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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20. 14:28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2008.10.14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워낙 재밌게 본 소설이라 발표 준비하면서 끙끙대는 것도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더 많은 말들을 하고 싶었는데 ㅠ.ㅜ
제한된 시간과 능력의 부족으로- 놓친 부분도 많고 넘어간 부분도 많아서-
열심히 준비한다고 했는데, 그만큼 더 많이 아쉽네요ㅎㅎ

저도 소설을 다시 읽으면서 서브프라임과 리먼 브라더스 생각을 했거든요.
땅이란 삶의 터전이 되는 곳인데 그런'자연'을 이용해
한몫 잡아보겠다는, 인간들의 정도에 지나친 욕심이 불러오는 재앙을 목격하면서
곧 한국에 똑같은 일이 생기겠구나- 싶었는데
이 소설까지 읽으니 더욱 무서워졌습니다;;

그리고 한 학우님께서 가타쿠라 하우스가 미래를 향한 지향점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을 해주셨죠.
계속 생각해봤는데 그건 아무래도 제가 '가타쿠라 하우스'에 제 가족을 투영했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어머니께서 미용실을 하신지 30년이 넘었거든요. 저도 초등학교 때 부터 곧잘 어머니를 도왔었구요.
미용실이란게, 수많은 동네 아주머니들이;;; 오셔서 세상살이에 관한 온갖 이야기를 나누는 곳입니다.
가끔 아주머니들은 머리를 하러 오는게 아니라 수다가 떨고 싶어서 오는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쉰이 넘는 지금까지도 고되지만 즐겁게 일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어머니는 이 작은 '미용실' 이란 공간에서 크고 작은 갈등을 손님들과 공유하며 연결되는 그 순간에
비로소 살아있다고 느끼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미용실집 딸'이라는 타이틀 아래 ㅠ.ㅜ
꼬맹이였을 때 절 보아오신 수많은 아주머니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 ㅠ.ㅜ
저의 생활과 진로를 화젯거리로 제공하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ㅠ.ㅜ
때때로 참 남의 일에 관심도 많다며 얼굴을 찌푸리다가도
이웃의 정이란게 참 무시해서는 안되는 거구나- 싶은 따뜻한 경험도 합니다.
막연히 대단한 미래보다 즐겁고 충실한 오늘이 겹겹이 쌓인 구체적인 미래가    
안도감을 줄 때도 있으니까요.

 가타쿠라 하우스도 불안한 요소는 많지만 그래도 결국엔 지속될 것이라고 믿는 것,
그게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고 앞으로도 달리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는
바로 이런 개인적 경험이 깔려있고
성급한 일반화일진 모르나 오류라고는 볼 수 없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죠~
아까는 생각이 미처 미치지 못해 대답할 수 없었던- 진정한 '이유'입니다.ㅎㅎ

 그리고 저는 <화차>와 <모방범>도 추천합니다!!
<이유> 재밌게 보신 분들은 역시 재미나게 보실꺼예요~
원래 <화차>로 나오키상을 탔어야 한다는 말들이 있던데-
물론 <화차>도 굉장히 재밌었지만!!
다양한 인간들과 현대 일본 사회가 껴안고 있는 문제들을 폭넓게 다뤘다는 점에서
저는 역시 <이유>에 좀 더 점수를 주고 싶더라구요-(상은 괜히 타는게 아니구나~ 싶었어요ㅎㅎ)
<모방범>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스맙의 나카이가 주연!)
미야베 미유키씨 보다가 중간에 나갔다고 하더군요;;
소설에 대한 여흥을 깨고 싶지 않아서 영화는 안봤는데(원작에 못미치는 영화가 많죠;;)

기회가 되면 한 번 봐야겠어요. 소설은...다시 읽을 엄두가...안나서...ㅡㅡ^

 이상! 아직도 미련을 못버리고 <이유>에 집착하고 있는 학생의 못다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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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준비한다고 끙끙댔는데 그래도 좋았던 것 같다.
이유는 정말 두고두고 생각해도 불후의 명작이다 흑흑.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더 많은 말들을 했을텐데-
역시 난 넘 수다스럽나보다.

언제 내한안해주시나!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