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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3. 04:29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11월 둘째주는 대부분을 부산에서 보냈다.
11월 초, 히키코모리 짓을 하고 있다가 갑작스런 출장으로 다른 도시에서 먹고 자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다보니,
돌아왔을 때는 내 안의 무언가가 조금은 변한듯한 기분이 들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다시 '의욕'이 돌아왔달까.

금요일 아침 비행기로 돌아와서 밥을 먹고, 한숨 자고 싶은 몸을 이끌고
근처 영화관에서 '솔로이스트'를 봤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근데 솔로이스트 재미없었어용...)

그 기분을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싶어서 츠보미에게 장문의 메일을 쓰기도 하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되내이고 싶어서 블로그에 접속했지만,
정작 무슨 말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서 몇자 쓰다가 덮어버리곤 했다.
그러다가 아이돌 관련 포스팅을 시작하고, 백야행에 대해서 혼자 주절주절 쓰는 등,
요새는 봇물터지듯 포스팅을 하고 있으니, 나란 참으로 평균적이지 못한 인간이다.
무려 지금은 아까 껐던 컴퓨터를 다시 켜서 방금 전에 읽은 '밤의 피크닉' 감상을 올리고, 하나 더 깨작깨작.

기복이 심하다고 까지 말할순 없어도 안정적이지 않아서 항상 무언가를 꾸준히 하질 못한다.
기분이 내키면 안시켜도 그렇게 할 필요가 없을만큼 하는데,
기분이 안내키는 건지 뭐가 이유인지 모를 침체된 시기에는 누군가 윽박질러도 가만히 있을 뿐이다.
부산 다녀와서는 기분도 안정되서 이런 자기 자신의 태평한 or 한심한 모습도 받아들일 수 있지만
히키코모리 현장으로 복귀했을 때는 나 자신을 쪼아대는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그리고 그래도,
나는 이대로 있어야지.
더 일하고, 더 책을 읽고, 더 영화를 보고, 더 오와라이를 보고, 더 빈둥거리고, 더 친구들과 만나고
블로그에 보다 많은 것을 쏟아내야지.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