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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tch'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3.14 책의 지름신은 춤춘다
2009. 3. 14. 23:47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금요일, 교보문고에 들렀다.
요즘 교보문고 마일리지를 모으는 재미에 인터넷 책 주문에 소소한 지름신이 강림하셨다.
그런 까닭에 책을 사기보다는 앞으로 살 책을 좀 훑어보고,
원서구경을 할까 하는 마음에 가볍게 들러주려 했는데,

일은 늦게 끝나, 지하도 들어서자 핸드폰 두고 나온 걸 알아차려,
바람이 열나 불어서 전경들 앞에서 치마가 뒤집히질 않나...
경복궁에서 교보문고까지 참으로 험난한 여정이었다.

엔화가 너무 올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원서를 살 수는 없었지만 ㅠ.ㅜ
보고 싶은 책들을 찾아보고 스케쥴수첩에 붙일 스티커도 사는 등,
맘껏 금요일의 소비생활을 즐기던 중!!!

원서 부스에 있는 특가 코너를 발견+_+
눈에 불을 켜고 책들을 뒤적거려, 두개를 득템!!!!!!!!!!!!!

1. SWITCH-2008.5
비록 요즘 아라시 지름신이 강림하는 루트를 차단했지만,
마츠준이 표지라는데 넘어가지 않을 내가 아니다+_+
그리고 일본 고전영화에 대한 특집과 이노우에 다케히코 특집이 실려있었기 때문에!!!!!!!!!!!!!!
이건 정말 환상적임. 2000원이었다. 험난한 여정을 보상받았어 ㅠ.ㅜ

2. 바나나 모드
오랜만에 읽는 무라카미 류의 에세이.
에세이에서 무라카미 류가 '주장'하는 내용은 진이 빠질 정도로 매번 똑같지만,
그걸 매번 읽고 있는 나도 뭐;;;

무라카미 류는 항상 새로운 일들을 기획해 실행하고,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끊임없는 애정을 쏟으며,
본업이라 할 수 있는 활발한 작품활동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잔뜩 해댄다.
나이가 들어서도 이렇게 정열적인 태도로 삶에 임할 수 있다는 게 너무도 멋져서,
또 똑같은 말이야- 라고 불평해도 그 에너지를 조금은 나눠받는 기분이 들어
읽는 시간을 손해봤다는 생각이 요만큼도 들지 않는다.

무라카미 류의 소설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나도 항상 이렇게 누군가에게 넘치는 에너지를 전달하고픈 욕망이 있어서
기꺼이 5000원을 내고 에세이를 샀다.
아니다 다를까, 책의 첫장부터 에너지가 넘친다;;;

근데,

표지는 새책임을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지저분해서 직원분에게 한 번 확인해볼까, 할 정도였지만
그래서 싼거겠지- 하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근데 지저분한 표지보다 더 쇼킹했던 건, 책의 원래 표지;;;
이건 아마도 무라카미 류의 클로즈업이겠지,
내가 상상하는 무라카미 류의 모습은 이런게 아닌데...
(원래의 얼굴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근데 그게 꽤 오래전이란 걸 잊고 있었다;;)
완전히 아저씨라, 책이 급 부끄러워졌다.

못생겼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뭐랄까...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아니라서.
눈빛이 날카롭지 않아서.

나는 '사람의 얼굴'이 드러내는 인생의 깊이를 꽤 신뢰하는데(멋대로 추측-)
이건, 조금, 책 내용을 영양분으로 쓸 계획에 설득력이 빠지게 생겼다.

무슨 자신이 이리도 넘쳐서 자기를 표지로 쓸 생각을 했을까 궁금하다.

이건, 뭐 종이로 싸서 읽어야겠어ㅠ.ㅜ
지하철에서 이 책을 들고 읽는데 모두가 책을 빤히 쳐다본다 흑흑.


아. 책 열심히 읽어야겠다.
아직 '최악-오쿠다 히데오'도 반이나 남았다.



posted by stead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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