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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24. 11:32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토요일에 일이 끝나고 사촌동생을 만났다. 밥 사주겠다고 연락하니 누나가 웬일이야?  하고 고개를 갸웃하길래 그냥 새해니까ㅋㅋ 하고 싱겁게 대답했다. 이제와서 누나 노릇하기에는 나랑 한살 차이 밖에 안나고...걔는 걔 나름대로 잘 살고 있다ㅋㅋ.

요즘 이모네 집도 소송문제도 있고 장례를 치르기도 했고 구구절절 문제가 많아서 안그래도 심란할텐데 대학 졸업반이라 더 싱숭생숭 할 것이다.나한테 밥 좀 사라고 협박 강요하는게 뭐 어때서... 남자애들이 전화해서 우는 소리 하는 스타일이 아닌 것도 알고(근데 우는 소리가 특기인 내 (친)동생은 뭐지ㅡ_ㅡ;;) 어찌보면 우리가 그만큼 친하지는 않다는 증거일수도 있으나 나름 제작년 여름에 둘이 여행도 간 사인데ㅋㅋ 심심하면 전화해서 밥 사달라고 해. 한마디 내던지는게 쫌, 쑥스러웠다.

비싸고 맛있는거 먹으라고 해도 갈비탕을 먹길래, 덕분에 나도 맛있게 잘 먹었다. 끝나고 영화나 보자길래 같이 '심장이 뛴다'를 봤다. 동생이, 누나도 토욜에 나나 만나고 있고,  참 그렇다... 하며 측은히 여기는 시선을 애써 외면하며...ㅋㅋㅋ

남자애들은 남자애들 나름의 철드는 방식이 있다. 그게 여자애들이 철드는 방식과는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된 지는 좀 됐지만, 이해를 하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아직 좀 더 시간이 걸릴 듯 싶다. 글쎄, 내 동생이 돈 좀 벌어와서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때 쯤 되야하나? 어쨌든 여자애들이 부모님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가 주로 '공감'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면, 남자애들은 주로 (정신적) '책임'에 기반을 두지 않나 싶다. 그게 실질적인 물리적 책임으로 연결이 되고 안되고는 그 사람의 능력과 주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전에 내가 그렇게도 물고 뜯고 할퀴었던(ㅡ_ㅡ;) 그 시절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철이 막 들라하는 사촌 '청년'을 눈 앞에 두니 내가 그만큼 나이를 먹었단 생각과 함께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래도 내가 너 고등학교 때 한-이 아니라 열 사고정도 쳤었다는 것 쯤 기억하고 있지 호호. 그래도 내 자식은 아니지만 나름 잘컸다는 생각이 든다. 남자가 집에 있는 건 아닌 거 같어- 이모부도 힘들고 보수는 얼마 안되도 지금처럼 집 밖으로 나가서 일하는게 맞는거여. 딱 잘라 말하는 걸 보니 사정이 있으면 집에 있을수도 있지- 하고 말은 하면서 생각과 몸이 안따라줘서 나중에 불평이나 하는 나 같은 딸 보다는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대학을 가지 않은 동생이 직업군인으로 일 하길 바라면서 설득해야겠다고 말 하는 걸 듣고 나보다는 현명한가... 싶기도 했다. 직업군인의 길을 내 동생(지한테도 동생이지만)에게도 설득해보라길래, 좋은 방법이지. 하면서도 나는 내 동생이 (내가 등록금을 대주는 한이 있어도-물론 다는 못대준다!!!!!ㅋㅋ) 지금 들어간 학교 졸업시키고 싶은데... 내 동생한테 직업군인이 안맞을 것 같기도 하고. 좀 더 유-하게 키우고 싶은데..ㅋㅋ(이미 징그럽게 다 컸지만...ㅋㅋ)

내 사촌동생은 전문대에 들어갔다. 일년 정도 더 다니면 4년제 학위를 받을 수 있어서 학교 더 다닐꺼다. 따두는게 좋을 것 같다는 동생의 판단은 미래에 대한 보험면에서든, 공부를 더 하는 것이든, 어느 면에서나 적절하다. 그리고 동생이 세상물정을 아직까지는 모르는 4년제들 졸업예정자들처럼 높은 연봉을 바라고 있는게 아니므로, 부디 참고 다닐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해주는 직장을 가졌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누난 결혼 안해? 지금 안하면 쭈욱 못하는거 아니야??
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외면하며...

너나 하세욤 임마.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