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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ad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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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1. 23:48 흥미만만/영상의 기억

일요일,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인디스페이스에 들러 조난 프리터를 보았다.



식겁한 사진 하나.

프리터란 간단히 말하자면 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를 뜻하는데
(일본에서는 '파견'이라는 말도 사용한다)
정규직 노동자와 달리 보너스도 없고 승진은 당연히 불가능하며
휴일은 쉬는 만큼 수입이 줄어드는 덕에 더이상 '휴일'이 아니다.

대~충 프리터란
정규직으로 일하기 '싫은'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선택'한 일종의 '직업군'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를 보면 딱히 자발적 선택이라고 하긴 어렵고
그렇다고 누군가가 강요한 것은 절대로 아니며
어리둥절하는 시간동안 서서히 등을 떠밀려
이런 처지로 전락한 인상을 받는다.

그런 '처지'가 싫으면 자리를 박차고 나오면 되는데
딱히 그럴 의욕도 없고,
싫지만 나쁘진 않은.

you 뭥미??

NHK로 대표되는 사회의 보수세력들(=勝ち組)
비정규직 노동자의 상황 개선과 (빈부)격차사회의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소수세력 모두
프리터를 잘못된 사회구조가 탄생시킨 '희생자'로 그리는데

주인공은 그런 시선에도 위화감을 느낀다.
おれは誰に負けた?(나는 누구에게 진걸까?)
자신이 프리터인 건 본인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하기에.

친구들 두명이 등장하는데
도쿄의 대학을 나와 큰 음반사에 취직한, 무려 이력서를 10만장이나 고쳐쓴 친구.
대체 니가 목표를 향해 무엇을 하고 있냐고
"정보를 모으고 있어"
그런 건 내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거나 다름없어.

고등학교 졸업하자 마자 취업한 회사에서 정년까지 일하려는 친구.
"단순한 인생이네"
단순하지.

정규직 노동자의 안정된 처지를 바라면서
정규직이 지녀야하는 책임감은 질 자신이 없는,
하고 싶은 일은 막연히 있지만 무엇을 하면 좋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도시가 주는 자극을 원해 상경한 젊은이들의 방황.

주인공은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다.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니까.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건 잘못된 자세지만

개인의 잘못으로 몰기에는
지금의 사회, 지금의 일본
무언가 잘못되었다.

뭐가 문제일까?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