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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요새의 세 악인'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3.30 마츠모토 준-1/5의 갈증(2) from SWITCH VOL.26 May 2008
2009. 3. 30. 13:21 흥미만만/嵐



-그러고보니 머리는 묶지 않았다고도 해도 사극은 이번 작품이 처음이죠?
'네. 이번에 맡겨주신 작품은 사극에서 으레 해야만 하는 여러가지 일들이 어느 정도 필요없는 면도 크구요. 대사도 지금 쓰는 말에 가깝죠.'

-'숨은 요새'의 원작은 알고 있었나요? 이 작품을 맡게 된 후에 봤나요?
'맡게 된 후에 봤어요. 시나리오 초본을 읽고 그 후에 영화를 봤죠. 쿠로사와 감독님의 작품은 다른 작품들도 DVD로 갖고 있었는데 언젠가 봐야지하면서 손을 못댔어요. 그래서 역시 이번 기회에 제대로 보기 전까지 조금 면목없는 기분도 들었어요.

-책을 읽은 감상은 어땠나요?
'이 시나리오는 극단☆신감선의 나카지마 카즈키씨가 썼는데 초본은 말투나 전개 등이 꽤 신감선풍이였어요. 저는 신감선이 좋아서 '재밌겠다'는 게 첫인상이었죠. 그런데 그 후에 쿠로사와 감독님의 '숨은 요새'를 보니까 꽤 다른 이야기 전개를 보여서 조금 부담스러웠어요. 쿠로사와 감독님의 '숨은 요새'을 보고 새로운 영화를 만든다는 취지와는 별개로 쿠로사와라는 이름이 붙어있으면 어쨌든 비교당하게 되니까 어떻게 마주서면 좋을지 고민 많이 했어요.'

-역시 쿠로사와라는 이름은 부담을 주나요?
'주죠. 그래서 촬영이 시작하기 전까지 감독님, 스텝분들과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새로운 '숨은 요새'를 만들자'는 결론을 짓고 거기서 조금 편해졌어요.

-촬영에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했나요?
'이것저것 시험해보기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그랬죠. 촬영장에서 어떤식으로 이야기를 나눌지가 저에게 있어서는 가장 중요하거든요. 촬영감독님이 교토에서 사극을 많이 찍어보신 분이라 많은 도움을 주셨고, 다른 사극 현장을 경험한 스텝들도 계셔서 '저 분들이 '아니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그건 그거대로 의미있는 거구나'라는 걸 이틀, 삼일 째에 깨달았어요. 예를 들어서 산민(山民)이란 설정과 시대배경에서 '무사시란 사람은 똑바로 서서 걷지 않아' 같이 세세한 부분에도 신경을 쓰죠. 대신 감정부분은 제 자신이 지금 느끼는 그대로를 추구하려고 했구요.'

-아베 히로시, 미야가와 다이스케, 나가사와 마사미씨와는 어땠나요?
'저마다의 개성이 좋은 균형을 이뤘다고 생각해요. 막상 시작해보니 좋은 방향으로 굴러갔다는 느낌이 들어요. 아베씨는 굉장히 세심한 부분까지 연기를 생각하시는 분이죠. 제가 조금 리액션을 바꿀때마다 바로 거기에 반응해주셨어요. 절 잘 이끌어주셨죠. 미야가와씨는 역시 반사신경이 굉장히 좋아요. 첫날 부터 어색한 것 없이 맞추기 쉬웠어요. 마사미양은 감각이랄까 감수성이 매우 풍부해요. 솔직히 함께 촬영해보고 처음으로 마사미양이 배우로서 얼마나 훌륭한지 깨달았어요.

-다양한 결과물을 얻었네요
'네. '숨은 요새'에서 느낀건 역시 인간의 감정이란 굉장히 보편적이라는 사실이예요. 그걸 바탕으로 나의 (타인과의) 차이점이 그런 갈등을 두드러지게 해주죠. 이게 사극의 재미구나, 라는 걸 깨달았어요. 무사시는 실은 대사가 많지 않고 정해진 단어와 연기로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전하지 않으면 안돼요. 그만큼 제 나름대로 느낀 리얼리티를 중심으로 연기했어요.'

-시나리오를 보면 명대사 '배신, 미안'도 새롭게 쓰여졌네요.
'이렇게까지 새로운 이야기가 되었으니까 굳이 그렇게 하려고 한게 아닌데도 새로워진 걸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야기가 주는 재미 중 하나이고, 결말로도 좋았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그 대사가 쿠로사와 감독을 향한 오마주가 된 느낌도 들어요.
'그렇게도 생각했어요. 저도 아직 완성본을 보지 않아서 사실 잘 모르지만 이번에 쿠로사와 감독님과 세 명의 작가분이 50년 전에 쓴 '숨은 요새'란 재미있는 원작을 현대 디지털 기술과 헐리우드적 에센스를 추가해 재구축한 거니까 새로운 작품으로 즐겨주신다면 기쁘죠.




-마츠모토 준은 연기에 대해 촬영장에서 시험해보면서 결과물을 얻어가는 스타일인데 거기에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빠지지 않는군요.
'절대적으로요. 어떤 의미로 전 그 현장의 사람들에게 항상 힘을 빌리고 있는거죠. 전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점이 모여 제가 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제 핸드폰에 등록돼있는 이름으로도 좋지만, 굉장히 사이가 좋은 친구가 78%라면 가끔 만나는 사람이 0.18%, 이런 식으로 모아가면 결국 100%에 가까운 자신의 전체적인 모습이 되지 않을까요. 이건 촬영현장 뿐 아니라 역시 사람이 바뀌면 분위기도 필연적으로 바뀌는 법이니까.  

-그게 아라시의 콘서트라면 팬의 컨디션으로 인해 자신도 흥분하게 되는 것 처럼?
'네. 콘서트라면 팬들 및 스텝들과 함께하는 것으로 콘서트용 '얼굴'이 되는것이고, 그게 카메라라면 스탠바이 상태에서 서서히 연기로 바뀌어 가는거죠.

-'얼굴'이라면 '숨은 요새'의 티저 광고 포스터에서는 이노우에 타케히코씨가 마츠모토 준의 무사시를 그려주셨죠.
'네. 현장에서 두 번 정도 뵈었어요. 기뻤죠. 하지만 절 그려주셨다는 실감이 나지 않아요. 역시 그건 제가 아니라 무사시라고 생각해요.

-그래요? 그 무사와 같은 눈은 무사시 그 자체이고 한편으로 마츠모토 준이기도 하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런가...그럴까요?'

-예를 들어 히구치 신지 감독은 무사시/마츠모토 준이라는 배역에 대해 '반항적인 눈빛이 좋았다'고 말했죠. '꽃보다 남자'나 '밤비노'도 그렇고 헝그리 정신을 가진 캐릭터를 자주 요구받는다는 생각은 해봤나요?
'그렇게 생각되는 얼굴일테고, 그런 눈을 하고 있나봐요. 아마도.'

-마츠모토 준이라는 사람은 촉촉하면서도 메마른 눈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가요? 스스로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이것이 백퍼센트 정답이다'는 생각하면서 매사에 임하는 일은 거의 없으니까, 최선을 다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흔들리는 경우도 있죠. 그련 의미에서는 항상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느낌은 들어요.'




-애초에 마츠모토 준이란, 자발적으로 쟈니즈 아이돌을 동경해서 이 세계에 들어왔잖아요.
'그렇죠.'

-그런 동기로 시작해서 지금처럼 쫓기듯이 앞을 향해 내달리도록 변화한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나요?
'제 본성이 물론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지만, 쟈니즈라는 점 역시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을까요. 즉 쟈니즈 주니어라는-데뷔 전 연습생 시절에서 데뷔하기까지는 모든 것이 경쟁이고, 그저 눈에 띄는 것 만으로는 안돼요. 초조함을 느끼면서도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를 모색하기 때문에 그게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 원래부터 난 연기자란 생각이 없어요.
         

posted by stead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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