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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22. 15:50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1. 어제 오랜만에 대학 동기인 친구를 만났다. 나는 난생 처음 장염으로 고생중이고 ㅠ.ㅜ 친구는 시즌별로 장염에 한번씩 걸려준다는(?) 고수인터라, 젊음의 거리 홍대에서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전통 찻집을 찾아 들어갔다;; 커피집 술집만 바글바글 할 거 같았는데 전통 찾집도 간간히 있단 사실이 신기했음. 여튼 별거별거 아닌 얘기를 쭈욱 하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 앉은 남녀 둘이, 우리보다 일찍 와서 우리가 나갈 때 까지도 나갈 생각 하지 않고 열띤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유난히 목소리가 큰 남자분이 고등학교 때 부터 문학을 했네, 문학의 당위성, 소설에 개성이란 말이 어울리는가 등등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데 뭔가 좀... 내가 다 부끄러웠다. 왜 부끄러웠을까, 흐음. 어디가서 나 아는 사람이 저렇게 말하면 좀 챙피할거 같다.

 

2. 장염. 나는 그야말로 돌도 우적우적 씹어먹을 거 같은 기세로, 대학 다닐 땐 친구가 남긴 밥도 개의치 않고 먹어댔는데 한국 와서 뒤늦게 장염을 앓고있다(?). 늦게 물갈이 한다고 그러는데 그럼 나 호주 가서도 물갈이해야하는거 아니야? 호주에서는 별 탈 없다가 한국와서... 나 아직 양념치킨도 못먹었다. 순대국도 못먹었다. 감자탕도 못먹었다고!!!! 근데 어제 하루 종일 굶고 나니 모락모락 김나는 밥에 북어국이랑 밥 먹으려는 엄마+이모네 식구를 보니 썽질이 나서 집에 확 와버렸다;;;; 타의적으로 굶는 자에 대한 배려가 없어 배려가! 하며 궁시렁궁시렁. 오늘 드디어 밥을 물 넣고 팔팔 끓인 죽을 홀짝홀짝 들이키고 나니 살거 같다. 아아. 앞으로 일주일은 더 조심하라는데. 울고 싶어라 울고 싶어라.

 

3. 한국에 오기 전에는 야심찬 포부가 있었다. 영어 공부도 하고 어쩌고 저쩌고 근데 막상 한국 오니까 호주에 있을 때 보다 훨씬 빈둥대고 있다. 식음을 전폐하고...는 뻥이고 식음은 계속 하며 빈둥대고 있다. 그나마 장염으로 전페할 위기에 처했으나 이제 조금씩 회복하고. 사람들 간간히 만나고, 번역이 들어오면 간간히 하고 있으며, 그 외에는 OCN과 OCN시리즈와 그 밖에 영화채널을 전전하며 동굴에 서식중. 티비 보다 드는 생각은 미드 연짱 틀어주는 채널 있으면 밖에 안나가도 하루가 휙 갈 거 같다는 무서운 사실. 여튼 에헤라디야~ 하며 지구끝까지 빈둥대고 있다.

 

4. 한국에 오자마자 고개를 쳐든 생각이란게, 얼굴, 몸매, 결혼, 재태크, 뭐 그런거다. 특히 렛미인이라고, 성형 해주는 방송을 보고 있자면, 그건 정말 성형이 필요한 사람들을 불러다가 해주기도 하는터라 괜찮은데, 그 뒤에 쭈루루루룩 앉아있는 여성분들의 얼굴도 전부 튜닝됐다는게 참 무섭다. 나도 예전엔 쌍까풀 정도 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던 거 같은데 이제는 그것도 됐다 싶다. 일률적으로 예쁜 얼굴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평범한 내 얼굴일 희소성을 갖게 되는 날이, 이미 온 거 같고 조만간 더욱이 올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5. 대형서점에 앉을 자리가 좀 많았으면 좋겠다. 내 비록 지금이야 일시귀국이라는 오갈데 없는 처지긴 하나 그래도 예전엔 책 좀 산다고 샀는데... 안사고 읽는 사람들이 얄미워서 앉을 자리 다 치워놓은건가 싶다 ㅋ 대형서점 가면 앉을 곳이 없어서 결국 바닥에 푹 주저앉아 읽곤 한다. 그리고 종로에 반디앤루니스, 까페가 크게 생긴건 좋지만 커피값 너무 비싸지 않음? 왜 도대체 커피 한잔이 5000원 6000원 해야하는걸까? 스타벅스도 좀 올랐더만. 커피 맛 떨어진다... 커피점 커피가 비싸기도 하고 냉장 커피(까페라떼 같은거)를 원체 좋아한터라 계속 마셔댔더니, 그래서 장염인가? 여튼! 좀 나도 나중에 한국 돌아오면 머신을 사놓던가 해야겠어.

 

6. 하나 같이 하는 말이라던데, 해외생활하면서 이건 비싸니까 한국 가서 사야지, 하고 생각했던 것들이 생각만큼 싸지 않은 경우가 많다더라. 나 역시 느끼고 있음. 뭐 물론 오랜만에 보는 미샤, 스킨푸드, 뭐 그런 화장품들의 존재가 눈부시게 아름답게 느껴진 건 둘째치더라도, 일반 생활 용품들의 가격을 보면 그리 많이 다르지 않다는게, 무서웠다. 한국, 참 살기 힘든 동네군, 싶은 생각이 절로절로 드는거다. 

 

 

 

 

 

posted by steadyoung
2011. 9. 19. 17:56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월드비전에서 한 아동을 후원한지 5년이 됐다.
오늘 5주년 감사선물이라고 세계지도가 왔다.
5년이라... 길다.

하긴, 지난 주에 온 후원아동의 사진에서 이제 언뜻 여자아이 같아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말이 좀 이상한데... 후원을 시작할 때 사진을 보고 당연히 남자아이라고 생각했고, 작년에 온 사진도 여전히 그랬다;; 그런데 이제 딱 보면 여자애같으니 참, 시간이 빨리도 흘렀다.

2006년이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 전이란게 놀랍고, 그냥 신청하고 자동 이체 신청해놓고 냅뒀을 뿐인데 어쨌든 학교도 다니고 잘 지낸다니 다행이다. 

뭐랄까... 내가 후원을 해주고 있으니 고맙게 여겨! 라는 맘은 일절 없다. 평소에도 잊고 지내다가;;; 성장 보고서가 올 때 마다 아 이렇게 또 일년이 지났구나, 하고 놀랄 뿐. 내가 누군지 몰라도 되지 않을까. 그래서 내 신상에 대한 뭔가를 알리거나 편지 같은 걸 쓴 적이 없다. (쓰는게 좋은걸까?) 그냥 지구상에 어느 나라에서 약간의 돈으로 자기를 지속적으로 후원해야겠다고 맘 먹은 사람이 한 명 있으니 잘 자라서 자립했을 때 다른 누군가에게 똑같이 해줬으면 좋겠다...는 건 일단 바라는게 있다는 건가? ㅎㅎ

근데 사람 맘이 요상한게, 일년 마다 성장 보고서가 사진과 함께 올 때 무슨 말도 안되는, 거 참 성의없는ㅋㅋ;; 그림이 딸려온다. 지난 주에 온 건 그림이라기 보다 펜을 위 아래로 두 번 그은 거 같은ㅋㅋ 그런 거 보면 솔직히 기분이 좋은 건  아니다. 기왕 보낼꺼면 좀 더 그리지... 뭐 이런거? ㅎㅎ 에구. 내 맘 속에 고맙게 여겨 달라는 심보가 조금은 있는건가...;;; 다 버리고 싶다.

딱히 좋은 일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시작한 것도 아니고,
그저 내가 술자리에 내는 돈으로 누군가가 깨끗한 물을 마시고 학교에 갈 수 있다면 뭐, 좋은 거 같아서 신청한거고. 사회인이 되면 한 명 더 늘려야겠다는 다짐도 실천 못하고 있고, 여기저기 말하고 다니는게 쑥스러워서 그냥 있을 때도 있는데 오히려 그게 더 별로인 거 같아서 그냥 언급하는게 자연스러울 땐 말도 한다.

구조적 근본적으로 뭔가가 당장 바뀔 수 없다는 것도 알고 내가 그걸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해봤자 바위산에 떨어지는 한 방울의 물방울만도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그냥, 그저, 아주 조금은 살면서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posted by steadyoung
2011. 3. 9. 11:14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마츠다 본사 공장 연속살상사건

2010년 6월 22일 히로시마에 있는 마츠다 본사공장에서 발생한 무차별 살상사건. 야간근무와 오전근무가 교대하는 시간대에 출퇴근하는 직원들을 승용차로 들이받아 한 명이 사망하고 열한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범인은 2개월 전까지 공장에서 일하던 42세의 파견사원으로, 2008년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상사건(7명 사망, 10명 중경상)과 같은 사건을 일으키려했다, 마츠다에게 원한이 있었고 마츠다 사원이라면 (범행의 대상으로)누구던 상관없었다고 진술했다.


작년에 방송된 폭소문제의 NHK 일본의 교양 '라꾸고의 힘' 편에서 마츠다 살상사건에 대해 오오타씨가 한 말.  


오오타씨는 범행을 저지른 이유로 '상상력의 부족'을 꼽았다.


그에게 절실했던 건
스스로 '나 자신은 (이만하면)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상력이 아니었을까.

끔찍한 사건이긴 하지만 이런 사건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2008년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상사건으로 대표되는 청년 실업, 정규직과 파견노동, 고립되어가는 인간 관계 등 사회적 요인을 사건의 동기와 배경으로 갖는 사건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던정 우리 주변에서 끊임없이 발생한다.  
개인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사회 구조 속에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보려 안간힘 쓰고 다시 꺾이고, 그 과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삶의 의욕을 잃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이 된다. 나 자신을 향한 공격성이 바깥을 향해 분출되는 것도 전혀 이해못할 수준의 일도 아니고. 

하지만 정작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오오타상 말처럼, 나 자신의 삶을 긍정할 수 있는 '상상력'이 아닐까 싶다. 더 높이 더 멀리 날지 않아도 괜찮고, 지금 삶도 내겐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힘. 항상 더 일해야하는데, 더 성공해야하는데, 더 보란듯이 살아야하는데 하는 생각에 조바심을 내다보면 정작 감사하게 여겨야할 일상의 작은 행복들을 놓치기 쉽상이다.

나도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언제까지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며 보낸다. 누구처럼 고시에 붙고 누구처럼 대기업에 가는 등 남들이 알아주는 직장을 갖고 비싼 가방에 비싼 옷을 사입으며 떵떵거리고 누구처럼 학벌과 집안과 수입이 괜찮은 남자와 결혼을 하고 혹은 누구처럼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열심히 도전하고 누구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알콩달콩 지내는, 그렇게 내 주변의 그 누구들처럼 살아야 내 삶이 바르게 가는 것일텐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 괜시리 불안해지는 거다.
(지금의 내 처지를 비관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하지만 새벽에 출근하면서 해뜨는 걸 볼 때, 비는 시간에 조조영화를 보고 있을 때, 영어 학원에서 공부를 할 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을 때, 운동을 마치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 과외녀 과외남들과 낄낄 댈 때, 가족과 함께 식사할 때, 재밌는 책을 읽고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 그런 순간들이 더 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그 때! 그 감정의 볼륨을 높이면 남들과 비교하면서 생겨나는 불필요한 열등감이나 초조한 마음, 시기와 질투의 잡소리를 덮어버릴 수 있다. 그 힘도 다 상상력에서 오는 것 아니겠는가.

새로운 걸 시작하려 할 때 세월이 흐른 뒤의 자기 자신을 상상하면 때 지금의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지금의 나는 꽤 나이가 있을지 몰라도 10년 후의 나에게 10년 전의 나는 얼마나 젊을까. 시계를 뒤에서부터 감아보면 놓치고 있던 것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새로운 도전을 위한 용기도 얻을 수 있고.
 
물론 나는 늘 앞을 계획하며 즐거움을 찾는 타입이다.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 운운하며 현상에 만족만 하기에는 갖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은 현재 생활에 대한 만족과 충실감이 없으면 그저 허무하기만 하다. 
인생이란 무언가를 계획하는 중에 터지는 예기치 못한 일들의 퍼레이드라는 누구의 말마따나 무언가를 계획하다보면 예기치 못한 일들이 터지기 마련이다. 즉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터지지 않는 것이다. 내가 지금 영위하는 일상 생활은 과거의 내가 벌였던 일들의 결과이자 진행이며, 지금 하고 있는 노력들은 미래의 '현재'를 위한 밑거름이므로 어느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나에게 절실한 건
스스로 '나 자신은 (이만하면)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상력이 아닐까.
 
posted by steadyoung
2011. 2. 14. 09:36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자기계발 어쩌구 하면서 포스팅을 한게 꽤 되는 것 같은데... 과연 나는 자기계발에 성공한 적이 있는가...흑흑흑


1. 전화영어 4개월 등록

작년 1월 쯤에 전화영어를 한 달 한 적이 있다. 감상은...그냥 그 다음 달에는 안했다는 거. 말이 잘 통하는 건 아니어도 사람이 '성의'라는 건 느껴지기 마련이라는 걸 깨달았다. 성의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대충대충 이란게 느껴졌음. 뭐 내가 영어를 썩 잘하지 않았던 탓에 그다지 대화를 하기 싫었을 수도ㅋ 슬슬 회화 공부를 해볼까 해서 담달은 5개월 동안 꾸준히 들었던 리스닝 수업을 좀 쉬고 회화를 등록하려고 했는데 전화영어가 생각이 나서 예전에 조사만 하고 등록은 안했던 사이트를 찾아서 레벨 테스트를 신청했다.

레벨 테스트를 받고 평가서 및 녹음파일을 보고 들었다. 내가 틀렸던 문장들을 수정해서 올려주는 등 나름 피드백이 잘 되는 것 같다. 물론 정작 등록 후에는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이벤트를 하는 중인지 <월수금 10분 4개월 핸드폰>에 150000원. 한달로 환산하면 37500원. 아무리 싸도 5만원 정도 하는 전화영어니 이정도면 저렴하지 않은가! 회화 클래스 한달 등록비가 145000원인 걸 감안하면(물론 이건 주3일 총 10회 두시간 수업).   

오늘부터 시작이라 미리 리딩 자료도 읽어두고 하고 싶은 말도 정리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세상에나~ 내 핸드폰이 전부터 말썽이었던 건 알았지만 오늘 또 말썽...우리 서로 hello를 연발했지만 나의 hello는 그녀에게 들리지 않았다 ㅠ.ㅜ 사이트를 확인해보니 나 오늘 결석한걸로 ㅠ.ㅜ 현재 핸드폰은 소리가 안나서 dnb도 못보고 벨소리도 안들리고, 가끔 내 목소리가 상대방에게 안들려서 통화가 안되는 등 <조금> 불편한데... 이대로라면 전화영어는 ㅡ_ㅡ;; 지금 핸드폰 약정 6개월이면 끝나니 그 때까지 쓰고 싶었는데 어쩔수 없이 전부터 눈여겨봐뒀던 중고폰을 사서 기기변경을 하기로 했다. 24개월 약정하는게 불가능하니 통신사 이동도 의미가 없고 내가 열심히 전화비 지불해서 멤버쉽 한도를 올려놨는데 그거 버리기도 싫고ㅋ 해서 쓰던 통신사 계속 쓰련다. 
전자사전도 아빠가 사주셨겠다!!!ㅋㅋ


2. 헬스...ㅠ.ㅜ
내가 그 동안 헬스장에 기부한 금액이 얼만가...(먼산) 그래도 체력과 다이어트와 근육우먼이 되겠다는 꿈을 버리지 못해서 일년에 한 두 번 헬스장에 기부하러 나들이를...
한달 등록하면 그래도 꾸준히 다니는데 삼개월로 전환하자마자 안가기 시작한다. 이게 벌써 두세번. 그래서 이번에는 한달씩 등록해야지...하면서도 세달 등록으로 전환하면 합산 4만원 정도 저렴하니까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전환한다. 포스팅을 하면서 느꼈다. 그냥 한달씩 끊어서 다녀야겠다;; 그래도 6개월은 일주일에 두세번 꾸준히 운동하고 싶은데. 
이번에야말로 운동이다!!! 호주가서 몸쓰는 일 할수도 있으니(그럴 가능성이 많다) 열심히 체력을 만들어둬야지. 여름에는 불끈불끈한 팔뚝을 내놓고 다닐 수 있도록 열심히!!!

3. 정의란 무엇인가 완독을 눈앞에!   
오늘 두시간 정도 읽으면 드뎌 끝날 듯. 틈틈이 읽은터라 한달 정도 걸렸다. 내용을 다 이해한 건 아니지만 뭐 한국어로 적혀있어도 똑같았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네 칸트네 소시적 수능 준비한다고 윤리공부할 때 한두소절 배웠던 거 외에는 인연이 없는 아저씨들이었는데 오랜만에 보니 더 난감해ㅋㅋ 문제는 이거 영문판을 과연 내가 완독할 수 있을것인가... 하지만 뭐 이미 한 번 읽은 책이고 ㅠ.ㅜ 어떻게든 되겠지. 빨리 JUSTICE를 끝내고 장하준씨 신간도 영문판으로 읽고 싶다. 장하준씨 신간이 일본에도 출판될 예정이라는데 나오면 그것도 읽고 싶고 +_+


기본적으로 책이나 학원등 공부에 쏟는 돈은 아깝다는 생각이 안든다. 먹고 입고 바르는 건 되도록 아껴보려고 하는데 공부하는데 드는 돈은 지출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건 왜 그런걸까? 어제는 내가 무슨 깡으로 전화영어 150000을 덜컥 결제했을까 싶었는데 뭐, 열공합시다. 열공. 

   
posted by steadyoung
2011. 1. 24. 11:32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토요일에 일이 끝나고 사촌동생을 만났다. 밥 사주겠다고 연락하니 누나가 웬일이야?  하고 고개를 갸웃하길래 그냥 새해니까ㅋㅋ 하고 싱겁게 대답했다. 이제와서 누나 노릇하기에는 나랑 한살 차이 밖에 안나고...걔는 걔 나름대로 잘 살고 있다ㅋㅋ.

요즘 이모네 집도 소송문제도 있고 장례를 치르기도 했고 구구절절 문제가 많아서 안그래도 심란할텐데 대학 졸업반이라 더 싱숭생숭 할 것이다.나한테 밥 좀 사라고 협박 강요하는게 뭐 어때서... 남자애들이 전화해서 우는 소리 하는 스타일이 아닌 것도 알고(근데 우는 소리가 특기인 내 (친)동생은 뭐지ㅡ_ㅡ;;) 어찌보면 우리가 그만큼 친하지는 않다는 증거일수도 있으나 나름 제작년 여름에 둘이 여행도 간 사인데ㅋㅋ 심심하면 전화해서 밥 사달라고 해. 한마디 내던지는게 쫌, 쑥스러웠다.

비싸고 맛있는거 먹으라고 해도 갈비탕을 먹길래, 덕분에 나도 맛있게 잘 먹었다. 끝나고 영화나 보자길래 같이 '심장이 뛴다'를 봤다. 동생이, 누나도 토욜에 나나 만나고 있고,  참 그렇다... 하며 측은히 여기는 시선을 애써 외면하며...ㅋㅋㅋ

남자애들은 남자애들 나름의 철드는 방식이 있다. 그게 여자애들이 철드는 방식과는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된 지는 좀 됐지만, 이해를 하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아직 좀 더 시간이 걸릴 듯 싶다. 글쎄, 내 동생이 돈 좀 벌어와서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때 쯤 되야하나? 어쨌든 여자애들이 부모님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가 주로 '공감'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면, 남자애들은 주로 (정신적) '책임'에 기반을 두지 않나 싶다. 그게 실질적인 물리적 책임으로 연결이 되고 안되고는 그 사람의 능력과 주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전에 내가 그렇게도 물고 뜯고 할퀴었던(ㅡ_ㅡ;) 그 시절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철이 막 들라하는 사촌 '청년'을 눈 앞에 두니 내가 그만큼 나이를 먹었단 생각과 함께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래도 내가 너 고등학교 때 한-이 아니라 열 사고정도 쳤었다는 것 쯤 기억하고 있지 호호. 그래도 내 자식은 아니지만 나름 잘컸다는 생각이 든다. 남자가 집에 있는 건 아닌 거 같어- 이모부도 힘들고 보수는 얼마 안되도 지금처럼 집 밖으로 나가서 일하는게 맞는거여. 딱 잘라 말하는 걸 보니 사정이 있으면 집에 있을수도 있지- 하고 말은 하면서 생각과 몸이 안따라줘서 나중에 불평이나 하는 나 같은 딸 보다는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대학을 가지 않은 동생이 직업군인으로 일 하길 바라면서 설득해야겠다고 말 하는 걸 듣고 나보다는 현명한가... 싶기도 했다. 직업군인의 길을 내 동생(지한테도 동생이지만)에게도 설득해보라길래, 좋은 방법이지. 하면서도 나는 내 동생이 (내가 등록금을 대주는 한이 있어도-물론 다는 못대준다!!!!!ㅋㅋ) 지금 들어간 학교 졸업시키고 싶은데... 내 동생한테 직업군인이 안맞을 것 같기도 하고. 좀 더 유-하게 키우고 싶은데..ㅋㅋ(이미 징그럽게 다 컸지만...ㅋㅋ)

내 사촌동생은 전문대에 들어갔다. 일년 정도 더 다니면 4년제 학위를 받을 수 있어서 학교 더 다닐꺼다. 따두는게 좋을 것 같다는 동생의 판단은 미래에 대한 보험면에서든, 공부를 더 하는 것이든, 어느 면에서나 적절하다. 그리고 동생이 세상물정을 아직까지는 모르는 4년제들 졸업예정자들처럼 높은 연봉을 바라고 있는게 아니므로, 부디 참고 다닐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해주는 직장을 가졌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누난 결혼 안해? 지금 안하면 쭈욱 못하는거 아니야??
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외면하며...

너나 하세욤 임마.
posted by steadyoung
2011. 1. 20. 01:01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남이 날 알아준다는 건 기쁜 일이다. 날 믿어주기까지 한다면 더욱 고맙다. 그리고 그 이유는 그 전까지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왔는데 대화 좀 몇 번 했다고 생판 남이었던 사람이 날 이해해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나를 믿지 않는 건 내가 그 사람을 믿지 않는 것 만큼이나 당연하다.

저마다 생각이 다른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차피 바뀔 건 없다고 회의감에 젖어있으면 세상을 사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의 차이, 그 벽에 좌절하고 설득에 지쳐서 실망하고 포기하고 그래도 다시 말을 거는 그런 더딘 과정을 밟아야 나도 성장이란 걸 하지 않겠나.

세상 사람들이 날 다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버리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살짝쿵 끼워넣은 체념을 설득과 함께 적당히 랜덤으로 돌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날 알아달라고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다닐만큼 에너지가 넘치는 인간이 아니라면 말이다.

진지하게 생각하는 건 좋지만 심각해지진 말아야지.
내가 옳다고 증명하기 위해 유치할만큼 집착하는 것도 좋게 보기로 했다. 대신 내가 틀렸다고 주장하는 사람들한테 오기를 부리지는 말아야겠다. 증명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것이고 행동이 증명을 해주기 위해서는 시간보다 긴 세월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내가 좋으면 그만아닌가? 나로 인해 도움을 받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더 좋은 거 아닌가?
생각을 멈추진 않겠지만 찐상으로 뚱-하니 있는 건 관두고 좀 더 해피하고 무신경하게 말을 걸겠다.
posted by steadyoung
2011. 1. 19. 00:10 흥청망청/생활의 정경



넷북이 있고 전자사전이 있고 MP3플레이어가 있고
이 사진을 찍은 핸드폰이 있다.
집에는 작년 여름에 큰 맘 먹고 장만한 디카도 있다.
모든게 다 있다.

근데 스마트폰이 필요한 이유가 뭐지...
머리를 굴려봐도 잘 모르겠다.
근데 역시 갖고 싶다...

posted by steadyoung
2011. 1. 3. 01:01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1. 지금 계속 듣고 있는 영어 수업을 1,2월 동시수강하면 할인해준다기에 한꺼번에 등록했다. 돈은 항상 쓰고 나면 별 생각없는데 쓰기 바로 전에 너무 두근두근하다. 어쨌든 꾸준히 듣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다!라는 자기세뇌로 거침없이 결제했다.
나는 내가 그 발음수업을 할 수 있게 될 때 까지 들어야겠다는 다짐과 살짝 과장된 쌤 추천 글을 올려서 어학원으로부터 문화상품권을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쌤으로부터 증정이 없다. 흥. 이로서 내 논노 2월호는 물건너갔다. 젠장, 아라시가 표지모델인데. 문화상품권 받으면 살라그랬는데....

원래는 영어회화반도 등록하고 싶었다. 근데 과외 하나를 그만두는바람에 사교육에 그리 많은 투자를 할 수가 없어졌고, 게다가 방학이라 사람도 많을 거 같았다. 그래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너무 다니고 싶은거다 ㅠ.ㅜ 다니고 싶은 맘을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 레벨테스트를 받았다. 짧게 5분 정도 이야기를 한 거 같다. 나는 리스닝과(토익 파트 원투 같은 질문) 발음은 good을 받았고 그 외에는 다 good에 못미쳐서 중급에서도 중에 해당하는 레벨을 부여받았다. 존심 상하고 답답했다(너무 당연한 결과이지만ㅋㅋㅋㅋ). 내 기필코 쏼라 쏼라 말하는 미래를 내 것으로 만들고 말테다+_+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영작해서 달달 외우기로 했다. 푸하하하하~
근데 이번달에는 그냥 일본어 프리토킹을 다니고 영어회화는 3월까지 참기로 했다. 3월에 일취월장한 실력으로 보아요, 강사님.


2. 마지막날에는 친구네 집에 가서 파닭을 먹고 몬스터를 보다가 잠들었다. 1월 1일도 당직을 나가는 친구는 결국 담날 일찍 못일어나서 나와 아침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그리고 회사에 갔다. 설마 구정에는 당직 안세우겠지. 새로 들어온 신참한테 시켜주세요!!
너무너무 추워서 서울까지 가기가 싫었는데 귀찮다고 집에만 있으면 토,일요일도 하고 있을 '노트북을 연인 삼아 뚫어져라 바라보기'를 삼일 연속 하게 되니까... 그건 좀 싫었다. 친구네 집에는 책이 참 많았다. 나한테 제인에어도 안읽은 무식한 년이라고 뭐라 뭐라 했지만 이 몸은 대꾸를 안하기로 하셨다. 그래 너 좀 책 많이 읽었고 읽고 있다, 너 잘났다, 옛다 임마, 하고 거들먹거림을 반사하지 않았다. 김혜리의 진심의 탐구와 인생 기출문제집 2에서 최규석씨 인터뷰를 보고 관심이 가던 찰나, 친구네 집에 습지생태보고서가 있길래 빌려달라고 했더니 친구가 새해 선물이라고 가져가란다. 돌아오는 전철길에 다 읽었다. 너무 웃겼다. ㅋㅋㅋㅋㅋ 근데 그림을 보니 이건 가난뱅이의 역습에 나오는 표지그림과 너무도 비슷한 그림이 아닌가. 그 때 책 표지 그림 별로라고 뭐라 그랬는데... 생각해보니 가난뱅이의 역습이라는 책과 잘 어울리는 작가를 섭외한게 아닌가. 난 그런 기특한 발상도 몰라보고...쏘리~


3. 목욜. 오래 근무한 옆 교실의 강사님의 부름을 받고 갔더니 모 시험 모의테스트를 만들 수 있겠느냐고 해서 이래저래 힘들 것 같다는 결론이 났다. 근데 어차피 시험 삼아 볼 거라면 시중에 나와있는 문제를 적당히 바꾸면 안되겠냐고 하더니 그 때 부터 내가 몰랐던 나 쪽팔렸던 이야기가 시작됐다. 아, 선생님 그 때 4월에 만든 문제가 좀 문제가 됐었잖아요.
아 쪽팔려! 그렇다 문제가 있었다. 내가 낸 문제 수가 답안지의 답 수보다 하나 더 많았다. 나의 부주의였다. 고이 잘못을 인정했더니 뭔가 내가 모르는 상황을 들춰낸다. 즉, 문제는 답안 수, 그런게 아니었다.

때는 바야흐로 4월(인가?) 나는 부장님의 명령(?)으로 모의테스트를 하나 만들었다. 부장님은 절대 만들지 말고(실수가 생기니) 기존의 문제를 바꿔서 내라고 해서 나는 고이 바꿔서 냈다. 하지만 어차피 우리 학원 수강생들만 보고 마는건데 뭐가 문제람! 게다가 시간도 촉박하고 돈도 얼마 안되고... 영어학원에서도 일할 때라 잠잘 시간도 없었을때라 기한 맞추려고 전철에서 노트북을 두들겨대던 기억과 시급 5000원도 안된다고 투덜대던 생각이 나는구나. 급수가 다른 모의테스트를 만들어야했을 다른 선생님은 결국 마감을 못넘기고 다른 테스트를 복사해서 넘긴걸로 알고 있다.
그럴만하다. 나보다 타이핑 해야할 게 배는 많았을텐데.
그리고 시험이 끝나고 며칠 뒤 부장님이 달려와서 이거 시중으로 넘어가면 안되는거죠? 다른 부서에서 이걸 시중에 돈을 받고 판매하겠다고 하더라. 안되는거 아니냐, 하시길래 당연히 안되죠~ 이거 대충 바꿔서 냈지만 누가 봐도 다 알거예요~ 그러자 부장님이 그 사람들이 와서 물어보거든 절대 안된다고 하세요. 네. 그래서 그걸로 끝난 줄 알았다.

근데 그게 결국 시중으로 풀린거다. 자체 제작한 교재 부록으로 주려고. 근데 그 책을 만든 그 선생님들이 나의 문제지를 보고 이거 너무 비슷해서 대형서점 물류센터까지 들어간 그 모의테스트를 회수하려는 등 난리가 났다고 한다.
근데 나는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에 대해 전-혀 들은바가 없었다. 모르겠다. 부장님도 그 얘길 못들은건지 듣고도 나한테 일부러 얘기를 안한건지. 그저 잊어버린거지. 그 선생님들은 내가 모르고 있다는걸 몰랐던 것 같다. 모르셨다니 잘못이 없죠. 이쪽이 원래 커뮤니케이션이 안되서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를 꺼낸 선생님의 뭐라뭐라 말을 해주긴 하는데  멍-했던 것 같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이 사람들은 지난 반년간 나를 돈 받아먹고 책임감없이 그 근저에 있는 교재 대~충 베껴서 시중에 내놓은 완전 뻔뻔한 인간으로 생각했을거 아닌가! 아우 쪽팔려서 죽는 줄 알았다. 뭐 부서가 이렇게 중구난방이야. 언뜻 생각해봐도 이중구조인데 그럼 나는 어디 장단에 맞춰야하지...하는 복잡한 생각도 했다. 담부터는 이렇게 돈 안되고 내 손아귀를 벗어나는 일은 거절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은 이제부터 골라가며 해야지. 저렴해도 완전히 내가 컨트롤할 수 있거나, 시중에 내놓고 싶다면, 아님 사용 목적을 사전에 밝히는,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보수와 시간을 보장해주는 그런 일. 2010년을 더러분 기분으로 마무리했다.

4. 하나 더. 위에 그 선생님들하고 이야기했을 때, 파트 원 사진 모으는 게 얼마나 힘든대요 하길래 나도 그냥 농담으로 그러게요 일본 보내주면 찍어올 수 있을텐데, 했다. 근데 나의 농담이 너무 진심으로 들렸는지(분명 히죽히죽 웃으면서 얘기한건데! 하긴 그 때 얘기한게 학원 근무하고 첨 길게 얘기한거니 내가 말하는 스똬~일을 모를 수도 있다 흑) 한 분이 일을 처음 하는 사람들이 꼭 그런 얘기하는데 그게 쉬운게 아니예요. 어쩌구 저쩌구... 일본 가서 사진을 몇백장 찍었는대도 건질게 없어 어쩌구 저쩌구...

잘 모르겠다. 그게 왜 그렇게 기분이 나빴는지. 나는 원래 다른 사람들에게 폐 끼치고 책 잡히는 게 죽을만큼 싫은데 것도 일본어에 관련된 일로 쪽을 먹고, 뭣도 모르는게 말만 쉽게 하는 사람 취급을 받았다는 생각이 드니 기분이 더러운 것도, 이해가 가나요? 게다가 나는 자부심이 있다. 그건, 내가 일본에 오래 있던 건 아니어도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해왔고, 통대를 나온 건 아니라 높은 수준의 일을 할 순 없어도 나름대로 통역이나 번역으로 부끄럽지 않게(물론 부끄러운 순간도 있었으나...ㅡ_ㅡ;;;) 돈을 받아왔던 경험이 있다는거다. 그래서 단언도 하련다. 내가 그 선생님들보다 일본어를 더 잘할것이라는 자신이 있다고. 물론 확인된 바는 없으나...
근데 무시를 당했다는 생각이 드니 따따블로 충격을 먹지 않겠느뇨. 어질어질한 상태로 내 강의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아까 있었던 일과 말을 재생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가라앉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그 선생님들은 이 업계(?)에서 일한지 이제 곧 10년이 되어가(는 듯 하)고, 자기 이름으로 출판한 책이 있다. 학위 10년은 저기로 갖다 치워버릴 수 있어도 뭐를 하든 경력 10년은 무시할 게 못된다. 그런 선생님들에게 이제 일한지 1년도 안되고 오전에만 쓱 근무하고 사라지며 도무지 자기들과는 친해질 맘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수상하고 책임감 없는 철딱서니에 불과한게 아닐까. 엄밀히 말해서 이쪽 일은 강사가 일본어를 일정 수준으로만 구사하면 그 이상은 필요가 없다. 요는 수강생들이 공부를 하게 만드는 요령이 중요한거지 내가 얼마나 잘하는지 혼자 떠들어봤자 별 소용이 없다는 거다. 
뭘 하든 오래 하는 건 중요하다. 나는 졸업 전부터 일을 해왔지만 뭘 하든 오래 한 적이 없다. 졸업 후도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서 그나마 길게 한 일들이 다 강사인데, 나는 과연 강사에 적합한건가.   

올해는 나도 이제 그만 방황하고 일에 대한 방향을 좀 정해야겠다. 나는 올해 호주로 떠날 생각이라 그거랑 어떻게 상충시키면 좋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고민 중이다. 여지껏 그랬듯이.
나도 결국 통역대학원에 가야하나. 근데 올해 겨우 등록금을 다 갚는데 또 등록금으로 빚을 지라고? 그건 너무 잔인하다.
그럼 다시 사장님한테 받아달라고 졸라볼까. 근데 너, 그만 안두고 잘 다닐 수 있겠어? 하루종일 회사에 있어야하는데...
그럼 일반대학원으로 진학해서 문부성 장학금을 노려볼까? 그럼 나, 일본에서 뼈를 묻을 각오로 공부하고 가야한다. 박사과정을 밟고 다시 한국으로 오는 건... 그건 너무 암울하다...뭐할라고....

이런 생각으로 머리가 빙빙 돌지만, 그래서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볼멘 소리 안하고 열심히 학원으로 출근할꺼다.
쪽팔린 만큼 열심히 하겠어. 어차피 팔린 쪽, 다 팔릴 때 까지 더 맘껏 들고 다녀야지.
오늘 '프리터 집을 사다'에 나온 대사. 무리라는 말은 계속 할꺼야. 하지만 그만두진 않겠어.  아니다, 호주 가기 전까진 계속 하겠어, 군. 

posted by steadyoung
2010. 12. 15. 08:34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요새 돈을 좀 빡시게! 모아보려고 지출을 줄이고 있다.

근데 뭐, 부모님이랑 같이 살고 자동차가 있는 것도 아니고 친구들을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니고 옷이나 화장품에 미련 못버리고 사들이는 습관도 잠잠해진지 오래되었고... 등등 생각해보니 원래 그리 돈을 많이 쓰는 편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올해의 큼지막한 지출을 생각해보니
1. 3월에 라섹수술을 받았고      2. 4월에 넷북을 샀으며         3. 6월에 디카를 샀고       4. 7월에 친구와 여행을 다녀왔다.
5. 9월에 피부과 결제를 했으며       6. 냉장고, 카드값 막는거, 약소한 선물 뭐 이런 명목으로 부모님한테 드린 돈이 최큼 있다

아, 나 잘 쓰고 살았네... 라섹수술은 잘 받았고, 디카도 잘 산 거 같고(우려했던 대로 요즘 안쓰고 있다ㅋ 머 언젠가 쓸 것이다)
친구랑 여행을 간 것도, 아마 앞으로 둘이 이렇게 시간내서 어디 가는 거 못할 거 같아서 잘 다녀왔고 
피부과랑 넷북이 좀 걸리긴 해도 ㅠ.ㅜ
넷북은 진짜, 이렇게까지 물욕에 사로잡힌 나 자신에 조금 놀랄 정도로 그냥 미치도록 갖고 싶었다ㅎㅎㅎㅎ

이거 말고는 밥값, 커피 값, 알콜값 등 식대가 젤 들고, 책 사보는 정도? 올해는 참고자료로 일본어 교재를 좀 많이 샀다. 
그러다보니 내가 지출을 줄여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가장 만만한 게 이 두가지 지출.
가끔 회화반 나가거나 지금 다니는 영어 학원비는 어차피 공부하는거고,
나는 등록해놓고 안나가는 만행은 절대로 저지르지 않는다! 내 피같은 돈으로 등록한 건데ㅋㅋ
꼬박꼬박 나가서 열심히 공부해야지.

새벽에 나가서 저녁에 들어오는 날도 많으니 하루에 적어도 3000원, 많으면 만원까지 쓰는데(난 이것도 많지 않다고 봐!)
중간중간 밥 값, 커피값을 줄여보려고 해도 먹고 살려고 하는 일로 벌고 있는 돈으로 잘 못 먹고 살면 서글퍼질 거 같아서
지출을 너무 심하게 줄여서 오는 스트레스는 피하려고 적당히 쓰고 있다.
술은 몰아서 (횟수를 줄여서) 마시고ㅋ 2000원 이하의 테이크 아웃 커피는 일주일에 두 세번으로 줄이고ㅋ 등등.
(학원 앞에 던킨이 오후 2시까지 커피 50%를 해줘서 잘 마시고 있다. 맛이 베리 굳! 한 건 아니니만 땡스얼랏이다)

책도 보고 싶은 게 조금씩 생기고 있는데 예전처럼 망설임없이 온라인에서 클릭질 하는게 조금 어려워졌다.
신촌의 북오프에 가서 책을 물색해서 턱턱 산다거나 아마존 주문이나 일본에 책 사러가는 원정을 꿈꾸는 것도 금물.
근데 책은 정말 내 몇 안되는 낙이자 심심풀이인데... 하지만 책의 훌륭한 점! 안 산다고 못 보는건 또 아니라는 거.

그래서 그저께 맨날 시간에 쫒겨 쳐다보기만 헀던 이동도서관에 드디어 등록을 하고 책을 빌렸다.
근데 역시 소설과 아동책이 많더라. 그래도 덕분에 고령화 가족(천명관) 컨설턴트(임성순) 사과는 잘해요(이기호)를 5분만에
휘릭 골라서 어제 컨설턴트를 다읽고, 오늘 고령화가족을 다읽고, 내일 사과는 잘해요를 다 읽을진 모르겠는데
여튼 올만에 책을 보니 글자들이 초코렛 입에 감기듯 눈에 착착 감긴다. 둘다 재밌는 소설이기도 했고.
(고령화 가족이 좀 더 많이 재밌었다)     
주말에 중고나라 까폐에 가입해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말끔한 원서를 어제 4000원에 직거래해서 구입했다.
얼쑤, 나 쫌 대견해! 손가락만 까딱해서 발품만 팔아도 구할 수 있는 책이 이렇게 많은데. 물론 그동안 책을 사댔던 게 후회가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이런식으로 부지런하게 책을 읽어야겠다.
가끔가다 진짜 너무 (일본)원서가 읽고 싶을 때 북오프가서 지름질하고 오면 되고~ 
근데 너무, 대학교 때 도서관이 그리워지는 건 사실이다. 책이 차고 넘쳤던 그 때가 문득, 그립구나 ㅠ.ㅜ

당분간 출판업계는 나 없이 돌아가야할 것이다. 푸하하하하하
쏘우리(시크릿가든에서 길라임이랑 김주원이 몸 바뀌었을 때 길라임이 액션감독에게 한 버전으로)
posted by steadyoung
2010. 12. 14. 11:01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원래 8시간은 자야하는데!
주중에는 대략 많이 자면 6시간, 못자면 4시간 자다보니 (다 헛짓하다가 늦게 자는거임 ㅠ.ㅜ)
요즘 주말에 이러다가 허리와 이불이 붙어버리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잠을 몰아자고 있다.
토욜은 하루종일 자도 밤에 12시도 안되서 눈이 감기는데 일요일은 새벽 2시까지 눈이 말똥말똥하다.
담날 5시에 일어나야하는데! 아니, 세시간 뒤에 일어나야하는데!!!!

그래도 주말에 워낙 뒹굴뒹굴 해서 그런지 월욜은 얼마 못자도 크게 피곤하진 않다.
대신 잠이 안오는 밤에는 어쩔 수 없이 여지껏 내가 저질렀던 어리석은 선택들과 그 결과들을 곱씹고 <과거에 대한 후회>
앞으로 너무너무 불투명하고 뭐 하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들을 상상해보며 두려움에 떨게 된다 <미래에 대한 염려>
쓸데없는 짓이란 걸 알면서도 그만두질 못하니 잠이 안오면 참 괴롭다.

어제도 오만가지 생각을 했다. 요 두 달간 좀 여유롭게 지냈는데 난 그 여유를 온통 텔레비전에 쏟았다.
자연스럽게 슬럼프에 빠지고, 원래 한 2주면 거뜬 극복을 했는데 시간이 많으니 두달을 가더라.
앞으로 뭘 어떻게 하고 살아야할지 생각해봐도 각은 안나오고
근데 뭔가를 좀 해봐야하지 않나 급한 마음도 들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생각이 꼬리를 물다보니, 그러고 보니 그냥, 내 생활과 지금의 일에 충실할 것, 이라는
너무너무 상투적이고 진부한 결론이 나왔다. 왜냐, 할 수 있는게 그거 밖에 없는 거다 ㅠ.ㅜ

오전 일본어 강사일은, 좀 더 경력을 만들고 싶어서 내년 여름까지는 할 거 같고
저녁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건, 뭐랄까, 애들은 안보면 보고 싶달까...ㅡ_ㅡ;;; 결국 같이 있을 때 즐겁다는 걸 부인 할 수 없다. 
무기력증은 애들 두명이 중3이라 잠시 공부를 쉰, 딱 그 시기에 시작되었다. 게다가 일은 늘 끊기지 않고 잘 들어온다. 
시작한 애들은 대부분 오래 공부를 한다. 지금 내가 예뻐하는 애들은 수능 치는 거 까지 보고 싶기도 하다.
(친구가 오바하지 말라고 뭐라 그랬다 ㅡ_ㅡ;;)
이쯤되면 가르치는 일은 내 적성에 너무 잘 맞고, 나는 거기에 소질도 있으며 성과도 반응도 좋다.
그럼 여기에 매진해야하는건가...

근데 나는 왜 이렇게 자꾸 어디로 떠나고 싶고, 새로운 걸 배우고 싶고, 내 자리에 가만 못있고 자꾸 헤맨다.
그래서 그냥 당분간은 어쩔 수 없으니 지금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해볼 생각이다.
나 자신에게 엄격해지네 어쩌네 라는 말은 되게 쑥스럽고 나랑 안맞는 노선이지만,
요즘 따라 그냥 나 자신에게 그동안 너무 물렀다는 생각도 들고,
결국 나란 사람은 착한 척도 좀 하고 고분고분하게, 엄하게 사는걸 별로 싫어하지 않는 다는 걸 어렴풋이 알게 되서
허영 따윌랑 버려보고 좀, 일개미처럼 살아봐야겠다.
오전 저녁 일 열심히 하고, 기타도 배워보고, 영어학원도 꾸준히 잘 다니고, 안나갔던 모임도 나가보고,
이동도서관에서 책도 빌렸으니 책도 많이 읽고, 화장도 다시 찐~하게 하고 ㅋㅋ 옷에도 좀 신경쓰고ㅋㅋ
그럼 살을 빼야하나??? 흑흑.

여튼, 난 다시 오늘부터 열심히 해볼라고.
 
  
posted by steadyoung
2010. 10. 30. 14:46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그저께 오랜만에 택시타고 역으로 갔다. 버스타고 가면 기다리는 시간 포함해서 한 12~3분인데 택시타면 3분만에 슝-!이다.
아침 출근길, 아니, 새벽 출근길, 6시 되려면 아직 10분이나 남은 그 시간의 5분은 얼마나 황금같은지!
택시는 크게 맘 먹고 해야하는 간단한 사치다.

그래도 택시타고 역으로 가'버릇'하면 안되니깐 잘 참고 사는데 그저께는 오랜만이니까 쫌 봐주기로 했다. 근데 돈이 없어! 그래서 냉장고 값 300,000원 부담한 걸 빌미로 아무 거리낌없이 엄마한테 이천원만! 했더니 엄마가 오천원을 줬다. 헤헤헤헤. 땡잡았따.

택시 기사님은 라디오를 듣고 계셨다. 새벽 라디오란 참 스산하다. 마침 듣고 있던 방송에는 소설가 '인 거 같은' 한 여자와 DJ가 얘길 나누고 있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책을 안읽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고 DJ가 묻자 소설가가 말했다.

참 불행한 세대인거 같아요.

그리고 뭐라뭐라 말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고독을 참지 못해 사색할 시간을 갖지 않으며...
그러자 DJ가 책은 읽는 내내 머리를 써야하니까요 하고 맞장구를 친다.

난 이런 말을 들을 때 마다 가슴 속 한 구석에 고이 잠들어 있던 '비위 담당 벌레'가 꿈틀꿈틀 움직이는 걸 느낀다. 거북해진다.
근데 그 전에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나는 그들이 말하는 '젊은 세대'에 들어가는가?;;;;; 아닌가?...ㅡ_ㅡ; 

책을 읽는 건 좋은 습관이다. 외국어 공부할 때도 원서 읽는 거 처럼 확실하고 효과있는 외국어 방법이...물론 많이 있겠지만, 여튼 노가다긴 해도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느뇨. 여튼 그래서 요즘 내 똘똘한 과외녀에게 책을 좀 읽어보는게 어때? 하고 열심히 꼬시고 있다. 학교 권장 도서는 자꾸 재미없는 거 읽으라고 하니깐 쌤이 재밌는 책 빌려줄께. 그거 읽어봐, 하고.
얼마전에 정성일씨 트위터에서 초등학교 때 취미란에 독서라고 적으니까 아버지가 넌 밥을 취미로 먹냐? 라고 하셨다는 걸 읽었는데, 음, 진부하긴 해도 마음의 양식이란 말이 틀리지는 않아? 암, 그렇고 말고.

그렇다고 해서 또 그 DJ와 게스트처럼 책 안 읽는 세대가 불행하다느니, 하는 말은 참 듣기 거슬린다. 너나 잘하세요, 하고 말하고 싶어지는 나는 버릇없느뇨? 그치만 남의 행복과 불행을 독서라는 잣대로 그리 간단히 재단하다니, 어찌보면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책을 안읽어서 불행하다면, 책을 읽으면 행복해지는가? 물론 그렇지도 않을 것이다. 주제넘는 참견이다.

근데 대학교 때 한 선배가 자기는 책을 읽었을 때의 효용과 삼국지 게임을 했을 때의 효용이 크게 다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음, 그럼 나를 포함한 '우리'는 젊은 세대가 맞는거 같군) 나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고, 지금도 동의하진 않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 말에 대해 따박따박 반박을 할 만한 근거를 여전히 못찾겠다. 기껏해야 그렇게 말하면 없어보이니깐 그런 말 안하는게 낫겠어, 하며 빈정거릴 뿐.

그러니까 독서라는 걸 너무 당연하게 대단한 걸로 여기고 안하는 인간들을 싸그리 수준 낮게 보는게 참 거슬리는데, 그렇다고 해서 여타 다른 오락거리들과 같은 선상에 올려놓고 똑같이 취급하는 건 또 거슬리는 내 심보는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걸까. 예전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인터뷰에서 소설이 경쟁해야하는 건 TV 프로그램이나 음악과 같은 거라 하길래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책이 여타 다른 매체들보다 우월하다고 은근슬쩍 생각하는 건, 어설프게나마 대학 나온 먹물인 척 하려는 허영심이 원인인걸까.







posted by steadyoung
2010. 10. 20. 00:08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중학교 때 우리 학교에서 전교 1,2등을 했던 여자애는, 검사가 꿈이라고 했다. 솔직히 검사가 뭔진 모르겠는데 별로 재밌을 거 같진 않아서 나는 천진난만하게 되물었다. 왜? 그거 재미없을 거 같은데?

그랬더니 그 친구가 매몰차게 되받아쳤다. 넌 일을 재미로 하냐?

이것이 과연 중학생 입에서 나올 말인가...하는 건 접어두고, 그래서 그 친구는 어떻게 되었느냐 하면, 잘 모른다는 거다.
그리고 잘 모른다는 건 그 친구가 적어도 사법고시에 합격한 건 아닐거라는 추측을 하게 하는데, 왜냐면 붙었으면 아주머니가 울 엄마 미용실에 와서 거기 손님들 귀에 못이 박히게 자랑했을테니까- 국내 굴지의 대학교를 재수해서 들어가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꽤나 높은 자리에 계신다는 분의 자!제!님하교 교제를 했을 때는 잘만 들어오던 그 아이의 소식이, 아주머니가 요즘 통 미용실 안오시는 덕분에 잠잠하다.

이런식으로 빙빙 돌려서 비꼬는 나도 참 작고 치사한 건 아는데, 그 아줌마가 우리 미용실에 와서 딸 자랑 늘어놓으며 울 엄마 주눅들게 만들었을 순간들을 생각하면 이렇게 소심하게 비꼬고 마는 나 자신이 참 상냥하고 착하게 느껴진다.

음, 근데 내가 싫었던 건 그런거다. 엄마가 그 친구 손을 잡고 "하나님은 그릇이 큰 자에게 시련을 주셔" 뭐 이런 류의 충고를 하고 그걸 내게 들려주는 바로 그 순간들. 지금은 비록 '모진 고난과 시련'을 겪는 중이지만 걔는 원래 그릇이 크니간 그걸 극복하고 반드시 '크게 쓰일'거라는 뭐 그런 류의 말이다. 으, 지금 쓰면서도 닭살이 돋는다.
그 때 마다 엄마가 나한테 그릇 커지라고 우회적으로 말하는거 같아서 개구멍에 숨어들고 싶었다. 나는 내가 얼마나 편협한 인간인지 잘 알고 있는데, 그런 식의 기대를 요만큼도 짊어지고 싶지 않았다. 그릇이 작은 인간은 작은 인간답게 세속적이고 속물적으로 돈을 중시 여기며 사는게 도리에 맞고 이치에 맞고... 뭐 그런거. 하나님도 내가 그릇이 작은 걸 알고 그닥 큰 시련과 고난을 안주시니 나는 크게 쓰이지 않고 누군가 급할 때 물이나 떠먹는 용도로 쓰는 그릇으로 족하다.

그래도 지금 사는게 재미없다고 느끼는 순간들을 먹고 싶지도 않은데 꾸역꾸역 밥을 쑤셔넣는 기분으로 참아내는게, 그런 엄마의 세뇌덕분(?)인 걸 알지만, 근데 영 편하지 않다. 
어쩌지. 사는게 재미가 없다. 영, 재미가 없다.

얼마전에 내 심장을 쏴라, 를 읽었는데 다 읽고 신경질이 났다. 이 책은 이렇게 재밌는데 왜 나는 이렇게 재미가 없지.
어불성설인건 알겠는데 그렇게 느꼈는걸 어떡해.

잠잘 시간도 없이 바쁘게 만들어봤자 그런 순간이 지나가면 또 반복된다. 게다가 나는 내가 적당히 행복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누군 일자리 없어서 죽겠다는데 나는 일본어 수업도 늘고 과외도 안끊기고 끊길만하면 또 알아서 들어오고 밥 못먹고 살 일이 없다. 행복의 기본적인 요소 중 중요한 부분이 채워져 있다.
근데 어쩌지, 사는게 재미없는 건 변하지 않는다.
아마도 일,이주 더 버티면 다시 즐거울 수 있을 거다. 계발의 11월이네, 여행을 가겠네 뭐 그런거.
근데 재미도 없고 의욕도 없는 순간들이 이렇게 주기적으로 계속될거라는 생각이 들면 지금 당장 아무것도 하기 싫다.

그렇게 우울한 건 아니다. 그냥 여드름이 난 거 처럼, 사소하게, 줄기차게 재미없는 거 뿐이다.

이건 특효약이 있는 건지, 아님 그저 내 마음을 평생 컨트롤해서 해결해야 할 문젠지.
내가 아직 젊어서 그런다는 건 알겠는데, 그래서 그걸 어떻게 써먹야할지를 모른다는 건, 확실히,
문제다.

posted by steadyoung
2010. 10. 13. 00:01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1. 성균관 스캔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되어 있다. 주인공 '잘금 4인방'의 애정전선+하지원씨 동생이라는 '나쁜 놈' 역활이 부르르 분노하는 장면+허허허하고 웃는 정조와 깔쌈한 정약용 선생+ 등등.
근데 정조로 나오시는 분이 허허허 하고 웃을 때 마다 내 가슴이 다 아려온다. 예전에 '조선왕 독살사건'(누가 왕을 죽였는가?로 바뀌었던가? 아니면 바뀌기 전 제목인가; 가물;;) 읽었을 때 제일 첫빠로 나온게 정조 독살'설'이었던 거 같은데,
아아. 정조가 조금이라도 개혁에 성공을 했더라면, 적어도 좀 더 살았더라면 마치 지금의 역사가 전부 뒤집어졌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거다. 지금 허허허허 하고 웃을 때가 아녜요, 곧 있음 죽으면서 흑흑흑 하며 연민을 잘금잘금 씹으며 정조에 대한 생각을 곱씹는다.

2. 내 그릇된 역사관은 그런거다. '정,순헌철고순~' 고랑 순은 일제 강점기니깐 넘기고, '순헌철'에서 배운거라곤 세도정치 뭐 그런거 밖에 기억안난다. 한국의 역사 교과서가 사실을 은폐한건지, 아님 그나마 순화해서, 덜 한심하게 기술한건지 알 도리가 없으나, 정조가 바통을 잘 넘겼으면 순헌철 시대가 좀 더 세련되고 '근대적'인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을까, 그럼 흥선대원군이 문을 닫기 보다 오히려 그 전에 문을 열어제낀 인물이 나올수도 있지 않았을까. 정약용이 기나긴 유배생활을 하는대신 조선의 문을 화알짝 열었다면? 일본의 메이지유신보다, 료마가 사츠마랑 쵸슈를 화해시키고 말그대로 가버리기 전에 이미 활짝 열어버렸다면???

3. 뭐 역사에 만약이란 없는거니까 참 부질없는 짓인건 안다. 근데 만약에 그랬더라면 지금 우리나라와 일본의 위치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는게 내 망상이다. 문 미리 열고, 불평등 조약을 당하는게 아니라 일본으로 맺으러 가고, 뭐 그래서 우리가 일본을 식민지로 삼았다면, 뭐 그런 공상. 당시 식민지는 전 세계에 불어닥친 유행과도 같아서 세계의 흐름을 거스르는 공상은 어렵지만, 입장을 바꿔보는 정도는 가능하다. 물론 우리가 이런 굴곡진 현대사를 가지게 된 배경에는 때마침 냉전이란 것도 아주 크게 한몫했지만, 전쟁 한 번 못해봐서 배상금 지불에도 뭐라 할 수 없었던 우리네 처지에, 6.25 전쟁에, 제대로 전후처리랄까, 식민지 청산도 못한채 경제 성장을 향해 달려왔던 지금의 상황보다 훨 덜 복잡한 현대를, 나는 살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4. 순헌철 때 거짓말처럼 오르막길을 굴러온 느낌이라 정조가 조선의 왕이었을 그 시대가 참 안타깝다. 사실 내가 성균관 스캔들을 보면서 정조 생각을 하는 건 전체 60분 중 3분도 안되지만, 일본이 메이지 유신 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문열었으면, 하는 공상과 긴밀히 연결된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음, 내 역사관은 역시 편협하달까, 평화적이지 않달까, 뭐 그렇다.
겸사겸사 정약용 책을 주문했다. 생각할수록 신기한 사람이다. 영민한 사람. 목숨 부지를 자연스럽고 귀하게 한 사람. 읽어보고 더 좋아하게 될지 흐~응 하고 말지 아직은 모르겠다만, 어떤 의미로 '신기'에 가까운 감각을 가졌던 사람이 아닐까. 서학을 그렇게 알뜰살뜰 받아들이는거 하며.


6. 하고 떠들었는데 사실 내가 성균관 스캔들 보면서 내지르는 소리는 팔할이 이런거다.
"걸오!!!당장 고백해!! 쓰러뜨려! 그냥 가는거야!!!! " "유천아, 니가 그럼 안된다!" "박민영, 빨리 여자라고 말하지 못할까!!!!" 
그런 단말마에 가까운 외침 ㅡ_ㅡ;;

헬스장에서 달리면서 슬쩍 봤을 때도 잘생겼는데 드라마 보는 내내 잘생겨서 참 뉘집 자식인지 잘낳았네 그려~ 하며 감탄하는게 믹키유천이다. 주말에 집에서 그동안 안본 티비 허리 아프도록 뒹굴면서 보는 동안 성균관 스캔들 11,12화를 세번인가 봤다-_- 믹키유천이 넘 잘생겼고, 생각보다 송중기가 귀여웠으며, 걸오의 목소리가 멋있었기 때문이다. 흐하하하하. 어제 오늘 해서 다운받아서 앞에것도 다 봤다(제 돈 다 주고 받았음).

예전에 어느 남친이 자기 믹키유천 닮았다는 소리 들었다고 해서 내가 님 뭥미? 하고 코웃음쳤던 생각이 나는데 보면 볼수록 그 남친 생각도 절절하게 든다. 뭐...좀 닮은 거 같기도 하다, 헤어지지 말걸 그랬나...ㅋㅋㅋ 좀 더 얼굴 보고 살아볼껄ㅋㅋ 뭐 그런거 ㅋㅋ
이런 생각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거보면 나도 참 웃기지만- 여튼 믹키유천 탓이다. 너무 잘생겼다.

기자님친구가 성균관 스캔들을 훗 하고 비웃어서 내가 열심히 변호했는데 사실 좀 무안한 탓도 든다. 난 재밌게 보고 있지만 드라마적으로 탁월하다던가 새롭다던가... 오히려 그저 그렇다는 비난도 되받아치기 어려운 비슷한 설정의 반복이다. 이케멘 파라다이스, 얼마전에 했던 미남이시네요, 좀 더 거슬러 올라가 '금지옥엽' 하하하하. 내가 장국영에게 포옥 빠져든 바로 그 영화!
근데 어쩌냐. 너무 재밌다. 중학생 때 이케멘 파라다이스(아름다운 그대에게)를 가슴 설레며 봤고, 고등학교 때 금지옥엽 보고 나서 장국영한테 환장했었다. 근데 10년이 다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재밌다. 걸오가, 날 죽여 ㅠ.ㅜ

유아인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나올 땐 가슴 설레다가 단정하게 묶으면 으음; 하는 것도 있는데 그래도 뭐 목소리가 참 좋다. 앤티크를 어떻게 봐야하나 고민중이다. 아! 역시 그때 바로 봤어야 하는데! 영화는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만 잔뜩이고 뭘 보러가질 않아. 이 몸은 게다가 서양골동양과자점 만화책 소장하고 드라마 다 봤고 일년에 세네번은 꼭 복습하고 있는 몸인데! 
이미 넷북 배경은 '걸오'로 바꿔놨다. 유아인에게 설레기 보다는 진짜 '걸오' 역할에 설렌다. It's the 수컷! 하는 분위기.
예전이라면 송중기 역할을 더 좋아했을 거 같은데 걸오 쪽으로 빠지다니 역시 내가 나이를 든건가? 흑흑. 그래도 송중기는, 운동했다가 공부로 전향한 뒤 공부도 잘했다길래 곱상한 얼굴에 독할 거 같아서 괜시리 무서웠는데, 역할 참 잘 받았단 칭찬이 절로 나온다.

믹키유천도 잘하고 있다. 동방신기 끝물에는 좀 ハート弱そうでパッとしない찌질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허그 때의 감동은 사라지지 않았다. 근데 주인공이긴 한데 역할 자체가 별 매력이 없다. 답답하다. 근데 믹키유천이 연기를 막 그렇게 못하는 것도 아니고 생각보다 선전하고 있어서 득보는 건 없지만 손해볼 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드라마로 송중기랑 유아인이 나(를 포함한 수많은 여인네들)의 눈에 도장 콱 찍은걸로 봤을 때, 주인공으로 나와서 다른 역할보다 존재감이 덜한 거, 그런 걸 손해봤다고 하는거다, 하는 기자님친구의 말이 순간 절묘해서 할 말을 잃었지만,

믹키유천! 난 널 응원해! 끝까지 잘해라!!!!! 
posted by steadyoung
2010. 8. 27. 09:56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너 피곤해"

이건 내가 예전에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들은 말인데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내가 여태껏 사귀었던,
혹은 잠시 만났던 모든 남자들에게
들은 말중에 가장 충격적인 한마디이다.
나는 남자친구에게 피곤한 여자친구이고 싶지 않다!!!!!!!!!!!!!!!! 그건 그 때도 지금도 마찬가지다.

여튼 그 후에 엄마에게 넌지시 "엄마 난 피곤한 사람인가?" 그랬더니 엄마가 웃으면서 받아넘기길
"맞아, 니가 좀 피곤한 구석이 있지" 하고 너무도 자연스럽게 말하는게 아닌가!!
마치 내가 어렸을 때 부터 그랬다는 듯, 그걸 이제 알았냐는듯!!! 아니 엄마가 어떻게 자기 딸이 피곤한 인간이란 걸
태연하게 인정할 수 있지??? 나는 더욱 충격을 먹었지만, 뭐, 예전부터 그랬다면 할 말이 없다.

나는 원리 원칙을 고수하는 인간이다. 문제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 발언과 행동을 서슴없이 해댄다는 데에 있다.
나 중2 때 까지 그날 든 교과서 다 책가방에 넣고 다닌 사람이야! (응??)
나 대학교 2학년 때 까지 영어사전+일본어 사전 영한 한영 일한 한일 네 권 다 들고 한시간 넘게 통학했던 사람이야!
(왜 좀 더 일찍 사물함을 이용하지 못했을까! 왜 좀 더 일찍 전자사전을 사지 않았을까! ㅡ_ㅡ;;)

내 의도된 명람함과 의도되지 않은 긍정적인 성격이 마치 내가 초!자유스럽게 행동하자는! 주의의 인간. 혹은 정말로
'꾸밈없이' 밝은 인간으로 보이게 만드는데 나는 열심히 '꾸며낸' 밝은 성격을 지니고 있는 피곤한 인간이다.
그래서 어두운 부분도 많고 걸핏하면 우울해지고 의욕도 바닥나고 그냥 넘어가도 될 일을 꼭 굳이 꼬치꼬치 따져야
직성이 풀리며 감정 기복도 심한 편이라 동생에게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며 불같이 화를 냈다가 30분도 안되서
깔깔 웃는 등, 가깝게 지내면 지낼수록 내가 존중받아야할 하나의 인격체라는 사실을 의심하게 될 때가 많다.
(물론 장점도 많다- ... 있다- ... 있으니까 친구들이 여전히 붙어있어 주는거겠지?? ...
여전히 동생이 날 좋아하는거겠지?? ㅡ_ㅡ;;)

그래서 나는 내 그런 점이 싫어서 낯선 사람과 한 번 만나고 끝나는 관계를 선호했고 길게 이어질수록 내 꼬장꼬장한
성격이 뽀록날까 두려웠는데 이제는 슬슬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래! 난 피곤한 여자다~!!

인간보다 여자라는 말를 붙일 때 더 부정적인 느낌을 갖는다. '피곤한'이란 형용사는.
하지만 두려워하지 않겠다. 난 그런 사람인거다. 그런 여자인거다. 
기왕 인정할 거 더욱더 철저하게 행동해야겠다고 맘 먹었다. 내 꼬장꼬장함이 드러나는 사례를 열거하면 그게 뭐~ 
하고 별거 아닌 일들의 총집합인데, 그런 것들 하나하나가 일상 생활의 장애물이 되어 스스로를 괴롭히는 원인이었다.
근데 이제는 난 원래 그런 녀자~니까 더욱 더 철저하게 꼬장꼬장하게 굴어야겠다.
블로그를 쓰다가 말이 막힌다고 한참 쓰다가 창을 닫거나 하지 않겠다!. (리얼하게는 횟수를 줄이겠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벌인 일은 끝을 맺고 본다! (난 소설을 쓰고 싶다! 다이어트로 할꺼고 영어도 할꺼다!)
토론을 하다가 말이 막힌다고 포기하지 않겠다! 그 토론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해서 생각할꺼다! 등등.

어느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한없이 유들유들하고 넉넉한 인간이 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그건 무리인 것 같다.
그냥 내 원래 성격을 철저히 지키는게 좋겠다.
그러다가 유턴을 하던 모로 가던 도로 가던 그쪽이 더 맘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 편하고 싶어서 피곤한 여자가 되지 않기 위해 발악했는데 결국은 그런 척 하는게 더 마음이 불편하다.

그러므로 난 앞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피곤한 여자가 될꺼고 덕분에
'남친이 있는 여자'와의 거리는 백 걸음 더 멀어진 셈이다. 

posted by steadyoung
2010. 8. 25. 09:33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월요일 날 헬스를 다녀왔다. 가볍게 운동하고 갈라는데 영 순서가 생각이 안나서 처음 보는 트레이너 분을 불러 세워서 물어봤다.
헬스장에 다시 온 건 어언 1년 만인데 그냥 첫 날 부터 원래 하는 루틴대로 하라고 하길래 11시 반에는 집에 올 걸 12시 다 되서 왔다.
근데 하도 오랜만에 운동을 해서 몸이 놀랐는지 잠이 안오는거다. 흑흑. 한시가 넘어서 겨우 잠들었다.
게다가 요새 일주일은 네 다섯 번을 새벽에 벌떡 벌떡 깨어나서 시계를 확인하고 다시 잠든다. 그게 네시 반 쯤이면 그냥 일어날 법도
하지만 12시 넘어서 잠들어서 두시에 깨고, 세시에 깨고, 세시 40분에 깨고, 그러다보니 다시 잠을 청한다.
아침에 눈 뜰 때 정말 하늘이 두쪽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ㅠ.ㅜ
어쨌든 5시 45분에 집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고 꾸역꾸역 종각역에 도착, 편의점에서 아침을 골라 계산을 했을 때! 부터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그래도 지금 하고 있는 오전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니, 이래저래 억지로 아침 일찍 일어나는게 싫지는 않다.
눈 뜰 때, 집을 나설 때, 버스에서 전철로 갈아탈 때, 전철에서 서있을 때, 신길에서 다시 갈아탈 때가 좀 귀찮아서 그렇다 -_-;

어쨌든 그런 상태로 강의를 끝내고 영어 청강 수업을 들으러 갔다. 4시가 다 되서 끝나고 아까 오전에 주문한 책 4권을 찾으러
영등포역에서 내렸다.
아 근데 젠장! 분명 홈피에서 2번 출구라고 했는데 내려서 주위를 둘러보니 타임스퀘어 건물은 반대편에 있는거다!
씩씩대며 타임스퀘어를 향해 마냥 걷고 있는데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길가에 드러누워 자고 있는 사람을 두 명 봤다.
타임스퀘어를 향해 어느 낮선 골목길에 들어서자 군데군데 문을 열고 앉아있는 여자들이 보이는 성매매업소가 펼쳐졌다.
너무 놀라서 황급히 빠져나왔는데 도무지 타임스퀘어는 보이지 않는거다 ㅠ.ㅜ 근데 비가 내리고 나는 우산도 없다 ㅠ.ㅜ
빨리 책을 찾고 집으로 가야 과외 두 개를 시간에 맞게 할 수 있다.
 
결국 찾긴 찾았는데 내가 다시는 바로드림 서비스 영등포 점을 이용하나 봐라 ㅠ.ㅜ
너무 멀다. 물론 내가 처음 가서 헤맨 탓도 있는데(지하상가를 이용해서 신세계로 들어가는 편리한 방법이 있다 ㅠ.ㅜ)
어쨌든 모든 건물이 쓸데없이 너무 크다.
원래 늘 택배를 이용하지만 네 권 중에 두 권이 토욜이 되야 도착한다고 해서 바로 드림 서비스로 신청한 건데 너무 헛짓했다 ㅠ.ㅜ
마지막에 했던 과외도 과외녀가 자잘한 계산을 자꾸만 틀려서 (11+2+3=15 이런 식으로) 결국 열시 반이 넘어야 나의 긴 하루가 끝났다.

중간중간에 화가 치미는 거다. 배고픈데 영등포 역에서 타임스퀘어를 못찾아서 헤맬 때, 신세계 백화점에서 교보문고로 가는 그 긴 길이,
쏟아지는 비가 멎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지하로 갈 수 있다는 방법을 뒤늦게 알았을 때, 짐이 너무 무거운데 급행에 사람이
넘칠 때, 5분 안에 밥을 후두둑 해치웠을 때, 과외녀가 자잘한 계산을 계속해서 틀려서 같이 곱셈 덧셈 나눗셈 뺄샘 검산 할 때.

사실 생각해보면 잠을 못자서 피곤했으면 청강 수업을 다음에 들어도 된다.
분명히 책을 어제 받았다고 해도 결국 주말까지 아무것도 안할 확률이 크다. 그냥 택배가 오게끔 하면 된다.
근데 내가 사서 고생을 한거다. 
아 왜 나는 사서 고생을 해서 스스로를 이렇게 지치게 만드는지를 생각하면 또 화가 치민다.
 

근데 사서 고생한 결과 나는 '런던홀릭'을 결국 다 읽었고, 오늘 프린트 제작할 때 쓸 참고 교재를 챙겨갖고 나왔으며
영어 청강 수업을 들어보고 어제 집에서 온라인 결제를 했다(최큼 깎아준다).
사서 고생을 한 보람이 있는 셈이다.
그니까 못고칠 것 같은 사서 고생하는 버릇은 냅두고 나 자신을 탓하진 말아야겠다.

   

posted by steadyoung
2010. 8. 24. 11:56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사람들은 말한다. 9월은 자기 계발의 달이라고.

...물론 그럴리는 없고...

고등학교 1학년 때 부터 봐온 나의 일본어 과외녀가 곧 개강을 한다.
개강의 설렘이 백만년 처럼 느껴지는 나는 결국 자체 개강을 하기로 했다.

우선은 영어학원 청취 수업 등록.
보니까 청강을 할 수 있게끔 해놔서 오늘 듣고 올 생각이다. 그 학원에서 예전에 작문 수업을 들었을 때 꽤 괜찮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다른 수업들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 번 들어볼 수 있게 해준다는데 마다할 필요는 없지!!

그리고 9월부터는 나도 수업이 늘어나기 때문에 지금 듣는 프리토킹 수업을 못듣게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일본어 학원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면서 일본어 학원 다니는...)
그냥 들을까 생각중이다. 다소 지각하고 매일은 못가겠지만 20회 중 12회 이상 출석을 목표로 다녀볼까 고민 중.
나 혼자 맨날 방송 보고 책 읽는 것도 물론 좋은 공부가 되지만, 그건 그냥 생활 패턴에 불과하고
선생님이 엄선한 독해와 다소 시사적인 주제, 그리고 무엇보다 일본어를 잘하는 분들이 곧 통대 시험을 앞두고 수업을 듣기
때문에 자극이 된다+_+ 내 비록 통대 시험을 치진 않을 것이지만 난 그저 정말 일본어를 잘하고 싶다! 그럴려면
경쟁심과 시기, 질투가 있어야 한다!!!! ..............................근데 모르겠다 그냥 다니기엔 별로 돈이 없다ㅡ_ㅡ;;

그리고 이건 어제부터 시작! 다시 헬스장을 다닌다.
아 난 진짜 헬스가 싫지만 돈 적게 들이고 반 강제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수단은 헬스장 밖에 없다.
난 이제 가기 싫은 마음과 가야만 한다는 생각 사이에서 적잖게 스트레스를 받을텐데 그렇게라도 해야 몸을 좀 움직이지.
그리고 무엇보다 살이 너무 쪘다!! 내가 이렇게 살 찐건 고3때 이후 20대 들어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럴 순 없다!
그동안 내가 물론 좀 많이 먹고 바로 잤다지만, 아 슬푸다 흑흑 잘도 입었던 바지를 전혀 못입고 있다.
그래도 생각했던 것 보다 1kg적게 쪘더라;; 아 별로 위로가 안된다 ㅠ.ㅜ

7kg 감량이 목표다. 아...많이 빼야하는구나...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래도 다행인 건 어제 복근 운동을 했는데도 오늘- 작년 처럼 복부 전체가 마비된 것 같은 느낌이 덜하다는 거.

열심히 해야지. 운동 예찬을 외치기엔 아무것도 안한 일년 간이 부끄러우니까 잠자코 살을 빼겠다. 






   
 

posted by steadyoung
2010. 8. 20. 12:00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초등학교 때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로 본격 가요계 (빠순) 입문을 마친 뒤로 늘 무대와 가수를 동경해왔다.

초등학교 5,6, 중1 때 까지는 내 모든 열정을 춤에 바쳤다....고 하면 물론 뻥이고 중2때부터 노래부르는 취미가 생겼다.
내가 중고등학교 때 집에서 했던 일은 아주 가끔 공부와 독서, 대체로 tv시청과 수면,
그리고 그 사이사이를 여자 가수들 테이프 틀어놓고 노래를 따라 불렀던 시간들이 메꾸고 있다.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안꿔봤다면 거짓말인데, 나한테는 당장에 들이닥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더 중요했고 ㅡ_ㅡ;;
중학교 때 성적이 떨어지고 학교를 빼먹는 다는 건 세상이 두쪽나도 하면 안되는 일로 여겼다.
고등학교 때 가서 그렇지도 않다는 걸 어렴풋이 느끼고 소심하게 반항도 해봤지만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이름있는 대학을 가야만 한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요즘 아이돌 그룹을 보면서 내가 가수와 무대를 동경했던 그 시절, 한 번이라도 어디 기획사 오디션이네 이런 걸 봤었더라면,
붙었더라면, 계속 떨어져서 오기로라도 가수가 되야겠다고 생각했더라면, 
그래서 결국 실패했다고 해도 원하는 걸 위해 바로 행동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내 인생이 크게 달라졌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깟 수능 못보면 좀 어때.
그깟 대학 안들어가면 좀 어때.

하고 우겨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의 내 인생과 잘 몰라도 이해하려고, 이해가 안되면 외워서라도 머리에 집어넣으려고
애썼던 중고등학교 시절을 완전히 부정하는 건 아니다. 그건 그거대로, 나는 괜찮은 학생이었다. 

여튼 요새는 그래도 행동으로 옮기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턱없이 부족하다.
더더더 행동으로 옮기고 더더더 실수하고 처음 먹었던 맘을 코딱지만한 결과물이라 해도 그렇게 만들기 위해 더욱 끈기있게 굴어야 한다.
 
아, 이야기가 너무 샜다.

어쨌든, 노래 부르는 것도 습관처럼 돼버렸기 때문에 지금도 땡기면 노트북으로 노래를 틀어놓고 따라부르는데
부르면 부를수록 노래는 '온 힘과 마음을 다해' 부르지 않으면 그 어떤 기교를 부려봐도 하찮게 들린다는 걸 깨달았다.
예전에는 그런 거 생각안하고 그냥 따라부르기만 했는데 부를 때 마다 느껴지는 내 시원찮은 노래에 영 심기가 불편하다.
나는 성량이 딸리고 기교를 부릴만큼의 가창력도 없지만, 불러왔던 시간들이 쌓이니 어설프게 흉내를 낼 수는 있다.
근데 그런 거는 (난 가끔 내가 노래 부르고 녹음해서 들어본다 ㅡ_ㅡ;;)
(일본어나 영어도 소리내서 읽은 뒤 녹음한 걸 들어본다;;-> 이거 의외로 좋은 공부 방법! 자신의 형편없는 외국어 발음과 억양에
좌절하지만 ㅠ.ㅜ 뭘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 단번에 파악이 가능하다)
아무리 운좋게 잘 불러졌다고 해도 '난 얄팍하게 대충 노래를 부르고 있어요'라는 느낌이 강하다.

호흡이 끊어지거나 엉성한 고음처리는 기교가 딸리는게 아니라 성의가 부족한거다. 
지금 이 노래 부르고 숨이 끊어져도 어쩔 수 없다는 각오로 부르지 않으면 안된다.
다소 삑사리가 나도 온 맘과 힘을 다해 부른 노래는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내가 내 노래에서 그런 걸 느낀 적은 물론 없고; 느껴도 웃기고; 그렇게 빈번히 모든 노래를 녹음하는 것도 아니고;;)

(노래를 잘하는)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감동하는 건 단순히 노래를 잘하기 때문이 아니라
돈을 받고 노래를 부른는다는 프로 정신과 '무대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진부하지만 그 말을 그대로 실천하는 자세에서 오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이제와서 가수가 되겠다는 꿈은 꾸지 않지만
노래를 뭐 땜에 부르던 온 힘과 마음을 다해 불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posted by steadyoung
2010. 8. 17. 11:56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손 놓고 있던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일단 첫번째는 Can you keep a secret? 이라는 소설을 읽기 시작한 것.
물론 사둔지는 아주 오~~~~~래 되었다. 두장 세장 읽다가 그만 둔게 다섯 번은 넘을 듯;;
근데 그냥 우연히 꺼내서 읽다가 보니! 읽혀졌다!!! 아아 >.<
스윽 스윽 읽다가 어느새 300페이지의 반을 읽었다(만세@@)!!
내 영독 실력이 최큼 늘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이것이 말로만 듣던 그 '칙릿'소설이라(아마도)
페이지가 잘 넘어가는게 아닐까. 웃기고 재밌다. ㅋㅋㅋ

물론 페이지를 넘겼다는게 이 부분을 다 읽었다는 말은 아니다. 체크한 단어를 다 찾아야하는데 역시나 거북이 걸음...
귀찮긴 하지만 ㅠ.ㅜ 이건 그야말로 노가다라 그냥 꾹 참고 하면 된다. 

그리고 단어를 찾는 작업도 이제 드디어! 손으로 이면지에다가 일일히 쓰고 사전으로 찾던 걸 그만두고
(무려 6년 동안 했던 짓인데)
넷북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워드 파일에 표를 작성해서 뜻을 표기한다.

내가 갖고 있는 전자사전은 2004년 가을에 산 카시오 'EW-K3000'으로, 사전에 라이트 기능 없고; 케이스가 이미 너덜너덜, 
사전 본체 디자인이 구린 건 봐주기로 해도 열고 닫는 부분이 헐거워져서 곧 운명할 것 처럼 보인다ㅠ.ㅜ

그래도 나는 내 사전이 자랑스럽다. 꾸준히 부지런히 사용했온 나 자신도 대견하다.
6년 반 동안 단 한 번도 고장나지 않고 아직까지 충분히 쓸 만 하다. (카시오의 힘?)
오늘 회화 시간에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사전을 보니까 간지나던데 ㅠ.ㅜ 그렇다고 해도
나는 내 사전이 숨을 거둘 때 까지 다른 전자사전을 사는 만행은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흑흑

대신 넷북이 있지롱~

아무리 내 전자사전에 대한 애정이 깊어도 내 사전에 없는 단어도 꽤 있다. ㅡ_ㅡ;
예전에는 그럼 그냥 대충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네이버로 검색해봤더니 와우! 네이버 사전은 대단하다. 

일단 단어도 많이 있고, 그에 딱 맞는 뜻이 없어도 그 말이 들어간 예문이 나온다.
발음 기능도 있고(내 사전엔 없어서...너무 유용하다 이거 흑), 그 많은 예문들도 다 읽어주고
예문에 나오는 모르는 단어는 마우스를 대는 것 만으로 오른쪽에 그 단어 뜻이 나오는 페이지가 뜬다.
게다가 검색한 단어는 '단어장'에 자동 등록이 되서 인쇄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쇄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디자인도 네 개나 되고~

일본어는 아직까지 전자사전을 애용하지만, 문장이나 활용법을 검색할 땐 야후재팬을 사용.
야후재팬의 일일 사전도 사용하지만 네이버의 기능을 따라올 수 없다.
네이버 일본어 사전이 좋은 건 한자를 마우스로 써서 찾을 수 있는 거(물론 이것도 다른 전자사전엔 있지;;).
인식 잘 못하겠지 하고 무시했는데 내 발 같은 글씨로도 제대로 찾을 수 있다.

여튼 요즘 원서 단어 찾으면서 발음도 따라해보고 예문도 따라해보고, 그래서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지만
즐겁게 공부하고 있다.
근데 스피킹이랑 리스닝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어서...
스피킹은 일단 욕심내지 않고, 리스닝이라도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다음 날 부터 파고다에 등록하기로 했다!!!!! 우하하하 오후 시간에 등록해서 수강 할인 받고
열심히 다녀야지. 다닌다고 크게 늘지는 않을거란 건 알지만 새로운 자극도 될 수 있고 아직 내가 모르는
영어 공부 방법이 있을 수 있다+_+

아, 영어 공부나 해야지. 열심히.


지난번에 CSI를 완독한 후 벌써 몇 달, 2010년도 몇 달 안남았는데 이 참에 사둔 영어원서 다 읽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리버보이, 전기 양은 꿈을 꿀까 어쩌구, 데이비드 린치 에세이, 총 4권인가?

posted by steadyoung
2010. 6. 29. 11:52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책을 쓸지도 모른다는 계획은 그냥 무산 ㅡ_ㅡ;; 나 혼자 김치 국물을 들이마신거라고 하면 할 말이 없는데
애초에 말을 애매하게 하신건 머람 ㅠ.ㅜ

흥! 내가 언젠가 내 이름으로 떳떳하게 책을 내고 말겠어! 이글이글 +_+ 뭘로? 그건 모르고...
하는 마음으로 쌍쾌하게 단념했다.

그럼 7월달에 뭘할까 생각했다.  6월달 휴일에 집에서 쳐뒹구느라 살만 찐 기억을 떠올리며 어딘가 부지런히 다니고
싶은 마음에 여행을 갈까, 하는 찰나에 친구님에게 전화가 왔다.
무려 친구님은 언니 회사에서 나온 돈으로 여행을 갈 수 있다고 한다 ㅠ.ㅜ 회사원은 이래서 좋구나~ㅋ
그래서 여행을 가기로 했다. 아직 조사중+예약중에 있지만 아마도 후쿠오카로 3박4일.

교토도 너무 가고 싶지만, 칸사이 공항에서 오사카로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랑 비행기 스케줄 등등을
생각하니 뭔가 귀찮고 힘들 것 같다. 여행경비보다 교통비가 더 들 것 같음-_-
그래서 아침 8시 비행기 타고 가서 밤 9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스케쥴+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는데
20분도 채 안걸리는 후쿠오카로!! 고고!!

우선 북오프에 가서 저렴한 가격의 일본 서적들을 최큼 긁어모으고, 
쿠마모토에 가서 성을 구경하고,(일본에서 성 구경한 적이 없다)
그리고 나가사키에 가서 원폭 관련 시설(?)들을 둘러보고 싶다. 사실은 히로시마도 가고 싶지만 여건이 안되므로..

그래서 맨날 사고 싶다 사고 싶다 노래 부르고 맨날 아침에 한 시간씩 조사했던 디카를 드디어 질렀다 *^-^*
돈이 숨풍숨풍 나간다ㅡ_ㅡ;;

그래도 친구랑 어디 놀러가는 건 정말 오랜만이고, 나야 아직도 인생이 불확실하지만ㅎㅎ 열심히 공부하느라
나와 변변히 놀아주지 못했던ㅋㅋ 친구랑 멀리 나가는게 무척 설렌다. 우훗!

짧은 여정이지만 사진도 잔뜩 찍고, 맛난 것도 먹고, 다리가 퉁퉁 붓도록 돌아다니고! 두근두근!

그리고는 영어 공부를 하거나(이건 맨날 한다고 하고...) 흠.

운동을 한다거나(이것도 몇년 전 부터 맨날...)

흠.

 


 

posted by steadyoung
2010. 6. 24. 10:00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2010년부터 일년에 두 번, 180점 만점으로 바뀐 새로운 유형의 능시가 시행된다.
내가 1급을 취득한 건 2004년이고, (사실 N1을 강의하지 않지만) 그래도 모양상 능시 강사인데,
오랜만에 한 번 쳐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응시료가 열라 비싸서 토나왔다.


시험에서 고득점을 얻는 요령은 시험 전에 열심히 문제집을 푸는거다. 풀고 또 풀고 오답 정리하고 또 정리하고.
그래서 "열공해서 만점 받을꺼야+_+ 문제집 막 수십권 풀어야지+_+ 이글이글-"하며 만점을 기약했건만 그 기세는
저기다 집어던지고
지난주 토요일부터 어휘부분 문제집을 풀고 있다. 주말동안에 풀다 자고 풀다 자고 그래서 2/3
정도 풀어놓고
평일에는 거들떠도 안보니... 이번주까지 어휘와 문법과 한자 문제집 세권을 거의 다 풀어놓고
실전문제집 두어권을 풀고 싶은데 벌써 목요일...
과연... 이주동안 쉬엄쉬엄하는 벼락공부의 효력은 얼마나 될런지.
만점은 어렵다쳐도 170점만 넘으면 좋겠다. 만점 나오면 대박!

N1을 쳐보려는 또 하나의 이유.

7월달에는 어쩌면 N1 책을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 흔히 일본어 교재하면 떠올리는(나도 지금 풀고 있는) 유명한
출판사들에 '속하진 않지만' 어쨌든 서점에 가면 '있을지도 모르는 책'을 제작한다니 상상이 안된다.
하지만 책을 쓴다니 말이 좋지 그저 시간을 물처럼 쏟아부으면서 중노동과 단순노동을 번갈아가면서 해야한다는 건
쉬이 짐작이 된다. 무척이나 지루하고 짜증나고 일이 막 밀릴 것 같은 나날을 보낼꺼같다.
굴러들어온지 얼마 안되는 나에게 이런 일을 '맡겨주셔서 감사'하기도 하지만 도대체 날 뭘 믿고 시키는걸까
수상쩍다면 수상쩍다. 의심이 많은 나는 나름대로 신경을 곤두세워봤지만 장르는 뭐가 됐든 인세 먹고 살고 싶은
거대한 꿈을 향해 스타트라인에 섰단 사실이 날 살짝 스텝 밟고 싶게끔 만든다. 
책이 완성되서 출판되면 '한 발 내딛었다'는 표현을 쓸 수 있겠다. 

그래서 친구가 만화책 번역을 그만둔다고 하길래 최큼 받아서 하고 싶은 맘이 들긴 했지만(지금도 고민중)
음, 칠월팔월 내내 교재 제작하면, 아무리 잠을 줄여도 무리지 않을까? 만화책 번역이 시간당으로 계산하면 
한시간당 10000원도 채 안될지도 모르는데(익숙해져서 속도가 빨라지면 좀 오르는 셈) 흐음.
돈이 적은건 물론 싫지만, 그런 건 원래 돈보고 한다기 보다 책에 이름 실리는거나 미래를 기약하고자 하는거니
아! 정말, 하고 싶기는 하다. 근데 그거 때문에 교재 제작에 쏟을 시간이 줄어들어서 그쪽의 퀄리티가 떨어지는게
더 문제아님? 흐음. N2도 아니고 N1이면 진짜 고생스러울거 같은데 ㅠ.ㅜ
어쨌든 내일 미팅을 하기로 했으니 얘기해보고 결정할 일이다. 아, 이렇게 키보드 두들기다보니 만화책 번역,
더 하고 싶어졌다. 고민되네~ 친구가 7월달에 놀러가자고도 했는데~ 아 놀고도 싶은데~

어쨌든, 지금 이거 빨리 올리고 맥모닝세트를 먹으러 맥도날드로 고고씽할꺼다. 그리고 문법 문제집을 좀,
풀어야겠어! ㅡ_ㅡ;;
 
posted by steadyoung
2010. 6. 13. 16:06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수업일수를 맞추기 위한 휴강 덕에 목,금을 쉬고 토, 일도 주말이라 쉬고.
저녁에 있는 일들을 빼도 놀시간이 그득이었다.
두근두근. 뭘 할까. 원래는 여행을 갈까 고민도 했었고, 그게 아니면 영화관에라도 갈까,
여러가지 계획을 세워봤는데
결국...

잤다.
먹고, 자고, 딱히 책을 읽은 것도 아니고, 일본 방송 보면서 뒹구는 것도 아니었고...
기억에 남는 건 오전에 무한도전 재방송 찾아 텔레비전 채널 삼만리 한거랑...
엄마가 매실 담근다고 항아리 씻어놓으란 것도 토욜에 겨우 했다. 금욜에 빨래했구나...
토욜에 타이지가 내한한다고 공연 놀러오란 친구의 연락에 가겠다고 해놓고
자고 일어나니 공연은 이미 끝난 시각... 무한도전 보고 또 무한도전 찾아 삼만리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워워워~난리도 아니다. 보니까 그리스랑 축구 중...

내가 휴일을 이딴식으로 보낸게 한 두 번은 아니다만, 참 기가 차다.
아, 차라리 여행이라도 다녀올걸. 일본이든 제주도든 아님 경주든 어디든 다녀왔으면
좋았을걸. 아님 영화라도 줄창 세네편 봤음 덜 억울할텐데...

가뜩이나 살이 오르던 몸은 딱 4일 먹고 잤더니 푸~욱 퍼져서...
(요즘 내가 생각해도 너~무 많이 먹는다)
오늘 과외남에게 쌤 요즘 살쪄서 걱정이야 했더니 냉큼 동의하더라 OTL
부은 줄 알았다는 솔직한 감상까지! 빼면 되잖아! 버럭!
어젠 무려 왼쪽눈에 있던 쌍꺼풀이 실종되서 엄청 순박한 외모를 자랑했다.

아아. 무기력해.
작년에도 6월달에는 그냥 은둔했던 기억이 난다 ㅡ_ㅡ; 지금이야 매일 나가는 일이 있으니
은둔도 힘들지만, 이렇게 살찌고, 무기력하고, 참 맘이 불편하다.
어떻게 하면 좀 의욕이 생길까. 경험상 무기력증에 듣는 약은 없고 말그대로 시간이 약이던데
그냥 가만있어야 하나.

아 능동적인 인간이 되고 싶다.

내일 일 나가는게 귀찮긴 해도, 다행이긴 한건가.

posted by steadyoung
2010. 6. 10. 01:55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최근에 편지를 두 통 썼다. 사실 하나는 메일이라서 편지라고 하기 그렇지만...

1. 동생에게

오늘 우편함에 우체국에서 소포가 왔다는 알림장이 들어있길래 고개를 갸웃했다. 택배 안시켰는데?????
울집은 나 아니면 택배 시킬 사람도 없어서 도대체 뭔가 했는데 공군에서 온 소포였다 ㅠ.ㅜ
이것이 그 말로만 듣던 '옷가지'들....ㅠ.ㅜ
경비실에서 찾아서 집으로 와서 뜯어봤다. 나는 엄마가 아니기 땜시 고대로~ 옷가지는 놓고 ㅋㅋㅋ
상자를 뒤적뒤적 했더니 편지 한통 나오더라. 세장이나 썼길래 뭔가 봤더니 한장씩 친구 세 명에게 쓴거였다ㅡ_ㅡ;
이 놈이 친구한테 쓸 시간은 있고 가족한텐 안쓰나 싶어서 버럭! 했는데
잘 찾아보니 부모님한테 쓴게 한장 있고, 나한테 쓴 편지가 두 장있었다♡

물론 내용을 요약하면 이거다.
'내 주소 싸이에 올려달라, 여긴 밥이 너무 맛이 없어서 살 빠질 것 같다, 누나가 너무 보고 싶다'

몸집도 크고 맛난 것도 좋아하고 밥도 많이 먹는 동생이 밥이 맛 없다니까 억장이 무너질 것 같았다 ㅠ.ㅜ,
면 좀 뻥이지만 맘이 찡했다. 더위도 많이 타서 요즘 날도 더워졌는데 더 힘들겠다 싶다.
동생을 과도하게 이뻐하는 나로서는, 지금 동생이 곁에서 없어진 것도 실감이 안나는데 ㅠ.ㅜ 흑흑흑.

근데 내 동생이지만 참 웃기다. 기가 차서 깔깔깔 웃었다.
편지를 소개하자면 대충 이렇다.

'사랑하는 나의 누나에게'
누나! 누나의 하나뿐인 동생이야. (중략) 누나! 너무너무너무 보고 싶어. (중략)
누나랑 했던 일들이 떠올라 (중략)
나 휴가 나가면 드마리스 사줘~ 꼭~
넘넘 보고 싶다 누나 (중략) 누나 완전 사랑해♡♡♡ -사랑스런 동생~이-

'사랑하는 누나에게2'
(중략) 누나랑 밤에 같이 걷고, tv보고, 일본 방송 보고 너무 그리워 ㅜ.ㅜ
누나도 심부름 해줄 사람 없으니까 되게 되게 힘들지? ㅜ.ㅜ 히히 누나 너무 보고 싶어 ㅠ.ㅠ
나가자마자 나랑 드마리스 가야댕~ㅋㅋㅋ 히히 (중략)
그럼 잘 지내♡ 사랑하는 우리 누나
p.s 오늘 저녁에 '와' 바닐라 맛    -사랑스런 동생이-

드마리스 드마리스 아주 노래를 부르고 있다ㅋㅋ 그래도 군대 가기 전에 그렇게 가고 싶다는델
못데꾸가서 좀 그랬는데 휴가 나오면 냉큼 가서 많이 먹여야겠다.
그리고 저 자신감에 쩌는 표현을 보라! 지가 지입으로 사랑스런 동생이란다ㅋㅋㅋ
누나의 하나뿐인 동생이래ㅋㅋㅋ 내 동생이지만 어쩜 이리 뻔뻔한지 ㅋㅋ
키득키득 웃음이 나왔다. 그리워하는 것도 밤에 날 데리러 나왔을 때 걸었던 거, TV보고
시시껄렁하게 농담했던 거, 그런게 그립단다. 내 동생이지만 정말 귀엽다. ㅋㅋㅋㅋ
딱히 군대가서 성격이 저렇게 변한 건 아니고, 원래 저렇게 유들유들하고 넉살이 좋다.

아. 동생이 없는 나는, 정말로 외로운 인간이 되었다.
집 근처에 친구라고는 한 명도 없다. 내가 사는 동네에 친구가 한 명도 없는게 얼마나 쓸쓸한지.
입 밖으로 내기에도 민망한 쓸쓸하다는 말이 머리 속을 빙글빙글 맴돈다.
동생이 너무 보고 싶다 ㅠ.ㅜ

쨌든 나도 답장을 썼다. 사랑하는 동생에게, 동생이 넘 보고 싶은 누나가- 하고ㅎㅎ


2. 오오이시에게 팬레터를.

아마존에서 씨디가 날라온 뒤 차근차근 듣고 있다. 일욜 저녁, 오오이시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보고
모에~ 넘쳐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팬레터-? 팬메일을 보냈다.
팬레터라니, 내가 초등학교 때 쿨의 이재훈한테 팬레터 보내고 반송되서 온 이래로 처음이다.
에쵸티에 목 맸을 때도 써본 적 없는 팬레터를!!!!!!!!!!!!!!!!!

나는 한국에 있는 니 팬이다, 일본어는 원래 일본 노래 좋아하고 그래서 공부했다.
니 노래를 매우 즐겨듣는다. 언젠가 라이브에 가보고 싶다. 니가 올린 그글 나 완전히 공감한다.
힘을 내라. 응원한다.

뭐 대략 이런 취지의, 결코 짧지 않은 메일을 보냈다. 여긴 한국입니다, 라는 제목도 잊지않고.
곧 수신확인이 되었다+_+ 그리고 다음 날, 자기에게 격려의 메일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며, 특히 한국 분에게도 왔다고 (어째서?!) -하고 블로그에 포스팅을.
오오이시, 피드백 쌩유베리머마치야.

팬레터는 블로그에 공개할까 하는데,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봐도 안부끄러우면 공개해야지 호호호.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 꾸준히 쓸까 생각중이다.

어제 친구가 술 먹고 취해서 전화를 하더니 새로 생긴 남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별세상얘기다...
남친이라...
난 지난 주에 쓴 팬메일에 대한 피드백에 가장 열광했다.
뭔가....씁쓸하다....

ㅡ_ㅡ;;;;


posted by steadyoung
2010. 6. 8. 11:31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표지에 등장한 탑에 혹해서 샀다. 빅뱅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면서 ㅡ_ㅡ;;
그래도 탑은 흑, 좋다.
약 삼주? ㅋ 오랜만에 무비위크를 봤다.

무비위크를 사면 제일 먼저 별자리운세를 본다.
다른 곳에도 별자리 운세는 많이 있지만, 무비위크의 별자리 운세가
'지금 내가 듣고 싶은 말 & 들어야 할 말'에 딱 맞는 얘길 해준다.

아니나다를까 어제는, '게을러지기 쉽지만 참고 하자면 할 수 있으니 하돼, 아무거나 하지 말자' 라는 말이.
아. 적합하세요.
어제와 오늘의 나는 뭐에 넋을 잃은지는 몰라도 그냥 가만히 있고만 싶다.
오늘도 세시간 동안 뭐했지?? 료마 단어 정리를 좀 하다 만 것 말고는....ㅡ_ㅡ; 

어제 산 무비위크는 별로 읽을 것도 없고 재미도 없었지만,
영화판 스텝들이 굶어죽을 것 만 같다는 글이 실려있었다.
당장에 먹고 살기 힘든데 영화가 뭐냐고, 사치라고. 예전에는 그런 말 하는 사람도 있었던 것 같다.
그치만 선순환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나 음악이나 책이나,
그런 분야에서 최저생활은 보장받고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 있어야 문화적 경제적 토대가 든든해지지 않겠어.
어제 일본에서 아이리스 무대 하는 걸 보니 한국 드라마(든 영화든) 규모가 커지긴 커졌는데
역시나 콩고물은 밑까지 잘 안가나보다 싶다.
아, 정말, 다들 먹고는 살았으면 좋겠다.

무비위크를 보다보니 영화관에 아~주 오랫동안 안 간게 생각났다.
내일 밤이나 낼 모레 아침에는 영화관 나들이나 할까보다.

 
posted by steadyoung
2010. 6. 5. 11:50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6월 2일은 선거날. 투표를 했다.
지지난주에 안과를 못가서 그냥 다담주 수욜이요, 하고 예약을 정했는데 다담주 수욜이 선거날일 줄이야.
안과는 사람으로 미어터졌다. 왜 이날 오겠다고 했을까...좀 후회를 해봤다. 아니나 다를까 검사는 
이동시간+엘레베이터+대기시간, 의 1/10에도 못미치는 시간에 끝났다. 아, 강남은 열라 멀다 ㅠ.ㅜ
의사쌤이 완전~ 잘 회복되고 있다고 열라 경쾌한 말투로 말했다. 흐음.

안과 다녀와서, 고딩 과외녀를 만나고, 부족한 힘(?)이나마 유시민씨한테 표를 던지기 위해 마감 시간 얼마 전에
부리나케 달려갔다. 총 8명을 해야했는데, 누가 누군지 잘 파악이 안됐지만ㅡ_ㅡ; 어쨌든 투표의 꽃은 시장과
경기도지사였기 땜시, 글고 그냥 한나라당을 안뽑으면 되는 일이기에 크게 어려울 건 없었다. 
전부터 쭈욱 시장을 해왔던 한나라당 모씨가 이번에도 유리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공약이 아닌 1번 후보 비방에
중점을 둔 홍보활동이 거슬리긴 했어도, 1번보단 낫겠지, 하고 민주당 모씨에게 표를 던졌다. 
맘에 안들긴 하지만 어째. 에이, 그래도 안되려나- 했는데 그날 밤 결과를 보니 완죤 놀랬다. 
따라잡기 힘든 차이로 이기고 있는 2번씨. 당선 축.

유시민씨의 선전도 놀랠 노-. 사실 그렇게까지 표를 얻을 줄은 몰랐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투표했다.
엄마가 김문수씨가 참 부지런해, 하더니, 공무원들이 유시민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아냐고 비방(?)을 한다.
근데 투표 안할래다가 유시민에게 한 표 주고 싶어서 다녀왔다는 말을 하는 엄마는 사실 유시민을 좋아한다.
ㅋㅋㅋㅋㅋㅋ
공무원들에게 미움 받는 건 자기 팔자고 유시민씨가 완벽하게 멋진 대안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 그치만 그 콩꼬물
안떨어지는 성장이라면 치가 떨리는 나는 김문수씨의 수도권 규제 완화라는 공약이 허망하기 그지 없다. 
도대체 얼마나 더 개발을 하고 얼마나 더 경제가 성장이 되야 모두가 먹고 살만한 세상이 오는걸까.
나 살아있는 동안 그런 일이 일어나긴 하는걸까. 아닐꺼 같다. 어제 속보로 경제가 성장률이 어쩌고 뜨더만,
전-혀 의미가 없다.

나는 유시민씨가 좋다. 고등학교 때 항소이유서, 거꾸로 읽는 세계사,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같은 책을
감명깊게(?) 읽은 탓이 클꺼다. 홍세화씨 책도 절절하게 읽었고만, 요새 뭐 없다. 내가 한겨례를 안보기 때문인가?
여튼 뭐 이래저래 좋게만은 볼 수 없는 많은 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있었다 한들, 그걸 흠으로 잡고 김문수씨
한테 표를 던지기엔, 태생이 서민인 나는, 한나라당이 좀 많이 싫다. 
없는 살림에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아빠도 이해가 안된다. 근데 그런 감정은 제쳐두고라도, 내 주변이 그렇듯,
텔레비전이 그렇듯, 그리고 사회가 그렇듯 그냥 좀 더 다양한 캐릭터들이 정치판에 있는게 좋지 않겠느뇨.
한나라당에 노홍철 같은 사람이 몇 명 있다면, 그래서 우리 시에 출마하면 한나라당도 다시 봐줄 용의가 있다.
누구 말마따나 다양성을 인정하는게 진보라는데, 소위 똑똑해서 재수없는 유시민씨가 경기도지사를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대한민국 사회에 긍정적 파장을 불러오지 않을까. 너그럽지 못하고 기다릴줄을 모르는 우리네
사람들은 물론 야당이 잘못했을 때 여지없이 여당으로 가겠지만. 


신해철씨가 20대에게 사과한다는 글을 올렸단다. 좀 웃기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20대가 아무 생각이 없다고 비난한걸 반성하겠단다. 좀 웃겼다. 왜지. 
음, 20대라는 카테고리안에 묶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요즘 20대들, 하고 묶는 것 자체에 반감이 든다.
물론 20대가 투표를 했다는 사실이 사회에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진 건 그만큼 20대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에 대한 반증인데, 어레레, 이상하지 않아? 20대 동안에 몇 번이나 투표를 한다고.
나도 20대 초반에는 투표에 관심이 없었지만 그걸 과연 20대 무개념-으로 정리해도 되는걸까.
사회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상관없이 수능 공부하다가 대학에 온건데, 그 때 부터 짠, 하고 정치관심남,녀가 될리
만무하다. 아무도 암것도 안가르쳐주던데.

패기없고 저항하지 않는 20대도 존재하고, 정치에 관심이 없지만은 않는 20대도 존재한다.
다양한 정치인이 정치판에 있길 원하는 것 처럼, 20대도 한가지 면이 아니라 다양한 가면을 동시에 뒤집어쓰고
사회에 존재한다는 걸, 곧 있음 30대로 진입하는 내가 블로그에 외친다고, 별 다를 건 없겠지만...
뭐든 '소수'의 가능성과 '여지'의 미백일랑 치워버리고 뭐든 알기 쉬운 말로 딱딱딱 정리하고 넘어가려는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기성 세대가 그렇게 원하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20대는 나오기 어렵지 않겠어. 

 
posted by steadyoung
2010. 5. 27. 13:13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지난 번에 블로그에 '내게 힘을 주는 그들'이라고
'히데, 오오이시, 쿠보즈카'에 대한 빠순심을 불태운 포스팅을 했다.

그 때 쿠보즈카를 마지막으로 한 건, 쿠보즈카가 제일 좋았으니까.하하.
지금 똑같은 제목으로 포스팅을 하면 오오이시가 마지막이다. 지금 제일 좋으니까. 하하하하.

친구가 사운드 스케쥴 노래를 보내준 걸 대~충 듣다가, 일주일 전엔가 돌아가는 전철에서 멍하니 듣고 있자니
그냥 갑자기 노래와 가사와 오오이시의 목소리가 마음을 구석구석 헤집고 들어와서 
남은 빈틈을 찾아 전부 꿰차고 앉았다.

지금은 쿠보즈카와 히데에 잠식된 부분으로 진출. 난리났다.

지난 블로그를 시간이 날 때 마다 틈틈히 보고 있다. 
솔로데뷔하기 전 부터 약 이년 동안 (현재 이 시간을 기준으로) 448개의 포스팅이 있다.
끝나면 사운드 스케줄 적으로 거슬러가야겠다.
포스팅에 링크되어있던, 세션을 해주는 사람의 블로그를 찾아가서 오오이시의 흔적을 확인하고 돌아왔다.
이쯤되면 빠순의 경지를 넘어서 스토커 입문, 도 과언이 아닐... 쫌 부끄럽다.
이대로 오오이시를 만나면 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이전에
'좋아해요! 너무 좋아서 돌아버릴 것 같아요!'이 말 부터 나올 듯.

어쩌지? 너무 좋다. ㅠ.ㅜ
노래는 들을수록 좋고 가사와 블로그는 읽고 음미할 때 마다 훌륭하다.
6월달에 일본에 갈 수 있으려나 비행기 티켓을 뒤적뒤적 하는 것도 오오이시의 음반이 갖고 싶어서다!
아아! 나 모르는 앨범이 무려 두 장이란 말이다!!! (물론 사고 싶은 책들도 좀 있고)

오늘은 2009년 2월달 포스팅을 뒤적이다가
'쿄다이게닝'이란 제목이 있어서 클릭!
그것은 내 기억이 맞다면 분명! 로잔의 누군가가 낸 책이다! 소설인가? 여튼.

보니깐 스가가 낸 책인데, 로잔의 우지하라가 쿄토대학에 들어가려고 수험 준비했을 때의 일을
스가 시점에서 쓴 책.
오오이시가 너무 재밌다고 하길래, 그럼 재밌을거라고 생각하고 수첩에 적었다.
언제 내 손으로 들어와서 내 머리속으로 들어갈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읽을 수 있겠지 ㅠ.ㅜ
나카지마 라모와 오오츠키 켄지 책 다음으로 소리 내서 웃은 세 번 째 책이라길래
나카지마 라모와 오오츠키 켄지를 메모했다. 읽을꺼다! 반드시.

더 뒤져보니까 스가 책은 10만부 넘게 팔렸다고 한다.
오오이시와 스가가 무려 전화통화! 아아. 라디오를 같이 했다고 한다.
더 좋다. 오와라이와 오오이시의 접점이다. 나는 감격했다. 흑흑흑.

오오이시 사마가 추천한 책을 읽고 오오이시 사마가 웃은 곳에서 나도 웃고 싶다.
이쯤되면 중증이라고 스스로 자각하면서도 클릭질과 빠순심을 멈추지 못하고...
JLPT N2 문법 정리는 열린 워드파일을 쳐다보기도 끔찍한 상태로... 멈춰있다.

어쩌지? 너무 좋다 ㅠ.ㅜ

워킹푸어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했던게 두 시간 전인데
나는 오오이시 월드로 들어가서 고민했던 사실 따위 전부 잊어먹고 열광 중이다.

흐음, 착잡하다.
  


 

posted by stead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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