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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2. 12. 11:48 호주*워킹*홀리데이!
1. 요새 브리즈번은 가을 날씨다. 오늘은 모처럼 해가 났지만, 아까 잠깐 마트 다녀오는데 또 비가 뚝뚝 내리는거라. 뭐 이래ㅡ_ㅡ; 덕분에 나도 금욜부터 쭉 오랜만에 편도선이 부은 느낌이다. 왜 감기는 늘 랜덤일까? 몸살감기, 코감기, 기침감기, 목감기 도대체 뭘 기준으로 우선 침투하는건지 모르겠다 ㅡ_ㅡ; 아 여튼, 그래도 가을날씬데 그저께 가게에 온 여자 손님들 중 몇몇은 코트를 입고 오는거라ㅡ_ㅡ; 난 내 눈을 의심했다. 코트는 오바지 않니? 누군 비와도 나시 입고 돌아댕기는데 누군 코트 챙겨입고 다니는 이곳, 브리즈번, 재밌는 곳.

그리고 와서 익숙해지는게 다들 전철, 여기서는 트레인이라고 하지만, 유니폼 입고 그냥 타고 막 내린다. 한국 전철에서 누군가 유니폼 입고 타는거 별로 본 기억이 없는데... 게다가 노출도 어찌나 다이나믹 하게 하는지. 브래지어만 하고 올 망사 셔츠를 입은 여자도 보고ㅋ 아무래도 눈이 가니까 일본애랑 저건 섹시를 넘어섰다고 수군거렸다. 여튼 여긴 대체로 누가 뭘 입든 별로 신경을 안쓴다. 그러는 척 하는 걸수도 있지만. 나도 여깄을 때 다이나믹한 노출 좀 해줘야하는데. 낄낄.

그치만 난 대체로 내 옷 입고 가서 가게 밑 화장실에서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귀찮고 유별나 보이는 것도 알지만 일 끝나고 굳이 또 옷을 갈아입는다. 난 머리도 하나로 질끈 묶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데(단순히 나랑 안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일할테는 주방에서 일하니까 질끈! 묶어 올리고 두건(?) 같은 걸 쓰고 일한다. 그래서 옷 갈아입을 때 그걸 또 굳이 풀어서 옆으로 틀어 묶는다. 같이 일하는 애들이 안귀찮냐고 하는데, 수박 씨 뱉기 귀찮아서 안먹겠다고 했다가 엄마한테 등따귀 맞은 적이 있을정도로 귀찮니즘으로 똘똘뭉친 내가 그 귀찮음 보다 갈아입고 싶은 맘이 더 크달까. 그냥 딱히 이유는 없다. 유니폼 입고 가게랑 집을 왔다갔다 하는게 싫을뿐. 기왕이면 이쁘게 하고 다니고 싶다,는게 솔직한 맘이겠지.

난 예전에 영화제 일할 때도 모두가 수면부족에 시달려 슬리퍼 질질 끌고 화장 안한 맨 얼굴로 세수만 하고 나타날 때도 굳이 30분 더 자는걸 포기하고 찐한 아이라인에 화장을 덕지덕지하고 옷 챙겨입고 나갔다. 그 때 스텝중 한 사람이 너 엄청 부지런하구나, 라는 칭찬같지 않은 칭찬을 엄청 유별나게시리, 하는 심보가 묻어나는 말투로 물어본 적이 있다. 그냥 좀 일찍 일어나면 돼요, 하고 남의 사 무슨 상관이람, 하는 심보가 묻어나지 않게 대답했다. 


 2. 난 기본적으로 처음 해보는 것들은 내가 너무너무너무너무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당연하다는 건 나도 안다. 그냥, 여튼 너무너무너무너무 못한다고 생각할 뿐. 근데 나중에 보면 넌 일을 참 빨리 배웠어, 니가 일을 제법 하는 편이라, 하는 말을 듣는다. 자기 자랑이 되버렸지만ㅡ_ㅡ; 여튼 그니까 제발 누군가 내게 뭔갈 가르칠 때 칭찬을 해줬으면 좋겠다. 어차피 난 남의 칭찬 귓등으로도 안듣는다. 내 스스로 만족하는게 중요하지. 내가 만족할 만한 수준일 때 남이 칭찬해주면 "그건 당연해요. 난 이걸 잘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쏟아부었거든요"하고 대답하고 싶지만 겸손하게 아니예요, 하고 대답한다.

나 같은 타입은 초반에 혼을 내거나 뭐라고 하면 의욕이 제로,를 넘어서서 마이너스가 되버린다. 안그래도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누가 뭐라 그러면 난 그쪽에 재능이 없구나, 하고 그냥 포기해버릴지도. 누구는 뭐라고 하면 자극 받아서 더 열심히 한다던데 나 같은 경우는 완전히 포기해버리는 타입이다. 칭찬을 해줘야, 아, 내가 완전히 틀리게 하고 있진 않구나, 좀 더 시간이 흐르면 그래도 남들만큼은 하겠구나, 하고 딱 코딱지만큼 안심한다. 아, 적어도 폐는 안끼치고 있구나, 여기 좀 더 있을 수 있구나, 뭐 그런거. 내가 너무 비교수준을 높게 잡는 다는 것도 잘안다. 난 이 가게에서 일한지 한달하고 이제 이주 째? 근데 일년 반 일한 사람이랑 비교해서 저렇게 해야하는데, 하고 생각하면 그건 말이 안되는 건 아는데, 그래도 그러고 싶다!

영어도 난 '원어민'이 되고 싶어!! 내가 일본어 공부한지 이제 거의 10년이 다 되가지만 성인 외국어 학습자가 원어민이 되는건 불가능하단 걸 이미 안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원어민보다 더 나은 언어를 구사하거나 제법 시사적인 것들을 다루는등, 원어민에 한없이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는게 가능하단 걸 아니까. 영어와 일본어는 달라, 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여튼. 그야 난 영어를 쫌! 한다. 제법, 이라고 쓰고 싶지만 아직 내 수준이 제법도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겸손해져야지 힛힛. 당연하다니깐! 내가 파고다에 1년간 쏟아부은 돈이 얼만데! 한달에 수업 하나, 많으면 세 개 까지 들었고, 전화영화도 했고, 애들 영어 과외도 했고,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않는게 신기할 정도로 돈과 시간을 쏟아 부었다. 그 결과 지금의 내가 있으니까, 사실 난 내가 머리가 좀 더 좋았다면 더 잘할텐데, 하고 생각한다. 지금 수준으로는 내가 원하는 수준과 꽤 거리가 있다. 모든 걸 알아듣는데 불편함이 없어야한다! 내가 생각하는 걸 말하는데 불편함이 없어야해! 신문이나 책을 읽을 때 모르는 단어(이걸 전부 알기란 불가능하다. 그저 죽을 때 까지 체크해야할 뿐 ㅠ.ㅜ)를 그냥 넘어가도 텍스트를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야한다!!

하고 이글이글 불타오를 때가 있는가 하면, 의욕이 팍 꺾여서 풀이 죽을 때도 있다. 지금은 의욕이 있는 상태라 오늘 거금 1.7불을 주고 신문도 샀다+_+ 일본 신문과 한국 신문은 편집 방식이 꽤 다른데 호주 신문은 대체로 한국 신문과 비슷하다. 그저 영어가 너무 많을 뿐...ㅠ.ㅜ 다는 아니어도 반은 살펴봐야지..ㅠ.ㅜ

3. 1Q84가 드디어 300페이지를 향해 가고 있다. 1권이 드디어! 끝나려고 한다. 이러다간 잡스 자서전이 내 수중에 들어오는건 내년하고도...쩜쩜쩜. 힘내야지. 12월의 목표는 1Q84다! 물론 11월의 목표도 그랬지만!!! ㅠ.ㅜ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