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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 12. 14:14 카테고리 없음

호주에 무사히 도착했다. 그 동안의 긴 여정을 딱 두글자로 줄여서 말하자면 '요통'이라고도 할까? 허허허 무거운 짐 지고 끌고 들고 다리가 팅팅 붓도록 돌아다닌 끝에 내게 남은 건, 아픈 허리 ....ㅠ.ㅜ

 

허리 아프다고 하는 사람들의 얘기가 저기 무슨 지구 밖 행성 얘기처럼 들렸는데 인제 내 얘기가 됐다. 가게에서 맨날 서서 일하고 싱크대가 낮아서 허리 숙이고, 했던게 쌓여서 일주일 정도 허리가 아프고 나니깐, 이제 조금만 무리를 하면 허리가 욱씬욱씬 하다. 난 내가 나이 먹어서 몸 아프다고 징징 대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했는데 허리가 아프니깐 정말 슬프다 흑흑.

 

갑자기 허리 얘기로 샜는데, 뭐 아플만 하게 돌아다닌 건 맞다. 금욜 오후에 인천에서 출발해서 11시 반 쯤 말레이시아 쿠알라 룸푸르에 도착, 거기서 하루 자고 다음날 열심히 거리를 쏘아댕기다가 밤 11시 반 비행기 타고 시드니로 고고. 8시간의 비행 끝에 현지 시간 11시 좀 안되서 도착. 백팩 가서 좀 자고 나서 다시 열심히 돌아다니고, 다음 날 다시 돌아다니고, 그리고 오후 5시에 브리즈번으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탔다.

 

여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짤막했던 여정이었다. 하루밤 잘라고 공항에서 15kg 캐리어 끌고 7kg에 육박하는 가방을 짊어지고 손가방에 알차게 짐 넣고 그러고 돌아다녔으니 몸이 힘든 건 당연한가? 근데 어쨌든 아쉽다. 이렇게 힘들게 하는 여행에 유효기간이 있는 것 같이 느껴져서 ㅠ.ㅜ 좀 더 팔팔(?)할 때 열심히 돌아다닐껄, 하는 후회를, 인생에서 처음으로 했다. ㅋㅋㅋ

 

그래도 즐거웠다. 긴 비행 시간을 견디기 위해 나름 준비도 열심히 했고, 출발 전에 구입했던 호주 여행기가 꽤 흥미로웠으며(빌 브라이슨의 '대단한 호주 여행기') 하루만 머무르는게 아쉬울정도로 쿠알라룸푸르는 매력적인 도시였다. 시드니는.....규모가 크긴 한데 도시 자체에 큰 매력을 느끼긴 않았다. 멜버른 갔을 때는 워킹 정착지로 여기를 선택하지 않은 걸 후회할 정도였는데, 시드니는 안와서 다행이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ㅋ 하지만 시드니 근교지에 볼거리가 많은 걸 알기 때문에 그걸 다 못다한게 아쉬울 뿐. 다음에 꼭 또 와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과연 ㅋㅋㅋ

 

브리즈번의 밝고 강렬한 햇볕과 아침과 밤의 시원한 공기를 다시 느끼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 느긋하고 여유로운 도시다. 그리웠다. 한국의 얼어죽을 거 같은 추위와 흉흉한 사정들을 뒤로 한채 훌쩍 떠나와서 기쁘다.

 

여기 있을 때 좀 더 본격적으로 호주에 대해 조사를 해볼까 한다. 너무 좋은 곳인데 과연 그렇게 좋기만 할까, 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호주 토착민인 애버리진에 대한 호주 정부의 대우를 보면 소름이 끼치는데 사실 정확히 잘 모른다 ㅎ; 그냥 사진 몇 장과 여행에 대한 정보와 맛난 가게들이 실린 가이드북과는 차원이 다른 빌 브라이슨의 여행기를 읽고 느낀게 많았다. 안타까운 건 그의 사정 때문에 브리즈번이 누락됐다는 거 ㅋㅋㅋ 그걸 내가 채우겠다는 마음으로 이것 저것 알아보려 한다.

 

 

 

쿠알라룸푸르는 미래 도시 같은 고층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지역과 그 나라의 색이 그대로 살아있는 주민들의 동네가 한데 어우러진 곳이다. 백화점이 함께 있는 화려한 쇼핑몰과 리틀 인도라 불리우는 인도 타운, 이슬람과 중국권의 영향을 받은 동네가 같이 모여 살고 있는게 재밌었다. 생각보다 일본인들도 많았는데 (무려 일본 백화점과 서점이 입점해있다) 한국인은 그렇게 많지 않은 거 같았다. 여기 살아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는ㅎㅎ

 

 

 

모던 스토어-라는 말이 어쩐지 귀여운 재래 슈퍼(?)

 

 

 

인도 타운. 화려한 색채가 인상적인 작은 빌딩들과 사람들의 일상 생활을 볼 수 있다.

 

 

원숭이를 신성하게 여겨서 곳곳에서 볼 수 있단다. 난 딱 한마리 봤다 ㅋㅋ 자기를 묶어놓은 끈을 풀려고 난리치고 있었다 ㅋㅋㅋ 원숭이를 쌩(?)으로 본 건 처음이라 너무 신기했다 ㅋㅋ

 

 

 

 

 

 

서울 저리 가라 규모의 고층 빌딩들, 잘 꾸며진 도시 정원-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