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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22. 09:34 호주*워킹*홀리데이!

*친구한테 보낸 메일. 대충 생각이 정리되는게 있어서 자가검열 후 블로그에 공개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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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이 설이구나. 나도 설을 맞이해서 어제 잡채랑 일본 반찬인 고기감자, 라고 그냥 감자 조림 같은거를 했지.불고기도 재워봤다. 맛은 아직 모르겠지만...ㅋㅋ낼은 만두피를 사다가 지난 번에 쫄딱 망한 잡채를 넣어서 만두를 빚어보려고. 내 인생 최고로 요리 해먹고 살고 있다. 이건 다, 한가하기 때문이야 오호호호

그러게. 니 말대로 난 조용한 호주에서 심심해. 만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젠 쉬는 날인데 늦게까지 자다가 같이 사는 사람들이랑 장 보고 집에 와서 빈둥대다 음식하면서 혼자 술 먹고. 사실 뭔가 엄청 재밌는 일이 일어나길 기대한 것도 아니기에 난 그냥 만족하며 살고 있다.

브리즈번에 있는 사람들은 그걸 심심하다고 느끼기도 하고 여유롭다고 느끼기도 하고. 나도 반반이다. 게다가 내가 한국에서 재밌었냐 하면 그건 또 아니거든. 한국이나 여기나. 지글지글 시끌시끌한 한국에 비해 여긴 훨 조용해서 그렇지. 시드니나 멜버른 같은 대도시에 가면 시끌벅적하대. 근데 거긴 날씨가 변덕스러워서 싫다. 여기가 날씨 하나는 끝내줘서 그것만 보고 여기 있어도 될 정도야.

어젠 그냥 또 외롭더라. 근데 그게 외국에 있어서 외로운게 아니라...그냥 한국에서도 미친 듯이 외로울 때 있잖아.아마 한국이 아니어서 외로운거면 당장 비행기 티켓 끊어서 한국 가도 별 미련은 없다. 근데 그게 아닌 걸 알아서. 어렸을 땐 그럴 때 뭘 하면 좋을지 몰라서 초조하고 신경질 나고 그랬는데 이제 그냥 아- 외롭다~하고 집어 삼키는 것도 수월해졌다.

그냥 난 가고 싶을 때 갈래. 10월 초까지 있을 수 있는데 대충 9월 생각하고 있거든. 근데 호주 워킹이 합법적으로 한 가게에서 6개월만 일할 수 있어서, 일단 4월까지 일하고, 그담에 일 구하기 귀찮으면 여행하다 돌아가던가, 지금 일하는 가게에서 연장해주면 더 일하던가. 가게가 두개 있어서 적을 다른 쪽으로 옮기면 좀 더 일할 수 있거든. 뭐랄까, 내키는대로 살고 싶다. 이거 아니면 안된다던가, 이건 꼭 해야한다거나, 그런거 말고 눈치 안보고 돈 걱정 안하고 그냥 그렇게 스트레스 안받고 물 흐르듯 살고 싶다. 한국에 돌아가도 말야.

그리고 요즘엔, 한국가면 일본어 한 우물을 파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 ㅋㅋㅋ 여기 와서 일본 가게에서 일본어 쓰면서, 그냥 내가 일본음악 좋다고, 일본 관심 있다고, 일본어 공부하고 그런지 생각해보니까 10년이 넘었거든? 본격적으로 한거야 대학교 와서지만 내가 중학교 2~3학년 때 부터 좋다고 난리쳐서 고딩 때 했던 뻘짓들 생각하면, 하나를 그렇게 오래 물고 늘어져서 아직도 관심 많고 더 재밌다고 느끼면 그냥 슬슬 내 길로 인정해도 될 거 같아. 너무 뻔하고 쉬운 거 같아서 애써 외면했는데 이제 슬슬 맘이 정리되어 간다. ㅋㅋㅋㅋ내가 일본 워킹 갔을 땐 일본 친구가 하나도 없었고, 한국에서 일 할 땐 다 연장자들 상대했잖아. 그래서 여기서 나랑 나이대가 비슷한 애들하고 매일 얼굴 마주치고 농담하고 어울리는게 난 참 재밌어. 물론 가게에서 영어 안쓰지만 ㅋㅋㅋㅋ 집에서 같이 사는 사람들도 다 괜찮고.

그래서 생각한건데 진짜 한국 가면 부천 집에서 나오려고. 나 아마 코디네이터 회사로 돌아갈 거 같아서, 호주 오기 전에 사장님한테 인사했을 때 사장님이 다녀오면 일할 생각 있냐고 했거든. 받아주면 가려고 ㅋㅋㅋ 회사 근처에 방 얻거나, 아니면 진짜 합정에서 이대 쪽에 방 두세개짜리 얻어서 너랑 같이 살면 좋겠어. 그 부근에서 회사 근처로 가는 버스가 많거든. 혼자는 외로워서 못견딜테니까 누구랑 같이 살고 싶다. 같이 살면 음식도 해먹고 (넌 안하겠지만...ㅋㅋㅋ) 술도 같이 먹고 좋지 않겠니. 영어 학원 다닐 떄 쌤이 프렌즈로 수업하면서 부모 곁을 떨어져서 이렇게 친구들하고 어울려봐야 뭔가 재밌는 일이 생기지 않겠어요? 하는데 그런거 같다. 재밌는 일, 까진 아니어도 뭐랄까... 좀 더 자기 답게 살수 있지 않을까.  

너도 이래저래 싱숭생숭 하겠지. 원래 몸은 편한데 맘은 불편할 때 최악인데...그래도 너 회사 들어가고 거의 3년? 정신없이 살았으니깐 설사 내일 끝난다하더라도 사과나무까진 아니어도 뭔가 해봐. 난 한국 가면 블로그에서 알게 된 분이랑 노래 만들꺼야 ㅋㅋㅋ

설 연휴 잘 보내. 난 좀 자다가 교회갔다 일하러 가야지. 그 전에 신발 하나 사야하는데 야, 여기서 여자의 욕망이 제로가 됐다. 얼마전에 옷 하나 사고, 스킨 로션 젤 싼거 하나 사고, 샤워 용품 사는 정도? 신발이 너덜너덜해서 하나 사야하는데 왤케 아무래도 좋고 귀찮냐 ㅋㅋㅋㅋ

 또 메일 써~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