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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22. 09:34 호주*워킹*홀리데이!

*친구한테 보낸 메일. 대충 생각이 정리되는게 있어서 자가검열 후 블로그에 공개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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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이 설이구나. 나도 설을 맞이해서 어제 잡채랑 일본 반찬인 고기감자, 라고 그냥 감자 조림 같은거를 했지.불고기도 재워봤다. 맛은 아직 모르겠지만...ㅋㅋ낼은 만두피를 사다가 지난 번에 쫄딱 망한 잡채를 넣어서 만두를 빚어보려고. 내 인생 최고로 요리 해먹고 살고 있다. 이건 다, 한가하기 때문이야 오호호호

그러게. 니 말대로 난 조용한 호주에서 심심해. 만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젠 쉬는 날인데 늦게까지 자다가 같이 사는 사람들이랑 장 보고 집에 와서 빈둥대다 음식하면서 혼자 술 먹고. 사실 뭔가 엄청 재밌는 일이 일어나길 기대한 것도 아니기에 난 그냥 만족하며 살고 있다.

브리즈번에 있는 사람들은 그걸 심심하다고 느끼기도 하고 여유롭다고 느끼기도 하고. 나도 반반이다. 게다가 내가 한국에서 재밌었냐 하면 그건 또 아니거든. 한국이나 여기나. 지글지글 시끌시끌한 한국에 비해 여긴 훨 조용해서 그렇지. 시드니나 멜버른 같은 대도시에 가면 시끌벅적하대. 근데 거긴 날씨가 변덕스러워서 싫다. 여기가 날씨 하나는 끝내줘서 그것만 보고 여기 있어도 될 정도야.

어젠 그냥 또 외롭더라. 근데 그게 외국에 있어서 외로운게 아니라...그냥 한국에서도 미친 듯이 외로울 때 있잖아.아마 한국이 아니어서 외로운거면 당장 비행기 티켓 끊어서 한국 가도 별 미련은 없다. 근데 그게 아닌 걸 알아서. 어렸을 땐 그럴 때 뭘 하면 좋을지 몰라서 초조하고 신경질 나고 그랬는데 이제 그냥 아- 외롭다~하고 집어 삼키는 것도 수월해졌다.

그냥 난 가고 싶을 때 갈래. 10월 초까지 있을 수 있는데 대충 9월 생각하고 있거든. 근데 호주 워킹이 합법적으로 한 가게에서 6개월만 일할 수 있어서, 일단 4월까지 일하고, 그담에 일 구하기 귀찮으면 여행하다 돌아가던가, 지금 일하는 가게에서 연장해주면 더 일하던가. 가게가 두개 있어서 적을 다른 쪽으로 옮기면 좀 더 일할 수 있거든. 뭐랄까, 내키는대로 살고 싶다. 이거 아니면 안된다던가, 이건 꼭 해야한다거나, 그런거 말고 눈치 안보고 돈 걱정 안하고 그냥 그렇게 스트레스 안받고 물 흐르듯 살고 싶다. 한국에 돌아가도 말야.

그리고 요즘엔, 한국가면 일본어 한 우물을 파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 ㅋㅋㅋ 여기 와서 일본 가게에서 일본어 쓰면서, 그냥 내가 일본음악 좋다고, 일본 관심 있다고, 일본어 공부하고 그런지 생각해보니까 10년이 넘었거든? 본격적으로 한거야 대학교 와서지만 내가 중학교 2~3학년 때 부터 좋다고 난리쳐서 고딩 때 했던 뻘짓들 생각하면, 하나를 그렇게 오래 물고 늘어져서 아직도 관심 많고 더 재밌다고 느끼면 그냥 슬슬 내 길로 인정해도 될 거 같아. 너무 뻔하고 쉬운 거 같아서 애써 외면했는데 이제 슬슬 맘이 정리되어 간다. ㅋㅋㅋㅋ내가 일본 워킹 갔을 땐 일본 친구가 하나도 없었고, 한국에서 일 할 땐 다 연장자들 상대했잖아. 그래서 여기서 나랑 나이대가 비슷한 애들하고 매일 얼굴 마주치고 농담하고 어울리는게 난 참 재밌어. 물론 가게에서 영어 안쓰지만 ㅋㅋㅋㅋ 집에서 같이 사는 사람들도 다 괜찮고.

그래서 생각한건데 진짜 한국 가면 부천 집에서 나오려고. 나 아마 코디네이터 회사로 돌아갈 거 같아서, 호주 오기 전에 사장님한테 인사했을 때 사장님이 다녀오면 일할 생각 있냐고 했거든. 받아주면 가려고 ㅋㅋㅋ 회사 근처에 방 얻거나, 아니면 진짜 합정에서 이대 쪽에 방 두세개짜리 얻어서 너랑 같이 살면 좋겠어. 그 부근에서 회사 근처로 가는 버스가 많거든. 혼자는 외로워서 못견딜테니까 누구랑 같이 살고 싶다. 같이 살면 음식도 해먹고 (넌 안하겠지만...ㅋㅋㅋ) 술도 같이 먹고 좋지 않겠니. 영어 학원 다닐 떄 쌤이 프렌즈로 수업하면서 부모 곁을 떨어져서 이렇게 친구들하고 어울려봐야 뭔가 재밌는 일이 생기지 않겠어요? 하는데 그런거 같다. 재밌는 일, 까진 아니어도 뭐랄까... 좀 더 자기 답게 살수 있지 않을까.  

너도 이래저래 싱숭생숭 하겠지. 원래 몸은 편한데 맘은 불편할 때 최악인데...그래도 너 회사 들어가고 거의 3년? 정신없이 살았으니깐 설사 내일 끝난다하더라도 사과나무까진 아니어도 뭔가 해봐. 난 한국 가면 블로그에서 알게 된 분이랑 노래 만들꺼야 ㅋㅋㅋ

설 연휴 잘 보내. 난 좀 자다가 교회갔다 일하러 가야지. 그 전에 신발 하나 사야하는데 야, 여기서 여자의 욕망이 제로가 됐다. 얼마전에 옷 하나 사고, 스킨 로션 젤 싼거 하나 사고, 샤워 용품 사는 정도? 신발이 너덜너덜해서 하나 사야하는데 왤케 아무래도 좋고 귀찮냐 ㅋㅋㅋㅋ

 또 메일 써~

posted by steadyoung
2012. 1. 18. 21:14 호주*워킹*홀리데이!

1. 난 여기 와서 계속 시간이 느리게 가 시간이 느리게 가 하고 있는데 블로그 업댓할 땐 음....빠르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ㅋ 올해 빠르면 9월 늦어도 10월 초엔 한국에 갈텐데 아직 9개월이나 남았어!!! 길다 길어. 한국 가면.............................................파고다 학원 다니고 싶다......어학원 중독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어젠 하루 종일 집에서 빈둥빈둥. 생각해보니 일주일만에 쉬는 날이었어. 유니폼을 세탁하고, 잉글리쉬 머핀 빵에 남은 계란과 약 삼주전에 닭도리탕 해먹을 때 남았던 야채 찌끄러기들을 굴소스로 볶은 걸 올려서 설마 배탈나진 않겠지...하는 마음으로 먹었다. 세달동안 거의 매일을 눈뜨자마자 커피 마셨는데 요 며칠 안먹었더니 그새 우유가 좀 상했어. 못먹을 정도는 아니라 커피에 좀 넣은 뒤에 나머지를 버렸다. 아니 왜! 18일까진데 벌써 상하는거야! ㅠ.ㅜ 여튼 다행히 무사. 그리고 셜록홈즈 시즌2 1-2편을 재감상한 후, 폭소문제-일본의 교양을 좀 보다가, 간식을 깨작깨작 거리면서 내가 여전히 싸랑해 마지 않는 오오이시 군의 블로그에 신곡 PV가 올라와서 두큰두큰 하며 보다가(음 내 취향의 곡은 아녔다) 작년 9월에 사운드 스케쥴 재결성 라이브 한 걸 짤막하게 영상으로 올린 걸 발견하고 초초초초초초 기쁜 마음으로 보다가 흥에 겨워 대낮부터 맥주를 마시며 열심히 감상했다.

나의, 사랑하는, 오오이시 군은 드뎌 1월 25일 세번째 앨범을 발매! 거의 2년 반만에 나오는 신보. 이번엔 포니캐년으로 옮겼으니깐 홍보도 크게크게 때려주고 부디 좀 잘됐으면 좋겠다. 근데 작사작곡을 다 했던 지난 첫번째 두번째 앨범과는 달리 가사를 다른 사람에게 맡긴 곡이 많아서 난 좀 (벌써부터) 실망...오오이시군의 주옥같은 가사를 못듣는게 안타깝다. 왜 그렇게 한거지!? 이해가 안되지만 그게 기획사의 방침이라면, 그렇게 해서 좀 유명해진다면 기꺼이 감수해야지 ㅠ.ㅜ

노래 듣다가 뭉글뭉글 솟아오르는 애정을 어쩌지 못하고 팬클럽에 가입하려고 야후재팬에 로그인해서 가입신청 했지만 나의 신용카드를 인정해주지 않아 야후재팬이 ㅠ.ㅜ 엉엉엉 ㅠ.ㅜ 이래가지고야 신용카드를 만든 보람이 하나도 없어!!! 흑흑흑. 
  
내가 여태까지 좋아헀던 수많은 가수, 아이돌, 배우들과는 달리 얼굴도 사실 잘 모르고 -암만 PV보고 라이브 봐도 화질이 그닥 좋지 않고 워낙 미디어 노출이 적어서 그 라이브랑 PV 영상도 너무 적다- 오로지 음악과 블로그에 올리는 센스 넘치는 문장들로 일년 반을 여전히 젤 좋아하는 가수로 남아있다는게 새삼 신비롭도다. 오오이시여, 영원하라 >.< 하는 맘으로 올만에 팬레터..팬메일을 때려줬다. 2010년에 세번 정도 보냈나? 글고 작년에 호주 와서 한 번 보냈고 ㅋㅋㅋㅋ 2010년에 첨으로 메일 보냈을 땐 블로그에 "한국에서 메일이 왔습니다! 왜??" 이런 언급이 있어서 용이 되어 승천할 뻔 했다는....ㅋㅋㅋㅋㅋ 나 인제 스물 아홉인데 한국 나이로~ 빠순짓은 영원불멸해. 괜찮아, 난 그런 뇨자~이니까~

3. 그리고 저녁잠을 좀 잔 후 삼주 전에 만든 닭도리탕 남은거에 파스타를 삶아서 넣어 먹었다ㅋㅋ 이제 그 맛없는 잡채만 남았어. 오기로라도 전부 먹어주마! 내가 맛없게 만들었으니깐 책임지고 다 먹어주겠어.....ㅠ.ㅜ

4. 오늘은 9시부터 일하고 4시에 끝나서 장보고 집에 왔다. 냉장고가 다시 깔끔해져가고 있기에 우유랑 계란이랑 요거트 같은 걸 좀 사고, 빈둥대다가 김치찌개를 해먹었다. 라면을 먹을까 했는데 오늘 가게에서 점심으로 우동을 먹어서 두번 면 먹는 건 피해야지! 하고, 지~~~난 번에 산 참치와 어언 두달 전에 사서 푹 익다 못해 묵은지의 길을 걷고 있는 김치를 푹푹 끓인 김치찌개. 괘아났어. 맛 좋았어 ㅋㅋㅋ 그거랑 계란 말이, 그리고 디저트로 아이스 유자차를 먹고 이렇게 블로그에 먹는 얘기와 오오이시 얘기를 열심히 쓰고 있다ㅎ

5. 가게에서 같이 일했던 미에코상이 여길 떠나면서 나에게 컨세션 카드를 주고 갔다. 컨세션 카드란 뭐냐면, 학생 교통카드 같은 거. 즉 원칙적으로 학생이 아니면 살수 없고, 이용해선 안된다. 나는 여태까지 일반 교통카드인 GO카드를 쓰고 있는데, 호주가 교통비가 정말, 너---무 비싸서 맨날 울면서 충전하고 있다...흑흑. 물론 고카드도 그냥 그때 그때 표사거나 현금으로 내는 것 보다 좀 싼 거지만. 게다가 올해 또 15% 인상돼서, 사람들 많이 이용하는 시간에 가게에 가게 되면 편도 3.58불. 겨우 12분 전철타는데! 우리나라 돈으로 거의 4000원이 넘는다. 젠장! 사람 드문 시간이어도 2.78 뭐 이 정도? 즉, 매일 교통비로 6불~7불이 휙휙 사라진다. 뻥안치고 호주에서 제일 돈 많이 쓰고 있는게 집세 빼고 교통비일꺼다. 그담이 맥주, 식비..등등 ㅋㅋ 여튼 얘기가 샜는데 컨세션 카드가 있으면 교통비가 반으로 줄어든다는거+_+ 그래서 여기서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컨세션 카드를 매매하는 경우도 있다. 안좋은 건 아는데 교통비 너무 비싸지 않아? 내가 이사를 진지하게 고려했던 원인 중 90%가 바로 교통비.       

자, 그럼 컨세션 카드가 손에 들어왔다, 그 담에 조심해야할 껀 하나. 때때로 아주 가끔 전철...(호주에선 트레인이라고 부른다) 안에서 카드를 검사할 때가 있다. 컨세션 카드를 내밀면 학생증을 보여달라고 하는거지. 그럼 편법으로 컨세션 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곤란하겠죠!? 근데 미에코상 말하길 금토일 저녁 7시 쯤 아니면 대체로 안걸린다는 거 같음. 오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가게에서 집으로 올 때 이용해봤는데 1.79불이더라. 감격의 눈물 ㅠ.ㅜ 싸. 이건, 싸 ㅠ.ㅜ 그리고 기계로 충전할 것! 마지막으로 컨세션 카드에도 유효기간 같은게 있어서, 끝날 때 쯤 되면 터치할 때 나온다고 하는데 그 때 까지만 써도 몇십불은 굳을테니깐, 고마워요 미에코상 ㅠ.ㅜ  

*그냥 고카드 이용시, 일주일에 5일 이용하면 남은 이틀은 무료가 된다+_+ 월~금까지 왕복 다섯번 이용했더니 토,일 전부 무료였다. 뭐야 거의 12~4불 굳은 셈이라 완전 기뻤다는 ㅠ.ㅜ 요금 인상 전에는 다섯번 이용하면 토,일에 반액이었는데 요금 인상된 후에는 아예 무료가 됐다더라. 쓰다보니 좀 정리가 되는데, 현명하게 교통비를 지출해야겠어+_+ 이사 안가도 되고+_+

posted by steadyoung
2012. 1. 9. 10:14 호주*워킹*홀리데이!

1. 마스터(집 관리해주는 사람)가 게시판에 바이러스 체크해달라고 한게 며칠 전인데 네이버에서 V3를 다운 받으려니 자꾸 문제가 생기는거라. 이럼 초초초초초초초초 귀찮으니깐 자꾸 미루다가 오늘 드디어 다음에서 알약을 다운 받았는데 다 됐나 싶을 때 또 최신 버전이 어쩌구 저쩌구 해서 으으으으으 다시 초초초초초초초초 귀찮다. 하지만 기필코 해내고 말리라+_+

2. 한국은 왜 쉐어문화가 없을까. 그야 호주랑 상황이 다른 것도 알고 나도 친구랑 같이 살았던 것 처럼 알게 모르게 쉐어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알지만, 뭐랄까 사회의 주류 문화(?)ㅋㅋ로 자리한 건 아니니까. 지금 같은 경제 상황이면 좋든 싫든 집을 쉐어해보자는 생각이 들어도 이상할게 없는데. 혼자 사는 건 돈도 많이 들고 때때로 쓸쓸하고, 무엇보다 그 코딱지만한 원룸에서 모든 걸 해결해야하는게 참 답답하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집을 나올 생각이지만 원룸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면, 돈도 돈이지만 절로 고개를 도리도리 하게 된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크지 않은 3층집에 열명이 복작대며 살긴 해도 세탁실 따로 주방 따로 있다보니 나름 쾌적하게 살고 있다.
posted by steadyoung
2012. 1. 8. 00:03 호주*워킹*홀리데이!


그냥 계속 옛날 일을 생각한다. 벌써 옛날 일, 비교적 최근이지만 옛날이 되어가는 일 뭐 그런거.

방금 텔레비전에서 CSI 라스베가스를 해줬는데 오랜만에 보니까 새라도, 워릭도 없어지고, 모르는 사람도 들어왔고, 진지한 그렉은 여전히 적응이 안되고, 자막이 없으니 뭐라고 그러는지도 잘 모르겠고 ㅋㅋㅋㅋ 그래도 끝까지 재밌게 봤는데 에피소드가 끝나고 크레딧과 함께 엔딩 노래가 흐르는 순간, 한국에서 지새웠던 수많은 새벽들이 떠올랐다.

그땐 언제였더라... 보습학원에서 영어 가르치는 알바 했을 때, 일 끝나고 와서 CSI 틀어놓고 새벽녘까지 보다 잠들고, 그보다 더 이전에, 2008년, 2007년, 그리고 2006년 학교 앞에서 혼자 자취했을 때... 혼자 지새웠던 쌀쌀하고 외로웠던 새벽들이 되살아났다. 어디나 쓸쓸하긴 똑같은데 한국이 더 해. 더 강렬한 외로움이다. 여기가 느끼는 향수 섞인 외로움이 훨씬 참기 수월하다. 사실 여기서 내가 느끼는 향수래봤자 치맥 먹으면서 무한도전 보고 싶다 뭐 그런거 ㅡ_ㅡ;; 온지 약 3개월, 아직 전-혀 한국에 가고 싶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여기가 좋다거나 한국이 싫다거나, 그런게 아니라, 정말, 어디든 똑같다. 장단점이 다를 뿐이지. 

그리고 불 끄고 누웠는데 옛날 일이 되살아나서, 잠깐 울었다. 왜, 왜, 나한테 그랬을까. 날 좋아는 했던걸까. 좋아했던, 좋아하지 않았던, 우리가 보냈던 시간들을 생각하면 나한테 그러면 안되는거 아닌가, 뭐 그런걸 생각하니까 또 참을 수 없이 눈물이 난다. 웃긴 건 그게 또 한 명도 아니다. 하지만 날 가장 슬프게 하는 건 이렇게 지나간 시간을 되돌리는, 다름아닌 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곱씹고 지겨워하고 환멸을 느끼면서도, 한없이 서러워지는 걸 또 어찌 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다가 이렇게 주절주절 하고 싶어서 컴터를 켰다.

지난 일의 7~8할은 대체 나한테 왜! 하는 한탄, 내가 왜! 하는 후회, 너는 왜! 하는 미움, 이런 것들이고 아주 가끔 2~3할,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더 표현하지 못해서 안타깝고, 좋게 끝내지 못해서, 좀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더럽기 짝이 없고 비참하기 짝이 없는 끝을 맺은게 아쉬워서, 솔직하게 말하면 쪽팔려서.

기분이 좋을 때야, 그래도 젊었을 때 그런 쪽팔리고 비참한 짓도 해봤다고 언젠가 웃어넘길 날이 올꺼고, 지금에야 인형에 바늘꼽고 저주하고 싶을 때도 있는 사람이지만 반드시 다시 한 번 웃으면서 볼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하지만, 그냥 오늘처럼, 요 며칠 전 처럼, 때때로, 도무지 나한테 일어난 일이 이해가 안될 때는, 정말,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변하고 싶다. 지난 모든 시커먼 기억들을 거름 삼아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다.

posted by steadyoung
2012. 1. 7. 08:16 호주*워킹*홀리데이!
1. 화요일엔 오랜만에 Matt을 만나러 Matt이 살고 있는 cleveland에 다녀왔는데 거기 열라 멀었다!!! ㅡ_ㅡ; 트래인 타고 한시간을 갔어!! 트래인도 한시간에 두개 밖에 없어서 피자 먹고 얘기 좀 하다가 결국 다음 약속을 파토내고 말았다능... 그 때 반성한건데 난, 진짜, 항상 같은 날 약속을 두개 잡으면 시간을 타이트하게 잡아서 나중 약속에 늦거나 파토를 내고 만다.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약속 잡을 땐 그걸 완죤 잊어먹으니 이거 참...

다음 약속은 Maureen이랑 한거였는데(친구 홈스테이 호스트, 호스티스인가?) 내가 완전 늦고(그래서 결국 취소됐다) 전화로 영어를 하나도 못알아먹는데도 끈기있게 들어주고 다음 약속 잡고 어우 너무 고마웠는데 동시에 너무 피곤했다 ㅠ.ㅜ 진짜, 전화상의 영어는 거짓말 안하고 하나도 못알아먹을 때가 있다. 간혹 한국 친구들끼리 전화할 때도 웅웅대서(여기 통화질이 안좋아서) 뭐라고 하는지 못알아들을 때가 있는데 하물며 영어는!!! 여튼 그래서 오늘 만나기로 했다. 이따 열시 반에 데리러 오기로 했다능. 

2. 목욜에는 일하러 가기 전에 가게에서 같이 일하는 애들이랑 노래방에 다녀왔다. 정확히 말하면 가라오케! 유훗! 일본 노래방인거죠!+_+ 여섯명이서 가서 얼마 못불렀지만 가라오케가 있는 걸 알았다는 거 만으로 이미 즐겁다 ㅋㅋㅋ 한국 노래방에 없는 일본 노래를 죄다 불러주겠다는 각오로 불타오르고 있다 ㅋㅋㅋㅋㅋ

3. 나도 간혹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땐 안믿어줄 걸 알면서 몸이 안좋다는 걸 핑계 삼는데, 어제는 진짜, 몸이 안좋았다. 원래 생리통이 심한 편도 아닌데 그저께부터 잠자리가 불편하더니 어젠, 흑흑 올만에 제대로 아픈거다. 집에 약도 없는데! 무거운 몸을 이끌고 가게에 갔는데 가게가 또 미친듯이 바쁜거라(그래도 세명이서 일해서 좀 수월했다) 일 정리하고 열시 쯤 되니까 넉다운이었다. 바닥 청소 하고나면 뼈속에 있는 칼슘까지 뽑아쓴 느낌 ㅠ.ㅜ 정말 웬만한 일들은 힘들단 말 안하고 열심히 하겠는데 바닥 청소는 육체의 한계를 느낀달까. 지적 받은 적은 없지만 만약 더 깨끗하게 하라 그러면 이 이상은 무리라고 대답하리라 흑흑. 이건 정말 남자들 일이라고 생각해. 같이 일하는 한국인 오빠가 있으면 대부분 후딱 힘좋게 끝내는데  어젠 내가 대부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ㅠ.ㅜ 여튼 열시 일 끝나고 남은 스시를 다 같이 먹을 때도 난 원래 완죤 말도 안하고 마구마구 입에 쑤셔넣는데 어젠 좀 먹고 나니까 식욕도 없고 으슬으슬 춥고 이건 몸살의 징조인가! 하고 두려워했는데 오늘 이렇게 일어나서 별 탈 없는 걸 보니 음, 뭐 그렇지도 않네 ㅋㅋㅋ

근데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피곤한 거 치고는 여섯시간 정도 자고 눈이 딱 떠져서 이건 잠을 깊게 잔건지 아직 몸이 긴장한 상태라 그런건지 잘 모르겠다. 한 열시간 정도 죽은 듯이 자야 피곤이 풀릴 거 같은데;;;     

4. 어제 드뎌 박태환군과 말을 했다능. 푸하하하하하. 두달 동안 힐끔힐끔 보기만 했는데 드디어! ㅋㅋㅋㅋ 일주일에 두세번은 오는거 같다. 한동안 안보여서 한국에 갔나 했더니 (단순히 내가 저녁에 일 안하는 날에 온 걸 수도 있다) 그저께도 오고 오늘도 오고 ㅋ 여튼, 체격 좋은 남자 대여섯명이 와서 스시를 너무 많이 먹으니까 ㅋㅋㅋ 것도 내가 일하는 롤, 보다는 정말 딱 스시를 많이 먹는거 같다. 박태환군 무리가 가게 문을 여는 순간 니기리 섹션(초밥)에 있는 분들이 긴장한다는 ㅋㅋㅋ 그걸 준비하느라 후달리니깐 매니저가 가서 말 좀 붙이면서 담에 언제 오는지 알아내라고 ㅋㅋㅋㅋ 근데 뭔가 부끄럽잖아! ㅋㅋ 그래도 주저주저 하다가 가서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했더니 대뜸, 박태환군이 한국인이세요? 해서 네, 했더니 일본어만 하길래 일본인인 줄 알았는데 로 시작해서 결국 담주에 오는 날을 알아내고 얘기 좀 하다가 나도 일하러 내 자리로 돌아갔다 ㅋㅋㅋㅋ 움헤헤헤. 뭔가, 신기해, 움헤헤헷.   
posted by stead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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