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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24. 02:11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작년 초, 방송 아카데미에 등록하면서 생각한 건
나는 말하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거였다.
그래서 생각한게 통역, 강사, 리포터, 였다.

통역은 최큼씩최큼씩 했었는지라, 통역을 하고 싶다는 건 통역대학원에 들어가서 통역을 업으로 삼는
무언가가 된단 건데,
통역은, 재밌고 잘 맞는 일이기도 하지만 사실 꿈에도 그리던 직업은 아니고.
강사는 사실, 하는 것 자체에 대한 기회는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서 어떻게 커지느냐가
관건인 세계라, 좀 더 나중에 해볼 수 있는 생각이.
그래서 리포터 과정을 등록한건데 이게 생각보다 재밌을 것 같지 않다는 게 과정 수료와 동시에 판명 ㅡ_ㅡ;;
아예 접고 다른 일에 몰두했던 올해 3월에 생각치도 않게 리포팅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일본 방송)
역시~ 빨랑 포기하길 잘했구나~ 아하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재밌었지만 말야.
그래도 리포팅 과정 등록한 건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덕분에 코디일과도 인연이 닿았으니. 단순히 생각하면 본전은 뽑은 셈 ㅋㅋㅋ 본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경험도 덤.

그래서 나는 지금 강사 생활을 하고 있다. 일본어를 가르치고, 영어를 가르친다.
기껏해야 10명도 채 안되는 과정이지만, 그래도 여태까지 했던 일 중 가장 고민 덜하고, 덜 찡찡대고 하고 있다.
나의 원대했던 포부를 들었던 사람들은 결국 내가 '강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찝찌름한 반응을 보이지만
신경안쓰려고 한다. 원래 소심하고 남의 눈 신경 쓰는 타입에 자존심도 세서 그대로 무시하긴 좀 힘들지만...
독기를 품을 때도 있지만 내 독기에 내가 취해서 어지럽기 때문에 -_-;; 그냥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라고 생각한다.
강사를 계속해서 크게 되야지 하는 포부도 별로 없고... 지금도 언제 호주로 떠날지 고민하고 있다 ㅡ_ㅡ;
그치만 그냥 그런 상황과 감정들에 묵묵히 견디며 생활비를 벌고, 그냥 그렇게 사는 수 밖에 없다.
그 때 그 때 감과 의욕에 따라 움직이면서...

하고 생각했다.

근데 나는 요즘 다시, 슬슬,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생각이 든다.
내 애초의 꿈은 노래를 부르는 거였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졌던 꿈이다.
그치만 노래를 부른다=가수인데, 나는 가수 같은거, 되기 위한 노력도 안해봤고, 할 자신도 없었다.
될 거라는 생각도 안했다.
근데 노래를 부른다=가수 아니어도 된다는 걸 알게 된 후에도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하는 마음.
결국 노래를 부르고 싶은 욕구가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변이된 형태로 방출-_-;

프로이트, 인간은 어릴 때 욕망했던 걸 해야 행복하단다.
그럼 나는 후뢰시맨이 되어서 지구를 지키던가, 노래를 불러야 한다.

그래서 다시금 기타든 피아노든 치고 싶다. 노래도 부르고 싶다.
뭘 하면 좋을지 모르겠으니까 악기를 배우겠다는 거다.
기타도 두달 배우고 그만둔 적이 있고 피아노도 두달 배우고 그만둔게 세 번이다.
이번에도 또 두달 배우고 그만둘 수도 있겠지만(그럴 확률이 높지만)
나는 원래 노래를 부르고 싶어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서 무언가 하는 것 만으로
인생이 좀 더 행복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쩌면 요즘 오오이시가 너무 좋아서 그런 걸 수도 있다.
뮤지션, 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오오이시가 부러워서 그런 걸 수도 있다.
새로운 버닝 남정네가 나타나면 바뀔 수도 있다.

그런거다. 그래도 지금은, 노래를 부르고 싶다.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