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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2. 18:43 호주*워킹*홀리데이!

1. 오늘은 열라 바빴다! 앗쒸 짜증나! 뭐가 짜증나냐면, 그 바쁜 것에 잘 대응못한 자신의 무력함이 짜증난달까! 어제 가게가 쉬었기 때문에 모든 준비를 아침부터 해야해서(대체로 전 날 저녁에 해두는 것들이 많다), 원래는 9시부터-10시까지 혼자 준비하고 10시에 한 명이 와서 같이 스시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오늘은 나까지 두명이서 9시부터 준비를 했다. 그래도 전-혀 제대로 잘 안되서 사람은 엄청 몰려오지 스시는 점점 없어지지 다른 준비들도 다 미뤄지지 그래서 결국 가게 오픈멤버인, 일 완전 잘하는, 쇼-코상을 매니저가 급 불렀다. 차마 자존심에 금이 간다는 말은 할 처지도 못되고 그냥 헉헉 되면서 8시간을 보내고 도망치듯 가게를 나왔다는-으으. 원래 가게가 사람을 좀 덜 쓰는 경향이 있지만(그건 어디든 마찬가지 회사든 가게든 흑흑) 여튼 오늘은 손님이 많았던 것도 있고 우리들이 좀 느렸던 것도 있고~ 아~ 나도 잘하고 싶은데~ 이이상 뭘 더 잘해야하나~흑흑.

2. 다시 어학원을 다니는 걸 생각중이다. 정말로, 영어 쓸 일이 완-전 없다. 집에서는 한국말만 쓰고 가게에선 일본어만 쓰고  간혹 랭귀지 익스체인지를 하거나 파티에서 만난 사람들하고 이야기 하는 거래봤자 늘 비슷한 말만 하고, 또 친구 만나면 늘 하는 말은 정해져있으니깐 그닥 뭐 새로운 단어나 문장을 구사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요즘은 정말 영어를 안쓰다보니까, 최악인건 자신감도 같이 없어져 간다는 거. 외국어 구사의 반은 거징 쥐뿔 아는 거 없어도 자신감이 먹고 들어간다고 생각하는데 난 그 자신감도 점점 없어져 가고 있다. 일본에서 워킹 생활 했을 때는 집에서 혼자 텔레비전 보면서도 공부 잘만 했는데 여기선 그게 잘 안통하는 거 같다;; 흑흑. 이런 식으로 독학을 포기하긴 싫었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고 인정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 듯! ㅠ.ㅜ 그리고 주변에 한국인과 일본인만 잔뜩 있으니 기왕 여기 온 거 다양한 나라 친구들을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도 좀. 라고 해봤자 어학원엔 한국인과 일본인과 대만아이들이 젤 많지만...쨌든. 그래도 높은 레벨로 올라가면 동양인 팍 줄어드니깐 ㅋㅋㅋ 근데 어학원이 진-짜 비싸다는거. 내가 3주 다닌 어학원이 젤 싼 곳이었는데도 한주에 225불 이었다. 지금 환율이면 한주에 30만원 조금 안되는 정도? 완전 헉 소리 난다. 여기 와서 일을 바로 구한 편이라 한국에서 들고 온 돈이 꽤 남았지만 그래도 아깝잖아! 그래서 생각한게 [양도]

어학원을 등록은 했는데 일을 먼저 구했거나 지역 이동하거나 더이상 가기가 싫어졌거나 쨌든 더이상 못다니는 사람들이 싼 값에 양도하는 경우가 있다. 근데 양도란게 원칙적으로는 안되는거라~ 되는 곳도 있고 그냥 여기 사람들 동양인 얼굴 잘 구별 못하니깐 철판 깔고 다녀야하는 경우도 있다. 나도 여러군데 입질을 해보다가 한군데 이래저래 맘에 들어서 빠르면 3주후 늦늦어도 4주후에는 다녀볼까 생각중이다. 그래도 거의 한국돈 백이십인데, 아 지금 돈 생각할 때가 아니란 생각이 들 정도로, 심각하다.

3. 여기 까마귀는 까악 하고 울지 않고 아아아아악 하고 운다. 남자가 쉴새없이 비명을 질러대는 느낌으로. 룸메랑 매일 아침 정말 싫다~ 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게 된다. 흑.


4. 내가 다시 교회를 가기 시작한 건 호주오기 좀 전부터다. 왜 그렇게 됐냐고 묻는다면 그냥 다시 가고 싶어서, 라고 대답하리라~ 유후~ 난 흔히들 말하는 모태신앙인데, 유아세례~ 입교~ 등등~ 근데 내가 신앙이란 단어를 사용할 정도는 아직 아니라서, 그냥 할머니랑 부모님이 엄청 열심이라고 말하리라~ 유후~ 쨌든 딱 중1때까지 열심히 다니다가 중2 때부터 슬슬 이거 뭔가 수상하고 이상한데~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해서 고등학교 때 부터는 부모님 눈 피해서 안 갈 때도 있었고 대학 들어가고 부터, 특히 일본에 있을 때 부터 본격적으로 안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까지 그랬다. 내가 부모님 말을 크게 거스른게 태어나서 두 번 정도인데, 한 번은 고등학교 때 자퇴하겠다고 했다가 뒤지게 혼났고 ㅋㅋㅋ 그리고 대학교 졸업 후 집으로 들어와서 교회 안가겠다고 선언(!) 했을 때. 교회는 진짜 버럭버럭 울면서 안가겠다고 고집을 꺾지 않았기 때문에(부모님도 울고 불고 난리도 아녔다 으으) 그 때 이후로 부모님이 교회 가란 얘길 하진 않았는데 쩄든 내 발로 다시 가게 된거지. 완죤 좋아하고 있다 부모님이랑 할머니는. 딱히 효도해야겠단 생각으로 다시 간 건 아니고, 그냥 그 땐 여러가지로 맘이 복잡해서 다시 가고 싶었고, 지금도 웬만하면 계속 가고 싶다.

한 번은, 그 기독교적인 것들이 거의 나한테는 세뇌와 비슷하단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내가 한국에서 태어나서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고 한국인의 정서를 가지고 있고, 그런 것처럼, 내가 이런 가정에서 태어나서 기독교어를 구사하고 기독교인의 정서를 가지게 된거지. 교만, 축복, 사탄, 은혜, 방언, 기도, 지옥, 천국, 뭐 이런 기독교적인 단어들이 너무나 친숙한 환경에서 자랐다. 그리고 또 한 번은, 내가 기독교에 그렇게 크게 반감을 가지게 된 건 열등감도 자리잡고 있을 거란 생각. 나도 엄청 신실한 기독교인이고 싶은게 그러지 못하는 것에 대한 자괴감 열등감 뭐 이런거. 나도 방언하고 울면서 소리치며 기도하고 오 주여를 입에 달고 살고 열라 평화로운 표정으로 그냥 그렇게. 지금도 아마 그 사이에서 비틀비틀 거리며 걷고 있을테다. 

고등학교 때 부터 울면서 기도하는 애들 사이에서 뻘쭘하게 눈 뜨고 주위를 둘러봤던 시간들, 너무너무너무 싫었지만 기본 노-를 말하지 못하는 탓에 하라는 대로 노방전도를 나가서 민망했던 기억(난 이건 거의 폭력이라 부르고 싶다 흑), 부흥회 때 콧물 눈물 한바가지 쏟아가며 찬양하고 기도하는 애들 사이에서 또 나만 뻘쭘하게 서있을 때, 교회 애들 사이에서 어울리지 못해서 소외감 느낄 때, 목사님 설교하는데 너무 재미없지만 몸이 밖에 나가질 못하니까 정신만 밖으로 내보냈던 몇 년. 그 때 그 목사님은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맨날 버럭버럭 화(?)를 내며 회개하라 그랬을까. 성인이라면 모를까 난 겨우 중2였는데... 딴 생각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그 시간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걸 몇년 하다보니 지금도 집중해야지 하지만 습관적으로 금방 정신이 밖으로 나간다. 몸만 그 자리에 있는, 그런 상태.

그리고 난 여전히 '큰' 교회와 '스타' 목사들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고, 전도에 열심인 기독교인들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더이상 신실한 애들한테 열등감 느끼지도 않기로 했다. 그냥 난 나대로. 이렇게 일주일에 한 번, 교회에 몸을 실어 나르는 것 만으로 충분하다고, 교회 사람들과 어울리고, 성경책도 좀 집중해서 읽어보고 뭐 그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너넨 그렇게 믿어라. 난 내 길을 가련다, 뭐 그런거.      

그리고 호주에 와서 다니게 된 교회는 집 근처에 있었고 점심에 따뜻한 밥을 주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내게 아는 이들을 만들어 줬다. 난 지금도 여전히 내가 다니는 교회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난 헌금에도 회의적이지만 나 같이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와서 긴장한 상태로 있을 사람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 제공하려 새벽부터 음식 만드는 교회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많이는 안내도 조금씩,은 되도록이면 낸다. 다 같이 밥 먹고, 그리고 한시간 정도 일주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서로서로 얘기한다. 그리고 예배를 드리는 거지. 예배 드린 후에는 다 같이 음료수와 떡, 과자 등을 먹으며 또 수다를 떤다. 그러다보니 정말 열심히 교회를 다니는 애들도 있고, 외로운 처지에 한국에서 전혀 다녀본 적 없는데 오는 애들도 있고, 나 같이 어중간한 마인드로 오는 애들도 있고, 뭐 그렇다. 게다가 워킹 비자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오래 있어야 6개월 정도. 늘 새로온 사람들과 한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내가 속한 조에는 완-죤, 그 말 그대로 신실한 남자애가 한 명 있는데, 진짜 부담스러울 정도로 진지한데 어쩔 때는 또 대박 웃길 때도 있다. 난 원래 신실하고 진지하기만 한 애들한테 치명적인 알러지를 갖고 있는데, 얘는 웃기니깐 괜찮아 했는데 이제 좀... 무리려나...하고 한계를 느끼고 있다. 게다가 난 싫으면 싫은티 팍팍 내는 어른스럽지 못한 인간이라, 어제 그 진지한 아이가 일주일동안 자기에게 있었던 그 진지한 얘기들을 하는 내내 손톱 옆에 살들을 잡아 떼고 있었다.

어제 한 얘긴 뭐드라... 자긴 이번 한주일 동안 너무 무서웠다, 지옥에 가는 꿈을 꿨다, 요즘 전 세계를 보면 종말의 징조가 보인다, 우리가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우린 심판의 날에 과연 지옥에 가지 않을 것인가,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자 뭐 이런 얘기를 맥락없이 길게 하는데(너무 맥락이 없어서 얘기의 핵심을 모르겠다) 가슴 속에 꿈틀꿈틀하는 '반발 벌레'ㅋㅋㅋ 를 간신히 누르고 있었다.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어떻게 보면 대단한게, 나는 기본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 마주치는 사람들과 그냥 좋게 좋게 지내고 싶달까. 근데 이렇게 찬물을 확 끼얹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강철 심장? 을 가졌다는 거? 비꼬는 것 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진짜, 진심으로.      

그리고 난 말세의 징조는 어느 시대 때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구약성경에 보면 이이상 문란할 수 없게 문란한 성관계들도 많지 않나. (그래서 건강을 위해-특히 종족보존? 그래서 그런 관계들을 맺으면, 요는 죽여버리겠다, 뭐 그런 구절들을 넣은거라고 난 추측한다) 딱히 지금 시대가 유별나게 문란하고 타락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시대든, 어떤 종류의 사람들이든 있는 것 뿐. 그래도 이 얘기는 안하고 참았다 ㅋㅋㅋㅋㅋ  

이 세상의 삶에 집착할 게 아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자 뭐 이런 얘기하는데 어제 처음 교회에 나온 여자애가 자기가 필리핀 있을 때 진짜 죽을 뻔 했다고, 그 얘기를 하는데(그게 훨씬 재밌고 유익했다) 그 남자애는 그런 경험은 차라리 감사하죠, 뭐 이런식으로 대꾸했나? 뭐랄까, 자기가 하는 얘긴 진지하고 중요한데 남들의 경험은 그에 비하면 별거 아니다, 라는 뉘앙스가 너무 오만해서(여태까지 때때로 그럴 때가 있었다) 게이지가 쭉쭉 올라가고 있었다.

난 기본적으로 전도에 대해 회의적이다. 왜 그렇게 전도를 하려고 하지? 그야 성경에서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한 건 알고 있지만, 내 기본적인 마인드는 진정한 전도는 훌륭한 자신,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거. 주변에 너무 괜찮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교회 다닌다, 그러면 호감을 갖게 되지 않나? 적어도 반감은 안갖게 되겠지. 그럴 때 자연스럽게 전도를 하게 되는거야 뭐, 좋지 않겠어. 인생에 옵션을 추가하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너무 전도를 전면에 내세운 건, 내가 당하는 입장일 때 갈리가 없기 때문에, 하는 것도 회의적이다. 절대 살 리 없는 물건을 팔 순 없지. 비유가 너무 천박한가? 쩄든. 하지만 그 남자앤 신실하고 진지하니깐, 자기가 일하는 가게에 독일사람에게 전도를 하려고, 뭐 너의 영혼이 죽으면 어딜 갈지 생각해봐라 등등, 그랬더니 독일인이 내 몸을 가르면 장기가 있다 ㅋㅋ 난 영혼을 믿지 않는다 이런 식의 대꾸(지극히 정상적인 반응). 그리고 십자군 전쟁 얘기를 했나보다. 기독교가 일으킨 전쟁 아니냐. 했더니 신지남(신실하고 진지한) 왈, 그건 사람들의 잘못이다, 라는 내가 매우 싫어하는 대답.

여기서 내 게이지가 꽉 차서 빨간색으로 변해서 퐁~하고 터졌다. 이런 말 안하는게 좋은데...하면서 입이 움직인다. "근데 그건 좀 안믿는 사람들 입장에서 말이 안되는게, 성경에 실린 것들은-창세기, 출애굽기 잠언 애가서 사복음서 등등) 로마 시대 때 공회를 통해서 선별한 건데 그럼 그것도 인간이 한 거냐고 하면 그건 하나님의 뜻을 사람들이 대신 나타낸거라 하고 십자군전쟁은 사람들의 잘못이라고 하면 너무 기준 없지 않아?" 뭐 이런 식의 대꾸를 속사포로.... 나는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찬물이 아니라 드라이 아이스를 깔았다는 걸 의식하면서..ㅋㅋㅋㅋ 그랬더니 그 신지남의 대답은 정말, 놀랠 노자다. 내 말에 대한 언급 없이,

"우리 주변에 적그리스도 라는게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있어요 그게 누구든 @#$%&^%&^(&("

그리고 시간이 다되서 우린 이동을 했다. 아니, 사람이 뭔가 말을 했으면, 자기 말에 대한 반박을 했으면 그 내용에 대한 언급을 해야하는거 아닌가? 근데 이 쌩뚱맞은 멘트는 뭐지 싶어서 순간 할 말을 잃었는데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뭐야, 그럼 그 순간 내가 적그리스도가 된건가?? ㅋㅋㅋㅋ 어이가 없어서. 근데 그 떄 또 '뭐야, 그럼 내가 적그리스도란거야?' 하고 쪼아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음, 거기까진 하지 말자ㅋㅋㅋㅋ 쨌든, 전도, 좋다. 자기 의견이 있는 것도 좋다. 근데 뭔가 있어보이게, 조리있게 말을 하고 싶으면 이런 저런 역사 맥락을 다 살펴가면서 말하던가. 그 정도의 성의는 보여야 하지 않나? 전도남녀들이여.

전에도, 큐티책에 있던 이야기 중에, 아프리카에서 매우 열악한 환경에 사는 흑인 소년이, 그 지역에서 선교를 하는 선교사네 집을 청소하는 일을 맡게 됐다, 그건 그를 불쌍히 여긴 선교사의 호의였는데, 흑인 소년의 눈에는 그들의 집이 더이상 청소를 할 필요가 없이 깨끗하게 보여서 그냥 시간을 보내다가 집에 왔는데 그걸 안 선교사 부인이 화를 내서 그 소년은 그일을 못하게 됐다, 까지 읽고 너무 슬픈 이야기다, 선교사 못됐다, 하고 생각했는데 ㅋㅋㅋㅋ 그 이야기, 우리가 죄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도 하나님 보시기엔 죄인데 우린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뭐 이런 주장(?)을 위한 인용이었다. 뜻은 좋다. 무슨 말을 하고 픈지도 알겠는데 그 이야기와 그 교훈? 쨌든, 그걸 연결하는 건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얘기를 하면서, 내가 덧붙인 건, 애시당초 아프리카 사람들이 그렇게 살게 된 원인은 서구 열강의 식민지 정책 때문인데 #%^*^%*^&*() 뭐 이런 거였는데 그 때도 드라이 아이스 깔린 기분이 확 들었다. 담부터 웬만하면 내 의견을 피력하는 건 자제해야겠다, 고 생각했는데 어제, 그리고 지금도, 그냥 에라 모르겠다, 날 이상하게 생각하든 까다롭다고 생각하든, 신실하지 못하고 생각하든 내 알바 아니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하고 싶은 말은다-까진 아니어도 조금은 하고 살아야겠어.
 
난 어제 그 신지남에게 꽤 기분이 상했고, 여러가지 생각을 한 거 같다. 지금 내내 이렇게 나불댄 것 만큼 그 신지남이 싫은 건 또 아니다. 사실 싫어지긴 했지만... 내가 아직 애긴 해도 대놓고 싫어할 만큼 애는 아니라서...티가 확확 날 뿐이지 ㅠ.ㅜ 신지남이 싫달까 신지남으로 대표되는, 그런, 뭐랄까, 오만하게 들리겠지만, 똑똑하지 못한 무대포 전도자들이 싫을 뿐이다.

더 이상 부딪히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나도 결국 참다 참다 하고픈 말 다 해놓고 어색함을 못참아서 껄끄러워지는 그런 전형적인 인간이기 때문에, 담부터는 좀. 자제해야지. 쓰다보니 엄청 길어졌다 으휴.
posted by steadyoung
2012. 1. 1. 23:14 호주*워킹*홀리데이!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올 한해 좋은 일도 그득하길. 나쁜 일도 있겠지만.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된 분들, 블로그까지도 찾아주는 친구들. 모두 고마워요.


1. 어제랑 오늘은 쉬는 날. 우후훗. 오랜만에 이틀 연속 쉬니깐 참 좋다. 어젠 열한시간, 오늘은 아홉시간 잤다 푸헷. 그리고 무엇보다!!! 그냥 물로 샤워한게 너무 좋다ㅋㅋㅋㅋㅋ 맨날 일하고 들어오면 음식냄새랑 기름기 지우려고 바디워쉬로 벅벅 문지르며 샤워 하는데!! 난 바디워쉬로 샤워하는게 매우 귀찮단 말이다!!! 근데 오랜만에 그냥 물로 샤워해서 너무 좋았다능.

2. 크리스마스 이브날은 가게 사람들과 파티를 했다. 그 전에 미리 제비뽑기해서 내가 뽑은 사람한테 비밀로 선물을 사주는 뭐, 시크릿 산타, 이런 이벤트를 하게 됐는데, 난 주방에서 일하는 남자분을 뽑았다. 아 말이 10불 내외지 여기서(든 한국이든) 그 돈으로 선물 사기란 너무 애매해서~ 게다가 난 센스있게 선물을 살 수 있는 그런 타입의 인간도 아니고...흑. 결국 젤 만만한 바디샵에 가서 풋 스크럽, 크림 작은 거 세트를 13불 좀 넘게 주고 샀다. 한국에서 바디샵을 잘 가지도 않았지만, 여기 바디샵, 역시 한국보다 더 비싸다는 ㅠ.ㅜ 근데 웃긴 건, 선물을 분배(?)하기 전에 보니까 바디샵 포장지가 꽤 많은거라 ㅋㅋㅋㅋ 그리고 나도 바디샵 제품을 받았다ㅋㅋ 딸기향 뻘건 비누와 딸기향 바디 버터. 왜 먹는 걸 크림으로 만들려는 걸까, 하며 써봤는데 막상 뭐 나쁘지 않다ㅋㅋㅋㅋㅋㅋ  많이 먹고 마시고. 생각보다(?) 즐거웠다는ㅎ

3. 크리스마스 날은 내내 자다가 오후에 깨서, 근처 교회에서 여는 무료 영어 교실에서 만난 일본 여자애(치호)가 자기 홈스테이하는 집에서 파티를 하는데 오라고 초대해줘서 다녀왔다. 사실, 좀 망설인게, 크리스마스를 모르는 사람들한테 둘러싸여서 잘 되도 않는 영어로 하하호호 웃으면서 시끌벅적하게 보내긴 싫었다. 근데 그냥 집에만 있어봤자- 하고 생각해서 다녀온건데, 좋았다능+_+ 가니까 홈스테이 하는 치호, 치호가 초대한 나, 중국애, 중국애 친구, 홈스테이 호스트 모린, 모린의 아들 사이먼, 이렇게 여섯이서 단촐(?)하게 저녁먹고 디저트 먹고 차 마시고 놀았다. 후에 집까지 데려다줬다+_+!사실 난 치호랑 잘 아는 것도 아닌데 날 초대해줘서 고마웠다는! 

4. 그리고 어제, 치호가 또 초대해줘서 모린네 집에 다녀왔다. 모린이 내가 맘에 드나봐 오호호홍 내가 막 영어 못알아듣고 그랬는데 흑. 쨌든, 이번엔 집까지 데리러 왔다. 크리스마스도 그렇고 어제도 저녁 식사에 초대해준거라 고마운 마음에 한국마트에서 산 복음자리 유자차랑 모과차를 선물로 가지고 갔다. 이건 코리안 트레디셔널 티인데 감기에 좋고 목 아플 때 좋고 등등의 서툰 설명을 했다ㅋㅋㅋㅋ 그리고 피자 먹고-호주에서 첨 먹은 피자!!+_+ 맛있었다- 빌려온 디브디 Notting Hill 을 보고 뒹굴뒹굴ㅋㅋㅋ 앞으로 두 세번 더 가면 이제 낯을 안가리게 될꺼야 오홍.

5. 이번주의 요리. 수요일에 처음으로 엄청나게 장을 봤다. 그 전까지는 열심히 냉장고에 있는걸 야금야금 먹어제껴서 드뎌 김치 조금과 맥주만이 남은 거지+_+ 55불치! ㅋㅋ 이번주의 목표는 닭도리탕과 잡채! 해서 닭도리탕은 성공! 잡채는 그냥 그랬다;; 당면을 좀 오래 삶았고, 양을 너무 많이 해서 양념이 잘 안밴거 같다;;; 어제 굴소스를 사서 오늘 한 번 더 볶을 때 좀 넣었더니 그래도 괜찮았지만. 잡채를 잘 만들 수 있는 그런 훌륭한 뇨자가 되기 위해, 오뚜기 당면, 비싼데! 싼 당면보다 거의 1불 더 비싸지만 내 기필코 다음엔 맛난 잡채를 만드리라!라는 의지를 불태우며 샀다+_+ 이번 달의 목표는 설날에 맞춰서 만두를 빚고, 그담에 또 뭐가 좋을까...+_+
  

posted by steadyoung
2011. 12. 24. 12:52 호주*워킹*홀리데이!
라고 말은 해보지만 도무지 크리스마스가 무슨 big deal 이라고 이리 난리냐...싶은데 사람들한테는 겨울에 하루 이틀 정도 떠들썩하게 소란을 피울 날이 필요한게 아닐까 싶어서 나도 한 번 메리 크리스마스, 라고 써봅니다 ㅋㅋ

1. 오늘은 아침부터 김치전을 부쳤다. 믹서기가 없는 관계로 룸메랑 6불주고(이게 젤 싼거임 ㅠ.ㅜ) 공동구매한 강판에 열심히 감자를 갈아서, 김치와 양파를 넣고, 기름을 마구 둘러가며 전을 부쳤다. 왜 아침부터 이런 중노동을 했냐면, 오늘 가게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한다고 다들 뭣 좀 싸오라고 하길래 나는 몇 안되는 한국인이므로 뭔가 김치전, 일명 지지미, 같은 걸 부쳐오길 바라는 무언의 압박을 느꼈기 때문이랄까. 안그래도 지난 번에 김치를 먹어치우려고 부침가루를 사서 좀 해봤는데 완죤 실패해서 좀 두려웠지만 오늘 부치면서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싶은 요령을 좀 파악해서(오늘 부친것도 나쁘진 않다) 담부터는 간지나는 전을 부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푸헷.

2. 난 요즘 여자랑 같이 쇼핑하러 가기 귀찮아하는 남자들의 기분을 잘 알거 같다. 룸메랑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나갔을 때, 선물사는 거 까진 괜찮은데 그 선물을 포장하기 위한 포장지와 리본과 스카치테이프를 사러 다니는데 너무 지치는거라 ㅠ.ㅜ 리본은 그렇다 쳐도 스카치 테이프를 가지고 그렇게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잘 모르는 남 줄꺼 포장지도 리본도 있는데 그깟 스카치 테이프 가장 싼 거 사면 되는거 아닌가........하는 심정으로, 결국 가게 지각할까봐 "나 갈께요" 하고 휙 나왔다. 룸메는 어찌나 꼼꼼하고 걸리쉬 한지 이것저것 갖고 싶은 것도 많고 뭐든 예뻐야하고, 부럽단 생각도 들지만 난 뭐랄까...귀찮다. 푸하하핫. 여자친구, 부인 쇼핑 따라 다니는 남자들, 취미에 안맞는 일을 오로지 선한 마음으로 하긴 너무 힘들겠단 생각이 들더라. 생각해보면 친구들이 뭐 사는데 따라 갔을 때 필요 이상으로 고민하는 거 같으면 난 자연스레 나 볼거 보러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너무한가? ㅋㅋㅋ 난 애초에 누구랑 같이 뭘 사러 잘 안다니고 혼자 다니는 경우가 많아서 더 그런가보다. 뿐만 아니라 요즘 쇼핑 의욕이 제로라서, 샌들도 하나 사야하는데 너무 귀찮고, 옷도 사고 싶단 생각은 드는데 귀찮고, 그래도 꼬박꼬박 식료품은 사러 가지만... 쨌든. 믿을만한, 사이즈 잘 맞는 통신판매같은게 있다면 폭 빠져들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3. 가게 근처로 이사가고 싶단 생각은 계속 하는데 좋은 방이 안나온다. 좋은 방이란, 적당히 깨끗하고 무엇보다 싼 방! 어제 사이트에 올라온 80불 짜리 방을 보러갔는데...이건, 이걸로 80불을 받으려고 하다니...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쓰러져가는 집이랄까 ㅠ.ㅜ 차라리 돈 좀 들여서 집 수리하고 올려 받는게 남는 장사일거 같은데... 지금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엄청 깨끗해보였다 ㅠ.ㅜ 그리고 집 주인이 같이 안살아서 '관리'와는 평생 연이 없는 집인 듯. 그야 살자면 살겠지만, 싫어. ㅋㅋㅋㅋ 교통비만 좀 더 저렴했어도 여기서 계속 살겠는데...아...

4. 이틀전인가 삼일전인가 전 남자친구, 엄밀히 따지면 전전 남자친구한테 전화를 했다. 헤어진 후 안본지 꽤 오래됐는데, 이대로 안보면 오빠 결혼해버릴까봐 ㅋㅋ 그럼 더 만나기 어렵지 않을까 해서 여기 오기 전에 한 번 봤는데, 아! 그냥 좋은거다! 뭐랄까 그냥 재밌었달까. 난 그래서 다시 그냥, 예전처럼, 내 말은, 사귀기 전 처럼,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살짝 취하기 까지 해서 번호도 알겠다 전화를 해버린거지. 쨌든 그래서 전화하고 하하호호 수다 떨다가 끊긴 했지만 정작 오빤 어떨지 모르겠네. 불편해? 하고 물어보면 사람 대하는게 스무스한 사람이라 아니, 라고 할 거 같고. 그래서 그냥 에라 모르겠따 하기로 했다. 여튼 그래서 내 크레짓이 또 간당간당해졌어...10불내면 200분 국제전화 할 수 있는게 있는데 귀찮아...프리페이드 폰인게 다행이지 후불제면 큰일 날 뻔 했다..ㅋㅋ
posted by steadyoung
2011. 12. 19. 09:55 호주*워킹*홀리데이!

1. 지난 주에는 화요일만 쉬고 계속 일했다. 뭐, 일을 한다고 해도 대체로 6~7시간 일하는거니까 그렇게 힘들거나 빡세진 않고 단지 몸이 좀 찌뿌두웅하다는거? ㅎㅎ 그래도 일단 주방에 들어가면 몸을 계속 움직이니까 힘든건 잊게 된다. 아, 난 지금 하는 일이 참 좋다 >.< 오늘만 일하고 오면 내일은 쉬는 날 >.< 이히히힛.

2. 난 대체로 3시나 4시에 가서 클로즈(대체로 9시반~10시)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주 시프트 보니까 10-17 도 두번이나 있지만, 쨌든, 그래서 가끔 오전에 들어가면 헷갈린다. 일 내용이 오전/오후로 비슷비슷하면서도 아주 최~큼 다르거든. 지난주 금요일에 오랜만에 9시 오픈 시프트를 했는데 마구 또 실수해줘서 매니저 눈치 보였다는 ㅠ.ㅜ 흑. 괜찮아, 괜찮아, 흑흑.

3. 난 크리스마스 때 일하고 싶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엄청 바쁘겠지?! 난 완전 일해야지! 했는데...여기, 호주, 크리스마스 때 가게 거의 다 문 닫는다능.............다들 가족과 보낸다능................우리나라 '구정'같다능............이건 예상못했다. 헉! 그래서 덕분에 나도 이번주는 내일이랑 일욜(크리스마스)에 쉰다. 일욜에 쉬는게 대체 얼마만이야 ㅠ.ㅜ 흑. 그 날, 별로 친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몇 번 얼굴을 마주친 일본 여자애가 자기 홈스테이하는 집에서 파티연다고 해서 가볼까 생각중이다. 크리스마스는 대목이라는 내 상식이 깨질줄이야~! 와우!

4. 한국에 계신 나무님이 만든 달력이 호주에 도착했다 >.< 지난 주 금욜에 왔는데 내가 집에 없어서 어제 우체국으로 찾으러 갔다. 여기 우체국은 문방구 같다더니 정말 그렇네...쨌든! 가게 사람들한테도 자랑하고!! ㅎㅎ 방에 걸어놨더니 임시 숙소같았던 삭막했던 방이 사람 사는 방처럼 느껴지는! ㅎㅎ 2012년이 이주도 안남았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난 지금 여름이거든!!!!! 그래도 새 달력, 새해, 새로운 나! 나무님 감사합니다! 호주에서 두고두고 잘 볼께요 >.<   
posted by steadyoung
2011. 12. 12. 11:48 호주*워킹*홀리데이!
1. 요새 브리즈번은 가을 날씨다. 오늘은 모처럼 해가 났지만, 아까 잠깐 마트 다녀오는데 또 비가 뚝뚝 내리는거라. 뭐 이래ㅡ_ㅡ; 덕분에 나도 금욜부터 쭉 오랜만에 편도선이 부은 느낌이다. 왜 감기는 늘 랜덤일까? 몸살감기, 코감기, 기침감기, 목감기 도대체 뭘 기준으로 우선 침투하는건지 모르겠다 ㅡ_ㅡ; 아 여튼, 그래도 가을날씬데 그저께 가게에 온 여자 손님들 중 몇몇은 코트를 입고 오는거라ㅡ_ㅡ; 난 내 눈을 의심했다. 코트는 오바지 않니? 누군 비와도 나시 입고 돌아댕기는데 누군 코트 챙겨입고 다니는 이곳, 브리즈번, 재밌는 곳.

그리고 와서 익숙해지는게 다들 전철, 여기서는 트레인이라고 하지만, 유니폼 입고 그냥 타고 막 내린다. 한국 전철에서 누군가 유니폼 입고 타는거 별로 본 기억이 없는데... 게다가 노출도 어찌나 다이나믹 하게 하는지. 브래지어만 하고 올 망사 셔츠를 입은 여자도 보고ㅋ 아무래도 눈이 가니까 일본애랑 저건 섹시를 넘어섰다고 수군거렸다. 여튼 여긴 대체로 누가 뭘 입든 별로 신경을 안쓴다. 그러는 척 하는 걸수도 있지만. 나도 여깄을 때 다이나믹한 노출 좀 해줘야하는데. 낄낄.

그치만 난 대체로 내 옷 입고 가서 가게 밑 화장실에서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귀찮고 유별나 보이는 것도 알지만 일 끝나고 굳이 또 옷을 갈아입는다. 난 머리도 하나로 질끈 묶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데(단순히 나랑 안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일할테는 주방에서 일하니까 질끈! 묶어 올리고 두건(?) 같은 걸 쓰고 일한다. 그래서 옷 갈아입을 때 그걸 또 굳이 풀어서 옆으로 틀어 묶는다. 같이 일하는 애들이 안귀찮냐고 하는데, 수박 씨 뱉기 귀찮아서 안먹겠다고 했다가 엄마한테 등따귀 맞은 적이 있을정도로 귀찮니즘으로 똘똘뭉친 내가 그 귀찮음 보다 갈아입고 싶은 맘이 더 크달까. 그냥 딱히 이유는 없다. 유니폼 입고 가게랑 집을 왔다갔다 하는게 싫을뿐. 기왕이면 이쁘게 하고 다니고 싶다,는게 솔직한 맘이겠지.

난 예전에 영화제 일할 때도 모두가 수면부족에 시달려 슬리퍼 질질 끌고 화장 안한 맨 얼굴로 세수만 하고 나타날 때도 굳이 30분 더 자는걸 포기하고 찐한 아이라인에 화장을 덕지덕지하고 옷 챙겨입고 나갔다. 그 때 스텝중 한 사람이 너 엄청 부지런하구나, 라는 칭찬같지 않은 칭찬을 엄청 유별나게시리, 하는 심보가 묻어나는 말투로 물어본 적이 있다. 그냥 좀 일찍 일어나면 돼요, 하고 남의 사 무슨 상관이람, 하는 심보가 묻어나지 않게 대답했다. 


 2. 난 기본적으로 처음 해보는 것들은 내가 너무너무너무너무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당연하다는 건 나도 안다. 그냥, 여튼 너무너무너무너무 못한다고 생각할 뿐. 근데 나중에 보면 넌 일을 참 빨리 배웠어, 니가 일을 제법 하는 편이라, 하는 말을 듣는다. 자기 자랑이 되버렸지만ㅡ_ㅡ; 여튼 그니까 제발 누군가 내게 뭔갈 가르칠 때 칭찬을 해줬으면 좋겠다. 어차피 난 남의 칭찬 귓등으로도 안듣는다. 내 스스로 만족하는게 중요하지. 내가 만족할 만한 수준일 때 남이 칭찬해주면 "그건 당연해요. 난 이걸 잘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쏟아부었거든요"하고 대답하고 싶지만 겸손하게 아니예요, 하고 대답한다.

나 같은 타입은 초반에 혼을 내거나 뭐라고 하면 의욕이 제로,를 넘어서서 마이너스가 되버린다. 안그래도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누가 뭐라 그러면 난 그쪽에 재능이 없구나, 하고 그냥 포기해버릴지도. 누구는 뭐라고 하면 자극 받아서 더 열심히 한다던데 나 같은 경우는 완전히 포기해버리는 타입이다. 칭찬을 해줘야, 아, 내가 완전히 틀리게 하고 있진 않구나, 좀 더 시간이 흐르면 그래도 남들만큼은 하겠구나, 하고 딱 코딱지만큼 안심한다. 아, 적어도 폐는 안끼치고 있구나, 여기 좀 더 있을 수 있구나, 뭐 그런거. 내가 너무 비교수준을 높게 잡는 다는 것도 잘안다. 난 이 가게에서 일한지 한달하고 이제 이주 째? 근데 일년 반 일한 사람이랑 비교해서 저렇게 해야하는데, 하고 생각하면 그건 말이 안되는 건 아는데, 그래도 그러고 싶다!

영어도 난 '원어민'이 되고 싶어!! 내가 일본어 공부한지 이제 거의 10년이 다 되가지만 성인 외국어 학습자가 원어민이 되는건 불가능하단 걸 이미 안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원어민보다 더 나은 언어를 구사하거나 제법 시사적인 것들을 다루는등, 원어민에 한없이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는게 가능하단 걸 아니까. 영어와 일본어는 달라, 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여튼. 그야 난 영어를 쫌! 한다. 제법, 이라고 쓰고 싶지만 아직 내 수준이 제법도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겸손해져야지 힛힛. 당연하다니깐! 내가 파고다에 1년간 쏟아부은 돈이 얼만데! 한달에 수업 하나, 많으면 세 개 까지 들었고, 전화영화도 했고, 애들 영어 과외도 했고,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않는게 신기할 정도로 돈과 시간을 쏟아 부었다. 그 결과 지금의 내가 있으니까, 사실 난 내가 머리가 좀 더 좋았다면 더 잘할텐데, 하고 생각한다. 지금 수준으로는 내가 원하는 수준과 꽤 거리가 있다. 모든 걸 알아듣는데 불편함이 없어야한다! 내가 생각하는 걸 말하는데 불편함이 없어야해! 신문이나 책을 읽을 때 모르는 단어(이걸 전부 알기란 불가능하다. 그저 죽을 때 까지 체크해야할 뿐 ㅠ.ㅜ)를 그냥 넘어가도 텍스트를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야한다!!

하고 이글이글 불타오를 때가 있는가 하면, 의욕이 팍 꺾여서 풀이 죽을 때도 있다. 지금은 의욕이 있는 상태라 오늘 거금 1.7불을 주고 신문도 샀다+_+ 일본 신문과 한국 신문은 편집 방식이 꽤 다른데 호주 신문은 대체로 한국 신문과 비슷하다. 그저 영어가 너무 많을 뿐...ㅠ.ㅜ 다는 아니어도 반은 살펴봐야지..ㅠ.ㅜ

3. 1Q84가 드디어 300페이지를 향해 가고 있다. 1권이 드디어! 끝나려고 한다. 이러다간 잡스 자서전이 내 수중에 들어오는건 내년하고도...쩜쩜쩜. 힘내야지. 12월의 목표는 1Q84다! 물론 11월의 목표도 그랬지만!!! ㅠ.ㅜ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