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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 22. 23:50 카테고리 없음
여전히 헬스를 다니고 있다! 두둥!

헬스 등록하고 한달하고 반이 지났는데 아직도 헬스를 꾸준히 다니는 건 내 인생에서 두번째로 일어나는 일. 올해는 미라클이 일어나게 해야겠어! 내 목표는 호주 뜨기 전까지 계속 운동하는 것이다!!!

가끔 운동에 중독된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면 부럽기도 하고 유별나 보이기도 하고 여튼 종합적으로 심드렁한 반응이었는데, 비록 한달 반이긴 해도 꾸준히 하다보니, 그리고 운동에서 재미를 느끼다 보니 운동 중독이 이해못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운동하면서 드는 생각은 '나 자신을 스스로 괴롭히고 그걸 극복할 때 얻는 쾌감'이 꽤나 즐겁다는 것이다. 쓰다보니 변태같은데...ㅡ_ㅡ; 표현을 순화해서'나 자신에게 과제를 주고 그걸 해낼 때 얻는 달성감' 정도가 좋겠군.
꾸준히 근력 운동을 하다보면 지금 들고 있는 무게 보다 더 무거운 강도로 더 많이 운동을 하고 싶고, 유산소 운동을 하다보면 5분만, 10분만 더 뛰고 싶어진다. 물론 마음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는게 문제지만, 다들 이런 식으로 운동에 중독되는가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천천히 운동량을 늘리고 있는데 어제는 좀 오바해서 근력운동을 했다. 그리고 잠을 많이는 못잤더니 오늘 하루 종일 헤롱거렸다. 일 도중에 있는 시간도 잠만 잤고 집에와서도 잠만 잤고(엄청난 꿈을 꿨다!) 이제 조금 정신 차렸나 싶은데 또 자야한다 ㅋㅋㅋㅋ 몸도 오랜만에 찌뿌둥한데 이거야말로 운동했다는 증거다보니 그게 또 그리 싫지만은 않다.....;;

내일은 운동가는 날. 꾸준히 주 3회씩 갈 생각인데 아무래도 요새 일이 좀 늘어날 것 같아서 어찌될까 걱정이다. 매일 가서 근력따로 유산소따로 번갈아가면서 하면 한시간 반 안걸릴테니 그렇게 해볼까... 여튼 올해의 목표, 근육녀를 향해 정진하도록 해야겠음. 
  
posted by steadyoung
2011. 3. 18. 18:45 카테고리 없음
며칠 전에 전화가 왔다. 대학교 동기. 취업했다고 해서 축하한다는 말을 했다. 근데 얘가 나한테 취업한 걸 자랑하려고 전화한 건 아닐테고(그렇게 대빵 친한것도 아니고) 뭔가 용건이 있을텐데... 싶었는데 역시나 '다름이 아니라' 하고 말을 잇는다.

용건 있을 때만 전화해서 기분 나쁜게 아니라, 난 참 이 친구의 '다름이 아니라'가 참 좋다ㅎㅎ 2학년 때 잠시 어울렸던 뒤로 이 친구는 군대에, 난 일본에 있다가 서로 복학한 뒤 회화수업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아주 가~끔 이렇게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다.

나는 이 친구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다룰 수 있는 악기도 많고(게다가 잘 다룬다 >.<) 2학년 때(서로 알기 전에) 회화수업 들었을 때 나의 떠듬떠듬 일본어와는 달리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했고(어렸을 때 좀 살았다고 들었음) 여튼 아 얘는 참 못하는게 없구나 머리도 좋고~ 하는 생각을 막연히 했었다.  

근데 복학한 뒤 만나서 같이 수업을 들은 뒤로 아무래도 이 친구가 내가 일본어를 너무너무 잘하고 여튼 뭔가 잘하는 것 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자기는 군대에 있었으니 그 시간동안 내 일본어가 느는 건 당연하다;;). 그러고보니 일본에 내보낼 CM 나레이션 녹음하는 알바도 소개시켜주고, 그랬었다.
그래도 많이 친한 건 아니라서 가끔 연락만 하고 얼굴 볼 때 반갑게 인사하는 정도라 전혀 생각 못했는데 졸업할 때 꽃을 줘서 깜짝 놀랐다. 역시 인간이 내면적으로도 훌륭해! 하고 나는 감격했더랬다(나는 근데 걔 졸업할 때 가지도 않고 인사도 안했다...막돼먹은 인간...ㅡ_ㅡ;;;).
  
근데 이 친구 버릇이 대뜸 전화해서는 근황을 한동안 묻고, 그 뒤에 반드시 '다름이 아니라' 하고 자기 용건을 밝히는 거다. 나는 오랜만에 전화해서 대뜸 내 용건부터 말하는데(어떤 선배는 내 전화를 받으면 여보세요 전에 왜, 무슨 일인데, 하고 대답한다, 암쏘쏘리~벗알러뷰~몰몰~), 역시 잘자란 집 아들은 달라!짝짝짝 잘자란 집 아들! 예의바른 청년!!

며칠 전 용건은 내게 일을 소개시켜주는 거였는데 결국 시간이 안맞아서 못하게 됐다. 그걸 알리려 전화해서 또 '다름이 아니라' 하는데 너무 웃기고 귀여워서 쿡쿡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ㅋㅋㅋ 그게 성사가 안된게 마치 자기 탓인양 연신 미안해하며 내 이름을 부르며(친구는 모두 성을 붙이거나 별명을 부르고, 학교 사람들은 두글자 다 떼고 영~하고 부르는데, 오랜만에 남자한테 그렇게 완전한 이름을 불리니 기분이 묘하게 좋더라ㅋㅋㅋ) 서울에 가면 밥 먹자고 하는데 어쩜 이렇게 유쾌한지.

만날 때 가볍게 입사선물을 해야겠음. 졸업식도 못갔는데.
허나 정녕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다. 보면 보는거고~ 못보면 못보는거고~
우리는 그렇게 친하지 않으니깐요ㅎㅎ

하지만 난 이 친구가 참 좋고,
결혼하면 꼭 갈께!(지난 번에 우연히 마주쳤을 때 여친이 있었음ㅎㅎ) 
비록 노는 그룹이 달라서 가면 뻘쭘하겠지만 그런거 극복할 수 있어
오호호호호
posted by steadyoung
2011. 3. 10. 10:38 카테고리 없음

어제 집에서 뒹굴대며 텔레비전을 보다가 케이블 채널에서 '다시 보고 싶은 원조 아이돌' 순위 프로그램이 하길래 넋을 잃고 봤다. 근데 아이돌이라니... 아이돌이라기엔 다들 나이가 제법 든 상태에서 시작했건만...;; 그저 '그룹'이라는 말을 써줬으면 좋겠다. 에쵸티부터 아이돌로 분류합시다. 듀스나 서태지와 아이들마저도 아이돌로 분류되는 건 좀 웃기지 않나요ㅋ
 
지난 달까지 수업을 들었던 학원 영어 선생님은 (추측컨대, 확실히) 나보다 열 살 이상이 많았다. 고등학교 졸업 연도를 들었을 때 아~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지 실감은 안났는데 세대차이가 화~~~~~~~~~~~~~악 느껴졌을 때는 이문세씨 음악이 너무너무 좋다는 얘기를 했을 때였다. 

이문세씨 음악이 올드하다는게 아니다. 나도 MP3플레이어에 담아놓고 가끔 듣는데 목소리도 멋지고 가사도 다정하고(?) 가슴이 촉촉하게 젖어드는 느낌이 들어서 참 좋다. 흘러 넘치는 기계음과 널 원해 베이베~하는 가사와 남자아이들의 찐한 아이라인과 여자아이들의 하의실종 패션에 (내가 그런 걸 좋아하는데도) 신물이 나는 참에 그런 음악을 들으면 마치 일주일 쯤 물 못먹다가 마신 것 처럼 꿀꺽 꿀꺽 노래가 온 몸으로 스며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 선생님이 이문세씨의 음악을 좋다고 얘기할 때 목소리에 묻어나는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는, 이문세씨 음악이 단지 '좋더라'라는 감상과는 차원이 다른 감정이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이문세씨는 동경했던 가수이자 같은 시대 같은 감각을 공유하는 친구, 살아있는 '추억'인 것이다. 단지 그들이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운좋게도(?) 이문세씨가 멋진 뮤지션이었고 지금도 변함없기 때문이다. 에쵸티로 추억에 젖는다면 다들 빠순이라고 힉, 하고 웃겠지ㅋㅋ

이문세씨 이야기를 하면서 영어 선생님은 요즘 아이돌을 야멸차게 까기 시작했다. 그런 쓰레기 같은 음악들이라며ㅋㅋㅋ 물론 이건 만드는데 한 10분 걸렸겠다 싶은 노래도 심심찮게 들려오지만, 듣다보면 신나고 좋은 노래도 있는데ㅎㅎ 무엇보다 지금의 아이들이 자라서 십년 이십년 후에 그 '쓰레기' 노래들을 듣고, 그 노래가 별로라 해도 그 그룹에 관심이 없었다 해도, 문득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 '유행가' 정도의 지위는 갖게 될 것이다. 그냥 그 정도의 일이다. 모두가 소위 음악성이 뛰어난 음악에 흥미를 가질 수는 없는 일. 음악에 관심이 생긴 친구들은 옆 나라 일본이나 저 멀리 영국 미국으로 듣고 싶은 음악을 찾아 원정을 떠나게 된다.

내 나이대 친구들에게 그런 살아있는 '추억'은 대부분 당시 인기를 끌었던 댄스 그룹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비록 신승훈 2집으로 이른 나이에 가요계에 (청취자로)입문했으나 뭔가 좀 알아들을 나이가 될 무렵에 서태지와 아이들이 해체하고, 듀스도 없어지고 에쵸티가 전사의 후예를 들고 뿅하고 나타났다. 그리고 캔디를 들고 빵, 터진것이다. 내 내 십대를 에쵸티와 함께 보낸 건 내가 원한 게 아니었고 뭐랄까... 시대의 운명? 뭐 그런거? ㅋㅋㅋㅋ ㅡ_ㅡ;;

                          집에 찾아보면 이 사진 있을 것이다ㅋㅋ

일본음악으로 완전히 갈아타기까지(물론 갈아탄 후에도 지오디와 클릭비를 아낌없이 사랑했었음ㅋㅋ) 내 중고딩 생활은 에쵸티와 함께 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 나이에(한참 집중력 기억력 좋을 때ㅋ) 온 신경을 집중해서 음악 프로그램을 봤으니 그 당시에 유행했던 노래들과 우연히 마주치는 순간 마치 예전에 잃어버린 피붙이마냥 몸에 쩍쩍 달라붙는 건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까 중간에 찢어지고 롹한다고 욕먹고 예전만 못한 인기라 해도 이재원 전역하는 날 다같이 모여서 마이크 붙잡고 있는 '에쵸티'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것 만으로 그냥 자동적으로 가슴이 뭉클해지는 거다. 이 현상이 이문세씨 노래 들으면서 옛 생각에 잠기는 그런 순간들과 크게 다르다고, 누가 말할 수 있지?

노래방가서 트위스트 킹을 열창할 때 이 노래를 불렀던 터보가 런닝맨에서 활약하는 김종국과 동일인물이라는 생각이 요만큼도 들지 않을 때, 알이에프의 찬란한 사랑의 나레이션이 그냥 기억나는 것도, 서태지와 아이들의 굿바이에 가슴이 아려오는 것도, 엔알지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의 노유민을 보며 슬픔에 젖는 것도, 클릭비의 드리밍이 사랑스러운 것도, 룰라의 날개잃은 천사에 몸이 들썩이는 것도, 에쵸티의 (지금은 경악스러운) 오색찬란 띄운 머리ㅋㅋ가 그리운 것도(우리 할머니가 그 때 텔레비전에서 에쵸티 보고 마귀라고 했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블로프의 조건반사 법칙처럼ㅋㅋㅋ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의 일부로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다.

   
결국 어제 다시 보고 싶은 원조 아이돌 1위는 서태지와 아이들이었는데(설마 서태지를 아이돌에 끼워넣을 줄은 생각못했다. 에쵸티가 1위라고 생각했는데 2위였음ㅋ) 순간 참 우울해졌다. 태지옵뽜가 교실 이데아에서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다고 열창한지도 10년이 훌쩍 지났는데 아직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더 가열되고 있다는 거 ㅠ.ㅜ



                          하긴 발해도 아직 꿈만 꾸고 있구나....

posted by steadyoung
2011. 3. 9. 11:14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마츠다 본사 공장 연속살상사건

2010년 6월 22일 히로시마에 있는 마츠다 본사공장에서 발생한 무차별 살상사건. 야간근무와 오전근무가 교대하는 시간대에 출퇴근하는 직원들을 승용차로 들이받아 한 명이 사망하고 열한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범인은 2개월 전까지 공장에서 일하던 42세의 파견사원으로, 2008년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상사건(7명 사망, 10명 중경상)과 같은 사건을 일으키려했다, 마츠다에게 원한이 있었고 마츠다 사원이라면 (범행의 대상으로)누구던 상관없었다고 진술했다.


작년에 방송된 폭소문제의 NHK 일본의 교양 '라꾸고의 힘' 편에서 마츠다 살상사건에 대해 오오타씨가 한 말.  


오오타씨는 범행을 저지른 이유로 '상상력의 부족'을 꼽았다.


그에게 절실했던 건
스스로 '나 자신은 (이만하면)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상력이 아니었을까.

끔찍한 사건이긴 하지만 이런 사건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2008년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상사건으로 대표되는 청년 실업, 정규직과 파견노동, 고립되어가는 인간 관계 등 사회적 요인을 사건의 동기와 배경으로 갖는 사건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던정 우리 주변에서 끊임없이 발생한다.  
개인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사회 구조 속에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보려 안간힘 쓰고 다시 꺾이고, 그 과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삶의 의욕을 잃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이 된다. 나 자신을 향한 공격성이 바깥을 향해 분출되는 것도 전혀 이해못할 수준의 일도 아니고. 

하지만 정작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오오타상 말처럼, 나 자신의 삶을 긍정할 수 있는 '상상력'이 아닐까 싶다. 더 높이 더 멀리 날지 않아도 괜찮고, 지금 삶도 내겐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힘. 항상 더 일해야하는데, 더 성공해야하는데, 더 보란듯이 살아야하는데 하는 생각에 조바심을 내다보면 정작 감사하게 여겨야할 일상의 작은 행복들을 놓치기 쉽상이다.

나도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언제까지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며 보낸다. 누구처럼 고시에 붙고 누구처럼 대기업에 가는 등 남들이 알아주는 직장을 갖고 비싼 가방에 비싼 옷을 사입으며 떵떵거리고 누구처럼 학벌과 집안과 수입이 괜찮은 남자와 결혼을 하고 혹은 누구처럼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열심히 도전하고 누구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알콩달콩 지내는, 그렇게 내 주변의 그 누구들처럼 살아야 내 삶이 바르게 가는 것일텐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 괜시리 불안해지는 거다.
(지금의 내 처지를 비관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하지만 새벽에 출근하면서 해뜨는 걸 볼 때, 비는 시간에 조조영화를 보고 있을 때, 영어 학원에서 공부를 할 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을 때, 운동을 마치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 과외녀 과외남들과 낄낄 댈 때, 가족과 함께 식사할 때, 재밌는 책을 읽고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 그런 순간들이 더 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그 때! 그 감정의 볼륨을 높이면 남들과 비교하면서 생겨나는 불필요한 열등감이나 초조한 마음, 시기와 질투의 잡소리를 덮어버릴 수 있다. 그 힘도 다 상상력에서 오는 것 아니겠는가.

새로운 걸 시작하려 할 때 세월이 흐른 뒤의 자기 자신을 상상하면 때 지금의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지금의 나는 꽤 나이가 있을지 몰라도 10년 후의 나에게 10년 전의 나는 얼마나 젊을까. 시계를 뒤에서부터 감아보면 놓치고 있던 것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새로운 도전을 위한 용기도 얻을 수 있고.
 
물론 나는 늘 앞을 계획하며 즐거움을 찾는 타입이다.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 운운하며 현상에 만족만 하기에는 갖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은 현재 생활에 대한 만족과 충실감이 없으면 그저 허무하기만 하다. 
인생이란 무언가를 계획하는 중에 터지는 예기치 못한 일들의 퍼레이드라는 누구의 말마따나 무언가를 계획하다보면 예기치 못한 일들이 터지기 마련이다. 즉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터지지 않는 것이다. 내가 지금 영위하는 일상 생활은 과거의 내가 벌였던 일들의 결과이자 진행이며, 지금 하고 있는 노력들은 미래의 '현재'를 위한 밑거름이므로 어느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나에게 절실한 건
스스로 '나 자신은 (이만하면)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상력이 아닐까.
 
posted by steadyoung
2011. 3. 8. 11:53 카테고리 없음

1. 요즘은 가끔 영화를

보러 간다. 내가 원래 영화 잡지는 매주 봐도 영화는 별로 안보는데 2월달에 보고싶다고 생각했던 영화가 몰아서 개봉한 덕에, 그리고 무엇보다 조조영화를 볼 수 있는 천금같은 시간대에 강의가 없는 날이 일주일 중 이틀이나 된다는 걸 새삼스레 깨달았기 때문이다. 강의 하나 끝내고, 밥 먹고, 영화보고, 그리고 강의를 하면 오전 일과가 마무리된다. 주변에 널린게 영화관이니 골라잡으면 된다. 드넓은 영화관에서 열명, 때로는 다섯명 남짓한 사람들끼리 영화를 보고 있으면 내가 부지런해서 이러고 있는 건지 널널한 팔짜라 이럴 수 있는 건지 멍-해진다.

2. 요즘은 영어회화수업을

듣는다. 5개월간 들어왔던 리스닝 수업에 마침표를 찍은 이유는 단 하나, 선생님이 그 시간에 강의를 안하게 됐기 때문이다 ㅠ.ㅜ 안그래도 쉴까 했지만 그래도 마음 고쳐먹고 계속 다니려고 했는데... 그래서 어찌할까 하다가 그냥 회화 수업에 등록했다. 집에 가면 먹고 TV 보고 잠들고, 백퍼센트니까. 오전에도 주3회 10분 전화영어를 하고 있는데 이 선생님은 필리핀 출신. 많이 알아들으면 반 정도 알아듣는다. 전화 음질이 별로 좋지 못하고, 필리핀 발음이라 어렵다는 건 핑계에 불과하다. 반 알아듣는다는 건 결국 들리긴 들린단 얘기니까 그저 내 리스닝이 저질이라는 사실을 늘 되새길 뿐 ㅠ.ㅜ 회화 수업은 사람이 눈 앞에 있으니까 알아듣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쉬우나 역시 잘 들려야 60% 정도가 아닐까 한다. 결국 이것도 반 정도...

어제 수업하고 쇼킹했던 건, 내 옆에 앉았던 남자분이 발음도 썩 괜찮고 추임새도 잘 넣고 회화 실력도 나랑 별 반 다를 바 없는데 단어를 너무 모른다는 거다!!! 물론 그 남자분을 우습게(?) 보는게 아니다. 그건 당연하달까. 이 수업은 중급이고 우리들이 웅얼웅얼하는 건 좋다 싫다 별로다 뭐 이런 간단한 옹알이들이기 때문에 크게 수준 있는 단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사용할수도 없고!!!). 근데 어휘력이 크게 부족한 사람과 어휘력이 제법 있다고 믿고 싶은 내가 같은 반에서 공부한다는 건 결국 영어의 신이 내가 바보 멍청이라는 사실을 한 번 비비꽈서 내 앞에 툭 던져놓은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넌 헛공부했어 우헤헤헤헤헤! 뭐 이런거???

ㅠ.ㅜ

그래서 다시금 맘을 잡아 문장을 무조건 암기하기로 했다. 쪼끔 비쌌던 회화 교재를 내가 통째로 외워주마!!!! 흥, 아...존심 상했다.
앞으로 상해야할 존심의 1/10000 정도에 불과하겠지만...


3. 요즘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원서를

읽으려고 하고 있다... 근데 첫장부터 좌절하기 시작, 페이지가 조금씩 넘어가도 나아지는 건 없고 이건 읽는게 아니라 단어 찾기 퍼레이드...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 읽는다고 하기 부끄럽고, 눈으로 글자를 보고 모르는 단어에 줄을 찍찍 긋는 작업에 불과하다. 결국 몇 장 못넘기고 한국판 악마는 프라다~를 중고나라에서 구입했다. 훌러덩 넘기면서 대충대충 다 읽었는데 재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뭔가 심심했음. 왜 그렇게 인기가 많았던거지??? 
얼마전에 전화영어 피드백에서 그날의 단점 칸에 redundant 라는 단어가 적혀있었다. '장황한' 이라는 뜻 ㅡ_ㅡ; 난 그저 열심히 설명하고 싶었을 뿐인데... 장황하다니 흑흑. 근데 그 악마는 프라다~ 야 말로 장황의 극치다. 이래서 영미소설은 정이 안간다니까! 뭔가 이해하기 어려운 시시껄렁한 농담과 잡소리가 너무 많다!!!!! 고 느껴진다;;;

원서를 잘못 택했다는 생각이 팍팍 들지만, 뭐 어쩌겠느뇨. 나의 부덕..이 아니라 무지의 소치아니겠소. 오기로라도 단어 다 찾아주고 다 읽어주겠어! 흑흑.


4. 요즘은 헬스장에 

잘 다니고 있다. 드뎌 마의 한달을 무사히 넘겼음. 일주일에 못가도 2번, 되도록 3번은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대로 두달을 넘겨서 드뎌 삼개월 이용권을 다 써버리고 또 다시 삼개월 이용권을 끊어서 호주가기 전까지 팔뚝에 알통을 만들겠어! 푸하하하하
런닝머신 말고 싸이클론?? 여튼 그런 유산소 운동 기계가 있는데 첫날 그거 7분타고 숨이 끊어져서 죽는 줄 알았다. 우습게 봤는데 운동량이 상당했음. 물론 내 체력이 상당히 저질이었기 때문이지만. 
근데 어제 저녁시간에 런닝머신이 꽉 차서 꿩 대신 닭으로 싸이클론을 했는데 15분 즐겁게 하고 조금 쉬었다고 5분 더 해서 마무리했다. 푸하하하~ 그것도 콧노래를 부르며 춤추듯 즐겁게~ 나의 저질체력이 드뎌 중질 체력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기다려라 고질체력! 한여름에 땀을 한바가지 쏟아도 끄떡없는 근육우먼이 되어주겠어!!!!

posted by steadyoung
2011. 2. 21. 09:54 카테고리 없음

방금 고등학교 때 친구 청첩장을 봤다. 웨딩화보 사진을 보는데 울컥 했다ㅋ 주변 친구들 결혼하면 통곡하겠네ㅋㅋㅋㅋ 음, 난 통곡해도 좋으니 어서 갈 사람은 갔으면 좋겠다ㅎㅎ

예전 회화시간에 결혼과 출산에 관한 얘기가 나왔는데 내 입장은 할 사람은 하고 말 사람은 말고, 이다. 쌤의 입장은 결혼과 출산을 통해 보다 성숙한 사람이 되고 인간의 본능인 자식을 남긴다는 행위가 어쩌고 ... 결국 결혼과 출산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불행한 거다, 라는 결론이다. 그 때는 제대로 반박을 못해서 울화통이 치밀었는데(나도 참 속이 좁다ㅋㅋ) 뭐 물론 지금도 그런 얘기 들으면 괜히 불쾌하다. 왜지? 결혼과 출산을 못할 것 같은 내 미래에 대한 방어? ㅋㅋㅋㅋㅋㅋ

내가 생각하는 결혼은 어디까지나, 한 평생 같이 살만한 사람과 만나서 같이 사는 것이다. 결혼을 하기 위해 누군가를 만난다는 발상과는 정반대의 순서다. 그러니까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면 결혼을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결혼'자체가 목적이 아니니까. 
아까 말을 뒤집으면 한 평생 같이 살아도 좋겠다, 혹은 설사 평생은 같이 못있는다 해도 지금 당장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지 않는 한  굳이 결혼이라는 제도에 얽매일 필요가 크게는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죽고 못사는 사랑을 원하는 게 아니다. 그런 불나방 같은 짓은, 결혼할 사람이랑 하는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내가 바라는 건 친구같은 사람이다. 가치관과 환경이 엇비슷하고, 싫어하고 경멸하는 대상이 같으며  
내가 속으로 비웃을 요소가 없는 사람. 보다 덜 속물적이면서 현실감 있는..뭐 그런 거? 물론 이런 뜬구름 잡는 이상형보다 차라리 연봉은 적어도 얼마고, 가정환경이 어쩌고 하는 객관적 지표를 따지는게 결혼의 길에 보다 가까운 듯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주변에 그냥 열심히 살고 있는 회사원 선배, 친구들을 보면 다들 건실하게 잘 살고 있으니 (실례되는 망상이나) 그들 중 누구와 결혼해도 그냥저냥 평균 이상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고 나는 성격상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잘 지낼 수도 있을 것 같다.

근데!!! 그냥 그게 내 결혼에 대한 로망이다. 친구같은 사람이랑 희희낙락 유유자적한 삶을 꾸리는거 말이다!!! 얼른 결혼해서 집 사고 안정된 삶을 살겠다는 로망이나 강동원이나 한가인과 결혼하겠다는 로망처럼 나는 결혼 상대 자체가 로망이지 결혼이 로망이 아니란 말이다. 아직 로망을 포기하기엔, 좀 어리다면 내가 지금 소위 사회적 결혼적령기에 접어든 처지라 철 덜든 발언일 수 있겠으나 ㅠ.ㅜ 

결혼할 만한 상대를 발견하고 같이 평생을 하겠다는 결심을 한건 부럽지만 그냥 결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리 부럽진 않다. 그래도 모두가 결혼을 해버리고 혼자 남았을 때 쓸쓸하지 않으려면 내공이 필요하겠지 ㅠ.ㅜ 

난 내공녀가 되는거다!!


posted by steadyoung
2011. 2. 21. 09:23 카테고리 없음

토욜에 올만에 친구와 쏘주+삼겹살을 먹었다. 원래는 가볍게 식사를 하고, 쏘주 한 병을 사이좋게 나눠마신 뒤에 콘서트에 갈 생각이었는데, 결국 사이좋게 세 병을 마시고, 한 병 더 마시자고 우기는 친구를 달래서 노래방에 갔다가 그 가수 매니저를 불러서(친구가 기자라) 같이 마시다가 결국 친구가 뻗고, 그걸 집으로 데리고 와서....했던 내 복잡다단한 주말은 저기다가 일단 치워놓고(그래도 올만에 쏘주 마셔서 좋았다ㅎㅎ 그동안 쏘주가 너무 땡겼으나 절대로 쏘주만은 혼자 마시지 말자는 게 내 알콜 신조라ㅋㅋ).

술이 좀 들어가니 이 얘기 저 얘기 꺼내기 시작했는데, 내 성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친구가 니가 밝은 건 좀 달라, 하고 말을 한다. 어떻게 다른데? 하고 물어보니, 몰라, 그냥 명랑한 거랑은 좀 다르고, 하더니 넌 전반적으로 I don't care 라고 했다. 그리고 나서 하는 말이, 넌 별로 상처 받은 적 없지 않아? 예전 남자친구 일 빼고는. 자기는 상처투성이라고. 내가 보기에도 걘 쫌, 상처투성이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내 인생에는 상처다운 상처나 고비다운 고비가 별로 없다. 가끔 길을 걷다가 내 머리속에서 가상의 토크쇼를 벌이곤 하는데, 사회자의 뭐가 제일 힘들었냐는 물음에 대답할 말이 별로 없다. 물론 내가 인생을 아직 덜 살아서 그런거라고 하면 거기에도 대답할 말이 별로 없고, 내가 무난한 인생을 걸어온데는 여태까지 큰 역경 없이 풀려왔다는 행운도 어느 정도 작용했겠지만 친구가 말하는 내 I don't care 성격이 한 몫한 것도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예전에 그 친구 말고 다른 친구가 넌 타인한테 별로 관심이 없잖아  라는 말도 했었다. 아니 내가 그렇게까지 무신경한 사람인가? 본인 생각에는 다른 사람한테 아주아주 관심도 많고 사소한 거에도 꼬치꼬치 신경을 쓰는 타입이라 피곤하다고 생각하는데 젤 친한 친구들이 그렇게 말을 하면 나도 참 할 말이 없다ㅡ_ㅡ;;

하지만 기본적으로 밍숭맹숭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남에게 뭐라뭐라 해서 그 사람의 안좋은 면을 고치려고 한다던가 내 생각에 동조하게 만든다던가, 관계를 개선한다던가 하는 일에 회의적인 것도 사실이다. 예전부터 사람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변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나름 행동에 옮겨봤어도 안변하는 사람들을 봤고(내가 그런 식의 소통에 서툰 것도 사실), 부정적인 감정 표출이나 남과 충돌하는 걸 극도로 꺼려서 털어내지 못한 앙금이 쌓이고 쌓여 관계가 툭 끊어진 일도 있고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사이좋은 사람과는 계속 사이 좋게 가는게 맞지 사이가 어긋나게 될 경우에는....  정리를 하게 된다.

하지만 세상에는 정리해도 될 사람과 정리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사이가 틀어지는 혹은 틀어질 것 같은 순간은 상대방을 가려서 오지 않는다. 물론 그런 순간이 내 단순한 오해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순간에 대한 내 직감을, 나는 신뢰한다. 결국 내가 해야하는 건 선택이다. 내가 상대방을 끝까지 놓지 않을 열정이 있다면 그 순간을 극복할 수 있겠지만 꿀 먹은 벙어리마냥 가만히 있으면 과거가 아무리 찬란해도 단숨에 쫑나는 것이다. 그 후의 인생은 예전 기억의 단맛과 이별의 쓴 맛을 가끔식 할짝 할짝 대면서 그냥, 쭉, 갈 뿐.

근데 어쩌지. 그렇게 아웅다웅하는게 피곤하다. 나에게는 내 삶과 내 방식과 내 가치관이 있고 상대방에게는 상대방 나름의 그 모든 것들이 있다. 발을 담그고 있는 세계가 다르면,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것도 달라지는 법. 내가 뭐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 그러지 말라고? 나에게 상처주지 말라고? 내 가치관에 합당한 삶을 살라고?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상대방의 가치관에 부합된 삶을 살 수 없는 것 처럼. 

그래서 내가 택하는 방식은, 내가 택하게 될 방식은 그냥 넌 너대로 난 나대로 가자는 거다. 그렇게 달리 가다 다시금 돌아돌아 만날 수도 있을테지. 그 가능성의 근거는 오로지 지나간 세월 뿐이지만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예전에는 뭐라뭐라 쏘아붙이거나 미련을 못버리고 꿍시렁대거나... 그랬지만 이젠 그렇게도 하지 않고 전부 그대로 거둬들이고 삭이고 싶다. 내가 좀 더 성장해서 꺼내 보겠다는 생각은 그 자체가 성장할 인간의 그릇이 못되는 사고방식처럼 느껴지지만, 그게 상대방을 존중하고 내 삶을 존중하는 최선의 방책이다. 

근데 이 모든 걸 요악하면 정말 한마디로 I don't care
한 마디로 그냥 신경안쓰겠단 얘기 아닌가. 

한 번 더 고개를 갸웃한다. 정말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posted by steadyoung
2011. 2. 14. 09:36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자기계발 어쩌구 하면서 포스팅을 한게 꽤 되는 것 같은데... 과연 나는 자기계발에 성공한 적이 있는가...흑흑흑


1. 전화영어 4개월 등록

작년 1월 쯤에 전화영어를 한 달 한 적이 있다. 감상은...그냥 그 다음 달에는 안했다는 거. 말이 잘 통하는 건 아니어도 사람이 '성의'라는 건 느껴지기 마련이라는 걸 깨달았다. 성의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대충대충 이란게 느껴졌음. 뭐 내가 영어를 썩 잘하지 않았던 탓에 그다지 대화를 하기 싫었을 수도ㅋ 슬슬 회화 공부를 해볼까 해서 담달은 5개월 동안 꾸준히 들었던 리스닝 수업을 좀 쉬고 회화를 등록하려고 했는데 전화영어가 생각이 나서 예전에 조사만 하고 등록은 안했던 사이트를 찾아서 레벨 테스트를 신청했다.

레벨 테스트를 받고 평가서 및 녹음파일을 보고 들었다. 내가 틀렸던 문장들을 수정해서 올려주는 등 나름 피드백이 잘 되는 것 같다. 물론 정작 등록 후에는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이벤트를 하는 중인지 <월수금 10분 4개월 핸드폰>에 150000원. 한달로 환산하면 37500원. 아무리 싸도 5만원 정도 하는 전화영어니 이정도면 저렴하지 않은가! 회화 클래스 한달 등록비가 145000원인 걸 감안하면(물론 이건 주3일 총 10회 두시간 수업).   

오늘부터 시작이라 미리 리딩 자료도 읽어두고 하고 싶은 말도 정리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세상에나~ 내 핸드폰이 전부터 말썽이었던 건 알았지만 오늘 또 말썽...우리 서로 hello를 연발했지만 나의 hello는 그녀에게 들리지 않았다 ㅠ.ㅜ 사이트를 확인해보니 나 오늘 결석한걸로 ㅠ.ㅜ 현재 핸드폰은 소리가 안나서 dnb도 못보고 벨소리도 안들리고, 가끔 내 목소리가 상대방에게 안들려서 통화가 안되는 등 <조금> 불편한데... 이대로라면 전화영어는 ㅡ_ㅡ;; 지금 핸드폰 약정 6개월이면 끝나니 그 때까지 쓰고 싶었는데 어쩔수 없이 전부터 눈여겨봐뒀던 중고폰을 사서 기기변경을 하기로 했다. 24개월 약정하는게 불가능하니 통신사 이동도 의미가 없고 내가 열심히 전화비 지불해서 멤버쉽 한도를 올려놨는데 그거 버리기도 싫고ㅋ 해서 쓰던 통신사 계속 쓰련다. 
전자사전도 아빠가 사주셨겠다!!!ㅋㅋ


2. 헬스...ㅠ.ㅜ
내가 그 동안 헬스장에 기부한 금액이 얼만가...(먼산) 그래도 체력과 다이어트와 근육우먼이 되겠다는 꿈을 버리지 못해서 일년에 한 두 번 헬스장에 기부하러 나들이를...
한달 등록하면 그래도 꾸준히 다니는데 삼개월로 전환하자마자 안가기 시작한다. 이게 벌써 두세번. 그래서 이번에는 한달씩 등록해야지...하면서도 세달 등록으로 전환하면 합산 4만원 정도 저렴하니까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전환한다. 포스팅을 하면서 느꼈다. 그냥 한달씩 끊어서 다녀야겠다;; 그래도 6개월은 일주일에 두세번 꾸준히 운동하고 싶은데. 
이번에야말로 운동이다!!! 호주가서 몸쓰는 일 할수도 있으니(그럴 가능성이 많다) 열심히 체력을 만들어둬야지. 여름에는 불끈불끈한 팔뚝을 내놓고 다닐 수 있도록 열심히!!!

3. 정의란 무엇인가 완독을 눈앞에!   
오늘 두시간 정도 읽으면 드뎌 끝날 듯. 틈틈이 읽은터라 한달 정도 걸렸다. 내용을 다 이해한 건 아니지만 뭐 한국어로 적혀있어도 똑같았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네 칸트네 소시적 수능 준비한다고 윤리공부할 때 한두소절 배웠던 거 외에는 인연이 없는 아저씨들이었는데 오랜만에 보니 더 난감해ㅋㅋ 문제는 이거 영문판을 과연 내가 완독할 수 있을것인가... 하지만 뭐 이미 한 번 읽은 책이고 ㅠ.ㅜ 어떻게든 되겠지. 빨리 JUSTICE를 끝내고 장하준씨 신간도 영문판으로 읽고 싶다. 장하준씨 신간이 일본에도 출판될 예정이라는데 나오면 그것도 읽고 싶고 +_+


기본적으로 책이나 학원등 공부에 쏟는 돈은 아깝다는 생각이 안든다. 먹고 입고 바르는 건 되도록 아껴보려고 하는데 공부하는데 드는 돈은 지출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건 왜 그런걸까? 어제는 내가 무슨 깡으로 전화영어 150000을 덜컥 결제했을까 싶었는데 뭐, 열공합시다. 열공. 

   
posted by steadyoung
2011. 2. 8. 10:44 카테고리 없음

일욜에 소화나 시킬겸 홈플러스에 갔다. 나도 요즘 마트 자제를 실천중이라 뭔가를 사진 않았고 그냥 휙~ 정말 물건을 말그대로 구경하러 갔다. 그러다 내 발길이 멈춘 곳! 그 곳은 바로바로!!

LEGO!!!!
 
한참을 쳐다봤다.
특히 이거!!!


경찰본부다. 뒷면을 보면 죄수들이 아기자기(?)하게 놀고 있다.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다. 11만원 정도. 3월달에 영어학원 가지 말고 이거 사서 갖고 놀까..... 지금도 고민중ㅡ_ㅡ;; 한 5년 안에 애를 하나 낳는다고 치고...같이 갖고 놀면 나중에 장난감값도 굳고- 이러다가 레고사려고 애를 낳겠군!! 

어렸을 때, 특히 5학년 여름방학 때 아침에 일어나서 거의 열시간을 레고 만들고 부수고 또 만들고 다시 부수고... 반복했다. 그 옆에서 열시간내내 돌아갔던 룰라2집ㅋㅋ 그대로 실린 팝송을(룰라 2집에 팝송 리메이크가 몇 곡 있었음) 가사책 한 번 안보고 다 따라부를 수 있었다. 물론 엉터리 영어였겠지만;; 나중에는 테이프마저 누렇게 변색됐다...ㅋ  
나 혼자 놀았던 건 아니고 동네 친구들하고 셋넷 모여서 같이 놀았다. 모이면 서로 갖고 있는 레고 블럭들을 죄다 펼쳐놓고 가위바위보를 해서 하나씩 갖고 가는거다. 파라솔, 전화기, 뭐 그런 아이템들을 차지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그렇게 정해진 블럭을 갖고 자기 집을 만든 뒤, 다 만들면 하나하나 설명을 하는거다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니 레고 갖고 정말! 참! 잘! 놀았다. 그러다 지겨워지면 오락을 했다ㅋㅋㅋ 아예 안에서 노는게 지겨우면 밖에 나가서 고무줄도 하고 아이엠그라운드도 하고ㅋㅋ 오우 난 참 다방면으로 즐겁게 놀았네!!!! 그 때 같이 놀았던 친구들이 새삼 고맙다.

그런 추억에 젖어서 레고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러다간 정말로 사갖고 집에와서 붙들고 있을까봐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고 있다는거ㅋㅋ

  
posted by steadyoung
2011. 2. 7. 09:31 흥얼칭얼/눈으로 봐요


귀에 착착 붙어서 요즘 잘 듣고 있다. 박봄 목소리가 톡톡 튀는게 참 듣기 좋다. 이 세명이서 활동하는 유닛감도 좋다. 나중에 공민지도 합세해서 네명이서 활동하면 나 아주 팬클럽도 들 것 같다.  탑은 원래 좋아라했고 요즘 시대의 핫!아이콘의 자리를 몇년 째 내주지않고 있는 지드래곤도 나름 매력적. 동방신기 다섯명은 그 누구도 대적할 자 없(었)으며 가요계 역사에 전무후무한 그룹이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유노윤호랑 최강창민이 탑이랑 지드래곤이랑 붙으면 완패한다는 걸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됐달까.

유노윤호랑 최강창민 무대를 조금 보다 말았다. 진짜 가슴 속 깊은 구석에서 슬픔이 물밀듯이 밀려왔다ㅠ.ㅜ. 동방신기는 역시 다섯명. 유노윤호가 센터에서 춤추고 시아준수랑 영웅재중이 열창하고 최강창민이 간주에서 악을 지르고 믹키유천은 그냥 가만히 있는... 그런 바람직한 구도가 그리웠다. 나는 JYJ쪽 멤버들을 좋아하므로 나머지 둘이 어찌됐든...하고 생각했는데 지금 시점에서는 어느 쪽도 매력적이지 않다. 하나가 단순하게 둘과 셋으로 쪼개진게 아니라 둘과 셋으로 쪼개지면서 무게도 부피도 확 줄어들었다. 

동방신기를 가끔 아라시와 비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동방신기보다 아라시를 훠얼씬 열렬히 좋아했던 입장에서 말을 하자면 그야 당연히 동방신기가 압도적으로 뛰어나다는거? 아라시는 뭐랄까... 노래도 드라마도 영화도 버라이어티도 다 고만고만하게 하는 종합아이돌이고, 동방신기는 그룹 가수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확보해놓은 상황에서 이제 고만고만하게 해나갈 참이었는데... 동방신기 깨질 때 들었던 생각도 으이구 저거 아까워서 어쩐댜.... 싶었다. 일본에서 엔화를 휘몰아 벌어제꼈고 앞으로도 벌어제낄수 있었을텐데... 그걸 다 버리고 그룹을 깨고 나온 JYJ가 어찌보면 '욕먹어도 싼' 상황아니겠는가. 

근데 뭐 싫다는데 어쩌겠는가. 한류를 주도하는 그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동방신기에 복무하라고 명령를 할 수도 없고...(그럴 수 있다면 그렇게 시키고 싶다ㅋ) 얼마전에 SM소속 가수들 중 몇몇이 트위터에 욕에 욕을 하던데 자기들은 회사를 좋아하고 회사랑 잘 맞고 혹은 불만이 있어도 회사와 관련된 것들을 참을 수 있는 '성격'이겠거니 싶다(나는 특히 김희철의 발언이 매우 맘에 든다). 근데 안맞는 사람도 있는거다. 아무리 잘해줘도 받는 쪽이 싫다고 하면 그만인 것을...

나야 뭐 정확한 상황을 잘 모르니 상도덕 관점에서 참 괘씸하고 배은망덕한 아이들일 수도 있겠지만, 정말, 싫은데 어쩌라고? 라는 생각이 든다. 욕 먹고, 활동 못하고, 또 욕 먹고, 활동 못하고... 그런거 겪을 거 다 감수하고 나온거겠지. 정녕 어쩌겠냐 싶다.
 
그래도 바란다.
한 번만, 더 합칠수는 없는거니???? 흑흑흑.

posted by steadyoung
2011. 1. 31. 09:19 카테고리 없음

일단은 올해 9월 초에 호주로 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지만 사실 내가 진짜 가게 되는 건지는 아직 실감이 안난다. 뭐 물론 비자도 안받았은 상태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사실 아직도 시기를 4월, 7월, 9월 중에 고민하고 있어서(이래저래 따져서 9월 초가 제일 알맞은 시기인 듯 하지만)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1월도 훅 갔으니 남은 7개월도 훅 갈 걸 생각하면... 영어 공부나 더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예 안 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예를들어 내가 갑자기 강동원(같은 남자)를 만나서 속도위반 결혼을 할 수도 있고 어느 날 하늘이 내게 넌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죽는다! 하는 계시를 내릴 수도 있으니까.
즉, 되도록이면 가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다. ㅡ_ㅡ;;

호주 갈 자금은 어느 정도 모아놨고 얼마 가져갈지는 어학교 4주 등록을 할지말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내가 일본 워킹 갔을 때 도착한지 열흘만에 일을 시작한게(물론 돈도 없었고 일본어 어학교에 다닐 필요성도 전혀 못느꼈고 빨리 안정되고 싶었던 탓도 있지만) 지나고 보니 너무 초반에 못놀고 아무리 비슷해도 타국인데 적응 기간도 필요하고... 그런 게 조금 아쉽더라. 때문에 이번에 호주에 가면 딱 4주만 등록을 할까 했다. 근데 무슨 어학교 학비가 일주일에 30만원은 넘게 하는거다. 입학금까지 합치면 150만원 내외다. 장난 아니다 ㅡ_ㅡ;;; 한국에서 한달에 30만원 짜리 코스를 다섯달치 들을 수 있는 금액이잖아!!! 아니면 일반 과정 14개월을 들을 수 있는 금액이다!!! 분명 어학교에 별거 없을 거 잘 아는데...

이제 돈이 없어서 학원 등록을 못하는 슬픔은 겪을 필요가 없지만 몸에 쫙 달라붙은 절약근성이 150만원을 4주치 어학원 등록비로 없앨 생각을 자동 통제하는거다. 내 맘 속 깊은 곳에서 누군가가 끊임없이 속삭인다. 그건 미친 짓이야 어학원을 겨우 한달 다니는데 150이라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한달 반치 생활비가 될 수도 있는데... 그래서 슬금슬금 등록을 안해야겠다는 쪽으로 맘을 굳히고 있다. 어차피 유학원 통할 맘은 애초부터 없으니 가서 직접 발품 팔아서 알아보고 그래도 비싸면 포기.

그럼 한달 반치 생활비 굳은 걸로 치고, 그 다음으로는 부대장비 충원이 있는데 이미 작년에 디카도 샀고 넷북도 샀으니까 이제 고민 끝. 가방은 일본 갈 때 처럼 무식하게 이민가방 들고가서 오버차지 물지 말고 캐리어 끌고 큼지막한 배낭만 들쳐업고 갈 생각이다. 어차피 여름이라 겨울 옷 바리바리 싸들고 갈 필요없고 겨울옷만 없으면 짐은 확 줄어든다. 지마켓에서 남자들 큰 가방 보니까 두개 사면 5만원 정도더라. 그래서 하나는 메고 하나는 어깨에 걸칠까 생각중이다.  

그 다음 고민거리가 항공권이었다.

멀어도 너무 먼 곳으로 가는 거라 대충 택스 포함해서 120~150을 생각하고 있었다. 절규에 절규를 거듭해도 이건 바꿀 수 없는거라고 생각했다. 편도로 끊고 싶지만(돌아올 때 어딜 들릴지 모르고 안돌아올수도 있고;;) 왕복이랑 별 차이 없고. 그래서 가끔 특가로 나오는 3개월 짜리 왕복 사서 돌아오는 편을 버릴까도 했는데 이것도 세금 포함해서 대략 70 정도니 그냥 오픈티켓을 사고말지- 했다.

근데 하늘에서 정보가 뚝, 떨어졌으니 그게 바로 에어아시아! Air Asia!
저가항공의 꽃! 대왕마마!!! 일단 인천에서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프르로 이동. 그리고 쿠알라룸프르에서 호주로 이동하는거다. 단, 호주로 가는 노선은 멜버른, 시드니, 골드코스트 세 항로 밖에 없다. 원래 케언즈->골드코스트->다시 케언즈로 맘을 굳혔는데 이러면 다시 골드코스트로 가야겠다-_-;; 항공권이 싸도 너무 싸다;;

일단 편도 가능. 쿠알라룸푸르로 택스 포함 200,000원에 이동. 그리고 쿠알라룸푸르에서 골드 코스트가 무려!!! 택스 포함 100달러가 조금 넘는다!!! 이건 완죤 환상적이다. 어제 시험삼아 결제 전까지 예약을 해봤는데 저가 항공이라 담요 같은 세트나 식사, 짐을 싣는 돈 등은 미리 신청해서 돈을 따로 지불해야한다. 다해보니 130달러가 조금 넘는다. 즉 한화로 호주 골드코스트 편도가 35만원이면 해결되는거다!!! 얏호!!!
단, 이게 미리 예약해서 싸게 가는 시스템이라 2월 6일까지 결제를 해야한다ㅡ_ㅡ;; 설날 때 오지게 고민해볼 생각이다. 그래도 대충 9월 초로 생각을 했지만 생각만 하는거랑 실제로 비행기 결제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차이다.

친구한테 말해보니 좌석이 딱딱해서 굉장히 불편하지 않겠느냐...했는데 그러게;; 나는 그 생각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물론 퍼스트클래스 같은 걸 바란 건 아니지만;;; 게다가 장시간 비행에 경유를 해야하고 거의 하루를 공항에서 보내야한다. 근데 뭐 저가항공이니까... 몸은 피곤해도 자면 괜찮아지겠지^ㅡ^ 그게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저언혀 없다;; 단지 너무 예약과 결제 시기가 빨라서 그 중간에 별 다른 일이 안생길지, 그게 염려스러울뿐.

어쨌든 에어아시아! 아직 타지도 않았지만 싸랑해~!


 
 



posted by steadyoung
2011. 1. 28. 11:32 흥미만만/영상의 기억

성균관 스캔들을 시작으로 한국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있다. 미국에 시즌이 있고 일본에 분기가 있다면 한국은 딱히...그런 건 없구나-_-; 일제히 다같이 시작하고 다같이 끝나는 시스템이 아니라서... 뭐 그리 불편할 건 없다. 게다가 한국은 드라마 중간중간에 광고가 휙휙 들어가는 만행은 아직 안하고 있으므로 땡큐다.



SBS에서 수목 열시에 방송되고 있는 싸인. 어제가 8화였고 총 20부작이니 절반은 더 가야한다. 박신양씨와 김아중씨가 오랜만에 드라마 나들이(?)를 했다는 점- 은 사실 나와 상관이 없지만; 부검의를 주인공으로 한 옴니버스식 추리물(이라고 불러도 되나; 형사가 한 명 밖에 안나오니 형사물이라고도 할 수 없고)? 혹은 범죄스릴러? 뭐 여튼 그런 드라마는 처음이라 거기에 의의를 두고 보고 있다.

드라마는 아주아주 전형적인 구조로 아주아주 전형적인 구도로 가고 있다. 선과 악의 대립, 권력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암투, 사건 은폐의 음모, 약간의 러브스토리 뭐 그런거. 괜찮다. 아주아주 참신한 드라마를 바라는게 아니고, 이런 드라마를 참신하게 만들 수 있는 발상과 제작 환경을 한국과 일본에 기대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본다. 돈을 펑펑 쏟아부을 수 있고 이미 CSI 등 이래저래 찍어본 미국에서는 가능하겠지.
4화 정도까지는 조금 실망스러웠는데 여성 연쇄살인범 에피소드가 진행되고 나서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드라마 첫 사건(아이돌 가수 살인사건)은 옴니버스 식 진행은 아니고 조금조금 감질나게 진행시키면서 마지막에 터뜨릴 모양인가보다. 이게 음모 구조의 핵심.  

그제어제 방송된 것도 재밌었다. 요즘에 현대물 중에 일본어 안나오는 드라마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일본 로케, 일본어 남발하는데.;;; (최근에 도망자, 매리는 외박중 등) 그런 와중에 주인공들이 갑자기 또 일본가는 건 진짜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전쟁 전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건 참신한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태평양 전쟁에 관해서 좀 더 모두의 관심을 환시키실 - 물의를 일으킬만한(?;;) 소재도 좋았을텐데 잔잔하게 마무리된 건 좀 아쉬웠지만...   

불만을 말하자면 대사가 너무 평범하고, 전개가 예측 가능하며, 등장 인물들이 너무도 전형적이고 너무도 오바하며 쉽게 소리를 버럭버럭 지른다는 점이다.
시크릿가든을 보면서 대사가, 웃기긴 한데 딱히 좋다는 생각은 안했는데 시크릿가든은 양반이었던거임 ㅠ.ㅜ 이건 뭐 대사 하나 끝나고 좀 텀이 있을 때 예측되는 대사를 말하면 배우가 그대로 말한다; 김아중이 병원에서 아버지에게 "이제 나도 다 컸어. 하고 싶은 일 할꺼야." 이건 뭐...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주어진 상황 설정에서 모두가 머리속으로 떠올릴 수 있는 그런 대사들로 꽉 차있다. 너무 아쉽다. 조금만 더 맛깔날 순 없을까. 

엄마가 프레지던트를 보느라 나는 다운받아서 보는데, 어제 잠깐 프레지던트를 보다가 대통령 부인이 하는 대사가 참 인상적이어서 그 몇십초에 홀딱 반했다. (근데 지금 잠깐 조사해보니 일본 만화가 원작이네... 그 대사도 만화책에 있으면 좀 안습인데 ㅠ.ㅜ) 어쨌든 프레지던트를 보고 싶은 마음이 확 들었는데, 싸인은 몇 십초가 아니라 몇 분 동안 보고 있다고 사람들의 귀와 머리를 자극할만한 대사가 있느냐... 전혀 그렇지 않다. 아무리 이런 드라마가 전개에 급급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대사가 재미가 없어서야...흑흑흑.

그리고 고지식하고 안하무인인 윤지훈과 뻔해도 너무 뻔한 고다경, 이 평면적인 캐릭터들 보다 전광렬씨 캐릭터가 드라마에서 제일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람을 그저 사건을 막 덮고 은폐하고 박신양과 아랫사람들한테 신경질이나 내는 캐릭터로 만들어가는 거 같아서 참 아쉽다. 국과수의 발전을 위해 해선 안될 짓도 안가리고 하는 캐릭터라면 지지와 동의를 얻을 수 있을텐데-그렇다면 그렇게 윤지훈과 신경전을 벌여서는 안된다- 그저 자기의 권력욕을 위한 거라고 하기에도 너무 그런 장면을 안보여주고... 너무 동기가 미미하다. 뜨뜨미지근한 캐릭터. 중간에 부검 실수 인정하고 윤지훈을 연쇄살인 수사 책임자로 임명할 땐 입체적인 캐릭터가 될 조짐이 보였는데... 그 변호사가 등장해서 자꾸 유치하게 협박을 할 때 마다 억지 드라마처럼 보인다. 

전광렬씨가 도대체 왜 그렇게 사건 은폐에 적극적인지를 정치권과의 연결로 풀려면 그만큼 세세하게 정치판이 돌아가는 판도를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딱히 그런것에 할애할 맘이 없나보다. 그래도 친구말마따나 국과수, 검찰, 경찰이 같이 얽힌 드라마가 여태껏 없었고 이렇게 옴니버스 식으로 사건을 다룬 드라마가... 있긴 있었을테지만 기억이 안나는 걸 보니 안드로메다로 갔나보지. 여튼 새로운 시도가 겪을 시행착오에는 눈을 잠시 감고 마저 응원할란다. 이렇게 자꾸 만들어버릇해야 더 뛰어난 수사물이 나오지 않겠느뇨.
         

 
posted by steadyoung
2011. 1. 27. 11:52 카테고리 없음

사실 언제 고장날지 불안불안했지만 그래도 잘 돌아갔으니 이대로 몇달은 버텨줄꺼라 믿었는데 ㅠ.ㅜ 그저께 드뎌 운명했다. 것도 내가 떨어뜨려서... 흑흑흑. 6년하고도 4개월. 전자사전 사고 나서 단 한 번도 떨어뜨린 적이 없건만, 이렇게 끝나버리다니 이 또한 운명인 것인가!!! 두-둥

전자사전 구매는 막연히 생각은 했어도 (것도 일본사전을 생각했다. 영일, 일영이 들어있는 사전. 근데 엔화강세가 멈출줄을 몰라서 3만 8천엔 짜리가 약 60만원이 되는-배송료 포함이던가? 여튼 안습 상황 ㅠ.ㅜ )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막상 사야할 생각을 하니 참 착~잡하다. 난 정말 이 사전을 계속계속 쓰고 싶었다고-! EW-K3000 비록 한자를 입력해서 찾을 수 있는 기능도 없고 카시오 일본어 사전의 꽃이라 불리우는 일일사전도 없지만 사전을 산 후 단 한 번도 지니고 다니지 않은 적이 없다...면 물론 과장이지만 웬만하면 늘 가방에 넣어서 어딜가든 들고 다녔던 건 사실이다.
 
사전없는 하루를 보냈는데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하면 것도 뻥이지만 정말 불편하다. 앞으로도 불편할 것이다. 뭐든 생각나면 찾아봐야하는데 그러질 못하니... 사실 고장난 것도 세로로 줄이 좍좍 가서 그런거라 고치면 쓸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아직까지 못버리고 있다.

카시오 최신 사전은 299,000원. 근데 그렇게 최신의 빤딱빤딱한 사전까진 필요없다. 이쁘긴 이쁘던데...  방금 중고를 찾아보니깐 EW SF3300이 약 140,000원에 나왔다. (새거가 180,000원) 한 4만원만 더 저렴했다면 금방 샀을텐데... 새것같은 건 필요없으니 좀 낡은거라도 누가 더 싸게 안파나? 흑
역시 생각하지 않았던 지출은 마음이 무겁다.

아 하늘에서 사전 좀 안떨어지나.... ㅡ_ㅡ;;

posted by steadyoung
2011. 1. 24. 11:32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토요일에 일이 끝나고 사촌동생을 만났다. 밥 사주겠다고 연락하니 누나가 웬일이야?  하고 고개를 갸웃하길래 그냥 새해니까ㅋㅋ 하고 싱겁게 대답했다. 이제와서 누나 노릇하기에는 나랑 한살 차이 밖에 안나고...걔는 걔 나름대로 잘 살고 있다ㅋㅋ.

요즘 이모네 집도 소송문제도 있고 장례를 치르기도 했고 구구절절 문제가 많아서 안그래도 심란할텐데 대학 졸업반이라 더 싱숭생숭 할 것이다.나한테 밥 좀 사라고 협박 강요하는게 뭐 어때서... 남자애들이 전화해서 우는 소리 하는 스타일이 아닌 것도 알고(근데 우는 소리가 특기인 내 (친)동생은 뭐지ㅡ_ㅡ;;) 어찌보면 우리가 그만큼 친하지는 않다는 증거일수도 있으나 나름 제작년 여름에 둘이 여행도 간 사인데ㅋㅋ 심심하면 전화해서 밥 사달라고 해. 한마디 내던지는게 쫌, 쑥스러웠다.

비싸고 맛있는거 먹으라고 해도 갈비탕을 먹길래, 덕분에 나도 맛있게 잘 먹었다. 끝나고 영화나 보자길래 같이 '심장이 뛴다'를 봤다. 동생이, 누나도 토욜에 나나 만나고 있고,  참 그렇다... 하며 측은히 여기는 시선을 애써 외면하며...ㅋㅋㅋ

남자애들은 남자애들 나름의 철드는 방식이 있다. 그게 여자애들이 철드는 방식과는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된 지는 좀 됐지만, 이해를 하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아직 좀 더 시간이 걸릴 듯 싶다. 글쎄, 내 동생이 돈 좀 벌어와서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때 쯤 되야하나? 어쨌든 여자애들이 부모님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가 주로 '공감'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면, 남자애들은 주로 (정신적) '책임'에 기반을 두지 않나 싶다. 그게 실질적인 물리적 책임으로 연결이 되고 안되고는 그 사람의 능력과 주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전에 내가 그렇게도 물고 뜯고 할퀴었던(ㅡ_ㅡ;) 그 시절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철이 막 들라하는 사촌 '청년'을 눈 앞에 두니 내가 그만큼 나이를 먹었단 생각과 함께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래도 내가 너 고등학교 때 한-이 아니라 열 사고정도 쳤었다는 것 쯤 기억하고 있지 호호. 그래도 내 자식은 아니지만 나름 잘컸다는 생각이 든다. 남자가 집에 있는 건 아닌 거 같어- 이모부도 힘들고 보수는 얼마 안되도 지금처럼 집 밖으로 나가서 일하는게 맞는거여. 딱 잘라 말하는 걸 보니 사정이 있으면 집에 있을수도 있지- 하고 말은 하면서 생각과 몸이 안따라줘서 나중에 불평이나 하는 나 같은 딸 보다는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대학을 가지 않은 동생이 직업군인으로 일 하길 바라면서 설득해야겠다고 말 하는 걸 듣고 나보다는 현명한가... 싶기도 했다. 직업군인의 길을 내 동생(지한테도 동생이지만)에게도 설득해보라길래, 좋은 방법이지. 하면서도 나는 내 동생이 (내가 등록금을 대주는 한이 있어도-물론 다는 못대준다!!!!!ㅋㅋ) 지금 들어간 학교 졸업시키고 싶은데... 내 동생한테 직업군인이 안맞을 것 같기도 하고. 좀 더 유-하게 키우고 싶은데..ㅋㅋ(이미 징그럽게 다 컸지만...ㅋㅋ)

내 사촌동생은 전문대에 들어갔다. 일년 정도 더 다니면 4년제 학위를 받을 수 있어서 학교 더 다닐꺼다. 따두는게 좋을 것 같다는 동생의 판단은 미래에 대한 보험면에서든, 공부를 더 하는 것이든, 어느 면에서나 적절하다. 그리고 동생이 세상물정을 아직까지는 모르는 4년제들 졸업예정자들처럼 높은 연봉을 바라고 있는게 아니므로, 부디 참고 다닐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해주는 직장을 가졌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누난 결혼 안해? 지금 안하면 쭈욱 못하는거 아니야??
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외면하며...

너나 하세욤 임마.
posted by steadyoung
2011. 1. 21. 13:43 카테고리 없음

밑에 글 다 썼다. 쭉 생각하던 걸 글로 정리하는데 며칠이 걸렸다. 다 쓰고나니 한결 기분이 개운하다. 내가 보다 더 나은 인간이 된 것 같다.
이제 맛있는 밥 먹고 영어학원 가서 열심히 혀를 굴려야겠다. 끝나고 복소수에 대한 밀도있는 공부를 한 뒤 과외를 끝내면 프롸이데이나잍 아닌가.
그래봤자 별거 없지만...ㅋㅋㅋ

내일은 일 끝나고 사촌동생과 점심 밥을 먹기로 했다. 졸업반이라 싱숭생숭하다고 하길래 그럼 누구한테 뭐 맛있는거 얻어먹는게 제일 아닌가 해서... 너무 원시적인 생각인가...ㅡ_ㅡ;


posted by steadyoung
2011. 1. 20. 01:01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남이 날 알아준다는 건 기쁜 일이다. 날 믿어주기까지 한다면 더욱 고맙다. 그리고 그 이유는 그 전까지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왔는데 대화 좀 몇 번 했다고 생판 남이었던 사람이 날 이해해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나를 믿지 않는 건 내가 그 사람을 믿지 않는 것 만큼이나 당연하다.

저마다 생각이 다른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차피 바뀔 건 없다고 회의감에 젖어있으면 세상을 사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의 차이, 그 벽에 좌절하고 설득에 지쳐서 실망하고 포기하고 그래도 다시 말을 거는 그런 더딘 과정을 밟아야 나도 성장이란 걸 하지 않겠나.

세상 사람들이 날 다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버리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살짝쿵 끼워넣은 체념을 설득과 함께 적당히 랜덤으로 돌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날 알아달라고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다닐만큼 에너지가 넘치는 인간이 아니라면 말이다.

진지하게 생각하는 건 좋지만 심각해지진 말아야지.
내가 옳다고 증명하기 위해 유치할만큼 집착하는 것도 좋게 보기로 했다. 대신 내가 틀렸다고 주장하는 사람들한테 오기를 부리지는 말아야겠다. 증명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것이고 행동이 증명을 해주기 위해서는 시간보다 긴 세월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내가 좋으면 그만아닌가? 나로 인해 도움을 받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더 좋은 거 아닌가?
생각을 멈추진 않겠지만 찐상으로 뚱-하니 있는 건 관두고 좀 더 해피하고 무신경하게 말을 걸겠다.
posted by steadyoung
2011. 1. 19. 00:10 흥청망청/생활의 정경



넷북이 있고 전자사전이 있고 MP3플레이어가 있고
이 사진을 찍은 핸드폰이 있다.
집에는 작년 여름에 큰 맘 먹고 장만한 디카도 있다.
모든게 다 있다.

근데 스마트폰이 필요한 이유가 뭐지...
머리를 굴려봐도 잘 모르겠다.
근데 역시 갖고 싶다...

posted by steadyoung
2011. 1. 17. 12:00 카테고리 없음

완전 길어요.
다 읽는다면 당신은 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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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부터 '생각'하고 있다. 생각만 하고 있다. 생각이 너무 지나쳐서 잠들고, 꿈에서도 또 생각하고, 깨서도 찝찝함에 몸서리를 친다. 그러면서도 계속 생각한다. 예전에는 이렇게 생각하는 나 자신이 너무 하찮아서 견딜수가 없었다. 인류의 존속이라던가 아프리카의 내전과 기아 문제라던가 혹은 그 어떤 형이상학적인 고민을 멋지게 한다면 내 생각도 꽤 쓸만할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안해도 별반 다를바 없는, 안하는게 스트레스 덜 받고 좋을 문제를 그렇게 죽어라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거다.

나는 고집이 센 편이지만, 내 의견이 맞다고 극구 우길만한 배짱이 별로 없다. 주변 사람이 뭐라 그러면 '아, 그런가? 그 말이 맞나?'하고 되묻지만, 결국에는 생각의 길을 돌고 돌아서 생각을 시작한 지점으로 골인하는 모순을 저지른다. 왜 이렇게 인생을 사서 어렵게 사는걸까. 나도 모든 생각에서 벗어나 본능과 순간에 충실한 삶을 쿨하게 살고 싶다. 정말.

내가 생각하는 건 주로 왜 아빠는 돈을 벌지 않았던 것일까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물론 아빠가 돈을 벌지 않았던 게 아니라 못번거라는, 뿌리를 뒤집는 가정도 있지만 지금 나는 대한민국의 경제 불황과 기회의 불평등을 얘기하고자 하는게 아니므로 패스하련다. 어쨌든 그 주제를 뿌리 삼아 생각의 가지가 쭉쭉 뻗어나간다. 대학교 때는 내가 등록금을 상환해야한다는 사실에 지레 겁먹어서 내가 왜 도대체 분수에 안맞게 대학에 들어왔는지 후회하기도 했고(애시당초 중학교 때 공부를 열심히 하는게 아니었는데, 하는 후회를 했다ㅋ), 방을 구할 때는 공용 세탁기가 뭐 어때, 하면서도 친구들처럼 드럼 세탁기가 딸린 오피스텔에 살지 못하는게 속상하기도 했다ㅋ. 뭐가 그렇게 부러웠지. 별거 아니구만(하고 지금은 말 할 수 있다). 물론 생활비를 벌기 위해 했던 여러 일들을 통해 배운 것도 많고 나 자신도 좀 더 적극적으로 변하게 된 계기가 되었으므로 지금은 그 때 이 일 저 일 가리지 않고 해본 걸 다행으로 여기고 있지만 대학교에 들어와서 하나 극복하면 또 나타나고, 하나 극복하면 또 나타나는 자잘한 열등감들의 퍼레이드에 휘말릴 때 마다 나 자신을 어르고 달래는 게 참 비참하고 싫었다.   

물론 엄마 말마따나 우리보다 훨씬 어려운 사람들도 많고, 부모님 돈으로 여유있게 학교를 다닌건 아니지만 나를 대졸자로 만든 공의 팔할은 자식 교육에 주저하고 망설이지 않았던 부모님의 과감한 고생이다. 결코 내가 잘나고 똑똑했기 때문이 아니란 말이다. 그러니 대학이네 뭐네 상관없이  이제와서 이러쿵저러쿵 하는게 치사하고 유치하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어차피 모두들 집안 사정은 다 있는건데 에이, 이제 애도 아니고, 아직도 집타령이야~' 하는 말을 듣고 겸허히 반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나의 유치함의 끝을 그대는 아직 모르는 것이다.

난 그런 말이나 그런 뉘앙스를 풍기는 말을 들을 때 마다 분노했고 지금도 한다. 특히 그 사람이 제 등록금을 상환하지 않아도 되고, 방세와 생활비를 벌 필요가 없으며, 일을 하지 않아도 집에서 생활비와 용돈을 다달이 보내줬던 사람이라면 분노 게이지 급상승이다. 부모님 돈으로 차라도 몰고 있는 날에는 어이가 없다. 그리고 옆에서 같이 상승하는 서글픔 게이지여, 너는 분노 옆에 딸린 원플러스 원이느뇨??

하지만 난 알고 있다. 아빠가 날 얼마나 아껴줬는지, 소위 (경제적으로) 잘 나가는 아버님들처럼 턱턱 해줄 수 있는게 별로 없어서 속상한 아빠의 마음을. 그리고 돈 이외의 것들로 가족을 힘들게 한 적이 없다는 것도. 과하게 엄한 적도 없었고(내가 더 기가 쎄다ㅋ;), 무언가를 윽박지르고 강요하는 타입도 아니며 여자, 술, 노름, 폭력 그 어느 범주의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바깥 사람들과 교류하는 건 일요일에 교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집에)'돈'이 없어서 겪는 문제만 있(었)다는 사실이 어찌보면 기적이란 걸 깨닫게 해주는 경우를 보면서 내가 실은 엄청난 행운을 갖고 태어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그러게... 여지껏 아빠는 뭘 낙으로 살았을까... 내가 낙인가? ㅎㅎ 조금 짠해지기도 한다.

그런데도 문득 문득 이삼백씩 벌어오는 걸 바랐던게 아니건만 왜! 아빠는 그토록 오래 일을 안했던걸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정말 어쩔 수 없다. 불가항력이다. 그리고 정녕 궁금하다. 물론 일자리가 없기도 했고 어렵게 구한 직장도 사정이 여의치 않아져서 그만둔 적도 있다. 하지만 그 후에 누군가의 소개로 일을 구해도 보수가 적다던가, 뭐 여러가지 이유로 잘 되지 않았다. 일이란게 가릴 때가 있고 안가릴 때가 있다는 생각을 하는 엄마(그리고 나도)가 아주 드물게 내게 섭섭함을 토로하면 당장 갚아야 할 돈이 산더미 같은데 집에 있는 아빠가 너무 너무 답답하고 이해가 안된다고, 그 생각을 안하려고 노력한게 결국 지금 와서 뻥- 터진거다. 역시 철딱서니 없게 굴어서 부모님 속 썩이는 것도 진즉에 해치우고 볼 일이다. 20대 후반에 이게 뭐람.

나한테 경제적 지원을 빵빵하게 해주고 안해주고는 사실 두번째 문제다. 그야 나도 등록금 내주고 여차하면 대학원 등록금까지 내줄 수 있는 (경제적) 능력자 아빠가 있다면 아주 당연히 대학원에 진학했을 것이다. 게다가 내가 그걸 감사하다고 생각안하고 당연히 여길 수 있다면... 나는 지금과 다른 인격체가 됐을거다. 뭐랄까 좀 더 온실속의 화초 같은 청초한 여자? 받는 걸 하나하나 의심하지 않고 꼬장꼬장 따지지 않는 순한 사람?
여튼 지금처럼 대학원 2년 진학으로 들어갈 경제적 비용을 계산기 두들기면서 학비 이천에, 내가 그 이년 동안 못모으는 돈 합쳐서 오천만원 이상의 견적을 마주하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그 선택을 포기할 이유가 없어진다면... 그렇다고 해서 삶이 더 행복해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내겐 없는 선택이라 그런지 너무너무 부럽다. 하지만 등록금 다 갚아가는 마당에 그리고 대학원에 대한 강한 열망과 집착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 걸로 남들 부러워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잘 아니까 그걸 빌미로 인생을 원망으로 채운다거나 부모님을 탓하진 않는다. 가고 싶으면 혼자 알아서 갈 수 있다.

단지 그냥 그렇게 엄마가 그 긴 세월을 돈 문제로 좌절하고 울고불고 했을 때(사실 엄마가 돈을 못버는 건 아니다. 빚진게 많아서 갚을 돈이 더 많을뿐) 내가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볼께! 하고 떡하니 백만원이라도 아빠가 벌어왔다면 지금 내가 이런 생각을 안하지 않았을까. (물론 삐딱하게 왜 더 못벌어왔느냐고 따졌을수도 있다;) 그리고 죄책감을 느끼면서 이런 글을 쓸 일도 없지 않았을까. 생각을 한다.

얼마전에 오랜만에 친구와 통화했을 때, 부모님 돈으로 생활하고 학비 해결하는 애들보다 우리가 더 대단해, 하고 친구가 말했다. 고등학교 때 부터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과의 여러 공통 분모 중 하나가 학자금 상환이다. 스스로를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한편으로 내가 간 학교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또 그냥 속편하게 학교 다녔던 애들 짜증난다고 생각하고 근데 너무 부럽고 아르바이트 하면서 학교를 다녔던 날들이 토나오게 힘들었다고 생각하고 그래도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학교 다닐 수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하고... 그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들을 고등학교 때 부터 지금까지도 같이 하고 있는 친구들 중 한 명인 그 친구에게 나는 어줍잖게 폼잡으며 말했다. 저마다 사정이 다르니까 내줄 수 있는 집도 있고 못내주는 집도 있고, 그런거지 뭐. 하지만 사실은 그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거다. 우리는 우리가 더 대단하다는 자부심과 자기 위안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다독이지 않으면 실은 억울해서 살 수가 없다.

우리가, 적어도 내가 너무 욕심이 과한걸까? 나는 옛날부터 이것저것 참 잘하고 싶었다ㅋㅋ. 초등학교 때 서예네 플룻이네 사교육 뺑뺑이에 눈 돌아갔던 친구가 왜그렇게 부러웠던지. 나도 그런 말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내 눈에 보이는 바로 그 넉넉한 남들만큼의 출발선이 내게도 보장되어 있다면 지금보다 더 잘 할 수 있을텐데, 그런 생각을 쭉 했다. 나 뿐만 아니라 내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충분히 괜찮은 학교에 진학한 친구가 '나도 남들처럼 과외 받았으면 서울대 갔어!' 하는 말에 철없다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이, 집 마다 사정이 다른데 그렇게 따지면 다 마찬가지 아니냐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나는 부럽다. 나는 그게 팩트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우리가 100%라면, 원래의 출발선 보장으로 200%할 수 있었을꺼야. 뭐 그런 수치에 근거한 이치?

어차피 집안에 문제 있는 가정은 전 세계 인구수만큼일꺼다. 그걸 모르는게 아니다. 내가 집착하는 건 집안마다 나름의 문제가 있다는 당연한 가정이 아니라 그 문제에 가난이 얹어졌을 때 느끼는 상실감과 박탈감, 그리고 실질적인 고생이다. 정신적 고생이 각양각색이라면 뒤집어서 물리적 고생이라도 안하는게 좋아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두 분 다 건강히 살아계시고, 같이 살고 계시고(즉, 혼인상태고), 아버님이 몇년 간이라도 일정 수준 소득이 있어왔다면 솔까말 내 눈엔 그 사람이 삶을 탄식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 그리고 그 생각의 철없음을 꼬집는 사람들이 그 카테고리를 벗어나지 않은 환경에서 살고 있다면, 나는 그대들에게 그걸 꼬집을 자격은 주어지지 않았다고, 그들의 철없음을 꼬집고 싶다. 이제 사회에 발을 좀 내딛었다고 옛날의 설움일랑 전부 털어버리고 부모님이 충분히 지원사격을 했던 사람들과 부지런히 경쟁하라고 종용하는 사회와 사람들의 태도에 마음이 시리다. 정작 내 친구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오바해서 친구들 몫까지 시리다.
 
지금은 이런 생각을 내가 자주 했었다는 것도 잘 기억나지 않을 정도인데 간혹 열심히 살려고 버둥거릴 때 다시금 그 생각이 고개를 살짝 쳐든다. 버둥거릴수록 드는 생각이니 참 아이러니하다. 버둥거리는 내 꼴이 언론 등 주위에서 보고 듣는 성공 스토리 만큼 멋있고 열정적이지 않을 때, 독하고 처량하게 보일까봐 두려울 때, 내게 조금만 더 경제적 여유가 있었다면- 하는 생각이 드는건 내가 아직도 열심히 살고 있지 않다는 증거인가. 좀 더, 열심히 살면 해결될 문제인걸까?   
하지만 한편으론 그런 생각을 너무 많이 한 나머지 억울해하고 자기 위안만 열심히 해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닫고는 쿨해지기로 노력한 결과가 지금의 내 상태이다. (물론 성격이 적당히 게으르고 낙천적인 덕도 봤다. 열심히 생각해도 배는 고프고 잠은 오는 법) 

쿨해지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쿨하지 않다는 거겠지. 하지만 나는 여전히 '쏘-쿨한 (미래의) 내 모습'을 동경하며 정진한다. 친구들의 사돈의 팔촌까지 대학을 기부금 입학으로 가던 하늘에서 뚝 떨어진 돈으로 가던 그게 나와 무슨 상관임? 하는 태도(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경우는 제외하고), 집에 재산이 넘쳐나건(오히려 없는 친구들하고 어울리는게 쭉 편했으니까) 아버지가 이건희건 스티븐 잡스건 장동건이건 배아파하는 것 없이 함께 키득키득 웃으면서 놀 수 있는 대인배, 키우느라 고생하셨어요! 나 같은 딸 있어서 든든하죠? 하면서 부모님한테 집도 턱턱! 사드리고 한도가 넉넉!한 신용카드도 만들어 드리고 누나만 믿어! 하면서 동생 등록금도 팍팍! 내주는, 그런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도 쿨한 인간이 되고 싶다. 일주일 중 삼일은 그런 생각을 하고 산다(3일은 세상 만사 돈이 다 무슨 소용이냐, 하는 상반된 생각ㅋ 하루는 쉬고!ㅋㅋㅋ).  

세월이 흐르자, 돈은 일정 액수를 넘기고 나면 행복과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걸(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타입이라는 걸) 깨닫는다. 돈이 전부가 아니야~ 돈 많은 사람도 다~ 절망이 있어~ 하는 엄마의 말이 예전만큼 거슬리지 않는걸 보니 내가 돈을 생각했던 것 보다 덜 중요하게 여긴다는 걸 알게 된달까. 아니면 결국 그런 인간으로 키워진걸까 ㅡ_ㅡ; 새삼 부모의 가치관이 자식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절실하게 느낀다. 
그토록 지난 날이 억울했다면 뼈가 가루가 되도록 돈을 벌면 되는데, 삶의 질이 어떻네 꿈이 어떻네 하는 소리가 나오는 걸 보니 나는 아직 철이 덜 들었거나 부자되기 글렀거나... 뭐 그렇다. 하지만 난 그런 자신에게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고, 그렇게 자랄 수 있었던 건 역시 부모님의 덕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사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이제 이런 소리 그만할란다(생각은 계속 날지도 몰라...). 물론 내가 이런 생각을 심각하게 했을 때는 고등학교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 그렇게 떠들고 나면 별 거 아닌, 그냥 나 참 철없다- 하고 웃으면 그만인 열등감 응어리를 가슴 속에 고이 품고 입 밖으로 내지도 않았던 걸 돌이켜보면 지금처럼 조금이라도 가까운 사람에게 옛날 얘기가 입 밖으로 술술 새어나는게 훨씬 건강해보인다. 열등감을 극복하고 있다는-그것도 어느새 출구가 가까워져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하는게 쪽팔리고 분했다. 힘든 내색 전혀 안하고 꿋꿋하게 사는 훌륭한 친구들이 돈 많은 친구들보다 사실은 훨씬 더 부러웠다. 자신이 얼마나 한심하고 나약한지 매분 매초 확인하는 건 공용세탁기 쓰고 통장 잔고가 몇 천원일 때 보다 더 잔인하지 않은가.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그런 위인이 못된다. 추우면 춥다고, 더우면 덥다고, 귀찮으면 귀찮다고 포효해야한다. 힘들 때 마다 힘든 내색을 열심히 해서 빨리 잊어버리는 게 좋다. 지금 집 생각이 버거울 때 죽어라 생각하고 잊어버릴꺼다. 조금만 더 하면 완전히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잊혀지지 않는 찌끄러기는 부모님에 대한-소위 말하는 효도로- 지원으로 환원할 것이다. 먹고 마시고 선물하고 정신 차리고 똑바로 잘 살아서 행복해질 것이다. 그것보다 나은 효도는 없다(당근 돈도 드려야쥐ㅋㅋ). 

최규석의 습지생태보고서를 보면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다고 포효하는 친구가 나온다. 지붕이 날아가서 잡고 잤다며 자기의 불행을 과시(?)하는 친구와, 자동차에 넣을 기름이 없다고 풀이 죽어 있는 친구를 동시에 지켜보며 고개를 갸웃하는 주인공의 심정이 알듯 모를듯 전해졌다. 그의 만화는 재밌었다. 게다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서 웃음으로 환원하는 그는 멋지다.

나도 웃을 것이다. (원래도 안울지만ㅋ) 눈물은 필요없다. 내가 어렸을 적 얘기를 하며 짠해지는 건 올해가 마지막이다. 등록금 상환도 올해가 마지막이니까ㅋㅋ 그리고 우리 집 빚 청산이 그렇게 멀지만은 않았으니까ㅋㅋ 나를 쿨하지 못하게 만든 건 다름아닌 나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쿨한 나-를 방해하고 있는 건 필사적으로 내 비상을 가로 막고 있는 흉한 '나'였다.

나는 아주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고 싶고 그걸 목표로 노력하고 싶다. 그럼 문득 멍-하니 있을 때 손에 안잡히는 눈에 안보이는 '행복'이란 말이 머리를 잠시 스치는 순간도 늘어나겠지.

새해의 다짐- 추가다.  

posted by steadyoung
2011. 1. 15. 14:40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지금 다니는 어학원에서 강사평써서 문화상품권 받는 거 당첨되었다! 원래 12월 말에 받았어야 했는데 선생님한테 찾아가는게 쑥스러워서 잠자코 있었더니 쌤이 수업시간에 호명해서 드디어 손에 들어왔다. 아하하하! 덕분에 만원짜리 상품권이 떡하니 생겼으므로 모처럼 일본 문고본이라도 사볼까 서점에 갔다. 원래는 게키단 히토리의 책을 살까 했는데 얄~상하니 곰방 읽을 거 같아서 돈이 아깝더라. 그래서 요기조기 둘러보는데 내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으니 그게 바로 「これからの正義の話をしよう」

 

한국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로 번역되어 베스트 셀러 코너에 놓인지 오래~된 책이다.
한국 타이틀은 뭔가 좀 거만하다. 하지만 일본어 타이틀을 좀 보라. "앞으로의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상냥해~ ㅋㅋㅋ

남들이 다 읽는 책에는 뭔가 이유가 있고 책에 대한 평도 나쁘지 않으므로 이 책을 살까 싶어 가격을 확인해보니 엔고를 적극 반영한 가격이 아닌가 ㅠ.ㅜ 나에게 만원짜리 상품권이 있어도 부담스러운 가격이야... 
그래서 한국어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책을 훌쩍 훌쩍 보니 더더더더더 읽고 싶어졌다! 뿐만 아니라, 일본어판, 한국어판을 확인하고 나니 원서, 즉 영문판도 궁금해지기 시작한거다. 이 정도(의 유명세)면 벌써 들어왔겠지 싶어서 영어 원서 쪽을 둘러보니 아니나 다를까 떡 하니 놓여있는게 아닌가. 영제는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이다.


책장을 넘겨서 좀 읽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일본어판이랑 영어판이랑 비교하면서 동시에 읽으면 얼마나 재밌을까?!??!!!



영문판과 일본판을 합치면 약 5만 7천원. 영미원서 10%세일에, 상품권에, 몇 백원의 마일리지를 합해도 4만 5천원이다. 
말도 안되는 가격이다. 순간 머리에 스치는 생각. 돈을 조금만 더 내면 일본의 논점 2011도 살 수 있을 가격이다. 
근데 어쩌지. 너무너무 갖고 싶은거다. 지금 이 자리를 떠나면 괜찮다는 것도 알지만, 그 순간 이 책을 열심히 읽으며 영어와 일본어 표현을 비교하는 등 열공하는 내 모습이 막 상상이 되는거다. 순간 나는 모국어를 제외한 2개국어 열공녀가 된다.
영어 문장 해석이 아리까리하면 일본어판을 보면 된다! 두려울게 없다!

근데 너무 비싸다. 생각하고 또 하고, 결제하러 계산대까지 갔다가 다시 오는 등, 우유부단의 극치를 나 모르는 서점 사람들에게 마음껏 어필한 뒤 결국 사고 말았다. 내가 여태까지 보고 싶은 책 참고 식대 줄인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니... 뭐 그냥 그렇다.
요전에 50%세일하는 코트를 주문했는데 결국 물량이 없어서 환불처리 받은 돈도 있겠다! 난 정말 열공녀가 될꺼다! 하며 샀다.

집에 와서 책을 들여다보면서 생각한다. 이 무슨 짓을 했느냔 말이뇨. 
이제 와서 보니 안샀어도 괜찮을 거 같지? ㅠ.ㅠ 

근데 결국은 샀다. 기왕 샀으니 열심히 읽을 것이다. 어제 일본어판을 읽다가 「そうは問屋が卸さないぞ」라는 표현이 있길래
=엿장수 맘대로는 안된다! 를 영문판으로 확인해보니 Not so fast you greedy bastards! 라고 되어있더라. 흐음. 센스 좋군.

이런거! 이런 즐거움을 위해 산 건데, 이런 걸 즐거워하는 나는 학구적이라기 보다는 지적 허영심으로 가득찬건가 싶다.
머 실은 지적, 허영심도 아니다. 언어적, 허영심인가?

그래서 지금, 후회하는 건 아닌데, 뭐랄까... 역시 큰 지출인터라 좀, 마음도 아프고 그래.



   


posted by steadyoung
2011. 1. 11. 23:36 카테고리 없음
http://zine.media.daum.net/sisain/view.html?cateid=100000&cpid=131&newsid=20110107103236298&p=sisain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가?" 책 출간 이후 만난 기자들마다 엄씨에게 대안을 물었다. 이날 자리한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얼마 전부터 '에너지 보존'과 '일상의 십일조'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냥 이대로 쭉 살면 된다는 다소 허무한 대안이다. 대신 인생의 10분의 1 정도를 남과 교제하며 정치적 시간을 갖고, 그 속에서 에너지를 보존하는 것. 그게 지금 '이 미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소규모 모임을 도모하는 것. 에너지가 목구멍까지 차서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수 없는 순간이 올 때 적확한 언어로 이야기하기 위함이다.

-정성일씨 트위터에서

  • http://bit.ly/fApDoM _(독후감 2) 지금의 10대들이 더 희망이 있다는 구절에서 눈이 멈춘다. 자본주의에서 지금 이 말이 인과론적으로 얼마나 잔인한 표현인지 생각해 본 다음에 한 말일까?
  • (수정 버전) http://bit.ly/fApDoM _읽고 난 다음 든 생각. 정말 끔찍한 것은 10년후에도 이들이 "지금 한국의 30대는 찌질한 루저"라는 제목아래 계속 조롱당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근데 과연 우리(세대)의 찌질은 갑자기 생긴 찌질인가.
    보고 배운다는 말은 이럴 때 스윽 사라진다.

    그냥 살라는 말처럼 어려운게 없지만 그 이상 과연 뭐가 있을까. 
    머 어쨌든 좋은 대안이다. 살아있음 어떻게든 되겠지. 되려나 반신반의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살아있으면 버티면 어떻게든 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 posted by steadyoung
    2011. 1. 5. 08:38 카테고리 없음


    지난 번에도 이동도서관에서 빌렸는데 결국 다 못읽고 갔다줘서 다시 빌렸다. 이번에는 다 봐야지, 하고 어제 출근길 전철에서 몇 장 들춰보는데 아 이게 너무 웃긴거다. 결국 일 끝나고 뚜레주르에 앉아 공부를 할 생각인데 공부는 미루고 다 읽어버렸다. 
    철부지 남자 주인공이 엄청난 사건을 일으키며 그 사건의 중대성을 회피하고 시종일관 말장난치고 장난치고 농담하는 그런 책을 본 게... 하고 머리속을 검색해보니 무라카미 류의 69가 떠오른다. 그것도 시종일관 웃기다. 근데 무라카미 류와 닉혼비는 너무 다르다. 무라카미 류는 자뻑증상이 너무 쎈 남자라 모든 책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을 망정 나르시시즘을 확인할 수 있는데, 닉혼비는 그런게 없다. 그런게 없으니 더 좋다. 더 찌질이 같고 더 웃긴다. ㅋㅋㅋ

    학교에서 말 안듣는 애가 임신을 시키면 세 쌍둥이, 네 쌍둥이는 낳아야하는거 아냐? 모두 똑같이 한 명이라니 불공평해- 하고 절규하는 비교적 착실하게 학교 생활을 해왔던 남자 아이의 독백이 너무 웃겨서 ㅋㅋㅋㅋ 이거야말로 막장 드라마인데 이렇게까지 웃기게 그려내니 당할 자가 없겠소. 명실상부 현존하는 영국 최고의 작가? 안읽어봐서 모르겠지만....
    영국하면 뭔가 근엄하고 딱딱한 인상을 받는데 그런것일랑 물에 밥 말아먹듯 휙 말아먹고 모든 상황을 무수한 자기 합리화로 해쳐나가는 그 순간순간들이 하나같이 유쾌했다.

    다른 책도 읽어봐야지.
    게다가 영어 원서랑 일본어 번역본을 같이 읽으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닉혼비 책들은 설마 다 번역되었겠지!
    프라다 다 읽으면 얼른 봐야겠다 +_+ 아~ 타노시미~

    posted by steadyoung
    2011. 1. 3. 17:54 흥미만만/지름신 강림

    내가 요즘 절약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만한 사실까진 아니고...그냥 요즘 그렇다. 반달 정도 됐다, 그니까, 보름.
    근데 절약이란게, 황금전설에서 스텝이 大짠돌이 카스가(오오도리)에게 이건 절약이 아니라 버티기 생활이라고, 이건 안된다고 했듯이(비유가 좀 적절치 않죠? 일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중 하나예요. 한달 동안 얼마나 아끼며 살 수 있나. 만원의 행복을 한달동안 가정집에서 촬영한다고 보시면 돼요) 무조건 안쓰고 살아야지, 하면 스트레스로 원형탈모가 생길 수도 있으니 그때 그때 사로잡히는 물욕과 식욕에 적절히 타협할 줄 아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일단 줄인 건 특히 커피값을 포함한 식대. 커피는 커피믹스로 대신하고, 아침은 다이어트 겸해서 최대한 간소하게, 대신 두 번으로 나눠서 먹기. 점심도 간소하게, 그치만 때때로 제대로 된 식사를 할 것. 특히 영어수업이 있는 날은 테이크아웃 커피도 OK. 그리고 책 값을 줄였다. 새책은 당분간 금하고 이동도서관을 이용하고 학교 도서관 이용도 고려중이다. 특히, 패션잡지의 유혹을 끊기가 너무 힘들다 ㅠ.ㅜ 진짜 한달에 두세번 보면 마는 잡지를 일본꺼 한국꺼해서 두세권이나 사고 그랬다...;;; 그러지 말아야지.

    그리고 화장품. 일단 있는거 부터 다쓰고 새로 사기. 화장품의 마수가 어찌나 강력한지. 있는데 또 사고 있는데 또 사고...
    그래서 꾹 참고 수분크림을 다 쓰고, 영양크림을 드디어 다 쓰고, 지금 리프팅 크림과 클리니끄에서 받은 모이스쳐 크림 샘플을 같이 사용하고 있다. 이것도 다 쓰면 모아놓은 샘플까지 다 처리하고 구매하도록 하겠다. 푸하하하하.

    그 다음이 안보는 책 정리.
    책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주겠다는 헌책방을 발견해서, 고등학교 때 부터 봤던 책들중 이별해도 아쉽지 않을 거 같은 책들을 일렬종대시켜서 엑셀로 목차를 만들었다. 나름 합리적으로 가격을 매겨서 약 200000원어치의 책의 약 1/4 가격에 해당하는 견적이 나왔다. 물론 내 책을 다 사줄건 아니니까... 계획대로 굴러가진 않겠지. 근데 문제는 책 목록을 작성하고 가격을 보니 내가 갖고 있는 책이 비록 이십만원어치지만 그걸 막상 오만원에 팔려고 하니 뭔가 밑지는 장사하는 기분이 들었다. 물리적 가격은 이십만원이지만 가치는 더 있지 않을까. 근데 그걸 오만원 남짓한 돈에 팔아넘겨도 괜찮은거냐 너.
    하고 되물었지만 사실 난 알고 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고, 머리에서는 싹 지워진다는 사실을.
    어차피 또 안읽을꺼지만 맘에 드는 책은 다 빼놨으니 내 책장에서 잠자고 있는거 보다 바깥을 나돌아댕기는게 더 좋지 않을까.
    그래도 여전히 처리를 못하고 노트북 옆에 쌓아놓고 끙끙 앓고 있다. 

    그리고 포인트 모으기 하하하하!
    드뎌 나도 오케이캐쉬백 대열에 동참하기로 했다. 맥스카드를 신청해서 나도 알뜰살뜰 오케이캐쉬백을!!! 원래 흥, 그런거 몇푼 안하지, 하며 초 쿨한 자세로 살아왔는데(친구가 내가 산 물건에 있는 오케이캐쉬백 쿠폰을 뜯어갈 때도 관대하게 너 다 가져~했다), 앞으로 틈틈히 모으면 커피 한 두 잔 값은 나오겠지 싶다. 지마켓에서 뭐 살 때도 적립되니 꼭꼭!
    CJ가 ONE으로 통합되길래 나도 카드를 받아왔다. CGV랑 올리브영이랑 빕스랑 뚜레주르 정도는 간혹 이용하니까.


    해피포인트는 던킨 덕에 잘 쓰고 있고(요즘 던킨에 잘 안가지만), 특히 새해가 되서 기쁜 건 이래저래 할인헤택이 많았으나 일치감치 끝났던 통신사 카드 멤버쉽 포인트가 드디어 돌아왔다는 것!. 푸하하하. 빵빵한 금액으로 돌아왔다. 이제 내가 그 통신사 할인해주는 편의점만 가고~! 간혹 스타벅스 갈 때 사이즈업하고! 나의 어여쁜 아이들 피자 사줄 때 피자집에서 포인트 지름질 할 수 있으며! 등.
    되도록 안가려고 하는데 한달에 한 번은 가게 되는 대형마트 포인트도 그렇고.
    예전에는 이런 카드들이 현명한 소비생활을 위한 비결이라기 보다는 행동을 옭아매는 덫으로 보였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위에 열거해놓고 보니 더 그렇다. 근데 그냥, 모아보려고 한다. 지치면 제풀에 꺾이겠지. 아직까지는 재밌다.

    그래도 쓸 때는 쓸 줄 아는게 역시 사는 낙이지 않겠어. 맛있는 것도 먹고, 사람들 선물도 사고. 후원금도 내고 옷도 사고.
    그냥 예전에 돈이 없었을 땐 어차피 산다해도 곰곰이 따져보고 샀었는데 지금은 수중에 돈이 조금 있다고 휙~사고 휙~사먹고 하는게그리 좋은 거 같진 않다. 설사 내가 이렇게 궁상맞게 굴어도 결국 쓰는 돈이 크게 줄거 같진 않지만, 그냥 뭔가,
    올 한해 전체적으로 나를 확! 휘어잡고 싶은 기분이 드니 몸으로 보나 재정으로 보나 학습으로 보나 일로 보나 다방면 다각도에서 좀 더 엄격한 생활을 하고 싶다.
    posted by steadyoung
    2011. 1. 3. 17:14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대책없이 해피엔딩'을 읽었다.
    지난 주 월요일 이동도서관 버스에서 '아! 볼 책이 없어!'하며 절규하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외쳤다. 앗-싸!
     읽고 싶어서 살까 말까 고민도 하다가 어케어케 미뤘던 책인데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김중혁씨의 악기들의 도서관을 매우 재밌게 읽었고 김연수씨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별로 안재밌게 읽어서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워낙 끈(적)끈(적)한 우정을 쌓아온 두 작가 덕에 책은 쉬리리리릭 읽힌다.
    김중혁씨는 소설이 주는 느낌, 홈피가 주는 느낌, 엣세이가 주는 느낌(칼럼인가...??)이 비슷비슷하다. 키득키득 웃을 수 있는 구절이 많아서 좋다. 빡빡한 느낌이 없어 부담도 없고 그러면서도 그저 마냥 가벼운 건 아니라서 더 좋다.  
    새로웠던 건 김연수씨가 김중혁씨를(물론 김중혁씨도 김연수씨를) 소위 '까기'도 하고 '쪽주기'도 하고... 재밌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네가 누구든...을 읽고 빡빡하고 답답한 아저씨라고 생각했는데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열광하며 금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금연을 하려는 시도를 하다니...그걸로 담배를 끊을 수 있다고 믿는 김연수씨는 무려 조금 귀엽기까지 했다. 

    근데 매사 만사가 둥글둥글한 느낌의 김중혁씨는 너무 둥글둥글하셔서 그런지 여태까지 쓴 책이 몇 권 없다. 나야 뭐 팬이라고 하기엔 공헌한 바가 하나 없으니 뭐라 못하지만, 원래 다작하는 작가들을 한 수 위로 보는 나로서는 좀 아쉽다. 
    반면에 김연수씨는 매사에 진지하시고 성실하셔서 그런가 책이 많다. 이래저래 서로 다른 점을 보자니 왜 이 둘이 친한지 알거 같기도 하고 이해가 안가기도 하고... 그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서로가 서로를 갈구는 참된 우정의 장을 몸소 체험하고 나니 두 사람에게 친근감마저 품게 되었다. 마치 내 친구인 듯. 나랑 띠동갑도 넘는데! 하지만 그리하여 여하튼 오늘 이동도서관에서 김연수씨의 세계의 끝 여자친구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이 들어 빌려왔다. 근데 과연 담주까지 다 읽을 수 있을까...
     
    나도 내 친구랑 이런 책 하나 쓰면 어떨까? 서로가 서로를 갈구고 쪽주고 까고...
    그런 정겹고 다정한 우정을 오래토록 간직해온 친구가 한 명 있는데, 그 친구와 나눌 이야기가....별로 없다. 대책없이 해피엔딩은 일단 영화라는 커다란 주제가 있으나 나와 내 친구는 서로 좋아하는 게 좀 다르지 않은가.
    아, 요즘 그 친구가 만화책을 열심히 읽고 있으니 그에 대해 얘기해보는 것도 좋겠다. 내가 그렇게 고등학교 때 부터 재밌다고~재밌따고~ 노래를 불러온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를 이제야 읽고 감동에 젖어있는 불신녀가 나를 제인에어도 안읽은 무식한 년으로 치부하며 파닭의 파를 손으로 집어먹었던 그 순간들을 글로 옮긴다면 그건 분명....


    종이 낭비인가......      
    posted by steadyoung
    2011. 1. 3. 01:01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1. 지금 계속 듣고 있는 영어 수업을 1,2월 동시수강하면 할인해준다기에 한꺼번에 등록했다. 돈은 항상 쓰고 나면 별 생각없는데 쓰기 바로 전에 너무 두근두근하다. 어쨌든 꾸준히 듣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다!라는 자기세뇌로 거침없이 결제했다.
    나는 내가 그 발음수업을 할 수 있게 될 때 까지 들어야겠다는 다짐과 살짝 과장된 쌤 추천 글을 올려서 어학원으로부터 문화상품권을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쌤으로부터 증정이 없다. 흥. 이로서 내 논노 2월호는 물건너갔다. 젠장, 아라시가 표지모델인데. 문화상품권 받으면 살라그랬는데....

    원래는 영어회화반도 등록하고 싶었다. 근데 과외 하나를 그만두는바람에 사교육에 그리 많은 투자를 할 수가 없어졌고, 게다가 방학이라 사람도 많을 거 같았다. 그래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너무 다니고 싶은거다 ㅠ.ㅜ 다니고 싶은 맘을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 레벨테스트를 받았다. 짧게 5분 정도 이야기를 한 거 같다. 나는 리스닝과(토익 파트 원투 같은 질문) 발음은 good을 받았고 그 외에는 다 good에 못미쳐서 중급에서도 중에 해당하는 레벨을 부여받았다. 존심 상하고 답답했다(너무 당연한 결과이지만ㅋㅋㅋㅋ). 내 기필코 쏼라 쏼라 말하는 미래를 내 것으로 만들고 말테다+_+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영작해서 달달 외우기로 했다. 푸하하하하~
    근데 이번달에는 그냥 일본어 프리토킹을 다니고 영어회화는 3월까지 참기로 했다. 3월에 일취월장한 실력으로 보아요, 강사님.


    2. 마지막날에는 친구네 집에 가서 파닭을 먹고 몬스터를 보다가 잠들었다. 1월 1일도 당직을 나가는 친구는 결국 담날 일찍 못일어나서 나와 아침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그리고 회사에 갔다. 설마 구정에는 당직 안세우겠지. 새로 들어온 신참한테 시켜주세요!!
    너무너무 추워서 서울까지 가기가 싫었는데 귀찮다고 집에만 있으면 토,일요일도 하고 있을 '노트북을 연인 삼아 뚫어져라 바라보기'를 삼일 연속 하게 되니까... 그건 좀 싫었다. 친구네 집에는 책이 참 많았다. 나한테 제인에어도 안읽은 무식한 년이라고 뭐라 뭐라 했지만 이 몸은 대꾸를 안하기로 하셨다. 그래 너 좀 책 많이 읽었고 읽고 있다, 너 잘났다, 옛다 임마, 하고 거들먹거림을 반사하지 않았다. 김혜리의 진심의 탐구와 인생 기출문제집 2에서 최규석씨 인터뷰를 보고 관심이 가던 찰나, 친구네 집에 습지생태보고서가 있길래 빌려달라고 했더니 친구가 새해 선물이라고 가져가란다. 돌아오는 전철길에 다 읽었다. 너무 웃겼다. ㅋㅋㅋㅋㅋ 근데 그림을 보니 이건 가난뱅이의 역습에 나오는 표지그림과 너무도 비슷한 그림이 아닌가. 그 때 책 표지 그림 별로라고 뭐라 그랬는데... 생각해보니 가난뱅이의 역습이라는 책과 잘 어울리는 작가를 섭외한게 아닌가. 난 그런 기특한 발상도 몰라보고...쏘리~


    3. 목욜. 오래 근무한 옆 교실의 강사님의 부름을 받고 갔더니 모 시험 모의테스트를 만들 수 있겠느냐고 해서 이래저래 힘들 것 같다는 결론이 났다. 근데 어차피 시험 삼아 볼 거라면 시중에 나와있는 문제를 적당히 바꾸면 안되겠냐고 하더니 그 때 부터 내가 몰랐던 나 쪽팔렸던 이야기가 시작됐다. 아, 선생님 그 때 4월에 만든 문제가 좀 문제가 됐었잖아요.
    아 쪽팔려! 그렇다 문제가 있었다. 내가 낸 문제 수가 답안지의 답 수보다 하나 더 많았다. 나의 부주의였다. 고이 잘못을 인정했더니 뭔가 내가 모르는 상황을 들춰낸다. 즉, 문제는 답안 수, 그런게 아니었다.

    때는 바야흐로 4월(인가?) 나는 부장님의 명령(?)으로 모의테스트를 하나 만들었다. 부장님은 절대 만들지 말고(실수가 생기니) 기존의 문제를 바꿔서 내라고 해서 나는 고이 바꿔서 냈다. 하지만 어차피 우리 학원 수강생들만 보고 마는건데 뭐가 문제람! 게다가 시간도 촉박하고 돈도 얼마 안되고... 영어학원에서도 일할 때라 잠잘 시간도 없었을때라 기한 맞추려고 전철에서 노트북을 두들겨대던 기억과 시급 5000원도 안된다고 투덜대던 생각이 나는구나. 급수가 다른 모의테스트를 만들어야했을 다른 선생님은 결국 마감을 못넘기고 다른 테스트를 복사해서 넘긴걸로 알고 있다.
    그럴만하다. 나보다 타이핑 해야할 게 배는 많았을텐데.
    그리고 시험이 끝나고 며칠 뒤 부장님이 달려와서 이거 시중으로 넘어가면 안되는거죠? 다른 부서에서 이걸 시중에 돈을 받고 판매하겠다고 하더라. 안되는거 아니냐, 하시길래 당연히 안되죠~ 이거 대충 바꿔서 냈지만 누가 봐도 다 알거예요~ 그러자 부장님이 그 사람들이 와서 물어보거든 절대 안된다고 하세요. 네. 그래서 그걸로 끝난 줄 알았다.

    근데 그게 결국 시중으로 풀린거다. 자체 제작한 교재 부록으로 주려고. 근데 그 책을 만든 그 선생님들이 나의 문제지를 보고 이거 너무 비슷해서 대형서점 물류센터까지 들어간 그 모의테스트를 회수하려는 등 난리가 났다고 한다.
    근데 나는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에 대해 전-혀 들은바가 없었다. 모르겠다. 부장님도 그 얘길 못들은건지 듣고도 나한테 일부러 얘기를 안한건지. 그저 잊어버린거지. 그 선생님들은 내가 모르고 있다는걸 몰랐던 것 같다. 모르셨다니 잘못이 없죠. 이쪽이 원래 커뮤니케이션이 안되서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를 꺼낸 선생님의 뭐라뭐라 말을 해주긴 하는데  멍-했던 것 같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이 사람들은 지난 반년간 나를 돈 받아먹고 책임감없이 그 근저에 있는 교재 대~충 베껴서 시중에 내놓은 완전 뻔뻔한 인간으로 생각했을거 아닌가! 아우 쪽팔려서 죽는 줄 알았다. 뭐 부서가 이렇게 중구난방이야. 언뜻 생각해봐도 이중구조인데 그럼 나는 어디 장단에 맞춰야하지...하는 복잡한 생각도 했다. 담부터는 이렇게 돈 안되고 내 손아귀를 벗어나는 일은 거절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은 이제부터 골라가며 해야지. 저렴해도 완전히 내가 컨트롤할 수 있거나, 시중에 내놓고 싶다면, 아님 사용 목적을 사전에 밝히는,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보수와 시간을 보장해주는 그런 일. 2010년을 더러분 기분으로 마무리했다.

    4. 하나 더. 위에 그 선생님들하고 이야기했을 때, 파트 원 사진 모으는 게 얼마나 힘든대요 하길래 나도 그냥 농담으로 그러게요 일본 보내주면 찍어올 수 있을텐데, 했다. 근데 나의 농담이 너무 진심으로 들렸는지(분명 히죽히죽 웃으면서 얘기한건데! 하긴 그 때 얘기한게 학원 근무하고 첨 길게 얘기한거니 내가 말하는 스똬~일을 모를 수도 있다 흑) 한 분이 일을 처음 하는 사람들이 꼭 그런 얘기하는데 그게 쉬운게 아니예요. 어쩌구 저쩌구... 일본 가서 사진을 몇백장 찍었는대도 건질게 없어 어쩌구 저쩌구...

    잘 모르겠다. 그게 왜 그렇게 기분이 나빴는지. 나는 원래 다른 사람들에게 폐 끼치고 책 잡히는 게 죽을만큼 싫은데 것도 일본어에 관련된 일로 쪽을 먹고, 뭣도 모르는게 말만 쉽게 하는 사람 취급을 받았다는 생각이 드니 기분이 더러운 것도, 이해가 가나요? 게다가 나는 자부심이 있다. 그건, 내가 일본에 오래 있던 건 아니어도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해왔고, 통대를 나온 건 아니라 높은 수준의 일을 할 순 없어도 나름대로 통역이나 번역으로 부끄럽지 않게(물론 부끄러운 순간도 있었으나...ㅡ_ㅡ;;;) 돈을 받아왔던 경험이 있다는거다. 그래서 단언도 하련다. 내가 그 선생님들보다 일본어를 더 잘할것이라는 자신이 있다고. 물론 확인된 바는 없으나...
    근데 무시를 당했다는 생각이 드니 따따블로 충격을 먹지 않겠느뇨. 어질어질한 상태로 내 강의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아까 있었던 일과 말을 재생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가라앉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그 선생님들은 이 업계(?)에서 일한지 이제 곧 10년이 되어가(는 듯 하)고, 자기 이름으로 출판한 책이 있다. 학위 10년은 저기로 갖다 치워버릴 수 있어도 뭐를 하든 경력 10년은 무시할 게 못된다. 그런 선생님들에게 이제 일한지 1년도 안되고 오전에만 쓱 근무하고 사라지며 도무지 자기들과는 친해질 맘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수상하고 책임감 없는 철딱서니에 불과한게 아닐까. 엄밀히 말해서 이쪽 일은 강사가 일본어를 일정 수준으로만 구사하면 그 이상은 필요가 없다. 요는 수강생들이 공부를 하게 만드는 요령이 중요한거지 내가 얼마나 잘하는지 혼자 떠들어봤자 별 소용이 없다는 거다. 
    뭘 하든 오래 하는 건 중요하다. 나는 졸업 전부터 일을 해왔지만 뭘 하든 오래 한 적이 없다. 졸업 후도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서 그나마 길게 한 일들이 다 강사인데, 나는 과연 강사에 적합한건가.   

    올해는 나도 이제 그만 방황하고 일에 대한 방향을 좀 정해야겠다. 나는 올해 호주로 떠날 생각이라 그거랑 어떻게 상충시키면 좋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고민 중이다. 여지껏 그랬듯이.
    나도 결국 통역대학원에 가야하나. 근데 올해 겨우 등록금을 다 갚는데 또 등록금으로 빚을 지라고? 그건 너무 잔인하다.
    그럼 다시 사장님한테 받아달라고 졸라볼까. 근데 너, 그만 안두고 잘 다닐 수 있겠어? 하루종일 회사에 있어야하는데...
    그럼 일반대학원으로 진학해서 문부성 장학금을 노려볼까? 그럼 나, 일본에서 뼈를 묻을 각오로 공부하고 가야한다. 박사과정을 밟고 다시 한국으로 오는 건... 그건 너무 암울하다...뭐할라고....

    이런 생각으로 머리가 빙빙 돌지만, 그래서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볼멘 소리 안하고 열심히 학원으로 출근할꺼다.
    쪽팔린 만큼 열심히 하겠어. 어차피 팔린 쪽, 다 팔릴 때 까지 더 맘껏 들고 다녀야지.
    오늘 '프리터 집을 사다'에 나온 대사. 무리라는 말은 계속 할꺼야. 하지만 그만두진 않겠어.  아니다, 호주 가기 전까진 계속 하겠어, 군. 

    posted by steadyoung
    2010. 12. 21. 22:31 카테고리 없음

    과외 하나를 그만두게 되었다. 흑흑흑
    여지껏 과외를 그만두면서 쇼크를 받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껀 적잖이 쇼크다. 쇼크다, 리얼, 쇼크다. 흑
    사실 이건 예측을 못했던거라... 여태껏 과외 그만둘 낌새는 나도 늘 느껴왔는데 이번에는 아니었다.
    아, 쇼크구나.
    학원을 다시 보내시겠다는데, 나는 연애고 일이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으므로, 붙잡지 못하므로 ㅠ.ㅜ
    자기한테 맞게 공부하는게 더 중요하죠, 하고 빙그레 미소짓고 말았다. 그리고 상담까지.

    지금 맡고 있는 애들에게 최선을 다해야겠다, 고 다시 한 번 다짐.
    내가 요즘 읽고 있는 (영어)원서는 'stuff white people like' 인데, 별로 어렵지 않은데 기대에 못미치게 재미가 살짝
    없어서 한동안 덮어두고 있었다. 근데 오늘부터 다시 재개!
    하루에 4~5장씩 훌렁 훌렁 읽어서 12월 안으로 쫑내야,
    1월부터는 나의 오랜 과외녀와 읽기로한 'the devil wears prada(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말끔한 상태로 시작할 수 있다.
    부지런히 화이팅! 

    것도 그렇고~
    새해를 맞이하기 전부터 나의 야심찬(!) 경제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아아. 적금든지 첫달인데 어흑. 자유적금이니 담달은 한도를 좀 낮춰야겠다;;;;;

    좋게 생각할라 그래도 그냥 내가 잘 못해준 거 같아서 속도 상하고 그렇다.
    1월달에는 영어 회화반도 들어볼까 했는데 그냥 조용히 듣던 수업이나 들어야겠다 ㅠ.ㅜ
    시간이 더 생겼으니 일본어도 영어도 공부할 시간 늘어났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분투중이다.

    안그래도 요즘 번역 알바 알아볼까 생각중인데-
    예전에 몇 번하고 말았던 그 시절이 살짝 생각난다. 아- 소중히 여길껄 ㅠ.ㅜ
    지금이라면 분명 더 "빨리"할 수 있을텐데.
    너무도 살갑게 전화를 받아서 오히려 멍-했던 그 번역 이어주던 아저씨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생각난다...;;

    아, 슬픈 밤.
    일아, 들어와라.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련다.

    posted by stead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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