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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15. 14:40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지금 다니는 어학원에서 강사평써서 문화상품권 받는 거 당첨되었다! 원래 12월 말에 받았어야 했는데 선생님한테 찾아가는게 쑥스러워서 잠자코 있었더니 쌤이 수업시간에 호명해서 드디어 손에 들어왔다. 아하하하! 덕분에 만원짜리 상품권이 떡하니 생겼으므로 모처럼 일본 문고본이라도 사볼까 서점에 갔다. 원래는 게키단 히토리의 책을 살까 했는데 얄~상하니 곰방 읽을 거 같아서 돈이 아깝더라. 그래서 요기조기 둘러보는데 내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으니 그게 바로 「これからの正義の話をしよう」

 

한국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로 번역되어 베스트 셀러 코너에 놓인지 오래~된 책이다.
한국 타이틀은 뭔가 좀 거만하다. 하지만 일본어 타이틀을 좀 보라. "앞으로의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상냥해~ ㅋㅋㅋ

남들이 다 읽는 책에는 뭔가 이유가 있고 책에 대한 평도 나쁘지 않으므로 이 책을 살까 싶어 가격을 확인해보니 엔고를 적극 반영한 가격이 아닌가 ㅠ.ㅜ 나에게 만원짜리 상품권이 있어도 부담스러운 가격이야... 
그래서 한국어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책을 훌쩍 훌쩍 보니 더더더더더 읽고 싶어졌다! 뿐만 아니라, 일본어판, 한국어판을 확인하고 나니 원서, 즉 영문판도 궁금해지기 시작한거다. 이 정도(의 유명세)면 벌써 들어왔겠지 싶어서 영어 원서 쪽을 둘러보니 아니나 다를까 떡 하니 놓여있는게 아닌가. 영제는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이다.


책장을 넘겨서 좀 읽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일본어판이랑 영어판이랑 비교하면서 동시에 읽으면 얼마나 재밌을까?!??!!!



영문판과 일본판을 합치면 약 5만 7천원. 영미원서 10%세일에, 상품권에, 몇 백원의 마일리지를 합해도 4만 5천원이다. 
말도 안되는 가격이다. 순간 머리에 스치는 생각. 돈을 조금만 더 내면 일본의 논점 2011도 살 수 있을 가격이다. 
근데 어쩌지. 너무너무 갖고 싶은거다. 지금 이 자리를 떠나면 괜찮다는 것도 알지만, 그 순간 이 책을 열심히 읽으며 영어와 일본어 표현을 비교하는 등 열공하는 내 모습이 막 상상이 되는거다. 순간 나는 모국어를 제외한 2개국어 열공녀가 된다.
영어 문장 해석이 아리까리하면 일본어판을 보면 된다! 두려울게 없다!

근데 너무 비싸다. 생각하고 또 하고, 결제하러 계산대까지 갔다가 다시 오는 등, 우유부단의 극치를 나 모르는 서점 사람들에게 마음껏 어필한 뒤 결국 사고 말았다. 내가 여태까지 보고 싶은 책 참고 식대 줄인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니... 뭐 그냥 그렇다.
요전에 50%세일하는 코트를 주문했는데 결국 물량이 없어서 환불처리 받은 돈도 있겠다! 난 정말 열공녀가 될꺼다! 하며 샀다.

집에 와서 책을 들여다보면서 생각한다. 이 무슨 짓을 했느냔 말이뇨. 
이제 와서 보니 안샀어도 괜찮을 거 같지? ㅠ.ㅠ 

근데 결국은 샀다. 기왕 샀으니 열심히 읽을 것이다. 어제 일본어판을 읽다가 「そうは問屋が卸さないぞ」라는 표현이 있길래
=엿장수 맘대로는 안된다! 를 영문판으로 확인해보니 Not so fast you greedy bastards! 라고 되어있더라. 흐음. 센스 좋군.

이런거! 이런 즐거움을 위해 산 건데, 이런 걸 즐거워하는 나는 학구적이라기 보다는 지적 허영심으로 가득찬건가 싶다.
머 실은 지적, 허영심도 아니다. 언어적, 허영심인가?

그래서 지금, 후회하는 건 아닌데, 뭐랄까... 역시 큰 지출인터라 좀, 마음도 아프고 그래.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