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steadyoung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2012. 7. 23. 09:35 카테고리 없음

1. 이렇게 기분이 축 쳐지는 건 오랜만이다. 어쩌면 호주 와서 처음일지도 모르겠다. 한창 2월에 외롭다고 징징댔던거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그래서 이유를 생각해봤는데, 딱히 떠오르는게 없다.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일을 계속하니까 지겨워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일을 하기 싫으면 쉬면 되고 계속 똑같은 일 하는게 싫으면 그만두면 되고~~~~ 그래서 낸 결론은, 운동 부족! 이다.

 

운동해야겠다고 생각한지는 꽤 됐는데 난 사실 운동이 정말 싫어서 ㅠ.ㅜ 헬스장 가는 걸 망설이고 있다. 굳이 가서 운동해야해? 하고 묻는 내 쉐어 메이트- 모르는 소리. 운동이 너무 싫으니까 돈 아깝다는 동기가 없으면 절대, 운동을 하지 않는 몸이 내 몸이다!!!! 쓰다보니까 예전에 살 뺀다고 3개월 열심히 운동하면서 블로그에 운동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주절주절 댔던게 생각나는데...부끄... 쩝. 물론 운동은 정말 좋은 거고 나한테 얼마나 큰 활력과 건강을 줄지도 너무너무 잘 알고 있는데 모든게 그렇듯, 몸에 좋은게 입엔 쓰단 말이 여기 맞는지 모르겠지만 여튼, 싫다!!! 하기 싫다!!!!!

 

근데 오늘은 아침에 모처럼 여유있게 일어나서 커피 마시면서 어제 도서관에서 빌려온, 예전에 영화로 본 '스트로베리 쇼트케익'을 마저 보고, 멍하니 생각했다. 아- 운동하면 이 찝찝함이 사라질까. 이 우울함이 없어질까. 그럴 거 같다. 꽤 좋은 해답을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분이 축 쳐지면 그건 뭐랄까, 손도 댈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그런 내 삶의 요소가 원인이라 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그저 기분이 나아지는 걸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고 예전에 진지하게 감상에 젖어 생각했던 거 같은데, 지금 와서 보니 난 그냥 당시 '운동 부족'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푸하- 물론 엉뚱한 생각이고, 내가 여지껏 살아오면서 했던 모든 쓸데없는, 그러나 쓸데없지 않은 고민들과 나름 진지했던 좀 더 어렸던 날의 내 자신도 모두 소중하게 여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저 단지 몸을 열심히 움직였다면, 그런 습관이 내게 있었다면 내가 우울해했던, 고민했던, 무기력해했던 모든 것에서 좀 더 빨리, 좀 더 쉽게 가벼워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