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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 1. 20:40 카테고리 없음

1. 호주에서 살고 있는 집 렌트비를 이미 5불 올렸는데 전기세를 따로 받겠다는 말에 결국 전보다 20불이 더 오른 셈이 됐다. 생각했다. 아, 그 때 그냥 방 뺴고 올걸... 아 6개월 더 머물기 위한 대가가 점점 커져 간다 흑흑

 

2. 기자인 친구는 어제 비자에 관한 진행 상황을 전해듣고 유학원에 거세게 항의하라고 말한다. 굳이 기자라는 걸 밝힌 건 그래서 친구가 기자가 됐나 싶어서다 ㅋㅋㅋ 어제 새벽에 나보다 이민성이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연락을 안하고 유학원은 그저 모른다고만 말하고 무책임하냐고 귀가 멍멍할 정도로 소리 지르는 통에 내가 더 당황했다. 신체 검사 결과가 좀 늦게 넘어갔다는 말을 듣고 이민성의 연락이 늦어진거에 대해 납득이 갔는지 갑자기 급 식어서 또 당황 ㅋㅋㅋ

 

사실 난 그냥 얼굴 붉히고 일 크게 안만들고 살고 싶다. 화 내서 좋을게 없고, 다들 뭐 좋아서 그런거 아니냐고 하는데 뭔가 문제가 있을 때 좀 분해도 그냥 잊어버리고 말아야지 하는 사람이 있고 친구처럼 전화해서 확인하고 그러는 사람도 있는데 아 난 그럴 때 마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내 태도가 별로 좋지 않다고는 생각한다. 나 같은 사람들이 있어서 문제가 될 일도 문제가 없는 것 처럼 넘어가고.... 나도 일단 유학원 측에 말은 할꺼고, 블로그에 유학원 실명 꺼내서 글을 다시 정리해서 올릴 생각이다. 원한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나처럼 애매한 상황으로 곤란해할 사람이 없으면 좋겠다. 이렇게 되니 그냥 위에 렌트비 오른 것도 그렇고 난 단지 6개월 있겠다고 하는건데 잔고 1500만원을 증명하라는 서류도 사실 이해가 안간다. 여러모로 호주, 미워.

 

3. 근데 또 한국에 있으면 답답하고 갑갑하다. 이건 명백한 현실 도피일 수도 있는데, 아흐 근데 난 한국에 있기 싫다. 그냥 솔직히 한국이 싫다. 한국에서 살기 싫다. 알량하게 돈 모으고 이러지 말고 몰빵해서 대출 갚고 더 일찍 한국을 떴어야 하는데 그런 후회도 해본다.

 

4. 난 한국에 와서 약간의 돈을 벌었고 그의 두배가 넘는 돈을 썼다. 백만원짜리 노트북을 새로 장만한게 젤 큰 지출이었다. 지금 이사한 집에는 나랑 동생만 지내는데 둘이 밥 먹는거랑 소소한 간식거리로 지출하는 돈도 정말 크다.

 

요즘은 새로운 경제관념, 새로운 가치관, 전과는 완전히 다른 태도가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갖고 싶다고 엇다가 클릭해서 배송시킬수도 없고 답답하다. 창의성이라고는 씨부터 말리는 교육 제도의 희생자, 라고 하기에 난 나이도 좀 먹어가고 있고 홍.

 

하나 생각한 건, 돈 안쓰고 살긴 어렵단 거다. 안쓰기에 난 떡볶이도 너무 좋고 맥주도 자주 마셔줘야 하고 보고 싶은 책이랑 영화도 봐야하고 호주에서 맘껏 입을 비키니보다 야한 수영복도 사야한다(샀다). 그니까 돈 쓸 때 마다 죄책감을 갖는게 아니라, 미련을 버리고 돈을 잘 쓰는 방법을 모색해야할텐데, 난 창의성이 없어서 정말 새로운 아이디어 같은 거 엄두도 못내겠다. 흑흑.

 

5.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난 고등학교 때 공부 좀 했다. 우하하하하. 그렇다고 내가 특출나게 잘한 건 아니고, 그 고등학교 애들이 대체로 공부를 열심히 했다. 나 때 아직도 고등학교는 비평준이라 선발 고사 보고 들어가야했다. 그니까 비평준이었던 고등학교 시절 위에서 두번째 학교를 들어갔다. 첫번째 학교는, 못들어가고 말았다.....남고니까! 푸헷.

 

즉, 중학교 때 부터 시험 보면 한자리 등수 받는게 자연스러운 애들 틈바구니에서 공부해야하는 환경이었다. 첫 중간고사 성적 발표날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반 애들 절반이 넘게 울었던 거 같다 ㅋㅋ 그 때를 계기로 자기가 받아본적 없는 등수에 좌절해서 공부를 포기하거나 이 악물고 공부하는 애들로 나눠진게 아닐까? 난 열심히 했고 9등해서 아주 만족했다. 훗, 이정도면 선전 한거 아니야? 이대로 해야지~ 이런 생각했다. 내 장점이다. 이만하면 됐어. 뭐, 단점일 수도 있다. ㅋ 첫 상담 때 당당히 가고 싶은 학교와 학과를 지목했고, 아주 다행히도 난 거기에 갔다.

 

고등학교 때는 젤 잘한게 4등이었다. 젤 못한 건 뒤에서 4등이 아니었을까? 왤케 편차가 심하냐면, 내가 고2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몇몇 과목에 대한 공부를 포기했기 때문이었다. 그 시기가 자퇴하겠다고 난리도 쳐보고 수준에 안맞는 어려운 책 읽고 친구와 열띤 토론을 펼치기도 했던 시기다. 그 친구는 에리히 프롬 책 읽고 감명 받아서 야밤에 전화로 뭐라뭐라 했었고, 둘이서 여름 방학 한달 공부 안하고 장편 소설 '혼불'을 열심히 읽고 자고 읽고 자고 그랬다. 괜히 읽었다. 길고 결말도 없고..... 여튼 그 때 그 친구가 위에서 유학원에 항의하라고 주장(?)하는 그 기자 친구다. ㅋㅋ 친구는 이 시절을 두고, 두고두고 후회중이다. 우리 같은 찌질이도 없다고, 우린 그 때 자퇴해야했어!!! 하며 욕지거리를 내뱉곤 한다. 

 

그래도 난 국어나 영어, 사회 같은 과목은 좋아해서 공부하는게 싫지 않아 재밌게 했다. 선택 과목이었던 세계사 같은 경우는 아무도 안시켰는데 혼자 신나게 연표 만들고 정리하면서 공부했다 ㅋㅋㅋ 나는 내신 보다는 모의고사 성적이 더 좋은 경우였는데, 것도 고3때 야자 걸핏하면 빼먹고 집에 가서 원피스 보고 그러다보니 서서히 떨어져갔다. 헤헤

 

난 1학기 때도 내가 간 학교에 학과 하나, 2학기도 내가 간 학교에 내가 들어간 학과, 요렇게만 수시를 썼다. 1학기는 수학 성적이 반영되서 똑 떨어졌고, 2학기는 국어, 영어, 사회만 반영되서 합격, 2차도 논술 같은게 아니라 면접이라 어케어케 합격, 3차 수능 등급 봐서 수능 끝나고 채점 한 뒤 오 난 붙었군, 하고 안심했던 기억이 난다.

 

이 얘기를 왜 주절주절 했냐면, 고등학교 떄 공부 안한적도 있고 야자도 빼먹고 선생님들하고 싸운 적도 있지만 결국 전국적 피라미드에서 살펴보면 난 얌전한 부류였다는 거다. 더 예전에는 그래도 대학도 가고 싶은 곳에 갔고 그게 나름, 사람들이 아는 곳이라는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난 내가 다닌 대학이 좋고, 지금은 음 일본어 하는데 있어서 내가 간 학교는 +@를 주기 때문에 다행이라는 생각은 지금도 하는데 그건 뭐랄까 대학을 좀 다른 기준으로 바라봤을 때 이야기고.

 

지금은 오히려 그런거 다 소용없고 필요없다는 생각이 든다는게 중요하다. 내가 아마 사회에서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는 틀에 안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수도 있다. 예전엔 그나마 그 대학에 들어가 사회에서 보호 받는게 다행이고 좋다고 생각했다면, 그게 좀 더 시간이 흐르니까 오히려 내 성장을 방해했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그니까 난 어리석었던 거다. 애초에 그런 타이틀에 기대지 않았다면 좀 더 야성(?)적으로 주체적으로 살 수 있었을텐데. 물론, 내가 여지껏 누려왔던 알만한 대학 4년제 타이틀이 없어졌을 때의 괄시와 냉대를 감당할만한 정신적 능력이 있다는 걸 전제로 하면 말이다.

 

돈은 아주 중요하고, 실제로 어떨지 몰라도 난 예전에 했던 거 처럼 과외를 판 크게 해서 하면, 꽤 쏠쏠한 수입을 거둘 수 있다는 생각을 막연히 한다. 근데 그러고 싶지 않다. 도대체 지금 세상에 영어 중간고사 십점 이십점 더 받는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내 말은, 그니까, 그거보다 더 중요하고 본질적인 게 무시당하고 있고, 나같은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며 창의적이지 못한 애들을 공장 돌아가듯 착착 양산해내는 게 무의미하다는 거다.

 

말해두지만 난 날 아주 좋아한다. ㅋ 위에서 말한 건 날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런 면이 있다는 거고, 주변인이 위로 해주면 더 좋지만 여튼 난 내 장점도 잘 알고 있다. 근데, 난 뭔가 해보려고 생각할 때 마다 행동할 때 마다 상상력의 결핍을 많이 느낀다. 새로운게 없고 진부하다. 이걸로 현실을 돌파할 가능성은 없는 거 같다. 발상의 전환이 절실한데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미로에서 헤매고 있는 실험쥐 같은 내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니까 더 답답하다는 거다. 나는 상상력이 부족하군, 진부하군, 이런걸 모르고 살면 훨씬 편했을텐데, 뭔가 내게 아주 작은게, 그러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 무언가가 부족한 상황이란걸 알면서도 방법을 모르니 미칠 거 같다.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