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20. 17:20 호주*워킹*홀리데이!

그야 물론 일본은 일본어를 쓰고 호주는 영어를 쓰니깐 너무 다르지만...ㅡ_ㅡ;;

그래도 외국인이 가서 그 나라 언어를 익히면서 일을 하고 어떻게든 십개월 이상을 버텨보려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할 수 있다. 벌써 6년? 정도 전이란게 또 놀라운데;; 내가 일본에서 워킹 홀리데이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걸 정리해보면 호주에 가려는 마음을 새로이 할 수 있지 않을까.

1. 비행기

지금 비행기를 알아보고 있다. 유학원을 통해 알아봤더니 텍스포함 편도가 70만원이 조금 넘고, 왕복 오픈티켓으로 끊으면 역시 텍스포함 120-130 정도 드는 모양이다(이건 꽤 저렴한 가격이다). 나는 편도로 갈 생각이다. 일본을 경유해서 스탑오버할 수 있는지 등등을 추가로 알아보는 중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시간이 맞는 게 나오면 낼모레 중으로 발권을 해야한다. 이제 진짜 정신이 좀 든다. 내가 여길 떠나려고 하는구나, 나는 낯선 곳으로 진짜 가는구나.

일본 갈 때도 일년 오픈티켓을 끊고 갔다. 하루하루가 낯설고 불안했을 때 베개 밑에 넣어둔 오픈티켓을 보며 뭐가 안되도 한국에 돌아갈 수는 있다고 잠들기 전 자신을 위로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내 나이 스물 두살. 
지금이야 뭐 비행기 티켓 하나 끊는게 뭐 그리 어렵다고 비행기 때문에 한국에 못돌아오겠어;; 괜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일본에서 한국에 돌아올 때 삿뽀로에서 바로 들어오고 싶었는데 괜한 오픈티켓으로 도쿄에 한 번 더 갔던게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이번에도 어디를 들렀다 올지 모르니 그냥 편도로 가는게 좋을 거 같아서.

2. 초기 자금

일본에는 환전해서 총 24만엔을 들고 갔었다. 음, 초기 정착 비용으로 많은 돈은 아닌 것 같다;; 나는 열흘만에 바로 일을 구했지만 한달도 안되서 돈이 떨어져 조금 곤란했다.
내가 놀면서 돈을 흥청망청 썼느냐 하면 그건 아니고; 나는 미리 유학생 모임에서 작은 원룸을 구해서 갔는데, 보증금으로 5만5천엔, 그달치 월세로 5만5천엔을 내고, 다시 2월 초가 되서 또 집세로 5만 5천엔을 냈으니! 온지 한달도 안되서 돈이 금방 떨어졌다. 내가 느낀 건 아무도 없는 타국에서 돈까지 없으면 진짜 서럽다는 거...ㅋㅋ 돈이 실제로 도움을 준다기 보다는 '그래도 돈은 있다'라는게 작은 위안이 된달까...ㅎㅎ

이번엔 저 때 보다는 보다 더 들고 갈꺼다!!! +_+ 지금 얼추 환율이랑 맞춰서 계산해보니 그래도 4천 불 정도네;;; ㅠ.ㅜ 그리 많지는... 않다;; 그렇다고 정기예금을 깨서 더 들고 가기에는... 그 전에 일을 구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
 
3. 준비물  

명심할 건 웬만한 나라의 도시라면 대부분 한국마트가 있다는 것.
나는 김치나 라면이 없으면 못사는 타입도 아니었는데 일본오면 후회한다는 말을 듣고 음식을 바리바리 싸서 갔다;; 하지만 대부분 안먹었다는 거;; 라면 같은 건 다 비슷한 가격에 팔고 있고...
근데 호주는 김이랑 고추가루 싸오란 얘기가 있던데..;; 근데 과연 내가 이번엔 먹을까? 나이가 좀 더 들었으니 밥을 먹을랑가.. 평생 있을 것도 아니고 그 기간동안은 웬만하면 호주사람 먹고 사는거 먹고 살고픈데..흠.

글고 샴푸네 생리대네 이런 것도 엄청 들고 갔는데 다 의미 없었다 ㅠ.ㅜ 현지에서 생활하면서 다 구할 수 있으니깐;; 하긴 그쪽도 여자는 있으므로..!!ㅋㅋ 최대한 짐을 줄일 생각이다. 거긴 이제 여름이라니 옷 부피도 크지 않을꺼고. 일본갈 땐 무식하게 이민가방 들고 가서 차지 물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이번엔 쌍콤하게 가야지. 여기서 뭐 사서 가느니 다 고스란히 돈으로 가져가자!!

대신 면봉, 버물리, 선글라스, 기초화장품, 젓가락(ㅋㅋ) 등은 한국에서 가지고 오는게 좋다는 정보. 흠! 현재 나의 관심사는 제모제가 있으려나 하는데 비트는 글로벌 기업이니까! 있겠지...ㅋㅋㅋ

4. 어학교

이게 지금 내 가장 큰 고민인데, 내가 일본에 있을 때 어학교에 대한 필요성도 못느끼고 다닐 돈도 없어서 안다녔는데 지금 생각하면 뭘 그렇게 바로 도착한지 열흘만에 일을 했을까... 싶어 안타깝다. 여유가 있었다면 한달 정도 어학교 다니면서 천천히 적응했어도 나쁘지 않았을텐데..

근데 또 막상 거기서 배운 교훈;;을 적용해서 호주에서 어학교를 다닐라니 너무 비싸! 유학원을 통해 등록하면 4주에 거의 백만원을 육박하고(십개월 정도 파고다에 쏟아부은 돈과 비슷 ㅋㅋ) 현지에서 직접 등록해도 70-80정도인가 보다. 다녀온 주변인 다들 현지 등록이 싸다고 하는데 정확한 가격은 다 기억 안난다네;;; 절반까지는 아니라니 저정도 가격이지 않을까. 쨌든 4주만에 영어가 확 늘리는 만무하지만 거기 아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심심할테니 친구 사귀고 일도 인맥을 통해서 구하는 경우가 많으니 다녀라 다녀라 하는 이야기가 지배적인데...

나는 안다니고 싶은 맘이 좀 큰데, 가서 막상 일본에서 처럼 바로 일을 구할 자신도 조금 없고 또 좀 적응도 하고 여유롭게 지내다가 일을 해도 나쁘지 않겠지 싶어서(물론 돈 문제도 있고) 계속 고민 중이다. 하지만 학교를 다닌다 해도 일단 가서, 발품 팔아 등록해보자 하는 도전정신(?) 혹은 고집?ㅋㅋ이 있다. 흠.

5. 숙소 
 
지금 생각으로는 가서 일단 백팩(게스트 하우스)에서 4~5일 머물면서 역시 눈으로 보고 계약을 할까 생각중이다. 하루에 대충 25~30불 생각하면 될 듯. 근데 일주일이면 벌써 200불이 넘는다;; 흠;;
선브리즈번 사이트에 가면 쉐어 메이트를 찾는 광고도 많이 올라오니까 거기서 괜찮아보이는 집을 골라서 가도 좋을 거 같은데... 하긴 그 짓은 호주 가서도 할 수 있으려나... 뭐 여튼 너무 정해진 게 없이 가는 거 같아서 불안한 마음도 있고.  근데 거기도 사람 사는 동네고 원래 한국인은 많으니깐요!ㅎㅎ 어케 되겠지 하는 마음도 있고 그렇다.


이어서...   

posted by steadyoung
2011. 9. 19. 17:56 흥청망청/진지한 얘기

월드비전에서 한 아동을 후원한지 5년이 됐다.
오늘 5주년 감사선물이라고 세계지도가 왔다.
5년이라... 길다.

하긴, 지난 주에 온 후원아동의 사진에서 이제 언뜻 여자아이 같아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말이 좀 이상한데... 후원을 시작할 때 사진을 보고 당연히 남자아이라고 생각했고, 작년에 온 사진도 여전히 그랬다;; 그런데 이제 딱 보면 여자애같으니 참, 시간이 빨리도 흘렀다.

2006년이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 전이란게 놀랍고, 그냥 신청하고 자동 이체 신청해놓고 냅뒀을 뿐인데 어쨌든 학교도 다니고 잘 지낸다니 다행이다. 

뭐랄까... 내가 후원을 해주고 있으니 고맙게 여겨! 라는 맘은 일절 없다. 평소에도 잊고 지내다가;;; 성장 보고서가 올 때 마다 아 이렇게 또 일년이 지났구나, 하고 놀랄 뿐. 내가 누군지 몰라도 되지 않을까. 그래서 내 신상에 대한 뭔가를 알리거나 편지 같은 걸 쓴 적이 없다. (쓰는게 좋은걸까?) 그냥 지구상에 어느 나라에서 약간의 돈으로 자기를 지속적으로 후원해야겠다고 맘 먹은 사람이 한 명 있으니 잘 자라서 자립했을 때 다른 누군가에게 똑같이 해줬으면 좋겠다...는 건 일단 바라는게 있다는 건가? ㅎㅎ

근데 사람 맘이 요상한게, 일년 마다 성장 보고서가 사진과 함께 올 때 무슨 말도 안되는, 거 참 성의없는ㅋㅋ;; 그림이 딸려온다. 지난 주에 온 건 그림이라기 보다 펜을 위 아래로 두 번 그은 거 같은ㅋㅋ 그런 거 보면 솔직히 기분이 좋은 건  아니다. 기왕 보낼꺼면 좀 더 그리지... 뭐 이런거? ㅎㅎ 에구. 내 맘 속에 고맙게 여겨 달라는 심보가 조금은 있는건가...;;; 다 버리고 싶다.

딱히 좋은 일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시작한 것도 아니고,
그저 내가 술자리에 내는 돈으로 누군가가 깨끗한 물을 마시고 학교에 갈 수 있다면 뭐, 좋은 거 같아서 신청한거고. 사회인이 되면 한 명 더 늘려야겠다는 다짐도 실천 못하고 있고, 여기저기 말하고 다니는게 쑥스러워서 그냥 있을 때도 있는데 오히려 그게 더 별로인 거 같아서 그냥 언급하는게 자연스러울 땐 말도 한다.

구조적 근본적으로 뭔가가 당장 바뀔 수 없다는 것도 알고 내가 그걸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해봤자 바위산에 떨어지는 한 방울의 물방울만도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그냥, 그저, 아주 조금은 살면서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posted by steadyoung
2011. 9. 15. 16:29 카테고리 없음

밑에 주저리 주저리 늘어놨던 고민은 13일부로 일단 매듭을 짓고 나는 그저 괜찮기로 했다ㅋㅋㅋㅋ 호주는 쨌든 갈꺼고 가서 별로면 오면 되고 사람을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내가 우선되고 싶은 욕심과 맘만 버리면 어케 될 거 같으니- 심하게 요동쳤던 마음이 오랜만에 가라앉았다.

그나저나 코디네이터 일을 오랜만에 시작. 진짜 오랜만이다-
작년에 김연아 선수 따라다니면서(그저 따라다녔다 파파라치처럼ㅋㅋㅋ) 리포팅 한 거 이외에 전무했으므로 코디 일은 거의 1년 하고도 반이 훌쩍 넘는 공백이 있는 셈이다.

게다가 당장 내일 강릉으로 가서 일할 것도 뉴스 취재고, 전화주신 분이 말씀하신걸 들어보니 같이 취재다닐 사람이 좀, 빡빡한 거 같다 ㅠ.ㅜ 내가 어찌나 잘 쪼는지는 말해 무엇하리오. 또 그 일 하는 사람 치고는 나이가 어린 편이라 지레 그쪽에 불신을 줄까봐 걱정하는 맘도 있다. 아 2년 전의 나는 더 어렸는데ㅋㅋ 여튼, 아흑 쫄아들면 안되는데!

쫄아도 티 안나게 해야지 ㅠ.ㅜ 그냥 맘 편히 같이 다니면서 비위도 잘 맞춰주고 하라는대로 잘 돌아다녀야겠다. 어려워 어려워- 오늘 가기 전에 취재내용 관련된 일본이랑 한국 신문기사를 소리내서 읽어보고 일찍 자야겠어.
 
당장 25일부터도 4일간 일이 잡혔는데 그건 신문사에서 사진 촬영을 오는거랬으니 카메라랑 같이 다닐 때 느끼는 긴장감은 없을 거 같다. 원래 열흘 짜리 일이었고 나도 하고 싶었는데 내가 맡은 학생들이 시험이라 열흘이나 일을 미룰 순 없으므로 ㅠ.ㅜ 아쉬워라. 10월에는 막 이주짜리 이런거 들어오면 좋겠다ㅋㅋ

돈 보다는 그냥, 돌아다니면서 일본어 쓰면서 일하고 싶은 맘이 크다.
그동안 너무 묶여있었어. 발이 땡땡 부어도 좋으니 전국 방방 곡곡 다 돌아다닐 각오가 되어있다ㅋㅋㅋ

내일 즐겁게, 일 잘 다녀와야겠어요-
처음으로 정동진에 가보네. 사진 찍어야지ㅎㅎ

posted by steadyoung
2011. 9. 10. 10:15 카테고리 없음

안녕하세요. 벌써 가을이네요.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요.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어요; 제가 좋아하는 블로거분들은 다들 여전히 잘 지내시는 것 같네요 :) 글이 여전히 재밌거든요ㅎㅎ
혹시나 제 블로그를 간혹 들여다봐주셨던 분들에게는 그동안 본의로 방치했던 것에 대해 괜시리 송구스런 마음으로...ㅎㅎ 저도 그동안 늘 그랬듯이 잘 지냈고 조금 별 일이라면 별 일이, 있었어요.
제가 요즘 강상중씨와 요네하라 마리씨의 책을 읽고 있는데, 거기서 다 ~요 체를 쓰길래 저도 한 번 그렇게 써볼라구요. 호호호호.

1. 저 짤렸어요
8월 초에 제가 일하던 학원이 건물을 옮긴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겸사겸사(?) 구조조정을 한다고 하길래 내심 내 수업은 시험 대비반이므로 그럴 일이 없겠지, 하지만 토요일에 맡은 다른 수업은 사람도 많이 줄어서 없어질 것 같았어요. 아니나 다를까 제 강의실로 실장님이 오신 건 예상한 일인데, 근데 아예 자르실 줄은 몰랐어요ㅎㅎ 풀타임 선생님을 구했대요. 저는 오전에만 근무했거든요. 그렇다고 저에게 사전에 풀타임으로 일 할 수 있느냐, 하고 물었던 건 아닌데 그걸로 기분 나빠하기에는 제가 전에 저녁에 따로 하는 일이 있다고 말했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그냥 알겠습니다, 괜찮아요, 하고 말았죠.

실은 안그래도 8월까지 하려고 했던 걸 워킹 가는 시기를 늦췄기 때문에 11월까지 하려고 했어요. 그니까 그저 조금 일찍 그만두게 된 셈이고, 제가 오전 일로 벌어들이는 돈 보다 저녁에 개인레슨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더 많기에 당장 생활이 걱정되는 것도 아니므로 실은 정말 괜찮았어요. 단지 기분이 괜찮지 않은거죠. 

그래도 일년 오개월을 일했는데 이렇게 한마디로 잘릴 수 있는 거구나, 그게 놀라웠어요. 다들 이래서 정규직 정규직 하나 싶었는데 요즘 정규직이라고 맘 놓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죠. 이런 걸로 '에잇! 서러워서 정규직 되야겠어!' 라는 생각은 안했구요ㅎㅎ 그저 단순히 '앞으로 회사 들어갈 생각 없이 이렇게 굴러다니면서 일을 할꺼면 언제든 이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심적 여유와 그리고 무엇보다!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겠다' 이런 생각을 더 했어요. 아니면 제가 뭔가를 차리거나 뭐 그렇게. 

왜냐면 전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없거든요. 일본어 강사들이 저 말고도 여섯 분 정도 더 있는데, 그 중 그 학원에 거의 10년을 계신 두 분이 학원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이 강하셔서 그런지 늘 적극적세요 뭐든. 근데 저는 제가 일하는 시간에만, 강의에만 책임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잘 가르치는 걸 생각하지 학원에 대해 애착을 갖고 학원 행사나 수강생 모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데 관심이 없어요. 강의 끝나면 바로 학원을 휙 떠나기에 당연히 학원 선생님들과의 교류도 없고, 거기서 소외감을 느끼기보다는 마음이 편한게 더 커요.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장점 중 하나죠. 발을 하나 바깥으로 빼고 있는 상태. 물론 저를 자른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눈에 빤히 보이는 그런 태도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지 않을까 해요. 결국 많은 조직에서 중요한 건 일의 내용이나 완성도보다는 '태도'구나 싶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 책임감 강한 두 분이 내용이나 완성도 면에서 떨어진다는 건 아니구요.

근데 저는 그 일을 뭐랄까, 좀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좀 더 어렵고, 좀 더 '있어보이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허영이 내 안에 아직도 크게 남아있는 걸까요? 결국 강사라는 건 수강생들이 지속적으로 공부하도록 의욕과 동기를 부여하는게 실은 제일 중요하고, 제가 근무했던 그런 소규모 학원일수록 개개인을 잘 챙겨주는게 중요한데 저는 그럴 생각이 없었던거죠. 그리고 일에 대한 재미보다는 약간의 수입과 시간 활용도 면의 이점이 훨씬 컸기에 그만두지 못하고 지금까지 한거죠. 안일해요. 근데 안일하게 사는게 그리 나쁜건가... 하는 생각은 접어두고, 이제는 그러면 안되겠어요. 그런 의미에서도 현재 통역대학원 진학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어요.

2. 워킹 갈꺼예요.  
제가 간다간다한지 벌써 2년은 넘은 것 같은데 드디어 가려구요ㅎㅎ 실은 간다고 하면서, 일년 간 영어학원에 돈을 꼬박꼬박 갖다 바치면서 스스로에게 '진짜 가?'하고 되물었던 날들이 더 길었어요. 간다고 말하는 건 쉬운데 막상 준비하려고 하면 맘이 동하지 않는거죠. 자금 모을 때 까지만, 하고 밍기적 거렸는데 자금은 진즉에 모였어요ㅎㅎ 근데 학원 잘린 순간 든 생각이 '오! 이거 지금 워킹가라고 등 밀어주는건가?' ㅋㅋㅋ 실은 안가면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당장 없구요. 거기에 초점을 맞추며 살아온 기간도 길고...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비자를 신청했어요.

저는 호주에 갑니다. 캐나다는 일단 추워서 싫어요. 안그래도 겨울이 제일 싫은데 제발로 추운 지역에 갈리가 만무하죠ㅎㅎ 그리고 비자 발급이 까다롭구요. 호주 비자 승인을 위해서는 270달러를 지불할 수 있는 신용카드가 있어야하는데 저도 어엿한! 성인ㅋㅋ이므로 이제 더이상 엄마 카드를 빌려쓰는 건 그만할 생각으로 은행에 가서 신용카드도 만들었어요. 발급 후 인터넷으로 비자를 신청하고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가서 5만원이나 내고 엑스레이를 찍었으니 비자발급에만 약 35만원이 든거죠. 에잇 짜증나 ㅋㅋ 그리고 신용카드는 마물이므로 서랍안에 고이 넣어놨어요ㅎ

비행기는 편도로 알아보려구요. 올 때 어딜 들릴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언제 올지도 모르니까요. 일년은 있을 생각인데 가서 일단 일 구해서 좀 해보다 이거 영 아니다 싶으면 바로 튀어올 자신도 있어요. 빨리 접는 것도 용기다 싶은데 막상 본전 생각하며 버티고 보는 타입이라ㅎㅎ 어찌 될지 정말 모르겠네요. 일단 시기는 12월 초로 생각하고 있어요. 비행기 사정 때문에 11월 말이 될 수도 있구요. 

가서 어떻게 될지, 뭘 할지, 이게 잘하는 짓인지 정말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런 건 지금 이 상태로 한국에서 뭘 하고 살든 마찬가지겠죠. 저에겐 이제 그만 과외를 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계기도 필요하고ㅋㅋㅋ 가서 영어 안는다고 많이들 말하는 거 아는데 저는 일본으로 워킹 안갔으면 이렇게까지 일본어를 하진 못했을거라 자부하므로 호주에서 일년 굴러다니면 늘긴 늘거라 예상하고 있어요. 사전 준비와 현지에서의 본인 노력 여부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요. 일본으로 워킹 갔을 때도 어느 정도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게 가능한 상태로 갔거든요. 일본 가게에서 일하면서 좌충우돌이든 어떻게든 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회화 실력은 갖추고 간거죠. 지금도 그럴 생각으로 영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3. 그래서 전 지금 그냥 지내요
학원을 세 개 등록했어요;; 일년에 3~4번 가는 일본어 프리토킹 반을 등록했고, 회화와 작문을 전전하다가 지난 달부터 다시 듣기 시작한(제가 좋아하는 선생님ㅎㅎ) 영어 리스닝 수업을 듣고, 대학교 때 일년 열심히 공부했는데 지금은 다 잊어버린 중국어 수업을 드디어! 듣고 있어요ㅎㅎ 

중국어는 늘 관심은 있는데 대학교 때 바짝 공부 한 이후로 전-혀 들여다본 적이 없거든요; 책장에 고이 꽂혀있는 교재들을 볼 때 마다 마음이 아팠죠 ㅠ.ㅜ 난 기본은 되어있으니까~ 하고 HSK(중국어 시험) 4급 입문반을 턱하니 등록했는데 에구, 이게 막 가랑이 엄청 찢어지고 있어요;;;;;;; 귀를 적시는 정도로 생각하니까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지만 음; 너무 모르니까 조금씩 가기 싫어지고 있어요ㅋㅋㅋ 그래도 빠지지 말고 앞으로 6번만 더 나가면 되니까ㅎㅎ 심심할 때 한자도 좀 써주고 그래요ㅎ

거의 3년만에 토익도 다시 쳐요. 결국 졸업 전에 855점에서 좌절했는데;; 이번에야 말로 900점 가볍게 넘겨주겠어~ 했는데 음;;; 공부가 잘 안되네요ㅋㅋㅋ
음, 당장 내일 저녁부터 밀린 동강 듣고 프린트 해놓은 거 마저 풀고 part 4 듣고....할 거 많죠??ㅎㅎ

내년에 호주에서 오면 통역대학원 시험을 (떨어질 거 당연히 알고) 쳐보려고 했는데 친구가 '올해 치고 가면 되잖아!' 하길래 오!!! 그러게!! 하고 예~전에 한달 다녔던 통대 준비반(한 번 들어보고 싶어서ㅋㅋㅋ)의 프린트물을 (아직도 안버리고 고이 모셔뒀거든요) 꺼내서 읽어보고 한자 외우고 그래요. 보면서 드는 생각은 시험은 말그대로 쳐볼 뿐, 이거 영 안될텐데ㅎㅎ 하고 쓴웃음. 읽을 수 있는 한자에 비해 쓸 수 있는 한자가 너무 적어요ㅋㅋ 시사용어도 모르는게 많고, 번역할 거 까지 생각하면 더 그렇죠.

그래도 무언가 할 일이 있다는 건 참 다행이예요. 오전 일을 하느라 일년 오개월을 새벽 다섯시 반에 일어났더니, 곰새 해가 중천에 뜰 때 일어나겠거니 하며 지레 겁먹었던(잠을 정말 못이겼거든요;;) 일은 안일어나고 오히려 푹 자고 싶을 때 조차 새벽 여섯시를 넘기면 딱! 깨버려요. 말똥말똥...ㅠ.ㅜ 애써 다시 잠을 청해보지만 그래봤자 한시간 반정도? 그리고 8시쯤, 이불에 마냥 누워 있고 싶은데 이대로 학원 갈 시간을 놓치면 그 대신 뭐할래? 하고 자문하는 순간 벌떡 벌떡 이불을 헤치고 화장실로 달려가요.ㅎㅎ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잉여짓이나 여가활동은 결국 언어 공부하는 건데, 책이야 늘 읽는거고 드라마나 쇼프로 보는 것도 늘 보는거니, 가서 사람들과 조금 부대끼다 오는게 훨씬 즐겁거든요. 저녁에는 애들한테 부대끼니까ㅎㅎ 원래는 일을 해볼까 하고 알바몬이나 사람인을 들락거렸는데 에이 그냥 그만 일하고 좀 여유있게 놀아보려구요. 위에도 곰방 썼지만 제가 논다고 해봤자 그거예요, 그냥 언어 공부하고 책 보고 그러는거ㅎㅎ  

잘 쉬고, 영어 공부 열심히 해서 호주 가면 바로 일을 구해야죠. 어제 오랜만에 코디네이터로 일했던 회사에서 연락와서 사장님을 뵈러 갔는데 사장님이 호주간다니깐 가서 닭 털 뽑게? 하고 계속 심술궂게 놀리시던데ㅠ.ㅜ ㅋㅋㅋ 근데 제가 2개월만 있고 (사장님 표현에 따르면) 홀라당 도망갔는데도 몇 번이나 일 주시고 지금도 계속 오라고 해주시니 전후 사정은 다 생략해도 감사할 따름이예요. 호주 가기 전까지 일 생기면 주신다니 가기 전에 일본 방송일 몇 번 더 하고 가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이번에야말로 게-닝(개그맨) 와서 로케 한 번 했음 좋겠는데ㅎㅎ 여태까지는 시사나 교양이 많았거든요 ㅠ.ㅜ 

*코디네이터는 해외 방송국에서 한국으로 취재나 로케를 왔을 때 사전 리서치나 장소 물색 현장에서의 가이드, 통역, 여튼 촬영이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돕는 뭐 그런 일이랍니다ㅎㅎ 

얘기가 샜는데 여튼, 닭 털을 뽑든 농장에서 포도를 따든, 뭐 어때요. 해보고 아님 안하면 되는거지ㅎㅎ 사장님이 그렇게 계속 놀리시는 건 절 나름 마음에 들어해서 잡느라 그러시는거고ㅎㅎ 젊은 애가 한 곳에 자리 못잡고 계속 들썩 거리니 걱정도 되시겠죠. 예전에는 사장님의 직설적인 말투가 좀 그랬는데ㅎ 지금은 그냥 그런것도 다 귀여워보이니 제가 나이가 좀 든걸까요? ㅎ 막상 호주 다녀와서도 잡아주시면 이번에야말로 잇속 챙기지 않고 일해볼까, 하는 생각도 어제 내내 했어요.


중요한 건 가서 내가 내 선택에 후회가 없도록 열심히 해보는 것, 아니겠어요. 선택 자체가 결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 과정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 될수도 있고 다시는 그러지 말자는 교훈을 얻을 수도 있겠죠. 

청춘은 낭비하는거래요. 언제부터가 청춘이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지금 저에게는 아직 낭비할 청춘이 남은 것 같아요. 최고의 형태로 멋지게 낭비하고 오려구요. 멋지게 낭비하기 위해서 지금은 담담하고 묵묵하게 하지만 여유롭게 준비할 시기인 것 같아요.
 

posted by steadyoung
2011. 7. 20. 08:47 카테고리 없음

'데키챳따켁콩'에 대해서

요즘 시대가 바뀌었다고는 해도 결국 쌈나면 시어머니의 한말씀이 너가 처신이 똑바르지 못해서 우리 아들 망친거라고(까진 아니어도 라이트급의 동질 대사를) 뭐라 하게 되있다고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데, 아니 임신은 지 혼자 했대? 라는 항변에 상관없이 그 말은 (아마) 맞을 것이고, (그럴리 없겠지만) 설사 내게 저런 일이 일어나서 그런 말을 들으면 나는 필경 무지 상처 받을 것이고 따라서 낳은 자식 바라보며 (잠시)후회할 수도 있을 것이고 뭐 그럴테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나는 내 선택이 옳았다고 믿어야겠고
백만퍼센트 귀여울 게 확실한 내 자식은 역시 낳아서 다행일 것이고
그런 손가락질을 깔깔 웃어 넘길만큼 강해지도록 노력할 것이고
운 좋게도 그런 일이 안일어난다해도 적어도 내가 시어머니가 될 나이가 됐을 때 내 아들이 갑작스레 임신시킨 여자친구 데리고 와서 결혼하겠다 그러면 니가 우리 아들 망쳤다고, 두고두고 그러진 말아야지(그런 생각을 조금도 안 할 것이라 장담은 못하겠다 ㅠ.ㅜ ㅋㅋ...).

굳이 데키챳따켁콩이 아니더라도
사회의 다양한 고착(된)관념을 깨부수는 첫 걸음이자 맞서 싸우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남에게 기대도 강요도 할 수 없다는 걸 숙지하면서 나 부터가 그런 생각을 안하는 것, 그게 젤 중요한 거 같다.

그런 관념을 근거로 남은 날 비난할 수 있지만 나는 하지 않는다.

이거 너무 어렵지 않아? 자고로 돌 날아오면 바위 던지고 싶은게 인간의 본성인데(나의 본성인가...ㅋㅋ) 근데 바위를 우두두 맞고도 말마따나 왼뺨도 내밀 지경이 되려면 이건 해탈의 경지다.

 
하지만 남들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는 (고착관념이란게 대부분 남들에게 실질적 피해를 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흥미본위로 화제꺼리로 꿍시렁 댈 뿐이니 날 포함해서-나도 잘 그런다...;;-참 한심한데 뭐 남말하기 좋아하는 것 또한 인간의 본성이랄까..ㅋ) 인생 여러 항목들 가운데 그저 자기 마음 편한대로,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는대로 살기 위해서는 -때로는 그게 제일 어렵고 힘들다-남들의 수군거림을 버텨낼 수 있는 강인함이 필요한데 그걸 어찌 갖추느냐 물어볼 곳도 없으니 참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봤을 때, 남들 생각대로 수준대로 맞춰 살기 위해 무리하는 노력의 양이면 강심장을 갖추고 정신 수양 하고도 남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 어느 쪽으로 살아볼래, 라는 건 정녕 개인의 선택이지 않을까. 

나는 김현진 말마따나 '내기분주의자'라 소심한 새가슴을 갖고도 그냥 나 좋을대로 살고 싶으니, 성미에 안맞는 쿨한 태도를 지니기 위해 들어야할 까치발이 킬힐 저리 가라다.

근데 나 하이힐 좋아하니까 괜찮아....

사실 내가 이렇게 끄적끄적 꿍시렁꿍시렁 대는 건 지레 자기 보호를 위해 연막치는 것과 마찬가지. 난 그저 보통의 참 평범한 인간인데 가끔 내가 속한 집단의 주류 가치관과 동떨어진 생각을 할 때가 있고, 그걸 굳이 고쳐야겠다는 생각도 안들때가 있어서, 좋은게 좋고 무난한게 좋고 묻어가는게 좋다는 생각과 달리 사서 고생해놓고 자존심은 또 쎄서 그걸 고생이라 인정 안하고 꿋꿋하게 나 좋을대로 하고 만다. 아마 앞으로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겠지.

예전에는 그런 것도 후회해 봤는데, 똑같은 상황에서 다른 선택을 했을까, 를 놓고 나 자신에게 골라보라 그러면 결국 똑같은 선택을 할꺼란 말이지. 선택에 대한 후회는 보다는 선택 후의 과정에 대해 미련이 좀 남는 것 뿐. 그리고 난 후회하지 않기 위해 (자기도 모르는 새애) 발악하는 타입이라.  

뚜렷한 윤곽도 확신도 없지만 어렴풋이 느끼는 건, 나도 모를 어느 시점에서 내가 갈 길의 방향이 정해졌다는 거다. 길진 않지만 내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소소하나 참 나 좋을대로 살았다 싶고, 그런 길과 내 성향이 절로 나아갈 길의 방향을 정했겠지. 물론 구체적인 목표나 거창한 꿈이 생겼다는게 아니다.  

그 길을 지나오는 동안 남들 수준(에 비하면) 미달이라고 자책했던 순간도, 불안해했던 나날도 사실 벗어버리면 그만인 것을.(지나고나면 더 별거 아니다)
사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과 환경들을 고려해봤을 때 내가 터무니없이 색다른 길을 걸을 리도 만무하니,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요리조리 좋을대로 사는 거 아니겠어.

그런데도 괜시리 불안하다.
막연한 미래가 그저 두렵기만 한 때가 있다.
저기 내 맘의 뒷동산 울창한 숲에 고스란히 비밀스레 묻어놨다고 생각했던 의문들이 갑자기 미친 벌떼처럼 와장창 달려들면, 그걸 떼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허공을 향해 양팔을 휘두르듯 끊임없이 나는 이대로 괜찮은지, 나스스로 확신할 수 없으면 주변 사람들을 살펴보고, 그럼 내가 또 함량 미달인 거 같아서 두려워질 때가 있었고, 있고, 또 있을 거란 말이지. 

그럴 때를 대비해서 늘 이런 비슷한 글을 쓰고 또 쓰고...읽고 스스로 위로받고 아마 앞으로도 쓰고 또 쓰고...위로받고ㅎㅎ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이거 외에는 달리 없으니 그저 말하고 쓰고 그러면서 스스로를 잘 다독이고 격려하는 것 뿐.

갈수록 자기 격려와 위로와 합리화를 얼마나 세련되게 할 수 있는지
그걸 연마하는 거 같아...ㅡㅡ^ㅋㅋㅋ

posted by stead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