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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22. 15:50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1. 어제 오랜만에 대학 동기인 친구를 만났다. 나는 난생 처음 장염으로 고생중이고 ㅠ.ㅜ 친구는 시즌별로 장염에 한번씩 걸려준다는(?) 고수인터라, 젊음의 거리 홍대에서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전통 찻집을 찾아 들어갔다;; 커피집 술집만 바글바글 할 거 같았는데 전통 찾집도 간간히 있단 사실이 신기했음. 여튼 별거별거 아닌 얘기를 쭈욱 하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 앉은 남녀 둘이, 우리보다 일찍 와서 우리가 나갈 때 까지도 나갈 생각 하지 않고 열띤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유난히 목소리가 큰 남자분이 고등학교 때 부터 문학을 했네, 문학의 당위성, 소설에 개성이란 말이 어울리는가 등등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데 뭔가 좀... 내가 다 부끄러웠다. 왜 부끄러웠을까, 흐음. 어디가서 나 아는 사람이 저렇게 말하면 좀 챙피할거 같다.

 

2. 장염. 나는 그야말로 돌도 우적우적 씹어먹을 거 같은 기세로, 대학 다닐 땐 친구가 남긴 밥도 개의치 않고 먹어댔는데 한국 와서 뒤늦게 장염을 앓고있다(?). 늦게 물갈이 한다고 그러는데 그럼 나 호주 가서도 물갈이해야하는거 아니야? 호주에서는 별 탈 없다가 한국와서... 나 아직 양념치킨도 못먹었다. 순대국도 못먹었다. 감자탕도 못먹었다고!!!! 근데 어제 하루 종일 굶고 나니 모락모락 김나는 밥에 북어국이랑 밥 먹으려는 엄마+이모네 식구를 보니 썽질이 나서 집에 확 와버렸다;;;; 타의적으로 굶는 자에 대한 배려가 없어 배려가! 하며 궁시렁궁시렁. 오늘 드디어 밥을 물 넣고 팔팔 끓인 죽을 홀짝홀짝 들이키고 나니 살거 같다. 아아. 앞으로 일주일은 더 조심하라는데. 울고 싶어라 울고 싶어라.

 

3. 한국에 오기 전에는 야심찬 포부가 있었다. 영어 공부도 하고 어쩌고 저쩌고 근데 막상 한국 오니까 호주에 있을 때 보다 훨씬 빈둥대고 있다. 식음을 전폐하고...는 뻥이고 식음은 계속 하며 빈둥대고 있다. 그나마 장염으로 전페할 위기에 처했으나 이제 조금씩 회복하고. 사람들 간간히 만나고, 번역이 들어오면 간간히 하고 있으며, 그 외에는 OCN과 OCN시리즈와 그 밖에 영화채널을 전전하며 동굴에 서식중. 티비 보다 드는 생각은 미드 연짱 틀어주는 채널 있으면 밖에 안나가도 하루가 휙 갈 거 같다는 무서운 사실. 여튼 에헤라디야~ 하며 지구끝까지 빈둥대고 있다.

 

4. 한국에 오자마자 고개를 쳐든 생각이란게, 얼굴, 몸매, 결혼, 재태크, 뭐 그런거다. 특히 렛미인이라고, 성형 해주는 방송을 보고 있자면, 그건 정말 성형이 필요한 사람들을 불러다가 해주기도 하는터라 괜찮은데, 그 뒤에 쭈루루루룩 앉아있는 여성분들의 얼굴도 전부 튜닝됐다는게 참 무섭다. 나도 예전엔 쌍까풀 정도 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던 거 같은데 이제는 그것도 됐다 싶다. 일률적으로 예쁜 얼굴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평범한 내 얼굴일 희소성을 갖게 되는 날이, 이미 온 거 같고 조만간 더욱이 올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5. 대형서점에 앉을 자리가 좀 많았으면 좋겠다. 내 비록 지금이야 일시귀국이라는 오갈데 없는 처지긴 하나 그래도 예전엔 책 좀 산다고 샀는데... 안사고 읽는 사람들이 얄미워서 앉을 자리 다 치워놓은건가 싶다 ㅋ 대형서점 가면 앉을 곳이 없어서 결국 바닥에 푹 주저앉아 읽곤 한다. 그리고 종로에 반디앤루니스, 까페가 크게 생긴건 좋지만 커피값 너무 비싸지 않음? 왜 도대체 커피 한잔이 5000원 6000원 해야하는걸까? 스타벅스도 좀 올랐더만. 커피 맛 떨어진다... 커피점 커피가 비싸기도 하고 냉장 커피(까페라떼 같은거)를 원체 좋아한터라 계속 마셔댔더니, 그래서 장염인가? 여튼! 좀 나도 나중에 한국 돌아오면 머신을 사놓던가 해야겠어.

 

6. 하나 같이 하는 말이라던데, 해외생활하면서 이건 비싸니까 한국 가서 사야지, 하고 생각했던 것들이 생각만큼 싸지 않은 경우가 많다더라. 나 역시 느끼고 있음. 뭐 물론 오랜만에 보는 미샤, 스킨푸드, 뭐 그런 화장품들의 존재가 눈부시게 아름답게 느껴진 건 둘째치더라도, 일반 생활 용품들의 가격을 보면 그리 많이 다르지 않다는게, 무서웠다. 한국, 참 살기 힘든 동네군, 싶은 생각이 절로절로 드는거다.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