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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2. 15:25 흥미만만/생각 해봐요

'한반도 유사시 핵 반입' 문서 나와

일본 하토야마 정권이 벌이고 있는 일본판 과거사 진상조사인 '미일 외교밀약' 공개가 미일 갈등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오키나와의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을 둘러싼 하토야마 정권과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간 외교 마찰이 수숩도 되기도 전에 제 2라운드로 진입하는 양상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11일 1960년 '미일 안보조약' 개정 때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작전 및 핵 반입과 관련된 밀약으로 보이는 문서가 일본 외무성 조사 과정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그간 존재 여부가 논란이 돼 왔던 밀약 문서가 확인 된 것이다. 발견된 문서는 핵 반입을 묵인하는 내용을 담은 '토론 기록' 초안과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작전에 관한 의사록 등 두가지다.

이들 문서는 당시 후지야마 아이이치로 외상과 더글라스 맥아더 주니어 주일 대사 간 이뤄진 토론 내용으로 추정되고 있다. 맥아더 주니어 대사는 제2차 세계대전 영웅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조카다. 의사록은 한반도에서 전쟁 등 비상사태가 벌어졌을 경우 미국이 일본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일본 내 기지에서 한반도로 출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의사록에는 "주일 미군이 즉각 필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일본 시설 등의 사용을 허가한다"는 문구도 포함돼 있다. 과거 자민당 정권은 외교밀약의 존재를 극구 부인해 왔다.

8.30 총선으로 5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룬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민주당 정부는 과거 자민당 정권의 잔재를 청산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정치 주도의 정부 운영체제로 이행하는가 하면 관행으로 굳어진 고위 공무원들의 낙하산 인사 철폐, 1차 확정된 내년도 예산안도 공개 심의를 통해 삭감하고 있다.

미일 외교 관계도 예외는 아니다. 하토야마는 '대등한 미일 관계'를 내세우며 미일간에 이뤄진 주일 미군 기지 이전계획까지 재검토하자고 나서 미국의 화를 돋우고 있다. 특히 미일 외교밀약은 내용에 따라 일본이 스스로 주권을 포기했다고도 인식될 사안으로, 민주당 정권으로서는 과거 정권의 밀실외교를 까발릴 수 있는 기회다.

하토야마 정권은 출범 직후 핵 밀약 문제에 대한 진상규명을 발표했었다. 외무성은 지난달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구성, 외무성에 보관돼 있는 안보 관련 3000건 이상의 문건 등을 뒤지고 있다. 내년 1월 말에는 공약대로 진상조사 겨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그럴 경우 일본 내 여론이 들끓을 것이고,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와 맞물려 미일 간 관계는 더 꼬일 수있다.

미국 측은 잔뜩 긴장하는 눈치다. 10월 말 일본을 방문한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 장관은 이 문제와 관련, "미 일 관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길 바란다"고 일본 정부를 간접 압박했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는 "미일 관계의 새로운 긴장요인"이라며 "하토야마 정권하에서 미일 동맹 관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2009년 12월 12일 기사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