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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 03:19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바로 포스팅을 하면 꽤 흥분할 것 같았는데,
어제 올린 엔돌핀 공급용 재범 영상과 친구가 보내준 2PM '프롸이데이나잇'을 보고 또다른 흥분으로 그 흥분을 잠재웠다.

남동생과 나는 다섯살 차이로, 그 옛날 동생이 너무 어려서 내가 힘으로도 우세했을 시절에는
이불에 동생을 돌돌 말아 위에서 울 때 까지 누르거나
새햐얀 동생 손목을 꼭 한 번 있는 힘껏 깨물어보고 싶어서 네번 참고 한 번 깨물어서 울리는 등 동생을 어여쁘게 괴롭혔었다.
남매로서 평소에는 잘 싸우며 지내다가 꼭 한 번 대동단결하는 날이 있는데
바로 동생이 어디 가서 놀림받고 들어올 때.
 
동생이 비교적 순한 편이라 어렸을 때 여자애들에게 꼬집히고 울고 들어오고 그랬다.
동생이 초등학생 때 학원에서 친구들에게 놀림 받고 울고 들어왔길래 쫓아가서 고래고래 악을 쓰고 몇 마디 해서
그 아이들을 되려 울리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언 10년의 시간이 흘러, 
주변에 폐를 끼치고 동생을 부끄럽게 만들 누나 고유의 기질을 발휘할 때가 왔나 싶은 사건이 발생했다.

요새 어디다 살림을 차렸는지 집에 전혀 안들어오는 동생이 매일매일 즐겁게 출근하는 곳이 바로 일한지 일년 넘은 모 음식점.
엄마가 쟨 니 말만 듣는다고 했던 시절도 가고 그렇게 군대 가라고 가라고 노래를 불러도 듣지도 않으면서
즐겁게 서빙일을 하고 음식점 사람들과 잘 지내는 걸 보면 대견하기도 해서 내심 흐뭇하게 지켜봤다.

근데 방금 들어와서 하는 말이, 얼마 전에 주방 사람에게 맞았다는 거다.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 음식점은 홀과 주방이 나눠져있는데(동생은 홀서빙을 하고 있음)
주방 사람이 동생이 자기 욕을 한 걸 들었다고 열 대가 넘게 뺨을 때렸단다. 홧김에 옆에 있던 식칼을 들고 휙휙 휘둘렀다고도.

첫째, 뺨을 열대 넘게 맞으면 아플 것이고, 
둘째, 동생이 그렇게 좋아하던 음식점 사람들은 열대 맞을 동안 뭐하고 있던건지 궁금하며.
셋째, 식칼을 들고 위협하는 사람을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하고
넷째, 매니저는 일련의 사건을 보고 둘이 알아서 잘 해결하라고 했단다.
그리고 다섯째, 동생은 욕을 하지 않아서 그 주방 사람이 오해한 걸 듣고 그걸 풀러 주방에 들어가서 맞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일년전에 동생이 실수했다고 주방사람에게 걸쭉하게 쌍시옷 욕을 들었다길래
뭐 그런 *&^%$이 있냐고 맹렬하게 화를 냈던 기억이 나서, 혹시 그 때 그 사람이냐고 물어보니 그렇단다. 허걱.

그리고 동생은 너무 기분이 나쁘니 사과를 받아야겠는데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사과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된다고 한다.

일단 일방적 피해자인 점, 또 흥분한 그 놈이 자기한테 대들면 흥분해서 정말 칼을 휘둘렀을지도 모르니
같이 주먹다짐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뭐라 세게 화를 내지도 못하고 누나에게 끙끙대며 털어놓는 동생을 보니
너무 속상하고 마음 아프다.   

사실 머릿 속으로는, 
내가 건장한 덩치의 늠름한 형으로 변신해서 동생이 맞은 것 보다 훨씬 가혹하게 조낸 패주거나
법조계 입문을 눈앞에 둔 친구의 조언을 받아 경찰에 꼬질러서 조서를 쓰게 하거나
본사에 전화해서 매니저와 점장까지 들쑤셔서 그 놈을 결국 일을 그만두게 하는 등,
영화나 드라마 주인공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친 뒤 '아냐 아냐 휴~' 하며 마음을 고쳐먹는 전개가 펼쳐졌지만,

그래도 참았으니 일단 장하다고 해야할지 그걸 참고 있냐 이 멍청아 하고 화를 내야할지 갈팡질팡 어지럽다.
흑흑, 누나가 이렇게 화끈하지 못하니 동생이 그런거야 미안해 흑흑흑, 하는 신파적인 상황도 연출 가능했다.

일년 전 욕을 들었다고 했을 때는 결국 '그런 곳 때려쳐!!', 식으로 화를 내며 무력하게 참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추이를 지켜볼 생각이다.
동생이 나대는 누나가 부끄러워서 견딜 수 없을 지경으로 일이 커지기 전에 무사히 사과를 받으면 좋을텐데.
(나도 흥분하면 나중에 쥐구멍을 파서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싶을 만큼 부끄러운 짓을 서슴없이 해서ㅠ.ㅜ
캄다운! 캄다운 ;;; 흥분하지 않도록 계속 마음의 끈을 잘 잡고 있어야겠다)

물론 일이 커지길 바라진 않지만 주위를 소란스럽게 하지 말라고 인내를 강요당하는 것 만큼은
동생이 경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당한 폭력에 정당하게 맞서는 방법을 동생이 터득하도록
조금 귀찮고 힘들다고 해도 같이 현명하게 대처하고 싶다.
참는 것은 같이 때리는 것 만큼이나 현명하지 않은 방법이고,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동생이 그런 것에 대해
조용하지만 굳세게 맞서는 인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

동생이 그렇게나 좋아하는 음식점에서 군대 가기 전까지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이번 사건이 원만하게, 그리고 제대로 수습되었으면 좋겠다.

다시금 이 일에 대해 포스팅을 할 때는, 잘 수습되었다는 내용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만약에 동생만으로 잘 안되서 내가 나대기 시작하면, 앞으로 동생이 결혼해서 나만한 자식을 낳고 살게 되도 
부모가 자식 못놓듯 끊임없이 참견하고 간섭하고 걱정하게 될 것 같다 ㅠ.ㅜ) 

  
   
posted by steadyoung
2009. 11. 28. 03:40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오늘처럼,

우리 딸이 어서 빨리 좋은 직장 취직했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발언을 그저 곧이 듣고 있어야 할 때를 제외하고는
나는 지금의 내 처지가 나름대로 만족스럽다.

한달에 두세번 정도 코디일을 하고 사랑스러운 과외녀 과외남과 공부를 하며
요즘 새롭게 시작한 주3일 영어강사도 연강과 보강하라는 학원측의 압박, 산만한 아이들을 빼면 그럭저럭 할 만 하다.
학원 일이 끝나고 집에 오면 12시가 다 되는데, 급히 들어온 일본어 번역을 맥주 마시며 하는 것도 행복했다.
친구와 수다를 떨고, 늘 그렇듯 오와라이를 보며 재밌는 소설을 읽느라 늦게 자기도 한다.
앞으로 주말에는 걸즈힙합 교실에서 몸치탈출을 꿈꾸며 열심히 몸을 흔들어 볼 계획이다.

그야 남들에게 직업을 설명할 때 '프리랜서'라고 제 입으로 말하는게, 정신적으로도 경제적으로 아직은 민망하다.
언제까지 그렇게 느긋하게 살겠냐고 다들 물어봤을때 되돌려줄 당찬 포부와 그럴듯한 자기 합리화도 준비하지 못했다.

근데 미래에 대한 불안은 번듯한 대기업에 들어가도 있는 것 아님?
나는 지금 행복하다고 잘라말할 순 없지만
지금과 같은 날들이 계속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문득 있다.
현재가 만족스러운데 왜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막연한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참고 해야만 하는걸까. 

'만족스러운 현재'를 위해도 나름대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어마어마한 학자금 대출을 달마다 꼬박꼬박 갚아나가고 부모님께 손 안벌릴 만큼의 잔고를 유지하기 위해
소소하나 꾸준한 경제활동을 계속하고, 조금 더 활동의 폭을 넓힐 궁리도 해본다.
단지 엄마의 돈을 좀 보태라는 갑작스럽지만 정기적이고 은근한 요구에 마냥 꿀먹은 벙어리처럼 있는게
조금은 괴로우니까 무리를 해서 돈을 더 벌어볼까하는 생각도 한다.


쓰리잡을 뛰느라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회사 들어가는 일은 없을테니
빠른 시일 내에 당신의 딸은 회사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엄마에게 깊이 상기시켜야겠다.
회사원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리적 정신적 열량의 총합보다
'자영업자'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열량이 훨씬 많다고 해도 기꺼이 자영업자로 살아남고 싶다.


그러니 기죽지 말아야지.
나는 이렇게 블로그에 구구절절 적어서 스스로에게 용기를 북돋지 않으면 자유로울 수 없는 연약한 인간이다. 
posted by steadyoung
2009. 11. 14. 23:11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화수목 부산 출장에 이어
아까 과외중에 갑자기 연락이 와서
일요일, 즉 내일(혹은 월요일까지)도 부산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그것도 일,월 일이랑 화수목 일은 완전 다른 일-

월요일까지 일하게 되면 그냥 부산에서 일박을 할까 고민중인데
교통비 숙박비 제각각 계산하는 것도, 왜 그런지 설명하는 것도 번거롭고
내일은 아빠 생신인데 암것도 못하게 되었으니 올라올까 생각중.

내일 아침 5시 반까지 집합하라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고,
이런 분야는 처음이라 긴장 반 두근두근 반.
이래저래 처리해야할 일이 많으니까 쭉 긴장하고 있어야겠다.
많이자야 4시간이니 얼른 자야할텐데 잠이 안올 것 같아서 그게 더 걱정ㅠ.ㅜ

이틀전에 지른 걸즈힙합 교실 수강비랑-_- 겨울부츠비-_-를 메꿀 수 있어서 다행이다...
통장잔고를 업!하기 위해 이번주는 암것도 생각안하고 열심히 일해야겠다.

오오오!! 제게 힘을 주세요!! 욧샤!!!! 

글고 부산에서 물갈이 안하게 도와주세요, 카미사마.
작년에 영화제 활동하다 물갈이 땜에 얼굴이 두들두들했었다....
posted by steadyoung
2009. 11. 13. 00:14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1. 장동건 & 고소영 열애
열살(혹은 그 이상) 연하인 미모의 XX씨랑 열애중이라는 기사를 보며 주는 것 없이 짜증나느니 
고소영씨랑 짝짜꿍 결혼해서 어여쁜 아이들을 쭉쭉 낳는 걸 보고 받는 것 없이 행복하고 싶다.
어린 여자들에 환장하는 남자들에 대한 경멸보다는
나이든 여자들이 성적인 대상에서 배제되는 걸 보는게 두렵기 때문.
멋지다, 장동건. 
마츠야마 켄이치를 데리고 간 거, 배는 좀 아프지만, 코유키도, 화이팅.

2. 호텔 아프리카 & 사랑한다고 말해줘(愛してると言ってくれ)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다시 읽어도 찡한 부분은 찡하고, 감상이 흘러 넘쳐 조금 유치하기도 하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도 보았다. 무려 1995년 드라마. 토키와 다카코와 토요카와 에츠시가 나온다.
(20세기 소년에서 토키와 다카코가 유키치를, 토요카와가 오쵸를 연기한게 생각나 급 보고 싶어졌는데 구할 수 없음)
키타가와 에리코(?맞나?) 극본의 그저 그런 사랑얘기.
말을 할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전도유망한 화가 토요카와의 연기와,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든 것이 사람을 환장하게 만듦.
젊고 발랄한 토키와 다카코도 주목포인트지만, 토요카와를 빼면 그리 볼만한 것이 없는 것도 사실. 

호텔 아프리카에서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백인 엄마와 흑인 아빠의 사랑 이야기인데
때맞춰 보고 있던 '사랑한다고 말해줘'도 들었던, 아주 똑같은 대사가 인상적이다-_-
'(귀가 들리지 않는 or 흑인인) 당신과 (귀가 들리는 or 백인인) 나는 그렇게 다른가요?'
똑같은 러브스토리.

3. 똑똑한 메구미
BoA가 일본에 돌아왔다. 버벌이 준 곡으로 활동중인데 베키가 진행하는 토쿄쇼에 나왔다.
한 때 폭탄가슴으로 불리웠던 메구미도 나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걸즈토크.
남자를 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하는 질문에 50%를 넘는 점유율을 보인 메구미의 대답은
'싫어하는 게 같아야한다'
지당한 말씀.

  
posted by steadyoung
2009. 10. 26. 01:29 흥청망청/언어의 세계

연달아 준비물 이야기도 하자면.
한국에서 바리바리 싸가느라 돈 쓰느니 고대로 환전해서 지갑속에 들고가는게 현명하다고 생각.

1. 음식

내가 워킹 촐발을 앞두고 인터넷 워킹 모임 까폐를 들락날락 할 때 다들
"고추장 꼭 싸오세요!!@_@ 후회해요!!" "김이랑 라면도 꼭 싸오세요!!"
라고 말해서 고추장, 고추가루, 라면, 김, 이런거 쫌 싸들고 갔다. 그렇게 많이는 아니었지만.
근데 결국 유통기한 지나서 버렸다.........

나는 음식을 가리지 않는 편이고, 딱히 김치없이 밥 못먹는 타입도 아니라서 일본음식도 매우매우 입에 잘 맞았고
어차피 일년도 안살거, 한국음식은 한국가서 먹으면 돼! 일본에서는 일본음식 잔뜩 먹고! 하는 마음에
오오쿠보(=한인타운)를 들락날락하는 일도 한 번도 없었다. 
(일본가서 6개월만에 정말 맛없는 김치찌개 먹었을 때... 너무너무 맛있어서 울고 싶었지만...ㅠ.ㅜ)

그니까 먹을거 잔뜩 싸가느라 가방 끙끙 들고가지말고... 대부분 신주쿠 한인마트 이런데서 팔고 있으니까 ㅠ.ㅜ
일본 슈퍼에서도 적당한 반찬거리 싸게 찾을 수 있다.
차라리 쌀은 한국보다 비싸니까 이주일정도 엠티간다 생각하고 싸가는 건 좋겠네요.
그리고 나중에 부모님한테 EMS로 가끔 라면, 엄마 반찬 ㅠ.ㅜ 이런거 해달라고 하면~!!
어차피 근처에서 조금씩 사(서 해)먹거나, 아니면 집에서 밥 안해먹을 생활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까*^ㅡ^*

2. 생필품

그리고 또! 나는 샴푸랑 생리대에 각종 세제, 치약 치솔 우산 등등 싸갔는데.... 이것도 참 쓸데없는 짓이었다.
마츠모토 키요시 라는 올리브영 확대버전판 가게에서 전~부 죄~다 저~렴하게 한국보다 저렴!!!하게 구할 수(도) 있다.
아...나는 세일해서 300엔도 안하는 샴푸랑 린스 리필용으로 사서 100엔샵에서 산 병에 담아서 머리 감고 그랬다...
지금이라면 절대 안할짓-_-
화장품도 마츠키요, 마츠키요 만세!!!

정말 일주일 여행간다 생각해서 거기에 맞춰서 준비하고, 그 이후는 가서 구입하는게 좋다.
목표 때도 얘기했지만, 짐이야 말로 욕심을 버리는게 중요하다.
 "조금더 조금더" 하는 자세가 오버차지로 연결되기 때문에...
공항에서 짐 정리하는 부끄러운 시츄에이션은 원플러스원으로...

3. 패션
그리고 여성분들(혹은 남성분들) 옷!!!!!!!!!!!
옷에 관심있는 분들은 옷도 많이 안싸가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돈 벌어서 최소한의 생활비 빼고 대부분 통장에 집어넣었는데, 유일한 쇼핑이 옷 사는 거였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난 심장이 작아서 옷도 만엔 넘는거 사본 적 없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근근이 생활했던 것에 비해서는 다소 풍요로운 옷생활!(2005년에 사서 지금까지 입으니까 좋죠)
일본은 옷도 중고를 리폼해서 파는 가게도 제법 있고, 패션에 관심 많은 사람들은 많지 않은 자금으로 알콩달콩
패션생활을 할 수 있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모처럼 잔뜩 싸들고 간 옷이 소용없게 되는 경우도 제법 있다.

고대 그리스에 가면 커텐을 몸에 두르고 다녀야하는 것 처럼, 일본에 가면 닛뽕스타일로 바뀌기 때문에
한국에서 입던 옷들을 안입게 되는 상황도 발생하니
너무너무 좋아해서 장소시간 불문하고 입는 옷들 최큼 챙겨주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구입하는 것도 타문화 체험의 길.

4. 가져가면 좋아요 물품들

일본어 1,2급 문법책 : 일본에서도 물론 살 수 있지만 당근 한국어로 설명되어있는 책을 구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리고 비쌈.
한국인을 위한 교재는 한국에서 구입하는게 좋죠. 얇은 문법책 딱 두권만 들고 가서 가물가물해질 무렵 훌러덩 몇 번만 들춰봐
도 좋은 게 바로 문법책이다. 

노트북+MP3+PDP+디카 등, 전자기기들 : 사실 디카야 내가 굳이 말안해도 이제 핸드폰과 같은 필수품이 돼서 다들 잘들
가져가실테고, MP3만 해도 없는 사람 거의 없을터라 여러분들의 가방에 고이 들어가있겠지만, 문제는 바로 노트북.
이게 돈 먹는 기계다. 한국처럼 3~4만원에 후다닥 인터넷 연결이 되는게 아니라서, 돈도 돈이고 시간도 시간이고.
근데 노트북이 없어서 뭣 좀 알아보려면 한국PC방을 찾아헤매느라 귀찮았던 거 생각하면... 사실 내가 노트북을 안들고 갔던이
유도 단순히 돈이 없어서 노트북을 살 수 없었던 것 뿐이고 ㅡ_ㅡ;
(일본은 한국처럼 PC방이 지천에 깔려있는 환경이 절대!!!! 아니예요. 가끔 가다 있어도 완전 컴퓨터 후졌음...
시부야 망가킷사 이런데 아니고야 완전 느리고 1시간에 350엔 막 이랬음-비싸고 흥) 
여유가 있는 분들은 당연히 가져가는게 좋다&편하다.
가령 동유모 같은 사이트에 올라오는 정보 확인이나, 어디 여행가려고 알아보려고 해도 서점의 가이드북보다 인터넷이 훨씬
빠르고 편하다. DVD를 보기 위해 나처럼 DVD플레이어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고 ㅠ.ㅜ
한국처럼 컴퓨터가 일상화된 환경에서 생활했으면 컴터 없는게 불편하다.

단, 단점이라면 일본에서 1박2일~ 무한도전~ 보고 싸이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나중에 일본에 갔던 내 후배는 당시 한국에 있던 나보다 한국 연예계에 더 빠삭했음-_-;
BUT, 사람이란게 없으면 또 없는대로 적응하는 동물이라... 
난 디카들고 갔어도 512메가 메모리도 못채웠을정도로 사진도 안찍었고-_- 뭐 그래.


전기장판 : 일본은 방바닥 난방 안되서 집안 완전 춥고, 일본 전기장판 시원찮은 건 당시에 유명했다. 가져가서 잘썼음.

너무 당연해서 까먹을뻔했는데 전자사전!!!!!!!!!!!!!!!!!!!!!!!!!!
설마 종이사전 들고 가실꺼 아닐꺼죠...누누히 말하지만 공부는 늘, 어디서든 해야하니까 전자사전은 상비하자.
좋은 것도 필요없고 요즘 인터넷에서 12만원도 안하는 몇 년전 모델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으니까.
참고로 난 2004년 가을에 카시오에서 산 전자사전, 일본에 들고가서, 그리고 지금까지 고장 한 번 안나고 잘~쓰고 있다.
(일일, 일영, 영일, 인물사전, 고전어 사전 등의 컨텐츠가 수록된 일본 전자사전도 나중에 꼭 사고 싶은데...과연...)
아직까지 새걸 살 맘도 없고, 앞으로도 소중히 쓸 것임+_+    
.....얘기가 샜지만 어쨌든 전자사전은 필요하다는 사실.

일단은 이 정도.
나중에 생각나면 더 추가하겠어요.
posted by steadyoung
2009. 10. 26. 01:27 흥청망청/언어의 세계

워킹 준비하는 분들은 '가서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초기자금(정착자금)을 대체 얼마나 가져가면 좋을까 무척 고민이 될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많이 가져갈수록 좋다'
바리바리 이것저것 싸가는 것 보다, 그래서 이것저것 사느라 한국에서 돈을 쓰는 것 보다 
당근, '많이 가져가는게 좋다'

나는 일년오픈티켓+24만엔을 들고 갔는데, 첫날 집세로 11만엔이 휙, 날아갔다.
원룸 첫달 월세(55000엔)+보증금(55000엔) 내고 나니까 13만엔 남았음...
방에 아~무것도 없어서 이것저것 100엔샵에서 사고(비누받이, 욕실 슬리퍼 뭐 이런 자잘한 것들이 꽤 돈이 나감)
텔레비전과 밥통 등을 리사이클숍에서 구입하고, 먹을거리도 장만하고 일 구한다고 돌아다니고,
한달 채 안되서 2월달 방세 내니까 잔고가 5만엔도 안남은 상태(로 생각됨)로 2월을 맞이함.
난 일본 가서 열흘만에 일을 시작했는데 월급날과 잔고상태가 맞아떨어지지 않아... 대망의 첫 월급일을 며칠 앞두고
같이 일하는 언니한테 5천엔을 빌리기도 했었다.

원래 심장이 작아서 모처럼 일본 왔다고 놀러다니는 것도 하나도 없었고, 운반비 천엔이 아까워서
커다란 아날로그 텔레비전을 들고 가게에서 집까지 역 두개 거리를 걸어가기도 했었다. 팔 뽀개지는 줄 알았음...
(화면이 큰게 아니라 몸통이 큰 텔레비전이다!!! 화면은 완전 작았음-_-;)
도쿄 생활을 정리하면서 텔레비전을 다른 사람에게 (8000엔 주고 사서 2000엔 주고 팔았음) 팔 때
일본와서 얼마 안돼 그 무거운 텔레비전을 끙끙대고 갖고왔던 날 생각하니 살짝 눈물이 날 뻔 했다 ㅠ.ㅜ
그냥 천엔 내고 아저씨한테 갖다달라고 할걸 난 참 미련하구나, 싶어서. 하하하하.

여튼,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돈은 많이 가져갈수록 좋다는거다.
과소비하는 것도 아닌데 사람이 생활을 하기 위해 이것저것 마련하다보면 돈이 술술 없어짐.
게다가 생활상에 직접적인 무리를 주지는 않아도 주변에 가족도 친구도 없는 상태에 돈도 없다는 건
커다란 압박이 되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정신건강을 생각해 여유가 되시면 많이많이 가져가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용.
근데 초반에 집에 드는 비용을 조금 절약하고, 일을 곧 구하면 24만엔 이하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은 함.
10만엔 들고 가서 잘 살았다는-버텼다는- 괴담-_-;도 있는걸로 봐서 초기비용도 사람 나름.
학교도 안다님, 방은 대충 노숙도 돼요, 밥도 일단 한국에서 가져간걸로 때우죠 뭐-와 같은
헝그리 정신이라면 알아서 적게(?) 가져가도 괜찮겠죠.

근데 나중에 집 얘기할 때 한 번 더 말하겠지만, 혼자 55000엔짜리 원룸에서 산 것도 꽤 저렴한 편에 속한다.
일본 도심에 가까울수록 방세는 평균 7-10만엔 정도 생각해야하고,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숙사들도
1인실~4인실까지 평균 3~6만엔은 하는 걸로 알고 있음(당시에 그랬으니 지금은 좀 더 올랐을지도).
얼마전 도쿄에 놀러갔을 때 캡슐호텔을 방불케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어봤는데(호텔은 당근 더 비싸겠죠) 
거기도 1달 39000엔 했으니. 일본에 한달정도 재워줄 사람이 있으면 모를까 당장 한 달 잘 곳을 찾는다면 4만엔은 든다는 말. 
한방에서 쉐어하는 것도 있는데... 이것도 낮게 잡아 3만엔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소수의 헝그리남녀들을 의식해서 무작정 돈 많이 없어도 된다고 말하기 싫고.
되도록 많이 가져가라는 말에 상처받을, 나 같은 중산층에도 못미치는 분들ㅠ.ㅜ은 도통 감이 오지 않을테니
일본어 공부하시면서 몇 달 알바하면 삼사백은 모을텐데...
그래도 환율 생각해서 20-30만엔 가져가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개인적 의견.


posted by steadyoung
2009. 10. 20. 00:48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스킨을 이래저래 휘저어도 맨날 그놈이 그놈이니...블로그 이랬다 저랬다 정신없다.
나도 컴터를 더 다룰 줄 알아서 예쁘게 파박! 만들면 좋은데 불가능...

오늘은 집에서 눈뜨자 마자 컴터 두들기고 계속 전화돌리고 드디어 하나 건졌는데
..약하다...
내일은 취지에 맞는 회사랑 인터뷰가 성사되었으면 좋겠는데 리얼리 가능할까 걱정.
화, 수 이틀간 시간은 흐르는 법이니 잘이야 되겠지만 
걱정도 되고 귀찮고 그래. 일은 늘.

데이비드 린치의 에세이를 읽고 있다.
차곡차곡 쌓인 교보문고 포인트로 질렀다. 질렀다고 해도 소소하지만...
영어공부를 해야겠다는 일념에 휩싸여 원서 읽기 재도전.
사실 집에 영어원서만 7권이 있는데 두 장을 못넘기고 내던진다. 뒷심부족-_-
그래, 딸리는 어휘력에 무슨 소설이야! 하는 맘에 글보다 흰색이 더 많은 얄상한 에세이를 골랐다.

영화를 만드는 것 같았지만 자세히는 잘 모르는 사람인데
컬트영화를 찍는 아저씨라고 한다. 
책은 조금 지루하고 조금 수상하고 그래. 오늘 읽기 시작해서...한 문장 기억에 남았다.
the art life means a freedom to have time for the good things to happen.

놀기에 딱 좋은 핑계거리...@_@ 
 
posted by steadyoung
2009. 10. 17. 00:55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올해 겨울, 친구와 함께 2PM에 열광했다.
'떴다 그녀'를 보고 2PM의 귀여운 행동거지에 몸을 파르르 떨었던 전국의 수많은 아낙네들은 기억할 것이다.
빨간 내복 가슴께의 작은 브로치(?)가 어르신들을 유혹하기 위해 달려있는거라며 브로치와 몸을 진동시켰던 엠티,
제시카를 유혹할 때 쓰겠다고 메일로 보냈던 음악파일이 모두에게 뽀록났던 순간의 표정,
동대문에서 막무가내로 뭐든 달라고 졸랐던 무대포 정신.

영상도 볼 수 있는 MP3를 장만하고 제일 먼저 2PM의 무대를 넣어놨다.  
10점 만점의 10점, only you, 안녕이란 말 대신, 그리고 again&again.
무대 위의 2PM 그리고 재범이는, 이제 더이상 무대에서 7명의 2PM과 재범이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에 사무쳐 아프도록 멋있다ㅠ.ㅜ

자타칭 빠순이인 내가 한 때 열광했던 모 그룹의 멤버는 술집에서 싸움을 하더니 급기야 음주운전을...
것도 '매우' 살찌기 전 얼굴은 당시 가장 좋아했던 모 멤버를 물리치고 수많은 멤버들 중 내 타입 1위를 달렸는데...
무슨 생각인지 회사 방침과는 전혀 다른 노선을 걸어왔고, 걷고 있다.   
우결이나 방송에서 능글맞게 이야기하는 거 보면 난 아직도 참 좋은데, 이번 '사건'의 결말을 두고
대한민국 아이돌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이 무엇인지가 명확해 질 것 같아 매우 흥미롭다. 
과거의 블로그 글 VS 폭력시비+음주운전

누가 들어도 너무 비슷한 '오마주' 곡들로 대박치는 아이돌 아티스트(줄여 아돌트? ㅋㅋ)도 있는데...
재범이의 자타의적 퇴출이 조금 너무한 처사같아 지금도 잘 이해가 되진 않지만...
그냥 나는 재범이가 그립다. 머나먼 땅에서 건강하게 잘 살기를 바랄께.

   

posted by steadyoung
2009. 10. 15. 14:13 흥청망청/언어의 세계

일본 워킹홀리데이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는게 바로 '일본어'
물론 일본어를 못해도 일본에서 일을 할수는 있다. 한국 갈비(야키니꾸)집에서 한국 사장과 일하면 된다.
다소 시급이 낮고, 정해진 시간보다 일을 더 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고, 월급을 떼먹을 가능성 또한 일본가게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을 감안하고 일하면 된다. 그러니까 결론은 그런 곳에서 일하지 않도록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하자는 말이다.
같은 처지(워홀or유학생)에 있는 한국인끼리도 사기치는 천발받을 놈이 있는데, 사장-종업원 관계라면 그 확률은 쑥 올라간다.
해외에 나가면 같은 나라 사람을 조심하라는 말은 틀릴게 없으니 가슴과 머리에 고이 박아두자.
한국인에게 월급 떼이고 집 계약 사기당하고 우는 사람 여럿 있었다.

아, 물론 그렇다고 한국인들하고 절대 놀면 안돼!!!! 일본어도 안늘어!!! 라고 말은 아니다.
나는 외국에서 만난 한국인들과의 만남도 중요하다고 생각함. 자기가 놀던 물(?)에서 볼 수 없었던 인간들을 볼 수 있다.
한국인들과 즐겁게 어울리는 시간도 필요하고, 일본어 공부를 위해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요는 균형을 맞추자는.

일본으로 떠나기 전 내 일본어 실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JLPT 1급 320점, 길지 않고; 어렵지 않은; 생활회화라면 상대방이 말하는 내용을 60-70% 이해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어쨌든' 할 수는 있었다. 근데 일본에 오자마자 시작했던 드라마가 '고쿠센'이었는데 잘 못알아들었음;;
아르바이트 면접은 그럭저럭 넘길 수 있었는데 정보지 보고 전화한 가게는 '우리 외쿡인 안뽑아요'하고 초반에 거절당했다;;
나의 첫마디에서 일본어 잘 못하는 외국인 오-라가 뿡뿡 나왔겠지.
그래도 이 정도로 일본어를 할 수 있으면 워킹 생활 충분히 무리없이 할 수 있다고 본다. 계~속 공부하면 되니까.
내가 비교적 덜 고생하고, 그래도 잘 지내다 온 이유에는 일본어를 어느 정도 공부하고 가서, 일본에서도 많이는 아니지만
꾸준히 공부했다는 사실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까.

이미 어느 정도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일본에 가서 공부를 하는 게 중요하지만,
일본어를 잘못하는 사람은 정말...열심히 공부하고 가라는 말 밖에는...
호주로 워킹을 갔던 선배가 후배들에게 꼭!꼭! 영어 공부하고 가라고 당부를 했다.
영어를 조금만 '잘' 할 수 있으면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는데 그걸 '안'해서 갖은 고생을 다 한다고.

일본 워킹홀리데이도 물론이다. 개인차이라는 것도 있지만 대략적으로 계산해서
일본어 초보라면 적어도 3개월(적어도,이다 적어도;;) 그래도 6개월 정도는 공부 '열심히' 해서 갈 생각하는게 좋다.
그럼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공인시험 준비' 가 가장 좋다고 생각함.

사실 언어공부라는 게, 꾸준히 드라마를 통해 청취연습을 하고, 일본인과 회화 연습을 하고, 원서도 읽고,
그렇게 다방면에 걸쳐 이것저것 하는게 큰 도움이 되지만, 이게 말처럼 쉽게 꾸준히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사실 '다독(多讀)'만큼 좋은 공부방법이 없는데 이건 엄청난 끈기를 요구함. 나도 영어원서 한두장 읽고 내던지는데
일본어 초급자에게 원서 읽으라고 추천하면, 공부포기하라는 소리ㅡ_ㅡ;;
그러니 JPLT든 JPT든 목표를 정해서 그 급수나 점수를 얻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게 최상의 방법이다. 
설마 돈 내고 신청했는데 시험날 안가는 만행을 저지르진 않겠지요??? 요즘 시험 얼마나 비싼데 ㅠ.ㅜ

일본어를 전혀 공부한 적이 없으면 JLPT 3급을 목표로, 3급 정도는 되는데- 싶으면 1급을 목표로 공부.
공인시험은 한자+문법+청해+독해 골고루 공부해야하니까 파트에 알맞은 얇은 문제집 4권정도 구입해서
죽어라 파는게 젤 좋다*^_^* 학원을 다녀도 좋고, 일본인 회화 수업 이런거 병행해서 들어도 좋다.
JPT라면 초보는 500점, 3급 정도는 되는데- 하는 분들은 700점을 넘기겠다는 일념으로 공부합시다.

문법 독해, 이런거 못해도 회화 할 수 있는데 싶은 분은 물론 자유롭게 공부하셔도 되는데,
일본어는 한자를 모르면 초중급을 벗어날 수 없다. 
그냥 일본에서 살아보는게 목적이라 일본어를 진지하게 공부할 맘이 없으면 회화 중심이 적절하지만
앞으로 '일본어 가능'이라고 이력서에 한줄 넣고 싶으면 한자 공부는 반드시!!!! 해야한다.
그리고 일본어를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할 공인 성적표가 하나 있으면 이래저래 편하기도 하고.
쓸 줄은 몰라도 상용한자를 읽을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면 일본생활이 더 즐거울꺼다.

그럼 이제 일본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워홀들, 어학교 다닐 맘 없는 워홀들의 좋은 공부방법은???
(또 책을 읽으라고 하고 싶지만 이건 나도 일본에 있을 때 잘 안했으니까...;;;)

내가 가장 강추하는 건 바로 텔레비전!!!!
친구가 없는 내게, 일하고 돌아와 심신이 피로한 내게 가장 큰 위안을 준 건 다름아닌 텔레비전!!
일본문화를 들여다보는 하나의 창구이자, 가장 친근한 선생님이기도 하다.

그냥 멍-하니 보고 있기 보다 '모르는 단어'를 받아써보자. 일본은 우리나라 이상으로 자막을 남발하니까-_-
이것저것 열중해서 보다가 잘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적어서 사전 찾아보기.
찾은 단어를 다 외우려고 하면 머리털이 빠지니까 '적고 사전찾기' 로 족하다.
그리고 나는 책을 읽은 건 아니지만 아라시+_+를 워낙 좋아했기 때문에 아라시 나오는 잡지를 달마다 사서
인터뷰 꼬박꼬박 해석해서 읽었다. 모르는 단어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자세로+_+ 
 
이렇게만 해도 일정 시간이 흐르면 일본어가 꽤 늘게 되는데, 이쯤에서 하나 새로운 도전 추가!
동네마다 '츠타야'(비디오, DVD, CD 렌탈가게) 혹은 비스꾸리한 대여점이 있는데 영화나 드라마를
빌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 
특히 나는 '너는 펫'을 빌려보다가 그 DVD에 일본어 자막 기능이 딸려있는 것을 발견+_+
물론 그냥 봐도 내용은 다 안다. 사람들 표정보면 무슨 말 했는지 정확히 몰라도 추측할 수 있다.
그래서 보고 다 이해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일본어 자막 깔고 보니 충격이었다 두둥.
모르는 단어 받아적은 거 모아놓은 것만 A4앞뒷면 해서 두장이 넘었을꺼다. 
'이제 좀 알겠다'는 기분에 휩쓸리는게 제일 위험하다. 요것만 잘 살리면 높은 단계로 껑충 뛸 수 있다.
   
물론 오늘 여기다 쓴건 내 경험과 의견에 불과하지만,
일본어를 공부하고 가는 건 너무나 당연한, 그래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일본어 생활회화를 중급 정도만 해도 아르바이트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아쉬울 것이 없어지는데,
어디 다른 곳 면접 보고 떨어지는게 두려워서 대접 못받는 곳에서 일하게 되는 상황, 싫잖아요.
초기자금 준비하는 것 보다 오히려 일본어 공부에 힘을 쏟는 편이, 금전적으로도 안정될 수 있는 지름길.


 


posted by steadyoung
2009. 10. 14. 14:36 흥청망청/언어의 세계

전부터 써볼까 했는데 귀찮아서 미루다가 나름 '선' 경험자로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정리해봄.

본인은, 2004년에 취득한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2005년 1월 7일 일본 동경에 상륙,
10개월간의 도쿄생활을 정리하고 모은 돈 600만엔 중 삿뽀로와 오키나와를 이주씩 한달간 돌아다니며 30만엔을 쓰고 하하
약 30만엔 정도를 들고 12월 3일 한국에 돌아왔다.  

내가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결정한 건 강력한 의지였다기보다 그 당시(그리고 지금도) 학과 분위기 때문인데,
일본어과라 미숙하나마 어느 정도 회화가 가능할 정도로 일본어를 공부한 덕에 어학교 다닐 필요를 못느꼈고,
따라서 2학년 마치면 여자들은 대부분 워킹비자로 일본에(남자들은 군대로^-^)가는게 일반적이었다.
물론 울집이 어학교비 대줄 상황도 못되고, 부모님께 손 벌리고 싶지 않았다는 고집도 워킹행을 결정하게 된 요인이었다. 
어라? 나름 강력한 의지??? ㅋㅋㅋㅋㅋㅋ

여튼, 이처럼 대략적인 분위기에 휩쓸려서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간 건 맞는데 거기엔 물론 내가
'일본에서 생활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 목적은 바로 그 '일본에서 생활해본다'에 있었던 것 같다.
그야 돈을 많이 벌면 좋고, 일본어도 많이 늘면 좋고, 여행도 많이 다니면 좋고, 친구들도 잔뜩 생기면 좋지만
그렇게 하나하나 다 계획을 세워서 실천할만큼 부지런하지 못해서...ㅡ_ㅡ; 공상이야 잔뜩했지만 아무생각이 없었다.

물론~~~~~ 계획서 제출할 땐 있는 말 없는 말 끌어다가 나의 목적을 미화했지만,
돈을 번다는 건 일본에서 실제로 월급을 받으면서 '아...많이 벌 수 있겠다...'하고 생각했고
일본어도 텔레비전을 주구장창 보고 텐쵸(점장)랑 대화하면서 '아...와서 일본어가 늘긴 늘었구나'하고 생각했을 뿐이다.
여행도 큰 맘먹고 다녀왔고, 친구는......없었구나....OTL

사람들이 워킹을 선택하는 데에는 여러 목적이 있다.
근데 워킹을 다녀온 사람들중 많은 사람들이 두마리 토끼 잡기는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토끼를 잡는다'는 표현을 적용시키는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함.
(그냥 관용구인데 말꼬리 잡아서 멋쩍기도 하지만...>.<)
 
언어는 토끼처럼 확 잡아서 꿀꺽 먹어버릴 성격의 문제가 아니고, 돈도 사람마다 많이 번다는 기준이 다른데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건 포기하고 하나만 정하세요! 하면 조금 납득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든다.
두마리 토끼, 요렇게 뭉뚱그려서 표현하지 말고 기준을 명확히 하면
언어도, 돈도, 여행도, 친구도 얻을 수 있다는게 워킹 홀리데이의 매력아닌가????!!!!!!
물론 모든 기준치를 맥시멈으로 잡으면 그야 최큼 힘들수도 있겠지만@_@;;; 
'내가 할 수 있는만큼'을 정확히 알고 목표를 구체화시켜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 날 자기가 세운 목표를 훨씬 뛰어넘어 크게 성장했음을 느끼게 되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근데 사실 목표를 구체화한다는 건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
우리가 쓸 수 있는 시간은 하루 24시간으로 한정되어있는데 나처럼 잠을 못자면 세상이 싫어지는 사람은 적어도 6시간은
자줘야 하고, 밥 먹고 씻는데 드는 시간 빼면 남는게 약 14시간이다. 이 시간으로 일도 하고 공부도 해야하니 위에서 말했듯이
맥시멈으로 계획을 짜는 건 완벽주의자들에게는 파멸로 가는 지름길이요, 설렁설렁주의자들에게는 이루지 못할 꿈으로 
좌절을 맛보는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그러니 자신의 현재 상황과, 일과 공부를 해나가는 속도, 이해도 등을 곰곰이 생각해서 최대한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웁시다.

목표를 높게 세워서 그 중 2/3 정도 하는게 맞는 타입인지,
낮은 목표를 세워서 150% 이뤄내는데 희열을 느끼는 타입인지,
뚜렷한 목표을 세워서 딱 목표만큼 하는 정확녀&정확남인지,
무리한 계획을 세워 무리를 해야만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헝그리정신의 소유자인지


마지막으로 내 염려와 걱정에서 비롯되는 잔소리를 하나 하자면, '무리'해야 이룰 수 있는 목표는 세우지 말것.
아무리 한국과 비슷한 일본이래도 타국은 타국이고, 타문화에 대한 쇼~크는 오기 마련이다. 밥 잘먹고 몸 건강해야
남은 날들도 즐겁게 으쌰으쌰 살 힘이 생기지, 초반부터 너무 무리하면 나중에 다 싫어진다. 내 경우에는.

돈이고 여행이고 일본어에 올인을 할 건지, 일본어고 여행이고 사람이고 돈에 올인을 할 건지,
돈 열라 벌어서 여행으로 탕진하는게 기쁨인지, 일본의 술문화를 다양한 사람들과 깊게 체험하는게 우선인지,
아니면 돈도 살만큼 벌고 일본어도 JLPT1급을 따는 걸 목표로 할건지 등등.
무엇 하나 크게 하는 것도 좋고, 자잘하게 여러가지를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계획은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할 때 현실이 되므로 너무 쫄지도, 환상을 품지도 말고
원하는 목적을 분명히 한 뒤 지금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되돌아봐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이럴 때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다음시간에는 '일본어'에 대해서!!!!!+_+
posted by steadyoung
2009. 10. 14. 03:01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요즘,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다시 하고 있다.
그럼 영어공부를 해야지->좋은 영어 공부 방법은 뭘까->누군가를 가르치는 것->가르치는 건 재밌다->돈도 벌 순 없을까?
->그럼 고등영어 학원강사 직을 구해볼까-하는 순서를 밟아 오늘 면접을 보고 왔다.

학원이 있는 곳은 내가 어렸을 때 살았던 동네로, 뭐 지금도 계~속 같은 도시에 살고 있으니 같은 동네인건 맞지만,
내가 태어나고, 유치원을 다녔으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열심히 뛰어놀았던 공원과 그 옆의 작은 시장터, 
바로 그 곳에 학원이 있었다.(그 시장 없어져서 안습...뭔가 허전했다)
과외 경험은 풍부ㅡ_ㅡ;하지만 학원 경력은 제로라, 경력 무관에 집에서 가까운 곳을 골라 면접을 본건데
애매한 결과. 원장님이 다시 연락을 할지, 나도 그 학원에서 정말 일을 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른 학원도 알아봐야하나?
하지만 파트로 일을 하고 싶은 나는 '전임'을 요구하는 학원들의 구인광고를 보면 너무나 부담스럽다.

면접을 보고 동생이랑 밥을 먹으며, 4년제 대학을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백, 이백의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니
학자금 대출을 한 보람이 조금은 있네 하하, 하고 웃었다. 학원 강사 구인광고를 보며 이렇게나 많은 곳이 사람들을
채용하고 있으니 굶어죽을 일은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더 잘하면' 그 이상도 받을 수 있으니 그리 나쁜 직업이라고는
생각이 안드는데 번듯한 곳에서 기자를 하고 있는 친구에게 그 얘기를 하니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다.

번듯한 대학 나와서 학원강사가 왠말이야!!!!

원래 잘 쪼는 나는 친구의 박력(?)에 쫄아 궁시렁궁시렁 변명을 늘어놨지만, 이렇게 일일이 내가 하는 행동에
변명+설명을 해야한다니 참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친구는 나를 굉장히 걱정해서 하는 말이고
너 정도면! 하고 날 치켜세워주는 건 고맙지만,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커다란 의미를 가져야한다니
눈 앞이 빙글빙글 돌 것만 같다.
'회사를 그만두다=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다' 그 이외에 다른 삶이 있다는 걸 사람들이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걸 인정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 보다, 아니면 회사라는 조직생활이 나와 맞지 않아, 
꿈을 위해 지금 하는 일을 포기하겠어, 하며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는게 더 쉬울 것 같다. 하지만 그건 나와 주변인 모두에게
거짓말을 하는거라 썩 내키지 않는다. 거짓말하면 망태할아버지가 잡으러 올 것 같은 소심한 나, 어쩜 이리도 착한걸까.
물론, 나도 내가 게으르기 짝이 없고 베짱이의 탈은 쓴 인간으로 이렇게 띵까띵까 세월을 보내 괜찮을까 걱정이 되지만,
앞일은 닥치지 않으면 모르는 법이고, 회사가 싫을 뿐 일을 하는 건 아주 좋아하며, 결혼도 집도 하고 싶다 사고 싶다
생각하지 않는지라 나랑 부모님 연명할 돈은 벌지 않을까 싶고, 주변인의 염려대로 완전한 '백수'가 되어
당장 먹을 밥 한끼 걱정하는 처지로 변신할 확률이 더 낮을 것이라는 일말의 믿음이 지금 날 지탱해주고 있다.  

요즘 읽고 있는 비트다케시의 책에서 사람은 원래 압도적인 차이를 느낄 땐 아무 말도 못하지만
손을 내밀면 닿을 것 같은 것을 못가지면 흥분한다고 하더라. 전두환의 손녀보다 같은 수업을 들었던 선배의
루이비통 가방이 나를 더 심란케 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비트 다케시의 의견은 너무나 타당하다.
자기가 태어난 환경을 잘 생각하라고, 그래서 나는 내가 태어난 환경대로 아파트를 사는 등, 크게 무리를 하지 않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다. 
기자님은 서민층에도 못끼는 집에서 태어나 존재증명을 위해 기를 쓰는 우리의 숙명이 어쩔 수 없는 것이라 말하지만,
수직보다 수평으로 뻗어나가고자하는 마음과 자세가 정신적, 물리적으로 건강할 삶을 보장해줄 것 같다.

그래도 순도 백퍼센트 워킹푸어족 본인, 슬슬 심심하다는 생각이 드니 이이상 자신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기 전에
뭐든 일을 하나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어 공부도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내일부터 학원 조사 들어가야겠다.     
posted by steadyoung
2009. 10. 10. 15:09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이놈의 카드를 뿌셔버리든가 해야지 ㅡ_ㅡ;
난 달마다 월급 주는 사람이 없어서(있을 때도 있지만;;) 
신용카드도 못만듦&안만드는 처지라 체크카드를 알콩달콩 쓰고 있는데
분명 마지막으로 잔고를 체크했을 때랑 지금 상황이 너무 달라서 허걱-_-;

급한 맘에 통장정리를 하러 갔는데 이건 뭐 페이지가 부족해 ㅠ.ㅜ
문제의 9월말&10월초 내역을 알 수가 없음;;
월욜에 은행 고고다.

아무리 계산해봐도 너무 심하게 비는 거-
9월달 국제전화 마구 쏴댄 건 10월달에 빠져나갈텐데-_-; 뭐가 문제임???
내가 배춧잎을 진짜 배추처럼 먹어댔나 ㅠ.ㅜ

바람직하지 못한 반백수로다.
당분간 자제해야겠다.
담주 통역출장도 미뤄져서 안습인데 ㅠ.ㅜ

체크카드 놓고 다니고 교통카드를 살려야겠다+_+

돈은 버는만큼 쓰게된다는 진리는 변함이 없구나.
쓰라린 가슴을 부여잡고 오늘은 집에서 자숙!
posted by steadyoung
2009. 10. 8. 12:16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1. 통번역학원에 다니고 있다.

다닌, 다니고 있는 지인만 해도 몇 명인 바로 그 학원!
학원비가 꽤 비싸다면 비싼 가격이지만, 매일 2시간씩 가서 공부하는 것 치고는
나름대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음.
오랜만에 공부하니까 참 좋다. 
이러다가 진짜 대학원 가고 싶다고 생각하면 안되는데ㅡ_ㅡ;
돈도 시간도 아까우니, 하늘에서 타이틀만 쏙 떨어지면 좋겠다 우헤헤헤헷. 얌체?

2. 강호동의 강심장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토크가 폭로성 신변잡기에 그칠 뿐 감동이 없다고 말했다.
근데, 그 분 말씀 한 번 잘하셨다. 토크의 본질은 '폭로성 신변잡기'에 있기 때문.
감동을 주는 이야기라면 훌륭한 어떤 분의 연설이나, 훌륭한 분을 모셔놓고
일대일로-가령 무릎팍 도사의 안철수 편, 한비야 편 같이- 토크하는 데서,
'잘하면' 생길지도 모르는 떡고물일 뿐, 달라고 해서 줄 수도 없도 준다고 해서
냉큼 받아먹기도 힘든 감정이 '감동'아님?
연예인들이 우르르 나와서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난 그저 재밌는 이야기'를 얼마나
감칠맛나게 얘기하는지, 서로를 잘 알고 있는 연예인 동료들이 거침없이 폭로도
해주고, 사실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건 바로 그건데
다수의 사람들은 지루한 얘기하면 채널 돌릴꺼면서 연예인 불러놓고 감동을 찾는다.
요즘 연예인들은 온몸에 수술, 시술도 해야하고 나라도 사랑해야하고 애국적인
발언도 해야하고 토크마다 감동도 몰고와야하니 몸이 백개라도 모자르겠당.
돈이라도 많이 벌기를 바랄께요 ㅠ.ㅜ

3. 보아&동방신기에 대한 일본 악플러 

야후재팬 연예뉴스를 잘 체크하는데, 보아나 동방신기 나오면 거의 무조건적인
클릭질을... 그리 대단한 팬은 아니지만 열심히 하고 또 일본에서 반응도 좋으니까
같은 국적을 가진 인간으로 자랑스럽다는 감정을 때때로 느끼곤 한다.
근데 사실 기사 자체는 네이버 기사가 그렇듯 별 내용이 없는데-_-;
재밌는 건 그 밑에 좌르르르륵 달리는 댓글 혹은 악플.

절반은 '흥 관심없어, (동방신기) 너네 정말 인기있는거 맞아?, (보아) 아직 있네'
정도, 이건 야후 기사에 달릴만한 매우 댓글다운 댓글임. 
나머지 절반 중 절반이 '응원하고 있어요. 노래 잘하네요' 등등 바람직한 내용.
문제는 마지막 25%인데 '조선인은 일본땅에서 나가라'
'테러리스트 안중근을 옹호하는 년놈들은 나가라' ㅡ_ㅡ;
'일본이 싫다고 일장기를 불태우는 놈들의 나라는 이쪽에서 흥이다'
그리고 이런 댓글에 대해 '너네야말로 일본의 수치다!'하고 분개하는 사람 몇몇.

일단, 朝鮮人じゃねーし。-조선인이 아니고 한국인이라고, 정정.
안중근을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는데는 이토 히로부미라는 인물에 대한 존경을 
깔고 있어서 그런건지 무턱대고 그러는 건지 모르겠으나,
이토 히로부미가 한국인들의 상상 속에 있던 '악당'이라는 일면 뿐만 아니라,
보다 효율적이고 보다 지속적으로 식민지 지배를 위해 노력했던 청렴한
'일본의 지도자'라는 입장도, 공감하게 되었는데(나름 쇼크였음...) 
그럼 자연스레 그런 훌륭한(?) 지도자를 죽인 '안중근'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는
일본측의 입장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님.
근데 댓글을 다는 몇몇, 일본인들은 그 반대의 발상이 불가능다는 얘기.
일본이 보다 효율적으로, 지속적으로 한국을 지배하는 걸 저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으로 나름의 임무를 다했다고 생각,
한국에서 '의사'라고 불리는 입장도 이해 못할 건 없지 않나?
나는 그릇이 좁은 인간이라 비폭력투쟁 같은 건 꿈도 못꾸니
누군가를 죽이고 또 죽는 시대에서 태어난 비극이라고 역사를 탓하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닌데, 그 불똥이 이제와서 동방신기와 보아에게 튀다니 쯧쯧.
일장기 불태우는 건 나도 현명한 처사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사람들=한국인=보아or동방신기 라는 등식이 성립하다니
참으로 무식하구나..싶다.

근데 이런 댓글 다는 애들은 사실 인터넷에서 까이는 분위기라
나혼자 열낼 필요도 없고~
아예 댓글이 안달리는 기사보다야(ㅠ.ㅜ 간혹 일본 연예인 중 있음)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연예인에게 있어서 약소한 악플이라면 달리는게 나니까.

그러니까 동방신기, 해체하지 말아줘 ㅠ.ㅜ 에쎔은 돈 좀 팍팍 잘 줘라!!

4.어제 오랜만에 네일케어를 받았다.
집 앞에 휑~했던 쇼핑몰이 드뎌 대형 아울렛으로 개점.
양 옆으로 세이브존과 홈플러스, 현대백화점과 gs백화점, 홈에버를 끼고
과연 잘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하다. 
대형마트보다 동네 슈퍼를 애용하자고 결심해도, 대형 아울렛에 들어섰을 때
별세계에 온 듯한 느낌은 도무지 부정할 수가 없다-_-;;
어제 입구에서 네일케어+칼라 50%해주길래 냉큼 받았더니 넘 좋다. 헤벌쭉.
정말 호강한 느낌.

++++++++++++++++++++++++++++++++++++++++++++++++++++++++++++++++++++++++

하나도 안짧네....

posted by steadyoung
2009. 10. 8. 02:13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얼마 전에 북오프에서 산 고미타로의 '어른 문제'
60세가 가까운 아저씨라고 알고 있는데
사고방식이 너무 핫!하셔서 감동했다.

예를들면 왕따(이지메)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학교를 없애자, 뭐 그런 의견을 줄창.
그림책 작가라는 타이틀을 보면 굉장히 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그리고 친구가 보내준 2003년 '정열대륙'를 보니
너무나도 동적인 사람이고 하고 싶은 말 확확 해버리는 참으로 일본인같지 않은
아저씨라는 게 너무 인상깊었다.
올해 들어 읽은 책 중 진보적(?)인 색채가 가장 강렬함;;;

여튼, 학교, 학생, 아이들 얘기가 나와서 나도 여러가지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월드컵 때 광화문에서 차 위로 올라가 쑈하고 놀았다던, 경찰서or파출소를 가끔(?)
들락날락했다던, 술이야 예사로 마셨다던 사촌동생님에 비하면
나의 고등학교 시절은 평온하기 그지없었는데,
비평준화 서열 1위 남고 다음인 여고의 특성을 고려하면
나름 파란만장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고들, 말한다.

내 기준에서 보면
연간 적어도 남자 열 명 정도가 목을 메는 인기녀인 덕택에 딱 고딩 수준의
문란한 이성 생활을 행하고, 뒤에서 세는게 빠른 등수지만 기타를 쟈쟝쟈쟝 치며
인생을 논하는, 부모님과의 혈전에 가끔은 눈에 멍도 들고,
술과 담배를 잘하는 척 하면서 콜록콜록대며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는
그런 드롸마틱한 삶이야말로 '파란만장' 한 여고생의 삶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그런 사고를 한 번 못치고
1. 그저 마구 지각을 했고
2. 또한 지각을 했으며
3. 중간에 공부를 살짝 멀리해서 부모님이 걱정을 하셨고
4. 중간에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난리쳐서 몇 번 욕을 먹었으며
5. 고3이 되어 여전히 지각을 하고 아침자습과 보충과 야자는 되도록 안했으며
6. 아주 가끔, 진짜 몇 번, 학교를 안가는 
7. 가끔 선생님들과 언쟁(?)을 하는
그런 정도였다.

지금도 생각하지만, 학교, 7시 반까지 가는 거 너무 빠르다고 생각하지 않나?
한 10시까지 가는게 밥도 확실히 먹을 수 있고 느긋하게 아침 시간을 즐길 수 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학교에 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12-1시까지 점심시간, 그리고 늦어도 4시쯤에는 보내주면 참 이상적인
학교 생활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일주일에 3~4일정도는 가고 싶다고 생각할 것 같음.

특히!!!!!!! 교무실 청소 따위 시키니까 자꾸 집에 늦게 가는 거다.
그 때도 생각했지만 교실이야 학생이 사용하니까 청소하는 건데
교무실 청소는 대체 왜 해줘야 하는걸까. 
자기네가 쓰는 장소니까 자기네가 청소하면 될텐데, 하고 생각했고
지금도 변하지 않았음. 정 하기 싫으면 아주머니를 고용하는 것도 좋고.

그 때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건 지금도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 신기하다.
학생주임 썜이 나한테 맨날 늦게 와버릇하면 수능 때도 지각한다 그랬는데
그럼 3년간 아침 일찍 오는 것은 수능 하루를 위한 연습인 셈? 허무함.
그 때도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도 그렇다.
체육시간에 하기 싫은데도 체조를 해야하고,
수학 선생님이 농담삼아 욕설을 하는데 다들 웃고만 있고,
참, 불합리하고 하나도 즐겁지 않고 애매모호하며 강제적인 학교 생활.

사실 그리 배짱이 두둑한 편이 아니라 때려치진 못했지만
안갈 수 있다면 안가도 되는 곳이 이런 종류의 학교가 아닐까 싶다.
이런 종류의 학교에 자발적으로 안가는 사람이 틴에이저의 절반가량되면
학교 안나왔다고 손가락질 당하고 차별당하는 일도 없겠지.

어른들은 한국에서 고등학교 안나오면 큰일난다고 하셨지만
요즘 대입을 위한 가장 쌈박한 루트는 어린 시절에 되도록이면 외국에 가서 살다가
영어 쫌 쏼라쏼라 해와서 특기자 전형으로 입학하는 거라고, 대학 다니는 사람들은
십분 공감하리라 믿는다.

또 '대학가면 다 잘될것임' 류의 전형적인 선생님들의 사기 외에
요즘 속았다고 생각하는 선생님들의 협박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사회가 얼마나 무서운지 아니' 요 한 마디.
요새 학교 선생이란 직업을 고르는 사람들을 둘러보면  
그들이야말로 사회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있는지 심히 의심이 된다.
뭐 사회에 부딪힐 겨를이 있다고 무섭다고 말하는건지;;
무섭다는 감각은 개인적인 것이니 먼저 말한다고 뭐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여태까지 생각한 건 진정으로 무서운 사회란 제대로된 노동을 제공하고도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회지 않을까 싶은데
열심히 일하고도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할 때의 대처방법에 대해서는
하나도 배운 적이 없으니~
이제는 때때로 열심히 일하고 그에 합당한 보수를 받아서
적당히 재밌게 사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함.

그런데 학교는 아직 그런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숨기고 있는 것 같다.

나의 사랑하는 과외남은 내가 안녕~하고 인사하면 응~하고 대답하거나
수업 중에 아아 힘들어요! 하고 누워버리고 싫은 거 시키면 대놓고 짜증내지만
반면 금방 또 헤헤 잘 웃고 뭘 물어보면 말도 재밌게 잘하고 유니크함-
수업 중에 누워버리는 습관은 알아서 안하고 있고
살살 구슬리면 헤벌쭉하니 열심히 푸니 참으로 귀엽기 그지없다.

비록 수학과 영어 이외의 과목이 전부 50점을 안넘는다고 해도
그걸 명랑한 얼굴로 큰일났다고 말하는 과외남과
수줍고 해맑게 걱정하는 어머니를 보고 있으면,
이런 집안 분위기에 이런 성격을 갖고 앞으로 살아나갈 때
굳이 공부를 못한다고 장래를 비관할 필요도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찾아서 재밌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런 과외남이 아니나 다를까 학교 선생님에게도 나에게 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게 행동하고 있어 노여움을 사고 있다는 어머님의 걱정이-
'혼내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수업태도가 불량하다' 등등을
이유로 나의 어여쁜 과외남을 꾸짖는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어머님, 전 과외남의 이런 성격은 장점이라고 봐요-라고 말씀 드렸다.

선생님 버럭에 위축되고, 선생님 앞에서 쫄아있는 애들이, 불쌍하다고 하기 전에
그렇게 어른들에게 공손하게 대해서 크게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는데-
예의도, 차려야 할 사람이 있다면 차리게 되고, 차려야 할 나이가 되면 차리게 됨.
그걸 굳이 15살의 어린 아이를 윽박질러서 쫄아있는 모습이 보고 싶다는
학교 선생님의 생각이야 말로 불량하지 않나~

나의 어여쁜 과외남은 그런 악의 무리들에게 굴하지 말고 꿋꿋하게 명랑했음 좋겠다.

학교 선생님들에 대한 안좋은 생각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posted by steadyoung
2009. 10. 4. 00:38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정약용의 보리타작을 살펴봅시다.

새로 거른 막걸리 젖빛처럼 뿌옇고
큰 사발에 보리밥, 높기가 한 자로세.
밥 먹자 도리깨 잡고 마당에 나서니
검게 탄 두 어깨 햇볕 받아 번쩍이네.
응헤야 소리 내며 발맞추어 두드리니
삽시간에 보리 낟알 온 마당에 가득하네.
주고받는 노랫가락 점점 높아지는데
보이느니 지붕 위에 보리티끌뿐이로다.
그 기색 살펴보니 즐겁기 짝이 없어
마음이 몸의 노예 되지 않았네.
낙원이 먼 곳에 있는 게 아닌데
무엇하러 벼슬길에 헤매고 있으리요.

그리고 이상의 권태.

(중략)
그들의 일생이 또한 이 벌판처럼 단조한 권태 일색으로 도포된 것이리라.
일할 때는 초록 벌판처럼 더워서 숨이 칵칵 막히게 싱거울 것이요,
일하지 않을 때에는 겨울 황원처럼 거칠고 구주레하고 싱거울 것이다.
그들에게는 흥분이 없다. (중략)
그들에게 희망이 있던가? 가을에 곡식이 익으리라.
그러나 그것은 희망이 아니다. 본능이다.
내일, 내일도 오늘 하던 계속의 일을 해야지.
이 끝없는 권태의 내일은 왜 이렇게 끝없이 있나?
그러나 그들은 그런 것을 생각할 줄 모른다.
간혹 그런 의혹이 전광과 같이 그들의 흉리를 스치는 일이 있어도
다음 순간 하루의 노역으로 말미암아 잠이 오고 만다. 그러니 농민은 참 불행하도다.
그럼-이 흉악한 권태를 자각할 줄 아는 나는 얼마나 행복된가.


정약용과 이상의 공통점을 굳이! 굳이! 뽑아보자면 
'시대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온 엘리트' 정도가 되겠다.
건축과 관계된 일을 해봤다는 점도 추가하자면 굳이 추가할 수 있겠다.

자기가 살던 시대에서 쉬이 부귀영화를 누리며 곱게 늙어갈 수 있었는데
카톨릭을 믿어서 탄핵을 당하고, 유배와 사직을 밥먹듯이 당해도 정조의 아낌없는
사랑속에 다양한(?) 직책을 경험했으며, 
기나긴 유배기간 동안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참 많은 일을 하다 죽은 정약용과,

건축이라는 실용적인 일을 하다가 결핵이라는 당시의 불치병에 걸려 요양을 하며
본격적으로 문학의 세계에 뛰어들어 많은 주목을 받았으나 요절하고만 이상은

굳이 꼽아보자면 비슷한 점 몇 개 찾을 수 있으나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될만큼 다른 인생을 걸어온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근데 어느 날 언어영역을 다시 보며 재밌다고 느낀게, 바로 저 두 지문.

맛있게 밥 먹고 흥겹게 노래부르며 열심히 일하는 농민들을 보며
저들이 참 즐겁게 생을 살고 있구나, 낙원이 멀리 있는게 아니구나,
내가 왜 그깟 벼슬자리에 맘을 흔들려했을까 반성하는 정약용의 모습은
'농민의 토지균점과 노동력에 의거한 수확의 공평한 분배, 노비제의 폐기' 등
그가 주장한 많은 실학사상과 농민을 위하는 마음이 어우러져 
참으로 마음이 훈훈해지는 아름다운 글이었다.

반면 이름도 작품도 포스 작렬하는 이상.
'날개'를 보면 이 사람 제 정신 아니구나, 
'오감도'를 보면 이 사람 역시 제 정신 아니구나.
거기에 나오는 아해들 얼굴이 마치 몽달귀신 같이 생겼을 것 같아서
야밤에 곱씹어보니 쫘악 닭살이 돋을 것만 같다.
그러다가 '거울' 이런거 보면 측은한 생각도 들고, 공감도 하는데
'권태'를 자세히 읽어보니 흔한 말로 '깼다' '대략 난감'했다.

그야 이상이 농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길 바랬다면 당근 거짓말일만큼
이상에 대해 깊게 생각해온 적도 없고-_-;
예전에 권태를 느끼는 행위야말로 풍파없는 노말한 삶이란 증거니
어떤 의미로 행복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터라 마지막 줄에 공감도 한다.
근데 글의 전체 분위기가 농민들의 고된 하루를 매우 깔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건
나의 과장된 해석이자 커다란 오해일까나.

남의 처지에 비추어 자신의 행복을 곱씹는 행위도 비겁하고,
당시에는 보다 일반적이었을 농민들의 삶과
보다 일반적이지 않았을 자신의 삶을 전면적으로 배치해서 느끼는게 고작 그거라니.
농민의 딸도 아닌데 기분이 씁쓸-허네.

물론 서민들, 농민들의 애환과 비극을 그린 많은 소설들과는 달리,
'개인'이라는 주제와 파괴적인 이야기, 형식에 구애받지 않았던 실험정신은
장르의 다양성을 실천했다는 점과 함께 독보적이며 매우 훌륭하게 평가할 수 있지만,
아직도 다양성을 생활화하지 못하는 편협한 나는
그래도 좀 더 농민들을 다정한 시선으로 그려줬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바람이 있나보다.

농민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 전혀 다른 걸 생각했던 두 사람.
나는 그게 너무 흥미로웠다.
posted by steadyoung
2009. 10. 2. 16:48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요즘따라 그렇게 차 소리가 거슬리더라.
오토바이 부붕하는 소리야 고등학교 때 부터 싫어했지만
요즘은 버스 지나가는 소리, 차 달리는 소리 전부가 너무 끔찍해서
도로 한 가운데서 버스 기다리고 있으면 인생 살기가 싫어진다.

조용한 곳에서 살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바람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게 친구랑 이야기하다가
담주부터 운전학원을 다닐 계획이다, 차가 있으면 좋겠다,
서울에서 살면 좋겠다 이런 말이 두서없이 막 나왔다.
내가 내뱉어놓고도 어쩜 이렇게 모순적인지. 으으. 버스 소리만큼 끔찍하구나.

몇 달전부터 운전을 할 수 있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대중교통으로 두시간, 근데 자동차로 25분 걸리는 출퇴근 생활을 해보니,
서울 시내 교통상황에 대한-_-; 질문을 일하면서 받다보니,
자동차와 운전과 교통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참 바보같았다.
앞으로도 이런 종류의 일을 하다보면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될텐데 
그 때 마다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기에, 나 그리 순발력 있는 인간 아니다.

도시가 주는 편안함을 적극 즐기고 싶은 마음이야 예전부터 있었지만-
아니, 나는 도시가 좋았고, 물론 지금도 좋지만
소음과 복잡함이 온 몸과 신경을 콕콕 건드리는 느낌은 올해 처음 느껴본터라
당황스럽다.
도시와 비교적 덜 도시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자동차라는 발이 있음 좋겠구나-
그래서 다음주부터 학원에 등록할 생각이다.
요즘 호주 가고 싶다는 생각을 다시 하는데, 
만약 정말 가게 된다면, 면허가 있는게 여러모로 쓸만하지 않을까 싶다. 호호

언어영역 보다보면 법정의 무소유 지문이 몇 번이고 나오는데
소유에 얽매이지 않는 마음과 몸이란 얼마나 개운할까 상상할 때 마다 짜릿하다.
근데 섹스앤더씨티에서 구두에 마음과 몸을 싸지르는 캐리를 봐도 짜릿하니
이 모순된 욕망을 설명하려면 극과 극은 통한다 류의 진부한 소리를 갖다 붙이던지
결국 자기 하고픈대로 하는 정신세계의 구현이라는 썰을 풀던지. 
당최 알 수가 없어용.


   



    
 

posted by steadyoung
2009. 10. 2. 16:24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윤상의 월드뮤직'을 오랜만에 꺼내서 듣는다.
뻥 안치고 일년에 한 번 듣는 것 같다.
가수 이름도 노래 제목도 노래 가사도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음과 분위기에만 익숙해졌다.
듣다보면 박자와 멜로디가 흥겹기도 하고 어감이 귀엽기도 해서 좋지만
이래서 남미음악에 빠졌습니다 하고 폭 빠지기엔 
난 너무 평범한 취향의 소유자인가보다.
그냥 가끔 내가 대체 이 씨디를 왜 샀을까 하는 의문이 들면
당시의 내 영문모를 허영심을 탓해왔지만,
지금은 아주아주 여유로울 때, 한가할 때 꺼내 듣는 용도로 자리잡았다. 

그래도 이 씨디 저 씨디 깔짝대면서 음악 좀 듣는다고 잘난 척 하고 싶었던
고등학교 시절이 부끄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지금은 이렇게 그때 사놓은 씨디를 가끔 꺼내듣는 정도,
그 때 들었던 음악에서 조금 확장된 정도의 음악을 아주 가끔 들을 뿐,
새로운 밴드, 사람의 음악들 찾아듣기 귀찮고 열렬하게 반응할 수도 없어서
결국 암것도 안함. 

고등학교 때는 둘도 없이 소중했던 씨디들인데 나가 살고 관심사가 바뀌면서
이거 살 돈 있으면 딴거 할껄 요런 생각도 했더랬다.
화요일날 청소하면서 흐트러진 씨디들을 정리했는데,
그래도 약 10년의 세월동안 내게 감동과 기쁨과 열정을 주었던 소중한 추억이자
지금 들어도 좋다고 느끼는 음악들인데
앞으로 간간히 꺼내서 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을 모처럼 했다.

posted by steadyoung
2009. 9. 24. 01:40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벌써 새벽 1시가 넘었다.
오늘은 모처럼(?) 지갑을 놓고 나와서 선배에게 만원을 빌렸다.
저녁 대신 빵이랑 커피사먹고, 버스비+전철 두번 타고 돌아오는 길에
컵라면과 콜라를 샀더니 딱 100원 남았다. 허허. 왠지 허탈하다.

내일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7시까지 인천공항에 가야한다.
출연자들이 무사히 비행기 타는 걸 확인하면
나도 김포공항으로 무사히 이동해야한다.
그리고 26일까지 스케쥴 꽉꽉 채워서 가말쵸바를 따라다닐 예정.

일단은 이번주 토요일이 내가 한달하고 조금 넘게 일한 이 일을 그만 두는 날이다.
그만둬야할까 말까 고민할 때는 무척 고통스럽고, 일 나가는 것도 싫었는데
그만둔다고 말씀드리고, 아직 확실치 않아도 마음과 행동이 나갈 방향을 정하니
미련이 남는건지 미래에 대한 불안이 요동을 치는지
이 일도 나쁘진 않은데,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작년에 남들 다 하는 취업 활동을 매우 적극적이지 않게 했다.
선배의 소개로 일본계 회사라는 곳에 영업지원으로 뽑히기도 했지만,
내키지도 않고, 내키지 않을 일을 열심히 할 만한 월급도 아니었다.
남들 다 찔러보는 대기업 나도 찔러봤지만, 결과는 뻔했다.
백수가 되는 건 두려웠지만, 대기업 사원이 될 자신도 맘도 없었다.
일 보다는 꿈을 좇고 싶었다. 딱히 없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

그리고 2009년이 밝아봤다. 
1월 2월은 우울하기 그지 없었다. 동굴에 은거하듯 집에서 일본 쇼프로나 보고
먹기나 하고... 과외는 관성처럼 계속'될' 뿐.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는 일말의 안도감과 실질적인 수입이 죄책감을 덜어줬지만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하고 할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게 날 부끄럽게 만들었다.

졸업을 했다.
그 날은 일본계 은행의 간단한 사무 아르바이트 면접을 본 날이었다.
딱히 일본어를 쓰는 알바도 아니면서 한 시간 동안 전혀 다른 네 명의 사람들이
내 사고방식과 경험과 포부를 물었다. 끔찍했다.
오바하고 있네.

하지 않겠다는 메일을 쓴 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아르바이트 얘기였다. 국제도서전 주빈국이 일본이니 같이 일하자는.
작년에 국제출판협회 서울 총회에서 고작 이틀 일한게 인연이었다.
누군지 몰라도 날 넘겨준(?) 관계자 분, 감사합니다.

영화제 사람들이 너무도 끔찍했던 것에 비해, 
그 곳 언니들, 차장, 과장님은 참 좋은 분들이었다.
막판에는 눈 밑이 거북이등처럼 갈라질만큼 힘들었지만
언니 덕분에 리셉션 사회도 보고, 에쿠니 가오리 통역도 해보고, 사인회도 진행해봤다.

일이 끝나고, 6월 한달 동안도 은거했다. 아, 면허 따놓는건데. 후회가 된다.
딱 그것만 해도 좋았는데...
7월 초는 사촌동생과 일본에 다녀왔다. 비정규직과 백수를 번갈아하는 주제에
참 호화스럽죠? 그래도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그걸 바탕으로 다시금 의욕이 생겼다.

아카데미에 다니기 시작했다. 원래는 4월 등록이었는데 도서전 일과 과외를 병행하기
너무 빡세서 미뤘다.
100만원을 웃도는 등록금이다. 돈부치고 통장 잔고 봤을 땐 울고 싶었다.
부모님껜 말하지 않았다. 부모님은 김칫국 마시기와 걱정이 특기라
뭐든 되고 나면 '통보'하는게 나나 부모님을 위해 좋다는 생각을 한다.
한달을 그렇게 살았다.

8월이 되서 일본 방송에서 여대생 출연자를 뽑는다는 연락에 이력서를 보냈다.
결국 난 떨어졌고 다른 친구가 됐지만, 덕분에 코디네이터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4개중 두개를 정리하고, 두개는 병행하기로 했다.
사장님과는 아카데미 수료시 진로에 대해 얘기하기로 하고, 일급 알바로 일을 다녔다.

그리고 9월 말이 되었다.
아카데미는 곧 있음 수료다. 
애초에 등록했을 때는, 리포터가 되고 싶다는 마음도 있지만
말을 하는 직업(통역은 너무 뻔하고 학원강사는 나중에도 도전가능하다는 판단)
+프리랜서+그 분야 사람들의 경험담을 듣고 싶음, 정도의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기 때문인데, 일을 하다보니 뭐든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가 방송 관계다 보니 각기 방송 분야의 오래된 경험을 가진 분들이 온갖 충고와
감언이설로 떠나려는 날 잡으려는데, 틀린 말씀도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요즘 나의 변명(?) 혹은 진심은,
기분의 문제라는 것이다. 되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보다는,
내가 처음으로 돈을 지불하고 뭔가를 하겠다는데
이렇게 무도 안썰어보고 칼자루만 쥐고 끝낼 순 없지 않은가.
안되면 안된다고 절실히 깨닫고 포기하는 걸, 나는 하고 싶다.
좀 더 일찍 등록했다면 좋았을까?
하지만 그러기엔 돈이 없었다... 방송이라는 꿈을 직시하는게 지금보다 더 어려웠다.

머리가 참 아팠다. 
카메라를 경계로 안과 밖에서 펼쳐지는 세계는 너무 다르다.
그래도 방송이라는 끈을 잡게 해준 이 기회는 더없이 감사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들 취업 안되서 힘들다는데, 돈을 많이 주진 않아도-_- 일을 시켜주겠다는데
박차고 나갈 궁리를 하는 것도 참 호화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바깥으로 나도는(?) 딸을 흐뭇하게 보는 엄마를 생각하면 미안하기도 하고.

내일부터 삼일동안 나는 또 바깥으로 나돌면서 일을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마지막 찬스.
지금은 그만둘 생각을 굳혔지만, 가말쵸바 관련 일이 어떻게 굴러갈지에 따라
마음의 변화라는 여지를 남겨두고 싶은 나는,

참 작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한 곳을 향해 돌진하는 사람이고 싶은데.
그런 타입이 아닌걸까? 그럼 그런 타입은 평범하지 않은 꿈을 이룰 수 없는걸까?

모든 걸 간단히 감정이 이끄는대로 행동하는 힘이, 제일 갖고 싶다.
posted by steadyoung
2009. 9. 21. 01:50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1. 최근에 친구가 나를 '전도'하려고 했다. 한마디로 끔찍했다.
금요일 저녁, 맛있는 중국 요리에 맥주 500cc를 즐겁게 들이키고,
조용하고 저렴한 까페에서 치즈 케익과 칵테일 한잔을 마시고 집에 가려는데
내게 요즘 교회 나가냐고 묻는 것이다. 정녕 오마이갓이로구나.

교회를 제2의 집으로 삼아 매일매일 하나님께 기도하고 자신이 죄인임을 회개하는 걸
낙으로 살아가는 이 친구는, 행색은 제3의 패션이요 사고방식도 널널하니
같이 있으면 재밌는 친군데 꼭 이렇게 하나 에러가 난다.
나도 태어났을 때 부터 교회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으로 살아왔으니
종교에 올인하는 그 친구가 대견(?)하기도 하고 너 좋은 대로 하면 되지 않냐는
관용으로 내버려두었으나
내게 전도 운운 해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다시한번 오마이갓이다.

어느 대형교회에 성도로 등록하기 위해 거쳐야하는 7주간의 과정 중에 배포되는
소책자에 인쇄된 말과 토씨하나 안틀린 말을 읊어대는 친구를 보니
마음속에 착잡함과 회의와 짜증이 뭉게뭉게 솟구쳤다.
니가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고민하고 있단 말이다!!!!

태어나서 약 25년만에 나는 처음으로 종교의 자유를 집안에서 외쳤고
애초에 소심한 나는 그 따위 안믿어, 하고 단호하게 외치기보다
내게 시간을 달라, 하고 애걸하는 형태로 부모님과의 대화를 마무리지었다.

주어들은 건 많으니 그 친구가 이말저말 해도
다 한 번씩 들어온 말인데,
구원받은 자가 지옥으로 떨어질 자(=바로 나입니다만)를 바라보는
안타깝고 오만방자한 시선을 눈앞에서 보자니
다시 한 번 짜증과 화가 솟구쳤다. 잘났어 정말.

진정으로 기도를 해본적 있냐고 묻는 친구의 말은 가히 폭력적이다.
내가 자신의 삶에 대해 진정으로 기도를 한 적도 없을만큼
불성실하게 임해온 것으로 보이나?
내가 그 친구와 소원해지고 싶지 않아서 그랬지 안그랬으면
두번 다시 안 봐도 후회없도록 욕을 바가지로 했을 것이다.

나는 신, 정확히 말해서 하나님을 믿는데,
가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면 매달려서 기도도 해보는데,
상황이 나아지는 것도 없이 내 마음이 안정되는 것도 없이
시간이 흘러서 상황과 마음이 안정되는 경우를 하나 둘 거치면서
대체 무엇을 바라면 좋을지 모르게 되었다.
한비야씨 책처럼, 나보다는 저기 아프리카에서 에이즈에 걸려 죽어가고
분쟁에 휘말려 미래에 대한 희망을 빼앗기는 아이들을 돌봐주면 좋겠다고 생각함.

누군가를 전도한다는 말에 대해 해주고 싶은 말은
너님부터 잘하세요,이다.
개신교의 비겁하고 비합리적인 점은 뭐든 핑계를 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형교회가 싫어, 공동체에서 인간들의 금전적 성적 타락이 있다는 것도 이해가 안돼
그런 사람들의 말에 대해 인간은 원래 죄인이니까 그렇고 성경에도 나온다는 말이
대체 누구를 설득시킬 수 있을까?
진정한 전도는, 자신의 삶이 남에게 깊은 감동을 줄 때 가능하지 않나.
교회에서 이틀 삼일 살 시간이 있다면 독거노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게
더 값지지 않나 싶은데, 지금의 내 머리로는.

나는 '만들어진 신'처럼 철저하게 신을 부정할 의도도 깡도 없다.
'구원'의 힘도 나름 믿는다.  
약자에게 손을 내미는 종교인들의 모습은 거룩하고 아름답고,
현실이 힘든 이들에게 주는 위안과 평화야말로 '구원'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전도 운운하며 그렇지 않은 이들을 미개인 취급하는 모습이야말로
가장 오만하고 교만방자한 태도지 않나 싶다.
전도해야겠다고 맘 먹어준 건 고맙지만,
날 좀 더 내버려뒀으면 좋겠다. 같이 맥주를 마셔주는게 내겐 구원이다.

+++++++++++++++++++++++++++++++++++++++++++++++++++++++++++++++++++++++++

2. 회사를 안되겠다 정말 그만둬야지 하고 맘 먹은 날,
맞은 편에 앉아있던 사람 좋아보였던 남자 선배가 자기 오늘까지 일하고 그만나온다고 씩 웃으며 얘기했다.
놀라서 되묻고, 이유를 되묻자 '교회에 갈 수 없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세번째 오마이갓!!!!!!!!!!

밥 먹을 때 마다 기도하는 건 심심치 않게 목격되었지만
이런 사람이 실제로 있을 줄이야.
사실 조금 놀라서 그렇지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닌 나도 나지만
한 청년이 교회 갈 시간이 없어서 제 발로 회사를 걸어나가는 상황을 제 눈으로
보게 되다니 놀랄 노자다.
친구는, 교회도 못갈만큼 일하는데 돈이 얼마 안되는거 아니냐? 하는 냉소적이고도
정곡을 찌르는 해석을 내놓았지만,
착한 나는 순수하게 받아주기로 했다.

그리고 참 종교란 허울좋은 변명도 되주는구나 싶었다.  
종교적 신념-개신교어로 믿음이라 부르는-을 가진 사람이 부러운 이유는
그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신념, 가치 판단 기준을
매우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인데,
이 사람도 청년 실업이 거세다는 요즘 아무 망설임없이 회사를 박차고 나가
백수가 될지 안될지는 몰라도 당분간 빈둥거릴 아주 거룩하고 숭고한 변명을
갖고 있으니, 참 부럽다고 생각하면서도 지금 블로그에 쓰고 있는 느낌 그대로
비겁하고 안일하다는 생각이 들어 까고 싶어진다.

물론, 종교적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는게 어딨냐고 이해 못하겠다는 사람들도
나는 본인들이 상관할 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글쎄, 솔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야 나도 주말도 휴일도 보장해주지 않으면서 돈도 많이 안줄 것 같은 이 일이
내키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럼 좀 더 확고하게 그렇게 말하고 그만두면
얼마나 속이 후련할까.
근데 나는 교회 안가면 안되는 인간이라 일을 할 수 없다니,
이야말로 하나님의 이름을 판게 아닐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자기가 회사 다니기 싫은 이유를 종교로 돌린
그의 단호한 자세가 부럽기까지 하다. 
쓰는 것만큼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조금 우스운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덕분에 나도 허울좋은 구실이 생기긴 했지만,
과연 그는 '주일'을 보장받는 일을 구해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하는 삶을 살까?
안됐다 싶을 정도로 주변 사람들의 시덥잖은 부르심에 응해야만했던
그의 허여멀건한 얼굴을 떠올리며
나는 두고두고 내 결정을 종교로 돌리는 것이 얼마나 마음 편한지를 되새길 것이다.
posted by steadyoung
2009. 9. 17. 01:28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는 말, 머리속을 한참 맴돌고 있는 말들을 쏟아내기 위해
자판을 두드리는 것도 참 힘들다 요즘.

뭐든 꾸준한게 제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뭐든 그렇게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탓하면서.

싫다싫다 하면서 참가(?)했던 로케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
4일동안 참 여러군데를 다녔다.
잠도 못자고 밥도 못먹었고 다리도 땡땡붓고 입술에는 물집이 잡혔다.
일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중요할 때 일본어 단어도 생각안났다.
도움이 안되고 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면서도 어리버리하게 있는 것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게 없었던 시간들. 부끄럽다.
좀더 잘했어야 하는데.

나는 강한 인간이 아니고, 빡센걸 견딜 수 없는 인간이라고 인정해야겠다.
내 몸이 피곤한데 남을 돌볼 여유가 없는 건,
경험부족이라기 보다는 성격에 가까운게 아닐까.
내 방을 두고 돼지우리라는 표현을 쓴지도 참 역사가 오래됐다.....
주변 정리도 못하는데 남 돌보기는 흥.

나보다 훨씬 자그마한 체구에 12살이나 많은 선배를 보면서 생각했다.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꾸준히 붙어다니고 한순간도 정신을 놓고 있지 않다.
선배에게 이 일은 '자신의 일'이고 그런 의미에서 '프로'이지-
내 일이란 무엇일까. 언제까지 내 일을 두고 고민을 할까.
게다가 이 사람 저 사람 챙기는 걸 보면
일을 떠나서 그저 내가 참 그릇이 작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물밀듯이 밀려와 괴로웠다.

스스로를 버겁다고 생각한 건 언제부터였을까.
이상이 높아서 그런가, 적당히 단념하고 체념하는게 필요할까, 그게 어른인가
동시에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뭐 하나 끝장을 본 적이 없는 인생 부끄럽다고

항상 하나의 사건이나 현상을 두고 정반대쪽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면서
그 간격에서 허우적대느라 아무결정을 못내리는게 나란 인간의 관성인 듯 싶다.
누구에게도 틀렸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자신은 옳았다는 주장이 가능하도록 도망칠 구멍을 만들어두지 않으면
안되는 소심한 인간.
누구에게도 틀렸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잘 하면 되는데
안타깝게도 거기까진 힘이 못미치는지라...

쓰다보니, 나는 꽤 속상한 것 같다. 이래저래.
이렇게 자신의 감정이 어느쪽에 있는지도 자신있게 판단을 못내리게 되고
그건 결국 자신에게 솔직하지 않으며 자신을 잘 모른다는 것.

나와 또 다른 나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사는게 불가능한가보다.
서로가 어디있는지 아직도 못찾고 헤매고 있는 중.

posted by steadyoung
2009. 9. 12. 13:32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얼마전에 통역으로 갔다가 아저씨들 사이에서 드라마 오-즈 막 이래서 이건 뭐야 했는데
어제 dmb로 본 드라마 '어워즈' 아항 그렇구나.

내가 때마침 dmb를 켰을 때는 얼마스트 패뢰다~즈하고 외치는 남자 세명부터.
이후 야후사장이랑 중국 여배우 분이 나와서 인기드라마를 시상하는데,
꽃보다 남자가 받았다.
신종 인플루엔자 걸려서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는 김현중군은 문근영양과 함께 인기배우상을.

예전에 츠요시가 나이 드니까 涙もろくなる라고 했는데 나도 요새 특히 그렇다.
물론 김현중군은 매우 흐뭇한 존재지만 사실 그다지 관심이 많은 것도 아닌데
신종플루 걸렸다고 하니 막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정말 쓸데없군여.

근데 나는 꽃보다 남자가 상을 받는 걸 보니 참 씁쓸하더라.
한국에서 오렌지 보이의 황보명이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지 10년도 넘는 세월동안,
일본과 대만에서 영화와 드라마들이 만들어지고
한국도 뒤늦게 2009년 동참해서 드라마를 만들었는데
불패신화의 기록만이 공고해지네.

옛날에 tbs에서 마츠준을 내세워서 꽃보다 남자를 드라마로 한다고 할 때
앉아서 시청률 따먹으려는 안이한 생각을 마구 비웃었는데
보란듯이 성공해서 마츠준이랑 이노우에마오 완전 연예계에 도장 콱 찍었음.
(뭐 마츠준이야 원래 쫌 인지도 있었지만)

그야물론 부자집 도련님'들'과 가난하고 씩씩하고 심성고운 여주인공의 알콩달콩 러브스토리랑 
주변에서 삽질을 일삼는 못되처먹은 여주인공 친구들과 끊임없이 들이대는 잘난 남자들
글구 상냥한 친구 등등은 아녀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더할나위없는 '드라마'라서
이해못하는 건 아니고.
(나 역시 캔디부터 꽃보다 남자까지 가슴을 부여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읽었던 한 사람으로..) 
 
만화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영화는 이제 트렌드를 넘어서서 당연한 일이랄까.
그렇게 되면 그런 원작을 만들수있는 환경이 부러워진다. 
결국 카미오 요코가 만들어낸 스토리 하나가 삼국 통들어서 몇백억대의 돈을 굴린다는게
참 신기하고 섬뜩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우리도 저런 컨텐츠 하나 만들어서 일본이랑 중국에 떵떵거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샤랄라 포스로 서울국제도서전에 방한했던 카미오요코와
그 옆에 말없이 쭈욱 앉아있던 잘생긴 출판사 관계자 분을 생각하니 더 그렇네.

그냥, 드라마 어워즈에서 대박상을 받는 드라마가 
순수하게 우리나라 컨텐츠로 만들어진 드라마였다면 더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봤음. 
posted by steadyoung
2009. 5. 21. 15:35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もう張り切るしかないな!

。。と思いつつ、恥ずかしいといったら恥ずかしいし、悲しいといったら悲しいもんね。

積極的、という言葉で説明がつく時もあれば、
クール、という言葉を用いられる時だってあるけど、
実は不器用に正直過ぎるだけだ。

でも信じたいのは、この不器用な正直さが役に立つ時がいつか、きっと来るということ。

正直にものをいう、感情を表に出す、
そういう自分をただ笑ったり、見下したりせず、
そのままちゃんと受け止めてくれる人と
いつかは必ず出会えると信じなきゃ

。。。生きてゆけない状態です。(泣)

今更自分を変えたりすることはできないし、
痛い目によくあうのはあうので悪くはないものだと自分を慰めながら
もう張り切るしかないな!と思う、
雨の日でございます。

最後に笑うのは正直なやつだけだ、といった歌詞をスローガンに。


posted by steadyoung
2009. 5. 7. 10:35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恋愛の神様へ。

今度は裏切らないでね。
posted by steadyoung
2009. 4. 30. 17:00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올해에-솔직히 말하면 얼마 전- 세운 나의 목표는 "대체 불가능한 인간"이 되는 것!

즉, 내가 없는 자리는 다른 사람으로 절대 메울 수 없는 '구멍'으로 남는 것!!!
........까지 바라는 건 아니고,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투입해서 성과를 내기까지 드는 비용과 시간을 고려했을 때
'나'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선택이 되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원래, 꿈은 클수록 좋잖아효^ㅡ^

실은 장기하 인터뷰랑 이장우 인터뷰를 읽다가 발견한 말인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가장 일리가 있는 말이라서 슬그머니 수첩에 적어두었다.
"이걸 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사람 밖에 없다고 생각될 때 사회가 그 사람을 어떻게든 먹여살려준다" 라고
장기하씨는 좀 더 풀어서 표현했는데 너무 길어서 '대체 불가능'으로 요약하기로 했다.

하지만!!!! 요즘 나의 생활은 "대체, 불가능한 인간"에 가깝다고,
블로그를 물끄러미 보다가 말장난을 생각해냈다.

영어학원 중도포기, 역까지 택시출근, 모양새는 후줄근하며, 아침은 때때로 거르고, 등등.
=> 근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결국 '아침잠'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결론이구나...
나는 유치원 때 부터 줄곧 요만큼도 변하지 않고 아침잠에게 관대하다...ㅠ.ㅜ

늦게 잔다고는 해도 12시 반에는 자는데... 이렇게까지 못일어나는 이유는 뭘까 생각해보니,
물론 4월을 무리해서 보낸 것도 사실이고 좀처럼 쉬지 못해서 피곤한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 상황에 싫증을 느끼고 있는게 젤 크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종일 일하면서 이렇게 약 두 달을 사니까... 일의 재미와 만족도를 떠나서 
생활 자체에 물린다ㅡ_ㅡ;;;;

화장품도 지르고 염원하던 동영상 볼 수 있는 MP3도 샀는데...
아웃백 가서 트리플 스테이크도 먹었는데...






  
 


posted by steadyoung
2009. 4. 29. 22:59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나를 이제 움짤녀라 불러다오! 푸하하하
요건요건요건 내가 요즘 넘넘 맘에 들어하는 준호군 움짤임.

회사에서 모니터 앞에 YEPP을 세워놓고 어개낸어갠을 반복 청취하고 있는데
준호 부분만 나오면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서 열심히 쳐다보고 있음.

내가 분명히 준수랑 엮어서 비호감 브라더스로 명명했건만
그런 나를 보기좋게 비웃은 이번 모습의 강추 포인트는 대략 다음과 같다.

땀에 흥건히 젖어 역동적으로 움직이면서 
비스듬히 고개를 꺾어 목 옆 부분을 보여줄 때의 섹시한 자태♡

비록 클로즈업에 강하지 않지만 이 짧은 순간으로 인해
누님의 마음이 심히 두큰두큰하구나!!
근데...90년생이네...

네이버에서 너의 나이를 검색한 후
누님의 두큰두큰은 차마 못할 일을 하고 있는 범죄자의 두큰두큰과 흡사하구나.
흐아!! 다들 왜 이렇게 어린거냐??? OTL
뭐...하긴 나이가 많든 적든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ㅡ_ㅡ;;

그래서 1집 때 무대도 주의깊게 살펴봤는데 역시 이번 무대가 젤,훨 낫다.
이래서 인간은 머리스-딸이 중요한 것이다!

아아, 컴맹이었던 내가 이걸 만들었을 때의 기쁨을 누가 알겠어+_=?
역시 빠순심이야말로 모든 일의 원동력이다.
(엄밀히 말하면 아이들은 오빠가 아니니까 '빠'순심은 아니구나....먼산...)

단지.....또 만들기 귀찮다는거...
posted by stead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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