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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ad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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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2. 15:20 흥얼칭얼/눈으로 봐요


츠루노타케시의 두번째 리메이크 앨범을 듣고 있다.
츠루노는 노래를 너무너무 잘해서, 속보이는 앨범이지만 감탄하며 듣고 있다.
두번째 노래가 82년도에 발표한 love is over
유투브에서 영상을 찾아보다가 김연자씨가 부른 love is over를 찾았다.
김연자씨의 love is over는 원곡이랑 츠루노랑 또 다른 멋과 맛이 있어서 좋다.

나는 어딜가든 삼십대 초중반 대접을 받는다.
1) 일한지 5~6년은 되셨죠?
2) (나이가 몇인지 맞춰보라는 질문에, 딴에는 많이 양보한 셈으로) 스물 여덟?
3) 선생님 같다(대학교 1학년 때 부터...)
모 리포터님이 내게 적어도 서른 두살로 보이니 (방송을 하고 싶다면) 나이답게 하고 다니라고 충고(?)를 하더라.
지금 하고 있는 일에는 나이들어 보이는게 경험이 두둑해 보이니 나쁠 건 없는데,
(그래서 나이랑 졸업연도 물어보면 곤란함...)
나이답게 하고 다니라는 건 좀, 웃기다.

내가 일부러 나이들어보이게 하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ㅡ_ㅡ;
하도 여기저기서 듣다보니 곰곰이 내가 나이 들어보이는 원인을 생각하게 된다.
1) 고데기로 볼륨을 살짝 넣은 단정한 커트머리, 인데 갈색이라?
2) 눈썹을 얄상하게 그려서?
뭐 등등.
나도 패션과 스타일에는 관심이 없는 편은 아니고, 
그 때 리포터님이 세련되게 하고 다니라고 했을 때 리포터님을 포함해 그 스튜디오에 있던 그 누구보다
내 패션이 세련됐었다고 생각했지만, 본성이 게을러서 그렇게까지 세세하게 신경쓰는 타입은 아니다. 
하지만 외견에 있어서 내 스타일을 포기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촌스러운, 불편한 옷차림으로 일을 해야한다면
그렇게 미련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 안하고 말지, 하는 생각을 함. 

근데 요즘은 단순히 옷이나 화장, 머리스타일 때문에 나이가 들어보이는게 아니라,
뭐라고 딱 꼬집어서 말할 순 없지만-
사물에 대한 취향이 사회의 내 또래들의 취향보다 올드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고방식이나 삶을 대하는 태도는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없을만큼 철딱서니가 없는 것 같은데
음악에 대한 취향, 시간을 보내는 방법과 같은 사소한 생활방식이 연로하달까.

김연자씨 노래를 듣고 감동을 느끼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OTL
   
예전에 시이나 링고가 서른이 된 소감을 묻는 사람들에게
기쁘다, 이제 더 이상 나이 속였다는 말 안들을테니, 하고 대답했는데, 절실히 이해함.
그야 나이가 어린데 열심히 일하는 애들을 보면 부럽지만, 나는 그렇게까지 어려지고 싶지 않다.
지금이 좋다. 지금이.

그저 '세련되게' 나이를 먹고 싶다. 
흥, 30대가 되면 '동안인 30대'로 거듭나줄테다!!!!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