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2. 23:50 카테고리 없음
여전히 헬스를 다니고 있다! 두둥!

헬스 등록하고 한달하고 반이 지났는데 아직도 헬스를 꾸준히 다니는 건 내 인생에서 두번째로 일어나는 일. 올해는 미라클이 일어나게 해야겠어! 내 목표는 호주 뜨기 전까지 계속 운동하는 것이다!!!

가끔 운동에 중독된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면 부럽기도 하고 유별나 보이기도 하고 여튼 종합적으로 심드렁한 반응이었는데, 비록 한달 반이긴 해도 꾸준히 하다보니, 그리고 운동에서 재미를 느끼다 보니 운동 중독이 이해못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운동하면서 드는 생각은 '나 자신을 스스로 괴롭히고 그걸 극복할 때 얻는 쾌감'이 꽤나 즐겁다는 것이다. 쓰다보니 변태같은데...ㅡ_ㅡ; 표현을 순화해서'나 자신에게 과제를 주고 그걸 해낼 때 얻는 달성감' 정도가 좋겠군.
꾸준히 근력 운동을 하다보면 지금 들고 있는 무게 보다 더 무거운 강도로 더 많이 운동을 하고 싶고, 유산소 운동을 하다보면 5분만, 10분만 더 뛰고 싶어진다. 물론 마음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는게 문제지만, 다들 이런 식으로 운동에 중독되는가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천천히 운동량을 늘리고 있는데 어제는 좀 오바해서 근력운동을 했다. 그리고 잠을 많이는 못잤더니 오늘 하루 종일 헤롱거렸다. 일 도중에 있는 시간도 잠만 잤고 집에와서도 잠만 잤고(엄청난 꿈을 꿨다!) 이제 조금 정신 차렸나 싶은데 또 자야한다 ㅋㅋㅋㅋ 몸도 오랜만에 찌뿌둥한데 이거야말로 운동했다는 증거다보니 그게 또 그리 싫지만은 않다.....;;

내일은 운동가는 날. 꾸준히 주 3회씩 갈 생각인데 아무래도 요새 일이 좀 늘어날 것 같아서 어찌될까 걱정이다. 매일 가서 근력따로 유산소따로 번갈아가면서 하면 한시간 반 안걸릴테니 그렇게 해볼까... 여튼 올해의 목표, 근육녀를 향해 정진하도록 해야겠음. 
  
posted by steadyoung
2011. 3. 18. 18:45 카테고리 없음
며칠 전에 전화가 왔다. 대학교 동기. 취업했다고 해서 축하한다는 말을 했다. 근데 얘가 나한테 취업한 걸 자랑하려고 전화한 건 아닐테고(그렇게 대빵 친한것도 아니고) 뭔가 용건이 있을텐데... 싶었는데 역시나 '다름이 아니라' 하고 말을 잇는다.

용건 있을 때만 전화해서 기분 나쁜게 아니라, 난 참 이 친구의 '다름이 아니라'가 참 좋다ㅎㅎ 2학년 때 잠시 어울렸던 뒤로 이 친구는 군대에, 난 일본에 있다가 서로 복학한 뒤 회화수업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아주 가~끔 이렇게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다.

나는 이 친구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다룰 수 있는 악기도 많고(게다가 잘 다룬다 >.<) 2학년 때(서로 알기 전에) 회화수업 들었을 때 나의 떠듬떠듬 일본어와는 달리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했고(어렸을 때 좀 살았다고 들었음) 여튼 아 얘는 참 못하는게 없구나 머리도 좋고~ 하는 생각을 막연히 했었다.  

근데 복학한 뒤 만나서 같이 수업을 들은 뒤로 아무래도 이 친구가 내가 일본어를 너무너무 잘하고 여튼 뭔가 잘하는 것 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자기는 군대에 있었으니 그 시간동안 내 일본어가 느는 건 당연하다;;). 그러고보니 일본에 내보낼 CM 나레이션 녹음하는 알바도 소개시켜주고, 그랬었다.
그래도 많이 친한 건 아니라서 가끔 연락만 하고 얼굴 볼 때 반갑게 인사하는 정도라 전혀 생각 못했는데 졸업할 때 꽃을 줘서 깜짝 놀랐다. 역시 인간이 내면적으로도 훌륭해! 하고 나는 감격했더랬다(나는 근데 걔 졸업할 때 가지도 않고 인사도 안했다...막돼먹은 인간...ㅡ_ㅡ;;;).
  
근데 이 친구 버릇이 대뜸 전화해서는 근황을 한동안 묻고, 그 뒤에 반드시 '다름이 아니라' 하고 자기 용건을 밝히는 거다. 나는 오랜만에 전화해서 대뜸 내 용건부터 말하는데(어떤 선배는 내 전화를 받으면 여보세요 전에 왜, 무슨 일인데, 하고 대답한다, 암쏘쏘리~벗알러뷰~몰몰~), 역시 잘자란 집 아들은 달라!짝짝짝 잘자란 집 아들! 예의바른 청년!!

며칠 전 용건은 내게 일을 소개시켜주는 거였는데 결국 시간이 안맞아서 못하게 됐다. 그걸 알리려 전화해서 또 '다름이 아니라' 하는데 너무 웃기고 귀여워서 쿡쿡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ㅋㅋㅋ 그게 성사가 안된게 마치 자기 탓인양 연신 미안해하며 내 이름을 부르며(친구는 모두 성을 붙이거나 별명을 부르고, 학교 사람들은 두글자 다 떼고 영~하고 부르는데, 오랜만에 남자한테 그렇게 완전한 이름을 불리니 기분이 묘하게 좋더라ㅋㅋㅋ) 서울에 가면 밥 먹자고 하는데 어쩜 이렇게 유쾌한지.

만날 때 가볍게 입사선물을 해야겠음. 졸업식도 못갔는데.
허나 정녕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다. 보면 보는거고~ 못보면 못보는거고~
우리는 그렇게 친하지 않으니깐요ㅎㅎ

하지만 난 이 친구가 참 좋고,
결혼하면 꼭 갈께!(지난 번에 우연히 마주쳤을 때 여친이 있었음ㅎㅎ) 
비록 노는 그룹이 달라서 가면 뻘쭘하겠지만 그런거 극복할 수 있어
오호호호호
posted by steadyoung
2011. 3. 10. 10:38 카테고리 없음

어제 집에서 뒹굴대며 텔레비전을 보다가 케이블 채널에서 '다시 보고 싶은 원조 아이돌' 순위 프로그램이 하길래 넋을 잃고 봤다. 근데 아이돌이라니... 아이돌이라기엔 다들 나이가 제법 든 상태에서 시작했건만...;; 그저 '그룹'이라는 말을 써줬으면 좋겠다. 에쵸티부터 아이돌로 분류합시다. 듀스나 서태지와 아이들마저도 아이돌로 분류되는 건 좀 웃기지 않나요ㅋ
 
지난 달까지 수업을 들었던 학원 영어 선생님은 (추측컨대, 확실히) 나보다 열 살 이상이 많았다. 고등학교 졸업 연도를 들었을 때 아~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지 실감은 안났는데 세대차이가 화~~~~~~~~~~~~~악 느껴졌을 때는 이문세씨 음악이 너무너무 좋다는 얘기를 했을 때였다. 

이문세씨 음악이 올드하다는게 아니다. 나도 MP3플레이어에 담아놓고 가끔 듣는데 목소리도 멋지고 가사도 다정하고(?) 가슴이 촉촉하게 젖어드는 느낌이 들어서 참 좋다. 흘러 넘치는 기계음과 널 원해 베이베~하는 가사와 남자아이들의 찐한 아이라인과 여자아이들의 하의실종 패션에 (내가 그런 걸 좋아하는데도) 신물이 나는 참에 그런 음악을 들으면 마치 일주일 쯤 물 못먹다가 마신 것 처럼 꿀꺽 꿀꺽 노래가 온 몸으로 스며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 선생님이 이문세씨의 음악을 좋다고 얘기할 때 목소리에 묻어나는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는, 이문세씨 음악이 단지 '좋더라'라는 감상과는 차원이 다른 감정이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이문세씨는 동경했던 가수이자 같은 시대 같은 감각을 공유하는 친구, 살아있는 '추억'인 것이다. 단지 그들이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운좋게도(?) 이문세씨가 멋진 뮤지션이었고 지금도 변함없기 때문이다. 에쵸티로 추억에 젖는다면 다들 빠순이라고 힉, 하고 웃겠지ㅋㅋ

이문세씨 이야기를 하면서 영어 선생님은 요즘 아이돌을 야멸차게 까기 시작했다. 그런 쓰레기 같은 음악들이라며ㅋㅋㅋ 물론 이건 만드는데 한 10분 걸렸겠다 싶은 노래도 심심찮게 들려오지만, 듣다보면 신나고 좋은 노래도 있는데ㅎㅎ 무엇보다 지금의 아이들이 자라서 십년 이십년 후에 그 '쓰레기' 노래들을 듣고, 그 노래가 별로라 해도 그 그룹에 관심이 없었다 해도, 문득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 '유행가' 정도의 지위는 갖게 될 것이다. 그냥 그 정도의 일이다. 모두가 소위 음악성이 뛰어난 음악에 흥미를 가질 수는 없는 일. 음악에 관심이 생긴 친구들은 옆 나라 일본이나 저 멀리 영국 미국으로 듣고 싶은 음악을 찾아 원정을 떠나게 된다.

내 나이대 친구들에게 그런 살아있는 '추억'은 대부분 당시 인기를 끌었던 댄스 그룹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비록 신승훈 2집으로 이른 나이에 가요계에 (청취자로)입문했으나 뭔가 좀 알아들을 나이가 될 무렵에 서태지와 아이들이 해체하고, 듀스도 없어지고 에쵸티가 전사의 후예를 들고 뿅하고 나타났다. 그리고 캔디를 들고 빵, 터진것이다. 내 내 십대를 에쵸티와 함께 보낸 건 내가 원한 게 아니었고 뭐랄까... 시대의 운명? 뭐 그런거? ㅋㅋㅋㅋ ㅡ_ㅡ;;

                          집에 찾아보면 이 사진 있을 것이다ㅋㅋ

일본음악으로 완전히 갈아타기까지(물론 갈아탄 후에도 지오디와 클릭비를 아낌없이 사랑했었음ㅋㅋ) 내 중고딩 생활은 에쵸티와 함께 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 나이에(한참 집중력 기억력 좋을 때ㅋ) 온 신경을 집중해서 음악 프로그램을 봤으니 그 당시에 유행했던 노래들과 우연히 마주치는 순간 마치 예전에 잃어버린 피붙이마냥 몸에 쩍쩍 달라붙는 건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까 중간에 찢어지고 롹한다고 욕먹고 예전만 못한 인기라 해도 이재원 전역하는 날 다같이 모여서 마이크 붙잡고 있는 '에쵸티'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것 만으로 그냥 자동적으로 가슴이 뭉클해지는 거다. 이 현상이 이문세씨 노래 들으면서 옛 생각에 잠기는 그런 순간들과 크게 다르다고, 누가 말할 수 있지?

노래방가서 트위스트 킹을 열창할 때 이 노래를 불렀던 터보가 런닝맨에서 활약하는 김종국과 동일인물이라는 생각이 요만큼도 들지 않을 때, 알이에프의 찬란한 사랑의 나레이션이 그냥 기억나는 것도, 서태지와 아이들의 굿바이에 가슴이 아려오는 것도, 엔알지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의 노유민을 보며 슬픔에 젖는 것도, 클릭비의 드리밍이 사랑스러운 것도, 룰라의 날개잃은 천사에 몸이 들썩이는 것도, 에쵸티의 (지금은 경악스러운) 오색찬란 띄운 머리ㅋㅋ가 그리운 것도(우리 할머니가 그 때 텔레비전에서 에쵸티 보고 마귀라고 했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블로프의 조건반사 법칙처럼ㅋㅋㅋ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의 일부로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다.

   
결국 어제 다시 보고 싶은 원조 아이돌 1위는 서태지와 아이들이었는데(설마 서태지를 아이돌에 끼워넣을 줄은 생각못했다. 에쵸티가 1위라고 생각했는데 2위였음ㅋ) 순간 참 우울해졌다. 태지옵뽜가 교실 이데아에서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다고 열창한지도 10년이 훌쩍 지났는데 아직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더 가열되고 있다는 거 ㅠ.ㅜ



                          하긴 발해도 아직 꿈만 꾸고 있구나....

posted by steadyoung
2011. 3. 9. 11:14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마츠다 본사 공장 연속살상사건

2010년 6월 22일 히로시마에 있는 마츠다 본사공장에서 발생한 무차별 살상사건. 야간근무와 오전근무가 교대하는 시간대에 출퇴근하는 직원들을 승용차로 들이받아 한 명이 사망하고 열한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범인은 2개월 전까지 공장에서 일하던 42세의 파견사원으로, 2008년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상사건(7명 사망, 10명 중경상)과 같은 사건을 일으키려했다, 마츠다에게 원한이 있었고 마츠다 사원이라면 (범행의 대상으로)누구던 상관없었다고 진술했다.


작년에 방송된 폭소문제의 NHK 일본의 교양 '라꾸고의 힘' 편에서 마츠다 살상사건에 대해 오오타씨가 한 말.  


오오타씨는 범행을 저지른 이유로 '상상력의 부족'을 꼽았다.


그에게 절실했던 건
스스로 '나 자신은 (이만하면)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상력이 아니었을까.

끔찍한 사건이긴 하지만 이런 사건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2008년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상사건으로 대표되는 청년 실업, 정규직과 파견노동, 고립되어가는 인간 관계 등 사회적 요인을 사건의 동기와 배경으로 갖는 사건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던정 우리 주변에서 끊임없이 발생한다.  
개인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사회 구조 속에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보려 안간힘 쓰고 다시 꺾이고, 그 과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삶의 의욕을 잃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이 된다. 나 자신을 향한 공격성이 바깥을 향해 분출되는 것도 전혀 이해못할 수준의 일도 아니고. 

하지만 정작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오오타상 말처럼, 나 자신의 삶을 긍정할 수 있는 '상상력'이 아닐까 싶다. 더 높이 더 멀리 날지 않아도 괜찮고, 지금 삶도 내겐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힘. 항상 더 일해야하는데, 더 성공해야하는데, 더 보란듯이 살아야하는데 하는 생각에 조바심을 내다보면 정작 감사하게 여겨야할 일상의 작은 행복들을 놓치기 쉽상이다.

나도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언제까지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며 보낸다. 누구처럼 고시에 붙고 누구처럼 대기업에 가는 등 남들이 알아주는 직장을 갖고 비싼 가방에 비싼 옷을 사입으며 떵떵거리고 누구처럼 학벌과 집안과 수입이 괜찮은 남자와 결혼을 하고 혹은 누구처럼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열심히 도전하고 누구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알콩달콩 지내는, 그렇게 내 주변의 그 누구들처럼 살아야 내 삶이 바르게 가는 것일텐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 괜시리 불안해지는 거다.
(지금의 내 처지를 비관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하지만 새벽에 출근하면서 해뜨는 걸 볼 때, 비는 시간에 조조영화를 보고 있을 때, 영어 학원에서 공부를 할 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을 때, 운동을 마치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 과외녀 과외남들과 낄낄 댈 때, 가족과 함께 식사할 때, 재밌는 책을 읽고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 그런 순간들이 더 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그 때! 그 감정의 볼륨을 높이면 남들과 비교하면서 생겨나는 불필요한 열등감이나 초조한 마음, 시기와 질투의 잡소리를 덮어버릴 수 있다. 그 힘도 다 상상력에서 오는 것 아니겠는가.

새로운 걸 시작하려 할 때 세월이 흐른 뒤의 자기 자신을 상상하면 때 지금의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지금의 나는 꽤 나이가 있을지 몰라도 10년 후의 나에게 10년 전의 나는 얼마나 젊을까. 시계를 뒤에서부터 감아보면 놓치고 있던 것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새로운 도전을 위한 용기도 얻을 수 있고.
 
물론 나는 늘 앞을 계획하며 즐거움을 찾는 타입이다.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 운운하며 현상에 만족만 하기에는 갖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은 현재 생활에 대한 만족과 충실감이 없으면 그저 허무하기만 하다. 
인생이란 무언가를 계획하는 중에 터지는 예기치 못한 일들의 퍼레이드라는 누구의 말마따나 무언가를 계획하다보면 예기치 못한 일들이 터지기 마련이다. 즉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터지지 않는 것이다. 내가 지금 영위하는 일상 생활은 과거의 내가 벌였던 일들의 결과이자 진행이며, 지금 하고 있는 노력들은 미래의 '현재'를 위한 밑거름이므로 어느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나에게 절실한 건
스스로 '나 자신은 (이만하면)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상력이 아닐까.
 
posted by steadyoung
2011. 3. 8. 11:53 카테고리 없음

1. 요즘은 가끔 영화를

보러 간다. 내가 원래 영화 잡지는 매주 봐도 영화는 별로 안보는데 2월달에 보고싶다고 생각했던 영화가 몰아서 개봉한 덕에, 그리고 무엇보다 조조영화를 볼 수 있는 천금같은 시간대에 강의가 없는 날이 일주일 중 이틀이나 된다는 걸 새삼스레 깨달았기 때문이다. 강의 하나 끝내고, 밥 먹고, 영화보고, 그리고 강의를 하면 오전 일과가 마무리된다. 주변에 널린게 영화관이니 골라잡으면 된다. 드넓은 영화관에서 열명, 때로는 다섯명 남짓한 사람들끼리 영화를 보고 있으면 내가 부지런해서 이러고 있는 건지 널널한 팔짜라 이럴 수 있는 건지 멍-해진다.

2. 요즘은 영어회화수업을

듣는다. 5개월간 들어왔던 리스닝 수업에 마침표를 찍은 이유는 단 하나, 선생님이 그 시간에 강의를 안하게 됐기 때문이다 ㅠ.ㅜ 안그래도 쉴까 했지만 그래도 마음 고쳐먹고 계속 다니려고 했는데... 그래서 어찌할까 하다가 그냥 회화 수업에 등록했다. 집에 가면 먹고 TV 보고 잠들고, 백퍼센트니까. 오전에도 주3회 10분 전화영어를 하고 있는데 이 선생님은 필리핀 출신. 많이 알아들으면 반 정도 알아듣는다. 전화 음질이 별로 좋지 못하고, 필리핀 발음이라 어렵다는 건 핑계에 불과하다. 반 알아듣는다는 건 결국 들리긴 들린단 얘기니까 그저 내 리스닝이 저질이라는 사실을 늘 되새길 뿐 ㅠ.ㅜ 회화 수업은 사람이 눈 앞에 있으니까 알아듣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쉬우나 역시 잘 들려야 60% 정도가 아닐까 한다. 결국 이것도 반 정도...

어제 수업하고 쇼킹했던 건, 내 옆에 앉았던 남자분이 발음도 썩 괜찮고 추임새도 잘 넣고 회화 실력도 나랑 별 반 다를 바 없는데 단어를 너무 모른다는 거다!!! 물론 그 남자분을 우습게(?) 보는게 아니다. 그건 당연하달까. 이 수업은 중급이고 우리들이 웅얼웅얼하는 건 좋다 싫다 별로다 뭐 이런 간단한 옹알이들이기 때문에 크게 수준 있는 단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사용할수도 없고!!!). 근데 어휘력이 크게 부족한 사람과 어휘력이 제법 있다고 믿고 싶은 내가 같은 반에서 공부한다는 건 결국 영어의 신이 내가 바보 멍청이라는 사실을 한 번 비비꽈서 내 앞에 툭 던져놓은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넌 헛공부했어 우헤헤헤헤헤! 뭐 이런거???

ㅠ.ㅜ

그래서 다시금 맘을 잡아 문장을 무조건 암기하기로 했다. 쪼끔 비쌌던 회화 교재를 내가 통째로 외워주마!!!! 흥, 아...존심 상했다.
앞으로 상해야할 존심의 1/10000 정도에 불과하겠지만...


3. 요즘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원서를

읽으려고 하고 있다... 근데 첫장부터 좌절하기 시작, 페이지가 조금씩 넘어가도 나아지는 건 없고 이건 읽는게 아니라 단어 찾기 퍼레이드...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 읽는다고 하기 부끄럽고, 눈으로 글자를 보고 모르는 단어에 줄을 찍찍 긋는 작업에 불과하다. 결국 몇 장 못넘기고 한국판 악마는 프라다~를 중고나라에서 구입했다. 훌러덩 넘기면서 대충대충 다 읽었는데 재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뭔가 심심했음. 왜 그렇게 인기가 많았던거지??? 
얼마전에 전화영어 피드백에서 그날의 단점 칸에 redundant 라는 단어가 적혀있었다. '장황한' 이라는 뜻 ㅡ_ㅡ; 난 그저 열심히 설명하고 싶었을 뿐인데... 장황하다니 흑흑. 근데 그 악마는 프라다~ 야 말로 장황의 극치다. 이래서 영미소설은 정이 안간다니까! 뭔가 이해하기 어려운 시시껄렁한 농담과 잡소리가 너무 많다!!!!! 고 느껴진다;;;

원서를 잘못 택했다는 생각이 팍팍 들지만, 뭐 어쩌겠느뇨. 나의 부덕..이 아니라 무지의 소치아니겠소. 오기로라도 단어 다 찾아주고 다 읽어주겠어! 흑흑.


4. 요즘은 헬스장에 

잘 다니고 있다. 드뎌 마의 한달을 무사히 넘겼음. 일주일에 못가도 2번, 되도록 3번은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대로 두달을 넘겨서 드뎌 삼개월 이용권을 다 써버리고 또 다시 삼개월 이용권을 끊어서 호주가기 전까지 팔뚝에 알통을 만들겠어! 푸하하하하
런닝머신 말고 싸이클론?? 여튼 그런 유산소 운동 기계가 있는데 첫날 그거 7분타고 숨이 끊어져서 죽는 줄 알았다. 우습게 봤는데 운동량이 상당했음. 물론 내 체력이 상당히 저질이었기 때문이지만. 
근데 어제 저녁시간에 런닝머신이 꽉 차서 꿩 대신 닭으로 싸이클론을 했는데 15분 즐겁게 하고 조금 쉬었다고 5분 더 해서 마무리했다. 푸하하하~ 그것도 콧노래를 부르며 춤추듯 즐겁게~ 나의 저질체력이 드뎌 중질 체력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기다려라 고질체력! 한여름에 땀을 한바가지 쏟아도 끄떡없는 근육우먼이 되어주겠어!!!!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