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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20. 11:03 흥미만만/생각 해봐요

지난 주 토요일 NHK를 틀었더니 <A to Z>라는 다큐멘터리 방송이 하고 있었다. 테마는 '유니크로'로,
한국에서도 영플라자 점을 필두로 점점 점포수가 늘어나는 등,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유니크로의
활발한 해외 진출에 대해 조명하는 다큐멘터리였다.

나도 일본에 있을 때 가끔 이용하곤 했는데
당시에 유니크로란 대중적으로는 '저렴하면서 질 좋은 의류 체인점' 이미지를 갖고 있으나,
그래도 친구들에게 유니크로에서 산 옷을 막 입고 다니는 걸 들키면 왠지 쪽팔리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저렴하면서 기본적인 아이템, 속옷이나 내복(같은 기능을 갖는 다양한 아이템들) 혹은 민소매나 기본 T 등을
중심으로 널리 알려졌을 뿐, 패셔녀블, 스타일리쉬- 하는 말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는게 내 생각이었다.
요즘에는 워낙 출중한 모델들을 다수 기용, 재기발랄한 디자인과 마케팅 때문에 조금 인식이 달라졌을...지?
는 모르겠다. 일본에 안사니까-_-;


텔레비전을 마침 틀었을 땐 상하이에서의 발전 정도를 소개하고 있었는데
이제 막 중국에 점포가 60개 정도, 해외의 고급 브랜드들이 늘어선 거리에서 당당하게 자리잡은 유니크로의 위상을
보여주고, 유니크로 사장의 인터뷰와 일을 하는 모습들이 교차되면서 진행되었다. 

*이하 야나이 타다시 사장이 유니크로를 일으키기 까지, 출처 위키피디아.

父(柳井等)はファーストリテイリングの前身「小郡商事」を宇部市に創業した人物。1984年まで代表取締役社長を務め、1999年2月に80歳で亡くなった。遺産総額は、当時の税務署公示によると27億1,500万円。

柳井正本人は山口県宇部市中央町生まれ、東京都渋谷区大山町在住。早稲田大学政治経済学部を卒業後、ジャスコ(現在のイオンリテール)に入社したが9ヶ月で退職し、実家の小郡商事に入る。当時小郡商事が展開していた店舗「メンズショップOS」で取り扱っていたのは紳士服などの男性向け衣料が中心であったが、12年経営に携わる間、洋服の青山アオキなどの郊外型紳士服店が業績を拡大したため、後発を避け安価で、日常的なカジュアル衣料の販売店を着想し全国展開を目指した。カジュアルに拘った理由は紳士服(スーツ)のように接客を必要としない、物が良ければ売れるという点が自身の性に合ったためという[2]1984年、父の後を受け小郡商事社長に就任。「ユニークな衣料 (clothes) 」ということで「ユニーク・クロージング・ウエアハウス(Unique Clothing Warehouse、略称ユニ・クロ)」と銘打って同年6月、まず広島市にその第一号店を開店。その後中国地方を中心に店舗を拡大していく。

ユニクロの路線が、徐々に陽の目を見るようになった1991年、社名を「ファーストリテイリング」に変更。2002年、代表取締役会長兼最高経営責任者(CEO)に就任。いったん社長を退くも、2005年には再び社長に復帰。同年、持株会社制への移行を受けて、グループ各社の会長職を兼務している。


유니크로의 철학은 "싼 값에 질 좋은 옷을 제공한다"

ZARA가 유행을 발빠르게 접목시켜 화려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승부한다면,
유니크로는 '베이직한 아이템'을 중심으로 고객들을 불러모은다.
동시에 유니크로가 신경쓰고 있는 것이 '유니크로의 철저한 일본식 서비스'

The Japan Times에서 읽어보는 유니크로에 해외진출에 대한 간략한 정리.
Choice, chic, cheap — no one feels fleeced
http://search.japantimes.co.jp/cgi-bin/nn20091117i1.html


사실, 질좋은 옷을 전세계 사람들에게 싸게 공급한다는 건 너무 훌륭한 발상이라 뭐라 할 말이 없다만,
일본식 서비스를 전세계에 침투(?) 시키려는 고분분투는, 사실 쫌 소름끼쳤다.

명동 영플라자에 유니크로에서 옷을 개고있는 점원분들을 보면 여기가 일본인가 한국인가 가끔 이상한 기분에 젖어든다.
이곳은 한국인데, 왜 나를 둘러싼 모든 것(유니크로 매장안의)은 전부 일본이가 싶어 이상야릇한 기분에 드는거다.
음식점이야 그냥 그렇다쳐도, ABC 마트에 갈 때도 그렇고, 그렇고, 그렇고...

야나이 사장은 내년에 대졸 신입사원을 600명 정도 채용할 계획인데, 그 중 절반 가량을 해외인력으로,
그 다음 해에는 1000명 정도인데 절반 이상을 해외인력으로,
그래서 결과적으로 유니크로 사원의 2/3가 해외인력으로 구성되는 걸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좋아요! 글로벌 기업을 향한 굳은 집념과 실천!

그러나.

해외 시장에 진출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건 사실인데, 때문에 새롭게 부상한 문제점,
'유니크로 매장은 어딜가나 전부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는 철칙에 철저하게 대응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사이즈를 항상 손에 넣을 수 있도록 모든 사이즈가 진열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바지들을 진열할 때 옷걸이에 일률적으로 걸려있어야 하는데 그 옷걸이(바지 찝는 옷걸이의 높이와 간격)이 엉망진창이고
신상품은 뒷전으로 밀어두는 등, 얼굴을 찡그리고 상하이 매장을 체크하는 일본 사원의 얼굴을 보고 
아, 역시 일본인-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예 해외인력을 일본으로 불러들여서 몇 달 동안 일본식 서비스를 철저하게 가르친 뒤 각국의 매장으로
내보내는 거다.
그렇게 교육을 받은 사원들은 일본식 마인드로 무장해서 매장을 관리하게 된다.

그 때 오픈을 앞둔 러시아 유니크로 1호점의 오픈 준비 과정이 소개되었는데,
파란 눈에 금발에 코 높은 아가씨가 더듬더듬 일본어로 일본식 서비스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니 뭐랄까...

안습이랄까...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




(요건 러시아점 오픈을 알리는 뉴스인데, 여기서 인터뷰에 대답하는 아가씨가 NHK에도 나왔었음)

물론 그런 생각들이, 야나이 사장은 일본 제1의 부호, 난 일개 한국 소시민 or 서민으로 머무는 이유일지도 모르겠으나-_-

맥도날드, 스타벅스가 한국에 있어주는 건 좋긴 한데
없으면 없는대로 그냥 '한국식'으로 살고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죠.
유니크로도 그냥 없으면 없는대로 다른 옷 입고 잘 살았을거다, 유니크로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처럼.

근데 굳이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유니크로를 입고, 유니크로식 서비스를 제공받고, 그러고 살아서 뭔 재미가 있을까.
일본에 갔을 때 구경하는 일본 브랜드로 있어주는게 좀 더 로망있지 않나.


일본에서 국내 경쟁에 급급해서 다 같이 죽는 것 보다
'살아남기' 위해 해외로 진출하는 거라고 야심차고 똑부러지게 인터뷰에 응하는 야나이 사장을 보면서...
자국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토대로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고 있자니
신기하기도 하고
'축소지향의 일본인'이 '거대한'걸 동경하는 마인드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예전에 이어령씨 책을 읽었지만 그 부분에서
졸면서 읽어서 하나도 생각이 안나네 ㅡ_ㅡ;

그래봤자 '저수지 문화'라고 일본식 사고방식은 털끝만큼도 안바꾸고 그대로 굳게 강행하는 걸 보니 찜찜하기도...

난 또 지난 번에 '아픈 여자들에 대한 동경'에서 느꼈던 것과 같은
뿌리 깊은 거부감과 성공을 향한 강한 열망에 동시에 사로잡혔다. 

 
p.s 발표준비할라고 대충 쨍여쓴건데 나중에 한 번 더 정리해서 소개할께용.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