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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20 학교에 들어가다! 4일째!!4
2011. 10. 20. 19:01 호주*워킹*홀리데이!

일요일에 이사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아침에 백팩에서 나오려는데 엘리베이터가 고장난거예요~ 전 4층에 묵었는데 그 엄청난 짐을 들고 계단으로 갈 뻔 했으나!
매우매우 친절한 이딸리 가이가 짐을 들어줘서 무사히 프론트로 내려가서 체크아웃을 했습니다ㅎㅎ
그리고는 언덕배기 길을 올라 무사히 이사를 마쳤답니다. 빨래도 하고, 인터넷도 되고. 좋네요 ㅋㅋ


                                                       집으로 올라가는 빨간계단...ㅋㅋㅋ 공짜로 운동시켜주는ㅎㅎ

3층짜리 집에 어림잡아 10명 정도(다 한국인, 옆집도 한국인ㅋㅋ)가 사는 것 같아요. 방 하나를 여자 둘이 쓰는데 일주일에 125불입니다ㅠ.ㅜ브리즈번은 씨티를 중심으로 1존, 2존, 3존, 4존으로 나뉘는데 4존으로 갈수록 방 값은 싸지지만 호주의 어마어마한 교통비를 감당해야해요. 저도 아직 잘 모르겠지만 3존 정도 되면 씨티로 왕복 버스비만 10불(만원이 좀 넘죠)정도 한다는 것 같네요. 끄아아아악!! 끼야옷!이죠! 그래서 전 일단 씨티에 있는 학교에 다녀야하니깐 그 근처에 쉐어를 구했어요. 

나가기 2주 전에 알려야하는데 과연... 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브리즈번 생활에서 전 얼마나 여기 있게 될까요?? ㅎㅎ

월요일에 드디어 학교에 가서 레벨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한시간 동안 문법과 writing을 테스트하고, 호주 남자가 열라 빠르게 쏼라 쏼라 하는 걸 세 번 들려주고 질문에 답을 써야하는 리스닝 문제, 간단한 자기 소개를 하고 점심 시간이 지나면 레벨을 알려줍니다. 저는 일단 Advanced 라고 제일 높은 반에 들어가게 됐답니다. 같이 레벨테스트 본 친구들이 엄청 우와- 우와- 하는데 사실 저야 뭐 중고등학생 내신이랑 수능 대비 과외를 꽤 오래 했으니 기본적인 문법 사항이나 어느 정도의 어휘력은 있고, 혼자 리딩 연습을 하거나 파고다에 1년간 쏟아부은 돈을 생각하면 뭐 그럴만하죠. 절대 자랑이 아니라...;;; 근데 이게 좋은게 아니라는게 그 다음날 밝혀집니다! ㅋㅋ

화요일부터 저의 패닉상태가 시작됐어요!!! ㅋㅋㅋ
기초반이나 중간 레벨, Advanced 바로 밑 레벨까지 반에 사람이 꽤 많은데, Advanced는 딱 6명이예요. 한국애는 저랑 똘똘해보이는 여자애 한명, 그리고 나머지는 다 브라질이나 칠레에서 온 남미 애들.
남미 애들이 말을 진짜 잘해요!! 물론 발음이 정확하진 않(은 것 같)지만 선생님은 별 문제 없이 알아듣는 걸로 봐서 못알아듣는 건 제 문제겠죠!!! 칠레에서 온 유쾌한 아저씨는 여기서 대학에 진학할꺼고, 브라질에서 온 애는 엄청 열심히 공부하고 세계 정세에 관심도 많고 ㅋㅋㅋ 내가 쳐다보니 지긋이 윙크를 날린 건장한 또 한명의 브라질 가이도 말을 참 잘하고... 한국 여자애도 학원 다닌지 두달 정도 됐는데 꽤 잘하더라구요. 문제는 저!!! 

저는 그 날 입이 꽉 막혀서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았어요 ㅠ.ㅜ 어버버버버버 상태-
간단한 문장을 내뱉는데도 시간이 걸려요. 물론 첫날이고 긴장해서 그렇겠지만 사실 제가 말을 잘 못하거든요. 리스닝이랑 스피킹이 엄-청 약해요. 근데 완죤 쏼라 쏼라 말하는 애들 사이에 껴서 수업을 들으려니 가랭이가 쫙쫙 찢어졌어요.
첫날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을 자막도 없이(당연하지만..) 보여주면서 프린트 나눠주고 내용에 대해 질문하는데! 이걸 한국어 자막으로 보여줬어도 별 할 말이 없었을텐데ㅡ_ㅡ;;; 영어로 부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면 .....그저 웃지요...
심각하게 아래 레벨로 내려갈까 고민했는데 일단 금요일까지 버텨보기로 했어요. 열공할 결심도 했지요.

둘째날. 수업 시작할 때 선생님이 Did you take this book yesterday? 하는데 다들 yes, I took it~어쩌구~ 하는데 저는 입에 본드 붙여놓은 것 처럼 아무 말도 안나왔어요!!! 왜!!! 흑흑. 게다가 파트너랑 해야하는 것들이 있을때마다 초긴장!! 아주 아주 간단한 리액션도 영어로 잘 안되고 뭘 하라는지 잘 이해가 안되니까 혼자 막 헤맸어요. 아흑아흑.
이어지는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전 어제 미리 다운받아서 자막 달고 본 다음에 할 말을 조금 준비해갔어요. 그래도 다 못했다는... 이러다가 저 한국애는 완죤 샤이해! 말이 없어! 쟤가 왜 Advanced를 받았을까!! 등등 말이 나돌게 생겼어요...

물론 온지 일주일 됐는데 잘하길 바라는 것도 말이 안되는데;;;; 잘못된 레벨에 들어온것 같아서 여기가 내 자리가 아닌 것만 같은 어색한 느낌. 게다가 다들 적어도 한달 정도는 이 어학원에 있었으니 친하더라구요... 저는 뭔가 어색어색. 안그래도 잘 모르는 다수의 사람들하고 어울리는게 곤혹스러운 저는! 레벨 테스트 같이 받은 동생이랑 있는데 이것도 뭔가 좀..  물론 일주일 만에 친구가 생기는 것도 말이 안되지만!!! 어휴- 시간이 지나야할 것 투성이예요- 으으으-

일단은 돌아와서 공부도 좀 하는데 뭘 어떻게 해야될지 이거 한다고 말이 좀 더 나올지 도저히 감이 안잡혀요--
그리고 프렌즈 보다가 다운. 뭐 한 것도 없는데 왜케 졸린지ㅡ_ㅡ;;;

그리고 오늘. 7시 전에 일어나서 도시락 싸고 8시 쯤 집을 나와서 학교 가는 길 벤치에 앉아 30분 정도 소리 내서 영어 기사나 프린트물을 읽었어요. 그리고 학교에 갔죠. 오늘은 upper 반이랑 같이 공부했는데 그래도 오늘은 어제보다는 말을 좀 했어요 ㅠ.ㅜ 이게 목표예요. 어제보단 더 많이 말하자. 어제보다! 학구열 넘치는 브라질 애랑도 좀 말하고... 여전히 뭐라고 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완죤 브라질에 관심 많은 척 하면서 걔가 말 많이 하게 유도했어요;; 유쾌한 칠레 사나이가 마야 문명에 대해 15분 간 발표했는데 와우 엄청 쏼라 쏼라. 뭐 정확하게 하는지는 선생님만이 알겠지만... 그래도 부러워요 ㅠ.ㅜ

게다가 전 학교를 3주만 다닐꺼라ㅋㅋㅋ 끝나고 일을 바로 할 생각이었는데 제 영어가 크게 늘지 않으면 무리겠죠?? 유학원에서 추천해준(학비 스페셜이 나온)다른 학교에 3주를 더 등록할까도 고민중인데... 그건 예상치 못한 지출이라 타격이 크네요.
역시 3주동안 빠짝 입을 터서 일을 해야겠다 싶은데 과연... 요즘 그 계획에 자꾸 큼지막한 먹구름이 끼네요.

전 또 좀 쓸쓸하고 외롭고 말 잘 못하겠고. 
근데 그렇다고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거나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아니구요ㅋㅋ 아 열심히 소리 내야겠다 그렇게 시간을 어느 정도 보내야겠다 그동안 잘 견뎌야겠다 뭐 그런 생각을 해요. 한국에서 유독 외로울 땐 참기 어렵지만, 여기서 외롭고 쓸쓸한 건 당연하니까 그냥, 그냥 있는거죠. 한달은 있어보고, 그렇게 브리즈번에서 6개월을 버텨보고, 케언즈에 가려고 했는데 요즘은 시드니에 갈까해요;; 여튼 그렇게 일년이 지나고, 한국에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행복하게 아쉬워할 날을 기대하며 하루하루 보내는거죠. 일본에서 워킹홀리데이 생활도 했던터라 그렇게 큰 기대도 애초에 없었고, 좀 외롭고 힘들것도 당연한거라고 생각해서 아직까지 크게 실망했다거나 한국이 그리운 건 없어요. 인터넷도 너무 잘되고ㅋㅋ 

그저 입이 좀 트여서 일을 구해야할텐데. 입이 트여야 씨티에서 오지잡을 구하죠. 오지잡이란 호주인 밑에서 일하는 걸 말해요. 그래야 시급이 15불~20불 정도 하거든요.물론 농장이나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도 엄청 많고 저도 당장 먹고 살 길이 급하면 가리진 않겠지만, 농장이나 공장에서 일한다는 건 씨티를 떠나야하는거라 쉐어 찾고 그러기가 번거로워서 일단은 씨티나 2존 정도까지에서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여긴 한국인이 많고 스시집도 많아서 한국인 식당이나 스시집에서 일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거기서는10불 정도 준다네요.
근데 브리즈번 물가가 좀 안정된 편이라고 해도 지금 백수인 제 입장에선 너무 비싸요! 스시집에서 10불 받아서는 생활이 계속 되기가 어려워요. 당연히 영어도 안늘꺼고...근데 영어가 늘어서 오지잡을 구한다는게 참, 기약없이 먼 미래처럼 느껴지네요. 

어쨌든 스피킹이 좀 늘도록 공부해야겠어요. 딱히 방법이란 것도 없어요. 이것저것 보고, 소리내서 읽고, 학교에서 되도록 많이 말하고. 

제가 또 글을 올릴 땐 학교에도 잘 적응하고 말도 좀 늘어서 자신감에 찬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네요 >.<
  

도서관에서 내려다보이는 브리즈번 강
posted by stead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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