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아침 6시 반에 기상. 씨리얼을 먹으면서 점심 도시락을 싼다. 대체로 샌드위치. 계란이랑 살라미 햄으로는 배가 고파서 지난 주에 결국 미니 햄버거용 고기를 사러 갔다!!ㅋㅋ 준비하고 집을 나서면 8시 전(학원은 9시). 학원 가는 길에 있는 벤치에 앉아 전날 배운 프린트나 무료로 나눠주는 신문(메트로 같은)에 기사를 30~40분 정도 소리 내서 읽는다. 벌써 배고픈 느낌...ㅠ.ㅜ
그리고 학원에 가서 수업을 듣는다. 지난 주 보다는 수업 듣는게 훨씬 편해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영어 말하기가 급격히 늘었다거나 친구가 왕창 생긴 건 아니다ㅡ_ㅡ; 좀 더 들리는 '느낌'은 있지만 더뎌 더뎌 더뎌 더뎌 더뎌...
세시 넘어서 끝나면 도서관에 가는데 도서관에 가면 한국인이 정말 많다. 오른쪽 왼쪽 테이블을 점령하고 그래머 인 유즈를 펴놓고 열공하는 한국인들 속에 있으면 여기가 브리즈번이라는 내게 낯선 땅이라는 걸 잊게 된다ㅠ.ㅜ;; 나도 그들 중 하나이므로 불평하는 건 아니고 그냥 '우리'는 여기서 뭐하는 걸까, 뭐 그런 걸 생각해본다.
기사를 몇 개 읽고 학교에서 배운거 좀 복습하고(대체로 소리내서 읽는다) 그러다 심심하면 주위에 있는 책을 꺼내 좀 읽기도 하고. 도서관 문 닫을 때 쯤 되면 배가 고파서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ㅡ_ㅡ; 그러나 집에서 날 기다리는 건 콜스에서 산 1달러짜리 식빵들...이제 식빵이 너무 싫다!!!!ㅋㅋㅋ 오늘은 신라면을 사와서 순식간에 후루룩 먹어버렸다. 나도 내일부터는 당당히 밥 먹는 뇨자가 될 계획. 룸메이트랑 같이 장보러 가기로 했다.
화요일 점심 시간에 유학원에서 이력서를 출력해서 학교 끝나고 면접을 보러 갔다. 뭐, 약속을 잡은 건 아니고 그냥 이력서 들고 가면 되는 건데 버스에서 잘못 내려서(아마 그랬을 것이다!ㅠ.ㅜ) 결국 찾지 못하고 포기했다. 여기 버스는 내릴 곳을 알려주는게 아니라서 스마트폰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자기가 알아서' 내려야 해서 옆 사람한테 물어도 봤지만 결국 못찾았다. 근데 어차피 거기 너무 멀고(4존) 왕복 차비가 8달러더라... 고속버스야 무슨! 그래서 거긴 그냥 관뒀다. 8달러를 날린게 속상했지만 4존에서 알바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체험'했고 씨티에서 멀어지면 정말 허허벌판이라는 것도 한 번 더 '확인'했으며 씨티 근처에서 일을 구하는게 좋겠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니 됐다 셈 치기로.
그리고 수요일. 점심 시간에 메일을 체크했더니 주말에 메일로 이력서를 낸 스시집에서 연락이 와서 목요일에 면접을 보러 갔다. 트레인(전철)으로 15분 정도 가면 되고 역 바로 앞이라 씨티에서 왔다 갔다 하기 편하고, 시급도 15불 '부터'라 여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ㅠ.ㅜ 사장도 매니저도 일본인. 면접도 일본어ㅡ_ㅡ; 영어로 한 번 볼껄.. 쫌 후회. 여튼 물론 손님은 다 호주 애들이고 홀에는 일본인이 80% 나머지가 한국인이랑 대만인(말이 좀 웃기다 대만인ㅋㅋ) 정도. 니가 영어가 되면 홀이고 아니면 주방이다 하는데 사실 난 영어 상관없이 아무데나 상관없는데. 그게 일만 구하면 돼, 라기 보다는 주방 경력이 있는게 여기서 일 구하기 쉬울 거 같아서. 요리도 배우고ㅋㅋ 난 온지 2주가 좀 넘은터라 일하는데 문제가 없으면, 사장 말하길 오래 일할 수 있고, 가게가 여기 말고도 다른 곳도 있어서 거기서도 일할 수 있다고. 세컨 따도 일할 수 있다고. 여튼 나중에 연락해준다는데 과연...
그리고 오늘 한군데 더. 학원에서 오후에 지방 의회 같은 곳을 견학 다녀온 뒤 이력서를 들고 찾아갔다. 또 잠시 길을 잃었다는.. 거긴 다 집근처인데!! 여튼 그래도 찾았다. 까폐 레스토랑. 근데 막 코리안 바베큐 이런거 적혀있어... 영어 할 줄 알아야 된다고 적혀있어서 두근대는 마음을 억누르고 간건데... 여튼 영업 마치고 청소 중인, 한국인인 것 같은 사람에게 Can I talk to your manager? 했더니 "한국인이세요?" 하는 질문이 되돌아왔다...OTL 이력서 놓고 가면 연락을 주겠다고 해서 허무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시급 막 십불 준다고 하는 거 아냐... 내가 생각하는 시급은 15불 or '부터'인데 사장이 한국인이면 그건 좀 힘들 거 같다.
학원에서 멍-하니 있으면서 드는 생각은 내 영어가 진짜 늘긴 늘까? 하는 것이다. 지금 일본어 하는 것 처럼 영어를 과연 할 수 있을까, 얼마나 걸릴까 결국 어버버버하다 끝날까? 등등. 지금 내 영어 능력의 평균치를 생각해보면 대략
리딩 and 그래머>>>>>롸이팅>>>>>>>>>>>>>>>>>>>>>>>>>>>>리스닝>>>>>>스피킹, 최악.
정도인 듯 ㅠ.ㅜ 근데 정말 뭘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오늘 의회 가서 가이드 설명을 듣는데 진짜 못알아듣겠다!!! 옆에 애가 끄덕끄덕하면서 질문하는 걸 조금, 참담한 심정으로 듣고 있었다. 요즘은 나도 튜터를 구해볼까도 생각중인데 그건 일이 구해지면 그 때 가서. 먼저 갔었던 선배가 호주 영어에 익숙해지려면 세달은 있어보라는데 아... 있으면 어케 되려나...
그리고 요즘 드는 생각은 영어도 영어인데 사실 내가 별로 할 말, 궁금한 게 없다는 것이다. 주말에 뭐했냐고 그냥 물어보면 되는데 그걸 물어서 뭐하나 싶으니 궁금하지가 않다-_-; 있어보이는 얘길 나누기엔 내 지식과 스피킹이 딸린다 -_-; 그리고 난 한국애들이랑 있어도 잘 입을 안여는데(물론 돈 받고 일할 땐 활달하다, 그것도 내 일이니까...ㅋㅋ) 하물며 여기선 더.
그렇다고 해서 학원을 등록안했으면, 하는 생각은 절대 들지 않는다. 등록은, 하길 잘한 것 같다. 다음주가 마지막이라니 너무 짧달까. 애들하고 좀 친해질까 하면 끝나니까. 나도 한 두달 다니면 영어가 좀 나아질까, 지난번에 등록할 때 그냥 4주할껄 등등 여러 생각을 하지만 뭐. 그냥. 끝나면 끝나는대로.
어제 뉴질랜드에서 유학중인, 파고다에서 회화 수업 들었을 때 만난 애가 묻길, 한국에서 일하다가 여기서 웨이트리스나 그런 걸로 일할 생각하니까 좀 별로지 않아? 하는데 그러게, 그런 생각을 나도 대학생 때, 일본에 워킹 갔을 땐 했던 거 같다. 지금은 전혀 그런 생각 안하는데;;; 그 아이가 지금 대학생이라 그런 생각을 하겠지. 내 대답은 뭐, 일이란게 먹고 살자고 하는거고, 내가 그런걸 부끄러 하는 타입이었다면 애시당초 여기 올 일이 없었겠지. 한국에서 보다 더 그럴 듯 해 보이게 살도록 노력했던가, 그런게 아니면 이미 한국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매진하던가..
근데, 둘다 아니었다. 그럴듯해 보이게 사는 건 의미가 없고, 하고 싶은 일은 아직도 못찾았다. 난 꼭, 보람찬 일을 찾아서, 그걸 하고 싶다. 뭔지 몰라도 포기하지 않고 찾고 싶다. 여기 있다고 뭐가 휘릭 쉽게 바뀌진 않겠지만 그냥 새로운 상황이랑 맞부딪히면서 나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온 것도 있으니까.
생각해보니 여러 목표가 있다. 영어, 여행과 생활을 위한 돈, 만남, 미래에 대한 생각, 뭐 등등.
부디, 그 언젠가 이 글을 보며 웃을 수 있길. 영어가 부쩍, 늘어서.
2011. 10. 28. 17:17
호주*워킹*홀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