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steadyoung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2010. 5. 18. 10:06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지금 내 몸통만한 검은 덩어리가 내 마음을 배회하고 있다 ㅡ_ㅡ;;

어제 아침 1.

최근에 마무리한 일이 하나, 돈은 내 생각으로는 받아야할 돈의 1/3 정도 받고 한 것 같다. 

그래도 경험삼아(언제까지 경험!만 해야할까-_-)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빛의 속도로 키보드를 두들겨서
마무리를 지었다. 마지막까지 이래저래 챙겨야할 게 많아서 짜증도 좀 났지만, 워워.
근데 그래도 실수가 하나 있었다. 아 쪽팔려. 돈은 돈이고, 그냥 쪽팔렸다.
실수한 것도 쪽팔리고 // 돈이 적은건 사실인데 그건 그거고 돈을 받고 일을 하는 이상 제대로 해야했는데
이렇게 실수를 하나다니. 사소한 실수라고 위로해볼까 했는데 실수에 크고 작음 없음. 그냥 실수는 실수.
말씀 하신 분이야 그냥 넘어가줬지만 돈 적다고 불평할 처지도 못되나 싶어서 이건 정말 위축됐다. 
나한테 화났다고 할만큼 멋진 인간은 아니고. 난 실수한 인간이다. 그저 한탄만 나올뿐이다. 아아.   

어제 점심 2.

저녁 일에 한시간 반 정도 시간이 비는데, 대체로 롯데리아나 맥도날드에서 시간을 보낸다. 싸니까!

근데 지난 주 롯데리아가 완전히 무도회장 급으로 시끄러워서 어제만큼은 제대로 한시간이라도 쉬고 일 가
야지
했는데, 아뿔싸- 잘들고 다니던 열쇠를 왜 놓고 온지 몰라... 엄마 가게에 갔는데 엄마도 열쇠 없고...
컵라면으로 대충 때웠다. 짜증 게이지가 만땅으로 찼지만 이거야말로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나 멍청한 탓..
짜증도 너무 나면 만사 체념이다. 그래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돌뿌리 걸려 넘어졌으면 그대로 울었을거다.
그래놓고 오늘도 안갖고 왔다. 아.  

어제 저녁 3.

자꾸 월요일에 안오는 애가 한명 있다. 사방으로 전화해도 연락이 안된다. 요 2~3주가 그렇다. 결국 친구들
과 어울
리느라 학원을 띵까는것으로 밝혀졌다. 뭐 더 자질구레한 사정이 있지만, 여튼 열시쯤 어머님이 
전화해서는
결과 '우리 아들과 얘기한 결과 애가 학원을 안나간 건 너 탓인 것으로 밝혀졌으니 너나 잘하
라'고 전달했다.
짜증게이지가 만땅을 넘어서 마그마처럼 흘러넘쳤다. 아. 내가 왜 더 하겠다고 했을까. 
지금 당장 때려친다고
나도 짜증을 내볼까. 내일 그 애를 만나면 칠판 지우개를 집어던지는 퍼포먼스를 
한 번 해볼까. 등등.
지금까지도 게이지를 넘어선 짜증 마그마는 수그러들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
되새기면서 마그마에 기름을 붓고 있다. 

어쨌든, 아침 1 사건은 그냥 입다물고 싫은 마음이 가실 때 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팔릴 쪽이 다 팔리면 된다.
점심 2는 그냥 새똥 맞은 셈이니까 내일은 열쇠를 들고 나오면 된다.

그러나 저녁 3과 같은 경우는 항상 본질적이고 원론적인 질문으로 돌아온다.
애초에 내가 이 짓을 왜하고 있는거지? 

왜 하고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하면 원래 호주에 가고 싶어서, 영어 공부 할 겸 약간의 돈을 벌어볼라고 
시작한거라는 답이
나온다. '가르치는게 좋아서' 라는 말은 '그나마 가르치는게 싫지 않으니까' 라고 변해서
싫은 상황을 꾹 참는 이유가 되긴 하나, 요즘 다 필요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 놀고 싶다. 아, 아무 것도 하기 싫다. 호주 가는 비행기를 결제하고 싶다.
근데 호주가면 뭐 달라지나? 그저 누구 밑에서 뭘해서 생활비를 버느냐에 차이일뿐.(일이라도 구하면 다행이지만요)
, 라고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내 안에 검은 덩어리가
나의 긍정적 에너지와 사고방식을 이 때다 하고 갉아먹고 있다는 걸 뜻한다ㅡ_ㅡ;;

아 싫어도 너무 싫다. 상황이 싫다. 실수한 내가 싫고,
학원 안와서 전화를 하게 한 그 애도 싫고 걔네 엄마는 더 싫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고 짜증내는 나는 더 싫다.

안면몰수하고 냉큼 그만둘 배짱은 없으니, 그냥 하긴 하겠는데 7월 말까지 하는 건 생각해봐야겠다.
이대로 가다간 때때로 귀엽다고 느꼈던 아이들 조차 짜증 게이지 상승의 잠재 요소로 둔갑할듯.
결과, 그냥 어제처럼, 지난 주 처럼 가만히 입다물고 하루를 보내는게 정답인데,
짜증 게이지가 잦아들때까지 요동칠 생각과 마음이 버겁다. 
참고 한다고 뭔가 내 인생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일이 아닌 게 명확한데 참고 해야하니 미치겠다.
이래서 돈은 좋다가도 결국 아무래도 좋아진다.

넷북을 질렀는데, 오늘 넷북이 도착할까? 넷북 만지작거리면 좀 기분이 나아질까.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