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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14. 14:36 흥청망청/언어의 세계

전부터 써볼까 했는데 귀찮아서 미루다가 나름 '선' 경험자로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정리해봄.

본인은, 2004년에 취득한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2005년 1월 7일 일본 동경에 상륙,
10개월간의 도쿄생활을 정리하고 모은 돈 600만엔 중 삿뽀로와 오키나와를 이주씩 한달간 돌아다니며 30만엔을 쓰고 하하
약 30만엔 정도를 들고 12월 3일 한국에 돌아왔다.  

내가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결정한 건 강력한 의지였다기보다 그 당시(그리고 지금도) 학과 분위기 때문인데,
일본어과라 미숙하나마 어느 정도 회화가 가능할 정도로 일본어를 공부한 덕에 어학교 다닐 필요를 못느꼈고,
따라서 2학년 마치면 여자들은 대부분 워킹비자로 일본에(남자들은 군대로^-^)가는게 일반적이었다.
물론 울집이 어학교비 대줄 상황도 못되고, 부모님께 손 벌리고 싶지 않았다는 고집도 워킹행을 결정하게 된 요인이었다. 
어라? 나름 강력한 의지??? ㅋㅋㅋㅋㅋㅋ

여튼, 이처럼 대략적인 분위기에 휩쓸려서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간 건 맞는데 거기엔 물론 내가
'일본에서 생활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 목적은 바로 그 '일본에서 생활해본다'에 있었던 것 같다.
그야 돈을 많이 벌면 좋고, 일본어도 많이 늘면 좋고, 여행도 많이 다니면 좋고, 친구들도 잔뜩 생기면 좋지만
그렇게 하나하나 다 계획을 세워서 실천할만큼 부지런하지 못해서...ㅡ_ㅡ; 공상이야 잔뜩했지만 아무생각이 없었다.

물론~~~~~ 계획서 제출할 땐 있는 말 없는 말 끌어다가 나의 목적을 미화했지만,
돈을 번다는 건 일본에서 실제로 월급을 받으면서 '아...많이 벌 수 있겠다...'하고 생각했고
일본어도 텔레비전을 주구장창 보고 텐쵸(점장)랑 대화하면서 '아...와서 일본어가 늘긴 늘었구나'하고 생각했을 뿐이다.
여행도 큰 맘먹고 다녀왔고, 친구는......없었구나....OTL

사람들이 워킹을 선택하는 데에는 여러 목적이 있다.
근데 워킹을 다녀온 사람들중 많은 사람들이 두마리 토끼 잡기는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토끼를 잡는다'는 표현을 적용시키는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함.
(그냥 관용구인데 말꼬리 잡아서 멋쩍기도 하지만...>.<)
 
언어는 토끼처럼 확 잡아서 꿀꺽 먹어버릴 성격의 문제가 아니고, 돈도 사람마다 많이 번다는 기준이 다른데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건 포기하고 하나만 정하세요! 하면 조금 납득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든다.
두마리 토끼, 요렇게 뭉뚱그려서 표현하지 말고 기준을 명확히 하면
언어도, 돈도, 여행도, 친구도 얻을 수 있다는게 워킹 홀리데이의 매력아닌가????!!!!!!
물론 모든 기준치를 맥시멈으로 잡으면 그야 최큼 힘들수도 있겠지만@_@;;; 
'내가 할 수 있는만큼'을 정확히 알고 목표를 구체화시켜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 날 자기가 세운 목표를 훨씬 뛰어넘어 크게 성장했음을 느끼게 되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근데 사실 목표를 구체화한다는 건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
우리가 쓸 수 있는 시간은 하루 24시간으로 한정되어있는데 나처럼 잠을 못자면 세상이 싫어지는 사람은 적어도 6시간은
자줘야 하고, 밥 먹고 씻는데 드는 시간 빼면 남는게 약 14시간이다. 이 시간으로 일도 하고 공부도 해야하니 위에서 말했듯이
맥시멈으로 계획을 짜는 건 완벽주의자들에게는 파멸로 가는 지름길이요, 설렁설렁주의자들에게는 이루지 못할 꿈으로 
좌절을 맛보는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그러니 자신의 현재 상황과, 일과 공부를 해나가는 속도, 이해도 등을 곰곰이 생각해서 최대한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웁시다.

목표를 높게 세워서 그 중 2/3 정도 하는게 맞는 타입인지,
낮은 목표를 세워서 150% 이뤄내는데 희열을 느끼는 타입인지,
뚜렷한 목표을 세워서 딱 목표만큼 하는 정확녀&정확남인지,
무리한 계획을 세워 무리를 해야만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헝그리정신의 소유자인지


마지막으로 내 염려와 걱정에서 비롯되는 잔소리를 하나 하자면, '무리'해야 이룰 수 있는 목표는 세우지 말것.
아무리 한국과 비슷한 일본이래도 타국은 타국이고, 타문화에 대한 쇼~크는 오기 마련이다. 밥 잘먹고 몸 건강해야
남은 날들도 즐겁게 으쌰으쌰 살 힘이 생기지, 초반부터 너무 무리하면 나중에 다 싫어진다. 내 경우에는.

돈이고 여행이고 일본어에 올인을 할 건지, 일본어고 여행이고 사람이고 돈에 올인을 할 건지,
돈 열라 벌어서 여행으로 탕진하는게 기쁨인지, 일본의 술문화를 다양한 사람들과 깊게 체험하는게 우선인지,
아니면 돈도 살만큼 벌고 일본어도 JLPT1급을 따는 걸 목표로 할건지 등등.
무엇 하나 크게 하는 것도 좋고, 자잘하게 여러가지를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계획은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할 때 현실이 되므로 너무 쫄지도, 환상을 품지도 말고
원하는 목적을 분명히 한 뒤 지금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되돌아봐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이럴 때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다음시간에는 '일본어'에 대해서!!!!!+_+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