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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ad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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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8. 03:56 흥미만만/마음의 양식

과외남과 공부하는 방의 책장에는 일본 소설들이 몇 권 있다.
과외남이 읽을리는 없고, 누구꺼니? 물어보니 친척 형 책이란다.
쉬는 시간에 과외남이 나가고 없으면
이 책 저 책 들춰보다 맘에 들면 빌려서 집으로 갖고와 읽는다.

과외남의 친척형은 온다리쿠를 좋아했는지 책이 몇 권이나 있다.
나는 유지니아를 중간까지는 잠도 안자고 흥미진진하게 보다가 결말에서 크게 실망했는데, 
어제 읽은 '불안한 동화'도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다.
근데 오늘 쉬엄쉬엄 들춰본 네버랜드가 생각보다 재밌어서 다른 책들도 읽어볼 맘이 생겼다.

오사무의 '철새'가 되고 싶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나도 철새가 되고 싶다.
직인이 되고 싶어도 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에 공감했다.
무언가에 미친듯이 매진하는 삶의 방식을 동경하면서도
그렇게 무언가가 삶의 전부가 되는 방식은 적어도 지금의 내 상태에서는 불가능하다.
책임을 지기가 두려운건지, 가능성을 포기하는게 두려운건지
이래저래 이유를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프로'가 되는 것 만이 참다운 삶의 방식인지 물어보고 싶다.
철새처럼 사는 것이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나름대로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면
그건 틀린 방식이 아니라 그저 다른 방식에 불과하지 않나.
나는 결국 열심히 나를 합리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뿐인가 생각도 해봤지만
좀 더 다양한 삶의 방법을 인정하려고 노력하는게 세상을 조금은 평화롭게 만든다는 건 옳은 말 같다.

남들에게 '당신도 그저 남다르지않게 살고 있군요'하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남들에게 '당신은 남들과는 다른 특이한 삶을 살고 있군요'하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내 안에서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형태는 다르지만 삶을 영위한다는 본질은 같다, 정도로 정리하면 무난할까.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