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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22. 15:17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데, 여러분은 어떠신지?

읽힐 때는 왕창 읽다가도 한번 글자가 눈밖으로 나면 제자리로 돌아오기 힘든게 내 독서습관인데,
최근 미야베 미유키의 책들을 읽으면서 슬슬 다시 본 궤도에 진입중이다.

미야베 미유키는 올해 가장 버닝한 작가로 [화차], [용은 잠들다]를 시작으로
[이유]와 [모방범]에서 불타올라
현재 [괴이]와 [기이한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금 빠져들고 있다.

작가가 워낙 다작을 하는터라 제법 읽는다고 읽어도 좀처럼 두루 섭렵하기가 힘들다;;;
게다가 어찌나 길게 쓰시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긴 하지만
역시나 모방범은 다 읽고나니 진이 빠지더라;;
백야행의 3배정도 되는 분량- 헉헉.

뭐 두고두고 읽을거리가 많다는 점은 어찌보면 버닝을 오래 지속하게 만드는 힘이고
무엇보다 다작에도 불구하고 날림으로 썼다는 인상은 커녕
섬세하게 묘사한 다양한 인간군상이 거미줄처럼 얽힌 관계 속에서
독자가 헤매지 않고 끝까지 가게 만드는 충만한 긴장감, 책을 덮을 수 없는 흥미진진함이
새롭게 거듭될 뿐이니
어찌 미야베 미유키를 배신할 수 있겠소-

미야베 미유키의 책은 결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나야 습관처럼 소설을 집어드는 편이라 어려운 말 잔뜩 써있는 난해한 소설보다는
재밌는 이야기를 술술 풀어주는 소설이 좋은데
그런 면에서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은 유익한 휴식을 보내는 최적의 도구이다-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억지없이 은은히 살아숨쉬는 점이야말로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의 매력.

브레이브 스토리, 이코와 같은 책들부터
모방범, 이유, 낙원으로 대표되는 추리소설,
이 요소들이 적절하게 버무려져있는 에도를 배경으로 하는 시대소설까지  
실로 수많은 소재들을 잡스러운 느낌 없이 깔끔하게 다루는 능력은
아마도 작가의 집필력과 집중력에 기인하지 않나 싶다.
필요없는 부분이란게 없다.

괴이와 기이한 이야기는 북스피어에서 출판된 책으로
에도시대에 일어나는 말그대로 괴이하고 기이한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다.
가벼운 전래동화 같은 느낌으로- 이동중이나 시간 때우고 싶을 때 읽으면
자기도 모르는 새에 휘익- 빨려들어가는 걸 느낄 수 있다ㅎㅎ
 
하지만 아직도 미야베 미유키를 접하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저는 나오키 상을 수상한 [이유]를 추천합니다~
모방범은 너무 길고~ 또라이 범인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다소 오락적인 요소가 강하지만
이유는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를 면밀한 인물묘사로 균형을 잃지 않고 풀어내는터라
오락적 요소는 물론 현대사회와 인간의 욕망에 대한 생각도 덤태기로 얹어주는 책이랍니다ㅎㅎ

이번에 발표를 하게 되서 다시 읽어야 하는데
또 읽어야 하는 압박이 결코 귀찮지 않은,

그만큼 참 재미난 책이랍니다 (>.<)b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