있다.   

 「芸能界きっての読書家」という太田さんは、周囲から批評がないとぼやいた後で、「(批評してほしいのは)村上春樹さんで、大ファンです。村上さんより早くノーベル文学賞をいただきたい」とジョークを飛ばしながら、「全部読んでいます。ぜひ感想を」と呼びかけていた。(毎日新聞デジタル) 

[연예게에서 제일가는 독서가]로 알려진 오오타씨는 주위에서 비평을 해주지 않는다며 투덜거린 뒤 [(비평을 해줬으면 하는 사람은) 무라카미 하루키씨로, 열혈팬이다. 무라카미씨보다 빨리 노벨 문학상을 받고 싶다]는 농담에 이어 [전부 읽고 있습니다. 부디 감상을 말해주세요]하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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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내가 싸랑하는 오오타씨가 드뎌 소설책을 냈다. 읽고 싶다+_+
근데 무라카미 하루키 싫어하는 거 아니었나? 그 때 인물에 인간미가 없다고 깐 건 그럼 누구였지... 분위기가 딱 무라카미 하루키였는데;; 저게 농담이라면 감상을 말해달라는 건 완전히 도전장에 가까운데ㅋㅋㅋ 진짜 좋아하나? 흐음. 의문이다.

  

posted by steadyoung
2010. 10. 28. 00:08 흥미만만/영상의 기억

토욜날 도망자 재방송을 최큼 봤다. 보는 내내 느낀 건 비는 정말 안잘생겼다는 것과 이나영 눈은 금방이라도 눈알이 쏟아질 것 처럼 큼지막하다는 거? 어쩜 인간의 눈이 저래? 불공평해요!!!! 흥. 미용실에서 머리하면서 본거라 대충 봤는데 마지막에 형사 도수(이정진)와 누명을 쓰고 잡힌 지우(비=정지훈)가 취조실에서 주고받는 대화가 인상적이었다. 너같이 쉽게 포기하는 경찰 때문에 나처럼 포기 못하는 탐정이 생기는거야!!!  
친구가 '드라마 때깔이 죽인다'고, '대사 센스 작렬'하면서 재밌다고 하길래 겸사겸사 다운받아서 첨부터 다 봤다.
감상?

드라마 때깔 죽이고,
대사 센스 작렬하며,
재밌다. 아악! 너무 흥미진진하다.

해외 로케도 같이 작렬하는 바람에 현란한 비주얼에 눈이 좀 아플 수 있다. 그리고 주인공들은 뭘 다 그렇게 멀티 랭귀지 구사자들이셔.
다들 중국어 한국어 일본어 영어 하고 싶은 말 맘대로 하고 다 알아듣기까지 하는 센스!
이나영씨는 김기덕 감독 영화에서도(비몽?) 오다기리죠랑 넌 일본말 하쇼 난 한국말 할께! 한 적이 있어서 익숙할지 모르겠지만, 시청자들은 조금 어이가 없었을테다. 일본인 빼고 나머지 출연자들의 일본어도 어색어색. 내가 우헤하라 다카코를 한국 드라마에서 볼거라고는, 10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는데... 뭐, 어쨌든. 
근데, 근데, 근데, 그런게 더이상 흉으로 잡히지 않을만큼 정말, 재밌다. 재밌다는 말 만으로 부족해서 본인의 저렴한 언어구사 능력이 죄송할 지경으로 재밌다. 흑흑. 본격적으로 흥미진진해진 건 8화부터고, 오늘 9화 완전 온 몸 짜!릿짜!릿 떨면서 봤다. 악!


지난 주 까지는 대물을 봤는데...  그건 1,2화에서 소름끼칠 정도로 사람들의 눈물을 쏙 뺐던 고현정씨 연기가 너무나 압도적이라 나도 모르게 채널을 고정한건데, 뭐랄까... 갈수록, 대사가 사람 손발 오그라들게 만든다. 국수 먹는 고현정씨 보고 '으음 언젠가 내 적이 될거라는 예감이 들어'라고 나지막하게 말하는 차인표씨의 대사가 압권. 손발 제대로 오그라들었다. 그리고 화제가 되었다는 비속에서의 유세 장면의 고현정씨는, 뭐랄까 10문제짜리 퀴즈 보는데 한달 밤새서 공부해온 학생 보는 것 마냥 마음이 아팠다. 
연기 능력을 대사랑 시츄에이숑이 못따라가는 것 같아서 보기 민망하더라. 그래도 워낙 스토리 전개가 빠르니까 보고 있으면 롤러코스터 타는 기분이라 재미가 없진 않고, 오랜만에 기름기 쏙 뺀 권상우씨가 넘 귀여워서... 그냥 볼까 했는데 월욜에 도망자 전부 복습한 뒤 오늘부터 도망자로 갈아탔다.

약 일주일동안 빠져살았던 성균관 스캔들은, 사실 재밌는 드라마라고는 차마 못하겠고 ㅠ.ㅜ 아이들이 워낙 싸랑스러우니까 열심히 보고는 있다. 근데 사실 캔디 스토리, 성장 과정의 비화, 키다리 아저씨(=걸오) 뭐 그런 컨셉들이 고전적으로 들어차있어서 이번주는 조금 힘이 빠지더라. 무엇보다 이것들이 이제 대놓고 연애질을 하는게! 흥흥! 서로서로 끌리기 전 까지가 딱 재밌었는데!! 걸오는 게다가 새됐다. 윤식이는 유천이한테 뺏기고 미워했던 아버님도 실은 아군이었고 흑. 작가님, 걸오도 고백하게 해주세요. 좀 더 와일드하게! 좀 발산시켜달란 말예요! 하고 울부짖으며 봤다. 어젠.
  
근데 이 '드라마', 너무 완벽하다. 
안다, 나도. 내가 형사랑 살인 사건이랑 탐정 뭐 그런 것들 나오는 드라마에 심하게 열광하고 과하게 좋아하는거. 근데 그래서 봤던 '마왕'(주지훈, 신민아, 엄태웅)은 결국 중간에 재미도 없고 긴장도 없어서 때려쳤는데 도망자는 정말 말그대로 '흥미진진'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가장 좋은 건 선악의 구도가 정형적이지 않다는 것, 그리고 가장 매력적인 건 캐릭터들이 자기 욕심 때문에 움직인다는 것.

대물처럼 나쁜 놈들이 대놓고 나쁘게 굴어주면 드라마 유치해지는 거 시간 문젠데, 도망자는 이 놈이 나쁜 놈인지 저 놈이 나쁜 놈인지 이 놈이 무슨 생각하는지 계속 생각하게 만들어주니 유치할 겨를이 없다. 나쁜 놈으로 보였는데 착한 짓도 좀 하고, 착한 놈인줄 알았는데 못된 짓도 좀 하고, 바보 같다고 생각했는데 똑똑한 짓도 좀 하고, 내 편인 줄 알았는데 배신도 좀 하고, 그런 다양한 캐릭터들이 양념처럼 골고루 박혀있다.
그리고 그런 캐릭터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목적과 동기도 쌈박하다.
악보다 돈!
무슨 대의명분이 있는 것도, 태어났을 때 부터 나쁜 것도 아니라 그저 돈, 일뿐. 그게 훨씬 설득력 있다.
대물은 자꾸 클린 정치를 하겠느니 언론이 그러면 안된다느니, 그런 きれいごと를 직설적으로 대사에 실으니까 자꾸 간지러운거다.
도망자는 간단하다. 양회장을 움직이는 건 돈이고, 경찰이 움직이는 건 그들이 공무원이기 때문이며, 도수를 움직이게 하는 건 지우와의 대결에서 자꾸 패해서 상하는 자존심이고, 윤형사가 거침없이 뛰는 건 도수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지우(비)가 진이(이나영)를 지키려는 건, 지우 말대로 그녀가 'VIP 고객'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끌리고 있는 건지, 아니면 카이(다니엘 헤니)에게 지고는 못살겠는 남자의 자존심인지, 그녀를 자기 것으로 만든 카이에 대한 질투인지.
클로즈업한 비의 얼굴에서 만감이 교차한다. 나는 그렇게 보였다. 그렇게 느끼게 만든 드라마의 힘에 감탄한다.
명예욕, 물욕, 지고는 못사는 승부욕, 그런 욕심들이 수컷들의 자존심에 업혀 한바탕 요란한 싸움을 일으킨다. 그 어떤 대의명분이나 사회 교과서에 실려있는 것 같은 말들은 필요없다. 사람을 움직이는 건 그런 거창한 말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보고 있으니 흥겹다. 누가 이길까?

9화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컵라면을 먹는 지우와 진이를 보자니 둘이 사랑을 느끼게 된다면 그것도 무리는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지우가 몸이 좋아서도 아니고 진이 눈이 엄청나게 커서도 아니고 지우가 몸을 던져 진이를 구했기 때문도 아니고 진이 다리가 젓가락 처럼 가늘기 때문도 아니고. 그저, 별이 쏟아질 것 같은 밤에 같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컵라면을 먹었으니까. 쓸데없는 얘기를 나누면서 키득댔으니까. 그 어떤 놈도 믿을 순 없지만 비참한 진실이 행복할리 없는 거짓보다 아주 조금은 낫다는 것 만은 함께 믿으니까.

지우랑 진이, 러브라인 받아들일 태세 준비 완료!

뭐 그 외에 잔재미도 많다. 대사도 다 너무 주옥같다~. 센스로 똘똘 뭉친 대사들을 서로 알차게 주고 받는 덕에 오랜만에 귀가 호강한다. 나쁜 놈일 거 같은 국장님의 버럭버럭은 너무 웃기고 ㅋㅋㅋ

흑, 대물에게 지지 말았으면 좋겠다. 
대물한테 지기에는 너무 아까운 드라마고, 대물이 도망자를 물리칠 만큼 재밌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안든다. 
화이팅!  


......................나 요즘 한가하다. 그래서 안 본지 10년 된 한국 드라마를 것도 리얼타임으로 보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그 십 년간, 남들 다 봐도 나는 모른다는 포스로 일관해온 지나간 명작들 다 볼 기세다.
posted by steadyoung
2010. 10. 19. 00:11 흥미만만/그나 그녀들

성균관 스캔들을 보고 열광하느라 소리를 좀 질렀더니 온 몸이 다 흥분을 했다. 아, 내일이 대박일꺼 같다ㅋㅋㅋ
지금으로부터 23시간을 또 언제 참누 ㅠ.ㅜ 내가 정신건강과 생활 주기에 영향이 막심해서 한국 드라마를 안봤던건데...ㅠ.ㅜ
성균관 스캔들 보고 나면 당분간 안녕이다.

유아인이 좋아서 앤티크랑 좋지 아니한가를 보려고 하는데 이게 도무지 구할 수가 없다. 앤티크는 dvd를 사자면 살 수 있는데 좋지 아니한가는 없어!!!! 앤티크 보다는 좋지 아니한가에서의 유아인이 더 대박일 거 같은, 예감이 인터뷰 영상보고 들었다. 영화가 보고 싶다!!!!!!!!!!!!!!!!!!!! 정윤철 감독이랑 정성일씨가 대담을 한 걸 찾아 읽으니 더 몸이 달았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내가 이렇게 영화를 보고 싶어 했던 적은, 추격자, 마더 이후로 오랜만이다. 흑흑.

그래서 어제 이 '요즘 헬스도 내팽게친 게으른' 이 몸이 친히 dvd를 빌리러 예전 기억을 더듬어 옆옆옆옆 단지에 있는 상가에 갔는데 폐점하고 떡볶이 가게가 생겼더라. 아 이 어찌 '안'좋지 아니한가. 영화 하나 보기 참~ 힘들구만. 남들은 다운 받아서 잘도 보던데, 난 도무지 다운 사이트에서도 찾을 수 없고 돈 주고 살라고 해도 안팔고 정녕 어찌하란 말인지. 
오전 근무하는 학원 앞에 dvd 룸에 갈까 하는데, 그건 최후의 수단이다 ㅠ.ㅜ dvd룸은 남친이랑 가는 곳인데!!! 거기도 혼자 다녀 버릇 하면 난 세상에서 혼자 못할게 없어진다. ㅡ_ㅡ; 여튼 온 동네에 있는 dvd 대여점 씨를 말릴만큼 컴터가 영화 보급소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거 같은데, 왜 나는 못찾는걸까...OTL

어제 무비위크를 막 뒤져보니 고이 모셔뒀던 앤티크 표지 무비위크가 있었다. 흐하하하하. 안버리길 잘했다. 오덕 취미와 원작 존중의 의미로 냉겨둔건데 나름 선견지명이랄까. 하하하하. 2년도 더 된 영화라 잡지가 조금씩 바래져 있었다. 한장 한장 두근두근하며 넘겨 손바닥 한뼘 될까말까한 유아인 인터뷰를 쪽쪽 빨아 읽었다.

원래 빠져들면 단기속성으로 모든 걸 조사하고 열광한 뒤 제 풀에 기운이 꺾여 시들해지는 타입이다. 대신 한 번 붙인 '정'이 있으니(내 일방적인 정이지만 ㅋㅋ) 꾸준히 두고두고 좋아하는 편이다. 유아인도 휘리리리릭 조사했는데 트위터, 라는 걸 하더군.
일본 게닝들이 줄기차게 트위터를 하는 통에 블로그가 시들해지는 걸 맘 아프게 바라보면서도 트위터는 가볼 생각을 안했는데 유아인 덕분에 좀 살펴봤다. 도통 모르겠다. ㅠ.ㅜ 뭐가 유아인이 하는 말이고 뭐가 유아인이 하는 말이 아닌거지? 누가 좀 가르쳐줘요 ㅠ.ㅜ
그래도 그렇게 한마디씩 톡톡 하는 건 좀 성미에 안맞다. 난 산문이 좋다. 길이가 제법 있는게 좋다. 트위터는, 너무 짧다.

그치만 나도 아직 젊긴 젊은지..ㅋㅋㅋ 신기종과 신문물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거 비오는 날 전화 한 번 받았다고 전화기 소리와 알람과 dmb 소리 전부 안울리는 마당에 이참에 나도 아이폰으로 갈아탈까, 라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근데 어제 산케이 신문에서 삼성이 갤럭시로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는 기사를 읽어서 그럼 갤럭시는 뭐지 싶어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왈

"선배가 그러는데 아이폰이 포르쉐면, 갤럭시는 그랜저래"

미끄러지듯 달렸던 포르쉐의 승차감을 떠올리니, 아이폰이 갑자기 사고 싶어졌다. 허나 이몸은 핸드폰 2년 약정이 만료되는 시점에 한국을 뜰 생각인데 결국 다 사치다 싶다. 고이, 접자.

근데 미니홈피도 그렇고 트위터도 좀 살펴봤을 때 유아인군, 너무 진지한 구절들이 써있길래 깜놀이었다.
그냥 사진만 올리거나 가만히 있어도 땡큐인데, 그런 미끼들은 나를 또 쓸데없는 공상에 빠지게 만든다. 

나는 무겁고 진지한 걸 젤루 경계한다. 무겁고 진지한 인간 치고 내 맘에 든 적이 없다...라고 할 만큼 진지한 인간도 사실 주변에 없었고 많은 사람을 겪어본 건 아니지만, 대체로 무겁고 진지한 인간들은 그런 '척' 할 뿐, 결국 그들이 경멸하는 '가볍고 아무생각 없는' 인간의 한심함보다 더 못난 성격을 갖고 있었다-는게 내 감상평이다. 쿠도칸을 좋아하는 이유, 쿠도칸의 드라마가 반짝반짝 빛나는 이유, 쿠도칸의 드라마를 폄하하는 이들을 사랑할 수 없는 이유(-친구 블로그에서 잠깐 차용ㅋ) 뭐 그런거랑도 일맥상통하다.

무거운 주제일수록 가볍게, 일상적으로, 늘 그랬던 것 처럼, 아무렇지 않게 쓰윽 언급하고 넘어가돼, 지속적인 행동으로 보여주는게 제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게 봉사가 됐든, 정치가 됐든, 인간의 도리든 뭐든. 비웃음의 영역에 있는 것들을 웃음의 영역으로 끌고오는 김제동씨나 김미화씨를 볼 때 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도 그런거다. 지나치게 감상적이지도, 감정적이지 않으면서도 영악하지 않을것.

유아인군의 혈기 넘치는 짧은 구절들과 일련의 사건들을 훓어보니 참으로 젊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또 세상을 다 산 거 같지만-_-;; 두살 많을 뿐 별 차이없다 ㅋㅋㅋㅋ)
근데 대중 앞에 서는 이들의 직업이 워낙 자기 자신을 그럴듯하고 매끄럽게 포장하는 일이라(부정적인 뉘앙스로 말하는거 아님 그게 일인 사람들이니깐) 어디까지 신뢰해도 될지 잘 모르겠다. 쿠보즈카 요스케가 자기 홈페이지에 편파적인 뉴스를 일삼는 후지 테레비 의 뉴스를 보이콧하자는 포스팅을 올렸을 때, 거기에 드러나는 그의 가치관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낼 수 있는 건 그가 내 몸이 아플 정도로 삶을 힘들게 빙빙 돌며 그러나 즐겁고 열정적으로 살고 있는 걸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게 거짓이라면 그렇게 느끼게 만든 그의 정성이 대단해서라도 눈 감고 싶고.

뜨뜻한 온돌처럼 좀처럼 꺼지지 않고 언제까지고 따뜻한 돌덩이가 내 가슴에 있길 바라는 것 처럼
너무 뜨거운, 핫!한 유아인군의 진심이 언제까지고 불타오른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치만 아니라면, 살짝 잦아들어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오늘도 해본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에서 계속해서 보길.

posted by steadyoung
2010. 10. 14. 20:23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자주 들르는 블로그에 재밌게 본다는 말이 있길래, 일본어 강의 끝나고 찾아봤다. 정말 재미있었다.
5화인가 볼 때는 눈물도 찔끔 나왔다.
감탄이 절로.

무릇 만화란 습한 냄새가 나는 누릇한 종이로 된, '대여점'출신의 책을 이불에서 뒹굴며 봐야지 제맛이지,
컴터로 클릭질이나 하며 보는 것이 아니여~하는게 내 신조였는데
이리도 간단히 빠져들줄이야. 남들이 재밌다고 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

근데 시끌시끌 말이 많은가보다. 그런 얘기를 자주 접하다보니 진짜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오늘 내용도 휘리릭 빠져들며 보는데, 구설수 오르기 좋은 내용이라는 생각이 문득 스쳤다. 몹쓸 생각이다.

사회를 풍자하기 위해, 무언가를 비판하기 위해 치밀한 계산을 해서 그렸다기 보다는
강풀씨의 눈에 보이는 한국이란, 지금의 현실이란 그런게 아닌가 싶다. 그니까, 있는 그대로 그린거 아님?
직설적인 대사가 많아서 공격적으로 느껴지긴 해도 '당신의 순간'을 읽고 있을 때 우선 마음에 와닿아야 할 부분은

이를테면, 여자네 집에 가져다 주려고 열심히 신문을 '쓰고 있는' 남자의 아련한 등짝에 가슴 한 구석이 찡해지는거,
뭐 그런거 아닐까. 
좀비 이야기 치고 개연성이 없다느니, 현실 비판에 대한 불쾌함 뭐 그런거 보다도 말야.
posted by steadyoung
2010. 10. 14. 20:09 흥미만만/그나 그녀들


내가 유아인에게 빠졌단 사실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쿠-궁.

2007년 인터뷰.




posted by steadyoung
2010. 9. 24. 08:48 흥미만만/영상의 기억

 내가 최근에 본 일본 드라마는.... 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최근에 본 드라마가 별로 없다. 성격상 드라마는 한 번 보면 끝장을 봐야한다. 드라마를 한 번에 다 보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니까 쉽게 볼 수 있도록 흥미진진한 드라마가 아니면 중간에 그만둔다. 재밌게 봐도 보는 내내 허리 아프고 삭신이 쑤신다. 힘든 일이다.
 그리고 요즘 드라마는 대체로 볼 맘이 안난다. 꾸준히 드라마를 보는 친구 말을 들어보면 분기 당 재밌는 드라마가 반드시 한 두개는 있던데 한살 두살 나이를 먹을 때 마다 옛날 노래가 좋고 옛날 드라마가 좋고 그런걸까. 근데 어제 2NE1 CD를 살까말까 고민하고 오늘 출근하는 전철에서 박재범이 있을 때의 2PM 무대를 보면서 감상에 젖는 걸 보면 난 아직 철이 덜들었거나 뼛속까지 대중문화를 사랑하는 대중임에 틀림없다. 

그저께, 가장 우려했던 방식으로 추석을 보냈다. 일어나서 밥먹고 프렌즈를 복습하다가 12시부터 일드를 보기 시작했다. MOTHER이라는 드라마. 이건 프리토킹 쌤이 추천해준 드라마로, 보는 내내 울었다. 중간부터는 우겨넣은 전들이 일으킨 소화불량에 눈물을 너무 흘려댄 까닭인지 두통까지 몰려와서 다 본 뒤 두통약과 소화제(환)을 씹어먹었다. 엄마가 손을 따줬다.

이야기는 약 한달 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프리토킹 시간에 일본 고령자들이 생존여부 문제를 다룬 적이 있다. 당시 일본의 최고령자로 알려진 여성의 행방불명을 계기로 조사가 시작됐는데 다른 고령자들 또한 사망했거나 혹은 그 행방을 알 수 없는 게 문제가 되었다. 가족들이 연금을 타기 위해 신고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포함해 관공서의 태만한 업무가 입방아에 올랐다. 하지만 정작 내가 그걸 다룬 일본 뉴스를 보고 놀란 건 최고령자 여성 가족의 인터뷰를 봤을 때였다. 

인터뷰를 받은 건 최고령자의 딸이었는데, 딸이라고 해도 이미 나이가 70이다. 어머니 어디가셨냐고 묻는 리포터의 질문에 몰라요- 하고 문을 닫았다. 어머니가 100살이 넘었는데 지금 시점에서 모르면 행방이 아니라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른다는 말이다. 죽었으면 어떡하지? 누가 장례를 치뤄줬을까? 아무리 그래도 부모의 생존 여부는 알아야하는거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꺼내자 쌤(일본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다.  그런가요?
오랜 세월 동안 연락을 안했다면 이제와서 가끔이라도 연락을 취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애시당초 애정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면 아무리 자기를 낳아준 사람이라도 소원해지는 건 당연하지 않나요?
뭐 요약하자면 그런 말이었다.

아무리 부모 자식의 관계라지만 안맞는 경우도 있고 개인의 사정이란게 있으니 함부로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부모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알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살아있는 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어도 장례를 치루거나 장례에 참여하는게 도리라고 본다 뭐 내가 말한 건 대충 이런 내용이다.
그 다음 시간에 쌤은 다른 사람들에게 이 문제를 물어봤나보다. 근데 다들 나와 비슷한 얘기를 했겠지. 그랬더니 얼마 뒤 수업 시간에 다뤄진게 바로 이 드라마였다.

Mother은 일본에서 심심찮게 일어나는 아동학대를 다룬 드라마이다.
삼십 대 중반의 여자 주인공이 홋카이도 무로란에서 재직하던 학교에 조금 특이한 여자아이가 한 명 있다. 알고보니 친모와 친모의 동거남에게 학대를 받고 있었다. 어느 날 아이가 검은 비닐 봉지에 쌓여 버려진 걸 발견하고는 집으로 데리고 오자 아이는 '아기 포스트(그냥 버려지는 아이가 죽는 걸 방지하기 위해 병원 등에 설치되었다. 아이를 놓고 가면 자동적으로 벨이 울리고 사람들이 아기를 데리고 간다)'에 가고 싶다고 말한다.
결국 여자 주인공은 아이가 사고로 바다에 빠져 죽은 것 처럼 일을 꾸미고 몰래 도쿄로 데리고 온다. 여자는 자기 집에 연락을 하거나 '페를 끼치는 걸' 극도로 꺼리는데 사실은 입양된 아이기 때문이다. 친모에게 다섯 살 때 버림받은 기억을 갖고 있다. 그 후 2년 동안 고아원에 있다가 여자를 지극 정성으로 돌보는 어느 어머니의 집에 입양되었다. 이 여자가 아이와 함께 지내는 동안 우연히 친모와 재회를 하는데, 여자는 한동안 자기의 친모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채 자기가 버려진 사실을 털어놓기도 한다.

쌤이 회화시간에 이야기한 건 그 여자아이를 학대한 친모의 이야기였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 아직 아이의 아버지가 살아있고, 아버지가 죽은 뒤에도 몇 년 간 열심히 일하고 아이를 키웠던 친모가 학대하는 사람으로 변하게 된 과정이 짤막하게 그려져 있다. 생활고에서 벗어날 수 없고, 의지할 사람이 없고, 떼쓰는 아이를 혼낼 기력도 없어진 상태에서 한 번 버리려다가 실패한다. 그러던 중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같이 살게 되고, 그 남자를 잃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남자의 학대를 눈감게 되고 자기도 학대를 하게끔 발전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의 친모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새로운 관점에서 그린 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쌤이 그 여자 주인공의 친모 이야기는 쏙 뺐지 뭐야! 그 드라마는 결국 여자 주인공이 학대받은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자기를 버린 친모와의 관계를 회복하는데 중점을 둔 드라마였다. 그리고 그 친모가 여자를 버린 이유 또한 엄마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딸에 준, 자기인생을 희생한 결과의 다른 이름이었다(딸이 다섯 살 때 폭력적인 남편을 살해해서 엄마가 불을 지르고 자기가 했다고 밝혀 형무소에서 복역함).

결국 이 드라마는 아이의 친모처럼 아무리 힘들고 아무리 외로워도 그보다 더한 상황(여자 주인공의 어머니)에서 자기 자식을 지켜낸 사람도 있는데, 하는 대비구도를 통해서 어머니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식을 지키는, 지켜야하는 존재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이 '자식을 버렸다'고 해도 그 속사정은 다르다는 것. 자식과 부모란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야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 아니었을까.

쌤이 왜 mother을 나와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됐는지 궁금하다. 딱히 쌤이 몰인정한 사람인 것도 아니다. 내가 유별나게 도리를 중시하는 인간인 것도 아니다(엄마가 고등학교 때 넌 애가 냉정하다고 뭐라 한 적이 있다;;).
쌤은 다른 사람의 사정을 모른채 그저 부모를 모른채하는 자식은 나쁘고 자식을 버린 부모는 나쁘다고 말하는 건 가벼운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다르다. 그 가벼운 생각들의 이루어진 아주 얇은 보호막은 이대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에서 부모 자식간의 관계만큼은 설사 그게 가벼운 생각이라고 해도 당연히 서로를 사랑해야만 하는 관계로 남아있으면 좋겠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비난하는 건 좀 더 조심스러운 일이다. 다만 부모 자식간의 도리를 지키려는 풍조가 암묵적으로 당연시되고 있는 지금 이 사회가 나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아닌 사람들도 많이 있는거 안다. 쌤은 내가 집안이 어려웠어도 부모님한테 사랑받고 컸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갖게 된거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이 성인이 된 이상은, 자기를 낳아준 사람을 부정하기 보다는 되도록 인정하는게 맞다고 본다. 내가 어렸을 때 돈 없었다고 언제까지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부모가 날 버렸다고 원망만 하기에는 자기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을까. 

엄마를 보며 든 생각이다. 아버지를 용서한.
드라마는 내내 울었지만 결국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 드라마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아역이 연기 넘 잘한다. 오히려 저렇게 어린 애들이 연기하는 게 정신 건강에 더 안좋지 않나....
   

posted by steadyoung
2010. 9. 10. 11:51 흥미만만/생각 해봐요
아침 다섯시에 일어나는 생활도 어느덧 5개월이 다 되간다.
첨엔 온갖 부지런을 떠느라 네시 반에 일어나서 아침도 먹고 나갔는데 한달도 안되서
20분도 안되는 시간에 모든 준비를 다하고 나갈 수 있게끔만 일어나게 되었다. 아침밥은 무슨-_-

8시에 수업이 끝나면 배가 고파서 뭔가 먹어야 하는데 근처에 문을 여는 식당도 별로 없고 밥 한끼 먹으면 적어도 4000원이니까, 커피 마시고, 또 12시 넘어서 출출해져서 빵이든 뭐든 사먹을거 생각하면 결국 오전에만 약 육칠천원을 밥값으로 쓰게 된다. 그래서 내가 주로 애용하는 곳이 편의점과 맥도날드.
불과 2~3년 새에 편의점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많아졌다. 2500원대의 도시락, 1800원대의 샌드위치,
1200원대의 김밥 한줄, 700원대의 삼각 김밥과 빵 등등 저렴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게 많아서 매번
뭘 고르면 좋을지 고민하면서 사먹었다.

그리고 맥도날드의 맥모닝 세트! 다국적 기업 만세다. 3000원이면 커피 한 잔, 맥머핀, 그리고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해쉬브라운! 너무 풍성하다 ㅠ.ㅜ 뜨듯한 커피까지 포함된 가격이란게 고맙다.
첨에 며칠 먹고 질려서 편의점으로 바꿨는데 역시 맥모닝 세트만한게 없어서 담날부터 질리지도 않고
약 한달을 맥모닝으로 버텼다. 근데 그러던 어느 날... 물론 맥도날드 탓은 아니겠지만...
일욜에 밥 먹고 거하게 체해서(약 먹고 손 따고 토하고)  이건 내 평소 식생활이 안좋아서, 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그 전 날 먹고 바로 자고, 늦게 일어나서 바로 밥을 많이 먹어서 체한건데 ㅡ_ㅡ; )

여튼 그 때 부터 맥도날드를 끊고, 편의점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편의점도 물리는거다!!!
게다가 내가 요즘 철지난 '하류사회' 읽고 하류 계층으로 존재하는 것에 대해 반발중이라, 하류층의 특징인 '요리 하지 않고 대충 대충 끼니 때우기' 버릇을 버릴려고 노력하고 있다.
예전엔 한시에 일 끝나고 집에 가면 대충 라면 먹고 떡볶이 사먹고 편의점 도시락 먹고 그랬는데 ㅠ.ㅜ
이제는 꼭꼭 밥을 먹는다. 내가 할 줄 아는 요리는 기름에 야채랑 계란을 지지는 것 뿐이라 몇 끼 먹었더니 그것도 물려서 무려 어제 도시락 싸는 책과 요리책을 주문했다.
학원에도 지난 주 수요일부터 떡 싸오고, 담날 유부초밥 싸오고, 금욜에 대충 반찬에다 밥을 싸와서 먹는데 그게 너무 맛있고 느껴지는 포만감이 다른거다!!! 감격했다.
집 밥이 괜히 좋은게 아니다. 

그리고 다이어트도.
안빠진다고 짜증냈던 기간도 지나 조금씩 조금씩 살이 빠지고 있다. 지금까지 약 2.5kg을 뺐다.
저녁에 안먹고 덜먹고 그러다 보니 낮에 즐겨 사먹었던 기름기 좔좔 흐르는 음식들을 마다하고
있어서 밥을 해먹는게 그리 수고스럽진 않다. 생각해보니 헬스 다니고 부터 라면도 안먹고 있다!

나는 요리하는 인간이 될꺼다.
'잘 먹고' 살아야지.

posted by steadyoung
2010. 9. 3. 11:40 흥미만만/생각 해봐요

2010년 7월 4일에 있었던 신!JLPT 시험의 결과가 나왔다.
나는 물론 합격이다. 우훗!

당연히 합격할 것을 알고 있었다. 하하하하.
일본어로 먹고 사는데 일급 못 따면 그건... 그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화장을 못한다는 것과 같다 -_-
문제는 몇 점으로 합격하느냐!에 있었는데 시험 치고 모두가 하는 말이 "이번 시험은 너무 쉽다"였다.
나도 N2 치는 기분으로 셤을 봤으니... 그래서 과연 몇 점으로 합격할지가 가장 궁금했다.

비록 2004년에 일급을 쳤을 당시 일본어를 잘 못한 건 맞지만, 어려웠고,
시간이 흘러 좀 잘하게 됐다해도 JLPT N1 고득점, 만점은 어렵다는게 내 생각이었다.
이번에 일급 준비하면서 문제집 몰아서 풀었을 때 틀리는 문제는 반드시 있었으니까.
근데 뭐 그렇지도 않게 됐다.
나는 180점 만점에 180점 만점으로 N1에 합격했다. 헛웃음...나 말고도 만점 받은 사람 정말 많은 것 같다.

그니까 시험이 이렇게 쉬우면 안된다!!!!!
나는 고득점으로 170점 이상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셤에 임했는데 셤지을 본 순간 띠용~
셤이 이렇게 쉬워서는 공부도 뭣도 열심히 할 필요가 없다.
나처럼 오래 많이 공부한 사람도 퍽퍽 주저 앉는 문제가 군데군데 출몰해야 셤이라 할 수 있지!
뭐 덕분에 점수 필요했던 분들은 좋았겠지만.

12월 시험을 또 쳐봐야겠다. 이번엔 절정으로 어려웠음 좋겠다. 그래야 공부를 할 맛이 나지.
결국 변별력을 갖고 있는 건 JPT라는 생각이 든다. JPT도 토익처럼 유효기간이 있나? 
곧 있음 2년이 다 되가는데(그 때가 어제 같건만 ㅠ.ㅜ) 한 번 다시 쳐봐야겠다.

여튼 JLPT 그러면 안된다. 어려워져라!!!
 
posted by steadyoung
2010. 8. 26. 10:20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런던이라면 물가가 비싸고 음식이 맛없고... 하는 이미지 밖에 없고(아는 것도 없다),
영국이라면 해볼거 다 해보고(역사적으로) 이제와서 신사인 척 하는 재수없는 이미지 뿐이었는데
요즘 두 권의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고 있다. 영국, 특히 런던에 대해 큰 흥미를 갖게 된 것이다.

가장 큰 계기가 된 책은 '나는 런던에서 사람책을 읽는다'.
이거 참 재밌다. '사람책'이란 건 말 그대로 책을 읽듯이 사람을 대출해서 그 사람의 인생과 생각을 대화를 통해 '읽어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이벤트로, 처음 했을 때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지금까지 꾸준히 열리고 있다고 한다.
일기장 같은 얄팍한 여행기라면 딱 질색이고 정보가 필요하면 대형서점에서 눈으로 훑어보고 마는데
이 책은 런던 여행기, 런던 소개서와 같은 책들과는 달리, 영국에서 뿌리박고 있으면서 여타 사람들과 다른 삶을 살았던 이들의
생생한 말을 통해 영국과 영국인들의 특징을 드러낸다.
어느 레즈비언이 꾸준히 이 사람책 이벤트에 참가하다가 어느 날 사춘기 때의 청소년 4명이 자기를 지목한 걸 알고 걱정했단다.
한참 호기심이 많을 때라 분명 무례한(?) 질문을 퍼부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날도 올 줄 알았다며 맘을 굳게 먹고 나갔다.
하지만 막상 아이들을 만나보니 그들은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로 학교 생활 등등을 물어봤다. 얘기를 다 들은 뒤 모두가 한 친구를
격려하며 하는 말이 "거 봐. 게이로서의 삶도 그다지 나쁜 것 같진 않잖아."
이 대목에선 나도 눈물이 핑돌았다. 흑흑 이쁜 아이들.    

이런 감동은 물론이고 책 곳곳에서 영국 사회의 단면들을 들여다보게 됐는데, 그게 참 인상 깊었다. 
딱딱하고 고지식해서 피곤해도 원칙을 끝까지 고수하려는 꼬장꼬장함이 귀여운 사람들. 그걸 한 번 더 자세하게 확인한게
그저께 읽은 '런던 홀릭'

사실 제목이 너무 단순해서 불만이라면 불만이다. 이런 책은 집어들어서 계산대에 내밀때(어차피 온라인으로 주문했지만)
조금 부끄럽다. 이도 저도 안보고 그저 런던에 환장한 인간같이 보이잖아! 뿐만 아니라 센스 없다는 생각도 들고.
뭐 어쨌든 영국 건축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남편과 아들을 뒷바라지하며 대학원에서 예술 어쩌구를 공부하는 전직 기자의
생활담인데, 작가가 들려주는 영국, 런던 이야기에 그만 휘리리릭 빨려들어갔다. 그 사람 많은 급행전철에서 가방을 들고 메고
책 세권이 들어있는 봉투를 짊어지고 책을 계속 읽었으니 말이다.
무난하게 재밌고 잘 읽히는 책이다. 책을 소개한 문구 그대로 런던에서 생활을 하는 이의 '리얼 체험담'이다.
단순히 런던을 잠시 스쳐지난 이들의 일관성 없는 독백을 사진과 함께 쏟아낸 성의없는 책이 아니라는게 좋았다.
나의 런던에 대한 흥미는 더욱 커졌지만, 도대체 집세가 270만원에, 주민세가 14만원에, 등등 드는 돈이 그렇게 많아서
어디 잠시 살아볼수나 있겠나 ㅠ.ㅜ 외국인에게 취업비자도 잘 안내주려고 하면서 흑흑.
(새삼 영국과도 워킹 홀리데이 비자 취득 협정을 맺은 일본이 부럽)

그니까 즉, 나도 런던에 가서 살아보고 싶다는 말이다.
말그대로 '선진국'이다. 사회를 굴러가게 하는 제도와 발상이.
내가 생각하는 선진국의 기준은 굶어죽는 사람들이 거의 없으며 모두가 서로에게 물리적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뭔 짓을 해도
모른 척 해주는 무관심과 나도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유에 대한 보장인데, 한국사회는 이 기준으로 봤을 때 셋 다 부족하다!!!
일본은? 우리보단 좀 낫다. 하지만 우린 좀 와일드하다 보니 관심은 많아도 그냥 넘어가는데 그 쪽은 무관심한 척은 잘하지만
꼬장꼬장해서 뭘 하든 자유롭지가 않다. 그니까 도토리 키재기다.

그니까 외국에 가고 싶다고 난리치는 이유를 '사상 체험&전환'으로 들게 된게 정확히 '사람책'을 읽은 뒤다.
아, 나도 이 모든 걸 가서 느껴 보고 싶다. 정말로.    
 
posted by steadyoung
2010. 8. 20. 11:13 흥미만만/생각 해봐요

오늘 회화시간에 쌤이 물어봤다. 왜 가고 싶은거니?
나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 마다 딱히 대답할 게 없어서 곤란하다.
가고 싶다는 마음을 남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를 들어 설명하려고 시도한 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말이 막히고 만다.
그런거 나도 몰라!!!!! 내 맘을 나도 몰라!!!! 하고 소리를 지르고 싶지만 남이 외국에 간다면 나도 할 질문이니까 참는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 생각해보는 중이예요"하는 말로 둘러대기도 하는데(사실이기도 함)
그럼 다들 벙쩌하길래(여긴 하하하 웃어야 할 부분인데!)

"영어를 잘 하고 싶어서요"

라는 무난한 대답을 고른다. 사실 이게 큰 이유기는 하다.
누구는 한국에서도 열심히 하면 잘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도대체 한국에서 어떻게 '열심히'하면 어떤 식으로 '잘하게' 되는건지 잘 모르겠다. 가령 토익 점수 900을 넘기고 싶어요, 라는 목표가 있다면 굳이 외국에 가지 않아도 한국에서 충분히 열~심히 공부할 수 있다.
좋은 교재가 넘쳐나고 학원, 대학교, 과외 등등 뭘 고르면 좋을지 모를 정도로 많은 강사와 다양한 수업이 있다.
하지만 외국어를 잘 한다는 건 너무도 포괄적인 개념이고 외국어를 공부하는 방법도 그 사람의 성격이나 적성에 따라 다른데
그냥 무조건 열심히 하면 잘하게 된다는 말(예전에 우리 엄마가 나한테 했던 말!)은 곧이 듣기에는 너무 허무맹랑하다.

그리고 경험상, 나라는 사람은 1년 정도의 체재 기간을 갖고 현지에서 생활도 하고 공부도 하며 기반을 단단히 닦은 뒤,
돌아와서 꾸준히 공부하고 사용하는 방법으로 일본어를 공부했으니 영어도 그 순서를 따르는게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영어 목표? 
내 목표는 '복잡하지 않은 내용의 순차 통역, 간단한 번역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즉, 지금과 같은 상태가 되는 것이다.
책 보고 영화 보고 알아듣는, 내 취미를 위한 영어는 너무 당연한 거고 그걸로 남의 돈을 받기 부끄럽지 않을 수준이 되는게 목표다.
근데 사실 영어를 이렇게까지 하려면 내년에 호주를 간다고 치고, 서른쯤 어느 나라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서른 하나, 둘 쯤
영어로 돈을 벌 수 있게 되면 빨리 목표를 달성한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예전에는 돈도 모으고 싶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돈을 모으는 건 이젠 한국에서도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이건 나 자신에게도
안먹히는 이유가 되었다. 돈을 모으려면 맘 잡고 한국에서 일을 늘리는게 더 많이 벌 수 있다;;;

그래서 두 번째.
요즘은 이 이유를 그럴듯한 이유로 밀고 있다.

한국인으로서 일본어를 오랫동안 접하고 공부하면서 요즘 느끼는 건, 한국과 일본이 무척이나 다른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 큰 그림으로
보면 비슷하다는 거다, 사회를 구성하는 사고방식이. (중국은 겪어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다)
지역도 사람도 다르니까 서로 다른 건 당연하지만(서울과 부산이 다르듯) 애시당초 중국에서 건너온 여러가지 사상과 문화를 바탕으로 한
결과물이니 비슷해도 이렇게 비슷할 수가 없다.

나는 한국이라는 굳건한 디딤돌과 크기도 무게도 제각각인 일본'식'디딤돌을 요리조리 건너면서 '사고'를 하는(것 같은)데
요즘따라 내가 당연하게 여기는 모든 것들이 원래는 당연하지 않은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깊어져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
고등학생 때 그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그 때는 내가 너무 어리고 뭘 모르니까- 라는 생각이 더 커서 누를 수가 있었는데,
요즘은 정치적인 견해를 비롯해 사회에 대한 의견은 크고 어리고, 배우고 못배우고를 떠나서 개인의 성향과 취향이 더 많이 반영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거다.
내가 발을 디디고 있는 그 디딤돌이 절대적이 아니라면, 아예 처음으로 돌아가서 디딤돌을 다시 까는 건 불가능해도
내가 활보할 수 있는 다른 종류의 디딤돌들을 더 깔 수 있지 않을까. 다수를 점하고 있던 한국과 일본식 디딤돌을 빼버리고
새로운 디딤돌을 깔았을 때 나는 어떤식으로 모든 것들을 바라보고 생각하게 될까, 궁금해졌다.

그러니까 호주는 어디까지나 시작이다.
호주를 시작으로 음, 미국은 기회가 되면 가고, 실은 유럽에 가고 싶다.
그러니까 호주에서 영국이나 프랑스에서 당분간 일을 하지 않고도 체재할 수 있는 돈 정도(적어도 삼개월) 마련해서 떠나는거다!

나는 그 생각만으로 요즘따라 따분한 일상을 견디고 있다.

호주를 가고 싶다는 생각도 조울처럼 가고 싶어 안달이 날 때와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치만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지 거의 3년이 돼가는데, 언젠가는 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친구들이 너 진짜 가는 거
맞냐고 가고 싶은거 맞냐고 갈 생각 없는 것 아니냐고 추궁(!)할 때 마다 행동하지 않는 자신을 열심히 변호한다.

내년에는 정말로 블로그에, 호주에서의 생활상을 올리고 싶군요.  
  
posted by steadyoung
2010. 8. 15. 23:15 흥미만만/영상의 기억

하얀거탑을 다시 보고 있다. 2007년에 처음 본 뒤로 때때로 생각이 날 때 마다 보는데
보면 볼수록 참 훌륭한 드라마란 생각이 든다.

김명민씨가 주연을 맡은 하얀 거탑은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둘다 비교해서 본 친구 말에 따르면
일본판 하얀 거탑의 주인공(=김명민, 자이젠 고로)이 더 나쁘단다.
그리고 대립관계를 형성하는 이선균=사토미의 비중도, 한국 쪽은 아무래도 초점이 김명민에 쏠리다 보니 큰 비중이 없었는데
일본판은 사토미 VS 자이젠 구도를 통해 의사로서의 사고방식, 가치관의 대립을 그리기 때문에 거의 비슷하게 다룬다.

적당한 속도의 스토리 전개와 중견 이상의 연기자들이 다수인데서 오는 안정감 등등 칭찬할 구석도 참 많지만
내가 젤 좋아하는 말그대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게 '선'과 '악'이라는 진부하고 유치한 구도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거.

자이젠 고로의 역할에 대해서 "너무 나빠요 ㅠ.ㅜ" 하는 감상도 있던데, 나는 자이젠 고로를 너무 열심히 응원하다가
마지막에 암으로 죽을 때 흐르는 '의사로서' 자신의 암을 조기 발견하지 못한게 수치스럽다는 유서 나레이션에서 어찌나 펑펑 울었는지.

다시 볼 때 마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나는 위로 올라가고 말겠다'는 집념과 의지가 너무 눈부시다.

나에게는 없는 것, 그래서 동경하는 것. 

다시 볼 때 마다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다.
시간이 좔좔 잘도 가는 재밌는 드라마.
     

posted by steadyoung
2010. 7. 28. 12:16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여행지를 북큐슈로 정한 건 세가지 이유.

1. 후쿠오카 공항에서 하카타로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전철로 10분! (250엔)

->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도심으로 진입하는데 걸리는 시간+비용,
칸사이 공항에서 오사카나 쿄토로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비용을 생각하면
어차피 놀러가는거 이동하기 편한게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 아, 나는 언제 쿄토에 가보나.

2. 여행사 상품 비행 스케쥴 최고!

-> 인천 공항 아침 8시 출발-9시 15분 도착, 후쿠오카 공항 밤 9시 출발 저녁 10시 10분 도착
이건 놀아라 놀아라 스케쥴이다. 택스 포함+호텔(조식 포함)+환차 비용까지 계산해서 3박 4일에 약 560,000 이다.
음, 합리적인 비용..?

3. 작년에 후쿠오카 체류 약 8시간이 넘 섭섭했다 ㅠ.ㅜ

-> 버스로 한 두 시간 이동하면 쿠마모토, 나가사키 등에 갈 수 있어서 호기심이 생겼다.
쿠마모토에 있는 쿠마모토 성은 일본에서 보기 힘든 디자인(?)으로 지어진 성이라길래 보고 싶었고,
원자폭탄이 떨어진 나가사키(히로시마도 언젠가!)도 가보고 싶어서 결정 확정. 


그래서 북큐슈 확정! 그 다음에 할 일은 다음과 같다!

1. 선큐패스

후쿠오카에만 있을게 아니라면 여행 일정에 맞춰 되도록 선큐패스를 구입하는게 좋다. 
3일동안 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가능한 선큐패스 (SUN.Q.Pass)로 교통비를 매우매우 절감할 수 있다! 
(한국에서 미리 구입할 경우 6000엔-지금 환율로 약 85,000원, 일본에서 구입할 경우 8000엔) 
살인적인 교통비로 여행자들을 넉다운 시키는 일본 여행, 교통비 지출을 최소한으로 줄이면 완죤 해피~
물론 선큐패스로 모든 버스를 다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경험상) 현과 현을 넘나드는 고속버스는 물론
선큐패스 딱지가 붙은 시내버스도 많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그렇다! 선큐패스 딱지가 붙은 버스만 이용 가능한 것이다!!) 
절대로 손해 볼 일은 없다.

선큐패스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정해져있다고 생각했는데, 여행사에서 구입 가능하다고 해서 같이 구입했다.
따로 택배비가 안든다는 장점이 있다.

선큐패스에는 북큐슈 버스 프리패스 말고도 열차도 이용가능한 패스, 북큐슈 한정이 아닌 큐슈 전체에서 이용 가능한 패스 등이
있으므로 여행계획에 맞춰서 알맞은 패스를 구입합시다~


2. 여행 일정

선큐패스는 3일동안'만' 이용 가능하다. (날짜는 물론 본인이 지정)
즉 우리처럼 3박'4일' 일정일 때는 선큐패스 이외의 교통비 지출이 필요한 날이 일정 중에 포함된다는 소리.
그리고 버스타고 왕복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여행지에서 보내는 시간 보다 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어지니까 ㅠ.ㅜ
그걸 감안해서 일정을 짜야한다.

우리(랄까 내가 내맘대로 짠)는 다음과 같은 일정으로 움직였다. (시간은 대략적으로)

   15일 (목) -선큐패스 16일 (금) -선큐패스 17일 (토) -선큐패스 18일 (일) -교통비 지출
 오전 09:15 후쿠오카 공항 도착    
11:00 호텔에 짐을 맡김
12:00 쿠마모토 도착
        (약 2시간 30분)
        쿠마모토 성 구경
10:00 나가사키 도착
        (약 2시간 45분)
 10:00 체크 아웃
 오후 14:00 가라츠(唐津) 도착
        (약 1시간 10분)
        점심식사 및 가라츠성
        관광 
16:00 점심 후 하카타로 출발
19:00 하카타 도착
평화공원
원폭자료관
글로버 원(園)
케이블 & 나가사키 야경  
12:00 다자이후 도착
(하카타 -> 텐진 (환승) -> 
 다자이후)
15:00 하카타 캐널시티
 저녁 18:00 하카타로 돌아와서
        후쿠오카 타워로 이동
        저녁식사
 하카타에서 저녁 식사  21:15 하타카 출발   하타카역 북오프
선물 구입
18:40 공항으로 출발
   21:00 호텔로 돌아옴  21:00 호텔로 돌아옴  24:00 호텔로 돌아옴  21:05 인천으로 출발

 
CHISUN HOTEL이 숙소였기 때문에 하카타를 중심으로, 하카타 역 옆의 버스 터미널을 중심으로 돌아다녔다.
하카타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거의 다 텐진 버스터미널을 경유하기 때문에 텐진을 기반으로 삼아도 크게 차이는 없다.

사세보의 하우스텐보스는 패스, 온천으로 유명한 유후인도 패스, 그래도 3박 4일동안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다자이후를 마지막으로 한 건 교통비가 제일 적게 드는 코스였기 때문.
하카타-텐진 (100엔 버스가 있으니 버스로 이동하세요...전철은 200엔)
텐진에서 다자이후 490엔 (완행, 급행, 특급이 있다. 특급으로 가면 10분 정도 빨리 도착) 해서 왕복으로 약 1200엔이 든다.

특히 주의할 건 하카타에서 다자이후로 바로 가는 전철은 없다는 거! 철도 회사가 달라서 텐진에서 내려서 개찰구를 나와
니시테츠로 이동해야 한다. 아 짜증나! 하카타에서 바로 가는 코스도 만들어줘!!!!!!!!


이렇게 치밀한(?) 계획을 세워서 여행 갈 준비를 했다.
그 외의 여행자금으로 친구는 약 삼만엔, 나는 책을 넉넉히 구입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사만엔(+다른 친구가 준 용돈 2500엔ㅋㅋ)
을 들고 갔다. 가서 만팔천엔을 남겨왔으니 약 25000엔을 사용한 셈이 된다. 자세한 내역은 날짜별 여행기를 통해 공개!! 두둥-

posted by steadyoung
2010. 7. 22. 23:42 흥미만만/생각 해봐요

언제부턴진 모르겠는데 비가 갠 뒤 햇볕이 짱짱한 날 지렁이가 아스팔트에서 죽어있는 모습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어제도 출근길에 아스팔트에서 꼼지락대는 짧은 지렁이를 발견했는데 오늘 보니깐 말라있었다 ㅠ.ㅜ
물론 때때로 개미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서 먹이 삼는 모습을 보고 안심하기도 하는데 (생태계의 순환이랄까)
그래도 비온다고 신나서 아스팔트에 나와서 그대로 죽어가는 걸 보면 좀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여태까지 그랬듯 딱히 뭘 하는 건 아니고 그저 안타까울뿐.
고무장갑을 싸갖고 다녀서 흙으로 옮겨볼까도 싶지만, 만지기가 좀 무섭다 ㅠ.ㅜ 물론 내 몸이 훨씬 큰건 아는데 ㅡ_ㅡ;;


질리지도 않고 계속 보고 있는 "오오타 총리~" 그저께 본거에서 쓰레기 봉투를 한 장에 200엔에 하자는 공약이 나왔다.

사실 나는 유별나게 환경에 대해서 신경쓰는 편은 아니고 지구 멸망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뭘 하자는 열성적인 
사람들이 매우 피곤하다. 지구의 존속은 인류의 노력과는 크게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고, 설사 인간이 환경을 파괴한 
탓에 멸망이 빨라졌다고 해도 뭐 어쩔 수 없지 않나. 우리가 그렇게 만든것을. 모두가 다 함께 하나 둘 셋! 하고
모든 생활을 원시적으로 돌리지 않는 한 지구를 지키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과 같은 생활을 포기할 수 있나?
최큼 많이 힘들 것 같다. 포기하지 않는 대신 생기는 결과를 고이 받아들이는게 납득이 쉽다. 근데~

그런거랑 별개로 고작 내 몸 하나 건사하는데 쓰레기가 잔뜩 나오는게 너무 끔찍하다.
예전에 학교 앞에 살던 집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올 때 얼마나 많은 것들을 버렸는지. 안입는 옷은 세탁해서 아름다운 가게
갖다주고 안쓰는 건 필요한 사람 가져가라고 내놓고 돈 받고 팔고 해도 버릴게 너무 많았다. 
참 슬펐다. 쓰고 버리고 쓰고 버리고. 나는 뭘 딱히 생산하는 것도 아닌데.  
 
근데 어느 스웨덴 출신의 외국인이 유창한 일본어로 자기네는 한달에 축구공만한 쓰레기 밖에 안나온단다! 깜놀이다!!
그리고 '미미즈콘포스트'를 한다고 하니까 모두가 아~ 하고 수긍하는거다. 어!! 난 몰라! 미미즈가 지렁인건 알겠지만
미미즈콘포스토가 뭔지는 몰라! 그래도 나 같은 사람이 일본에도 잔뜩 있을거니까 친절한 스텝들이 자막을 달아줬다.

지렁이가 음식쓰레기들을 분해한다는 설명. 방금 좀 찾아보니 분해 후의 배설물에 토양을 이롭게 하는 성분이 들어있단다.
오오~ 그렇게 신비한 일을 인간차원에서 실천하는 방법이 있던거야??
서양에서는 그런 걸 만들어서 파는 사업도 있고, 일본은 그걸 수입하고 있고, 근데 우리나라는 딱히 없는 것 같다.
일본 야후에서 검색해보니까 만드는 방법도 나오던데 그냥 땅 파서 지렁이 집어넣는 거 보다는 할게 많아보였다;;; 

그래도 이건 참 좋은 방법이지 않아? 음식물 쓰레기 내가 먹은 주제에 더럽다고 생각해서 내다 버리기도 싫은데
지렁이가 먹고 배설하는게 땅에 도움이 된다면 이래저래 궁리해볼만 한 일이지 않나.

지렁아, 안녕. 앞으로 널 좀 연구하고 싶엉.
posted by steadyoung
2010. 7. 21. 07:52 흥미만만/생각 해봐요

얼마전에 씨네21의 진중권씨 칼럼에서 본 말.
예전에 씨네21에서 칼럼쓰기를 그만둔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세월이 흐르고 다시 쓰나보다.

아, 정체성을 패키지로 가질수없다니, 서글프고도 절묘한 말이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 내가 분명한 근거를 들어 반대를 표명했을 때, 똑같이 반대를 표명하는 사람이 있고
그럼 그 사람과 나는 비슷한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으므로 다른 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 할 것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지 않나.
그니까 모두 정체성을 패키지로 갖고 있지 않으니까 생기는 현상이다. 물론, 패키지로 가질수도 없고.


술집에서 여종업원 폭행 혐의로 방송에서 하차한 이혁재씨 인터뷰가 인터넷 기사에 실렸다. 힘들었단다.
음, 가족들이 참 고생이었겠구나, 그건 참 안됐다. 하지만 그 폭행 혐의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면 모를까,
사실이라면 무척이나 난감하지 않나. 난 사실 폭행 혐의보다 그런 술집에 드나들었다는 것 자체가 쇼크였다.
물론 여종업원이 있는 술집에 간 것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순 없다. 갈수도 있지. 근데

1. 부모님의 뜻에 따르는 것이 가장 효도하는 것이라며 효부를 자처해왔던 점,

2. 열성적인 기독교 신자였다는 점,

3. 인천에서 열심히 봉사활동을 해왔다는 점,

등등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여종업원이 있는 술집에 드나들었던 사람과 동일인물이라는 건 아무래도 혼란스럽다.
아무리 정체성을 패키지로 가질 수 없다고 해도, 바른 사나이임을 자처했던 만큼, 깨끗한 이미지로 덕을 본 만큼
그 정도의 정체성의 일치는 해줬으면 좋았는데 싶어 안타깝다.


그와 별개로, 혹은 같은 맥락에서

남자들에게 있어서 인간의 됨됨이와 여자문제는 별 상관 없다고 느끼는 인간들이 '주변에도' 많다는게 씁쓸하다.
여자끼고 술마시려면 돈이 많이 든다느니 하는 농담 아닌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걸 보면 정나미가 뚝뚝 떨어지는데
그건 아무래도 '속좁고 사소한 것 까지 꼬치꼬치 따지려고 드는 피곤한' 여자들의 생각에 불과한가 보다.


진중권씨를 진보쪽 인물이면서 자유주의자네 뭐네 하며 비꼬는거 등등은 사실 아무래도 좋다. 도대체 자유주의자가 뭐지? 
그 놈의 주의주의,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 ㅠ.ㅜ
하지만 개인적으로 여자문제에 관해서만큼은 정체성이 일치했으면 좋겠다.
간통도 불륜도 개인적인 사정이 얽혀있는거라 제3자가 쉽게 단정하는 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매춘, 성매매, 강간범에 대한 경미한 형 구형, 그리고 가깝게는 단란주점 유흥업소 접대가 만연하는 사회에서
깨끗한 이미지를 자처에서 덕 보고 있는 사람들 만큼은,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줬으면 한다.

  
posted by steadyoung
2010. 7. 14. 18:45 흥미만만/お笑い

폭소문제(콤비 이름)에 빠져서, 오오타 총리~ 방송에 푹 빠져서 줄창 본지 일주일이 넘어가는 것 같다. 아, 너무 재밌다.
폭소문제의 오오타 히카루를 총리로 하는 방송 상의 작은 내각. 매주 한 사람이 마니페스트(정치 공약)을 발표하고
각계각층에서 모인 평균 스물 다섯 명의 패널들이 찬성 반대로 나뉘어 토론을 벌인다. 여당, 제일 야당, 약소당의 정치가들은
물론, 연예인,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인물들, 각 분야의 전문가, 일반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패널로 참여한다.
여태까지 해왔던 공약 중에는, 파견사원에게는 세금을 면제한다, 영재 교육을 폐지한다, 결혼제도를 폐지한다, 의무교육을 폐지한다,
미군을 일본 밖으로 내보낸다 등, 우리나라에서 방송했다가는 욕을 천년분 먹고도 남을 공약에 대해 모두가 진지하게 의견을 나눈다.
마지막에는 모두가 투표해서 가결 여부에 대해 결정한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해왔으니 아직까지는 봐도봐도 끝이 없는 느낌이다. 대신 약 5년간의 방송분을 이래저래 보다보니
정치공약이 다소 겹치는게 눈에 보인다. 정치공약이 겹친다는 건 오오타 총리가 그 공약에 대해 비슷한 의견을 펼친다는 말인데,
전혀 질리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여전히 재미있다. 입담꾼이라는 말로는 부족하기 짝이 없는, 너무도 말을 잘하는 개그맨이 정치를
소재로 개그를 칠 때 얼마나 흥미로운 웃음을 줄 수 있는지 폭소문제를 보면서, 이 방송을 보면서 실감한다.

폭소문제는 오오타 히카루와 다나카 유지로 이루어진 개그 콤비로(개그라고 말하는데는 사실 무리가 있지만 한국에서 이런 존재를
표현하는데 딱 일치하는 말이 없기 때문에), 요시모토가 진을 치고 있는 일본 오와라이계에서, 대형 기획사를 벗어나고도 생존(?)해
있는 드문 존재다. 소속 사무소는 타이탄으로 자기네가 스스로 설립했다. 현재 사장은 오오타 히카루의 부인. 예전에 솔로몬의 선택
이 고대로 베껴온 일본 방송에서 변호사로 활약하며 인기를 얻었던 하시모토가 텔레비전 활동을 병행할 때 소속되었던 사무소다.
지금은 오사카부 지사를 맡고 있기에 탤런트와 변호사 활동은 휴업이지만, 실제로 선거 활동을 할 때 물심양면 도왔다는 썰이.

MC를 하거나 고정 패널로 출연중인 방송이 일주일에 열개를 웃도는 '거물'이건만, 아직도 만자이(만담)하는 걸 멈추지 않고 계속
만들어오고 있다. 이쯤되면 게닝 장인정신이다. 다운타운도 대단하지만, 다운타운과는 전혀 다른 맛과 멋이 있다.

오오타 총리는 미국은 나가라~ 돈 문제에 얽힌 정치가는 다 그만둬라~ 의무교육 폐지해라~ 라는 초 진보적인 의견을
정치가한테 퐁퐁 쏴대면서 일본의 문제에 대해 때로는 심각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열변을 토한다.
정치가한테 '당신' 하면서 반말을 하는 걸 보는 건 드물지 않다. 하지만 결코 무례하진 않다는게 감상이다. 심각해질 수 있는 상황
에서 갑자기 농담을 치거나 시시껄렁한 행동을 하는 타이밍도 절묘하다. 과연 실력있는 개그맨은 다르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일본은 이대로는 안된다고 구구절절 말하는 오오타 총리나 그 밖에 다른 패널들을 보면, 나는 그저 한없이 부럽다.
공중파 방송에서 정치가와 개그맨, 배우등의 연예인들,일반인들이 사이좋게(?) 토론을 벌이고, 한낱 개그맨이 그 나라 수상이나
여당 간사장에게 소위 '막말'을 해도 방송이 5년이나 계속 될 수있는 환경.
패널들 말마따나 일본은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 나라인 건 틀림없지만 적어도 지금과 같은 방송이 계속적인 방영을 보장받는 한
그렇게까지 나라의 장래에 대해 염려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예전에 김구라씨를 필두(?)로 '명랑 히어로'라는 방송이 코메디와 정치 풍자를 섞는 경향을 보이면서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몇 번 방송하지도 않았건만 갑자기 방송 컨셉이 이상하게 바뀌었다. 공중파 방송에서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을 연예인들이 하는게,
그것도 농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하는게 맘에 안든 사람이 많았다고들 하지. 근데 정치도 어차피 사람 사는 얘긴데,
연예인 시시껄렁한 잡담하듯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게 민주주의의 근본 정신에 부합하지 않나.
우리나라에서도 오오타 총리 같은 방송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그래서 생각했는데 김구라씨와 김제동씨를 콤비로 삼아, 작은 국회를 만들고 패널로 진중권씨, 부활의 김태원 아저씨, 김나영씨
등을 포함해서 토론을 벌이는거다. 공약에 따라서 빨갱이 소탕을 외치시는 분들을 초청해도 너그럽게 용서하겠다.
다음날 인터넷에서 두들겨 맞아도 나같은 지지자들이 작은 힘을 모아 방송을 지켜나가는거다!!!

흐음.       
  
 
posted by steadyoung
2010. 6. 20. 01:11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초반부터 술술 읽힌다는 기쁨도 잠시, 아차- 생각해보니 학생운동 얘기가 나왔었다. 그걸 방심한 내가 어리석었지.
그래도 초반에는 그게 그리 중심적인 이야기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멍청한건가? 여튼, 읽을수록
많아지는 인용구들, 운동하는 사람들의 구구절절한 이야기,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9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도 학생운동을 했구나. 그 때 대학가란 아직도 학생운동에 열심이었구나.
흐~음

하는 느낌이다. 물론 지금처럼 전쟁같은 취업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뭐든지 갈고 닦아보는 살벌한 분위기의
대학가도 내키지 않지만, 나모를적 학생운동 시절 얘기가 '소설'에만 나오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그러게. 파란 청춘들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걸 보면 슬픔도 고독도 아픔도 정상치를 훨씬 넘어설거라는 건 알겠지만
뭐랄까, 그게 한국사의 굴곡이고 1980년대의 일반적인 시대상황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이 도무지 마음과 머리에
와닿
지 않는다. 오히려 고종 운운하는 1800년대 후반-1900년대 초중반의 역사적 '사실'이 더 어제같달까.

그건 그 때의 역사를 흥미와 연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게 가능하기 때문일거다. 뒤집으면 학생운동이 열심이던
시절의 '역사'는 흥미와 연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게 너무도 불편하단 말이다. 그래도 한국사 맥락에서 다뤄질땐
그렇지 않은데, 그런 와닿지 않는 사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설(흥미를 찾기 위해 읽는)에서 나보다 어린 나이의
주인공들이 고민하고 절망하니 이건 더 난감하다. 소설이라 젠체한다는 느낌에 띠껍다.
꼭 그렇게 살아야하나?(했나?)

1980년대면 내가 태어나서 유년시절을 보낸 시대인데, 지금 내가 너무도 당연하게 누리는 자유가 그때만해도
엄금이었단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한국 격변의 증거는, 이 세상에 태어난지 30년도 채 안된 내 삶 속 곳곳에서도
누가 일부러 심어놓은 것 처럼 발견된다. 
하지만 그걸위해 열심히 싸웠던 사람들이 그리도 많았다는게 사실 더 믿어지지 않는다. 정말? 그럴 수 있어?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등록금 투쟁이니 총학생회니 총장 사퇴니 등등의 사안으로 청춘을 불사르는 사람들을
지켜볼때마다 참 궁금했다. 무엇을 계기로, 무엇을 동기로, 저렇게 열심일 수 있을까.
무임승차한다는 기분에 고맙기도 하고 찝찌름하기도 했지만, 막상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은 요만큼도 들지 않았다.
그땐 그런 자신에게 혐오를 느끼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런 일도 개인의 취향 차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서 언어 교육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어떤 사람은,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
무관심하다. 정치적인 사안에 민감하며 사회가 변혁하기를 갈망하는 기자친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며
눈물짓지만, 아프리카에서 굵어죽고 있는 아이들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문제에 대해, 생각한 적은 있으나 딱히
뭘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뭐 이런거.
그러니까 요는 자기 주종목의 이타적인 행위를 하나만 해도 일단 사회는 보다 좋아질거라는 생각(?) 믿음(?)이
생겼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도덕적 열등감을 느끼지 않아도 될텐데, 나는 여전히
소설에서 운동권 청춘들을 다룰때마다 재미도 없고 이해도 안가고 그냥 참 별루다.

해서 책을 덮고 싶은 맘을 꾹 누르고 그래도 읽어가다보니 마지막에 가서는 그래도 좀 괜찮았다.
사실 잘 이해도 가지 않으니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글쎄- 언젠가.
일단 다른 책부터 읽고.


posted by steadyoung
2010. 6. 16. 11:11 흥미만만/お笑い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는데 아마) 재작년말부터 '즈쿠단즌분군' 게임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단숨에 인기 스타
자리를 거머쥔 게닝콤비 '한냐'는, 오오도리와 더불어 작년 한 해 무려! 2008년 M-1에서 우승을 거둔 논스타일을
제치고 화제의 중심에 우뚝!섰던, 가장 인기를 끌었던 콤비다. 
즈쿠단즌분군(물론 이런 일본어 없음, 의성어임;;;)이 초초초 완전 유치뽕짝임에 틀림없으나 처음 봤을 때는 깜놀!
헉! 이게 뭐지! 완전 신선해! 웃겨~ 라는 반응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할만큼 너무도 강렬했다. 

완성도 높은 콩트를 보여주는 쟈루쟈루나 시즈루에 비해 그딴걸로! 인기 끌었다고 한냐 이런 완전 유치한 놈들~이란
비난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지만, 지금에야 익숙해진 카나다의 유연하고 절도있는(!) 몸놀림에 츠치츠치츠치~
하는 신나는 추임새, 경쾌한 목소리와 발음이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잠시동안, 즐겁게 해준 건 사실.



CM도 빵빵 찍어대고 느닷없이 시작되는 레귤러 방송들의 퍼레이드. 한냐의 인기는 절정을 달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옆에 있는 카와시마가 누군지 관심 가질 필요도 없게 만드는 카나다는, 반짝반짝 빛을 발했다.
아~ 눈부셔서~ 차마 바라볼 수 없어~ 왜이렇게 '잘' 생긴거야~



게닝중 굴지의 핸섬맨이라는 간판을 아직까지 여유롭게 지키고 있는 그! 토쿠이 옆에 카나다가 섰을 때(샤베쿠리),
토쿠이가 어찌나 늙어보이던지. 미모(?)도 세월 앞에서는 여지없이 무너지는구나, 가슴이 아팠다 ㅠ.ㅜ
그렇다. 한냐는, 특히 카나다는 무려 어리기까지 한거다! (키도 커)



1986년생.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도쿄 NSC에 입학.  일본나이로 23살이니, 참 어린나이에 잘도 떴다 싶다.
어리지, 잘생겼지, 게다가 네타(콩트)는 딱 욕먹기 좋은 몸개그지, 카나다(한냐)를 향해 날아드는 질투와 시기와
비난의 화살은 인기만큼이나 엄청났고, 곧 얼마 안가서 사라질 거라는 빈정거림도 정도를 넘어섰다.

야후재팬 댓글 중에(대체 왜 나는 이렇게 한가한거야!!!), 카스가가 썰렁한 개그를 날려도 그걸 플러스로 바꿔줄
와카바야시가 있기 때문에 오오도리는 밸런스가 좋지만, 한냐는 카나다나 카와시마나 둘다 능력없다고...
오오도리와의 비교에는 나도 고개를 심히 끄덕였다. 와카바야시의 토크와 센스는 정말 대단하지만,
카나다나 카와시마가 와카바야시처럼 한수접을 토크와 센스가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레드시어터를 보면 한냐 콩트는 사실 별로 대단한게없다. 항상 희화화한 인물을 카나다가 온몸으로 열연(?)하면
카와시마가 대단치 않게 츳코미, 하면서 끝남. 한냐가 참여하는 집단 콩트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일년이 넘게 레드 시어터를 보면서 한냐는 뛰어넘거나 쯧쯧, 하면서 봤었는데, 요 한 두세달 새에
한냐의(혹은 한냐가 참가하는) 콩트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첫번째 계기는 카나다가 츳코미, 카와시마가 보케로 바뀌었던 콩트. 언제껀지 잘 기억 안나는데 올해 초였음.
원래 카나다가 보케고 카와시마가 츳코미인데, 이 콩트에서는 카나다가 무려 츳코미를! 카와시마가 보케였다.
사실 전체적으로는 그저 그랬는데, 둘이 자기 주종목(?)을 바꿔서 콩트를 해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데에 놀랐다.
그냥, 열심히 공부하고 있구나 ㅡ_ㅡ; 라는 티가 팍팍 나서 좋았다.
의외로 잘 어울리고. 그저 카나다 보케에 조금 질려서 그런건가? 음, 그렇다고는 해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물론 카나다는 빼도박도 못한 보케지만, 설상 토크에서 츳코미를 한다 하더라도, 콩트에서 츳코미하는 거, 좋았다.
카와시마는 암거나 해도 음, 괜찮달까, 별로 상관없달까 ㅋㅋㅋㅋ 카와시마는 카와시마대로 좋다ㅋ


그리고 친구가 카나다의 몸동작이 너무 웃겨서 보게된다는 말이 이해가 안갔는데 요즘엔 내가 한 술 더 떠서
카나다의 몸동작도 하나의 어엿한 藝(芸、げい)라고 칭송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몸을 움직일 수 있다면 그건
그거대로 정말 인정해줘도 되지 않을까? 목소리나 발음이나 억양도 귀에 착착 감겨오고 요즘따라 참 좋다.
'극단 죠세핀'도 그렇고 '케츠다푸리오'도 그렇고, 스탠바이미도 너무 웃기고 ㅋㅋㅋㅋ

아마 '엔타노카미사마' 같은 프로에만 줄창 나왔으면 이미 이 시점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르는데, 레드시어터에
우치무라 '지배인'님 덕택에 갈고 닦이고 있는 느낌이다. 좋다가 질리는 건 늘 있는 일이지만 거기서 다시 좋아지는
건 어려운거 아닌가. (싫다가 더 싫다가 이제는 귀엽기까지한 카노 에이코의 케이스도 있다 ㅋㅋㅋㅋㅋ)

예전에 시나가와 블로그에 카나다 사진을 올리고 그 밑에 '잠잘 시간도 없이 바쁜데, 불평 한마디 안하고
여자들하고 놀아나지도 않고, 성실하고 순수하게 일을 하는 걸 보니, 너 뭐냐, 루피냐!?' 하는 내용의 포스팅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예의바르고 성실한 느낌.

음, 한냐가 여기서 쭉쭉 치고 올라가서 더 큰 인기를 얻고, 나이가 더 들었을 때 사회자로 이름을 날릴 수 있을지,
사실 아직은 잘 모르겠고 섣부르게 판단하면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다. 칸사이 출신이 아닌 것도 그렇고.
(쟈루쟈루는 왠지 나이 들어서 더 커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치만 그 예상을 뒤집고 모두에게 인정받는 건, 게닝인 이상 정말 '실력'말고는 통하는 방법이 없으니까
선전해줬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아직! 어리잖아~~~~~~~~~~

아, 요즘 한냐 좋다.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