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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 5. 11:50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6월 2일은 선거날. 투표를 했다.
지지난주에 안과를 못가서 그냥 다담주 수욜이요, 하고 예약을 정했는데 다담주 수욜이 선거날일 줄이야.
안과는 사람으로 미어터졌다. 왜 이날 오겠다고 했을까...좀 후회를 해봤다. 아니나 다를까 검사는 
이동시간+엘레베이터+대기시간, 의 1/10에도 못미치는 시간에 끝났다. 아, 강남은 열라 멀다 ㅠ.ㅜ
의사쌤이 완전~ 잘 회복되고 있다고 열라 경쾌한 말투로 말했다. 흐음.

안과 다녀와서, 고딩 과외녀를 만나고, 부족한 힘(?)이나마 유시민씨한테 표를 던지기 위해 마감 시간 얼마 전에
부리나케 달려갔다. 총 8명을 해야했는데, 누가 누군지 잘 파악이 안됐지만ㅡ_ㅡ; 어쨌든 투표의 꽃은 시장과
경기도지사였기 땜시, 글고 그냥 한나라당을 안뽑으면 되는 일이기에 크게 어려울 건 없었다. 
전부터 쭈욱 시장을 해왔던 한나라당 모씨가 이번에도 유리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공약이 아닌 1번 후보 비방에
중점을 둔 홍보활동이 거슬리긴 했어도, 1번보단 낫겠지, 하고 민주당 모씨에게 표를 던졌다. 
맘에 안들긴 하지만 어째. 에이, 그래도 안되려나- 했는데 그날 밤 결과를 보니 완죤 놀랬다. 
따라잡기 힘든 차이로 이기고 있는 2번씨. 당선 축.

유시민씨의 선전도 놀랠 노-. 사실 그렇게까지 표를 얻을 줄은 몰랐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투표했다.
엄마가 김문수씨가 참 부지런해, 하더니, 공무원들이 유시민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아냐고 비방(?)을 한다.
근데 투표 안할래다가 유시민에게 한 표 주고 싶어서 다녀왔다는 말을 하는 엄마는 사실 유시민을 좋아한다.
ㅋㅋㅋㅋㅋㅋ
공무원들에게 미움 받는 건 자기 팔자고 유시민씨가 완벽하게 멋진 대안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 그치만 그 콩꼬물
안떨어지는 성장이라면 치가 떨리는 나는 김문수씨의 수도권 규제 완화라는 공약이 허망하기 그지 없다. 
도대체 얼마나 더 개발을 하고 얼마나 더 경제가 성장이 되야 모두가 먹고 살만한 세상이 오는걸까.
나 살아있는 동안 그런 일이 일어나긴 하는걸까. 아닐꺼 같다. 어제 속보로 경제가 성장률이 어쩌고 뜨더만,
전-혀 의미가 없다.

나는 유시민씨가 좋다. 고등학교 때 항소이유서, 거꾸로 읽는 세계사,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같은 책을
감명깊게(?) 읽은 탓이 클꺼다. 홍세화씨 책도 절절하게 읽었고만, 요새 뭐 없다. 내가 한겨례를 안보기 때문인가?
여튼 뭐 이래저래 좋게만은 볼 수 없는 많은 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있었다 한들, 그걸 흠으로 잡고 김문수씨
한테 표를 던지기엔, 태생이 서민인 나는, 한나라당이 좀 많이 싫다. 
없는 살림에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아빠도 이해가 안된다. 근데 그런 감정은 제쳐두고라도, 내 주변이 그렇듯,
텔레비전이 그렇듯, 그리고 사회가 그렇듯 그냥 좀 더 다양한 캐릭터들이 정치판에 있는게 좋지 않겠느뇨.
한나라당에 노홍철 같은 사람이 몇 명 있다면, 그래서 우리 시에 출마하면 한나라당도 다시 봐줄 용의가 있다.
누구 말마따나 다양성을 인정하는게 진보라는데, 소위 똑똑해서 재수없는 유시민씨가 경기도지사를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대한민국 사회에 긍정적 파장을 불러오지 않을까. 너그럽지 못하고 기다릴줄을 모르는 우리네
사람들은 물론 야당이 잘못했을 때 여지없이 여당으로 가겠지만. 


신해철씨가 20대에게 사과한다는 글을 올렸단다. 좀 웃기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20대가 아무 생각이 없다고 비난한걸 반성하겠단다. 좀 웃겼다. 왜지. 
음, 20대라는 카테고리안에 묶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요즘 20대들, 하고 묶는 것 자체에 반감이 든다.
물론 20대가 투표를 했다는 사실이 사회에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진 건 그만큼 20대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에 대한 반증인데, 어레레, 이상하지 않아? 20대 동안에 몇 번이나 투표를 한다고.
나도 20대 초반에는 투표에 관심이 없었지만 그걸 과연 20대 무개념-으로 정리해도 되는걸까.
사회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상관없이 수능 공부하다가 대학에 온건데, 그 때 부터 짠, 하고 정치관심남,녀가 될리
만무하다. 아무도 암것도 안가르쳐주던데.

패기없고 저항하지 않는 20대도 존재하고, 정치에 관심이 없지만은 않는 20대도 존재한다.
다양한 정치인이 정치판에 있길 원하는 것 처럼, 20대도 한가지 면이 아니라 다양한 가면을 동시에 뒤집어쓰고
사회에 존재한다는 걸, 곧 있음 30대로 진입하는 내가 블로그에 외친다고, 별 다를 건 없겠지만...
뭐든 '소수'의 가능성과 '여지'의 미백일랑 치워버리고 뭐든 알기 쉬운 말로 딱딱딱 정리하고 넘어가려는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기성 세대가 그렇게 원하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20대는 나오기 어렵지 않겠어.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