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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20. 11:54 흥청망청/가벼운 수다

일요일에 아 짜증나, 까지 쓰고 창을 닫았는데
지금은 짜증이 나는게 아니라 그냥 힘들다.

발 디딜 곳 없는 내 방의 꼬질꼬질한 이불이 그립다.
오늘은 어제보다 날씨가 좋은 듯 하구만. 따뜻한 햇살 받아가며 자고 싶다.

점심시간이라고 밥 후딱 먹고 공차러 나온 체육복 차림의 고등학생들을 부엌 창을 통해 바라보고 싶구나.

이러면 요즘 쫌 바쁜 이 몸, 통 못자서 자고 싶다는 한탄처럼 들릴지 모르겠으나
목, 금, 토, 일 열시 열한시 까지 늘어지게 자고 어제 오늘 좀 일찍 일어난건데 그냥 힘들다.


학원+학원+과외 생활은 생각한대로 버겁고 힘들다 ㅠ.ㅜ
사실 영어학원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전부터 쭈-욱 했는데
그래도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해왔고, 당분간은 계속 하고 싶었다.

하지만 혼자서 파트로 중1~고3에 이르는 교과서 7권을 준비하면서 기출 문제를 준비하고 설명하고 하는게
'힘든 일'이라기 보다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목구녕까지 차오른 상황.

전에도 한 번 전임 선생님을 뽑는 게 어떠냐고(그만두겠다는 말의 전초전)
얘기를 꺼내봤다가 어째어째 무산이 되었는데
이제는 파트 형식으로 일을 하고 있는 내가 부담하기에는 너무 버거운 상황이 되버려
결국 그만둬야할 때가 온게 아닌가- 싶다.

결정적으로는 지난 주에 중2학년에 새로운 여자아이가 들어오기로 했다.
일단 그 클래스에 중1도 있고 중2도 있어서 동시에 봐주기 버거운데
시험을 앞두고 교과서가 아예 다른 학교 학생이 들어오는 것 자체가 허걱...
공부 잘하는 아이가 문제풀이 위주로 봐주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은 학원의 바람일 뿐.
하지만 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이 여자아이가 좋게 말해서 건방지고 대놓고 말하면 참, 싸가지가 없었다.
그 전에 실장님이 애가 까다로우니까 잘 맞춰야한다던데-_-
그건 까다로운게 아니라 그냥 싸가지가 없음.
까다로운 애도 맞춰왔고, 말 안듣는 거야 원래 선생님 말이란게 안들으라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니까-_-;
나름 여러 관문(?)을 통과해왔는데 이렇게 대놓고 밉상에 싸가지가 없을 줄이야.

나도 무조건 권위적인 선생님한텐 반감과 저항이 극심했던 터라, 소위 '애들을 잡는' 타입도 아닌데,
그 여자애는 참.
그래서 막판에 뭐라뭐라 했더니 그냥 문닫고 나가버리더라.
걘, 참 아니다 싶다.
덕분에 그만두겠다는 말이 결국 목구녕 바깥으로 튀어나와서 잘됐지만.

나도 난게, 애기니까 뭘 몰라서 그래, 가 안통한다. 나이가 어릴 뿐 결국 똑같은 사람인데.
나랑 안맞는 인간이구나ㅡ 싶다. 그럼 물러서야지.
좋은 사람은 좋고, 나랑 안맞는 사람은 보내야한다.
이건 공부를 가르치는 아이들한테도 해당된다고 생각. 자기랑 잘 맞는 선생님이랑 공부하는게 좋지.
학원이 애들을 가리며 받는건 아니니까, 하길래 나는 참 역부족이구나 싶다.
야ㅡ, 너. 아이들에게 정열과 열정을 불싸지르는 선생님과 만나서 참교육을 받길 바란다.
하고... 비꼬는 나도 참 철없다.

덕분에 하나 더, 새삼 나와 공부해왔던 아이들+나와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이 참 착하고 귀엽구나 싶었다.
 

어쨌든 영어학원 그만둘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럼 난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JLPT도 다시 잘 준비하고, 불어도 배우고 싶은데 학원도 다녀야겠다.
수입은 줄지만 삶의 기쁨이 충만해질 초여름을 기대해보며....

나는 오늘도.....수업......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