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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 22. 15:49 흥미만만/영상의 기억

난 회회아비로 알고 있었는데 노래는 휘휘아비로 하더라;;; 노래 좋았어용.



회회아비는 사실 아랍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고,
당시 나름 국제적인 무역항 벽란도를 중심으로 많은 교류와 무역이 행해져
국내에도 외국인들이 살게 되어 일어난(?) 일을 그린 노래라고
고등학교 때 배운 게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고려는 조선 후기 나라 문을 걸어잠근 것과 달리 매우 개방적이고 열린 나라였다는 사실이 쇼킹했다.

고려시대는 격변의 시대였다.
왕건이 궁예의 뒷통수를 쳐서 나라를 만든 뒤 잘 나가다 그만 무신정변이 일어나고...
몽골과의 싸움에 강화도까지 피신해서 싸우다가 결국 속국 비슷한 처지로 전락하였으니,
원의 이래라 저래라 명령에 값진 목숨을 내던졌던 수많은 고려 시대 군사들을 생각하면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진다.....................하면 좀 뻥이지만,
일본원정도 그렇고 할 필요 없었던 전쟁을 너무 많이 했던게 아닐까,
나 혼자 머릿속으로 그려봤자 별 소용없는 옛날이 너무나 아쉬워서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여튼 쌍화점의 시대적 배경은 이렇듯 원의 내정간섭이 극심했을 무렵인데,
원나라 공주와 정략결혼, 잦은 왕위교체, 도무지 도움이 안되는 신하들 등
왕으로서의 위엄이 서지 않는 고려 왕의 비애!!!!!

는 몇 줄 안나오고
주된 내용은 주진모와 조인성과 송지효의 삼각관계이다+_+;;



가장 인상깊었던 건 주진모씨-
질투와 애정의 눈빛을 랜덤으로 발사하는 주진모씨의 포스는 정녕 압권이었다.
어디 무서워서 딴 남자 만나겠나!!! 싶을 정도로.
초반에 우리들의 어안을 벙벙하게 한 조인성과의 베드신 또한 전부터 무척이나 두큰두큰하며 기대한 장면이었건만
소녀들이 한 번은 동경할만한 야오이물의 근육맨 실사버전은 실은 그리 아름답지 않았다 ㅠ.ㅜ
나는 이성애자이고, 굉장히 노말한 인간이구나, 라고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그래도 이름값 하시는 분들이 대놓고 영화에서 그렇게까지(?) 표현할 줄이야. 
난 이런 파격적인 시도, 좋다.

글구 사실 난 그 유명한 발리에서 생긴 일, 비열한 거리 등등 다 안봐서 모르겠는데
조인성씨가 연기파로 불리기에는 아직도 최큼 부족한 감이 없잖아 싶다.
못하는 게 아니라, 음, 뭔가 아직 좀...
물론 너무 젊고 너무 잘생긴 핸디캡을 안은 것 치고는 전혀 실망스럽지 않았지만!!!

단지 안타까운 것은- 나의 시나리오대로라면
쌍화점을 본 후 적어도 5일정도는 '조인성'병에 걸려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어야 하는데
갈림길의 갈 자에도 도달하지 못하게 한 영화가 참으로 슬프기 그지 없다ㅠ.ㅜ


일단, 조인성씨는 너무 길고 송지효씨는 짧다 ㅠ.ㅜ
비율이 맞지 않아 베드신 장면이 그렇게 인상적이지 못했다.
보고 나면 '나도 조인성과 자고 싶어요!!!'하고 동네방네 외치고 다닐 정도는 되야했는데,
음...아, 조인성씨, 송지효씨 참 열연을 하셨구나, 하고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 자신에게 깜놀.

배우들의 노출과 베드신의 수위로만 비교하자면 근래의 '색계'와 견줄만한데,(물론 색계가 더 쎄지만)
뭐랄까, 간략히 말하면 색계가 훨씬 재미있었다.
글쎄,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았지만 아무래도 '설득력'의 차이지 않을까 싶다.

비록 영화의 초점과 접근법이 다르다 할지라도
혼란스러운 시대적 배경, 둘 중 하나는 원해서 이 상황을 택한게 아니었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밀스럽고 아찔한 정사를 통해 사랑이 깊어지면서 주위와의 관계가 뒤틀린다는 점, 등
다수의 공통요소를 발견할 수 있는데

주진모라는 변수를 더해 어그러진 관계의 비극성을 강조하려던 쌍화점은
뭔가 굉장히 어설프고 찝찝한 감상만을 남긴 채 종료되었고
탕웨이를 죽인 뒤 빈방에서 침대를 쓸어내리며 묵묵히 슬퍼하는 양조위를 통해
관객들에게 시린 상처만 남긴채 텅 비어버린 가슴을 드러냈던 색계였다.

친구의, 너무 사랑해서 죽이게 되는 상황(주진모) 이해가 가? 라는 물음에
일단 죽이고 싶을만큼 누군가를 너무 사랑한다는 게 잘 이해가 안가, 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우리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치만 이 영화를 보고 너희들이 공감할 수 없는건 사랑을 모르기 때문이야, 라고
관객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건 영화로서 실격이라고 생각했다.
 색계는 뭐 죽이고 싶을 만큼 사랑하는 마음을 알아서 재밌었나. 홍홍.

글구 난 조인성이 젤 이해가 안되었음 ㅡㅡ^
마지막에 그 장면은 주진모가 좋은거야 안좋은거야?
정녕 연정이 없었던 걸까? 그럼 그건 주진모 혼자 미친놈이었다는 결말이 되고,
설사 연정이 있었다면 그건 송지효와 주진모 사이에서 흔들려 방황하는 조인성의 심리묘사가
허접할 정도로 없었다는 결론이 되기에, 매우 찝찝하였음. 
그냥 남자가 좋은 미친 왕에게 들키면 물먹으니까 두려워하면서도 정사를 포기못한 청춘남녀 스토리가 되었다.
조인성은 주진모를 좋아했어야 맞다.
일단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십 년을 안기고 머리빗기고 밥 멕이는 설정, 그게 가장 불가사의하잖아!!!!!!!!!!!!!! 버럭!!!!!!!!!!!
너무 충성스러운 신하라 그랬다고!!! 관객을 바보로 아나!!! 흥.

송지효씨는 별로 관심없었지만, 앞으로 잘 되면 좋겠다.
여배우가 소위 '벗었다'라는게 배우인생에 결코 마이너스가 아닌 상당한 플러스로 작용하길 빈다.
연기 못하는게 옷 벗고 설치는- 식의 비난은 충분히 비껴갈만 하다고 생각했음.

친구는 첫사랑에 연연해하는 남자들의 유치한 발상에서 시작해 끝이 난 시나리오라고 했으나
나는 끈덕지게 섹스와 폭력이 반복되는 장면들이야 말로 남자들의 로망이 잔뜩 투영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그 날 내내 '조인성'병 걸리지 않은 걸 못내 아쉬워하며
집에 돌아와 임주환을 검색했다........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