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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6. 01:27 흥청망청/언어의 세계

워킹 준비하는 분들은 '가서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초기자금(정착자금)을 대체 얼마나 가져가면 좋을까 무척 고민이 될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많이 가져갈수록 좋다'
바리바리 이것저것 싸가는 것 보다, 그래서 이것저것 사느라 한국에서 돈을 쓰는 것 보다 
당근, '많이 가져가는게 좋다'

나는 일년오픈티켓+24만엔을 들고 갔는데, 첫날 집세로 11만엔이 휙, 날아갔다.
원룸 첫달 월세(55000엔)+보증금(55000엔) 내고 나니까 13만엔 남았음...
방에 아~무것도 없어서 이것저것 100엔샵에서 사고(비누받이, 욕실 슬리퍼 뭐 이런 자잘한 것들이 꽤 돈이 나감)
텔레비전과 밥통 등을 리사이클숍에서 구입하고, 먹을거리도 장만하고 일 구한다고 돌아다니고,
한달 채 안되서 2월달 방세 내니까 잔고가 5만엔도 안남은 상태(로 생각됨)로 2월을 맞이함.
난 일본 가서 열흘만에 일을 시작했는데 월급날과 잔고상태가 맞아떨어지지 않아... 대망의 첫 월급일을 며칠 앞두고
같이 일하는 언니한테 5천엔을 빌리기도 했었다.

원래 심장이 작아서 모처럼 일본 왔다고 놀러다니는 것도 하나도 없었고, 운반비 천엔이 아까워서
커다란 아날로그 텔레비전을 들고 가게에서 집까지 역 두개 거리를 걸어가기도 했었다. 팔 뽀개지는 줄 알았음...
(화면이 큰게 아니라 몸통이 큰 텔레비전이다!!! 화면은 완전 작았음-_-;)
도쿄 생활을 정리하면서 텔레비전을 다른 사람에게 (8000엔 주고 사서 2000엔 주고 팔았음) 팔 때
일본와서 얼마 안돼 그 무거운 텔레비전을 끙끙대고 갖고왔던 날 생각하니 살짝 눈물이 날 뻔 했다 ㅠ.ㅜ
그냥 천엔 내고 아저씨한테 갖다달라고 할걸 난 참 미련하구나, 싶어서. 하하하하.

여튼,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돈은 많이 가져갈수록 좋다는거다.
과소비하는 것도 아닌데 사람이 생활을 하기 위해 이것저것 마련하다보면 돈이 술술 없어짐.
게다가 생활상에 직접적인 무리를 주지는 않아도 주변에 가족도 친구도 없는 상태에 돈도 없다는 건
커다란 압박이 되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정신건강을 생각해 여유가 되시면 많이많이 가져가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용.
근데 초반에 집에 드는 비용을 조금 절약하고, 일을 곧 구하면 24만엔 이하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은 함.
10만엔 들고 가서 잘 살았다는-버텼다는- 괴담-_-;도 있는걸로 봐서 초기비용도 사람 나름.
학교도 안다님, 방은 대충 노숙도 돼요, 밥도 일단 한국에서 가져간걸로 때우죠 뭐-와 같은
헝그리 정신이라면 알아서 적게(?) 가져가도 괜찮겠죠.

근데 나중에 집 얘기할 때 한 번 더 말하겠지만, 혼자 55000엔짜리 원룸에서 산 것도 꽤 저렴한 편에 속한다.
일본 도심에 가까울수록 방세는 평균 7-10만엔 정도 생각해야하고,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숙사들도
1인실~4인실까지 평균 3~6만엔은 하는 걸로 알고 있음(당시에 그랬으니 지금은 좀 더 올랐을지도).
얼마전 도쿄에 놀러갔을 때 캡슐호텔을 방불케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어봤는데(호텔은 당근 더 비싸겠죠) 
거기도 1달 39000엔 했으니. 일본에 한달정도 재워줄 사람이 있으면 모를까 당장 한 달 잘 곳을 찾는다면 4만엔은 든다는 말. 
한방에서 쉐어하는 것도 있는데... 이것도 낮게 잡아 3만엔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소수의 헝그리남녀들을 의식해서 무작정 돈 많이 없어도 된다고 말하기 싫고.
되도록 많이 가져가라는 말에 상처받을, 나 같은 중산층에도 못미치는 분들ㅠ.ㅜ은 도통 감이 오지 않을테니
일본어 공부하시면서 몇 달 알바하면 삼사백은 모을텐데...
그래도 환율 생각해서 20-30만엔 가져가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개인적 의견.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