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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에 해당되는 글 4

  1. 2009.05.20 이유- 못다한 이야기2
  2. 2009.04.18 온다리쿠와 저는 궁합이 맞지 않아요
  3. 2008.12.04 미야베 미유키 월드
  4. 2008.09.22 독서의 계절
2009. 5. 20. 14:36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2008.10.15

발표 잘 들어주시고 질문도 해주셔서 감사드려요ㅎㅎ
저도 깨닫지 못하고 있던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언더그라운드는 저도 굉장히 흥미롭게 읽은 책입니다.
중간에 (사건의 피해자인) 식물인간이 된 여동생을 수발하는 오빠가족이 나오는데-
사람이 살고자 하는 의지에 '왜'라는 물음을 던질 필요는 없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찡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지더라구요.
무라카미 하루키가 조금의 왜곡도 없이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첫장에 밝혔는데,
이런 객관적인 서술체가 사람 마음을 크게 움직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 참 새로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유와 언더그라운드를 연결해서 생각하진 못했는데,
그건 아마 '인터뷰'라는 형태를 통해 이야기가 진행되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어디까지나 언더그라운드는 논픽션이고, 이유는 픽션이니까요.
논픽션의 '인터뷰'는 의무이고 픽션의 '인터뷰'는 선택이죠.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이 생각나네요ㅎㅎ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 가 중요한 포인트라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저는 많은 가족들이 등장하는 양상을 살펴보고 그 포인트에 공동체가 하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더한거구요.
미야베 미유키가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인간이란 역사와 사회의 영향을 받을 수 받게 없는 존재이죠.
역사와 사회의 영향이란 말은 결국 개인간의 소통, 개인과 공동체간의 소통,
그리고 공동체들 간의 소통을 좀 더 포괄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저는 상해사건 보다는 역시 살인사건이 주제를 드러내기에 가장 적합한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상해사건이었다면 현대 사회에 대한 경고의 무게가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상해란 단어는 지칭하는 범위도 애매할 뿐만 아니라 -때에 따라- 실수가 빚어낸 '있을 법한 사건'의 성격도 지닐 수 있죠.  

하지만 '살인'은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사건'이기에 이런 극단적인 결말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었느냐- 하는 점에서 작가의 생각을 한층 효과적으로 드러낸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저는 '시타마치'가 '그나마 낫다' 정도의 개념보다는 좀 더 우위에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시타마치'가 완전무결한 이상향으로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는 공감하구요,이시다 나오즈미가 가타쿠라 하우스에서 피폐된 인간성을 '구원'받는 다고 표현한데는
오해의 소지가 충분하다는 점도 인정합니다;; (저도 그 단어를 쓰는 것이 적절한가 많이 망설였는데-
압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데는 그만한 임팩트를 가진 단어을 찾을 수 없어서 흑흑 어휘력의 한계;)

하지만 왜 하필 가타쿠라 하우스에서 발견되도록 장치했느냐를 살펴보면
작가가 시타마치에 대해 갖고 있는 애정과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을 알 수 있죠.
왜 그렇게 도쿄와 에도에 집중된 작품을 쓰느냐는 질문에
"자신이 태어나 자란 이 곳외에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라고 대답했지만
"에도시대는 사람을 함부로 죽일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인간사이의 정이 끈끈했던 시대였다"는 말은
(<기이한 이야기>와 <괴이>에서)
미야베 미유키가 어떤 상태를 바람직하게 여기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들을 읽을 때마다 반듯한 웃어른의 말씀을 경청하고 있는 느낌이 들거든요;
얘야 세상은 이렇게 살아야 한단다~ 라는;; 

물론 재밌고 알기 쉽게 소설을 써주는 미야베 미유키지만
반다루와 가타쿠라를 분명하게 대비시켜 직접적으로 시타마치가 옳다는 걸 얘기할 만큼
쉬운 작가는 아니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현대사회는 이러이러한 모순을 끌어안고 있는데
공동체간의 유대 속에 개인들의 정이 살아있는 이런 장소가 예전부터 있었답니다. 어때요~? 
정도의 한발 물러선 태도에서, 현대의 부정적인 가치들이 초래하는 비극적인 결과를 자세히 묘사하는 방법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조건 거기가 좋아! 라는 식의 강요는 없지요)

그래서 독자가 '그래도 여기가 조금 낫네' 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바라던 바이며,
그런 식으로 다른 작품들을 통해 세뇌ㅡㅡ^해가지 않나...(는 물론 제 망상입니다ㅎㅎ)

 

음- 너무 길어졌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쓰다 보니 미야베 미유키가 더 좋아졌어요!! 전 다음에 외딴집을 읽겠습니다~ㅎㅎ

+++++++++++++++++++++++++++++++++++++++++++++++++++++++++++++++++++++++++++++++++++++++++++++++++++++

나 주절주절 말 많다ㅡㅡ^
이거 쓸 때는 나름 광분하면서 썼는데
역시 나는 너무 급흥분을 잘하는 것 같다.

누가 나 차분하다고 하는데 정말 모르는 소리...ㅡㅡ^

posted by steadyoung
2009. 4. 18. 00:53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주변에서 다들 온다 리쿠 온다 리쿠 하는데, 정작 일본 소설을 거의 매일 읽고 있는 나는 온다 리쿠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방금 샤워하면서 곰곰이 옛 기억을 뒤져보니, '금지된 낙원'을 조금 읽다가 그만둔 적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 역시 온다 리쿠와 나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

금지된 낙원을 중도 포기도 아니고 앞에 몇 장 팔락팔락 넘기다 끝낸 이유는 간단하다. 초반부에 흡입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휘리릭 몰입한 미야베 미유키 등 여타 다른 작가들의 책과는 달리 초반부가 내 흥미를 전혀 끌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온다 리쿠 냄새는 맡지도 못하고 도서관에 금지된 낙원을 반납했다. 

그러다 이번에 방한하는 일곱명의 작가들 중 그래도 좋아하는 축에 껴줄 수 있는 사람이 요시다 슈이치 밖에 없어서, 이건 좀 아니지 싶었다. 그 때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어떻게 알아! 에쿠니 가오리야 몇 권 읽었으니 내 취향이 아니라고 분명히 판명되어 아쉬울 것이 없지만, 후에 온다 리쿠의 소설을 읽고 너무도 재밌어서 나중에 '그 때 사인이라도 받아두는 건데!' 하는 마음으로 뒤늦게 땅을 치고 싶진 않았다. 그리고 나의 친구가 하도 온다 리쿠 노래를 부르길래, 금지된 낙원의 아픔을 잊고 다시 다른 책을 시도할 용기를 내었던 것이다.

그러나 따지고보니 친구가 무라카미 류를 좋아할 때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했고, 이사카 코타로의 책을 추천할 때 시무룩한 대답이 돌아왔다. 우리가 공통적으로 찬양한 작가는 절대지존 미야베 미유키 뿐이다. 언뜻 보면 비슷하지만 사실은 미세한 간격의 평행선을 달리는 우리의 취향은 온다 리쿠 지점에 다다르자 드디어 그 간격을 벌리기 시작했다. 이제 내가 온다 리쿠에 대한 시무룩한 대답을 보낼 차례이다.

친구의 추천과 인터넷 정보를 참고해서 유지니아를 골랐다. 일가족 몰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어린 소녀를 범인으로 설정하다니 이렇게 흥미진진할수가!! 추리소설협회 대상이래!!! 하며 들뜬 나의 마음은 책의 중반에 이르러 절정을 맞이했다. 한 줄 두 줄 눈을 좇는 것 만으로 소름이 끼쳤던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도, 미야베 미유키에게 받은 적 없는 선물이었다. 그건 아마도 수학적인 추리소설을 쓰는 히가시노 게이고와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차근차근 인내심과 따스함을 갖고 풀어나가는 미야베 미유키의 표현방식과는 전혀 다른 '온다 리쿠'의 문체와 구성력 덕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다작하는 작가의 소설이 맘에 든다는 건 대단한 행운이다. 당분간 무얼 읽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 권 한 권, 저작목록이 줄어들수록 느껴지는 뿌듯함도 지속될 것이고, 소설이 주는 즐거움과 작가에 대한 신뢰가 차곡차곡 쌓여 아름다운 양식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나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결말을 향해 갈수록 그녀의 '돌려말하기'방식에 초조함을 느꼈고, 그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초조함이 아니라 소설과 작가에 대한 짜증으로 직결되는 기분 나쁜 감정이었다. 내가 월요일 하루 컨디션을 버리고 일요일 밤 잠들지 못한 채 끝까지 읽는 것을 택했지만,
.........................................나는 구원받지 못했다 ㅠ.ㅜ


솔직히 말해서 모두가 인상깊었다는'사실이란 주관적 감상에 불과하며 모두의 기억이란 자신이 원하는대로 짜맞춘 허상에 가깝다. 픽션도 논픽션도 없다'는 (이 책의 주제로 추정되는 ) 구절은 내게 아무런 감흥도 인상도 주지 못했다. 그건 당연한거 아닌가? 팩트로 이루어진 신문도 실은 일종의 칼럼에 가까운데, 하물며 내 기억속의 옛 일이란 내 구미에 맞게 재구성된 판타지와 다를 것이 없다.
굳이 꼽아보자면 인터뷰에 응하는 인물들의 인생사와 그들이 갖고 있는 인생관, 가치관이 조금 흥미로웠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아낌없이 시간을 할애하는 인간을 꿰뚫어본다, 자신들의 시간은 조금도 주려하지 않는 어른들에게 아이들이 반발하려는 건 당연하다, 내가 되새기고 곱씹은 부분은 대체로 이런 구절이었다. 하지만 '인터뷰', '추리소설','다양한 인물들의 인생사와 가치관, '사회(집단)의 굴곡(어두운 면)'이라는 소재로 분류될 때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를 뛰어넘기란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사건 관계자들과의 증언을 인터뷰하는 대화체 형식으로 적은 것은, 금지된 낙원이 그랬듯 초반 몰입도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중간에 기껏 모은 몰입도를 막판에 분산시켜 나같은 독자들을 화나게 하는 마이너스 효과를 만들어낸다. 어찌나 신경질이 나던지...이제 그만 인터뷰 따위 집어치우고 얼른 상세하게 당시 상황을 전하란 말이다!!!!!!!!!!!!!!!!! 하고 나는 몇 차례나 절규했다OTL.

결과적으로 그녀가 범인인지, 책을 쓴 이는 왜 그렇게 죽었는지, 왜 가족을 포함해 그 가족을 전부 죽였는지, 책쓴 이의 둘째 오빠의 그 고백은 왜 갑자기 중간에 튀어나와 소설의 흐름을 흐리는지, 등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하나도 하지 않고 색채대비를 이용한 시각적 효과와 동기를 결부시켜서 모든 것을 애매모호하게 만든 그 무책임함!

몽롱한 분위기, 강인하고 아름다운 여성에 대한 동경, 서정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그 모든 것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이야기 전개의 허점을 덮어줄 수는 없다.

친구와 내가 '힘이 딸렸다'라고 표현하는 그 상태, 일 다 저질러 놓고 수습하기 곤란하기 때문에 등장하는 엉뚱하고 설득력 없는 결말. 
이제 두번 다시 온다 리쿠의 책을 펴는 일이 없을 것 같다.

나는 온다 리쿠가 아니니까 확실한 결말을 내겠다.


우리는 궁합이 맞지 않아요...
 

  
posted by steadyoung
2008. 12. 4. 02:19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나는 지갑이다>를 읽었다.
한 사건을 둘러싼 관계자들의 지갑이 '증언'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소설인데
사람에 따라서는 다소 유치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내가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건 지갑의 의인화 보다는 사건이 얽힌 방식.
특히 해결을 향해 가면서는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설정인데...싶은 마음에 적잖게 당황.

<모방범>이잖아!!!!


물론 당연히 같은 작가가 쓴거니까 표절이라는 의심은 집어던질 수 있지만;
사건의 동기가 또라이들의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과 사람을 조종하고 싶은 광기어린 욕망이란 점, 
자기주장을 할 때 미디어를 이용하려 든다는 점- 등이 굉장히 간결하게 쓰여져 있었다.
보니까 으음- 92년에 쓰여진 소설이었다. 모방범이 2001년이었나? 
그렇게 시간 순서를 되짚어보니 미야베 미유키는 참, 대단하구나 싶었다.
<이유> 발표를 준비할 때, <이름없는 독>을 읽었을 때, 그리고 최근에 <낙원>을 읽었을 때 느낀건데 

미야베 미유키는 말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하게 정해져있다. 
사건의 양상, 전개방식은 다양하지만 이야기의 핵심기둥이 작품세계에 든든히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어느 방향(작품)에서 접근하든 핵심에 다다르게 된다.

나는 <이유>와 <모방범>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 소설들은 미야베 미유키가 추리소설에서 사건을 다루는 방식을 가장 효과적으로 대표하는 작품들.
<모방범>은 아까도 말했듯이 또라이들이 타인에 대한 지배욕구와 타인에게 주목받고픈 욕망에 
제3자들을 해치는 방식이고(낙원)
-이는 엽기적 사건에 대한 미야베 미유키 나름의 해석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유>는 과거와 현대사회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개인들이
인간로서의 당연한 욕망이 좌절되어 엇나간 결과로 사건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화차, 이름없는 독 등)

그리고 그 곁에는 늘 미디어가 있다.

그 때마다 소재는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굳이 나누자면 이렇다. 물론 완전히 대조적이라 할 순 없지만.
결국 사람과의 관계, 사회와의 연결이라는 커다란 주제를 공유하기 때문에 따로 또 같이, 의 공생관계.

예전에 무라카미 류가 90년 초에 쓴 에세이에서 한 말을 2001년인가의 에세이에서 똑같이 하고 있는 걸 보고 놀랐는데
미야베 미유키 역시 방향은 조금 달라도 맥락은 같지 않나?

바꿔 말하면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이 명확할 때 글은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읽은 <누군가>는 <이름없는 독>의 전편이다. 이름없는 독에서 슬쩍 언급하고 넘어간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그렇게 뛰어나게 재밌지는 않았다-물론 금새 읽었지만.

나의 미야베 미유키 러쉬는 내년에도 계속 될 전망.
낙원 이야기도 해야하는데...흐응.

posted by steadyoung
2008. 9. 22. 15:17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데, 여러분은 어떠신지?

읽힐 때는 왕창 읽다가도 한번 글자가 눈밖으로 나면 제자리로 돌아오기 힘든게 내 독서습관인데,
최근 미야베 미유키의 책들을 읽으면서 슬슬 다시 본 궤도에 진입중이다.

미야베 미유키는 올해 가장 버닝한 작가로 [화차], [용은 잠들다]를 시작으로
[이유]와 [모방범]에서 불타올라
현재 [괴이]와 [기이한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금 빠져들고 있다.

작가가 워낙 다작을 하는터라 제법 읽는다고 읽어도 좀처럼 두루 섭렵하기가 힘들다;;;
게다가 어찌나 길게 쓰시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긴 하지만
역시나 모방범은 다 읽고나니 진이 빠지더라;;
백야행의 3배정도 되는 분량- 헉헉.

뭐 두고두고 읽을거리가 많다는 점은 어찌보면 버닝을 오래 지속하게 만드는 힘이고
무엇보다 다작에도 불구하고 날림으로 썼다는 인상은 커녕
섬세하게 묘사한 다양한 인간군상이 거미줄처럼 얽힌 관계 속에서
독자가 헤매지 않고 끝까지 가게 만드는 충만한 긴장감, 책을 덮을 수 없는 흥미진진함이
새롭게 거듭될 뿐이니
어찌 미야베 미유키를 배신할 수 있겠소-

미야베 미유키의 책은 결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나야 습관처럼 소설을 집어드는 편이라 어려운 말 잔뜩 써있는 난해한 소설보다는
재밌는 이야기를 술술 풀어주는 소설이 좋은데
그런 면에서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은 유익한 휴식을 보내는 최적의 도구이다-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억지없이 은은히 살아숨쉬는 점이야말로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의 매력.

브레이브 스토리, 이코와 같은 책들부터
모방범, 이유, 낙원으로 대표되는 추리소설,
이 요소들이 적절하게 버무려져있는 에도를 배경으로 하는 시대소설까지  
실로 수많은 소재들을 잡스러운 느낌 없이 깔끔하게 다루는 능력은
아마도 작가의 집필력과 집중력에 기인하지 않나 싶다.
필요없는 부분이란게 없다.

괴이와 기이한 이야기는 북스피어에서 출판된 책으로
에도시대에 일어나는 말그대로 괴이하고 기이한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다.
가벼운 전래동화 같은 느낌으로- 이동중이나 시간 때우고 싶을 때 읽으면
자기도 모르는 새에 휘익- 빨려들어가는 걸 느낄 수 있다ㅎㅎ
 
하지만 아직도 미야베 미유키를 접하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저는 나오키 상을 수상한 [이유]를 추천합니다~
모방범은 너무 길고~ 또라이 범인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다소 오락적인 요소가 강하지만
이유는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를 면밀한 인물묘사로 균형을 잃지 않고 풀어내는터라
오락적 요소는 물론 현대사회와 인간의 욕망에 대한 생각도 덤태기로 얹어주는 책이랍니다ㅎㅎ

이번에 발표를 하게 되서 다시 읽어야 하는데
또 읽어야 하는 압박이 결코 귀찮지 않은,

그만큼 참 재미난 책이랍니다 (>.<)b

posted by stead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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