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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 10. 01:55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최근에 편지를 두 통 썼다. 사실 하나는 메일이라서 편지라고 하기 그렇지만...

1. 동생에게

오늘 우편함에 우체국에서 소포가 왔다는 알림장이 들어있길래 고개를 갸웃했다. 택배 안시켰는데?????
울집은 나 아니면 택배 시킬 사람도 없어서 도대체 뭔가 했는데 공군에서 온 소포였다 ㅠ.ㅜ
이것이 그 말로만 듣던 '옷가지'들....ㅠ.ㅜ
경비실에서 찾아서 집으로 와서 뜯어봤다. 나는 엄마가 아니기 땜시 고대로~ 옷가지는 놓고 ㅋㅋㅋ
상자를 뒤적뒤적 했더니 편지 한통 나오더라. 세장이나 썼길래 뭔가 봤더니 한장씩 친구 세 명에게 쓴거였다ㅡ_ㅡ;
이 놈이 친구한테 쓸 시간은 있고 가족한텐 안쓰나 싶어서 버럭! 했는데
잘 찾아보니 부모님한테 쓴게 한장 있고, 나한테 쓴 편지가 두 장있었다♡

물론 내용을 요약하면 이거다.
'내 주소 싸이에 올려달라, 여긴 밥이 너무 맛이 없어서 살 빠질 것 같다, 누나가 너무 보고 싶다'

몸집도 크고 맛난 것도 좋아하고 밥도 많이 먹는 동생이 밥이 맛 없다니까 억장이 무너질 것 같았다 ㅠ.ㅜ,
면 좀 뻥이지만 맘이 찡했다. 더위도 많이 타서 요즘 날도 더워졌는데 더 힘들겠다 싶다.
동생을 과도하게 이뻐하는 나로서는, 지금 동생이 곁에서 없어진 것도 실감이 안나는데 ㅠ.ㅜ 흑흑흑.

근데 내 동생이지만 참 웃기다. 기가 차서 깔깔깔 웃었다.
편지를 소개하자면 대충 이렇다.

'사랑하는 나의 누나에게'
누나! 누나의 하나뿐인 동생이야. (중략) 누나! 너무너무너무 보고 싶어. (중략)
누나랑 했던 일들이 떠올라 (중략)
나 휴가 나가면 드마리스 사줘~ 꼭~
넘넘 보고 싶다 누나 (중략) 누나 완전 사랑해♡♡♡ -사랑스런 동생~이-

'사랑하는 누나에게2'
(중략) 누나랑 밤에 같이 걷고, tv보고, 일본 방송 보고 너무 그리워 ㅜ.ㅜ
누나도 심부름 해줄 사람 없으니까 되게 되게 힘들지? ㅜ.ㅜ 히히 누나 너무 보고 싶어 ㅠ.ㅠ
나가자마자 나랑 드마리스 가야댕~ㅋㅋㅋ 히히 (중략)
그럼 잘 지내♡ 사랑하는 우리 누나
p.s 오늘 저녁에 '와' 바닐라 맛    -사랑스런 동생이-

드마리스 드마리스 아주 노래를 부르고 있다ㅋㅋ 그래도 군대 가기 전에 그렇게 가고 싶다는델
못데꾸가서 좀 그랬는데 휴가 나오면 냉큼 가서 많이 먹여야겠다.
그리고 저 자신감에 쩌는 표현을 보라! 지가 지입으로 사랑스런 동생이란다ㅋㅋㅋ
누나의 하나뿐인 동생이래ㅋㅋㅋ 내 동생이지만 어쩜 이리 뻔뻔한지 ㅋㅋ
키득키득 웃음이 나왔다. 그리워하는 것도 밤에 날 데리러 나왔을 때 걸었던 거, TV보고
시시껄렁하게 농담했던 거, 그런게 그립단다. 내 동생이지만 정말 귀엽다. ㅋㅋㅋㅋ
딱히 군대가서 성격이 저렇게 변한 건 아니고, 원래 저렇게 유들유들하고 넉살이 좋다.

아. 동생이 없는 나는, 정말로 외로운 인간이 되었다.
집 근처에 친구라고는 한 명도 없다. 내가 사는 동네에 친구가 한 명도 없는게 얼마나 쓸쓸한지.
입 밖으로 내기에도 민망한 쓸쓸하다는 말이 머리 속을 빙글빙글 맴돈다.
동생이 너무 보고 싶다 ㅠ.ㅜ

쨌든 나도 답장을 썼다. 사랑하는 동생에게, 동생이 넘 보고 싶은 누나가- 하고ㅎㅎ


2. 오오이시에게 팬레터를.

아마존에서 씨디가 날라온 뒤 차근차근 듣고 있다. 일욜 저녁, 오오이시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보고
모에~ 넘쳐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팬레터-? 팬메일을 보냈다.
팬레터라니, 내가 초등학교 때 쿨의 이재훈한테 팬레터 보내고 반송되서 온 이래로 처음이다.
에쵸티에 목 맸을 때도 써본 적 없는 팬레터를!!!!!!!!!!!!!!!!!

나는 한국에 있는 니 팬이다, 일본어는 원래 일본 노래 좋아하고 그래서 공부했다.
니 노래를 매우 즐겨듣는다. 언젠가 라이브에 가보고 싶다. 니가 올린 그글 나 완전히 공감한다.
힘을 내라. 응원한다.

뭐 대략 이런 취지의, 결코 짧지 않은 메일을 보냈다. 여긴 한국입니다, 라는 제목도 잊지않고.
곧 수신확인이 되었다+_+ 그리고 다음 날, 자기에게 격려의 메일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며, 특히 한국 분에게도 왔다고 (어째서?!) -하고 블로그에 포스팅을.
오오이시, 피드백 쌩유베리머마치야.

팬레터는 블로그에 공개할까 하는데,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봐도 안부끄러우면 공개해야지 호호호.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 꾸준히 쓸까 생각중이다.

어제 친구가 술 먹고 취해서 전화를 하더니 새로 생긴 남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별세상얘기다...
남친이라...
난 지난 주에 쓴 팬메일에 대한 피드백에 가장 열광했다.
뭔가....씁쓸하다....

ㅡ_ㅡ;;;;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