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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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고 좋아했는데 화요일부터 다시! 그것도 엄청! 추워졌다. 세탁소에 갈 예정이었던 코트와 파카들은 결국 집에 더 있게 됐다. 3월도 겨우 일주일 남았는데, 봄옷을 못입다니... 추위여 어서 물러가거라!!!
하지만 겨울이 갔다는 걸 실감할 때가 있다. 3월 들어 어느 날 부터 갑자기 해가 일찍 뜨기 시작하는 거다. 겨울내내 전철에서 내리고 일터로 가는 길과 가서 제법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어두컴컴했던 세상이, 이제 영등포를 지날 쯤에 날이 밝는다. 여름에는 집에서 막 나올 때 쯤 해가 밝았으니 자연스러운 일이건만 겨울 동안 새까만 어둠에 적응해서 그런지 전철에서 졸다가 밖을 내다보면 흠칫 놀란다. 어, 이거 지각한거 아니야?!!! 하면서.
그저께도 운동을 다녀왔다. 우후후훗! 그렇다. 나는 이제 정녕 운동녀인 것이다! 우하하. 내가 열심히 운동을 가는 이유는 체력과 다이어트를 위해서!!!!!!!!!! 지만............ 사실 이유가 하나 더 있다.... 트레이너가 너무 좋아 >.<
지금 다니는 헬스장은 2년 전에 처음 갔는데, 그 때 트레이너가 가르쳐준 운동을 지금도 하고 있다. 물론 그 사람이 특별한 운동을 가르쳐준 건 아니고, 헬스장이 정해놓은 루틴이므로 시간이 흘러 그 트레이너가 그만뒀어도 모두가 똑같은 운동을 하게 된다. 그 때 그 사람도 제법 친절한 편이었는데 지금 트레이너(중의 한 명)는 대박!@_@ 완전 참견쟁이다.
이런 생각 나만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다양한 근력 운동을 하다보면 다소 민망한 자세를 취하게 되지 않음? ㅡ_ㅡ;? 근데 그 때 와서 말 걸고 자세 교정해주면 참 뭐랄까...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근데 이 트레이너는 운동을 하고 있으면 자꾸 와서 뭐라뭐라 하는거다. 물론 내 자세가 틀렸으니까 ㅠ.ㅜ 그런거지만. 첨엔 속으로 아 그냥 냅두지...하고 쭝얼거리기도 했는데, 기왕 운동하는 거 제대로 하는게 좋고, 또 이 트레이너는 매우 귀염둥이이므로ㅋㅋㅋㅋㅋㅋㅋ 어느샌가 와서 교정해주고(배워도 배워도 자세는 교정이 절 안된다) 새로운 운동 가르쳐주는데에 익숙해졌다. 누군가가 내가 하는 걸 지켜보고 있다가 지적해주니 참 좋더라. 궁금한 거 물어보기도 하고. 물론 이쪽이 의욕이 있을 때 이야기지만.
그리고........... 트레이너들은 참 몸이 좋다.......ㅋㅋㅋㅋㅋㅋ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 중에 무척 조숙한ㅋㅋㅋㅋ 아이가 있었다. 대표적 일화. 당시 UN이라는 그룹이 막 데뷔했을 땐데, 그 그룹에 대한 나의 감상은 서울대 치대를 다니는 미소년과 그 옆에 뚱하게 있는 어떤 남자,였다. 근데 조숙한 아이가 그 뚱하게 있는 남자가 좋다는거다!!! 난 도무지 이해가 안되서 왜??? 하고 물었더니 그 친구 왈,
팔뚝이 굵잖아, 남잔 팔뚝이여~ 으흐흐흐흐흐흐흐흐
(나의 기억속에 이렇게 남아있다)
그리고 몇년이 흘러 다른 친구에게 그 친구가 요즘 헬스장 트레이너를 눈독 들이고 있고 그 후 결국 사귀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ㅋㅋㅋ 폭소했던 기억이, 그 트레이너를 볼 때 마다 떠오르는거다ㅋㅋㅋㅋㅋ 역시 그 친구는 보는 눈이 남달랐어. 그에 반해 내 남자 보는 눈은 참 소녀스럽기 짝이 없었다.
근데 한 두 살 씩 나이가 들자 몸 좋은 남자를 보면 나도 모르게 흐뭇해지는 거다. 토욜 출근길에 무비위크를 사기 위해 들린 가판대에서 닉쿤이 헬스잡지 표지모델로 나온 걸 보고 나도 모르게 넌 이렇게까지 안해줘도 되는데!!!! 하고 당황;;했다ㅋㅋㅋㅋ. 만원 빌렸는데 이십만원을 갚는 친구를 마주하면 당황스럽겠죠??? 그런 기분... (비유가 이상하다)
여튼 난 오늘도 운동하러 갈꺼다~ 나의 트레이너를 만나기 위해 우후후후후~