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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423

  1. 2011.09.20 일본 워킹 홀리데이를 돌아보며
  2. 2011.09.19 5주년2
  3. 2011.09.15 괜찮아-
  4. 2011.09.10 오랜만이예용2
  5. 2011.07.20 속도위반결혼 +@
  6. 2011.07.13 나 책 읽어용2
  7. 2011.07.12 그냥 살면 안돼??2
  8. 2011.07.06 도대채 왜 그러는거야??
  9. 2011.07.01 그제 어제 오늘 있었던, 있는 일들
  10. 2011.06.20 청춘난리4
  11. 2011.06.08 진도가 안나가4
  12. 2011.05.31 5월의 끝
  13. 2011.05.13 나가수2
  14. 2011.05.09 습하고 덥다2
  15. 2011.04.21 지지말아요1
  16. 2011.04.20 하고 싶은 일. 우선순위. 포기2
  17. 2011.04.19 椿屋四重奏 小春日和
  18. 2011.04.19 못한 말을 하겠어
  19. 2011.04.18 야마삐 콘썰
  20. 2011.04.15 マンネリ
  21. 2011.04.14 칙칙 폭폭 (2)
  22. 2011.04.14 칙칙 폭폭 (1)
  23. 2011.04.07 짤막모음
  24. 2011.03.25 사요나라, 악마프라
  25. 2011.03.24 아아
2011. 9. 20. 17:20 호주*워킹*홀리데이!

그야 물론 일본은 일본어를 쓰고 호주는 영어를 쓰니깐 너무 다르지만...ㅡ_ㅡ;;

그래도 외국인이 가서 그 나라 언어를 익히면서 일을 하고 어떻게든 십개월 이상을 버텨보려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할 수 있다. 벌써 6년? 정도 전이란게 또 놀라운데;; 내가 일본에서 워킹 홀리데이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걸 정리해보면 호주에 가려는 마음을 새로이 할 수 있지 않을까.

1. 비행기

지금 비행기를 알아보고 있다. 유학원을 통해 알아봤더니 텍스포함 편도가 70만원이 조금 넘고, 왕복 오픈티켓으로 끊으면 역시 텍스포함 120-130 정도 드는 모양이다(이건 꽤 저렴한 가격이다). 나는 편도로 갈 생각이다. 일본을 경유해서 스탑오버할 수 있는지 등등을 추가로 알아보는 중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시간이 맞는 게 나오면 낼모레 중으로 발권을 해야한다. 이제 진짜 정신이 좀 든다. 내가 여길 떠나려고 하는구나, 나는 낯선 곳으로 진짜 가는구나.

일본 갈 때도 일년 오픈티켓을 끊고 갔다. 하루하루가 낯설고 불안했을 때 베개 밑에 넣어둔 오픈티켓을 보며 뭐가 안되도 한국에 돌아갈 수는 있다고 잠들기 전 자신을 위로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내 나이 스물 두살. 
지금이야 뭐 비행기 티켓 하나 끊는게 뭐 그리 어렵다고 비행기 때문에 한국에 못돌아오겠어;; 괜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일본에서 한국에 돌아올 때 삿뽀로에서 바로 들어오고 싶었는데 괜한 오픈티켓으로 도쿄에 한 번 더 갔던게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이번에도 어디를 들렀다 올지 모르니 그냥 편도로 가는게 좋을 거 같아서.

2. 초기 자금

일본에는 환전해서 총 24만엔을 들고 갔었다. 음, 초기 정착 비용으로 많은 돈은 아닌 것 같다;; 나는 열흘만에 바로 일을 구했지만 한달도 안되서 돈이 떨어져 조금 곤란했다.
내가 놀면서 돈을 흥청망청 썼느냐 하면 그건 아니고; 나는 미리 유학생 모임에서 작은 원룸을 구해서 갔는데, 보증금으로 5만5천엔, 그달치 월세로 5만5천엔을 내고, 다시 2월 초가 되서 또 집세로 5만 5천엔을 냈으니! 온지 한달도 안되서 돈이 금방 떨어졌다. 내가 느낀 건 아무도 없는 타국에서 돈까지 없으면 진짜 서럽다는 거...ㅋㅋ 돈이 실제로 도움을 준다기 보다는 '그래도 돈은 있다'라는게 작은 위안이 된달까...ㅎㅎ

이번엔 저 때 보다는 보다 더 들고 갈꺼다!!! +_+ 지금 얼추 환율이랑 맞춰서 계산해보니 그래도 4천 불 정도네;;; ㅠ.ㅜ 그리 많지는... 않다;; 그렇다고 정기예금을 깨서 더 들고 가기에는... 그 전에 일을 구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
 
3. 준비물  

명심할 건 웬만한 나라의 도시라면 대부분 한국마트가 있다는 것.
나는 김치나 라면이 없으면 못사는 타입도 아니었는데 일본오면 후회한다는 말을 듣고 음식을 바리바리 싸서 갔다;; 하지만 대부분 안먹었다는 거;; 라면 같은 건 다 비슷한 가격에 팔고 있고...
근데 호주는 김이랑 고추가루 싸오란 얘기가 있던데..;; 근데 과연 내가 이번엔 먹을까? 나이가 좀 더 들었으니 밥을 먹을랑가.. 평생 있을 것도 아니고 그 기간동안은 웬만하면 호주사람 먹고 사는거 먹고 살고픈데..흠.

글고 샴푸네 생리대네 이런 것도 엄청 들고 갔는데 다 의미 없었다 ㅠ.ㅜ 현지에서 생활하면서 다 구할 수 있으니깐;; 하긴 그쪽도 여자는 있으므로..!!ㅋㅋ 최대한 짐을 줄일 생각이다. 거긴 이제 여름이라니 옷 부피도 크지 않을꺼고. 일본갈 땐 무식하게 이민가방 들고 가서 차지 물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이번엔 쌍콤하게 가야지. 여기서 뭐 사서 가느니 다 고스란히 돈으로 가져가자!!

대신 면봉, 버물리, 선글라스, 기초화장품, 젓가락(ㅋㅋ) 등은 한국에서 가지고 오는게 좋다는 정보. 흠! 현재 나의 관심사는 제모제가 있으려나 하는데 비트는 글로벌 기업이니까! 있겠지...ㅋㅋㅋ

4. 어학교

이게 지금 내 가장 큰 고민인데, 내가 일본에 있을 때 어학교에 대한 필요성도 못느끼고 다닐 돈도 없어서 안다녔는데 지금 생각하면 뭘 그렇게 바로 도착한지 열흘만에 일을 했을까... 싶어 안타깝다. 여유가 있었다면 한달 정도 어학교 다니면서 천천히 적응했어도 나쁘지 않았을텐데..

근데 또 막상 거기서 배운 교훈;;을 적용해서 호주에서 어학교를 다닐라니 너무 비싸! 유학원을 통해 등록하면 4주에 거의 백만원을 육박하고(십개월 정도 파고다에 쏟아부은 돈과 비슷 ㅋㅋ) 현지에서 직접 등록해도 70-80정도인가 보다. 다녀온 주변인 다들 현지 등록이 싸다고 하는데 정확한 가격은 다 기억 안난다네;;; 절반까지는 아니라니 저정도 가격이지 않을까. 쨌든 4주만에 영어가 확 늘리는 만무하지만 거기 아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심심할테니 친구 사귀고 일도 인맥을 통해서 구하는 경우가 많으니 다녀라 다녀라 하는 이야기가 지배적인데...

나는 안다니고 싶은 맘이 좀 큰데, 가서 막상 일본에서 처럼 바로 일을 구할 자신도 조금 없고 또 좀 적응도 하고 여유롭게 지내다가 일을 해도 나쁘지 않겠지 싶어서(물론 돈 문제도 있고) 계속 고민 중이다. 하지만 학교를 다닌다 해도 일단 가서, 발품 팔아 등록해보자 하는 도전정신(?) 혹은 고집?ㅋㅋ이 있다. 흠.

5. 숙소 
 
지금 생각으로는 가서 일단 백팩(게스트 하우스)에서 4~5일 머물면서 역시 눈으로 보고 계약을 할까 생각중이다. 하루에 대충 25~30불 생각하면 될 듯. 근데 일주일이면 벌써 200불이 넘는다;; 흠;;
선브리즈번 사이트에 가면 쉐어 메이트를 찾는 광고도 많이 올라오니까 거기서 괜찮아보이는 집을 골라서 가도 좋을 거 같은데... 하긴 그 짓은 호주 가서도 할 수 있으려나... 뭐 여튼 너무 정해진 게 없이 가는 거 같아서 불안한 마음도 있고.  근데 거기도 사람 사는 동네고 원래 한국인은 많으니깐요!ㅎㅎ 어케 되겠지 하는 마음도 있고 그렇다.


이어서...   

posted by steadyoung
2011. 9. 19. 17:56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월드비전에서 한 아동을 후원한지 5년이 됐다.
오늘 5주년 감사선물이라고 세계지도가 왔다.
5년이라... 길다.

하긴, 지난 주에 온 후원아동의 사진에서 이제 언뜻 여자아이 같아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말이 좀 이상한데... 후원을 시작할 때 사진을 보고 당연히 남자아이라고 생각했고, 작년에 온 사진도 여전히 그랬다;; 그런데 이제 딱 보면 여자애같으니 참, 시간이 빨리도 흘렀다.

2006년이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 전이란게 놀랍고, 그냥 신청하고 자동 이체 신청해놓고 냅뒀을 뿐인데 어쨌든 학교도 다니고 잘 지낸다니 다행이다. 

뭐랄까... 내가 후원을 해주고 있으니 고맙게 여겨! 라는 맘은 일절 없다. 평소에도 잊고 지내다가;;; 성장 보고서가 올 때 마다 아 이렇게 또 일년이 지났구나, 하고 놀랄 뿐. 내가 누군지 몰라도 되지 않을까. 그래서 내 신상에 대한 뭔가를 알리거나 편지 같은 걸 쓴 적이 없다. (쓰는게 좋은걸까?) 그냥 지구상에 어느 나라에서 약간의 돈으로 자기를 지속적으로 후원해야겠다고 맘 먹은 사람이 한 명 있으니 잘 자라서 자립했을 때 다른 누군가에게 똑같이 해줬으면 좋겠다...는 건 일단 바라는게 있다는 건가? ㅎㅎ

근데 사람 맘이 요상한게, 일년 마다 성장 보고서가 사진과 함께 올 때 무슨 말도 안되는, 거 참 성의없는ㅋㅋ;; 그림이 딸려온다. 지난 주에 온 건 그림이라기 보다 펜을 위 아래로 두 번 그은 거 같은ㅋㅋ 그런 거 보면 솔직히 기분이 좋은 건  아니다. 기왕 보낼꺼면 좀 더 그리지... 뭐 이런거? ㅎㅎ 에구. 내 맘 속에 고맙게 여겨 달라는 심보가 조금은 있는건가...;;; 다 버리고 싶다.

딱히 좋은 일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시작한 것도 아니고,
그저 내가 술자리에 내는 돈으로 누군가가 깨끗한 물을 마시고 학교에 갈 수 있다면 뭐, 좋은 거 같아서 신청한거고. 사회인이 되면 한 명 더 늘려야겠다는 다짐도 실천 못하고 있고, 여기저기 말하고 다니는게 쑥스러워서 그냥 있을 때도 있는데 오히려 그게 더 별로인 거 같아서 그냥 언급하는게 자연스러울 땐 말도 한다.

구조적 근본적으로 뭔가가 당장 바뀔 수 없다는 것도 알고 내가 그걸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해봤자 바위산에 떨어지는 한 방울의 물방울만도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그냥, 그저, 아주 조금은 살면서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posted by steadyoung
2011. 9. 15. 16:29 카테고리 없음

밑에 주저리 주저리 늘어놨던 고민은 13일부로 일단 매듭을 짓고 나는 그저 괜찮기로 했다ㅋㅋㅋㅋ 호주는 쨌든 갈꺼고 가서 별로면 오면 되고 사람을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내가 우선되고 싶은 욕심과 맘만 버리면 어케 될 거 같으니- 심하게 요동쳤던 마음이 오랜만에 가라앉았다.

그나저나 코디네이터 일을 오랜만에 시작. 진짜 오랜만이다-
작년에 김연아 선수 따라다니면서(그저 따라다녔다 파파라치처럼ㅋㅋㅋ) 리포팅 한 거 이외에 전무했으므로 코디 일은 거의 1년 하고도 반이 훌쩍 넘는 공백이 있는 셈이다.

게다가 당장 내일 강릉으로 가서 일할 것도 뉴스 취재고, 전화주신 분이 말씀하신걸 들어보니 같이 취재다닐 사람이 좀, 빡빡한 거 같다 ㅠ.ㅜ 내가 어찌나 잘 쪼는지는 말해 무엇하리오. 또 그 일 하는 사람 치고는 나이가 어린 편이라 지레 그쪽에 불신을 줄까봐 걱정하는 맘도 있다. 아 2년 전의 나는 더 어렸는데ㅋㅋ 여튼, 아흑 쫄아들면 안되는데!

쫄아도 티 안나게 해야지 ㅠ.ㅜ 그냥 맘 편히 같이 다니면서 비위도 잘 맞춰주고 하라는대로 잘 돌아다녀야겠다. 어려워 어려워- 오늘 가기 전에 취재내용 관련된 일본이랑 한국 신문기사를 소리내서 읽어보고 일찍 자야겠어.
 
당장 25일부터도 4일간 일이 잡혔는데 그건 신문사에서 사진 촬영을 오는거랬으니 카메라랑 같이 다닐 때 느끼는 긴장감은 없을 거 같다. 원래 열흘 짜리 일이었고 나도 하고 싶었는데 내가 맡은 학생들이 시험이라 열흘이나 일을 미룰 순 없으므로 ㅠ.ㅜ 아쉬워라. 10월에는 막 이주짜리 이런거 들어오면 좋겠다ㅋㅋ

돈 보다는 그냥, 돌아다니면서 일본어 쓰면서 일하고 싶은 맘이 크다.
그동안 너무 묶여있었어. 발이 땡땡 부어도 좋으니 전국 방방 곡곡 다 돌아다닐 각오가 되어있다ㅋㅋㅋ

내일 즐겁게, 일 잘 다녀와야겠어요-
처음으로 정동진에 가보네. 사진 찍어야지ㅎㅎ

posted by steadyoung
2011. 9. 10. 10:15 카테고리 없음

안녕하세요. 벌써 가을이네요.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요.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어요; 제가 좋아하는 블로거분들은 다들 여전히 잘 지내시는 것 같네요 :) 글이 여전히 재밌거든요ㅎㅎ
혹시나 제 블로그를 간혹 들여다봐주셨던 분들에게는 그동안 본의로 방치했던 것에 대해 괜시리 송구스런 마음으로...ㅎㅎ 저도 그동안 늘 그랬듯이 잘 지냈고 조금 별 일이라면 별 일이, 있었어요.
제가 요즘 강상중씨와 요네하라 마리씨의 책을 읽고 있는데, 거기서 다 ~요 체를 쓰길래 저도 한 번 그렇게 써볼라구요. 호호호호.

1. 저 짤렸어요
8월 초에 제가 일하던 학원이 건물을 옮긴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겸사겸사(?) 구조조정을 한다고 하길래 내심 내 수업은 시험 대비반이므로 그럴 일이 없겠지, 하지만 토요일에 맡은 다른 수업은 사람도 많이 줄어서 없어질 것 같았어요. 아니나 다를까 제 강의실로 실장님이 오신 건 예상한 일인데, 근데 아예 자르실 줄은 몰랐어요ㅎㅎ 풀타임 선생님을 구했대요. 저는 오전에만 근무했거든요. 그렇다고 저에게 사전에 풀타임으로 일 할 수 있느냐, 하고 물었던 건 아닌데 그걸로 기분 나빠하기에는 제가 전에 저녁에 따로 하는 일이 있다고 말했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그냥 알겠습니다, 괜찮아요, 하고 말았죠.

실은 안그래도 8월까지 하려고 했던 걸 워킹 가는 시기를 늦췄기 때문에 11월까지 하려고 했어요. 그니까 그저 조금 일찍 그만두게 된 셈이고, 제가 오전 일로 벌어들이는 돈 보다 저녁에 개인레슨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더 많기에 당장 생활이 걱정되는 것도 아니므로 실은 정말 괜찮았어요. 단지 기분이 괜찮지 않은거죠. 

그래도 일년 오개월을 일했는데 이렇게 한마디로 잘릴 수 있는 거구나, 그게 놀라웠어요. 다들 이래서 정규직 정규직 하나 싶었는데 요즘 정규직이라고 맘 놓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죠. 이런 걸로 '에잇! 서러워서 정규직 되야겠어!' 라는 생각은 안했구요ㅎㅎ 그저 단순히 '앞으로 회사 들어갈 생각 없이 이렇게 굴러다니면서 일을 할꺼면 언제든 이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심적 여유와 그리고 무엇보다!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겠다' 이런 생각을 더 했어요. 아니면 제가 뭔가를 차리거나 뭐 그렇게. 

왜냐면 전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없거든요. 일본어 강사들이 저 말고도 여섯 분 정도 더 있는데, 그 중 그 학원에 거의 10년을 계신 두 분이 학원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이 강하셔서 그런지 늘 적극적세요 뭐든. 근데 저는 제가 일하는 시간에만, 강의에만 책임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잘 가르치는 걸 생각하지 학원에 대해 애착을 갖고 학원 행사나 수강생 모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데 관심이 없어요. 강의 끝나면 바로 학원을 휙 떠나기에 당연히 학원 선생님들과의 교류도 없고, 거기서 소외감을 느끼기보다는 마음이 편한게 더 커요.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장점 중 하나죠. 발을 하나 바깥으로 빼고 있는 상태. 물론 저를 자른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눈에 빤히 보이는 그런 태도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지 않을까 해요. 결국 많은 조직에서 중요한 건 일의 내용이나 완성도보다는 '태도'구나 싶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 책임감 강한 두 분이 내용이나 완성도 면에서 떨어진다는 건 아니구요.

근데 저는 그 일을 뭐랄까, 좀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좀 더 어렵고, 좀 더 '있어보이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허영이 내 안에 아직도 크게 남아있는 걸까요? 결국 강사라는 건 수강생들이 지속적으로 공부하도록 의욕과 동기를 부여하는게 실은 제일 중요하고, 제가 근무했던 그런 소규모 학원일수록 개개인을 잘 챙겨주는게 중요한데 저는 그럴 생각이 없었던거죠. 그리고 일에 대한 재미보다는 약간의 수입과 시간 활용도 면의 이점이 훨씬 컸기에 그만두지 못하고 지금까지 한거죠. 안일해요. 근데 안일하게 사는게 그리 나쁜건가... 하는 생각은 접어두고, 이제는 그러면 안되겠어요. 그런 의미에서도 현재 통역대학원 진학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어요.

2. 워킹 갈꺼예요.  
제가 간다간다한지 벌써 2년은 넘은 것 같은데 드디어 가려구요ㅎㅎ 실은 간다고 하면서, 일년 간 영어학원에 돈을 꼬박꼬박 갖다 바치면서 스스로에게 '진짜 가?'하고 되물었던 날들이 더 길었어요. 간다고 말하는 건 쉬운데 막상 준비하려고 하면 맘이 동하지 않는거죠. 자금 모을 때 까지만, 하고 밍기적 거렸는데 자금은 진즉에 모였어요ㅎㅎ 근데 학원 잘린 순간 든 생각이 '오! 이거 지금 워킹가라고 등 밀어주는건가?' ㅋㅋㅋ 실은 안가면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당장 없구요. 거기에 초점을 맞추며 살아온 기간도 길고...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비자를 신청했어요.

저는 호주에 갑니다. 캐나다는 일단 추워서 싫어요. 안그래도 겨울이 제일 싫은데 제발로 추운 지역에 갈리가 만무하죠ㅎㅎ 그리고 비자 발급이 까다롭구요. 호주 비자 승인을 위해서는 270달러를 지불할 수 있는 신용카드가 있어야하는데 저도 어엿한! 성인ㅋㅋ이므로 이제 더이상 엄마 카드를 빌려쓰는 건 그만할 생각으로 은행에 가서 신용카드도 만들었어요. 발급 후 인터넷으로 비자를 신청하고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가서 5만원이나 내고 엑스레이를 찍었으니 비자발급에만 약 35만원이 든거죠. 에잇 짜증나 ㅋㅋ 그리고 신용카드는 마물이므로 서랍안에 고이 넣어놨어요ㅎ

비행기는 편도로 알아보려구요. 올 때 어딜 들릴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언제 올지도 모르니까요. 일년은 있을 생각인데 가서 일단 일 구해서 좀 해보다 이거 영 아니다 싶으면 바로 튀어올 자신도 있어요. 빨리 접는 것도 용기다 싶은데 막상 본전 생각하며 버티고 보는 타입이라ㅎㅎ 어찌 될지 정말 모르겠네요. 일단 시기는 12월 초로 생각하고 있어요. 비행기 사정 때문에 11월 말이 될 수도 있구요. 

가서 어떻게 될지, 뭘 할지, 이게 잘하는 짓인지 정말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런 건 지금 이 상태로 한국에서 뭘 하고 살든 마찬가지겠죠. 저에겐 이제 그만 과외를 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계기도 필요하고ㅋㅋㅋ 가서 영어 안는다고 많이들 말하는 거 아는데 저는 일본으로 워킹 안갔으면 이렇게까지 일본어를 하진 못했을거라 자부하므로 호주에서 일년 굴러다니면 늘긴 늘거라 예상하고 있어요. 사전 준비와 현지에서의 본인 노력 여부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요. 일본으로 워킹 갔을 때도 어느 정도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게 가능한 상태로 갔거든요. 일본 가게에서 일하면서 좌충우돌이든 어떻게든 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회화 실력은 갖추고 간거죠. 지금도 그럴 생각으로 영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3. 그래서 전 지금 그냥 지내요
학원을 세 개 등록했어요;; 일년에 3~4번 가는 일본어 프리토킹 반을 등록했고, 회화와 작문을 전전하다가 지난 달부터 다시 듣기 시작한(제가 좋아하는 선생님ㅎㅎ) 영어 리스닝 수업을 듣고, 대학교 때 일년 열심히 공부했는데 지금은 다 잊어버린 중국어 수업을 드디어! 듣고 있어요ㅎㅎ 

중국어는 늘 관심은 있는데 대학교 때 바짝 공부 한 이후로 전-혀 들여다본 적이 없거든요; 책장에 고이 꽂혀있는 교재들을 볼 때 마다 마음이 아팠죠 ㅠ.ㅜ 난 기본은 되어있으니까~ 하고 HSK(중국어 시험) 4급 입문반을 턱하니 등록했는데 에구, 이게 막 가랑이 엄청 찢어지고 있어요;;;;;;; 귀를 적시는 정도로 생각하니까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지만 음; 너무 모르니까 조금씩 가기 싫어지고 있어요ㅋㅋㅋ 그래도 빠지지 말고 앞으로 6번만 더 나가면 되니까ㅎㅎ 심심할 때 한자도 좀 써주고 그래요ㅎ

거의 3년만에 토익도 다시 쳐요. 결국 졸업 전에 855점에서 좌절했는데;; 이번에야 말로 900점 가볍게 넘겨주겠어~ 했는데 음;;; 공부가 잘 안되네요ㅋㅋㅋ
음, 당장 내일 저녁부터 밀린 동강 듣고 프린트 해놓은 거 마저 풀고 part 4 듣고....할 거 많죠??ㅎㅎ

내년에 호주에서 오면 통역대학원 시험을 (떨어질 거 당연히 알고) 쳐보려고 했는데 친구가 '올해 치고 가면 되잖아!' 하길래 오!!! 그러게!! 하고 예~전에 한달 다녔던 통대 준비반(한 번 들어보고 싶어서ㅋㅋㅋ)의 프린트물을 (아직도 안버리고 고이 모셔뒀거든요) 꺼내서 읽어보고 한자 외우고 그래요. 보면서 드는 생각은 시험은 말그대로 쳐볼 뿐, 이거 영 안될텐데ㅎㅎ 하고 쓴웃음. 읽을 수 있는 한자에 비해 쓸 수 있는 한자가 너무 적어요ㅋㅋ 시사용어도 모르는게 많고, 번역할 거 까지 생각하면 더 그렇죠.

그래도 무언가 할 일이 있다는 건 참 다행이예요. 오전 일을 하느라 일년 오개월을 새벽 다섯시 반에 일어났더니, 곰새 해가 중천에 뜰 때 일어나겠거니 하며 지레 겁먹었던(잠을 정말 못이겼거든요;;) 일은 안일어나고 오히려 푹 자고 싶을 때 조차 새벽 여섯시를 넘기면 딱! 깨버려요. 말똥말똥...ㅠ.ㅜ 애써 다시 잠을 청해보지만 그래봤자 한시간 반정도? 그리고 8시쯤, 이불에 마냥 누워 있고 싶은데 이대로 학원 갈 시간을 놓치면 그 대신 뭐할래? 하고 자문하는 순간 벌떡 벌떡 이불을 헤치고 화장실로 달려가요.ㅎㅎ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잉여짓이나 여가활동은 결국 언어 공부하는 건데, 책이야 늘 읽는거고 드라마나 쇼프로 보는 것도 늘 보는거니, 가서 사람들과 조금 부대끼다 오는게 훨씬 즐겁거든요. 저녁에는 애들한테 부대끼니까ㅎㅎ 원래는 일을 해볼까 하고 알바몬이나 사람인을 들락거렸는데 에이 그냥 그만 일하고 좀 여유있게 놀아보려구요. 위에도 곰방 썼지만 제가 논다고 해봤자 그거예요, 그냥 언어 공부하고 책 보고 그러는거ㅎㅎ  

잘 쉬고, 영어 공부 열심히 해서 호주 가면 바로 일을 구해야죠. 어제 오랜만에 코디네이터로 일했던 회사에서 연락와서 사장님을 뵈러 갔는데 사장님이 호주간다니깐 가서 닭 털 뽑게? 하고 계속 심술궂게 놀리시던데ㅠ.ㅜ ㅋㅋㅋ 근데 제가 2개월만 있고 (사장님 표현에 따르면) 홀라당 도망갔는데도 몇 번이나 일 주시고 지금도 계속 오라고 해주시니 전후 사정은 다 생략해도 감사할 따름이예요. 호주 가기 전까지 일 생기면 주신다니 가기 전에 일본 방송일 몇 번 더 하고 가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이번에야말로 게-닝(개그맨) 와서 로케 한 번 했음 좋겠는데ㅎㅎ 여태까지는 시사나 교양이 많았거든요 ㅠ.ㅜ 

*코디네이터는 해외 방송국에서 한국으로 취재나 로케를 왔을 때 사전 리서치나 장소 물색 현장에서의 가이드, 통역, 여튼 촬영이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돕는 뭐 그런 일이랍니다ㅎㅎ 

얘기가 샜는데 여튼, 닭 털을 뽑든 농장에서 포도를 따든, 뭐 어때요. 해보고 아님 안하면 되는거지ㅎㅎ 사장님이 그렇게 계속 놀리시는 건 절 나름 마음에 들어해서 잡느라 그러시는거고ㅎㅎ 젊은 애가 한 곳에 자리 못잡고 계속 들썩 거리니 걱정도 되시겠죠. 예전에는 사장님의 직설적인 말투가 좀 그랬는데ㅎ 지금은 그냥 그런것도 다 귀여워보이니 제가 나이가 좀 든걸까요? ㅎ 막상 호주 다녀와서도 잡아주시면 이번에야말로 잇속 챙기지 않고 일해볼까, 하는 생각도 어제 내내 했어요.


중요한 건 가서 내가 내 선택에 후회가 없도록 열심히 해보는 것, 아니겠어요. 선택 자체가 결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 과정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 될수도 있고 다시는 그러지 말자는 교훈을 얻을 수도 있겠죠. 

청춘은 낭비하는거래요. 언제부터가 청춘이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지금 저에게는 아직 낭비할 청춘이 남은 것 같아요. 최고의 형태로 멋지게 낭비하고 오려구요. 멋지게 낭비하기 위해서 지금은 담담하고 묵묵하게 하지만 여유롭게 준비할 시기인 것 같아요.
 

posted by steadyoung
2011. 7. 20. 08:47 카테고리 없음

'데키챳따켁콩'에 대해서

요즘 시대가 바뀌었다고는 해도 결국 쌈나면 시어머니의 한말씀이 너가 처신이 똑바르지 못해서 우리 아들 망친거라고(까진 아니어도 라이트급의 동질 대사를) 뭐라 하게 되있다고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데, 아니 임신은 지 혼자 했대? 라는 항변에 상관없이 그 말은 (아마) 맞을 것이고, (그럴리 없겠지만) 설사 내게 저런 일이 일어나서 그런 말을 들으면 나는 필경 무지 상처 받을 것이고 따라서 낳은 자식 바라보며 (잠시)후회할 수도 있을 것이고 뭐 그럴테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나는 내 선택이 옳았다고 믿어야겠고
백만퍼센트 귀여울 게 확실한 내 자식은 역시 낳아서 다행일 것이고
그런 손가락질을 깔깔 웃어 넘길만큼 강해지도록 노력할 것이고
운 좋게도 그런 일이 안일어난다해도 적어도 내가 시어머니가 될 나이가 됐을 때 내 아들이 갑작스레 임신시킨 여자친구 데리고 와서 결혼하겠다 그러면 니가 우리 아들 망쳤다고, 두고두고 그러진 말아야지(그런 생각을 조금도 안 할 것이라 장담은 못하겠다 ㅠ.ㅜ ㅋㅋ...).

굳이 데키챳따켁콩이 아니더라도
사회의 다양한 고착(된)관념을 깨부수는 첫 걸음이자 맞서 싸우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남에게 기대도 강요도 할 수 없다는 걸 숙지하면서 나 부터가 그런 생각을 안하는 것, 그게 젤 중요한 거 같다.

그런 관념을 근거로 남은 날 비난할 수 있지만 나는 하지 않는다.

이거 너무 어렵지 않아? 자고로 돌 날아오면 바위 던지고 싶은게 인간의 본성인데(나의 본성인가...ㅋㅋ) 근데 바위를 우두두 맞고도 말마따나 왼뺨도 내밀 지경이 되려면 이건 해탈의 경지다.

 
하지만 남들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는 (고착관념이란게 대부분 남들에게 실질적 피해를 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흥미본위로 화제꺼리로 꿍시렁 댈 뿐이니 날 포함해서-나도 잘 그런다...;;-참 한심한데 뭐 남말하기 좋아하는 것 또한 인간의 본성이랄까..ㅋ) 인생 여러 항목들 가운데 그저 자기 마음 편한대로,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는대로 살기 위해서는 -때로는 그게 제일 어렵고 힘들다-남들의 수군거림을 버텨낼 수 있는 강인함이 필요한데 그걸 어찌 갖추느냐 물어볼 곳도 없으니 참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봤을 때, 남들 생각대로 수준대로 맞춰 살기 위해 무리하는 노력의 양이면 강심장을 갖추고 정신 수양 하고도 남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 어느 쪽으로 살아볼래, 라는 건 정녕 개인의 선택이지 않을까. 

나는 김현진 말마따나 '내기분주의자'라 소심한 새가슴을 갖고도 그냥 나 좋을대로 살고 싶으니, 성미에 안맞는 쿨한 태도를 지니기 위해 들어야할 까치발이 킬힐 저리 가라다.

근데 나 하이힐 좋아하니까 괜찮아....

사실 내가 이렇게 끄적끄적 꿍시렁꿍시렁 대는 건 지레 자기 보호를 위해 연막치는 것과 마찬가지. 난 그저 보통의 참 평범한 인간인데 가끔 내가 속한 집단의 주류 가치관과 동떨어진 생각을 할 때가 있고, 그걸 굳이 고쳐야겠다는 생각도 안들때가 있어서, 좋은게 좋고 무난한게 좋고 묻어가는게 좋다는 생각과 달리 사서 고생해놓고 자존심은 또 쎄서 그걸 고생이라 인정 안하고 꿋꿋하게 나 좋을대로 하고 만다. 아마 앞으로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겠지.

예전에는 그런 것도 후회해 봤는데, 똑같은 상황에서 다른 선택을 했을까, 를 놓고 나 자신에게 골라보라 그러면 결국 똑같은 선택을 할꺼란 말이지. 선택에 대한 후회는 보다는 선택 후의 과정에 대해 미련이 좀 남는 것 뿐. 그리고 난 후회하지 않기 위해 (자기도 모르는 새애) 발악하는 타입이라.  

뚜렷한 윤곽도 확신도 없지만 어렴풋이 느끼는 건, 나도 모를 어느 시점에서 내가 갈 길의 방향이 정해졌다는 거다. 길진 않지만 내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소소하나 참 나 좋을대로 살았다 싶고, 그런 길과 내 성향이 절로 나아갈 길의 방향을 정했겠지. 물론 구체적인 목표나 거창한 꿈이 생겼다는게 아니다.  

그 길을 지나오는 동안 남들 수준(에 비하면) 미달이라고 자책했던 순간도, 불안해했던 나날도 사실 벗어버리면 그만인 것을.(지나고나면 더 별거 아니다)
사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과 환경들을 고려해봤을 때 내가 터무니없이 색다른 길을 걸을 리도 만무하니,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요리조리 좋을대로 사는 거 아니겠어.

그런데도 괜시리 불안하다.
막연한 미래가 그저 두렵기만 한 때가 있다.
저기 내 맘의 뒷동산 울창한 숲에 고스란히 비밀스레 묻어놨다고 생각했던 의문들이 갑자기 미친 벌떼처럼 와장창 달려들면, 그걸 떼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허공을 향해 양팔을 휘두르듯 끊임없이 나는 이대로 괜찮은지, 나스스로 확신할 수 없으면 주변 사람들을 살펴보고, 그럼 내가 또 함량 미달인 거 같아서 두려워질 때가 있었고, 있고, 또 있을 거란 말이지. 

그럴 때를 대비해서 늘 이런 비슷한 글을 쓰고 또 쓰고...읽고 스스로 위로받고 아마 앞으로도 쓰고 또 쓰고...위로받고ㅎㅎ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이거 외에는 달리 없으니 그저 말하고 쓰고 그러면서 스스로를 잘 다독이고 격려하는 것 뿐.

갈수록 자기 격려와 위로와 합리화를 얼마나 세련되게 할 수 있는지
그걸 연마하는 거 같아...ㅡㅡ^ㅋㅋㅋ

posted by steadyoung
2011. 7. 13. 12:23 카테고리 없음

7,8월은 학원가의 성수기라 불리지만 JLPT가 끝난 시점이라 나는 어~~~엄~~~처~~~엉 한가하다.한자 수업은 그나마 괜찮지만 JPT수업은 가끔 말도 안되게 사람이 없다. 사람이 없으면 좋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 들어줄 사람이 많은게 실은 젤 좋지.

작년엔 가만히 있는게 여간 불편하지가 않았는데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책을 읽기 좋은 기간'삼아 틈틈이 책을 읽고 있다. 요 한두달 읽진 않고 사들이기만 해서 읽어치워야 할 책이 산더미ㅠ.ㅜ

읽고나서 간략히...라고 했는데 제법 길이는 있다; 감상문.

 1. 김현진 -그래도 언니는 간다

 고소영 주연의 영화 '언니는 간다'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김현진의B급 연애 탈출기)로 나의 심금을 울렸던 김현진의 에세이. 이거 후루룩 읽힌다. 월욜 아침에 다 읽었음;; 김현진이 갖고 싶다는 루이비통 스피디백을 내가 사주고 싶을 정도로!!! 언니 좋아용+_+ 일단 글이 잘 읽힌다. 재미가 있으니까 당연!! 알기 쉽게! 화끈하게!! 쉬리릭 써내려가는 능력은, 비정규직 관련 운동을 하는 행동력과 아낌없이 사랑을 주는 그 에너지 만큼 멋지다.

 나랑 생각이 (얼추) 비슷해서 좋다고 한다면, 김현진이 보기에 내가 얼마나 재수없을까. 나는 당장의 내 눈 앞의 이익과 크게 상관이 없다고 느껴지는 일에는 몸을 움츠렸고(지금도) 아낌없이 사랑을 퍼주는 건 주저하면서 그런 아낌없는 사랑은 받고 싶었다.

 그래도 쓰는 말 하나하나 구구절절 공감이 되는 나는,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자신을 내놓으면서 글을 쓰고 행동하는 김현진이 그저 대단할 뿐이다. 그저 나온 책이나 들춰보며 헤헤~하고 좋아하는 정도지만, 말이 좋아 에세이스트지 본인의 말마따나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처럼 폼나게 살기 너무 팍팍한 글쟁이;;(그래서 늘 부업을 한다. 녹즙을 팔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김현진이 앞으로도꾸준히 책을 낼 수 있게! 사서 보고 널리 알려야지+_+

 2.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세익스피어&컴퍼니 - 제레미 머서

 캐나다의 어느 신문사 사회부 기자였던 제레미 머서가 비밀을 약속하기로 하고 정보를 제공받은 범죄자 이름을 책에 실었다가 살해 협박을 받고 무작정 파리로 피신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돈도 떨어져갈 무렵 정처없이 거리를 걷다가 세익스피어&컴퍼니 라는 서점을 발견하는데, 이 서점은 밥과 잠자리를 공짜로 제공해주는 공산주의자 조지가 수십년 간 운영해온 서점이다.
이 책, 논픽션임.

 벌써 아흔을 훌쩍 넘긴(지금은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조지는

 "둘러보게. 이 지구가 얼마나 부유한지. 그러나 유럽과 북미, 일본의 몇몇 사람들만 그 혜택을 즐기고 있고 나머지는 가난하고 배고픈 삶을 살고 있네. 하물며 깨끗한 물조차도 구하기 힘든 사람들도 있잖은가. 맞는 말이지? 사람들 대부분은 의문을 제기하려 들지도 않아. 그러나 최소한 나는 더 공평한 세상이 가능하다고 믿네."

 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한참 냉전이 심할 때는 미국과 프랑스의 감시를 받으며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수십년을 꿋꿋하게 서점을 운영해오고 있다. 적자가 나지 않을만큼만 운영하면서 (그래도 어느 정도 장사에 소질과 수완이 있기에 가능한 일) 엄청난 절약정신을 발휘해 서점을 찾아온 낯선 이들에게 밥과 잠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물론 하루에 책을 한 권씩 읽고 글도 쓰라고 뭐라 하기도 한다ㅋㅋ).

 나는 잘 모르는 서양의 유명한 작가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 서점을 거쳐간 듯 하고 그가 바라던 대로 오랫만에 재회한 딸이 서점을 물려받기 위해(그 책이 쓰여진 시점에서는) 고분분투하는 중. 덕분에 서점도 훨씬 깨끗하고 쾌적한 공간이 됐다고 에필로그에 적혀있다.

 근데 사실 내가 제일 재밌어했던 부분은 조지라는 아저씨의 변덕이 죽 끓는 듯한 성격인데, 저렇게나 훌륭하고 이상적인 신념을 바탕으로 서점을 운영해오면서 좋게 말하면 생각을 고쳐먹은 거고 나쁘게 말하면 변절- 그런 거 하나 없이 버텨온 끝내주는 뚝심도 알겠고, 아흔인데도 여전히 소년같고 그래서 섹시하다는(뭐 작자가 딱 그렇게 묘사를 한 건 아니지만 요는 그렇다는 얘기ㅋ) 말도 이해가 간다.

 근데 한푼이라도 아껴야한다면서 쥐들이 이백프랑 짜리 지폐들로 집 지을 때 까지 별 관심도 없고ㅋ 부인과 이혼하고 대학교를 다니는 딸이 있는데도 이십대 초반의 처녀에게 또! 마음이 동해 수줍게 고백하는 모습하며, 낯선 이들에게 혹하면서도 익숙한 이들이 떠나는 걸 원치않는 이중성도 그렇고.

철없어 보이는 면들이 낯선이들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는 유연성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데 주저없는 열정이 책방을 열성적으로 꾸려나가게 하는 원동력일 수도 있고.   

 사실 단점은 장점이 이름만 살짝 바꾼 샴쌍둥이 같은건데 예전같으면 누군가의 단점이 그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깎아먹어서 금새 위선자라고 생각하거나 별로라고 고개를 돌리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의 장점이 반짝반짝 빛나보이는게 결국 인간의 매력이란 걸 알겠다. 완전무결 단점 하나 없고 그럼 그게 인간이야? 로보트지;; 그걸 또 짜증내면서도 결국은 조지의 인간성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여 덤덤하게 묘사해 나가는 제레미머서도 멋졌다. 멋진 걸(조지&서점) 멋지게 담아냈으니(제레미머서) 멋진 책이 된거지.

 나도 누군가의 단점으로 섣불리 그 사람을 놔버리는 짓을 하면 안되는데. 그 단점이 변!신!해서 장점으로 활약할 순간을 볼 때 까지 참아낼 수 있는 인간이 되야겠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그냥 단순히!!! 
아직도 세계를 돌아다닐 꿈을 접지 않았는데ㅋㅋ 파리에 가면 꼭 여기 가봐야지! ㅋㅋㅋㅋㅋ   

posted by steadyoung
2011. 7. 12. 09:10 카테고리 없음

결혼하려는 커플들이 물가가 올라서 결혼을 미루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내가 꺅꺅 하고 환호해 마지 않는 선배가 대장정이 될 일본 유학에 오르기 전, 결혼을 하고 싶어도 몇 년간 돈을 못벌테니까 못하고~ 하길래 내심 왜 못하지?했다. 결혼은 서류의 문제아닌가... 주변 사람들에게 허락을 받고 싶으면 조촐하게 올리면 되는거 아닌가... 같이 사는데 돈이 그렇게 많이 드나?? 안살아봐서 모르겠단 생각만 계속.

내가 예전에 친구랑 둘이 살았던 방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가 45만원, 관리비가 2만원이었는데 깨끗하고 햇볕도 잘 들고 습기도 안차는 2층 방이었다. 방도 큼지막해서 둘이 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고 나는 생각하는데;; 좁긴 해도 베란다에 세탁기도 놓을 수 있었고, 화장실도 욕조는 없는데 그런거 있어봤자 뭐 쓰지도 않음;; 대학가였던 점을 고려해도 비싸다는 생각은 안들었는데. 둘이 나눠내면 그 땐 대학생이었으니까 좀 빡빡했어도 지금같은 수입이 있으면 그 정도 못낼 건 없지. 
(아! 내가 결혼할 만큼 기나긴 세월이 흐르면 당연히 저 월세와 보증금도 껑충 뛰려나 ㅠ.ㅜ)

그냥 그런데에 방 하나 얻어놓고 같이 살면 되는거 아닌가. 옵션으로 에어컨도 있겠다 가스렌지도 있었고 큼지막한 냉장고도 있었고 공용으로 안써도 되는ㅠ.ㅜ 세탁기도 있었고~ 어차피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다 다운받아서 보는데 엘씨디가 뭐가 필요하고, 그 밖에 가구나 가전제품은 인터넷에서 저렴하게 구입하거나 중고로 구하거나 집에서 쓰던거 좀 가져오거나 그럼 되는 거 아닌가?  

오히려 혼자 살 때 보다 지출은 줄고 수입은 느니까 같이 벌어서 모아서 필요에 따라 이사를 가거나 살림을 늘리거나 하면 될텐데- 하고 생각하는 내가 철이 없는건가? 그야 나도 당연히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기만 하면~! 라는 생각으로 무조건 살림을 차리고 볼 깡은 이미 사라졌을 만큼 현실적인 구석이 충만하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역시 뭘 모르는건가? 

그야 돈이 아예 안들진 않겠지만~ 둘이 살림을 시작하는데 드는 비용치고 그렇게 엄청나게 들거 같진 않던데, 나의 엉성한 계산실력으로는!!!!! 결혼식도 뭐 이 사람 저 사람 부를 거 없이(어차피 나는 그런 광대한 인맥도 없고), 랄까 별로 보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 오는거 달갑지 않은데... 그래도 드레스는 입어보고 싶으니깐 대충 예쁜거 입고 화창한 날 야외에 가서 바주카포 같은 카메라 갖고 있는 사진 잘 찍는 친구한테 왕창 찍어 달래서 그 때 겸사 겸사 식 치뤄버리면 안되는건가.. 주례 같은 것도, 한복 입고 그런것도 다 필요 없는데 ㅠ.ㅜ

뭐가 그렇게 어렵지. 그냥 남 눈치 안보고 좋은대로 살면 그만인데. 그런 날 두고 니가 아직 뭘 모른다 그러면 진짜 난 안살아봤으니 모른다고~ 라고 입을 쭉 내미는 수 밖에 없다. 연애도 모든 조건이 완벽히 갖춰져서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도 못하는데, 결혼을 해서 가정을 갖는 것도 모든 걸 갖춰놓은 상태에서 하려면 당연히 허리가 폴더폰처럼 휘겠지. 

내가 결혼을 할지 안할지도 모르겠고, 하면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상대방이 내 이런 생각에 대강 공감하고 동의해줬으면 좋겠다. 그래도 체면이 있지~ 남들 눈이 있지~ 하고 비싸게 밀어부치면 나는 또 귀도 얇고 상대방한테 맞추려는 구석이 있어서 쭐레쭐레 따라할텐데. 
랄까 그렇게 무리하게 만드는 사람이면 애초에 결혼을 안하려나, 하려다 그건 또 모르지; 그걸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고.

아흐 복잡해. 


      
posted by steadyoung
2011. 7. 6. 11:03 카테고리 없음

월욜에 친구 만나러 신촌에 갔다. 북오프에서 시간을 보내고 3번 출구로 걸어가는데 저 멀리서부터 엄청난 볼륨으로 들려오는 찬송가.
점점 더 커지길래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고개를 돌렸더니 주 예수를 믿으라 등등의 말이 쓰여져 있는 흰색 차량이 보였다.

차가 내가 있는 쪽으로 전진할수록 당연히 찬송가 볼륨은 더욱 커졌고 내 짜증지수도 쑥쑥 올라갔다. 고개를 휙 틀어 차를 노려보자 그 안에 있던 아저씨 한 분이 날 쳐다보며 손으로 하트를 만드는 것이다.

 아!!!

이 짧은 순간에 이렇게까지 맹렬하게 적의에 사로잡힌 적이 요 몇년 새 있었나? 내가 좀 더 공격적인 인간이었다면 가운데 손가락이라도 세웠을텐데 나는 상식이 있고 대중이 두려운 보통 인간인지라 달랠 길 없는 분노를 삭이며 그저 성큼성큼 걸어갔다.    

이건 정말 미풍양속을 해치는 행위이며 소음 공해를 유발하고 있으니 경찰이 어떻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심각하게 생각했다.
그게 대체 뭐하는 짓이지? 그런 방법 밖에 생각못해내는 그 센스 없음을 탓하기엔 너무 아저씨라 그렇다 치고, 그렇게 거리 한복판 에서 민폐를 끼쳐도 된다는 몰지각함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posted by steadyoung
2011. 7. 1. 09:57 카테고리 없음

1. 그저께 길을 가다가 넘어졌다. 종로에서... 그것도 정말 거짓말처럼 대자로 뻗었다. 뻗기 전에 적당히 허우적도 댔다. 허공에 내 긴 팔을 휘적휘적 대며... 입고 있던 치마가 훌러덩 허벅지 위로 올라갔다. 즉, 팬티도 보였을 것이다. 옆에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가방안에 내용물이 쏟아졌다. 온 몸을 아스팔트에 부딪혔으니 지금도 아프다. 왼쪽 허벅지, 팔, 머리가 골고루 아프다... 그래도 멍이 안들었으니 다행인가...

넘어진 뒤에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남자친구(왜 자기가 미안해하지!? 못잡아줘서 미안하다던데!! 귀엽게시리!!) 옆에서 꽤 오랫동안 부끄러워했다.
아흑~ 왜 넘어지고 그랬담~ 흑흑 물론 길 한복판에 그런 동그란 구멍을 뚫어놓은 게 정말 이해가 안되지만!! 뭐 다들 안넘어지는데 나만 넘어졌으니 흑

쨌든 이런 얘기는 만나는 사람들 모두에게 하고 다녀야한다. 더이상 팔릴 쪽이 없어질때까지 내가 얼마나 우스꽝스럽게 넘어졌는지, 어찌나 쪽팔렸는지를 과장과 오바를 듬뿍 넣어서 듣는 사람이 마구마구 낄낄대도록 만들어야, 그래야 웃기고 즐거운 추억으로 승화된다ㅋㅋㅋㅋ


2. 넘어지고 나서 전철을 타러 갔는데 유난히 인천행이 안오는거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드뎌 왔나보다 하고 열차를 탔다. 이윽고 신도림에 도착해서 먼저 내리는 남자친구 뒤통수를 바라보는데 그 순간 들려오는 안내 말씀, 천안행 열차... 제길! 하고 나도 얼른 내렸다. 근데 무슨 인천행이 용산에 있어~!! 그럼 차라리 동인천 급행을 타야겠군, 하고 다른 홈으로 갔는데 사람 완전 많다... 왜들 이러지? 원래 이 시간에 이렇게 사람이 많나? 뭐 적을 시간은 아니지만 이 정도는 아닌데! 하고 보니 월계역 구간에 산사태가 나서 전철 운행이 지연 어쩌구 저쩌구;; 이미 전철엔 사람이 한가득이었는데 나는 용감하게 미어터지는 전철 안에 내 몸을 밀어넣었다.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내 앞에 등돌리고 핸드폰으로 영화를 보고 있는 사람의 영화 자막이 읽히더라. 외국 영화였는데 훤칠하고 몸 좋은 남자와 눈코입 크고 예쁜 여자가 나왔다. 정말 이건 같이 보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좁은 거리였는데 갑자기 이 앞 분이 내게 영화를 안보여주시는 거다! 지만 쏙 보게끔 화면을 교묘하게 가리며 힐끔힐끔 보는데,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고개를 요리조리 돌리며 대체 뭐가 나오길래 하며 화면을 노려봤다.

침대 위에서 남자와 여자가 열심히! 하고 있더라고! 그래서 안보여준거야? ㅋㅋ
얼굴도 안보이고 목덜미만 보이는 그 남자분이 갑자기 조금 귀엽게 느껴졌다ㅋ
왜!!!! 그런거일수록 보여달라고!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장면이 끝나자 다시 내게 화면을 들이밀듯 여유롭게 감상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별거 아닌데 왤케 웃겼지ㅎㅎ

3. 친구가 생일 선물이라고 사준 책이 어제 집에 도착했다. 그 중에 한 권이 김현진의 '그래도 언니는 간다' 였다. <누구의 여자도 되지 마라> 였나? 그걸 폭풍 감동으로 본 뒤에 본 건데 이건 더 좋다 ㅠ.ㅜ 언니는 정말 가고 있더라. 루이비통 스피디백을 내가 사주고 싶을 정도로 좋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사실 책을 사는 거 밖에는 없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책을 내줬으면 좋겠다.
 
4. 좀 있으면 회의를 한다. 어디 학원이나 늘 영어가 메인이기에 안그래도 별 할 말이 없는데 나는 특히 불만도 건의사항도 거의~ 없다. 그래서 도무지 회의의 필요성을 못느끼겠다. 근데 도대체 왜 한달에 두번이나 하는거지. 나는 벙어리처럼(내가 학원에서 제일 어리다)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한다.
작년에 몇 번, 불만은 아니고 건의사항으로 가장 성수기인 방학 시간대에 왜 도대체 사람도 별로 안듣는 수업을 해야하는건지, 그냥 쭉 JLPT로 가지! 하는 얘기를 저녁 쌤과 부장님과 실장님과 한 적이 있는데 뭘 구체적으로 다 정해도 결국 '그거 안되겠더라구요' 하고 끝나버리니 나야 뭐 더 이상 힘을 쓸 도리가 없다. 사실 난 그렇게 안해도 그만이다. 사람 별로 안들으면 난 그 시간에 인터넷도 하고 책도 읽으면 되거든. 여기저기 전전해서 일하면서 든 생각인데 나 같은 말단이 뭘 건의해도 다들 무반응이다. 무반응이면 다행이게~ 니가 뭘 알아~ 한다. 그럼 나는 그러게 내가 뭘 알아~ 싶다. 한국의 어떤 곳에서 회의란, 위에서 결정된 사항을 전달하기 위한 거지 내가 발언의 기회를 갖는 곳이 아니라는 걸, 직장생활을 맘잡고 한 건 아니지만 그냥 알겠더라고.

뭘 더 열심히 해야하나. 무반응로 앉아있는 내 옆에서 경력 오~래되신 분들이 열정적으로 건의하고 얘기할 때 마다 나는 내 열정없음을 탓해보기도 한다. 아 나도 막 까폐 개설하고 그래야하나......뭔가 더 안절부절 애걸복걸 전전긍긍 열심히 해야하나....
근데.....귀찮게시리.
공부는 혼자 하는 것임....특히 나 같은 시험 과목은.. 배 째... 뭐 그런거.

나는 내 시급에 부족함 없이 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 입으로 말하기 조금밖에 안쑥스럽지만, 수업 듣고 잘 가르쳐주신다고, 좋다고 해주시는 분들도 많다(실은 수강생 자체가 별로 없으니 많아 봤자다). 당연하지. 내가 근 10년을 공부했고 때때로 가르쳤던 언어다. 작년에 수업 처음한다고 야후재팬을 헤집으면서 설명과 유례와 예문을 찾아 돌아댕겼다. 시급 이상으로 일하고 있느냐 하면 그건 잘 모르겠고 내 입으로 그렇게 말하기는 아까보다 좀 더 쑥스러우니 그냥 그 정도로 일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만약 내가 수강생에 비례해서 페이를 받는다면 나도 좀 더 적극적이 됐을수도 있다. 그런 미래를 막연히 상상할 때도 있지. 좀 더 이름있는 큰 학원으로 옮겨서 좀 더 일을 크게 벌려보자면 그럴수도 있고, 나는 소위 성공할 수도 있을 것 같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뭘 그렇게까지 하냐 싶다. 내가 청운의 푸른 꿈을 안고 JLPT 강사가 된 건 아니다. 오전에 일해보고도 싶었고, 많진 않지만 고정적인 수입이 있고도 싶었고, 가르치는게 재미도 있었고, 그래서 가르치게 됐으니 받는 돈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일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오전 일 말고도 영어 공부도 해야하고 나의 귀여운 아이들을 상대해야하고 남자친구도 만나야 되고 중간중간에 책도 읽어야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그래야하는데. 뭘 그 하나에 매달려서 열정적으로.. .막 그래야해? 

오늘 회의 가면 또 멀뚱멀뚱 앉아있다가 언제 끝나나 기다리다 올것이다. 그래도 내가 그 시간에 시급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왜 앉아있어야해! 하며 생각하지 않는게 어디야. 빨리 일 끝나고 집에 가서 책도 읽고 빨래도 걷다가 남자친구를 만나야겠다는 일념으로 버텨야지.


posted by steadyoung
2011. 6. 20. 08:45 카테고리 없음

엄밀히 말하면 '대학생'난리다.
모든 청춘이 대학생인 건 아니므로.

반값 등록금이라고 사회가 시끌벅적하고 서점가에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제목의 책이 베스트셀러 코너에 놓여있다. 서울대에서 인기 강의 어쩌구 식으로 홍보를 하는 것 자체가 촌스러워 거부감이들었지만 뭐 베스트 셀러에는 항상 나름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서점에서 후루룩 들춰봤는데 내가 읽기엔 좀, 가볍달까. 같은 20대여도 책을 읽고 공감하기에 나는 좀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이, 우선 들더라 ㅠ.ㅜ

 게다가 그래도 '먹물'이라 으스대고 싶은건지 좀 더 분석적으로 쓰여졌어도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내가 궁금한 건 필자가 이야기를 마무리 지은 그 다음 부분, 혹은 그렇게 생각하게 된 논리나 근거인데 그런 건 일체 언급하지 않고 스르륵 지 하고픈 말만 적어놓은 걸 보니 이 책은 '20대'를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대학생, 그것도 이제 막 대학생활을 시작했거나 본격적인 구직활동에 접어들기 전 혼란과 방황의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을 위한 참고도서 정도면 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물론 나는 필자의 말에 크게 동의하는 편이다)

그 책 보다는 얼마전에 읽은 엄기호씨의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가 훨씬 유익했노라 말하고 싶다. 엄기호씨의 책과 함께 되짚어보면 좋을 사건(?)이 김예슬양의 고려대 거부 사건. 다들 그 걸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내가 그걸 보고 제일 처음 든 생각은 뭘 이제와서, 였다.

사실은 저도 그 김예슬 양의 선언이 불편했는데. 위에서 말씀하신 것 처럼 경쟁에 쫓기는 사람들을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느낌(그럴 맘은 물론 전혀 없겠지만)이 들더라구요. 누군 안그러고 싶었을 거 같아? 버럭!! 이런 느낌. 글쎄요, 괜한 죄책감일수도 있고, 정치적 도덕적 열등감일 수도 있고.

-이건 예전에 룰루님 블로그에 포스팅된 엄기호씨 책 감상문에 썼던 내 댓글인데, 엄기호씨 책을 보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20대들이 제법 있다는 걸 알았다. 난 또 나혼자 베베꼬인 줄 알았지. 386세대가 쌍수 들고 환영했던 그 순수한(과연?!) 마음과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대학거부 사건을 바라본 내 사고방식의 배경과 논리를 알 수 있게 됐달까ㅋㅋ

대학을 자퇴하는 사람들은 참 많고, 그 중에 너무너무 다니고 싶은데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아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 사람들에게 장학금 받아서 다녀라 알바를 해라, 하는 소리가 얼마나 잔인한 말인지 알기에 나는 그저 그들이 한없이 안타깝다. 사람이 노력으로 어떻게든 되는 상황이 있고,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대학을 마칠 수 있게끔 버텨준 부모님과 알바로 생계를 유지하든 졸업 후 학자금을 갚든 여튼 무사히 졸업장을 딴 나 자신, 그리고 그럴 수 있던 내 상황에 총체적으로 감사하고 있다. 나도 나 혼자 힘들다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고, 그 때 누군가 나에게 그래도 너보다 힘든 사람도 많아, 하고 말했으면 그 사람 얼굴에 손톱자국을 냈을지도 모르지만...ㅋㅋㅋ 돌이켜보니 나는 참, 운이 좋은 아이였다는 생각이 든다(노력은 당연한 것이므로 운의 문제다).

예슬양처럼 공부를 잘 한 건 아니어도, 그래서 고려대에는 못갔을지언정 자기자리에서 황새 따라가는 뱁새 기분-대학생이라는 신분이 내 상황에 주제넘은 건 아닐까 하는-을 참아내며 묵묵히 살아가는 수많은 대학생들이 있다. 물론 고려대라는 학벌로 얻을 단꿀을 벅차고 나온 용기는 대단하고 그 행동 또한 숭고하다고 생각하기에 예슬양이 아직 사회를 모른다고, 철없다고 손가락질하거나 비아냥댈 마음은 일절 없다. 하지만 모두들 알고 있잖아. 예슬양은 고려대니까 주목받은거지. 그 외에 학생이 어디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의 학교 앞에 대자보를 붙였다해서 기자분들이 과연 기사나 써줬을까.

내가 안타까운 건 고대를 걷어차고 나온 학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만큼 제자리에서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줬으면 좋겠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그리고 그저 진실한 사랑을 모르네 정치에 관심이 없네 속물이네 편한 일만 하려 하네 하며 싸잡아 비난 하는 기성세대들의 오만한 사고방식. 짜증을 내기도 이제 지쳤으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20대는 기성세대들의 통제와 훈육의 대상이 아니기에, 20대의 이야기 들을 자세도 좀 고쳐먹고 성장하라 외쳐대는 기성세대들의의 성장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기네들도 자문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행동에 옮겨, 우리 사회에서 주류가 아닌, 하지만 주류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는 20대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한(내가 생각하기엔 꽤 생생하다) 엄기호씨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엄기호씨 책도 여기저기서 주목을 받고는 있지만 '아프니까 청춘이다' 만큼 화제가 되진 않는다.아마도 엄기호씨가 서울대 교수가 아니기 때문일테지 ㅡㅡ^ 내가 이 책을 대학생 때 읽었다면 아프니까 청춘이다' 보다 훨씬 위로 받았을테다. 상황이야 별로 나아지진 않겠지만 적어도 나만 그런 생각을 하고 그런 일들을 겪는게 아니라는 생각에 보다 맘이 편해졌겠지.

엄기호씨의 책에 나오는 20대가 우리나라 20대를 전부 아우르지 않는다는 건 잘 안다. 하지만 한 권의 책이 꼭 전체를 대변하거나 대안을 내놓을 필요는 없으므로. 그저 이렇게 사회 각계 각층에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활발하게 들려야 건강한 사회가 되지 않겠어. 건강한 사회는 결국 나를 건강하게 하므로 굉장히 이기적인 욕심이다ㅎㅎ

지금 나는 (아직도 수련이 필요하지만) 남들 말과 시선에 적당히 신경을 끌 수도 있게 됐고, 신경이 쓰여도 마음을 제법 달랠 수 있게 됐다. 다만 그저 내 후배 뻘, 조금 시간이 흐르면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 먼 미래에는(아 멀지는 않나...ㅡ_ㅡ;;) 내 아이들이 조금만 덜 힘들게 조금만 더 자유롭게 삶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맘이다.

그런 사회가 또한 나를 자유케 하리라. ㅋㅋㅋㅋㅋ    

posted by steadyoung
2011. 6. 8. 09:43 카테고리 없음

1. 일본원서

이사카 코타로의 러쉬라이프를 들고 다닌지 몇 주가 됐는데 이제 겨우 200쪽 읽었다. 고백을 이틀만에 다 읽어버린 것과 참 대조되는 상황.
이거 분명히 4년 전엔가 읽었을 때 엄청 재밌어서 한 번에 다 봤는데 이건 뭐 뒷 얘기가 하나도 생각이 안나는데도 하나도 안궁금해 ㅡㅡ^ 아 내가 키득키득 봤던 소설가가 하나 이렇게 리스트에서 사라지는 건가 아니면 단지 더이상 러쉬라이프가 내 취향이 아니게 된건가... 예전에 칠드런 다시 봤을 땐 괜찮았는데. 그래도 옛 정이 있어서 억지로라도 다 읽어주겠어(랄까 돈이 아까워서...)

예전엔 원서도 읽힐 때 몰아서 봤는데 요즘에 원서는 거의 늘 읽는다. 습관이 되니 좋다. 귀찮아도 후리가나 생각 안나거나 딱 봐서 모르는 건 전부 체크해서 꼭 찾아본다. 이런식으로라도 꾸준히 공부를 해야지. 듣고 보는 게 습관이 된 진 오래지만 원서가 습관이 된지는 얼추 몇달 인 거 같다. 북오프가 신촌에 생긴게 꽤 도움이 되는 듯. 가서 볼만한 책 골라서 사놓으면 돈이 아까워서ㅋㅋ(내 거의 모든 일의 동기다ㅋㅋ) 꼭 본다. 근데 5월에 영어회화를 신촌으로 다녀서 틈만 나면 북오프를 들락날락한 탓에 쌓아만 두고 있는 원서가 여섯 일곱권 되는 것 같다. 이 놈의 지지리 진도 안나가는 러쉬라이프를 오기로라도 다 읽으면 꼭 다 봐야겠다.

대신 영어 셜록 홈즈가 멈춘지 좀 되고 한국 책 안 읽은 지 좀 됐다....?? 근데 아 얼마전에 김현진씨 책도 보고(눈물이 앞을 가렸음ㅋㅋㅋㅋ 폭풍 눈물ㅋㅋ) 요즘은 룰루님 블로그에서 본 성격유형에 관한 책을 깨작깨작 읽고 있구나. 근데 한국 책도 사놓고 안보고 있는게 두권 정도 있네. 꼭 보자구용.

성격유형에 관한 이야기인데 나는 '인식형'에 '감정형'인 건 틀림없는 거 같은데 외향형인지 내향형인지는 조금 아리까리하다. 물론 대체적으로 외향형이나 내가 사람들 만난다고 마냥 신나는 건 아니라 에너지 소모가 좀 큰데... 배터리 방전되는 느낌이랑...  그리고 하나 더 뭐였더라... 여튼 읽을수록 잘 모르겠던데...ㅠ,ㅜ

2. 영어회화

이번달이 네번째 달이다. 나는 꾸준히 레벨을 하나씩 올라가서(안올라가는 사람 거의 없음ㅋㅋ) 지금 나름 상급반인데 와와와 사람들이 참 영어를 잘한다. 평소에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 앞에 뒀으면 주눅들었을 거 ㅠ.ㅜ 물론 완죤 쏼라쏼라는 아니지만 생각하는 바를 잘 전하고, 내가 원하던, 주말에 뭐했냐 이런 질문을 넘어선 주제를 다루니 난 좋다.
다른 사람들도 내가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는걸까? 주눅 안들어도 될까? 이런 것들을 생각하게 되는데 내가 쓰는 영어는 어쩐지 유치하고 다른 사람들의 어휘구사는 세련된 것 처럼 보이는 건 단순히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심리일까? 공부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안하고 있지만;; 여튼, 자극이 된다.

나는 회화수업에 대해 늘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고(일본어 잘 못했을 때 회화시간이 어찌나 끔찍한지ㅋㅋㅋ), 문법이나 작문이나 독해가 어느 정도 뒷받침 되야한다고 늘 주장했고 주장하지만, 남는게 없어보이는 회화 수업에도 나름대로의 장점은 많아서, 파란 눈을 앞에 두고 말할 때 더이상 긴장하지 않게 됐달까(첫달은 너무 두근두근 거렸다ㅋㅋ).
그리고 틀리는 걸 신경쓰는 것도 줄었다. 그만큼 느슨해졌다는 얘기기도 한데ㅋㅋ 쨌든 늘 영어에 대해 자극을 받는다. 그리고 신기한게 3월에는 난 짧은 문장 말할때도 떠듬떠듬했는데 지금은 간단하고 짧은 문장은 비교적 빨리빨리 말할 수 있게 됐다는 거. 앞으로도 꾸준히 다른 영어공부와 병행해서 들으면 호주 갔을 때 바로 일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전화영어도 나 네달 동안 전출했어용 >.< (첫날에 전화기 고장나서 못받은거 뺴고...ㅋㅋ) 칭찬받고 싶다...ㅋㅋㅋㅋ 다 커서 ㅋㅋㅋㅋ  
오늘이 마지막이었는데 쌤이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금욜날 봐~ 해서 음, 좋았다 ㅋㅋㅋㅋ 다시 들을지 말지는 좀 고민중. 듣는게 좋긴 한데...흠.


3. 행복해요

나는 예전에 의욕이 넘치거나 기분이 좋은 주기나 (늘 행복한 편이라 생각하지만) 지금 같은 행복은 다신 없을 것 같은 때일수록 더 눈 앞이 깜깜하고 두렵곤 했다. 이걸 잃으면 어쩌지. 지금과 같은 의욕이 사라지면 어쩌지. 지금 이 사람이 날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지. 지금과 같은 상황이 끝나면 어쩌지. 전전긍긍했다. 

실제로 그런 순간은 찾아오고, 그럼 또 바닥을 치는 기분과 우울함에 시달리고, 숨 못쉬게 울고, 그저 하루하루 시간이 가는 걸 바라보고, 다시금 조금씩 좋아지고, 다시 의욕이 생기고. 근데 그런 주기가 반복된다는 걸 인식했을 땐 짜증도 났다. 또야 또. 또 이래. 대체 난 왜 이래.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싸이클이 반복되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나는 새옹지마를 참 좋아하고 동경하지만, 원체 단순해서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터라ㅎㅎ 불행하다고 나쁘다고 느낄 수 있다는 건 행복하다고 좋다고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살아있으니까 그런거다. 내려오면 올라가게 되있고 올라가면 내려오게 돼있는 거. 사람은 그렇게 살아가니까.

지금은 불안도 훨씬 줄고 전전긍긍하지도 않게 됐다. 물론 우울한 앞날이 갑자기 머리 속에 화르륵 펼쳐질 때도 있지. 샤워하다 문득. 길가다 문득. 하지만 애써 털어낼 수 있게 됐고 무엇보다 그건 그거대로 또 나쁘지 않을거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됐다.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순간은 변덕쟁이라 지맘대로 휙 왔다 쓱 가버리지만, 올 땐 견뎌내야할 시련을 싸들고오고, 갈 땐 다음에 지가 올 때까지 내가 버틸 수 있을만한 '무언가'를 남기고 간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부모님이 다져준 땅에, 많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함께 내가 일군 내 일상의 행복이다.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 맺고 거둬들이고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순간은 잠시 스쳐지나가는 것. 그저 묵묵히 일하고, 밥먹고, 웃고, 울고 뭐 그러다보면 어느새 잘 살고 있는거지 뭐.
 
 
 
posted by steadyoung
2011. 5. 31. 11:40 카테고리 없음

5월이 끝났다. 내가 체크카드를 만들고 두번째로 한도초과를 맞이했음 ㅡㅡ^
첫번째는 라섹수술 할 때 엄청 긁어서 그런거고
이번에는, 물론 내가 학원 등록을 좀 많이 했지만...;; 여튼. 깜놀.
근데 돈 많이 쓰는데 별로 반성이 안되고 있음...............
학자금 다 갚았는 명목으로........ 그동안 안쓰고 살았으니까.....
근데 이렇게 써대면 그동안 안쓴 의미가 없는거 아니야...?? 하는 자괴감...?
그거만 극복하면 살만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월에 세개의 수업을 등록했는데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전출했음+_+
게다가 나 새벽 다섯시 반에 일어나는 인간이예요. 강의가 7시부터라...ㅋㅋ
평일 저녁과 주말에는 과외럿쉬구요. 하루 종일 집에 있는 날은 당연히 없다.
반나절 쉴 수 있음 그걸로 만족. 원래 난 이렇게 빡세고 성실한 인간이 아닌데.
내가 고딩 생활의 3/4을 지각으로 채워서 고2 종업식 날엔 애들 다 앉아있는데 혼자 일으켜세워짐 당해서 선생님이 삿대질하면서 버럭버럭한 적도 있다. 아으 쪽팔려. 뭐, 기강을 해이하게 만드는 장본인이라 폐 끼친 건 미안한데
도무지 아침일찍 가서 밤늦게 있는 시스템을 사랑할 순 없다, 지금도.

그 때 학생주임은 그런 식으로 살다가는(일찍 안일어나는) 수능도 망치고 어른 되서 사회생활도 변변하게 못한다고 했지만, 돈을 내는데도 싫은 수업과 돈을 버는 좋아하는 일의 마음가짐이 같을 수 없다. 남의 돈 받는 일을 쉽게 여겨선 안된다는 건 어렸을 때 부터 잘 알고 있었음. 고딩 때 알바할 때도 지각은 없었다.

물론 요즘엔, 좋은게 좋은거라는 생각도 많이 한다.
사람한테 되도록 상냥하게, 생활은 되도록 성실하게, 뭐 그런거.
학교 잘가서 잘 생활하는 과외녀남들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어렸을 때 이렇게 살라고 가르침 받은 걸 지키며 사는 것도 좋은가 싶다.
단지 그 마음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전제로. 거짓으로 그러고 살면 그게 무슨 의미람.

아마 호주 가기 전까지 있는 힘을 짜서 사람들 만나고 놀고 돈 벌고 그럴려고 각오한 거 같음. 호주에 간다고 딱히 어드벤쳐가 날 기다리고 있을게 아니라 그저 지루하고 외로운, 혹은 힘들지도 모를- 일상의 반복과 싸워야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지금 이렇게 사람들이 내 곁에 있을 때 잠 따위 자지 않아도 되니까, 같이 있고 싶다. 난 더 미친듯이 돌아다닐꺼다. 일하고, 공부하고, 운동하고, 사람들과 술마시고, 놀러다니고, 그리고 연애하고. 그렇게 돌아다니다 휙, 쓰러져버려도 좋을 정도로. 여기서 내 삶이 끝나도 전혀 아쉬울게 없을 만큼.

6월에는 제엘피티도 막바지라 강의에도 힘이 들어갈테고
애들 시험이라 내신대비하는 터라 정신없을테고
영어는 작문과 회화를 그대로 두개 들을꺼고, 운동도 한달 쉬었으니 다시.
운전면허는 호주가기 3개월전에는 따야하니, 8월 안으로 따는게 좋겠다.
좀 더 숙성되야 할 수 있는 얘기겠지만 연애도 열심히.

posted by steadyoung
2011. 5. 13. 11:02 카테고리 없음
저는 나가수를 불편해하는 사람들의 저변에는 '중견'가수들을 순위 매기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나무님 글에서 오려왔음. (댓글로 달까 하다가 길어질 거 같아서ㅋㅋ)


나 역시 나가수를 불편해하는 사람들 중 하나인데, 그걸 이유로 안보는 건 아니다. 그냥 요즘 한국 텔레비전을 안보고 인터넷으로 방송 되새김질도 안하는 주기일 뿐ㅎ 보면 엉엉 울지도 모른다ㅋㅋ 한살 곱하기 만배로 눈물샘이 헐거워지고 있음 ㅋㅋㅋ

'중견'이니 이제 마땅히 '대접'을 받아야만 한다는 의견에 굳이 토를 달 건 없겠지만 요즘은 뭐든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있으니 어떤 분야든 중견이라고 해도, 그걸로 밥벌이를 한다고 해도 아마추어에 못미치는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게다가 저 생각을 스스로 하고 있다면 그건 좀, 보기 좋지 않다ㅎ 대접은 받는게 아니라 하는 것. 대접 받으려는 심보야말로 이미 권위 외에는 내세울 게 별거 없다는 말 아니겠느뇨.

내가 나가수를 불편해하는 이유는, 그들들 경쟁시키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나가수의 기획의도에 '프로'를 '인정'하지 않는 한국 사회의 특징이 녹아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

나는 프로와 아마를 구분 짓는 건 실은 '실력'보다는 '각오'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무리 '뭔가'를 잘해도, 그걸로 먹고 살겠다는 각오로 임하는 사람보다 절실할 순 없다. 진지하게 그 일과 마주하기도 어렵지 않을까. 나는 음악 없인 살 수 없다는 말에 그럼 죽게? 하고 픽, 코웃음 치는 타입의 인간이므로 생계 상관없이 음악을 하지 않으면 죽을 거 같다는 사람들은 일단 논외로 하고.  

음반을 내고 무대에 선다는 건 불특정 다수가 나에 대해 쏟아내는 이러쿵 저러쿵,을 넘어선 비방 공세까지 견뎌내야한다는 건데 그걸 업으로 삼아 한국의 척박한 음악시장에서 여지껏 생존해서 공짜로 듣기 황송한 노래를 불러주는 '가수'들을 진의가 뭐든 점수를 매기려는 방식, 것도 남의 노래로, 이 나는 썩 내키지가 않는다. 그들을 경쟁시키는게 맘에 안드는 게 아니라, 당연한 듯 경쟁해온, 하고 있는 사람들을 다시 한 번 굳이 또, 것도 남의 노래로, 하는게 결국 사람 사물의 본연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심보의 발로로 보임.

그들이 타이틀 그대로 '가수'이기 때문에 남의 노래로 그리도 훌륭한 무대를 만들어낼 수 있었겠지. 주말 저녁에 좋은 음악을 들려주려는 취지도 좋고, 실제로 감동받는 사람들도 많고, 이로 인해 한국의 진짜 가수들이 주목받는 것도 좋고. 실은 위에서 울분을 토할 만큼 신경이 쓰이는 건 아닌데;

참고로 경쟁에 관해서.

'경쟁'이라는 상황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 뭐든 손에 넣으려 할 때 나 이외에 그걸 필요로 하는 이가 손을 뻗으면 밀치든 곰곰이 생각한 끝에 양보하든 경쟁의 과정을 거쳐야한다고 생각한다. '공정한 경쟁에서 열심히 해서 필요한 건 따내는 게'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세태가 공정하지도 않은 경쟁에서 열심히 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모조리 가져가는 판을 짜내니까 문제지. 하지만 주위를 잘 둘러보면 비교적 공정한 싸움에서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서 불평만 하는 인간들도 꽤 많다. 나도 때때로 그렇고.

그리고 경쟁에서 이겨서 내가 너보다 우월하다는 걸 체감하고 거기서 쾌감과 희열을 느끼는 건 나쁘다고 하기엔 너무 당연한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동물과 다를 것 없는 본능대로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훌륭한거고, 그렇지 못해 부끄러운 거다. 

사람이 늘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늘 지기만 하는 법도 아니다. 경쟁에서 어떻게든 이기려고 에너지를 쏟아붓는 것 보다 내가 이겼을 때 진 이들을 위로하고 내가 졌을 때 이긴 이들을 시기하며 해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을 수양하는게 행복해지는데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인생이란 시장에서 남는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경쟁을 제껴버리거나 저도 쪽팔리다고 생각하지 않거나 남들이 잘 모르는 걸 따내는, 그런 재미를 만들고 찾을 줄 알아야겠지.  
  
posted by steadyoung
2011. 5. 9. 11:49 카테고리 없음

앞으로 이런 날이 계속 되겠지.

하지만 나는 여름을 싫어하지 않는다. 일년 중 가장 좋아하는 계절.
맥주도 특히 맛나고(언제 먹어도 맛나긴 하지만) 낮이 길어서 더 놀아도 될 것 같고, 납량특집도 좋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좋다. 옷이 얇아서 좋고 벗고 다녀도 되니 좋고ㅋㅋ 눈 뜨고 얼마 안되서 해가 밝아오고, 선선한 새벽녘에 출근하는게 또 좋다.

주말은 등이여 이불과 혼연일체가 되어라~ 라는 마음으로 내내 뒹굴댔다. 어찌어찌 과외도 전부 미뤄지고, 잠시 누굴 불러내서 밖에서 술이나 마실까 고민하다가 그냥 집에서 뒹굴어대는 걸 택했다. 뒹굴고 보니 참, 아무것도 남지 않네. 
너무 자서 눈도 붓고.... 게다가 뒹구는 건 관성의 법칙이 몇만배 더 작용하는터라 나는 아직도 등을 이불에 붙이고 싶다.


과외 러쉬는 계속되고, 나는 결국 영어 수업을 두개 듣는다. 작문을 듣고 있는데 할인을 해준다는 영어학원 팝업창의 유혹에 거뜬히 넘어가고 말았다. 게다가 장소도 신촌. 내 일+공부 나와바리가 아니야~ 요즘 신촌이라 하면 술먹고 기억을 없애는 곳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이참에 영어회화도...

쌤이 영국사람이라 재밌을 것 같아서 골랐다. 막상 수업을 들어보니 최큼 씨니컬 하시다. 나의 대답을 마구 깐다ㅋㅋㅋㅋ 젠장. 나는 아메리카사람과 잘 맞는 것인가. 겨우 외국인 세명 체험해보고 생각해본다ㅋㅋ
교재도 확 어려워져서 불타올랐다. 사실, 작문 수업은 가끔 하는 실수를 고치는 용도로는 좋은데 너무 어렵냐- 하면 그건 아니여서. 물론 have been unable to 이런거 아직 잘 못쓰니까 잘난척 하고 말할 수준도 못되는 건 아는데.
여튼, 어려운걸 앞에두고 불타오르는 성격, 뭐, 좋다 치자. 게을러져가는데 하고 싶은게 있는 건 좋은거 아니겠어.

요즘은 운동 가기가 싫다 ㅠ.ㅜ
내가 운동 중독이 어쩌고 하면서 예찬한거 아는데 과외가 마구마구 있는 걸 계기로 가기가 싫어지고 있음 ㅠ.ㅜ 지난 이주간 딱 두번 갔음. 그리고 내 세달 이용권은 끝나고 말았다.
오늘 가려면 새로 끊어야하는데... 요즘 돈을, 테트리스 잘 맞춰서 한 번에 우두두둑 사라지는 그 모냥처럼, 써대서 최큼 부담이 된다.
근데 근 두달 반 동안 열심히 해온 운동으로 모양을 잡아가려는 몸을 이주만에 되돌리다니 나도 참 어리석지. 그러면 안돼 그러면 안돼...
하면서 내가 오늘 운동을 갈지는..... 아직 모르겠다.
귀염둥이 트레이너와도 조금씩 친해지고 있는데 ㅠ.ㅜ 흑.

     
아. 배고프다.
posted by steadyoung
2011. 4. 21. 11:39 카테고리 없음

외장하드로 옮겨놓은 아메토크를 요즘 다시 보고 있음.
아메토크 내에서도 취향이 바뀌어가고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게닝들이 쏟아져 나오는 탓이 크겠지만 지금 같으면 별로 소장의 가능성을 못느낄 에피소드가 고스란히 있음ㅋ

아메아가리 패밀리를 보는데 치하라 주니어가 나와서 했던 얘기.
등교거부, 히키코모리를 거쳐 남들이 고등학교 다닐 나이에 요시모토에 들어간 치하라 주니어가 17살 때 영업(한국 연예인들은 '행사' 라고 하죠ㅋ)을 하러 간 상점가에서, 욕에 욕을 하며 난리를 피우는 술 취한 남성에게 엄청 열받아서 얼굴을 한 대 차줄까 하고 앞으로 나가려할 때ㅋㅋ대선배가 그런 치하라를 저지하며 속삭인 한마디. "화내면 지는 거다"
그리고는 관객들을 향해 개그 연발, 그 때 까지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던 상점가에 폭소가 만발-

화내면 지는거다.

음. 그 사람들은 개그맨이니까 >.<
나는 화는, 내도 된다고 생각한다ㅋㅋㅋㅋ

화를 잘 내는 법을 가르쳐주는 곳은 없지만, 사람이 늘 웃고만 살 순 없는 법, 불의를 보고 화를 낼 줄 알 돼, 뒤끝없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나처럼 화 못내는 사람 입장에서는 화를 '자주'가 아니라 '잘'내는 사람이 참 부럽다.

하지만, 허무해하면 지는거다, 라는 생각은 든다.
잘난 사람에게 지고, 세상에 지고, 나 자신에게 지고, 그럴 수는 있다.
하지만 허무해하면, 그건 정말 일생 일대의 패배다.
뭘 하든, 허무해지지만 않으면, 내일로 나갈 페달을 밟을 힘이
조금은 남기 마련이다.

나는 허무에 지지 않을래.
아무리 바보 같은 짓을 해도 멍청하게 굴어도 실수하고 또 실수해도
그래도 허무해하지만 않으면,
그럼 돼. 

posted by steadyoung
2011. 4. 20. 09:52 카테고리 없음
1. 영어

영어학원을 꾸준히 다닌지 7달 째. 한 번은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결국 안갔을 때, 한 번은 날짜 잘못 계산해서 못갔을 때, 이렇게 두 번 빼고는 빠진 적이 없음!! 짝짝짝!

근데 다섯달 동안 꾸준히 들었던 리스닝 수업과는 달리 회화수업은 듣다보면 부족하다고 느끼는게 한 둘이 아니다. 공부를 계속하다 보니 조금씩 늘긴 느는데 이 기세를 타서 쓰기, 읽기 등을 포함해 좀 더 긴 시간을 빡세게 집중해서 공부하고 싶어졌고, 말하기도 주말에 뭐했는지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좀 그만 말하고 좀 더 체계적이고 세련된 내용을!! (물론 일상적인 것도 잘 못하지만 ㅠ.ㅜ) 그래서 생각중인게 '영어집중 프로그램'  

주5일에 늘 두시간씩.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도 들어가는지 가물;)이 포함된다. 이게 너무너무 듣고 싶어졌다. 회화 수업을 듣는 다른 분들에게 물어보니 가끔 한 두 명만 수업을 할 때가 있단다+_+ 완죤 과외잖아+_+

근데 내가 한달에 열 번이니까 한 번도 안빠진거지 맨날 가게 되면 그걸 과연 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여태까지는 한달에 20시간을 투자했는데 갑자기 두배로 늘어나는 40시간을 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그 20시간 동안 해왔던 다른 것들을 못하게 되는 셈이다. 그게 운동일 수도 있고, 독서일수도 있고,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대는 꿀맛시간일 수도 있고... 얻는게 있으면 반드시 잃는 것도 있는 법인데 무작정 마음만 앞선다고 덜컥 신청하기가 겁난다.

그래도 영어만큼은 꼭 꾸준히 하자고 다짐해왔고 잘하고 있는데 다른 것과 저울질 하다가 영어마저 못하게 되면 안되니까... 아마도 다음 달은 그 수업을 듣게 될 것 같다.

2. 중국어

파일을 찾아놓고 책도 책상에 가져다 놨는데 들여다보질 못하고 있다.
근데 일단 영어부터! 라는 생각이 강해서 그런 것 같음. 
영어가 이제 막 궤도에 오를려는 찰나에(오를려는 찰나마저도 무진장 길긴 하지만) 중국어를 하게 되면 죽도 밥도 안될 것 같아서 자제하고 있지만 이러다가 진짜 열심히 배운거 다 까먹으면 안되는데...걱정 ㅠ.ㅜ

3. 기타

나무님 말마따나 기타는 궁극의 간지작살 악기임에 틀림없다. 나도 궁극의 간지 작살 기타녀가 되고 싶다. 스무살 때 비코드에서 좌절했는데 이번에 배우기 시작하면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하고 싶다. 내 목표는 지금 시작해서 십년 뒤에 기타 친지 십년이 되는거다 ㅋㅋㅋㅋ 이 얼마나 멋진가. 제가 기타친지 십년 됐는데요~
ㅋㅋ

4. 운전 면허

호주에 미리 다녀온 선배가 꼭! 면허 따가라고 당부를 하길래- 나도 일본에 워킹으로 있으면서 여행 다닐 때 차가 없어서 불편한 적이 있었기에 그 말에 공감이 갔다. 그래서 드디어 따볼까 싶은데... 


근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모든 걸 동시에 할 순 없는거다.
게다가 드디어 습관화하는데 성공한(것 같은) 운동이, 저것들을 시작하게 되면 절로 안하게 될 거라는게 눈에 불 보듯 뻔하다. 일하고, 운동가고, 그 외에 시간에 빨래도 하고 레고도 만들고ㅋㅋ 일본 동영상도 챙겨보고 원서도 읽는건데, 가뜩이나 요즘에 한국 책을 읽을 시간도 없는데.... 
그리고 다들 한 번 씩 하고 그만둔 경험이 있는거라 -면허는 처음이지만- 이번에 다시 시작하면 절대로 그만두지 않을 생각이다. 절대로 라는 말은 절대로 지킬 수 없는 걸 알지만 ㅋㅋㅋ 그래도.

어쨌든 다 하고 싶은 일이고, 정말로 다 할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 중요한 건, 의지- 보다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잘 생각해서 천천히 시작, 그리고 차근차근 해나갈 것.






  
posted by steadyoung
2011. 4. 19. 10:57 카테고리 없음



零しまいと空見上げて失くしまいと握りしめて
夜風に抱かれながら 物憂げを仕方なく連れて帰る
まだ期待は鳴り止まない また次第に熱を帯びて
胸に収まりきれずにある時 弾け飛んだ君の目の前で

移り行く季節に 身を任せながら
笑い泣く君が 僕には欠かせないのさ
長い髪を風になびかせ佇む 落ちかけた日差しに溶けた
君が儚いんだ

届かないと嘆きながら 終りきれない理由は何処に
君に尋ねてみたが その度に小さく微笑みを返すばかり
似通った色合いの思い出を持ち寄って
床一面に敷き詰めた 日の暮れるまで

移り変わる日々に  振り払われまいと
笑い泣く君が 僕には欠かせないのさ
長い髪を風になびかせ佇む 落ちかけた日差しに

移り行く季節に 身を任せながら
笑い泣く君が 僕には欠かせないのさ
長い髪を風になびかせ佇む 落ちかけた日差しに溶けた

君が儚い

君が儚いんだ


요즘 이것만 듣고 있다.
해체했구나...
몰랐네...
posted by steadyoung
2011. 4. 19. 10:27 카테고리 없음

you know, a lot of people say like that. My father says like that, my mom says like that, even my freiends say like that, "Wow! in these days, most of songs that I can hear are aweful! What the hell do the songs say?" 

I think, however,  it's just like that they aren't used to the songs.
People tent to listen to songs that they would listen to, and believe the songs(they listen to) are the most beautiful songs in the world.

Moreover, don't you think it is a little rude? Song writers try their best in order to express their emotions and thoughts through their songs. it is very wrong to generalize what they think, without listening to their songs with some concentration.   
If there is just the only one reason, to say they are right(the songs are crap!), that's because they aren't just familiar with songs. 

Of course It's so natural to feel comfotable when you listen to familiar songs that I can understand what you say, and as time goes by, I might say like that.

But it's too sad, isn't it? There are a lot of amazing artists in the world. 
Life is too short to stay in your songs and life is long enough to be interested in new things from new people. 

I've heard of the wall paintng in Africa, it was painted before very long, maybe thousands of years ago? Anyway, on the wall painting is this written. "Nowadays young people are very impudent!"
As we've matured, it gets very important not only to find things we could enjoy and love so much till we die but also to be generous to the young and the new things. A Generous attitude is the exclusive right for the mature.

What do you think?          
    
posted by steadyoung
2011. 4. 18. 09:28 카테고리 없음

토욜에 야마삐 콘썰에 갔었음!! ㅋㅋ
친구가 티켓이 생겼다고 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나들이!!
가면 여자애들이 득실득실할텐데 넌 괜찮겠냐고(친구가 남자애라) 물었는데
전혀 굴하지 않고 콘서트 내내 함께 야마삐를 외쳤다 ㅋㅋㅋㅋㅋㅋ


88체육관에서 했는데 생각보다 회장이 아담해서
비록 야마삐 뒷모습을 봤지만 잘 보였다. 어이쿠 야마삐 잘생겼더라 >.<
이런 사람임 ↓↓↓↓↓↓↓↓↓↓



야마삐를 처음 알았던 건 어언 십년 전. 아직 야마삐가 '뉴스'로 데뷔 하기 훨씬 전, 주니어 대장격인 타키와 함께 기대와 사랑을 듬뿍 받았던 시절. 
근데 사실 나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야마삐를 좋아했던 적은, <노부타를 프로듀스> 할 때 빼고는 없다. 야마삐는 아이돌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
활기가 없다. 늘 축 쳐져있고 ㅡ_ㅡ;

근데 콘서트에서 보니까 제법 말도 잘하고 농담도 칠 줄 알고 ㅋㅋ
노래를 잘 몰라서 그렇지 화려한 연출도 즐거웠고 야마삐를 비롯한 댄서들이 눈 앞에서 격세게 움직이는 걸 보니 나도 저렇게 막 움직이고 싶어질 정도로 흥분했다ㅎㅎ 저렇게 두시간동안 움직이고 노래하고, 그렇게 지치는 건 참 기분 좋은 피곤함이겠다- 싶어서 부러웠다.
박수치고 소리지르고, 몸안에 있던 정체돼있던 기운을 쏙 빼낸 것 같아서 개운했다.


노래도 잘 모르고 그렇게 막 좋아하지 않는 야마삐 콘썰도 이렇게 재밌었는데 아라시 콘썰은 가면 대박나겠다... 그런 생각을 했음ㅎ

사실 노래도 잘 못하고 춤도 썩 잘 추는 건 아니지만 두시간 내내 노래부르고 춤추고, 게다가 노래도 라이브가 대부분이었다. 당연히 립싱크라고 생각했는데 노래하다 중간에 말을 하니까 반주만 흐르더라. 노래부르면서 회장 전체를 골고루 도는데, 연출하며 야마삐의 스마일하며 체력하며, 역시 돈을 허투로 받아먹지 않는 쟈니즈!! 싶었다. (난 안냈지만...;;)

여튼, 야마삐 보니깐 즐거웠음.
야마삐, 앞으로도 더 부쩍부쩍 자라다오.


posted by steadyoung
2011. 4. 15. 11:58 카테고리 없음

매너리즘ㅋㅋ

한달 좀 넘게 열심히 영어 파일을 들으면서 따라 읽고 듣고 또 들었다.
계속 하다보니 질린다. 한달 한다고 크게 늘지도 않고...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표현력이 딸리니까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랭이가
열다섯번은 찢어진 느낌이다.

아~ 다 그만두고 싶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아 ㅠ.ㅜ
포기할 수 없어 ㅠ.ㅜ

좀만 가만히 있다가 다시 시작해야지...
posted by steadyoung
2011. 4. 14. 10:44 카테고리 없음

아래에 이어서.

셋째. 지난 달 수업을 같이 들었던 남자 대학생, 편의상 길동군이라 부르자.
이번 달도 같이 수업을 듣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길동군이  좀, 싫다........
이런 타입의 사람들이 가끔 있다.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막막한데...

지난 달에 처음 회화 수업을 들었을 땐 쫌 서먹서먹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얘기도 하고, 친해졌다고 하긴 그렇지만 화목하게 지냈다. 한 명하고는 페이스북에 등록해서, 내년에 호주에서 만나기로@
근데 길동군은 쉬는 시간이라고 함과 동시에 이어폰을 들고 밖으로 쌩 나가버린다. 그럼 나는 그걸 보고 생각한다. 아, 길동군은 자기한테 말을 걸지 말라는거구나.

원어민 쌤이 주말에 뭐했냐, 어제 뭐했냐, 이런거 물어본다. 나도 회화수업할 때 꼭 물어본다. 선생님이 학생이 뭐했는지 너무 궁금해서 물어보는거 아님. 말 좀 하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다들 뭐 그렇게 특별한 일이 있겠어. 똑같은 일상.
근데 길동군은 딱히 없다. 아무것도 안했다. 이런 식으로 대답한다.
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면 그거에 대해 잘 모른다, 이렇게 대답한다.

한 번은 원어민 쌤이 성의없는 대답에 살짝 열받은 것 같아서 ㅋㅋㅋ 이건 회화수업이니까 진짜 그렇게 생각안해도 대답을 하라고 했다. 신기해. 잘 못알아들어도 화가 난 사람의 머리에서 스팀 오르는게 눈에 보이는 것 같다ㅋㅋ
여튼 쌤의 맘 완전 이해함 대답하기 싫음 수업 듣지 말라고! 이건 회화수업이니까 말을 하란 말이다!!!하는 생각을 할테다. 나도 그러니까ㅋㅋ

나는 재패니즈 티처라고 소개를 했었고, 길동군은 영어수업과 일본어 수업을 듣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아이가 말을 하다가 나한테 일본어를 배우면 되겠네~ 하고 말했다. 나는 당연히 예스라고 했다. 거기서 정색하고 시간 없어요~ 이럴 건 또 머임... 근데 아니나 다를까 길동군은 정색하고 노땡큐란다.

야, 나도 싫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길동군이 하는 영어를 잘 못알아듣겠다.
발음이 좀 특이하다. 일단 미국식은 아니고, 영국식 발음을 많이 들은게 아니라서 영국식이라고 하기도 그렇지만, 정말 뭐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ㅠ.ㅜ
보면 영어는 곧 잘 하는 것 같은데. 문장도 잘 구사하고 어려운 단어도 곧잘 사용하고 근데 왜 나랑 같은 레벨??  
여튼 원어민 쌤은 무리없이 들으니 이건 내 내공이 부족하다고 하는 수 밖에.

나는 (내가 배우고 싶어하는 분야에 대해) 남들보다 못하는 거에 좀 민감해서, 굉장히 자존심 상해하고 창피해하고 그걸 계기로 노력한다. 혼자서도 충분히 열등감에 시달리고 비참해하는 타입이다. 그래서 거기다 대고 박칼린 처럼 소리소리를 질러대면  나에게는 가능성이 없구나 다른 걸 해야지 하고 아예 포기해버린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나도 춤추게 한다 ㅋㅋㅋㅋㅋ

즉, 길동군의 존재는 나를 두시간 내내 번민하게 만드는 것이다!!!! 불편해.

그래도 나랑 직접 파트너 되는 일 없이 잘 지냈는데(?) 어제 길동군이 내 옆에 앉았다. 앉는 순간 안좋은 느낌... 첫시간 수업은 파트너랑 하는게 아니라서 괜찮았는데 두번째 시간은 파트너 시간. 난 길동군이 하는 영어를 못알아들으니까 대화가 성립될 리가 없다... 아니나 다를까 뭐라는 지 잘 모르겠어...ㅠ.ㅜ

게다가 두번째 시츄에이션에서 지시사항을 읽고, 내가 엄마하고, 니가 아들해, 하고 말하는 도중에!!!! 갑자기 길동군이 저 건너편에 앉은, 자기 파트너와 한참 이야기 중인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는거다!?? 예상 밖의 상황에 다들 잠깐 놀랐음. 길동군을 향해 말하고 있던 나는 뻘쭘했음.
길동군은 자기 질문에 대한 대답이 끝나자 날 보고 뭐라고 했니? 하고 묻는다.
사실 말도 하기 싫었는데 그냥그냥 하는데... 역시나 뭐라고 하는지 몰라서 대화가 성립이 될리는 없고... 책에 상대방 기분을 상하게 하지 말고 싫다는 얘기를 하라는데 댓번에 싫다고 하니깐 대화는 단절되고... 아아아 

나는 길동군이 정말 불편하다. 눈 앞에 있는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가 없는 점과 수업 분위기를 얼게 만드는 점이 너무 싫다.
사실 어딜 가도 사람들 좋아할 것 같은 타입은 아님... 괜시리 사람들이 피할 것 같은 타입.
그걸 알고 있으니까 오히려 더  길동군을 불편해하는 내 작은 그릇이 날 우울하게 만든다.이 사람이 좀 이상해, 하는 걸 알면서도 따뜻하게 대해 줄 만한 그릇이 못되는 점, 아니면 그냥 이상해~ 하고 고민없이 피해버리는 그 두 지점이 부러운데 그 가운데서 서성이면서 몸과 마음이 따로 놀고 있다.

만화나 드라마에서 모두가 싫어하는 비범한 아이를 상냥하게 대해주는 멋진 급우가 나오는데, 난 늘 그런 급우가 되고 싶었다. 근데 그 아이를 괴롭힐 깡은 없고, 그냥 싫어서 피하기만 하는 만화나 드라마에서 그려지지도 않는 배경 인물로 전락하는 셈이다ㅋ

근데 어쩌지.
나는 길동군이 쭉 불편할 것 같다.
금욜에 어떻게 하면 옆에 앉지 않아도 될지 고민중이다.

posted by steadyoung
2011. 4. 14. 10:07 카테고리 없음

어제 영어회화 수업을 끝내고 나니 기분이 엉망진창이었다.

첫째, 강의실을 나선 순간 오늘 내가 말한 문장들이 오버랩되면서 무력감에 휩싸인다. 문법 실수가 많았을 때는 밀려오는 화를 잠재우기 위해 소리라도 버럭버럭 지르고 싶다. ㅋㅋㅋ
남들 문법 틀리든 말든 신경 안쓰지만, 즉 다들 내가 문법을 틀리던 말던 별 신경 안쓰겠지만 그냥 너무 쪽팔린다. 문법적 실수는 절대 하고 싶지 않거든!!
뭐 어제 틀린 건 다신 안 잊겠지만 그래도 실수 하고 싶지 않다...

둘, 이번 수업은 열혈 학생이 좀 많다. 나도 좀 열혈에 속하지만 날 웃도는 열기! 게다가 어제 주제는 pro and cons, 찬성반대.
쌤이 칠판에 적은 주제는 혼전동거와 게이의 결혼. 쌤이 준 쪽지 사인에 맞춰 찬성을 해야하고, 반대를 해야한다. 난 둘다 찬성하는 쪽에 걸렸고, 둘다 찬성하므로ㅋ(찬성이란 말도 웃기다고 생각함ㅋ 모두가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되도 않는 영어로 열심히 말했다. 

문제는 쉬는 시간, 이미 결혼하신, 나 같은 딸이 있을 것 같은 여자 A하고, 어린 아들이 있는 B 사이의 의견충돌. 요약하자면 이런 얘기.
비씨는 상대방에 대해서 적당히 포기하는 부분이  없다면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고 했다. 참는데도 마지노선이 있다는 것. 내가 보기에 그건 아주 사소한 습관이나 버릇에 대한 얘기 같았다. 안고쳐지는 걸 어쩌라고. 같이 살려면 포기할 수 밖에. 라고 나도 일정부분 동의하는 부분.

마지노선을 넘는 건, 내가 생각컨대 알콜중독, 도박중독, 바람, 가정폭력과 같은, 텔레비전에나 있을 것 같지만 실은 곳곳에 산재된 그런 남편들.
그런 사람을 변화시키는 건, 내가 보기엔, 무리다.
일단 그런 사람들에게 스스로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면, 내가 옆에서 해대는 소리는 모두 뻘소리. 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도, 너무 힘든 일.
자기도 변하고자 하고, 나도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 성심껏 도울 순 있겠지만... 반복되면 결국 떠날 것 같다.
예전에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을 잠깐 만났는데 너무너무 끔찍했다. 지금까지도 끔찍한 기억이다. 근데 그런 사람과 살라고? 허걱....... 
 

근데 열혈에이씨 왈, 남을 변화시키기 전에 자기가 변해야해요. 포기하며 사는 여자의 인생은 너무 비참한 인생이예요.

이건 마치 교회 집사님 포스. ㅡ_ㅡ~띠용~띠용~

내가 보기에 에이씨의 반응은 쫌, 오바다. (하도 변하라고 설교를 하는 통해 살짝 열이 받은 것 같은)비씨가 예로 든 건 변기 물 안내리는 습관. 그런건 정말 포기할 수 밖에 없지 않나ㅋㅋ 내가 몸을 파르르 떨며 내 동생한테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도 잘 못고치던데...ㅋㅋㅋ 그랬더니 에이씨가 그런 건 기본이지, 하고 일축하고 또 열심히 자기가 변하면 남편도 변한다고 설파...

둘의 이야기의 핀트가 안맞아!!! ㅡ_ㅡ;; 중간에 껴서 난처한 우리들...ㅋㅋ
중간에 들어와서 어리둥절하고 민망해하는 원어민쌤 ㅋㅋㅋ

글쎄, 에이씨가 나보다 적어도 20년은 더 사셨을테니 산전수전을 겪어도 더 겪었을 테지만, 저런 말을 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에 과연 고난이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사람들의 불행과 고생을 저울로 재서 수치화 할 순 없지만, 남편과 같이 2주동안 해외여행을 할 정도의 인생이면, 그 시간에 영어학원에 와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인생이면, 그럭저럭 살만한 삶이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이것도 나의 독단과 편견임) 자기가 설정한 기준치에 못미치는 사람을 가차없이 잘라버리는 경향이 있다. 마치 자기 딸이 신랑감을 데리고 왔는데 대졸이 아니라는 이유로 반대를 한다거나... 뭐 유치하게 예를 들자면 그런 것.
걸러내는 필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성격 인격 환경 배경 무난한 사람들만 남아있기 마련. 필터가 별로 없는 사람일수록 괜찮은 점 하나만 보고 압도적인 단점들을 못본척 한다. 그리고 드러나는 극명한 단점들과 성격차이에 괴로워하며 인내심 테스트를 수십번 거쳐 파경에 이르는 게 아닐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결국 '포기'를 통해 비참한 삶을 살았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그들은 필터가 많은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것을 희생했고, 훨씬 더 노력했다. 그저 단지 약지 못했을 뿐. 나는 사람에겐 다소 미련하게 구는 사람들이 더 좋다. 

결국 좀 더 어린 비씨가 자기 의견을 굽히는 걸로 이 싸움은 끝났는데, 에이씨의 그 열혈 변화 설파에 보고 있던 내가 열을 받아서...ㅋㅋ 어제 내내 그 생각을 했다. 얄미워........
 
posted by steadyoung
2011. 4. 7. 09:42 카테고리 없음

(요즘 내가 올린 포스팅의 대부분은 운동 아니면 영어ㅋㅋ 하는게 그거 밖에 없어서 ㅋㅋ)


1. 운동

오늘로서 운동을 한지 언 두 달! 짝짝짝!!! 두달 하면서 내가 얻은 것은 살이 조금 빠졌다는 사실과 근육은 과연 생기는 것인가 하는 의문과 허벅지-엉덩이 사이에 셀룰라이트? 라고 하나 여튼 살이 찌면서 생긴 울퉁불퉁했던 것들이 평평해졌다는 기쁜 사실.

운동이 생활습관이 되는 날이 내게 오다니! 너무 좋다. 물론 내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만들어준 귀염둥이 트레이너에게 감사!! >.< 귀찮아도 트레이너 볼 생각에 꼭 간다ㅋㅋㅋㅋ
뭐든 3주~4주가 고비인 것 같다. 내가 다니는 영어학원도, 내가 근무하는 일본어 학원도 그 때를 기점으로 사람들이 안나오기 시작한다ㅋㅋ
그것만 넘기면 다른 고비가 찾아올 때 까지의 텀이 길다. 운동은 게다가 한 두 달만 꾸준히 해도 성과를 느낄 수 있으니 참 좋다. 생각해보면 예전에 친구와 걸스힙합 댄스교실에 다녔을 때 ㅋㅋㅋㅋㅋㅋ 3주째에 안갔던 기억이. 물론 그 땐 출장 때메 어쩔 수 없었지만 그런 핑계를 계기로 안나가게 되는 거다. (그 때 선생님이 내가 흐느적거리는 걸 보면서 화를 참았던 모습이 생생하다... 옆에서 같이 배웠던 9살짜리 여자애는 완전 잘췄는데...내가 영어와 운동이 어느 정도 수준에 다다르면 꼬~옥 댄스교실 다시 다녀서 명예를 회복해야겠음ㅋㅋㅋ)

헬스 3주째는 너무 가기 싫어서(여태까지 그랬듯) 겨우겨우 두번 씩 갔다. 근데 5주 정도 부터 급 안정모드. 앞으로도 꼭! 호주 가도 도착한 날 헬스장 찾아서 등록해야지+_+ 난 호주에서 난생처음 비키니를 입기 위해 정진하는 것이다 우후후후!

2. 영어

3월 초에 영어회화 시간에 자극을 받은 이후로 거의 매일을 회화 파일을 듣고 따라 읽으면서 한달을 보냈더니 확실히 늘긴 늘었다. 어떻게 얼마나 늘었냐고 물으면 잘 설명할 수 없지만, 원어민 쌤의 말이 전보다 더 들리고, 나한테서 문장이 나오는 속도가 좀 더 빨라지고 (아주) 좀 더 다양한 문장과 어휘를 쓰려고 노력한다. 지난 달 회화 레벨에서 하나 오른 반에 들어갔는데 말 많은 아주머님을 비롯해서 다들 지난 레벨과는 달리 좀 더 잘한다. 딴 얘긴데 아주머님들은 참, 뭐랄까 대단하다. 예전에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씨가 아줌마들의 공감능력에 대한 절찬을 했는데, 나도 수업을 하다 아주머님들을 만나면 어찌나 공감을 잘해주시는지ㅋㅋㅋㅋ 뭘 하나 가르쳐드리면 감탄, 궁금한게 풀리면 감탄, 시키지도 않았는데 따라 읽으시고ㅎㅎ 수업하기 수월하다. 대신 너무 격의없이 이것저것 물어보셔서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확실히 그런 사람을 대하는게 참 편한 건 내가 학생일 때의 선생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겠지. 그래서 난 수업시간에 대답 잘한다. ㅋㅋㅋㅋㅋㅋㅋ

회화교재 말고, 진도가 아주아주 더디게 나가는 셜록홈즈 말고, cnn 인터뷰를 모아서 만든 슈퍼스타 어쩌구 책도 같이 보고 있다. 첨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우주언어 처럼 들렸는데 그래도 꾸준하게 따라 읽고 따라 써보고 계속 듣다보니 이제 조금 영어 같이 느껴진다ㅡ_ㅡ; 20명 인터뷰고 한달 내내 볼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볼 것 같아서 오바마 연설로 갈아탄 뒤 다시 컴백할 생각. 회화만 줄창 보면 딱딱한 내용과는 거리가 생길 것 같아서 뉴스나 연설도 같이 봐야겠다.

그저께 영어 학원에서 만든 온라인 사이트를 들여다봤더니 수업이 꽤 괜찮을 것 같다. 인터넷강의는 원래 본인의 의지력과 인내력을 테스트하는 것 이외에는 별 효용이 없는 것 같지만-_-; 15만원짜리 3개월 프리패스를 사면 그 사이트에 있는 모든 수업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토플, 토익, 영작 이런거~ 다 들을 수 있어서 솔깃솔깃 하고 있다. 러시어야 내 인생과는 절대 엮일 일이 없을 것 같지만 중국어는 예전에 학교 다니면서 그래도 일년 열심히 수업 들었는데 까먹기 전에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있는 상태다. 근데 영어부터 하고~ 하며 자제중인데 인강은 부담없이 보고 있으면 되니까... 얼마 안가 구입할 거 같지만 고심 중. 영어 공부 자료는 너무 넘쳐나서 큰 일이다.


3. 나가수 논란

난 제대로 이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지만, 뭐랄까, 취지가 너무 슬프다. 우리나라처럼 전문가 대우를 안해주는 나라가 또 있을까? 비단 가수라는 분야에 한정된 게 아니다. 통역이든 번역이든 뭐든 다들 너무 쉽게 생각한다. 옆나라 일본은 별 노래도 못하는 사람도 가수라고 떠받들어주는데(물론 많진 않겠지만) 나가수에 나온 사람들은 정말 '가수'들... 노래를 잘한다는 말조차 실례될만한 사람들 아닌가.
근데 내가 그들 음반을 산적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고, 공연에 가 본적이 있는가 하면... 그런 적도 없다. 그 사람들 설자리를 잃게 만드는 건 나같은 사람들의 무관심이기도 하다. 서로서로 먹고 살기 바쁜 세상이네 싶어서 참...


4.  안정된 삶

나는 지금 졸업 후 가장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 오전에 일 가고, 점심 때는 주 3일 영어학원, 아닐 땐 서점에 들렀다 집에 일찍 와서 쉰다(잔다...). 저녁에도 대부분 일이 있고 일 끝나면 운동 가거나 집에서 일본 방송을 본다. 틈틈이 시간이 날 때 마다 일본 원서를 읽거나 영어 공부를 한다. 자주는 아니어도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사람들을 만난다. 친구, 선배, 등등. 학자금을 청산했다는 기쁨도 큰 몫을 한다. 이제 갚아야할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버는 대로 오로지 내가 쓸 수 있다.

이렇게 안착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소 심심하고 빡빡할 때도 있지만 이게 얼마나 소중한 시간들인지 생각하면 힘이 난다. 어차피 호주 가면 다시 한 번 생활이 불안정해질텐데(부정적인 뉘앙스 아님) 지금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안정감을 실컷 누려놓을테다!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래서 난 나이드는게 싫지 않다.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면 더 (정신상태가) 안정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욕망, 세상의 시선에 덜 휩쓸리면서 좀 더 당당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아직 되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the 젊음 ㅋㅋㅋ 이지만, 나이가 좀 더 들면 쌩뚱맞은 건(예를 들면 댄스교실에 다니고 싶다, 뭐 이런거? ㅋㅋㅋㅋ) 욕심 부리지 않고 내 길을 온전히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posted by steadyoung
2011. 3. 25. 09:52 카테고리 없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읽기를 때려치기로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장 읽고, 2장 좀 읽다 말았나...
가장 큰 이유는 한국판으로 본 악마~ 프라~의 결말이 황당했다는 거.
그리고 좋은 문장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문장이 산만하고, 표현 방식이 이해가 안간다. 왜 이 소설이 그렇게 인기를 끌었지? 정말 이해가 안간다.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아마존에서 읽은 리뷰도 별로라는 평이 다수였다.  
영화를 텔레비전에서 끝에만 봐서, 그런 결말을 기대했는데 의외였다. 영화는 재밌을 것 같지만 책은 허무함. 그냥 영화로 공부할 걸 괜히ㅡ_ㅡ;

모르는 단어가 많이 나오는 걸 당연한 일. 그래도 난 단어 노가다(모르는 단어 전부 사전으로 뜻 찾기)를 싫어하지 않고 묵묵히 해내는 편인데, 뒷 얘기가 궁금하고, 문장이 재밌고, 그래야 읽어나갈 힘이 생기지 이건 뭐...

그래도 첨에는 맘 고쳐먹고 다 읽으려고 했는데 도무지 손이 가지 않는다. 이러다가는 리딩연습과도 멀어질 것 같아서 과감히 때려치고(기분이 찜찜하긴 해도) 다른 책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내 영어 실력이 '훨씬' 나아지면, 그 때 오기로라도 다시 악마프라를 읽기로 하고, 지금은 다른 책의 품으로~ 

그래서 고른 건 셜록홈즈 단편선. 길가다 서점에서 싸게 팔길래 샀다. 근데 무려 쳔페이지가 넘는다ㅋㅋㅋㅋ 예전에 빨간머리클럽 The red-headed league 를 수업교재로 공부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꽤 재밌던 기억이 되살아나서 도전! 그리고 난 추리물을 싸랑하니깐용!

오늘 잠깐 몇 페이지 읽어봤는데 악마프라 따위와는 비교가 안될만큼 문장이 깔끔하다 ㅠ.ㅜ 물론 모르는 단어도 많이 나오지만, 이야기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만큼은 읽힌다. 모르는 단어도 거뜬하게 찾을 수 있을 것 같고.

지금 내가 눈독 들이고 있는 원서가 두 권 있는데(게다 둘 다 비싸다) 그 전에 사놓은 책이나 다 읽고... 하는 맘으로 자제하고 있다. 사놓으면 언젠가는 읽는다가 내 지론이긴 하나, 영어책은 속도도 더딘만큼 사놓는게 능사가 아니라는 걸 늘 자각하는게 좋겠다. 정의란 무엇인가도 일본어판만 쏙 읽고 영어판은 고이 자고 있으니... 셜록홈즈 보고 정의란 무엇인가도 보고, 보고 또 보고..흑흑.

 
 




 
posted by steadyoung
2011. 3. 24. 11:58 카테고리 없음

봄이 왔다고 좋아했는데 화요일부터 다시! 그것도 엄청! 추워졌다. 세탁소에 갈 예정이었던 코트와 파카들은 결국 집에 더 있게 됐다. 3월도 겨우 일주일 남았는데, 봄옷을 못입다니... 추위여 어서 물러가거라!!!

하지만 겨울이 갔다는 걸 실감할 때가 있다. 3월 들어 어느 날 부터 갑자기 해가 일찍 뜨기 시작하는 거다. 겨울내내 전철에서 내리고 일터로 가는 길과 가서 제법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어두컴컴했던 세상이, 이제 영등포를 지날 쯤에 날이 밝는다. 여름에는 집에서 막 나올 때 쯤 해가 밝았으니 자연스러운 일이건만 겨울 동안 새까만 어둠에 적응해서 그런지 전철에서 졸다가 밖을 내다보면 흠칫 놀란다. 어, 이거 지각한거 아니야?!!! 하면서.


그저께도 운동을 다녀왔다. 우후후훗! 그렇다. 나는 이제 정녕 운동녀인 것이다! 우하하. 내가 열심히 운동을 가는 이유는 체력과 다이어트를 위해서!!!!!!!!!! 지만............ 사실 이유가 하나 더 있다.... 트레이너가 너무 좋아 >.< 
지금 다니는 헬스장은 2년 전에 처음 갔는데, 그 때 트레이너가 가르쳐준 운동을 지금도 하고 있다. 물론 그 사람이 특별한 운동을 가르쳐준 건 아니고, 헬스장이 정해놓은 루틴이므로 시간이 흘러 그 트레이너가 그만뒀어도 모두가 똑같은 운동을 하게 된다. 그 때 그 사람도 제법 친절한 편이었는데 지금 트레이너(중의 한 명)는 대박!@_@ 완전 참견쟁이다.

이런 생각 나만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다양한 근력 운동을 하다보면 다소 민망한 자세를 취하게 되지 않음? ㅡ_ㅡ;? 근데 그 때 와서 말 걸고 자세 교정해주면 참 뭐랄까...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근데 이 트레이너는 운동을 하고 있으면 자꾸 와서 뭐라뭐라 하는거다. 물론 내 자세가 틀렸으니까 ㅠ.ㅜ 그런거지만. 첨엔 속으로 아 그냥 냅두지...하고 쭝얼거리기도 했는데, 기왕 운동하는 거 제대로 하는게 좋고, 또 이 트레이너는 매우 귀염둥이이므로ㅋㅋㅋㅋㅋㅋㅋ 어느샌가 와서 교정해주고(배워도 배워도 자세는 교정이 절 안된다) 새로운 운동 가르쳐주는데에 익숙해졌다. 누군가가 내가 하는 걸 지켜보고 있다가 지적해주니 참 좋더라. 궁금한 거 물어보기도 하고. 물론 이쪽이 의욕이 있을 때 이야기지만.

그리고........... 트레이너들은 참 몸이 좋다.......ㅋㅋㅋㅋㅋㅋ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 중에 무척 조숙한ㅋㅋㅋㅋ 아이가 있었다. 대표적 일화. 당시 UN이라는 그룹이 막 데뷔했을 땐데, 그 그룹에 대한 나의 감상은 서울대 치대를 다니는 미소년과 그 옆에 뚱하게 있는 어떤 남자,였다. 근데 조숙한 아이가 그 뚱하게 있는 남자가 좋다는거다!!! 난 도무지 이해가 안되서 왜??? 하고 물었더니 그 친구 왈,

팔뚝이 굵잖아, 남잔 팔뚝이여~ 으흐흐흐흐흐흐흐흐

(나의 기억속에 이렇게 남아있다)

그리고 몇년이 흘러 다른 친구에게 그 친구가 요즘 헬스장 트레이너를 눈독 들이고 있고 그 후 결국 사귀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ㅋㅋㅋ 폭소했던 기억이, 그 트레이너를 볼 때 마다 떠오르는거다ㅋㅋㅋㅋㅋ 역시 그 친구는 보는 눈이 남달랐어. 그에 반해 내 남자 보는 눈은 참 소녀스럽기 짝이 없었다.

근데 한 두 살 씩 나이가 들자 몸 좋은 남자를 보면 나도 모르게 흐뭇해지는 거다. 토욜 출근길에 무비위크를 사기 위해 들린 가판대에서 닉쿤이 헬스잡지 표지모델로 나온 걸 보고 나도 모르게 넌 이렇게까지 안해줘도 되는데!!!! 하고 당황;;했다ㅋㅋㅋㅋ. 만원 빌렸는데 이십만원을 갚는 친구를 마주하면 당황스럽겠죠??? 그런 기분... (비유가 이상하다)

여튼 난 오늘도 운동하러 갈꺼다~ 나의 트레이너를 만나기 위해 우후후후후~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